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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미리보기
    Preview 01 _ 순천 02 _ 갯지렁이 다니는 길 03 _ 바위정원 04 _ 세계정원 05 _ 습지센터 구역 06 _ 순천호수정원 07 _ 습지 구역 08 _ 어린이놀이정원 09 _ 참여정원 10 _ 한국정원
    • / 2013년05월 / 301
  • Interview _ 정원박람회, 순천만보존을 위한 ‘생태놀이터’
    나승병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조직위원회의 총괄을 담당한 나승병 사무총장에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이번 박람회의 성공은 관람객 수가 아닌,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존하고 정원박람회장과 연계해 생태관광 모델을 만들어서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원관리는 물론이고 기획, 홍보, 관람객 유치 등 총괄을 담당하셨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먼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총 사업비는 2,455억 원으로 박람회장 조성비 1,064억 원, 주변 연관사업 1,098억 원, 홍보·운영비 293억 원이며, 주무부처인 산림청과 정부의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에는 각 나라의 전통과 고유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국가 전통정원 11개를 비롯해 전문가들의 아이디어에 의한 테마정원, 국내외의 자치단체·기업체·작가들의 참여정원 등 총 23개국의 83개 정원을 조성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특히 세계 국가 전통정원은 해외에 가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외국 정원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당 나라의 정원디자이너들이 정원의 역사와 특색을 담아 설계하고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관람객들이 사색과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자연과 어우러진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박람회장과 순천시내 전역에서는 6천여 회의 문화·예술 공연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정원박람회 문화행사 주제는 ‘생태놀이터’로, 박람회장 전체를 보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상설주제공연은 자연친화 뮤지컬인 ‘천년의 정원’을 매주 2회씩 공연하고 국내외 초청공연과 테마, 거리공연, 문화예술공연과 전시, 체험, 특별행사 등 박람회 기간인 184일 동안 박람회장 내에서는 총 93종 3,993회, 1일 22회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와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순천만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할 계획입니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기대하는 가장 큰 부분은?21세기는 자연과 생태가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정원박람회는 시대정신의 실천으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를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는 박람회라 할 수 있습니다. 시는 정원박람회장 내 구축된 자연 생태 공간을 최대한 활용 힐링과 생태치유, 체험휴양단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순천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최고 생태 체험장으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정원박람회와 순천만, 낙안읍성, 선암사 등을 연계한 생태체험 및 학습여행의 메카로 육성해 수학여행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세계인이 찾는 생태관광 자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정원박람회를 방문할 관람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그동안 유럽 등 외국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는 폐광지역이나 쓰레기 매립장 등 버려진 곳을 정비해서 도시재생차원으로 정원박람회를 개최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원박람회는 이와는 좀 의미가 다른 ‘생태자원의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박람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 가지 테마가 있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자연과 생태 즉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박람회라는 겁니다. 또한 중세정원문화에서부터 현대정원 작가들의 예술작품까지 정원문화의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죠. 저희 조직위는 21세기 시대정신의 실천이라는 사명감으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최고의 정원을 만들어서 관람객 여러분을 맞이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도시와 순천만 포구, 철새와 갈대가 조화를 이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꼬리를 물고 찾아올 관람객들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 속으로 초대합니다.
    • / 2013년05월 / 301
  • Interview _ “실수가 두렵다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덕림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순천만 습지를 관람하기 위해 매년 300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 때문에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 에코벨트의 방안으로서 선택된 키워드가 바로 ‘정원’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확장을막고, 순천만을 보호하는 완충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 것. 이러한 기대를 안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문을 연다. 최덕림 정원관리본부장은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 선정부터 개장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 대표로 세계적인 강연 프로그램인 TED에 강연자로 나서 생태계 보전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음을 알려 정원박람회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정원을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의 모델”이라고 말하는 최 본부장은 이번 박람회가 생태도시를 너머 생태국가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람회를 통해 습지와 정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만남을 주선한 최덕림 본부장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순천만 훼손을 막기 위한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 방안으로 ‘정원’이 선택되었습니다. 에코벨트에는 여러 유형이 있을 텐데, ‘정원’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지?순천만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그러다보니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어왔고, 국제습지센터를 현재 박람회장 입구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 주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도심이 더 이상 순천만으로 확장하지 않도록 에코벨트를 만들어 완충공간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구상된 취지입니다. 에코벨트를 무엇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 정원 이야기』의 저자 고정희 박사에게 유럽에 정원박람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 생소했기에 많은 토론을 거쳤고,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정원박람회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된 것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적인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순천만이 생태적이다 보니 정원으로 생각이 귀결될 수 있었을 겁니다. 순천에는 순천만이라는 생태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태적인 공간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생태도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까지 생태적인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정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과정에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습니까?시민들이 좋은 공원이 생겨서 좋다고 느낀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에게 국가의 일을 지방에서 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도 한 없이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보니 가끔 보람이 약해질 때도 있습니다. PRT 민자 유치를 통해서 지원을 끌어내었는데, 지정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여 문제된 바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기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순천만의 생태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했죠. 유리창을 닦은 사람이 깨는 것이지, 닦지 않은 사람은 깰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한 실수의 책임은 내가 감당하면 됩니다. 그게 겁난다고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징계를 받더라도 시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명성의 정원박람회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박람회가 아닌, 행복감을 전해줄 수 있는 박람회가 되어야 합니다. 순천만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이곳에서 자생하는 동식물들을 통해서 우리가 무슨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느끼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의 보고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순천만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곳에 조성된 정원을 통해서 시민들의 자부심이 올라가고, 외부의 호응을 얻으면 시민들 스스로가 보존하려 할 것입니다. 저는 이곳의 우리 전통정원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따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 곳에 조성해놓으니 한국의 정원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 정원을 두고 한 걸음 너머서면 선비 정원이 있고, 우리 어머니들이 이용하던 폭포수가 흐르는 소망의 정원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정원의 특징을 꼽자면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특성을 살리기 위해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서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전통정원과 다른 나라의 정원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조경을 공부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우리의 정원문화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박람회를 세계적인 명성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과제일 것입니다.
    • / 2013년05월 / 301
  • 지구의 자연정원, 순천만의 생명력을 생활속으로
    지구의 정원 순천만의 가치 순천만,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의 가치공유지구 상 자연의 정원, 순천만은 우리나라의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로서 이제는 순천만 자체에 대한 관리, 보존,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순천시에서는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순천만의 생물다양성과 순환성,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모색했다. 즉, 도시의 확장에 따른 순천만의 훼손이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도심과 순천만 사이를 녹색완충지대Buffer Zone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원박람회장을 조성하였다.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 그리고 도심지 및 여수, 광양, 고흥 등의 주변지역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순천시민이나 여수반도권 지역민과 전남도민의 입장에서 순천만의 가치를 공유하고 순천만을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하여 지역민 모두가 자연적 정원의 가치를 공유하고 인식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정원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전남, 녹색의 땅, 풍부한 생활 속의 정원문화자원 보유전남에는 정원박람회와 연관된 자원이 풍부하다. 농도로서의 농지와 전원경관, 풍부한 산림생태자원, 그리고 누정이나 축제 등 다양한 문화자원이 있고 그 밖에도 자연이나 산업자원들이 풍부하다. 농수산도임에도 경지 비중은 27.1%에 불과하지만, 산림 비중은 60%에 육박하고 있어 산림이나 산촌 자원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남은 전통적인 농도로서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고 산자락에 위치한 다랑논, 정감 넘치는 촌락 등이 산재하여 독특한 남도풍경을 형성하고 있다. 영산강, 섬진강, 탐진강 등과 주암댐, 장흥댐, 나주댐, 담양댐 등 크고 작은 하천과 담수호가 분포하고 있어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유서 깊은 누정 문화자원은 전국의 13.3%에 이르는 40개소 전국대비 13.3%가 지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강변이나 해안, 그리고 구릉이나 산정山頂 등에 위치한,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다양한 누정들이 전남의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전남에는 40여 개 정도의 축제가 개최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20개 축제는 화훼류나 수목과 관련된 축제이다. 꽃과 수목, 정원을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 축제장을 각종 화훼류나 수목 등을 활용해 주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농경생태도시로서의 새로운 이상향을 실현하는 오아시스 농업생태신도시
    Brazil Oasis Agrarian Eco-Town 수퍼매스 스튜디오(Supermass Studio)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작업해 온 브라질 바히아주의 ‘오아시스 생태농업신도시 마스터플랜 프로젝트’가 2013년 NY ASLA Awards의 Planning, Analysis, Research & Communications 부문에서 Merit Award를 수상하였다. 대단위 농업행위로 인해 급속히 훼손되어가고 있는 브라질 북동부의 생태적으로 민감한 세하도Cerrado 사바나 지역에 최초로 보존과 개발이 균형을 이루는 생태적 유기농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서 뉴욕의 수퍼매스 스튜디오에서 마스터플랜 및 전체설계의 총괄진행을 담당하였고 한국의 가원조경에서 조경계획을, 뉴욕의 SAMACH + SEO Architecture에서 건축계획을, 그리고 뉴욕의 Buro Happold Engineering에서 친환경 엔지니어링 계획을 담당하였다. 시상식은 4월 11일에 뉴욕에 있는 Center For Architecture에서 개최되었다. 프로젝트 개요브라질 북동부 바히아Bahia 주에 위치한 세하도Cerrado 지역은 전형적인 브라질 사바나Brazilian Savanna 수림지로서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 쓸모없는 황무지로 여겨지는 땅이었다. 이곳에 1970년대부터 대규모의 산업형 농업단지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세하도 지역은 브라질 농업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Economist 에서 “세하도의 기적, 과연 다른 국가도 이를 따라할 수 있을까”라는 기사로 치켜세우기까지 했던 세하도의 농업개발은 십 수 년 전부터 생태학자들이 세하도의 생태적 가치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별다를 것 없는 사바나 수림지에 불과해 보이던 세하도가 아마존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귀중한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고 세계 야생동식물보존협회WWF: World Wildlife Fund는 지구상 생명체의 5%가 세하도 생태계에 존재하고 브라질 자생동식물의 1/3이 세하도 지역에서 발견된다는 놀라운 자료를 발표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하도 지역의 농업화 및 이로 인한 수림생태계의 벌목은 이미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고 농업개발과 생태보존의 균형잡힌 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었다. 오아시스 농업생태신도시 계획은 이러한 시점에서 책임감 있는 농업개발과 생태자원 보존의 두 가지 기치를 통해 대단위 친환경 순수유기농업단지와 자급형 친환경주거단지를 개발하려는 야심차고 혁신적인 계획안이다. 이를 위해서 오아시스 개발은 일반적인 선개발, 후보존의 관행을 벗어나 생태적 민감지역을 적극적으로 보존한 후 나머지 지역을 개발해 나가는 선보존, 후개발의 방식을 채택하였으며 고기능 친환경건축설계highperformance building design,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수자원의 보존, 마을공동체 복합주거단지의 개발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유형의 농업주거단지를 위한 개발 계획안이 수립되었다.
    • / 2013년05월 / 301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실시설계(2)
    Schematic Design and Construct Design for SUNCHEON BAY Garden Expo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정원박람회). 그 박람회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무엇보다도 정원이다. 지난 회에 언급한 순천의 방재기능은 기존의 농경지가 수행하던 역할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측면에서의 논제였으나 박람회에서 실제로 전시되는 정원들의 규모와 배치, 이용 동선의 설정과 조성방안은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고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던, 어찌 보면 가장 큰 이슈(?)였다. 주박람회장(세계정원구역)은 동천을 기준으로 동측의 삼각형부지이다. 이 삼각형의 부지에 10개의 세계정원, 몇 개의 테마정원, 수십 개의 참여정원(이 참여정원의 개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변경이 있었다), 한방약초정원과 도시숲, 녹색나눔숲, 실개울로 시작하여 호수, 습지로 이어지는 물길에 대한 배치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지면서 꾸준히 개선되었다. 물론 기본적인 배치나 규모는 초기 단계에 많은 논의를 통해 결정되었으나 그 안에 담겨질 콘텐츠는 그리 쉽게 확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지나오면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역시 순천시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제시한 안과 순천시의 의지, 그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절충하는 시간은 많은 사례조사와 해외답사, 협의와 검증, 수용과 절충 그 사이 어디쯤에서 마무리되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실시설계도면은 용역완료 이후에도 조금씩 수정되고, 스토리텔링이 씌워지면서 2013년 4월 20일 그 결과를 보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보다 나은 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한 길임을 알기에 지나온 시간과 과정들이 아쉽다거나 안타깝기보다 기대와 설렘이 더 크다. 그러한 이유로 주박람회장의 설계가 아닌, 그 기반의 설계라는 부재로 아쉬움을 달래고 그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본다. 과업명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위치 : 전라남도 순천시 오천동, 풍덕동, 해룡면 일원과업 진행 시 - 박람회장(녹색나눔숲 포함) _ 609,000㎡ - 수목원 및 습지 (습지센터 제외) _ 312,000㎡ - 저류지 (기본계획) _ 245,000㎡ - 총 1,166,000㎡
  • 양평 주택정원
    Yangpyeong House Garden 2012년 봄에 용문산 근처에 있는 주택정원 작업을 하게 되었다. 나지막한 뒷산이 있는 아늑한 분지에 작은 마을이 있고, 마을의 중심부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3,000㎡ 정도의 다소 넓은 대지에 펼쳐진 창고 모양의 주택이었는데 설계를 하던 중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면서 잠깐 일을 쉬게 되었고, 결국 프로젝트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두 달이 흘러 건축가와 건축주가 다시 부탁을 해왔는데, 감사한 마음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일을 시작한 후 땅을 조금씩 만들어가며 나도 기력을 회복했다. 점점 대지의 형상이 다듬어지며 아름다워지는 모습에 다 함께 즐거워하면서 내 몸과 마음도 다시 건강해졌다. 한편 현장을 오가며 보는 팔당호수의 풍경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 오르는 풍경은 잊을 수 없다. 나에겐 여러 가지로 치유가 되는 프로젝트였다. 시나리오기다란 선형의 주택은 긴 동선을 만들고 여기에 연결된 공간들을 체험하며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단순하지만 조금씩 다른 공간들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화하며 풍부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마당의 선형은 단순하지만 경계부에 소나무 숲과 억새초지가 있다. 이는 원경과 더불어 미묘한 경관의 변화를 만들어내며, 밤에는 은은하게 지형과 숲의 선형이 드러나 또 다른 인상적인 모습을 제공한다.세 개의 숨겨진 정원은 각기 다른 재료로 연출했다. 첫 번째 정원은 거실과 연결된 뒷마당으로, 넓은 데크 뒤편을 흙과 건생의 식물원으로 구성했는데 밝은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초본으로만 식재하였다. 담으로 둘러싸여 미기후로 인해 겨울 늦게까지 식물이 건강하게 남아있다.두 번째 정원은 복도 옆 낮은 창 너머에 있는 마당으로 다양한 색깔의 풀을 배치하여 미묘한 질감, 색감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는 별채 앞 전정Front Garden으로 이끼와 속새를 심어 노출콘크리트 외벽과 대비되도록 했다. 속새와 이끼는 사철 푸르러 담백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뒷마당은 채원이 있고 작업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다. 두 마리의 진돗개가 놀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다. 태양광을 받는 집열판은 세 개로 분리되어 조형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Landscape Architect _ knl landscape design studioLandscape Construction _ Yu jeong nong wonArchitect _ Jeong, Jae Heon Architect Construction _ narae construction co.,ltd.Location _ Yongmun-myeon, Yangpyeong-gun, Gyeonggi-do, KoreaLandscape Area _ 3,000㎡ Completion _ 2012 Photograph _ Park, Young Chea / Kim, Yong TeagEditor _ Lee, Hyeong JooTranslator _ Hwang, Ju Young Spring 2012, I started a house garden project near the Yongmunsan Mountain. It located in the middle of a small village on a snug plateau with a hill at the back. The house which reminds me of a warehouse on a quite large site of 3,000㎡ was very beautiful. But abrupt hospitalization exerted me to cease the project. Two months had passed away. Thanks to patient waiting of the architect and the client, I could not help but resume it. While making garden soil, I regained my vigor. As the site took shape, everybody was happy and my soul and body became healthy again. Meanwhile, the scenery of the Paldang Lake on the way to the site was very impressive. I would not forget the early morning haze on the lake. This project healed me in many ways. ScenariosLong linear house creates a long moving line, and provides multisensory spatial experiences. Simple but diverse spaces create rich image with the flow of time. There are pine tree groves and miscanthus sinensis meadows at the border of the simple yard. With a distant view, this creates subtle changes of landscape, including impressive night scenery of gentle landform and forest. I used different materials for three secret gardens respectively. First garden is a backyard connected to living room, where xerophilous plants grow at the behind of the large deck. I only planted herbaceous plants so as to get enough sunshine. Thanks to walled microclimate, plants remain verdant in late winter. In order to provide subtle changes in texture and colors, I arranged plants in various colors in the second garden, which is located over the lower window next to corridor. I planted mosses and horsetails in the third garden in front of the outhouse so as to contrast with exposed concrete exterior wall. Horsetails and mosses enliven this simple space all year round. Kitchen garden and working space are created at the backyard. It is also a playground for two Jindo dogs. Three separated solar walls looks like a sculpture.
  •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5)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2011년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의 1인당 평균 공원면적은 7.6㎡며, 시도별로는 울산광역시가 16.6㎡으로 가장 많고 서울특별시는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계획시설 전체 결정면적은 총 6,338㎢로 아직 사업시행이 되지 못한 미집행면적 총 1,425㎢ 중 공원이 623㎢로 가장 많다. 2020년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를 앞두고 미집행공원의 해결방안으로 국유지 무상양여, 민간자본 유치 등 다양한 대안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번호에 소개될 토론토 다운스뷰 파크조성의 사례는 국민의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가공원을 조성하는 모범적인 예가 될 것이다. 다운스뷰 파크는 캐나다 토론토에 오래된 공군기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1999년 국제설계경기를 통해 총 179개 팀의 제안서를 평가한 후 마지막 결선에 오른 5팀이 경쟁한 결과,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과 베르나르 츄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렘쿨하스와 브루스 마우의 트리시티가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었다. 당시 우승작 트리시티는 조경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조경디자인이 아니라 경관전략을 통하여 알고리즘이나 벡터를 디자인했다는 일종의 디자인 레시피로서 진화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결과물을 조직한다는 매우 파격적인 안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작년 여름, 다운스뷰의 공원지역이 공식 개장했다. 공모전 이후 약 5년간 거의 침묵에 싸여 있었고, 2005년부터 서서히 진행된 공사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공모전에서부터 오프닝까지 강산이 변할 만큼의 기간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어왔던 것인지, 마침내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이 어떤 모습을 갖추어왔는지 돌아보는 것은, 이제 막 용산공원 공모전을 치른 한국의 조경가로서는 한편으로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Susan Van Atta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5. 국가도시공원 조성의 성공적 모델(Downsview Park) _ David Anselmi 6.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 _ Julie Bargman, Dirt Studio7.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8.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9.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10.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11.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12.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13.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4.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데이빗 앤셀미 (David Anselmi) 캐나다 토론토 다운스파크 수석부사장캐나다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을 지휘하는 조경가다운스뷰공원의 조성 과정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캐나다 정부의 다운스뷰 조성에 관한 기본 철학을 이해하지 않는 한, 물리적인 형태로 이 프로젝트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매우 국지적인 관점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현재 다운스뷰의 모습을 배태한 주된 요인은 조경디자인이나 도시설계적 관점이 아니라, 정부를 대신해 공원 조성의 임무를 부여받은 다운스뷰공원회사가 기반한 운영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운스뷰가 캐나다 중앙정부에서 관할하는 국가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국립공원 시스템에 편입되지 않으며, 따라서 국민의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수입원으로 조성비용을 자체 충당하도록 애초부터 계획되었다는 점이다. 다운스뷰의 건설에 대한 총괄 감독은 Public Works and Government Services Canada, 즉 공공시설부 장관이 맡고 있으며, 다운스뷰공원회사는 정부와 의회에 정기적인 보고와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현재까지 주된 수입원은 현존하는 건물에 대한 임대사업이었으며, 매년 일정 정도의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조성사업에 사용해 왔다. 2015년 지하철과 통근열차가 교차하게 되는 새로운 역사가 예정된 지금, 다운스뷰는 더욱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체 부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나대지가 다섯 개 구역의 개발부지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므로 다운스뷰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센트럴파크와 같은 이상적 자연의 모방도, 라빌레뜨와 같은 문화 컴플렉스도 아닌, 그야말로 공원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미래 도시의 형태인 것이다. 여가, 문화, 스포츠, 생태, 일자리와 경제활동, 주거, 이 모든 것이 융합되는 도시이며, 그 근간이 되는 것은 걷는 도시, 그리고 액티브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Q. 실무와 교육으로부터 다운스뷰공원의 조성을 총괄하는 책임을 맡기까지 과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A.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곧 소규모 설계회사에서 일을 시작했고, 결국에는 다른 파트너 두 명과 함께 회사를 인수하고 운영하게 됐습니다. 약 15년 정도 경력을 쌓았고, 8년간 토론토대학 조경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실무와 교육, 그리고 1996년부터 1998년까지는 온타리오주 조경사협회 회장직을 맡아 봉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2000년부터 3년 정도 멀티미디어 업체의 임원으로, 박물관이나 과학센터 등에서 쓰이는 교육용 디스플레이자료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현장에 시설을 디자인하고 설치하느라 잦은 출장을 다니곤 했는데, 조경설계와 전혀 다른 분야를 맛본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3년은 다운스뷰공원이 공모전 이후 약 3년간의 휴지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던 시기였죠. 저 또한 공모전에 참여했었습니다. 탄탄한 팀이었고, 꽤 훌륭한 안을 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최종 결선작에 들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한 후에 느끼는 기쁨과 만족, 그러나 그 후에 찾아온 실망이라는 반복이 설계업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더 이상 조경을 해야 할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고, 3년간 떠나있었습니다. 2003년에 동료 한 사람으로부터 지금 현 직책에 대한 제안을 받게 됐고, 후보군에 올랐고,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한 다운스뷰공원 국영회사에 합류했습니다. 저의 실무경험과 교육경험, 그리고 멀티미디어 산업에서 얻은 최신 지식들을 결합해 조직을 관리하고, 개념에만 머물러 있는 프로젝트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실현시키는 일은 또 하나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 후 약 10여 년간 이 일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더 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바에 못 미치는 부분도 있으나, 회사 경영의 전반적인 부분을 경험하고, 도시 오픈스페이스 조성의 정치적 영역을 잘 이해하게 됐으며, 디자인과 계획, 시공 분야에까지 총체적인 시야를 갖게 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정말 멋진 임무입니다. Q. 다운스뷰공원회사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한국에서는 정부가 이러한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A. 다운스뷰공원회사는 일종의 정부기관이라 볼 수 있으나,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공무원이 아니고, 다만 중앙정부에 의해 권한을 위임받은 조직입니다. 캐나다에서는 Crown Corporation이라고 불립니다. 저희는 독자적인 운영규정을 가지고 있고, 자체적으로 선출하는 사장과 고위관리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체 규정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어떻게 비지니스를 운영해 나갈지를 결정하고, 이사회에 보고하며, 자체적인 회계보고서를 발간합니다. 대중들이 보기에는 정부기관처럼 보일 것이나, 사실 저희는 정부와 연계되어 있으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부처의 일부분은 아닙니다. Q. 다운스뷰공원이 기존의 전형적인 공원을 넘어서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A. 우선 토론토시 내부에 위치하면서도, 국가공원이라는 점이 이곳을 독특하게 만듭니다. 둘째, 공원이라는 공적영역에 대한 공공투자를 통해 주변지역에 대한 민간부문의 투자를 유인해낸다는 전략이 또한 다운스뷰를 독특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결국 다운스뷰의 진정한 독특함은, 지역주민과 토론토 시민, 그리고 전 캐나다 국민 모두가 이 공원의 쓰임새와 형태를 결정하는데 실질적 기여를 행사할 때에만 성취될 것입니다. Q.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A. 다운스뷰공원의 경우로 말씀드리자면,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는 것과 더불어 공적 오픈스페이스로의 기능적인 면에 충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형 행사와 거대한 인원을 수용하는 동시에, 아무런 이벤트 없이도 소수의 사람들이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공원이라 생각합니다. 공원에 존재하는 자연의 체계, 즉 물과 숲, 이런 것들을 과장과 여과없이 솔직담백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은 디자인일 것이며, 건축에 있어서는 억지스런 역사적 모티브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간결하고도 주위 경관에 잘 들어맞는 건물이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 김아연 _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Kim, Ah Yeon 이번 호에는 조경 이외 다양한 분야와의 접점 속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경가 김아연 교수의 이야기를 소개하게 되었다. 지난 호에서 보다 전문적인 특성을 가진 분들을 소개하겠다고 언급했듯이 전통적인 조경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작가이자 교육자를 3회 인터뷰이로 모실까 한다. 한국 조경이 ‘조경가’에 조금 더 주목하고, 세계가 ‘한국 조경가’에 더 많은 조명을 비추길 기대하며 3번째 조경가 인터뷰를 시작해본다. 조경과 페미니즘조경의 대안적 담론을 담고자 하는 목적에서 발행된 『LOCUS2』 (조경과문화가 발행한 조경 무크지로 발행 당시 조경이 안고 있는 쟁점이나 과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자 했다)의 「여성, 페미니즘, 그리고 조경」이란 꼭지를 보면 이런 질문이 나열되어 있다. “여성들이 특수하게 느끼는 것이 있을까?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어떤 것인가? 이러한 차이가 여성들의 설계언어로 발현될 수 있을까? 설계언어로 발현된 감수성은 실제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여성들이 설계한 공간이 남성들이 설계한 공간과 다른 점이 있을까”제목만 보아도 원고의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김아연 교수의 글에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러한 질문들을 되뇌었고 잘 해결되지 않았던 질문들”이라고 고백하고 있다.김아연 교수가 조경학과에서 공부할 당시 한 클래스에 30명 남짓한 학생 중 여학생은 2~4명 정도에 불과한 소수그룹이었다고 한다. 모든 교수는 남자였고 지금보다도 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들의 분위기가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감성적이기 보다는 논리적이고 권위적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 분위기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자연스러워 보인다. 발단은 ‘여자 선생님한테 배우면 조금 다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었고, 버지니아대학교 행 유학으로 이어진 결과를 낳았다.김아연 교수는 “문학이나 사회 운동 측면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디자인 분야에서는 극히 드물거란 생각에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의외로 여성적인 관점에서 디자인을 연구한 논문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고 특히 조경에 관한 연구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중 버지니아대학교의 엘리자베스 마이어Elizabeth Meyer의 어느 글이 나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고 소회했다. 교량적 역할을 위한 관계 맺기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가 김아연은 타분야와의 관계를 맺는 프로젝트나 개인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아연 교수는 여러 글을 통해 조경의 핵심은 관계성을 다루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경은 사람과 자연, 인문학과 생태학, 미래와 과거의 창의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데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분야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설계, 시공 등 세부적으로 분리되고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세부 분야의 관계적 측면을 활용하는 곳은 별로 없다.조경이 관계성의 학문이기 때문에 조경과 연계할 수 있는 실험적 작업을 해오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또 조경 디자이너이자 커뮤니티 디자이너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것도 그런 관계성에 기반한 것인지 물어봤다. ------ 중 략 -------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물으니 사람들이 자신이 설계한 공간을 아껴줄 때라고 답하였다. 한 건축주는 바람에 날아온 잡초조차 디자이너의 의도인 줄 알고 없애지 못해 고민하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했다. 또 자신의 설계안과는 너무 다르게 시공된 어느 아파트 준공 현장에 우연히 들렀을 때, 스스로 실망스러운 그 공간에서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던 어린아이를 보면서도 부끄러움과 행복을 함께 느꼈단다.사람들이 자신이 설계한 공간을 소중히 여길때,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기억을 만들고 싶어할 때, 조경가 김아연은 가장 기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동료들(나이의 위아래와 상관없이)과 스튜디오 테라의 식구들 덕분에 설계하는 일이 더욱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한 우리동네숲 프로젝트, Art in Village, 철새협동조합 등 사람이야기를 담고자하는 프로젝트가 최근 눈에 띈다. 앞으로도 ‘이야기’가 담긴 조경가 김아연의 작품이 사뭇 기대된다.
  • (사)한국전통조경학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
    전통조경, 정원이라는 키워드를 불러낼 시점 Landscape와 Garden, 요즘 조경분야에서 다루어지는 뜨거운 이슈들이다. 여기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조경’분야에서 Landscape라는 단어가 뜨겁게 다루어지는 이슈라니? 사전에 명시된 Landscape는 명사로 풍경, 눈에 띄는 모든 요소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동사로는 ‘조경을 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단어가 뜨겁게 다루어진다는 것은 즉, Landscape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 조경분야의 정체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음이다.그동안 조경은 분야를 대표할 만한 모母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조경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을 중심으로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인접분야의 간섭이 가속화되었다. ‘도시숲 조성 관리에 관한 법률(안)’, ‘산업디자인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오히려 조경분야를 침범하고 들어왔다. 도시 내 녹지 조성을 산림사업으로 산입시키려 하고, “조경”을 법적으로 건축서비스업에, “정원”을 수목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난무했다. 환경·생태 디자인이 조경과는 또 다른 분야로 인식되며, 환경복원업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제기되었다. 심지어 조경분야에서 경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돌며 조경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방어하며 지난 몇 년 간 조경분야는 심한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 3월 22일 강남 예인스페이스 세미나실에서 ‘(사)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 홍광표, 이하 전통조경학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홍광표 회장(동국대 교수)은 “건설경기의 악화로 조경 산업 자체가 위축되어 있다. 특히나 전통조경이라는 것은 한정된 분야를 다룬다는 오해로 인해 다른 학문분야보다 침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통조경학회가 실천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통조경학회가 앞으로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할지 논의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사안은 ‘학회명칭 변경’에 대한 내용이다. 전통조경이라는 명칭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개칭해야 할지, 만약 개칭한다면 어떠한 명칭이 적합할지 다양한 논의들이 오고 갔다. 전통조경학회는 1980년에 설립되었다. 이후 1989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정원학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왔고, 학회의 외연 확대를 위해 ‘한국전통조경학회’라는 이름으로 개칭한 이후 외부에는 정원과 무관한 학회로 비춰져 왔다. 오히려 타 분야로부터 왜 ‘전통조경학회’가 정원을 다루려고 하느냐는 항의까지 듣는 실정이다. 정원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학회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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