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칼럼] 모던 타임‘즈’, 모더니티‘들’
    파리 뤽상부르 정원 근처를 산책하다 보면 하원 맞은편 아케이드 벽에 붙은 특이한 석판을 볼 수 있다. 직선의 띠에 일정한 간격으로 눈금을 새겨 두고, 그 위에는 ‘MÈTRE’라는 글자를 박아 넣었다. 옆에는 이 석판이 프랑스 대혁명 이후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가 규정한 ‘1미터’의 기준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별스럽다 여길 수 있지만 한때 왕의 발足 크기가 길이의 표준이었고 그마저도 파리와 지방에서 달리 쓰였음을 알게 되면, 이 ‘기준’이 가진 의미가 달리 보인다. 길이뿐 아니라 무게와 부피, 도시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도로 원표point zéro, 시간 등 ‘표준’의 대부분이 18~19세기에 정해졌다. 누구의 기준이 표준이 되는가는 국가적 위신이 달린 중요한 문제였고, 이 표준에 따라 통제된 시공간이 서구 근대의 배경이 되었다. 그런데 이 근대의 표준은 언제, 어디일까. ‘일반’적으로는 사유의 중심축이 신학에서 인간 이성 중심으로 이동한 르네상스 이후, 특히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시기를 근대의 기원으로 본다. 기존 질서(도그마)를 부정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정신이 서구 근대를 추동한 힘이었고, 이를 근대성 혹은 모더니티라고 부른다. 이성, 보편, 상식, 합리성, 진보, 계몽, 합목적성 등이 모더니티의 가치를 담는 키워드이고, 이 기준을 좇는 일이 중대했던 때를 근대라 한다. 근대/모던 타임즈는 언제이고 어떤 근대성/모더니티를 어떻게 추구했는가는 흥미로우면서도 민감한 주제다. 우선 명칭부터 보자. 조경학뿐 아니라 서구에서 들여온 학문의 연구에서 가장 정교하게 다루(었)어야 할 부분으로 용어의 번역을 꼽는다. 일상적 의미와 학문적 용례가 다른 경우도 조심스러우나, (일본의 번역어를 다시 옮긴 경우가 많은) 번역어와 외래어/외국어의 의미의 결이 다른 경우는 해당 맥락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부터 정해야 한다. 근대와 모던 타임즈, 근대성과 모더니티는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서구화와 근대화가 동일시되는 것은 제3세계 국가들의 발전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를 ‘ctrl+c, ctrl+v’의 등가적 복제로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참여한 루브르 학교의 박물관학 여름 국제 세미나에서도 이 질문은 반복되었다. 올해의 주제인 ‘정원의 박물관학’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은 풍요로웠으나, 프랑스에 위치한 역사적 정원으로 대상이 한정되었고, 이를 정원 예술의 ‘기준’으로 삼는 점은 어쩔 수 없었다. 역사적 정원의 복원과 복구, 재창조의 문제에 대해서도 피렌체 헌장의 가치만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비평과 토론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지금, 여기’에 있지 않음을 상기시켰다. 케브랑리 박물관 컬렉션에 대한 비판과 이어진 토론은 근대성과 종속성, 주체성의 관계를 돌아보게 했다. 하지만 ‘비서구 미술 = 원시 미술’이라는 오래된 양분법적 도식과 이를 둘러싼 담론조차도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흡수해버리는 동화주의의 힘은 강력했고, 수많은 중국풍 혹은 일본풍 정원의 정통성에 대한 필자의 질문은 특정 양식의 양상으로 치환되기 일쑤였다. 세미나 마지막 날의 공동 연구 발표를 알제리 출신의 건축학도와 함께 준비했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 위치한 함마 정원과 서울의 용산공원을 미술관과 공원의 관계 측면에서 간단히 비교, 소개하기로 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민지화와 근대화가 동시에 진행된 나라 출신이라는 공통점에서 출발했으나, 식민지 시기를 보는 온도는 사뭇 달랐다. 알제리는 격렬한 저항과 내전을 겪은 후 백여 년 만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했고 오늘날의 프랑스 이민자 문제는 이에 기원을 둔다고 배웠으나, 프랑스에 대한 그의 태도는 예상과 달리 적대적이지 않았다. 프랑스 건축가가 프랑스식으로 설계한 국립미술관과 외래 식물의 현지 적응을 위한 온실이 딸린 정원, 동물원이 여전히 탈식민지 수도의 중요한 공공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반일 교육을 받고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를 목격하며 자란 필자에게는 이 점이 놀라웠는데, 역으로 그는 내가 놀라워하는 것을 신기한 듯 보았다. 해방을 기준으로 하면 한두 세대 정도 차이가 나지만, 근대화를 이룬 식민지기에 대한 태도는 그가 더 ‘쿨’했다. 우리의 대화는 평행선을 달렸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뒤풀이에서 나온 이야기 또한 오늘 이 장소에 모인 우리가 사실은 각기 다른 지점에 있음을 상기시켰다. 서유럽 출신의 누군가에게 모더니티는 과거의 유산이지만, 근대화(새마을운동!)를 이룬 한국을 동경하는 부르키나파소 인에게는 지향점이 된다. 근대(성)의 기준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바뀌고 동시대에 있을 법하지 않은 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근대의 시간들과 근대성들이 복잡하게 얽혀 공존한 이 상황이 탈근대적이라고 웃어넘겼으나 뒷맛이 개운하지는 않다. 황주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공부하고, 같은대학 미술사학과에서 풍경화와 정원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전공에서 19세기 후반 도시공원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조경의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사적 관점에서 정원과 공원, 도시를 보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 관련 도서 몇 권을 함께 쓰고 옮겼다. 최근 옮긴책으로는 자이미 레르네르의 『도시침술』(푸른숲, 2017)이 있다. 파리 라빌레트 국립건축학교의 ‘건축, 환경, 경관’ 연구실에서 박사후연수를 막 마쳤다.
  • 모던 타임즈
    최근 많은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기억의 보존, 역사성 회복, 역사 복원 등의 문구가 흔히 등장한다. 이러한 회복과 재생의 대상 중 개항기부터 일제 식민지기 사이의 근대기에 만들어진 도시 건축과 공간이 적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이 근대기의 도시 공간과 문화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낭만적 환상과 민족주의적 감정이라는 양극단을 막연하게 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의 근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시기에 해당하는지는 학자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그러나 개항기부터 일제 식민지기 사이에 우리 사회와 도시 공간이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기차, 증기선, 전기, 사진 등 개항 이후 도입된 문물은 조선 시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여가 생활 혹은 오픈스페이스와 관련해서는 공원이나 유원지, 정원, 박물관과 동‧식물원, 백화점, 극장, 카페, 목욕탕 등이 등장했다. 이 시기에 탄생한 다양한 공간은 기존의 관념과 충돌하기도 했지만, 또 수용되고 새로운 유행을 만들며 우리 사회의 생활 양식을 변화시켰다. 이 시기에 대한 탐사 없이 현재의 도시 공간과 문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서 공원이 탄생했던 시기를 외면하고 공원법이 만들어지던 1960년대 공원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까? 근대기의 공원에 대한 인식을 살피지 않은 채 그 이후 도시 공원과 공원 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사상누각이다. 그 사이에는 어떤 사회적 변화, 문화적 변동이 있었을까? 최근 국사학이나 건축학 등 몇몇 분야를 중심으로 근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여전히 식민지기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이 시기의 평가를 놓고 ‘근대화’와 ‘수탈’ 사이를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최근의 적지 않은 연구는 이 시기 변화를 이끌었던 주체(와 그 의도)가 단일하지 않으며 조선인에게도 민족으로 환원되지 않는 다양한 개인의 삶이 실존했다는 데 주목한다. 고대로부터 문화란 언제나 수입되고 전파되는 것이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 시기에 등장한 여러 유형의 공간이나 문화 현상을 자생적인지 아니면 이식된 것인지에 따라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기획에서는 소위 근대라 부르는 시기에 도시 공간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도시민들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100여 년 전의 삶과 지금 우리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시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는 여전히 모던 타임즈를 호흡하고 있지 않을까? 기원을 더듬는 일이 바로 오늘을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진행 김정은,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 [모던 타임즈] 왜곡된 근대와 공원의 탄생
    19세기 말, 세계 곳곳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와 규모의 도시가 출현한다. 이른바 근대 도시라고 규정되는 이 새로운 도시는 도로와 철도, 상하수도, 전기 등의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자원과 인구를 흡수하여 자본주의 경제를 동력 삼아 성장하였다. 오늘날 도시의 균일성과 보편성도 이러한 도시 성장 방식에 기인한다. 보편성의 측면에서, 공원 역시 근대 도시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도시 시설이다. 그러나 공원은 도시 생성 이후에 불거진 각종 도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고 도시의 생성보다는 도시의 질서 유지에 필요한 일종의 장치였다. 다른 시설과는 시간차를 두고 등장한 공원은 근대의 이미지를 즉물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반反역사성과 공공성, 계몽과 교화, 자유와 민주등의 근대성을 실천하는 공간이었다. 이상이 우리가 근대의 산물로서 이해하고 있는 공원의 요체다. ...(중략)... 박희성은 중국 사대부의 미의식이 어떻게 완성되어 중국 정원 발달에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원림, 경계 없는 자연』,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1). 우리엔디자인펌을 거쳐 지금은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에서 동아시아 각국 수도(首都)를 연구하고 있다. 동아시아 전근대 정원 문화와 근대 도시 시설의 도입, 교류, 발전 양상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탐구 중이다. * 환경과조경 354호(2017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모던 타임즈] 근대인의 자격, 식물원 소사이어티
    지갑을 열어보니 도서관, 헬스장, 커피숍, 화장품 등 각종 멤버십 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내년이면 식물원 멤버십 카드도 나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마곡의 ‘서울식물원’에 멤버십 서비스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공립 식물원 중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던가. 이제 막 문을 연 국립백두대간수목원도 멤버십 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다. 약 4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영국의 위즐리 가든Wisley Garden, 개원 1년도 안 되어 2만5천여 명의 회원을 모집한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와 비교해 볼 때, 우리 주변에는 식물원 방문객은 있으나 후원자와 지지자는 보이지 않는다. 김정화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우리엔디자인펌, 조경설계 서안, 서안알앤디 디자인에서 설계 실무를 거쳤다. 2017년 서울대학교에서 우리나라 식물원의 역사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취미, 교육, 위생과 근대기 정원 및 공원의 관계를 드러내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4호(2017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김정화[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모던 타임즈] 기차를 타고 도착한 또 다른 세계 유원지의 수용과 여가 문화의 조직
    일상을 떠나, 환상을 찾아 지난 여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한강몽땅축제의 일환으로 ‘잠수교 바캉스’란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한강 잠수교에 대형 모래사장을 만들어 선베드와 파라솔을 비치하고 대형 워터 슬라이드도 설치해 도심 속에서 바캉스를 즐기도록 기획된 이벤트다. 특히 워터파크에서나 볼법한 워터 슬라이드의 존재는 좀 더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최근 공공 공간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집중호우 등의 이유로 행사는 취소됐지만 ‘한강의 백사장’ 아이디어는 서울 시민의 낭만과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파리 센 강에서 매년 펼쳐지는 행사인 ‘파리 플라주Paris Plage’를 벤치마킹했다지만 불과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한강에 펼쳐져 있던 백사장은 서민들의 놀이터였다. 특히 뚝섬의 백사장이 인기 있었는데, 1940년대 후반에서야 서울에 편입된 이곳은 일제 식민지기부터 서울 시민들이 바람 쐬러 가는 교외의 유원지였다. 이제 한강은 서울 한복판을 흐르고 있지만, 한강에 모래사장을 만드는 축제는 일시적이나마 복잡하고 고단한 도시의 삶을 벗어나 근사한 해변에 와 있는 듯한 환상을 선사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54호(2017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모던 타임즈] 일제 식민지기 풍경 사진의 속내 자연과 인물을 배치하는 방식에 대하여
    일제 식민지기의 포토몽타주 한 장의 이미지. 일제 식민지기에 외국인 관광객, 주로 일본인 관광객에게 판매된 그림엽서로, 경성의 탑골공원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전경에는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걸친 남자가 쪼그려 앉아 공원의 풍경을 구경하고 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중경에는 한 사내아이가 동생으로 보이는 갓난아이를 포대기로 싸 업은 채 카메라 렌즈가 위치한 우리 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으며, 그 뒤편으로 육각당과 원각사지 십층석탑 그리고 그것을 구경하는 조선인들이 배치되어 있다. 우리의 눈은 공들여 채색된 탑골공원의 초창기 풍경에 한동안 머물지만 이내 시선은 엽서에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경의 남자에게 되돌아온다.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남자의 가슴 아래로 주위 배경 이미지가 잘려 나가 남자가 도드라져 보이고, 이 때문인지 뒤편에 펼쳐진 프레임된 공원 풍경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것처럼 느껴진다. 남자 사진을 공원 이미지 위에 덧붙인 것인지 한 사진에서 남자가 위치한 자리의 배경만을 오려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어떠한 경우든 이 엽서의 제작자는 공원 풍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물을 분리시키고 있다. 말하자면 이 이미지는 여러 사진 재료를 조립해 만들어가는 포토몽타주photomontage와 흡사하다. 식민지기의 시각 문화에 등장하는 포토몽타주, 이 기법의 효과와 의도는 무엇인가. ...(중략)...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 설계, 역사와 이론, 비평에 두루 관심을 가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고찰하면서 현대 조경 설계에서 디지털 드로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고, 현재는 20세기 전후의 우리나라 조경사를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조경비평 봄’의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 환경과조경 354호(2017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이미지 스케이프] 공유, 땅 그리고 우주
    “자연은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쉽게 경험될 수 있으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공유도시의 또 다른 질서가 만들어진다.” 올 가을은 유례없이 긴 연휴로 왠지 풍성한 느낌입니다. 휴일이 많아서만 풍성한 게 아니라 볼거리도 정말 많습니다. 정원박람회만 해도 서울정원박람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순천시의 대한민국 한평정원 페스티벌, 거기에 동탄2신도시 공공정원까지. 조경과 정원에 대해 늘어난 관심이 다양한 행사와 전시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한순간 지나치는 유행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중략)...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4호(2017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2017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Serpentine Gallery Pavilion 2017
    매년 여름, 영국 켄싱턴 가든스는 런던의 여름 문화를 주도하는 장소로 변모한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현대 미술과 건축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추진되는 서펜타인 아키텍처 프로그램Serpentine Architecture Program 덕분이다. 2000년부터 서펜타인 갤러리는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파빌리온을 조성하고 포럼이나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17번째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주인공인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Diébédo Francis Kéré는 베를린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 중인 케레 아키텍처Kéré Architecture를 이끄는 건축가다. 그는 파빌리온을 통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빛과 생명에 대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표현했다. 서펜타인 갤러리의 CEO 야나 필Yana Peel과 예술감독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는 “프란시스 케레의 파빌리온은 단순함의 진가를 보여준다. 건축물을 가장 핵심적인 요소만으로 함축해 켄싱턴 가든스가 지닌 환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고 평했다. 기술 자문 위원인 데이비드 글로버David Glover는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일상적 소재와 기술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주어 건축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에 균열을 일으킨다. 프란시스 케레와 그의 팀은 다양한 색상과 형태로 빛, 그림자, 사용자 그리고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파빌리온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관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파빌리온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Pavilion Architect Francis Kéré Pavilion Architectural Team Architect: Francis Kéré Project Architect: Blake Villwock Team: Adriana Arteaga, Greta Nina Tescari, Andrea Maretto, Jaime Herraiz, Martínez, Johanna Lehmann, Damien Greder, Valeria Molinari,Laura Bornet Serpentine Pavilion Supported by Goldman Sachs Supported by Stage One Technical Consultant David Glover Technical Advisor AECOM Gold Sponsor Weil Location Kenshington Gardens, London, U.K. Installation 2017. 6. 23. ~ 2017. 10. 8.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Diébédo Francis Kéré)는 2005년 독일 베를린에 설립한 케레 아키텍처(Kéré Architecture)의 대표 건축가다.1965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간도에서 태어났으며,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건축과 엔지니어링을 공부했다. 그의 첫 작품인 부르키나파소 간도의 초등학교 건물에 수여된 아가 칸 건축상(Aga Khan Awardfor Architecture, 2004)을 비롯해,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한 로커스 국제 건축상(LOCUS Global Award for Sustainable Architecture,2009), 글로벌 홀심 어워드(Global Holcim Award) 금상(2011,2012), 그린 플래닛 건축가상(Green Planet Architects Award,2013), 실링 건축 재단 어워드(Schelling Architecture FoundationAward, 2014), 케네스 허드슨 어워드(Kenneth Hudson Award)의올해의 박물관상(Museum of the Year, 2015)을 수상한 바 있다.
    • / Francis Kéré
  • 원심림 Centreefugal Park
    당신 지붕의 무게는 얼마인가요?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YAP)은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그늘, 쉼터, 물. 이 세 가지 중, 단연 그늘이 가장 중요한데, 결국 한정된 예산으로 꽤나 큰 지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외에 환경 친화적 요소와 지속가능성, 그리고 서울의 여름 날씨를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태풍이나 소나기와 더불어 폭염과 열대야도 생각나는 부분이다. 소위 젊은 건축가들은 YAP와 같은 작업을 대할 때, 멋진 지붕을 먼저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기초적인 구조 역학부터 컴퓨테이션computation까지 총동원해서 가볍고 우아하며 무너지지 않을 구조물을 만든다. 그러나 구조 해석을 위해 엔지니어에게 디자인을 보내는 순간, 무너지는 것보다 바람에 날아가는 것이 더 큰 문제임을 깨닫고 눈에 띄지도 않을 땅밑에 무게추를 묻느라 꽤 많은 예산을 사용하게 된다. 최근 3년간 뉴욕 PS1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당선작들이 모두 케이블을 사용해서 구조적인 문제를 피해갔다는 점은 흥미롭다. 예산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케이블을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충분한 그늘을 만들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중략)... 설계 양수인(삶것/Lifethings) 조경 최영준(Laboratory D+H), 안기수(공간시공A1), 김지환(LADIO) 모터 팹브로스(Fab Bros) 구조 터구조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술관 마당 면적 약 1,570m2 시공 기간 2017. 6. 17. ~ 2017. 7. 5. 전시 기간 2017. 7. 11. ~ 2017. 10. 9. 준공 2017. 7. 5. 사진 신경섭 양수인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다. 건축, 참여적 예술, 디자인, 마케팅, 브랜딩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건물, 공공 예술, 체험 마케팅, 손바닥만 한 전자 기기, 단편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케일과 매체로 작업한다. 다양한 매체를 통한 디자인 작업이 직면한 과제를 의뢰인의 상황에 부합하는 형식으로 해결하는 과정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행위라고 믿는다. 어떤 ‘것’을 만듦으로서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 의식을 갖고 작업한다. 연세대학교건축공학과와 뉴욕 컬럼비아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후, 컬럼비아 건축대학원 겸임 교수와 리빙아키텍처 연구 소장으로 7년간 재임했다. 2011년서울에 돌아와 ‘삶것/Lifethings’라는 조직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환경과조경354호(2017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 양수인
  • 광주폴리 III Gwangju Folly III
    도시의 일상성: 맛과 멋 세 번째 광주폴리가 광주 시내에 선보였다. 광주폴리는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처음 추진됐다. 2011년의 광주폴리 I이 역사적 복원을 주제로 낙후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실험이었다면, 2013년 광주폴리 II는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이번 광주폴리 III은 일상성의 중요한 요소인 맛과 멋taste and beauty을 찾는 방법으로서 폴리를 이용하고 있다. 광주폴리 III은 대중성, 참여, 의외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도시 속에서 폴리가 일상생활의 맛과 멋을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보다’, ‘걷다’, ‘놀다’, ‘먹는다’, 이렇게 네 가지 다른 도시 체험을 디자인을 통해 구현한 광주폴리 III을 살펴보자. ...(중략)... *환경과조경354호(2017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 광주광역시, 광주비엔날레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