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기대 속에 진행되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이 될 용산공원에 대한 설계 국제공모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그 결과가 발표되었다. 조경인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 속에 영예의 1등작으로는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 The Future Park, West8+이로재 컨소시엄’이 선정되었다. 국토해양부의 발표에 의하면 작품심사는 조경, 건축, 도시, 인문 분야의 국내외 최고전문가 9인국외 5, 국내 4으로 심사위원회위원장 크리스토프 지로,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 조경학과 교수를 구성하였고 심사는 공원의 입지, 가치, 위상과 지속발전 가능성 및 창의성 등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다고 한다. 1등작으로 선정된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은 세계적인 조경가 아드리안 구즈Adrian Geuze, 네덜란드와 국내 건축가 승효상이 공동으로 설계한 작품이다.
이번 공모전은 국내외 유명 조경, 건축가로 구성된 8개 팀이 참여하여 경쟁이 매우 치열하였다. 국내외에서 모두 49개팀이 참가의향서RFQ를 제출하였고, 이들 중 심사를 거쳐 8개팀이 지명 초청자로 선정되어 최종경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8개 팀 중 1등 당선작을 낸 West 8네덜란드+이로재한국를 비롯해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미국+삼성에버랜드한국, 그룹한 어소시에이트한국+Turenscape중국, 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한국+OIKOS DESIGN네덜란드, CA조경기술사사무소한국+WEISS/MANFREDI미국, CTOPOS한국+SWA미국 등 6개 팀이 국내외 연합컨소시엄으로 팀을 구성하였다. 국내업체로만 구성된 팀은
신화컨설팅+서안알앤디디자인+유신, 조경설계 서안+M.A.R.U 등 2개 컨소시엄에 불과했다. 심사결과 두 컨소시엄은 각각 2등작과 3등작을 내며 한국 조경설계사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최종 당선작을 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공원은 조경의 대표적인 영역이며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용산공원은 한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상징성이 강한 곳이다. 그런데 심사위원회의 구성을 살펴보면 유감스럽게도 국내전문가는 건축, 도시, 인문 분야에만 4인이 위촉되었을 뿐 조경분야에 대해서는 모두 외국 교수들로만 구성되어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국내에는 심사에 참여할만한 조경전문가가 전혀 없는 것인가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되었던 조경현상설계에 대해 살펴보면 심히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과도한 경쟁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주 드물게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 심사위원의 차별적인 배점 등이 있어 왔는데, 혹시 이것이 이번 용산공원 심사위원회의 구성과정에 국내의 조경전문가가 한 명도 위촉되지 못한 조금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경현상설계에 참여하는 회사들은 저마다 당선작을 내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동안의 경험과 노력으로 현상작품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조경설계가로서 현상 참여작품들의 질적인 차이는 그리 크다고 느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배점차이가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나는 경우를 볼때에는 그러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이번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결과를 하나의 전기로 받아들여 우리 조경인들이 서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좀 더 하나로 뭉쳐 조경계 내외부적으로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당선작을 내지는 못했지만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에 참여하여 최선을 다한 국내 조경설계회사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