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환경과 조경 결과
“생명안전공원” 키워드로 총 7개의 게시물이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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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416 Memorial Park International Design Competiton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2014년4월16일,세월호 참사로304명의 희생자가 세상을 떠났다.피해자는 희생자의 유가족과 생존자만이 아니었다.그 시각 참사 장면을 목격한 모든 국민이 깊은 충격을 받았다.아직도 사건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며 그날의 기억을 간직한 국민들 또한 가슴 한구석에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국민을 위한 추모 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지만,진상 규명을 위한 과제를 해결하느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참사가 발생한 지5년이 흐른 뒤에야416생명안전공원 조성을 위한 틀이 마련되었다. 2019년2월27일 정부는416생명안전공원의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공원의 입지를 둘러싼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오랜 논의와 협의를 거친 끝에 화랑유원지 남측2만3천m2의 빈 부지가 대상지로 확정됐다.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오갔던 일상의 공간과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단원고가 바라보이는 곳이다. 설계공모를 열기 전,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자 피해자 가족과 전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의 워크숍을 진행했다.워크숍에서 오간 대화를『416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시민지침서』로 만들고,지침서의 내용을 녹여내2021년2월9일‘416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를 개최했다.공모전을 통해 공원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묻고 또 대답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봉안,전시,교육 시설이 복합된 문화 공원이다.공원을 통해 세 가지 목표를 이루고자 했다.첫째,참사의 기억이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 및 행동 프로그램을 담는다.둘째,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권에 갖는 책임에 대해 질문하고 사회적 재난에 대한 연대 의식을 깨우치게 한다.셋째,삶과 죽음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죽음을 현재의 삶과 잇고 기억하는 공간을 만든다.화랑유원지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사람들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설계안이 요구됐다.또한 추모와 위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공원을 만들되,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추모,전시,봉안 공간을 연계하는 동선과 시퀀스,방문자 경험 설계도 중요 과제였다. 좀 더 전문적인 설계안을 발굴하고자 건축,조경,전시 세 분야의 전문가가 컨소시엄을 이뤄야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국내외75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고,그중5개 팀이2단계에 진출했다.심사 전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고,그 결과 이손건축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기오헌+안팎+임여진+마크 와시우타 컨소시엄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심사위원회는“당선작은 두 개의 건축물로 축을 만들고 화랑저수지를 향한 열린 공간의 중정을 계획했다.도시 가로와 만나는 경계면에는 부드러운 풍경을 구축하고 소음을 차단하는 도시적 해법을 제시했다.기능성과 완성도가 높은 평면 계획,대지 외부와의 적절한 연결 동선,독특한 전시 계획,봉안과 추모 공간의 완결성 등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은416세월호 참사10주기인2024년4월 개원을 목표로 한다.당선 팀은 올 하반기 기본설계에 착수하고2022년에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당선작 이손건축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기오헌+안팎+임여진+마크 와시우타 2등작 나종원+세이브종합건축사사무소+HEA+미디어버스 3등작 카타콤베+사파리건축사사무소+디나웍스 4등작 이건국+HNSA건축사사무소+완리샤+구샤오위 5등작 리소건축사사무소+플로라앤파우나+서브디비전+권정현 주최안산시 지원국무조정실(416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 사업 지원단),해양수산부(세월호 후속 대책 추진단) 위치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667번지 화랑유원지 내 대지 현황 지역:자연녹지지역 건폐율: 20%이하 용적률: 80%이하 층수: 4층 이하 면적 대지면적: 23,000m2 연면적: 9,962m2(±5%) 용도 문화 및 집회 시설(전시장) 공모 방식2단계 국제설계공모 사업비 전체 사업비: 365억원(부가세 포함) 공모 대상 공사비: 310억원 전시·콘텐츠 실시 설계 및 제작·설치비,추모비(별도 발주): 55억원 설계비1,681,935,000원(부가세 포함) 설계 기간 착수일로부터12개월 시상 내역 당선작:계획,중간,실시설계에 대한 설계권과 설계의도구현권(별도 계약) 2등작: 6천만원 3등작: 4천5백만원 4등작: 3천만원 5등작: 1천5백만원 운영위원장 이충기(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심사위원 김정빈(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배정한(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이충기(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임지택(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정다영(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최욱(원오원아키텍츠 대표) 박승진(디자인 스튜디오loci대표,예비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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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1등작
추모에서 시작해 가치 창조와 향유의 장으로 416 생명안전공원(이하 416 공원) 프로젝트는 세월호 사건의 기억을 보존해 성찰하고 미래를 위한 가치로 승화시키는 실천 작업이다. 죽음에 대한 진실에 응답하고 슬픔에 예의를 갖추는 곳이자 궁극적으로는 질문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세월호 사건으로 촉발되어 진화해나갈 가치들을 토론하고 실험해, 동시대의 가치를 학술적·예술적·윤리적으로 생산하고 축적해 소비할 것이다. 즉 416 공원은 ‘가치 제작소’인 동시에 가치를 축적하는 ‘기억과 생산물의 저장고’이며 재생산을 위한 자원이다. 화랑유원지를 문화와 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화랑문화공원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인근의 문화·예술 시설과 416 공원의 기능이 어우러지도록 동선 체계를 다듬고, 일관성이 부족한 화랑유원지의 경관을 개선해 문화공원으로서 모습을 갖춘다. 전략 사건의 건축: 사건들을 그물 모양으로 직조하고, 상황과 사건을 디자인하고자 한다. 빛의 광장을 매개로 그룹 1과 그룹 2를 배치하고, 각 그룹의 기능블록들이 융합되어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도록 조직한다. 장소성 구축: 간척지였던 평탄한 땅에 언덕, 계곡, 들판 등 건강한 지형 요소를 관입해 장소성을 구축한다. 물과 대, 바람과 들꽃 언덕, 빛과 빛의 광장, 하늘과 봉안 공간, 나무와 기억의 숲이 대응해 자연과 인공 공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 이로 인해 건축적 풍경이 조영되고 하나의 독특한 문화 풍경을 이루게 된다. 외부 공간 대: 대臺는 호수를 관조하는 일상적 공간이자, 기울어진 판과 팽나무로 세월호 사건을 은유하는 장소다. 단순한 산책로였던 통로에 너른 마당과 물가를 향해 넓어지는 대를 구성해 여유롭게 거닐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를 통해 단원고와 화랑문화공원, 416 공원을 연결하는 수변 공간이 확장된다. 들꽃 언덕: 단원고와 호수를 바라보는 들꽃 언덕은 호수와 빛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환기의 공간이다.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던 ‘기억과 빛’을 이곳으로 이전한다. 언덕은 쉼터이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가변적 필드로 기능하고, 곳곳에 피어나는 들꽃은 망자를 추억하게 한다. 호수 변에는 공사에서 발생한 흙을 활용해 한국적인 구릉지 경관을 연출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이손건축건축사사무소(마진숙)+건축사사무소 기오헌(김남형)+ 안팎(반형진, 정주영)+임여진+마크 와시우타(Mark Wasi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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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2등작
수전 손택은 『타인의 고통』에서 타인이 겪는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상상하는 쉽고 얄팍한 연민의 단순함을 경고했다. 연민은 타인과 우리를 구분하며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무고함을 상기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추모 행위가 순간의 감정에 그치지 않도록 추모 공간은 실질적 행동―그 행위에 직접적인 추모의 의도가 있지 않더라도―을 수용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희생자와 유족 옆에 있어 주는 것이다. 공원에서 친구를 만나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숲을 거닐고, 호수를 바라보고,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며 함께 평범한 매일을 살아가야 한다. 전략 추모 공간의 역할은 세 가지다. 첫째, 단원고 학생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쉽게 접근하고 정신적, 신체적 여가 활동을 누리는 일상적 장소를 제공한다. 주 진입 동선을 축으로 나뉘는 외부 공간은 다양한 활동을 수용한다. 넓고 평평한 광장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이자 연주를 듣는 공연장이며 호수를 향해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남쪽 숲에는 304그루의 나무와 다채로운 노란 꽃이 심겨 소풍 장소, 사생대회장, 조용한 산책로로 쓰인다. 둘째, 은유와 상징이 과잉된 설계를 지양하여 희생자들이 익명의 집단으로 환원되는 것을 경계한다. 동시에 사소한 기억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전시를 구성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능적 공간을 계획한다. 기념관 내 모든 공간은 목적에 맞게 간결하고 명확하게 구성한다. 봉안 공간은 희생자 및 유가족, 시민이 서로 대화하는 장소이며, 상설 전시 공간은 세월호 사건 발생 이전, 참사 당일, 이후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이해를 돕는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나종원+세이브종합건축사사무소(박성기, 류근학, 김준수, 김성수)+ 에이치이에이(백종현, 안연수, 김소희)+미디어버스(임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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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3등작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에 안전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화랑유원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경험과 추모 공간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참사에 대한 기억과 일상의 공원을 연결하는 매개로서 세월호 선체의 길이와 같은 146m의 ‘추모의 벽’을 세운다. 추모의 벽은 158m 길이의 ‘일상 문화의 벽’과 교차한다. 두 벽의 길이의 총합이 304m에 달하는데, 이는 304명의 희생자를 은유한다. 희고 정갈한 형태의 벽은 화랑유원지 어디서나 눈에 잘 띌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공원의 배경이 된다. 설계 주안점 일상의 공원: 삶과 죽음, 일상이 어우러진 공원이 되도록 추모의 벽 사이사이 길을 낸다. 이 동선은 화랑저수지를 향해 난 주 출입구와 동쪽 화정천에서 유입되는 방문객들을 공원 내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완충 녹지와 연계한 오솔길, 추모의 벽과 만나는 너른 잔디밭, 녹화된 옥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은 추모의 공간을 휴식과 여유가 담긴 공원으로 환원 시킨다. 시민들로 붐비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공원은 희생자들이 외롭지 않은 안식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카타콤베(백두산, 이용훈)+사파리건축사사무소(김재환)+디나웍스(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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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4등작
바다의 기억 반성과 다짐, 소망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공원에서 시작해 전시 공간, 호수로 이어지는 주 동선을 따라 참사 이후 겪은 기억의 단편을 순차적으로 거슬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방문객은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뿐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새겼던 다짐과 반성을 되새기게 된다. 또한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 공간이 화랑공원의 자연 풍경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해 더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고자 한다. 외부 공간 지형: 호수는 대상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인근 산업역사박물관에서 보는 전망을 해치지 않으면서 대상지에서도 호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북동쪽 대지 일부를 들어 올린다. 하부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활동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상부에는 녹지가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어 이어지는 전망 공간을 만든다. 동선과 데크: 방문객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잔역 방면에서부터 호수의 리본 데크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계획했다. 이 주요 동선을 따라 주변에 위치한 화랑공원과 문화 체육 시설, 단원고로 향하는 진입로가 연결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이건국+HNSA건축사사무소(이영남)+ 완리샤(Wan Lisha)+구샤오위(Gu Xiao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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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5등작
살아 있는 기림비와 장소들 추모는 기억의 모습에 따라 만들어지고 이어진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며,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무언가를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일상과 죽음의 거리를 지켜보고 살피는, 살아 있는 기림비들의 공간을 제안한다. 참사의 기억을 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뿐 아니라 기억을 심어 가꾸기도 하고 두 발로 순례하며 몸으로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일상의 추모, 화랑유원지의 일상 화랑유원지는 다양한 도시 시설을 담은 만큼 큼직한 공원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시민들이 산책하고 기분 전환을 하는 곳이다. 살아 있는 기림비가 놓이는 장소가 이러한 일상의 모습을 닮기를 바랐다. 416 생명안전공원(이하 416 공원)은 어느 방향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여러 입구가 있다. 그중 단원고와 화정천에서 이어지는 길을 주 동선으로 설정해 진입 마당을 계획했다. 화랑유원지를 향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배치하고, 이들의 활동이 수변의 데크까지 이어지게 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리소건축사사무소(김대일)+플로라앤파우나(이다미)+ 서브디비전(나성진)+권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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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모두의 기억은 모두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는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는 2014년의 세월호 참사가 여기에 속한다. 누구나 어렴풋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그날 하루의 시작은 대부분 평범했을 것이다.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일과를 보내던 중에 진도 앞바다에서 배 한 척이 가라앉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걱정은 됐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바다 위로 떠 있는 선체 부분이 꽤 많아 보여 곧 모두 구조되리라 생각했다. 예상을 빗나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수학여행 가던 고등학생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구조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배 안에 공기층이 생겨 아직 생존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많은 사람이 가졌다. 그러나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그날의 기억은 그렇게 우리에게 남겨졌다. 사회적으로 대중이나 여러 집단이 공유하는 기억을 공적 기억 또는 사회적 기억이라 부른다. 이러한 기억 개념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어떤 기억은 단순히 사적이고 주관적인 개인의 기억 차원을 넘어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중요한 기억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대중은 어떤 집단적 감정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되었고 단시간에 우리의 사회적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내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정세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굳이 설명하려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우리 모두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이야말로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얼마나 우리 사회에서 공적으로 많이 이야기되고 공유되어 왔는지를 반증한다. 공적 기억과 공공 공간의 간극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지니는 공적 기억의 지위와는 달리, 공공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의 조성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추모 공원 조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5년 9월인데,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부터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갈등이 불거졌다. 가장 주요한 쟁점은 추모 공원의 입지와 봉안 시설의 설치 유무였다. 화랑유원지를 대상지로 삼고자 했지만, 접근성이 좋아 안산 시민들의 중요한 휴식 공간으로 이용되던 유원지에 추모 시설을 조성하는 점과 희생자인 단원고등학교 학생 250명의 유해를 담은 봉안 시설을 공원에 둔다는 점 때문에 반대에 부딪혔다.1 사실 어떤 기억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공적 기억의 지위를 차지했더라도, 이 기억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공공 공간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머릿속의 추상적 기억을 물리적 공간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순간, 장소의 입지와 공간 구성, 프로그램이 필요해지고 인근 주민들과 시민들이 새로운 이해관계자로 편입된다. 왜 그 장소에 그러한 공간과 프로그램이 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임시 메모리얼이 아닌 상설 메모리얼은 어떤 기억을 왜 영구적으로 그 장소에 보존해 기억해야 하는가를 두고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소통을 통해 기억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를 찾고 확장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손은신은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조경을 전공했고, 현재는 건축공간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다. 도시의 물리적 경관으로 표현되는 추상적 기억을 주제로 한 ‘기억 경관’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메모리얼공원처럼 장소의 기억이 여러 방식으로 남겨진 도시 경관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