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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를 엮는 별자리 ‘미래서울 도시풍경’ 전
    지난 6월 8일부터 20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갤러리 아워에서 25년 후 서울의 공간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미래서울 도시풍경’은 기후변화, 초고속정보 기반 기술 환경, 재택근무, 새로운 교통 수단 등 다가올 사회적 변화에 대응해 근미래 서울의 도시 풍경을 구상한 전시다. 급격한 성장기를 거친 서울을 되돌아보며 기존의 녹지와 가로, 크고 작은 공공 공간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재편하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서울은 양적·질적으로 급속히 성장한 도시다. 도시가 발전하는 가운데 다양한 공공 시설과 오픈스페이스가 확충됐고, 사람들의 삶의 질과 도시 공간의 수준은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정교한 구상이 아닌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공간을 나누고 이어 붙이는 식이었기에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도시 안쪽까지 깊숙이 뻗어 있던 산맥과 강줄기는 밀집한 건물들의 등 뒤로 밀려났고, 공원, 주차장, 여가 시설, 복지 시설 등의 생활 기반 시설은 일부 지역에 편중됐다. 전시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제각기 흩어진 공간들을 연결함으로써 미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도시별자리’ 전략을 제안했다. 도심 내 활용 가치가 높은 공간을 찾고 그 가치를 밝혀 단절된 공간을 별자리처럼 잇는 개념으로, 공간 규모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동네 생활 시설이나 소규모 녹지와 공지 등을 포함하는 ‘마을별자리’, 서울 내 역세권이나 수도권 환승 거점과 같이 지역과 마을을 연결하는 ‘거점별자리’, 서울 전역에 걸친 보행 및 물길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서울별자리’다. 세 가지 개념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한 서울의 도시 풍경을 시민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후략) * 환경과조경 399호(2021년 7월호) 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뉴락
    “이게 인천까지 갈 일이냐고.” 주말 아침 1호선에 올라타며 혼자 투덜거렸다. 내가 사는 서울 북쪽 끄트머리 동네에서 인천까지는 지하철로 1시간 반. 드넓은 서해를 보러 가는 것도, 차이나타운에 놀러가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쓰레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매달 나에게 할애되는 이 지면에 쓸 글감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기도 했지만(재주가 없다면 발품이라도 팔아야 한다), 이 기회에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조금은 특별한 쓰레기들을 말이다. 전시장1에 오브제처럼 고이 놓여 있는 쓰레기에 대한 첫인상은 뭐랄까, 어울리는 수식어는 아니지만 ‘아름답다’였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물체가 아니라 파도와 바닷바람에 깎여 오묘한 형태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작가 장한나는 이것들에게 ‘뉴락(new rock)’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돌처럼 보이지만 돌이 아니다. 암석은 물리적 혹은 화학적 작용으로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뉴락은 끊임없이 부유하는 존재다. 그곳이 깊은 바다 속이든, 고래 배 속이든, 인간의 몸 속 어딘가든. 아무리 잘게 쪼개져도 사라지지는 않는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인천, 양양, 강릉, 제주, 울진 등 국내 곳곳의 해변에서 채집된 각양각색의 쓰레기들의 옛 쓰임을 추측하는 일은 놀이 같기도 했다. ‘이건 페트병이고, 이건 스펀지, 이건 스티로폼이었네, 마른 해초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초록색 그물이고, 동그랗게 생긴 이건… 부표다!’ 한 때 바다 한가운데 떠 있던 부표에는 홍합과 굴, 따개비 껍질 따위가 붙어 있었다.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영상에서는 새우 같은 작은 해양 생물체가 하얀 플라스틱 조각에 자꾸만 몸을 갖다 대고 있었다. 집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먹이? 난생 처음으로 그 누구도 아닌 ‘쓰레기의 생애’가 궁금해졌다. 그것들의 탄생, 도구로 사용되며 사람 손의 땀이 배어 있던 시절과 앞으로 쓰레기로서 보낼 시간, (있을지 모르겠다마는) 종래에 당도할 종착지까지. 이때만큼은 눈 앞의 쓰레기가 오래된 유물처럼 보였다. 어쩌면 폐허가 된 고대 로마의 유적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플라스티글로머리트(plastiglomerate).2 결국 최후의 증인은 이런 쓰레기들이 되지 않을까? 화석을 통해 인간이 백악기 시대를 알아낸 것처럼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몇천 혹은 몇만 년 후에, 그러니까 문서나 영상 등 인류를 말하는 모든 것이 사라진 후에도 플라스틱은 지구의 새로운 지층으로 남아 이곳에 인류가 살았음을 말해줄 것이다. 알다가도 모르겠는 게 예술이지만 가끔은 정말 흥미롭다. 잔뜩 일그러지고 변색된 스펀지 하나가 매주 아파트 단지에 산더미처럼 쌓이는 재활용쓰레기들보다 더 크게 다가올 줄이야. 작가가 바란 건 쓰레기 문제에 대한 반성보다 “신기하고 아름다운데 좀 이상하다는 느낌”3이었다. 작가가 내게 남긴 여운에서 이상함을 넘어서는 섬뜩함이 느껴진다. 이제 내게 쓰레기는 두려운 존재다. 1년에 20만 톤.4 그중 딱 손바닥 한 줌만큼의 쓰레기를 따라가 보기로 한다. 파도에 마모되어 독특한 형태를 갖춘 녀석은 운 좋게 전시장에 놓일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떨어져나간 파편들은? 언젠가 한 인터넷 뉴스에서 봤던 한 사진이 불현 듯 떠올랐다. 내장이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로 가득 차 있는 앨버트로스의 사체가. 어느 맑은 날 미드웨이섬 위를 날다 돌연 바닥에 툭 떨어졌을 그 새가.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천적의 습격을 받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평소와 다른 날이 있었을 것이다. 배불리 뭔가를 먹었는데 도무지 기운은 나지 않고, 숨은 조금씩 가빠지는 날들이. 한 가지 바람을 안고 전시장을 나섰다. 이런 죽음도 있고 저런 죽음도 있겠지만 적어도 마지막 순간에 내가 왜 죽는지 알면서 죽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물론 아무도 장담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각주 정리 1.‘간척지, 뉴락, 들개와 새, 정원의 소리로부터’는 인천아트플랫폼에서 7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다. ‘뉴락’을 비롯해 비인간 존재와의 공생을 말하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2.녹은 플라스틱과 암석, 모래 등이 섞여 만들어진 새로운유형의 지질학적 물질. 과학자들은 이 플라스틱 돌덩이가 인류세를 식별하는 지표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유지연, “돌인데 돌이 아닌…해변에 나타난 ‘뉴락’의 정체”, 「중앙일보」 2020년 12월 20일. 4.2020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간한 ‘해양 유입 하천쓰레기 관리체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연간 약 99만 톤의 하천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그중 70%는 나무와 풀이고 플라스틱은 20% 안팎으로 추정한다. 매년 약 20만톤 정도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셈이다.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독자 없는 글을 쓰는 이들이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았고, 여자가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인정해주지 않으려 했기에 ‘로렐라이 언덕’ 문학회는 누구도 읽지 않는 잡지를 만들게 되었다. 뮤지컬 ‘레드북’ 이야기다. 신사의 나라 영국이 가장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 과학의 발전과 산업혁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번영을 누리던 시기지만, 주인공 ‘안나’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철창이 세워진 감옥 같은 곳이었다. 안나는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되는 일에는 흥미가 없다. 끊임없이 숙녀다움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성가시다. 관심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잘하는 일은 자신이 느끼는 바와 원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 그래서 사람들은 안나를 이상한 여자라고 부른다. 로렐라이 언덕만이 안나를 받아들인다. 문학회를 창립한 로렐라이는 안나에게서 반짝이는 재능을 본다. 솔직해서 흥미롭고 귀 기울이고 싶어지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 수 있는 능력. 인기 없는 잡지 『레드북』의 발행인으로서 반드시 붙잡아야 하는 인재였다. 에디터의 심정으로 무대를 보며 속으로 외쳤다. ‘절대 놓치지 마!’ 쓰는 안나는 자유롭다. 자아를 투영한 소설 속 주인공은 정글을 탐험하고 때로는 괴도가 되고 마음껏 사랑한다. 안나는 자신이 슬퍼질 때마다 했던 야한 상상까지 모조리 소설에 담는다. 무려,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시대에(그냥 손, 발 따위도 말할 수 없었다)! 사회적 통념으로 정제되지 않은 진솔한 이야기는 금방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고 『레드북』은 완판된다. 하지만 ‘레드북’은 안나가 직업적 꿈을 성취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천박한 내용으로 사회 분위기를 흐렸다는 이유로 『레드북』은 폐간 위기에 처하고, 안나는 정신이 온전치 않아 이 미친 소설을 썼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추방당할 상황에 놓인다. 대체 안나가 뭘 잘못했지? 철창 안에 웅크린 안나를 바라보며 함께 슬퍼하고 있을 때, 노래가 시작된다. 그순간에도 안나는 자신에 대해 말한다. 긴 시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가족에게 버림받으면서도 놓지 않았을 나의 존재에 대한 고민, 그 결론이 담긴 노랫말에 눈물이 찔끔 났다.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내가 나라는 이유로 죄가 되고 내가 나라는 이유로 벌을 받는 문제투성이 세상에 하나의 오답으로 남아. 내가 나라는 이유로 지워지고 나라는 이유로 사라지는 티 없는 맑은 시대에 새까만 얼룩을 남겨, 나를 지키는 사람…….” 결국 안나는 스스로를 구한다. 바깥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어 자신을 재단하지 않고, 내가 누군지 스스로 묻고 그렇게 살고자 끊임없이 말하고 쓴 결과다. 시나리오를 집필한 한정석 작가가 쓰고 싶다던 ‘인간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 어쩌면 나를 말하는 삶인지도 모르겠다.1 무언가에 대해 말하는 일은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는 일을 동반한다. 탐구하고 가정하고 그 가정을 의심하며 다시 스스로 묻고 답하기를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 쓰는 일은 그 과정에서 꼬여버린 타래를 풀어 정돈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물론 말을 하고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야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그 때문에 부끄러울 수도 있다는 걸 안다(‘싸이월드’가 부활한다는 소식에 불안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말하고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세상에 아무런 의미 없는 기록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로렐라이 언덕 문학회의 다른 회원들은 어떤 소설을 썼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불쑥 치민 궁금증에 휴대폰 인터넷 창을 열었다. 머릿속에서 벌써 가물가물해진 그들의 대사를 검색어로 적어 넣다가, 이렇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 덫과 힌트가 잡지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호 특집을 매만지며 지나간 연재들을 그저 지나간 글로 두기에는 아깝다는 마음이 계속 생겼기에 더욱 그랬다. 종종 옛 연재를 읽고 좋은 문장을 이 지면에 소개해볼까. 이번 특집을 훑어보며 읽고 싶은 연재가 생겼을지도 모르는 독자를 위해 한 가지 팁을 남기자면 환경과조경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2014년 이전에 발간된 잡지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단, 가입은 필수다! 각주1.장지영, “뮤지컬 <레드북> 콤비의 온도”. 문화공간 175,2018년 2월 13일
  • [PRODUCT]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야외 가구 시리즈 ‘큐보’ 다양한 야외 공간에 대응하는 조경 휴게 시설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실내보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예건의 신제품 ‘큐보Cubo’는 정원, 테라스, 옥상과 같은 일상 속 야외 휴게 공간에 놓기 적합한 크기와 구성이 돋보이는 야외 가구 시리즈다. 큐보는 정육면체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정갈한 사각 프레임을 기본 형태로 디자인되어 어떤 장소에든 잘 어우러진다. 일반적인 야외 테이블 세트는 원형 혹은 사각형 테이블 하나에 서너 개의 의자로 구성된다. 이러한 정형적 구성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큐보 시리즈는 벤치, 1인용 의자, 테이블, 협탁 및 스툴 등 다양한 종류의 가구를 선택지로 마련했다. 가볍고 얇은 철재 테두리는 목재 부분을 둘러싸 깔끔한 인상을 주고,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벤치 등받이는 이용자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군더더기를 최소화한 디자인으로 개별 가구를 어떻게 조합해도 무난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다. 제품에 사용된 이로코 목재는 고급 목재인 티크와 비견될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 충분한 유분을 함유하고 있어 고온다습한 환경과 해충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때문에, 오일이나 바니시로 관리하지 않아도 되어 친환경적이다. TEL. 031-943-6114 WEB. www.yekun.com
  • [에디토리얼] 용산공원, 한 걸음씩
    한미 양국이 용산기지 이전에 합의한 지 30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용산공원 조성의 느릿느릿한 걸음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20년 8월, 금단의 땅의 빗장이 드디어 풀렸다. 서빙고역 건너편 기지 동남쪽의 ‘미국 장교숙소 5단지’(약 5만m2)가 개방된 것이다. 이제 누구나 들어가 자유로운 산책과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세대의 시민들이 공원 계획과 조성 과정에 참여하는 플랫폼으로도 쓰일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용산공원 국민참여단도 매달 이 장소에 모여 워크숍을 이어가고 있다. 12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북쪽 ‘스포츠 필드’와 장교숙소 5단지 인근 ‘소프트볼 경기장’이 반환됐다. 116년간 지도에서 삭제된 미지의 땅이 우리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반환받을 땅 전체의 2.6%(5만3,418m2)에 불과하지만, 이 두 구역은 장차 공원의 관문 역할을 할 핵심 공간이며 최소한의 손질만 하면 당장 임시 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2030년대 초로 예상되는 공원 개장 전에도 이 순차적 반환 부지들은 공원 조성의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리빙랩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 발전소로, 또 미래 세대의 신나는 공원학교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는 용산공원의 경계가 확장되고 면적이 크게 넓어진 성과도 있었다. 기지에 맞붙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전쟁기념관 부지가 용산공원으로 편입됐고, 해방촌에 바로 접한 기지 북쪽의 군인아파트(약 4만4천m2)와 옛 방위사업청(약 9만6천m2) 부지도 공원 경계 안으로 새로 들어왔다. 공원이 300만m2로 넓어져 드디어 여의도 전체 면적을 넘어서게 됐다. 올해 1월 말부터 7주간 온라인 교육을 통해 용산기지의 역사, 용산공원의 비전과 조성 방향 등 배경지식을 학습한 300명의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은, 3월부터는 매달 정기 워크숍을 가지며 용산공원의 미래상을 토론하고 있다. 국민참여단은 오는 7월까지 공원의 정체성과 역할, 공원과 주변 지역의 연결, 지역 사회의 미래,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의 의제를 담은 ‘국민권고안’을 작성할 예정이다. 2018년 12월에 완성된 용산공원 기본설계(안)에 이 국민권고안을 반영해 발전시킨 공원조성계획이 올 연말까지 마련될 전망이다. 봄비가 장맛비처럼 쏟아지던 지난 5월 초, 공원 경계에 새로 편입된 군인아파트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에 다녀왔다. 방위사업청이 과천으로 이전한 뒤 국군복지단과 국군홍보원이 등이 남아 있는 옛 방위사업청 부지에는 1970년대 초까지 해병대 사령부가 있었다. 1955년, 진해에서 후암동으로 이전하며 언덕 지형을 살려 계단식으로 지은 해병대 사령부 본관 건물은, 군인아파트 부지 내의 해병대 사령부 초대교회와 함께 용산공원의 근대 역사문화 유산을 대표하는 건물로 재활용될 전망이다. 용산공원 안의 건물 대부분이 일본군과 미군이 지은 것인 반면, 해병대 사령부 본관과 초대교회는 한국군의 유산이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옛 방위사업청과 군인아파트 부지의 매력은 용산공원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북동쪽으로는 남산의 숭고한 풍광과 남산타워의 위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북쪽과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전경으로는 후암동과 청파동 일대가, 원경으로는 서울 도심 풍경 전체가 넓게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장차 용산공원의 수평적 경관과 그 너머 한강 경관을 파노라마로 조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용산공원 최고의 ‘뷰 맛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군인아파트 부지는 해방촌의 도시 조직과 바로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잠재력을 지닌다. 훗날 남산에서 해방촌을 지나 용산공원으로 이어질 녹지축 위에 바로 군인아파트 부지가 있다. 남산의 산세를 공원으로 잇는 생태녹지축을 완성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우선 해방촌의 복잡한 필지와 가로망을 지혜롭게 세로지르는 보행 녹지축을 설계하면 매력적인 산책길을 만들 수 있다. 군인아파트 부지는 용산공원의 중요한 입구 중 하나가 될 것이며, 공원의 여러 구역 중 주변 지역의 상권 및 문화와 영향을 주고받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이 땅이 공원에 새로 편입되지 않았다면 남산과 용산공원의 연결이라는 목표는 영원히 풀기 힘든 난제로 남았을 것이다. 오는 8월 통권 400호 발간을 맞아 매달 50권씩 『환경과조경』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연속기획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번 달에는 최혜영 편집위원이 2009년 3월호(251호)부터 2013년 4월호(300호)까지 리뷰한다. 표지와 책등을 통해 『환경과조경』의 변천을 추적한 특집(2021년 3월호), 옛 편집자들을 초대한 특집(2021년 5월호)에 이어, 이번 호에 지면에는 편집 디자인의 변화상을 조감하는 특집을 마련한다.
  • [풍경 감각] 빵 반죽을 부풀려주진 않겠지만
    후배가 빵집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경학과 나와서 빵집을 하다니! 신기해 하다가 나도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내 책을 살펴보다가) 어떻게 식물을 잘 아세요?” “조경을 전공했어요.” “(신기해하며) 그림이 많아서 미술을 전공한 줄 알았어요. 조경이 그림과 관련이 있나요?” “(잠깐 고민하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공부하고 조감도 같은 이미지 작업도 많이 해서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조경을 전공한 것이 직업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에 도움을 주진 않았다. 도면이나 조감도는 포트폴리오에 싣지 못했고(결이 맞지 않았다), 그림을 인쇄할 종이로 216g짜리 루프지가 나을지 210g짜리 몽블랑이 나을지, 저작권은 어떻게 발생하고 출판권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는 조경 바깥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 (후략)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 [『환경과조경』 400호 돌아보기] 한국조경의 길라잡이
    고백부터 하나 해야겠다. 만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나는 『환경과조경』의 열혈 구독자는 아니다. 잡지를 받으면 일단 비닐을 뜯지 않은 채 방 어딘가에 둔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이런저런 것들이 어질러진 너저분한 방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제야 가위를 들고 비닐을 자른다. 휘리릭 넘기며 새 책의 냄새를 한번 맡는다. 그리고 또 한동안 책상 한편에 방치한다. 표지가 예뻐 눈요깃거리로 나쁘지 않다. 문득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 생긴다. 평소보다 조금 여유로운 날이리라. 책을 펼쳐 든다. 그러나 간만의 여유로움은 오래 허락되지 않는다. 한 꼭지가 끝나기도 전에 ‘카톡’, 무언가를 요청하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온다. 하루에 받아보는 카카오톡 메시지만 따지면 나 없이 과연 세상이 돌아갈까 싶다(물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거 안다). 집중이 어려운 것도 문제다. 여기에는 출산의 후유증(이라 주장하지만 사실은 신체의 노화)도 한몫한다. 우아하게 읽어보고자 커피한 잔까지 손에 들었건만 예전과 다르게 집중력과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눈길은 금방 갈 곳을 잃는다. 난독증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자꾸 글을 뒤에서부터 앞으로 거꾸로 읽는다. 여하튼 그렇다. 『환경과조경』과 데면데면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육아와 일에 치이다 보면 쌓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더 자극적인 재미를 찾게 된다. 잡지를 읽으며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며 지적 충만감을 느끼지만 한편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고작 잡지면서! 수준 높은 글과 콘텐츠를 소화하려고 애쓰다 보면 잡지 하나 읽는 데도 이렇게 에너지를 써야 하나 싶어 열불이 난다. 휴식인지 공부인지 모르겠다. 비하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전문지를 표방하는 『환경과조경』은 잘못이 없다. 잡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교양의 수준을 내가 따라가지 못할 뿐. 얼마 전 만난 한 친구는 이런 얘기를 했다. 남들은 다 잘나가는데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닌가 불안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그때는 『환경과조경』을 보지 않았단다.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질 것 같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 말에 공감한다. 사람은 가끔 혼자만 시궁창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열심히 살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을 때, 『환경과조경』이 보여주는 멋진 프로젝트와 능력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더욱 자괴감이 든다. 아마 잡지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소재가 내가 하는 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영화 잡지, 시사 잡지를 볼 때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일말의 부담감이 바로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었구나. 참고로 이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나의 신랑은 『환경과조경』의 애독자다. 이쯤이면 눈치 챘을 것 같다. 나와 『환경과조경』의 거리감에 대해 장황한 썰을 푼 이유를. 어쩌다 보니 편집위원이 되었고, 50권을 읽고 리뷰를 해달라는 요청 같은 하달(!)을 받았지만 고백한대로 사실 나는 한 권도 제대로 읽어 내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런 내가 어찌 앞서 전문적으로 리뷰 기사를 작성해준 이들과 같은 수준으로 글을 쓰겠는가. 50호가 발간되는 동안 보이는 경향의 변화와 조경계의 발전상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가는 꼭지 위주로 두서없이 골라 생각을 끼적여 보기에도 벅차다. 원고를 요청을 받고 한동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부담감에 힘겨웠지만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조금이나마 가뿐한 발걸음으로 지극히 헐렁한 독자 관점에서 리뷰를 시작해 보겠다. 만족이 안 되는 독자에게는 251호에서 300호까지 직접 읽어 보길 권장한다. 추억 내가 맡은 잡지는 통권 251호부터 300호, 시간상으로는 2009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다. 속을 들추기 전 표지를 먼저 훑었다. 몇몇 표지 이미지를 보며 잠시나마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내가 맡은 호는 아니지만 250호의 표지를 장식한 토마스 바슬리(Thomas Balsley)의 캐피틀 플라자(Capitol Plaza)는 뉴욕에서 근무할 당시 회사 바로 옆에 있던 작은 광장이었다. 종종 동료들과 햇살을 맞으며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났다. 254호의 표지 이미지는 펜타곤 메모리얼(Pentagon Memorial)인데 이를 설계한 KBAS의 키스 카스만(Keith Kaseman)은 유펜 디자인 스쿨 재학 당시 디지털 미디어를 가르치던 강사였다. 펜타곤 메모리얼의 벤치를 라이노로 구현한 사례를 수업에서 보여주던 장면이 떠올랐다. 대체로 표지에는 완공된 작품이 실렸는데, 262호는 ‘서울대공원 재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국제현상공모’의 당선작 마스터플랜 이미지와 다이어그램을 실었다. 이 공모전 때문에 당시 추수감사절 휴일도 반납한 채 일했던 기억이 났다.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아름다운 추억이니, 인간이 기억을 왜곡하는 데 장점도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호 ‘편집자들’ 특집에서 백정희 대표(가든스토리)가 지금까지 특집 주제로 가장 많이 오른 것이 ‘용산공원’이라고 했다. 260호(2009년 12월호)와 290호(2012년 6월호)는 각각 용산공원 아이디어 공모전과 국제공모 당선작을 다루었다. 그 두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당시만 하더라도 이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며 내 인생 과업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최혜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학위,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AECOM(전 EDAW)과 West8에서 설계 실무를 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조경학 전공 조교수로 있다. 설계 과정의 경험을 토대로용산공원에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 읽는 행위를 설계하는 법
    읽는 행위를 설계하는 법 잡지를 펼치면 흰 종이 위에 가득한 활자와 사진들이 눈을 반긴다. 그 내용을 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혹 지면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를 눈여겨본 적은 없을까. 서체의 크기와 모양. 행간과 자간, 글줄의 길이, 종이 끄트머리에서부터 글이나 사진까지의 여백, 읽고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꼭지명과 쪽수의 위치까지, 두툼한 잡지를 구성하는 낱낱의 장에는 독자의 읽는 행위를 고려한 디자이너의 의도가 녹아있다. 『환경과조경』이 통권 400호를 향해 달리는 과정에서 잡지가 담는 콘텐츠뿐 아니라 그 콘텐츠를 담는 방식도 바뀌어왔다. 그 변화상을 작품 소개, 설계공모 소개, 연재, 짧은 글로 나누어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자.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 편집부
  • 서울국제정원박람회 Seoul International Garden Show
    지난 5월 14일부터 7일간 손기정체육공원, 만리동광장, 중림동 일대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이하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된 서울정원박람회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해 연기되어 올해 6회를 맞았다. 서울시는 도시재생형 정원박람회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작가들의 정원을 선보이고자 이번 박람회를 국제정원박람회로 계획했다. 행사의 국제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조경가를 초청해 정원을 조성하고 작가정원 국제공모를 열어 변화를 꾀했다.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를 주제로 해외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정원, 동네정원, 팝업가든, 세계가족정원, 모델정원을 선보였다. 초청정원 작가로는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Andrew Grant)(그랜트 어소시에이츠 대표)가 참여했다. 2020년 6월 12일부터 7월 17일까지 진행된 작가정원 국제공모에는 총 19개국 80팀(국내 50팀, 해외 30팀)이 참가했으며, 심사를 거쳐 6개국(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프랑스, 한국, 홍콩) 5팀이 선정됐다. 5월 12일 현장에서 최종 심사가 이루어졌으며 5월 14일에 열린 개막식에서 순위가 발표됐다. 그 결과 테오 히달고 나체르(Teo Hidalgo Nacher)와 데이비드 바르디(David Vardy)의 ‘분홍섬(The Pink Island)’이 금상작으로 선정됐다. 분홍섬은 만리재로에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조성된 정원으로, 커다란 루프 모양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꽃댕강나무, 수크령, 병꽃나무, 아스틸베 등 다채로운 분홍빛 식물을 만나볼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최윤종 국장(서울시 푸른도시국)은 “세계 각국의 정원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서울의 정원 문화와 조경 산업이 세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조성된 초청정원, 작가정원, 학생정원, 동네정원은 행사 종료 후에도 존치된다. 진행 김모아, 윤정훈 사진 유청오 디자인 팽선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주최 서울특별시,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주관 환경과조경 위치 만리동광장, 손기정체육공원 및 중림동 주제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Link Garden, Think Life) 규모 초청정원 1개소(150m2) 작가정원 5개소(150m2/개소당) 학생정원 5개소(8m2/개소당) 동네정원 16개소 작가정원 지원금 4,500만원(개소당) 작가정원 상금 금상 1,200만원(1팀) 은상 480만원(1팀) 동상 240만원(3팀) 전시2021. 5. 14. ~ 5. 20.(박람회 이후 존치) 초청정원 덩굴의 그물망 앤드류 그랜트 작가정원 금상 분홍섬 테오 히달고 나체르·데이비드 바르디 은상 기층+꿰다 이반 발린·나탈리아 에체베리 동상 공감의 정원 제허르 달렌베르흐·캉탱 오브리 동상 기억을 걷는 시간 원종호·박태영 동상 결승선, 자연의 위로 홍광호
    • 편집부
  • 메이펑 커뮤니티 공원 Meifeng Community Park
    중국 선전 푸톈 지구Futian District 북쪽, 메이린(Meilin)은 오래된 집과 공업 부지가 혼재해 많은 도심 맹지를 양산하는 지역이다. 이곳에 새로 조성된 ‘메이펑 커뮤니티 공원(Meifeng Community Park)’은 중캉(Zhongkang)거리와 베이환(Beihuan)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본래 공공 시설이 들어설 땅이었으나 계획이 무산됐고, 이로 인해 개발사와 토지주 간 분쟁이 일어나 2000년부터 20년이 지난 최근까지 방치됐다. 대상지는 철근 콘크리트 바닥에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공터였으며 주변 지대보다 높이가 다소 낮았다. 오랜 시간 이용되지 않은 탓에 주차장과 쓰레기장으로 전락했고, 마구 자라난 잡초와 각종 쓰레기가 나뒹구는 풍경은 담장 너머의 깔끔한 도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2019년, 대상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대한 지역 사회의 합의가 이루어져 같은 해 3월 ‘샤오메이싸이 어반 마이크로 디자인·메이린 액션(Xiaomeisai Urban Micro Design·Meilin Action)’ 공모전이 열렸다. 생태, 생활, 예술이 융합된 작은 커뮤니티 공원을 설계하고, 소방서와 공공 예술 공간 등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수용하는 것이 목표였다. (후략) *환경과조경398호(2021년 6월호)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Zizu Studio Leader Designer & Team Liang Ruihua, Huang Danxia, DuMengbi Project Planning Shenzhen Center for Design Planning Team Lei Liu,Ya Liu, Ying Ye Construction Shenzhen Institute of Building ResearchArt Shenzhen Center For Public Art(Shenzhen SculptureAcademy) Sculpture Installation Xiaozheng Lv(Seeking For Plum Blossom),Yuanliang Lu(Witness), Guodong Liu(Flowers Blooming) Client Meilin Sub-district Office of Shenzhen Futian District Location Futian District, Shenzhen, China Area 4,674m2 Cost 15,000,000¥ Design 2019 Completion 2020 Photographs Zizu Studio 쯔쭈 스튜디오(Zizu Studio)는 2017년에 설립되어 중국 선전을 기반으로활동하는 조경설계사무소다. 조경, 도시 재개발, 시설물 등에 있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해법을 제공하여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공간 만들기를 목표로 삼고 있다.
    • Zizu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