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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9회 올해의 조경인 특별상 _ 정주현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조경계에서 정주현 이사장은 업계, 학계, 관계에 두루 발이 넓은 행동파로 유명하다. 동명기술공단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며 청계천 복원 사업, 서울대공원 재조성 계획 등에 참여해 커리어를 쌓았으며 2012년, 개인 설계사무소인 경관제작소 외연을 열고 현재까지 꾸려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4년간은 그의 조경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였다. 2013년, 한국조경사회 17대 회장에 취임해 2년의 재임 기간 동안 조경 업계의 권익을 보장하고 분야를 홍보하는 데 힘썼으며, 2015년부터는 환경조경발전재단 7대 이사장으로서 조경진흥센터 설립과 이를 위한 모금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정주현 이사장은 수상 소식에 “그동안 일복만 많고 상복이 없었는데 올해의 조경인 상을 받게 되어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앞으로 이 상의 명예에 걸맞게 긍지를 갖고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제19회 올해의조경인상 정책부문 _이재준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말에 책임을 지고 싶었다.” 대한주택공사 주택연구소와 협성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20여 년간 연구자로, 또 경실련 도시개혁센터에서 10년 넘게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던 이재준 교수가 수원시 제2부시장을 맡으며 행정가로 변신한 이유에 대한 답변이다. 연구하며 주장했던 내용을 몸소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지난 해 5년간의 부시장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올해는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 참가해 정치에도 도전장을 낸 바 있다. 현재는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를 역임하며 그가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해 왔던 ‘시민 참여’와 ‘거버넌스’에 대해 글을 쓰며 강의하고 여러 지자체에 자문하고 있다. 이재준 교수는 “조경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책적인 노력에 좀 더 매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 수상 소감을 밝혔다....(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제19회 올해의조경인상 산업부문 _김요섭 디자인파크개발 대표
    김요섭 대표는 2000년대 초 야외운동기구를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장본인이다. 이후에도 자가발전형 체육 시설, 물놀이형 놀이 시설, 캠핑하우스, 맞춤형 복합운동기구 등을 차례로 출시하며 시설물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로 입지를 굳혔다. 10년간 문을 두드린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제52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백만불 수출의 탑’을 받으며 신시장 개척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놀이시설·조경자재협회의 회장으로서 그는 지난해 공동 브랜드 ‘알론Allon’을 조달청 ‘우수조달 공동조달상표 물품’에 등록시키며, 중소 놀이 시설 업체의 판로를 넓히는 데 공을 세웠다. 김 대표는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받았던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지만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며 ‘올해의 조경인’ 산업분야 수상 소감을 전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제19회 올해의 조경인상 학술부문 _ 김한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과일이 익어서 떨어지는 단계에 회장이 되었을 뿐이다. 기쁘고 영광스럽다.” 지난 2014년 한국조경학회장으로서 조경 분야 육성과 발전의 토대가 될 ‘조경진흥법’ 제정을 확정 지은 김한배 교수의 말이다. 그는 한국조경학회가 2007년부터 추진해온 조경진흥법 제정에 힘을 보태고자 조경의 정체성을 천명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국조경헌장’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현재는 한국경관학회장으로 일하며 한국 고유의 국토 경관을 만들기 위한 경관 관리의 원칙을 담은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해양수산부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조경 분야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제19회 올해의 조경인 2016 Landscape Architects of the Year
    본지는 한 해 동안 조경 분야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분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본지 독자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매년 연말 ‘올해의 조경인’을 발굴·선정하고 있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올해의 조경인’은 본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 후 이메일, 팩스, 우편 등을 통해 독자와 관련단체, 업체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는다. 수상자는 별도의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조경 관련 단체장+역대 올해의 조경인 수상자+본지 자문위원)’에서 주요 공적을 토대로 선정한다. 제19회 ‘올해의 조경인’은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7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았으며, 11월 8일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최종 수상자로 학술분야에 김한배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산업분야에 김요섭 대표(디자인파크개발), 정책분야에 이재준 교수(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특별상에 정주현 이사장(환경조경발전재단)을 선정했다.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에는 김남춘 교수(단국대학교, 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 15회 특별상), 김재준 회장(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방림이엘씨 대표), 신경준 대표(장원조경, 전 한국환경계획ㆍ조성협회 회장, 18회 산업분야), 양덕석 처장(K-water 공간환경처, 공공기관조경협의회 회장), 이창환 교수(상지영서대학교, 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12회 특별상), 임승빈 원장(환경조경나눔연구원, 7회 학술분야), 조세환 교수(한양대학교, 13회 학술분야), 황용득 회장(한국조경사회, 동인조경 마당 대표)이 참여했다. 송년호 특집으로 수상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주요 공적과 수상 소감을 들어보았다. 학술분야 김한배 _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산업분야 김요섭 _ 디자인파크개발 대표 정책분야 이재준 _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초빙교수 특 별 상 정주현 _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 편집부
  • [에디토리얼] 프레임
    지면이 모자랄 지경인 최근의 정치면 기사에 유행어처럼 자주 등장하는 단어, 프레임frame. 사전을 펼쳐 보면 참 많은 뜻이 있다. 자동차ㆍ자전거 따위의 뼈대, 사람ㆍ동물의 골격, 창문이나 액자의 틀, 안경테, 영화나 TV 방송의 장면 한 컷, 신문과 잡지의 박스 기사 테두리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한데, 요즘은 ‘생각의 틀’ 정도의 뜻으로도 통용된다. “정치에서 프레임은 곧 권력이다”, “언론이 프레임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그녀에 대한 허상을 키웠다”, “‘장미 대선’에서 프레임 전쟁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등 요즘 언론 매체가 흔히 쓰는 프레임의 용례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디어 비평가 토드 기틀린의 정의가 유용하다. 프레임은 “현실에 대한 인식, 해석, 제시, 선택, 강조, 배제와 관련된 지속적인 패턴”(『무한 미디어』, 휴먼앤북스, 2006)이며, 프레임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갖는다. 언어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한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고 정의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와이즈베리, 2015). 어떤 사고의 틀을 주면 사람들은 다른 중요하고 본질적인 일이 벌어져도 주어진 틀에서만 인지하고 판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레이코프는 “상대방의 프레임을 부정할수록 오히려 그 프레임은 강화된다”고 프레임의 효과를 설명한다. 한번 자리 잡은 프레임, 웬만해서는 내쫓기 힘들다는 것이다. 프레임이 정치와 언론에만 관련된 딱딱한 개념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 심리학자 최인철의 스테디셀러 『프레임』(개정증보판, 21세기북스, 2016)이 웅변하듯,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같은 풍경이더라도 둥근 창, 네모 창으로 볼 때 완전히 다른 경관이 되듯, 어떤 마음의 창으로 세계를 보는가에 따라 우리의 일상과 인생이 달라진다. 프레임은 애매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질서를 부여해 준다. 그것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그래서 중요하고, 어렵다. 프레임은 독하게 마음먹는다고, 굳게 결심한다고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인철은 자신의 틀을 지혜롭게 깨는 것, 즉 프레임을 리프레이밍하는 과정의 끊임없는 반복을 강조한다. 조경계에도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프레임들이 있다. 조경 공부를 하거나 조경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연은 선이고 인공은 악이라는 ‘자연 프레임’에 익숙하다. 이 전형적 이원론의 우산 밑에 여러 갈래의 지류가 공존하는데, 그중 하나가 조경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어내는 구원자(이다 또는 이어야 한다)라는 식의 프레임이다. 조경과 건축을 대립항으로 놓(아야 한다)는 신념도 자연 프레임의 연장선상에 있다. 1970년대에 제도권 조경을 개척한 60대 조경가도, 구체제의 혁신을 갈망하는 30대 조경가도, 희망과 설렘을 가득 품은 대학 신입생도 대부분 이런 공허한 창을 통해 조경을 본다. 이 프레임의 물리적 산물은 곡선 신봉이나 녹색 맹신 정도로 귀결되곤 한다. 지극히 추상적인 데다 논리적이지도 않은 이런 고정 관념의 실익은 무엇일까. 물론 조경계를 지배하는 프레임이 늘 추상적인 것만은 아니다. 매우 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프레임도 적지 않은데, 지난 수년간 가장 영향력이 컸던 것은 단연 ‘위기 프레임’이다. ‘조경이 위기를 맞았다’로 간명하게 요약할 수 있는 이 프레임은 위기의 원인을 대개 두 가지로 본다. 짧게 줄여 말하자면, 첫 번째 원인은 경제 전반의 불황으로 건설 시장이 침체했고 그 결과 조경 일거리가 고갈되어 간다는 것.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진단은 너무나 당연해서 공허하다. 문제의 원인을 조경계 외부의 조건에서만 찾는 환경결정론은 조경 자체에 대한 성찰적 반성과 대안적 지향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두 번째 원인은 조경 고유의 업역을 건축이나 산림 등 사촌 분야가 빼앗고 있다는 것. 현실 상황을 이렇게 진단하며 조경계의 일부 리더나 언론은 잠식이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때로는 침탈이라는 무시무시한 말까지 동원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공유하는 것은 좋지만, 분노와 적의를 동반한 이런 프레임은 냉철한 상황 인식과 진단에 토대를 둔 대안으로 연결되지 못할 때가 많다. 과거 회귀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금도 간혹 다시 고개를 드는 1970년대식 국토 담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풍 단합 담론을 면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반복적으로 강화되는 위기 프레임은 이 프레임에 노출된 사람들로 하여금 조경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게 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회피하거나 조경을 포기하게 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학생들에게 조경 뉴스를 가급적 읽지 말라고 권한다. 그러나 레이코프가 말하듯 “프레임을 부정할수록 오히려 그 프레임은 강화된다”. 여러 심리학과 미디어 이론이 말하듯, 어떤 프레임으로 보는가에 따라 세상이 달라진다. 어떤 프레임으로 조경과 그 주위의 조건을 읽는가에 따라 조경의 목적, 대상, 교육, 문화적 가치, 사회적 역할이 적지 않게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만들고 의존해 온 기성의 프레임을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유일한 단수의 프레임을 의심하고 다양한 복수의 프레임을 열어 놓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기성 프레임의 해체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작지만 참신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과조경』에 던져진 숙제 중 하나다. 이수학 소장(아뜰리에나무)에 이어 앞으로 세 달간 ‘그들이 설계하는 법’을 맡아줄 백종현 대표(세계수프로젝트)에게 감사드린다. 이번 4월호 지면에는 특집 기획물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달에 실은 여러 프로젝트와 공모전의 공통분모가 주거 단지라는 점을 쉽게 알아차리셨을 것이다. 미국, 싱가포르, 한국의 최근 사례를 통해 ‘아파트 조경’ 설계의 현재를 점검해 볼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칼럼] 아파트 키드에게 재건축이란?
    여기 새로운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아파트가 고향인 청년들, 재건축된다는 소식에 마음 아파하는 청년들이다. 고향이라는 ‘애틋한’ 말이 아파트라는 ‘딱딱한’ 단어와 연결된다니, 많은 사람들이 낯설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파트의 모습을 기록하고 사람들의 사연을 수집해 책을 낼 정도로 고향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과천주공아파트 101동 102호』, 『고덕주공, 마지막 시간들』이란 책을 낸 아파트 키드들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단지의 재건축 움직임이 일어나던 2013년, 이인규 씨는 ‘고향이 사라지게 생겼다’는 위기감에 둔촌주공단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사진과 사연을 수집해 잡지 형태로 발간하는 독립 출판물 『안녕, 둔촌주공아파트』를 발행했고, 2014년 서울역사박물관 ‘아파트 인생’ 전의 한 코너에서 전시도 하게 되었다. 단지 상가에 ‘마을에 숨어’라는 문화 공간을 열었고, 최근 발행된 4호는 둔촌에 거주하고 있는 열두 가구를 방문해 촬영하고 살아온 이야기를 담아 냈다. 이 작업은 둔촌의 재건축을 앞두고 ‘추억이 담긴 고향이 사라지면 다시 돌아올 수 없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둔촌은 물론 잠실, 개포, 반포, 고덕, 과천 등지에서 자라온 ‘아파트 키드’들에게서 공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둔촌 작업 덕분에 잠실에는 ‘안녕, 잠실주공5단지’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었고, 고덕에는 책 『고덕주공, 마지막 시간들』, 과천에서도 책 『과천주공아파트 101동 102호』가 발간되었다. 그는 “고향을 구성하는 것은 공간 그 자체라기보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관계인 것 같다”고 말한다. 과천에서도 ‘동네’와 ‘고향’이라는 말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말에는 사람 사이의 관계망과 그들이 공유하는 상징이 내포되어 있다. 공동체는 상징적 구성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공동체는 경험을 공유하면서 그들만의 영역을 형성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징이 두드러지고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로 작동한다. 곳곳의 아파트 키드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이 각 관계망을 묶을 수 있는 하나의 상징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과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상징은 과천에서 자란 청년들에게서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과천에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청년들은 도시의 자연 환경을 꼽는다. 대공원 산책, 큰 가로수, 관악산이나 청계산에 대한 경험 때문에 “아 풀 냄새, 이게 과천이지”라고 하거나, “서울에서 남태령을 넘어올 때 창문을 열고 과천 공기를 맡는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할 정도다. 또 과천의 청년들은 “내가 놀던 아파트 단지가 그대로” 남아있거나, “내 나와바리이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있어서”라고 말할 정도로 도시의 지속성을 장점으로 꼽는다. 과천의 주공단지 두 곳이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되었을 때, 청년들은 과천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잘 짜인 도시계획으로 관악산과 청계산 사이에 펼쳐진 나지막한 경관이 변하는 것을 낯설어 했다. 현재는 단지 다섯 곳이 동시에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어서 5천 가구가 한꺼번에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정주성이라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 수도권에서는 임대료나 직장, 교육 때문에 지역을 자주 옮기는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그러면 사람들은 지역 정체성을 갖기 어려워지며 심리적 부유 상태의 누적이 안정감에 악영향을 끼친다. 재건축은 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관계를 파열시킨다. 수도권에서 한자리에 오래 산다는 건 자기 집이 있거나 돈이 많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천에 강한 지역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비싼 전월세를 부담하거나 집을 줄여서라도 과천에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적 여건만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볼수밖에 없다. 아파트 단지는 만들어진 환경built environment이지만, 이 아파트 키드들은 그러한 환경에서 자라 왔고 그곳에 의미를 담아 왔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아파트가 고향이다. 또 이들은 장소의 고유한 경관이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맺어 온 관계를 지키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건축을 위해 이주한다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함께 공유하던 지역 정체성이 갑자기 흩어져 버린다면 쓸쓸하고 허무할 수밖에 없다. 사실 재건축은 부모 세대에게는 시세 차익으로 새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과천의 한 청년이 “여기에 계속 살고 싶은데, 왜 재건축, 재건축하시는 거예요?”라고 묻자, 어머니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얘, 너 신혼집 마련해 주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재건축을 둘러싼 이 딜레마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집값이라는 고리가 사람들을 옭아매고 있다. 다음 세대의 신혼집을 마련해 주려면 집값이 더 올라야 하는 건가? 모두가 망하는 결과로 치달을 이 고리를 끊는 일이 절실하다. 이 모순된 사회 구조는 도시를 소유하는 공간으로 보고 그 공간을 자본 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관점은 숫자로 삶의 의미를 지워버린다. “사회의 뿌리가 사람이고, 사람의 뿌리가 청년 시절에 자라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한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사회의 비극”이라는 쇠귀 신영복 선생의 말씀, 재건축의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송준규는 도시 공동체를 연구하는 인류학도이자 과천에서 활동하는 청년 활동가다. 논문 “부모됨·이웃됨·시민됨: 과천시 풀뿌리 시민운동의 형성과 도전”으로 인류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사람들이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형성하는 문화적·사회적·경제적 관계망이 국가와 부딪치는 지점에 관심이 있다.
  • 블루밍 시티 Blooming City
    1970년대 뇌베헤인Nieuwegein에 지어진 오래된 쇼핑센터가 새 단장을 마쳤다. 기존의 배치를 완전히 바꾸어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지를 활용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상점의 면적이 두 배로 늘어났고, 아파트, 사무실, 시청사, 극장, 영화관, 공연장, 도서관이 추가로 조성됐다. 블루밍 파킹 데크 설계의 주된 콘셉트는 ‘블루밍 시티Blooming City’다. 이는 붐boom을 일으키는 장소라고 비유적으로 해석될 뿐만 아니라 문자 그대로 많은 꽃들이 피어있는 곳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대상지 중심부의 지하에 주차장parking deck이 있으므로 토심을 확보할 수 있도록 화단planting compartment을 위로 들어 올려 설치했다. 화단에는 어느 계절에나 다채로운 색상의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개화 시기를 고려해 선정된 수종을 식재했다. 화단과 가로에 놓인 시설물은 포장면에 유연하게 녹아들어 일체화된다. 또한 꽃과 나뭇가지를 추상화한 패턴을 활용해 바닥을 천연석으로 포장했다. ...(중략)... Design team Bureau B+B in collaboration with UN Studio and Michael van Gessel Client Municipality of Nieuwegein Location Binnenstede, Nieuwegein, Netherlands Surface 67,000m2 Design 1997 ~ 2006 Construction 2007 ~ 2015 뷰로 B+B(Bureau B+B)는 수년간의 설계 경험과 참신한 재능을 접목한 네덜란드의 도시·조경·건축설계사무소다. 명쾌하고 기능적이면서 시적인 설계를 수행하며, 탐구적인 설계를 통해 문제의 답을 찾아 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자 기본 스케치부터 마지막 완성 단계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과조경348호(2017년4월호)수록본 일부
    • Bureau B+B / Bureau B+B
  • 리버마크 Rivermark
    리버마크Rivermark는 웨스트 새크라멘토West Sacramento 브리지 디스트릭트Bridge District에 최초로 지어진 저렴 주택affordable housing이다. 188에이커에 이르는 주택 단지는 강기슭과 랠리 필드Raley Field를 비롯해 새크라멘토 강을 따라 아파트 70세대를 지불 가능한 가격에 제공한다. 모든 세대가 전망과 채광을 침해받지 않도록 단지 안쪽 뜰이나 바깥 도로를 향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뜰의 끝 부분을 열어 놓아 추후 개발되더라도 개방감 있고 조화로운 디자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독특한 형태의 입구 타워는 브리지 디스트릭트에 새로운 단지가 들어섰음을 알리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 구멍 난 코르텐 스틸 패널로 장식되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옥외 계단 타워open‑air stair tower는 과거 쇠퇴한 산업 단지였던 대상지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 타워 주변에는 물이나 바람에 씻겨 표면이 반들반들해진 돌이 흩어져 있는 뜰을 조성했는데, 이는 시에라 Sierra 산기슭의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중략)... Official Entrant, Landscape Architect of Record/FirmFletcher Studio Building Architect David Baker Architects Civil Engineer Sandis General Contractor Sunseri Associates Soil, Hardscape American Soil and Stone Lighting Bega Drainage, Erosion Vespro and American Hydrotech Fence, Gate, Wall Wattle Fencing by The Willow Farm Irrigation Sweeney and Associates Furniture, Lumber, Decking, Edging, Park, Recreation Equipment Fletcher Studio Custom Designed Green Roof, Living Wall American Hydrotech Location West Sacramento, California, USA Size 188ac Completion 2015. 5. 플레처 스튜디오(Fletcher Studio)는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건축, 도시설계, 환경 계획 등 포괄적인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계사무소다. 다양한 협업 방식과 맥락적인 접근을 통해 독특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경관, 도시 공간 그리고 생활 기반 시설을 만들고 있다. 또한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 역사, 정책, 경제, 생태 등 대상지의 특성에서 디자인과 계획의 해법을 도출해낸다. *환경과조경348호(2017년4월호)수록본 일부
    • Fletcher Studio / Fletcher Studio
  •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Raemian Sinbanpo Palace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는 강남 명문 학군, 편리한 교통, 한강과 문화·편의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중대형 아파트 재건축 프로젝트다. 우리는 기존 주민인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50~60대와 30~40대 학부모를 주요 입주자로 설정하고 니즈needs를 분석했다. 이들은 고급 문화 공간과 최신 트렌드에 익숙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으며, 자기 계발과 친목 활동에 적극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녔다. 이에 따라 고급스럽고 세련되며 편안한 모임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동별 정원 ‘어반부티크가든urban boutique garden’을 메인 콘셉트로 특화해 설계를 진행했다. ...(중략)... 설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시공 삼성물산 조경 식재 주원조경 조경 시설물 청우개발 놀이 시설물 아르디온, 가이아글로벌 위치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면적 대지: 34,873m2 조경: 15,621m2 완공 2016 동심원은 순수함과 하나됨, 부드러운 확산의 상징이며, 조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뜻을 한 데 모아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다. 동심원조경은 땅에 대한 책임감, 진화하는 유연, 실용과 절제, 실천적 새로움을 지향한다. 현재 서울숲과 경의선숲길 등의 도시 오픈스페이스에서 곤지암화담숲과 제이드가든 같은 수목원, 서울시청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건축물의 외부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표작을 만들어가고 있다. *환경과조경348호(2017년4월호)수록본 일부
    • 동심원조경 / 동심원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