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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목공원 설계공모] 어반 퍼블릭 라운지
    디자인 스튜디오 loci 박승진, 최상민, 오지훈, 고희선 + 스튜디오 ubac 김희정, 정다현, 이주영, 김민주 오목공원의 가치 사람들이 찾지 않는 도시공원은 반쪽짜리 공원이다. 오목공원은 양천구의 다섯 개 근린공원 중 가장 중심부에 있으며, 지하철역과 가깝고 백화점을 비롯한 업무 및 상업 시설에 둘러싸여 있다. 더불어 주변에 목동단지 재건축, 국회대로 공원화, 유수지 부지 복합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잠재력이 큰 공간이다. 이제 풍부한 녹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용자에게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선사하는 공원으로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공원의 변신 30년간 가꿔 온 녹지는 유지하고, 중심부의 선큰 공간과 벽천, 넓은 포장 공간을 쓸모 있는 라운지로 탈바꿈시킨다. 네 개의 면으로 만들어지는 회랑을 중심으로 안쪽은 정원 영역, 바깥쪽은 숲 영역으로 구분된다. 회랑으로 둘러싸인 정원 영역에 회랑 바닥보다 50cm 정도 낮은 잔디 마당을 조성한다. 이로 인해 형성된 단차는 자연스러운 앉음벽이 된다. 평소에는 빈 잔디 마당이지만 특정 기간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 또한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빗물을 저류해 다채로운 수경관을 연출하거나 물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하부 공간에는 빗물 저수조를 설치해 저장된 우수를 공원 관리 용수로 활용한다. 회랑 바깥의 숲 영역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녹지가 있던 자리다. 녹지를 좀 더 풍성한 도시숲으로 만들기 위해 소교목과 대관목, 관목, 초화, 지피 식물을 더해 하부 식생을 강화한다. 식물 서식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녹지와 이용 공간을 구분하고, 바닥으로부터 살짝 들어 올린 형태의 동선을 조성한다. 숲 속에는 관리동을 신축하고 다목적 코트, 숲 놀이터, 피크닉 정원, 숲 속 교실을 분산 배치한다. 이로써 공원 한가운데 놓인 회랑은 공원의 모든 동선을 연결할 뿐 아니라 모든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디자인 스튜디오 loci + 스튜디오 ubac
  • [오목공원 설계공모] 둥그런 능선의 재탄생 참여작
    랩디에이치 최영준, 심보원, 최병길, 조재연, 조상은 둥그런 능선과 오목한 광장 오목공원의 둥그런 능선을 품은 나지막한 둔덕과 오목한 중앙부의 광장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땅의 매무새와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 원형 능선을 평평하고 굴곡진 고리 형상의 광장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공원의 시작점으로 삼고자 한다. 고리광장이라 명명한 폭 15m의 광장은 안쪽으로는 다양한 규모의 모임과 이벤트를 수용하는 공간을, 바깥으로는 주변 도시와 유기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러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한다. 30년간 공원에서 커온 수목은 보존하거나 적당한 자리로 이식해 가치를 이어가게 하고, 농구장으로 대표되는 오목공원의 청소년 문화를 더욱 확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오목공원이 다음 세대를 포용하며 거리 문화, 청소년 문화의 중심 허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략 무장애의 유려한 땅: 계단을 제외한 모든 동선을 5% 이하의 경사로 정지해 공원 진출입을 자유롭게 한다. 고리광장은 말안장을 닮은 쌍곡포물면 형태로 계획했는데, 들어 올린 곳은 공원의 높은 지대와 건물 파빌리온과 맞닿고 낮은 곳은 공원의 지면과 연결된다. 이로써 사람들은 입체적인 보행 경험을 하며 공간에 따라 개방감과 위요감을 느끼게 되고, 유려하고 조형적인 공원의 입면이 형성된다. 두 가지 유형의 도시숲: 대부분 도시공원의 수림은 교목 수관이 비대해지며 그 하부가 음지화되고 그로 인해 하부 식생이 소멸되곤 한다. 오목공원의 칠엽수림이 그 예다. 이 칠엽수림의 수관 하부를 활동 공간으로 활용한 나무광장형 도시숲과 다층 식재로 보완한 숲정원형 도시숲으로 유형화해 수림대의 활용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꾀한다. 빗물 채집과 레인가든: 둥그런 능선을 품은 분지 같은 지형은 빗물 집수에 최적화된 형태다. 비가 오면 빗물은 고리광장 안쪽 투수면에서 1차 채집, 중앙부의 낮은 샘물정원에서 2차 채집되어 남쪽 경계를 따라 흐르는 레인가든으로 뻗어나간다. 레인가든은 빗물의 지표 유출 현상을 지연시키고 지하로의 자연 침투를 유도한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랩디에이치
  • [오목공원 설계공모] 오목 유스랩 파크 참여작
    스튜디오일공일 김현민, 이현옥, 이세희, 이슬기, 박이랑, 강재우 프롤로그 오목공원 설계공모에는 지금까지의 공원 설계공모와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일반적인 공원 리노베이션은 ‘과거’에 공원이 조성된 이후 달라진 주변의 도시적·사회적 맥락에 맞게 구조적·시설적·프로그램적으로 ‘현재’의 공원으로 ‘업데이트’시키는 관계적 대응 작업이다. 일반적인 공원은 보편적으로 30년마다 리노베이션이 반복되는 생애 주기를 갖는데, 이번 공모의 가장 난해한 지점은 목동의 변화 속도와 공원의 생애 주기의 불일치에 있다. 목동은 앞으로 다이내믹한 변화가 예상되는 곳이다. 도시적 변화에 공원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아야 했다. 이는 공원의 성격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다.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처럼 주변의 도시 이용자를 위한 ‘도시의 리빙룸 혹은 정원’을 제안할지, 록펠러센터 선큰 광장이나 로테르담 쇼우부르흐플레인(Schouwburgplein)처럼 ‘도시의 마당’을 제안할지. 아마 모든 팀이 맞닥뜨린 고민의 시작점이었을 것이다. 60년 미래와 관계 맺기 계획도시 목동은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오목공원 주변은 주거 중심의 조용한 마을에서 목동역을 중심으로 확장된 고밀도 도심중심상업지구의 핵심 공간으로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문제는 시점이다. 본격적인 목동 재개발은 지금부터 20~30년이 지나야 윤곽을 드러낼 것이고, 공원의 리노베이션 시점과 다시 겹치게 된다. 목동 주변에 예정된 계획들은 이번 주기의 목동공원에는 직접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설계공모를 오목공원을 포함한 ‘목동 5대 공원’이 미래의 목동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 또 한 번의 리노베이션을 위해 새로운 틀을 준비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작업이라고 이해했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스튜디오일공일
  • [오목공원 설계공모] 오목 파크 리브리지 참여작
    엘피스케이프 박경의, 이윤주, 남현경, 양다빈, 김호영, 조대찬, 김다정, 조윤신, 김혜수, 이동향, 박성은 문화 오목교 과거 양천구에는 물줄기가 모이는 오목한 내가 있었다. 그곳에 놓인 오목교는 여러 문화가 오가는 관문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오목교가 놓인 자리 주변으로 다채로운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곳에 다시 한 번 목동의 다양한 문화를 연결하는 오목교를 계획하고자 한다. 문화 오목교에서 문화의 물줄기가 한데 모여 서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뻗어 나가며 오목공원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 문화 공유가 더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목동의 상징 문화 요소를 전시해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중심부에는 목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오목 태양 광장’과 ‘문화 냇물 브리지’를 조성한다. 목동의 복합 문화를 오롯이 담아낼 새로운 오목공원이 그 자체로 완전한 목동의 중심 공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 목공원의 중심성과 상징성을 회복해 목동의 문화를 담고, 서남권 녹지축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공원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세웠다. 물리적 단절을 극복하고 사람을 잇다 목동 중심축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입체 보행로를 조성하고, 보차혼용도로를 놓아 주변에서의 접근성을 높인다. 더불어 입구를 주변 동선 체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곳으로 다시 설정하고 사이니지(signage), 진입부 앉음벽 등을 설치해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이 자연스럽게 공원을 향하도록 유도한다. 목동의 문화를 모으고 퍼트리는 문화 냇물 브리지가 공원 전역을 관통하며 도시와의 경계를 흐리고, 물리적 단절을 문화의 확산이라는 비물리적 방식으로 극복한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엘피스케이프
  • [오목공원 설계공모] 아이코닉 다이어리 참여작
    조경그룹이작 양태진, 조혜진, 김창한, 허신형, 윤광일, 김정민, 김근우, 황수지, 이지은, 김기욱, 김혜림, 지윤아, 석주원, 김민호, 이지인 소통의 공원을 향해서 도심의 공원 리모델링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하지만 빈 땅에서 시작하는 프로젝트와 달리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 많았다. 남겨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사이에서 고민을 시작했다. 뜻밖에도 대상지는 대대적인 수리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할 정도로 멀쩡했다. 어느 도시공원보다도 붐비고 활기차고 빈틈없이 이용되는 밀도 있는 공원이었다. 따라서 최대한 적게 손대며 고쳐보기로 했다. 기존 공원의 형태와 재료, 구조에서 발견한 값진 것들을 과감히 수용하고, 몇 가지 단순하고 매력적인 장치를 덧대는 작업을 시작했다. 소통이라는 흔하디흔한, 그러나 가장 어려운 목표를 향해 수선 작업을 진행했다. 테라스, 코트형 포장, 꽃밭이라는 세 가지 장치로 소통의 공원을 완성하고자 했다. 첫째, 언덕 위의 높은 테라스 한 쌍을 도시 위에 걸쳐 공원과 손잡게 한다. 둘째, 용도가 모호한 투수콘크리트 포장 광장을 고리처럼 순환하는 활동 마당으로 탈바꿈시킨다. 셋째, 움푹 꺼진 마당에 낭만적인 꽃밭을 들여 밀도 있는 소통을 유도하는 공원의 매개체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공원은 대지를 비롯해 사람들과 수직적·수평적으로 깊이 있는 관계를 맺게 된다. 높이가 다른 층층에서, 확장되는 원의 둘레와 중심에서 만들어지는 소통의 힘을 상상하며 설계를 완성했다. 콘셉트, 작은 공원의 확장성 오목공원은 3층 빌라다. 윗집은 산책, 등산, 커피, 전망 감상을 좋아한다. 아랫집은 조용한 편이고 꽃 가꾸기와 멍 때리기를 즐긴다. 가운뎃집은 잠시도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이라 늘 움직이고 놀고 운동하느라 정신이 없다. 2m 높이마다 툭 튀어나온 테라스에서 고개만 삐죽 내밀면 이 이웃들의 모습을 속속들이 볼 수 있다. 즉 테라스는 입체적인 소통의 창구인 셈이다. 빌라는 입체적일 뿐 아니라 동시 발생적이기도 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채운다. 공간의 단면이 시간의 단면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작은 공간은 이렇게 활용해야 한다. 10평의 공간이 1,000평의 공간처럼 풍부하고 넓어진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 조경그룹이작
  • 제18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주최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협회,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주관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회, 환경과조경 후원 늘푸른 심사위원장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심사위원 김정윤 오피스박김 대표 김현민 스튜디오일공일 대표 양대모 국토교통부 사무관 이윤주 엘피스케이프 대표 이호영 HLD 대표 정재윤 JCFO 소장 대상 빌드 어 쉴드(Build a Shield) 이성진·오다연·임비아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금상 비정제 대지 유가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김지윤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은상 수용도시 조수빈·박한별·전소희 가천대학교 조경학과 은상 소록도 105년, 치유의 첫걸음 배유경·정은선·양예진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동상 커넥티브 커뮤니티(Connective Community) Jin Biao·Gao Ruilin·Ke Fangni·Yuan Mingwei·William Virgilio Tejeira Restrepo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 동상 프로젝트 1.25 김성민·박공민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동상 센서리 램프(Sensory Ramp) 임주영·김희주·이수빈 건국대학교 산림조경학과
    • 편집부
  • [나의 미개봉작 상영기] 조경N잡러
    조경? 조경학을 전공한 나는 이러저러한 연유로 ‘조경은 종합예술과학’이라고 학교에서 배웠다. 2009년 졸업 후, 10년 갓 넘게 조경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지금의 나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의 가치 판단’이라는 짧은 문구로 조경을 정의 내리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접하고 최근까지도 의문이었던 ‘종합예술과학’이란 단어에 나름의 답을 내렸다. 이 정의가 어려운 이유는 하나하나 정의 내리기 어려운 종합, 예술, 과학이라는 말을 나열해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종합과 예술과 과학이라는 단어를 나누어 생각하고 그것의 합이 조경이라고 단순화해 보았다. 종합은 무엇일까. 짧은 단어 조합을 좋아하는 나는 ‘인간 행위의 단편적인 것들의 합’이라고 답을 내려 본다. 예술은 무엇일까. 라디오 홈페이지(www.ladio.kr)에 적시한 것처럼 ‘복잡다단한 인간사’가 아닐까. 그렇다면 과학은 무엇인가. 과학관리학 박사 변재규의 『과학의 지평』에는 “과학은 인간과 인간의 행위를 포함하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제반 현상을 관찰하고 법칙적으로 기술하는” 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즉 과학 또한 인간 활동과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조경인을 혼란에 빠트린 종합예술과학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바로 인간과 그 삶이다. 그렇다면 조경은 무엇인가. 이과 출신인 나는 단순한 등식을 세워 조경을 제멋대로 정의해 본다. 인간 행위와 그 삶=종합예술과학=조경. 그렇다. 조경은 너의 삶 안에 있는 것이다. 과한 정의라 해도 좋다. 쉽게 이해될 수만 있다면. 그리고 이 등식을 따르면 조경학 또한 인문학이라고 어디 가서 이야기하기도 좋다. N잡러? N. 정해지지 않은 어떤 만큼의 수. 양자역학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단어다. 무언가를 여러 사람이 나누어 계산할 때 쓰는, 공평함의 대명사이기도 한 N은 ‘N분의 1하자’라는 관용어로 익숙하다. 이 N에 투잡·쓰리잡의 잡job, 그 잡에 사람을 뜻하는 ~er을 붙인 잡러를 결합해, 마침내 다양한 직업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콩글리시 ‘N잡러’가 된다. 그렇다. ‘조경’과 ‘N잡러’의 정의를 구구절절 내린 이유는 조경 내 다양한 세부 분야의 작업을 하는 내 모습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조경N잡러. 하고 싶은 조경 일을 하기 위해 하기 탐탁치 않은 조경 일 또한 성장의 발판, 수줍음 많은 이의 최대한의 영업이라 생각하고 임하는 사람. (잘은 모르지만) 조경이라는 것의 가치를 조경을 처음 접하거나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부족한 실력이지만) 어떻게든 알리기 위해 설계 일이 아니더라도 임하는 사람. 또는 같은 조경 일을 하고 있는 이에게도 스스로가 생각하는 조경 이상의 조경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모임에 참여하며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그런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조경N잡러’라고 칭하고 두 번째 연재의 제목으로까지 삼은 이유는 외부 공간 기획, 조경설계, 수량 산출·내역, 자문·컨설팅, 공모, 디자인 감리, 대민 활동, 민원 중재, 강의, 농공고 선생님들의 선생, 정원 작가, 강변북로 수목 조사자, 현장 식재 및 소운반 인부 등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고, 수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해결하며 크디큰 기쁨을 얻는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미개봉) 작업 또한 의미가 있으며, 그것이 밥벌이가 된다면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아니더라도 어디서 ‘나 조경하오’라고 당당히 말해도 된다고 알리기 위함이다. ‘조경이 뭐야?’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넌 조경도 모르니?’라고 반문하여 조경을 스스로 알게 하자.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김지환은 영남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씨토포스와 스튜디오엘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조경작업장 라디오의 대표다.스스로를 작업반장,설계공이라 칭하듯 설계와 시공 사이의 중재자(신호등)역할의 중요성을 인지해 그 관계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려 노력한다.사회적 대기업을 만들어 도시 내 모든 디자인을 손대고 싶어 하는 야망과 유명 건축가와 조경가의 작업을 보며 절망과 환호를 즐기는 이상주의적 성향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한다고 믿는다.때론 못다 한 말을 해시태그로 덧붙이기도 한다. #라디오에이스#정원작가#은근히낯가려요#조경뚱
  •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람들] 교도소 담장 바깥으로 관계를 잇는 조경
    어느덧 마지막 글이다. 최대한 다양한 이들과 다양한 커뮤니티 디자인 이야기로 연재를 꾸리려 했다. 그런 면에서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 조경학과 줄리스티븐스(Julie Stevens) 교수는 마지막 인터뷰이로 아주 적합하다. 스티븐스는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조금 독특한 커뮤니티 안에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고민해왔다. 그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시기에 아이오와 여성 교도소 프로젝트도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8년간 학부 스튜디오 주제로 다루어지며 여성이자 수감자라는 특수 취약 계층을 이야기했다. 가장 최근 진행한 여성 교도소 프로젝트는 2018년에 지은 방문자를 위한 정원 프로젝트다. 교도소 외부 공간에 벤치, 플랜터, 미끄럼틀, 정글짐을 놓아 동네에 있는 어린이공원 같은 공간을 마련했다. 수감자들은 순환하는 산책로에서 방문자와 짧은 산책을 즐길 수 있고, 어린 자녀들은 세발자전거를 탈 수도 있다. 사시나무 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공간을 채우고, 낮은 목재 펜스를 두른 정원은 교도소 안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교도소라는 비일상적 공간에 가장 일상적 공간을 선물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조경학과의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자연과 만들기를 좋아해 조경의 길에 접어들었고, 조경학과 학부생일 때 여러 좋은 스승의 학문적 에너지에 매료되어 교직으로 오게 되었다. 대학에서 디자인/빌드 스튜디오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여성 교도소ICIW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ICIW가 대상지에 새로운 건물을 계획할 때였다. 단계별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1단계에 약 6,800만 불(한화 약 800억 원), 2단계에 2,200만 불(약 260억 원)의 예산이 잡혀 있었다. 당시 교소도 디렉터는 넓은 대지에 수감자의 치유를 돕는 외부 공간을 조성하고 싶어 했다. 작은 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지방 교도소라 도시 안의 시설과는 다르게 외부공간이 매우 넓다. 디렉터는 이 외부 공간의 잠재성을 높게 보았고, 함께할 이를 찾는 과정에서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내가 스튜디오 프로젝트로 이 공간 설계를 맡게 되었다. 아주 초기부터 계획에 관여하게 된 셈인데, 시작은 어떠했나. 2011년도 봄 학기 스튜디오를 통해 여러 아이디어가 담긴 마스터플랜을 제안했다. 사실 교도소 쪽에서는 우리의 역할을 딱 그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했다. 한 학기 동안 다양한 구상안을 그려주는 정도 말이다. 교도소 측은 조경이라는 행위를 통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냥 보통 교도소보다 조금 더 아름다운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우리가 환경심리학 이론이나 치유 정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교도소 측도 조경의 역할을 좀 더 폭넓게 생각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교도소와 진행한 프로젝트는 2018년에 완공됐다. 8년 동안 네 개의 규모 있는 정원을 조성했는데,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일을 했다고 자부한다. 정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제일 처음 만든 정원은 디자인/빌드 스튜디오 초반에 진행한 마스터플랜 수업에서 비롯됐다. 교도소 행정관과 대화하며 어느 공간을 먼저 공사할지 결정했다. 그 과정을 통해 진행하게 된 첫 프로젝트는 야외 교실로, 상담사들이 건물 안이 아닌 바깥에서도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교도소 건물에는 대부분 창이 없어 수감자들이 긴 시간 동안 형광등 아래에서 바깥 풍경을 보지 못하고 지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일대일 상담 수업을 진행할 공간과 대규모 강의나 졸업식 같은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원형 극장을 조성했다. 학습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간이 탁 트여 있고 아름다운 식물과 충분한 좌석을 갖추고 있어 수감자들의 마당으로 여겨진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가장 많은 휴식 시간을 보낸다. 이듬해 여름에는 교도소 직원을 위한 휴게 공간을 조성했다. 이어진 세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장애인이 거주하는 간호동에 치유 정원을 만들었다. 급성과 아급성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이 머무는 공간이기에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또 다른 한 해에는 교도소의 텃밭 정비에 힘썼다. 건물 확장 공사가 진행되며 많은 텃밭이 철거되거나 훼손된 상태였다. 이를 재정비하면서 동시에 면적을 더 확보했다. 공사로 굳어진 토양을 회복시키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2018년에 지은 방문자를 위한 정원은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다. 어린이 정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수감자를 방문하는 가족이나 자녀와의 연대를 키워주고자 마련한 공간으로, 방문자를 위한 정원에서만큼은 수감자가 아닌 엄마나 언니, 이모, 할머니, 친구라는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기 바랐다. *환경과조경 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줄리 스티븐스(Julie Stevens)는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조경학과 부교수로, 디자인/빌드 커뮤니티 서비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부터8년간 학생들과 함께 아이오와 여성 교도소에 조성한 다양한 치유 공간은 미국조경가협회(ASLA) 사회봉사 부문에서 최우수상을받았다. 스티븐스는 ASLA의 ‘환경 정의를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Environmental Justice Professional Practice Network)’의창립자로, 모든 이가 평등하게 건강한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정의의 이슈를 조경 교육, 연구, 실무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환경 정의란 세대 간, 국가 간, 계층 간 환경 배분의 형평성을 실현하자는 개념이다. 자연환경은 공익성이 강하므로 환경에서 오는 다양한 이익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리게 하고 환경 파괴를 줄여건강한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취지다. 조성빈은 유년 시절을 미국과 한국의 다양한 도시에서 보냈고,공간과 도시에 매료되어 한국과 노르웨이에서 건축과 조경을 공부했다.늘 경계에 있는 사람으로 살아와 깊이는 부족해도 본질에 관심이 많고,관계에서든 공간에서든 진정성을 추구한다.조경설계 서안을 거쳐 조경작업소 울에서 놀이터와 커뮤니티 디자인을 하고 있다. 김연금은 서울 옥수동에서 태어나 살고 있고, 2009년부터 옥수동 옆 약수동에서 조경작업소 울을 운영하고 있다.『텍스트로 만나는 조경』,『커뮤니티디자인을 하다』,『소통으로 장소만들기』,『우연한 풍경은 없다』등 다양한 집필 작업을 해왔다. 2020년에는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인 이규목 교수를 비롯해 여덟 명의 조경가의 글을 엮어『이어 쓰는 조경학개론』을 펴냈다.
  • [숲자락 식재 탐험기] 숲자락 식물 이야기
    화단에 심은 식물이 죽었어요. 왜 그럴까요? 식물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다. 많은 이가 화단에 심은 식물이 몇 해 지나지 않아 시들시들하다 죽은 것을 발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점은 ‘그 식물이 자생하는 환경과 현재 키우고 있는 장소의 환경이 비슷한가’다. 식물은 저마다 선호하는 환경이 있다. 좋아하는 빛의 양, 습도, 토양, 온도, 나아가 이웃하며 즐겨 어울려 자라는 식물이 다르다. 식물이 생존하고 자라기 위해 최소한으로 충족해야 하는 환경적 요건들이 있다. 우리가 식물을 정원에 초대할 때 알아야 하는 필수 정보다. 그래야 식물이 건강히 자랄 수 있고, 심고 기르는 우리도 식물에게 보다 떳떳한 조경가가 될 수 있다. 정보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물론 다양한 정보가 있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된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그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생지에 가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식물 옆에 나란히 앉아 햇빛 한 줌과 딛고 있는 땅의 감촉을 느껴보고 촉촉한 공기의 질감을 함께 호흡해보는 그 시간이 커서가 깜빡이는 모니터 속 정보를 읽는 것보다 훨씬 큰 공부가 된다. 식물탐험대의 숲자락 식물 탐험은 실제로 식물이 어디서 살아가는지, 어떤 식물들과 벗하고 어떤 빛 아래, 어떤 조건에서 살아가는지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탐험을 통해 모은 자료를 이번 글에 소개한다. 총 42명의 식물탐험대가 한 달 동안 찾은 숲자락 식물 자료를 수집하고 일곱 명의 집필진이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고 다듬었다. 그중 ①숲자락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풀, ②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월동 가능한 내한성이 강한 식물, ③자생식물, ④정원 적용에 적합한 식물의 네 가지 기준에 따라 80종의 식물 목록을 선정했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식물탐험대는2021년 봄,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의 식물적용학 수강생42명이 결성한 그룹이다.강보경,김은정,김장훈,노진선,오세훈,이양희,정은하 등42명의 대원들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집필진은 정원·조경 분야의 실무자와 학계,수목원·식물원의 연구자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이들로 이루어져 있다.숲자락의 단면을 정원에 도입하기 위해 떠난 흥미롭고 유익한 탐험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 [북 스케이프] 인류세를 위한 동화 『나무를 심은 사람』
    코로나19로 인간이 발걸음을 끊자 다시 살아나는 환경이 전 세계적 화제가 되고, 자연을 가꿔 소생시킨 이들의 일화가 새로운 영웅담으로 등장한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수식어가 ‘현실판 나무를 심은 사람’인데, 그 원작인 『나무를 심은 사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1953)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나무를 심은 사람』은 프랑스의 작가 장 지오노(Jean Giono)의 단편 소설로, 현대의 고전 중 하나다.(각주1) 소설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고산 지대를 여행하던 화자가 홀로 묵묵히 도토리 열매를 심는 목자를 만났고, 그의 평생에 걸친 작업을 통해 숲이 만들어지고 다시 삶터가 소생하게 되었다는 회고담이다. 정독을 해도 30분이 걸리지 않을 이 작품이 이토록 오래도록 널리 회자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20대의 ‘나’는 고산 지대로 도보 여행을 떠났다. 마을에는 물이 말라붙었고, “낡은 말벌집” 같은 버려진 마을과 먹이를 앞에 둔 “짐승들”처럼 으르렁대는 바람이 분다. 이런 곳을 몇 시간이나 홀로 걷다 양치기를 만나 목을 축이고, 그의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머문다. 양치기는 밤마다 도토리 자루를 가지고 와 씨알 굵고 금 간 데도 없는, 상태가 완벽한 도토리 100개를 고른다. 다음날 이 도토리를 물통에 담그고 양떼를 몰고 나간다. 초지에 이르면 양떼를 개에게 맡겨두고 그는 산등성이에 도토리를 심는다. 그 땅이 사유지인지 공유지인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저 날마다 도토리 100개를 정성스럽게 심는 게 중요하다. *환경과조경403호(2021년 11월호)수록본 일부 _ 각주 1. 『나무를 심은 사람』은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완역본(김경온 역, 두레, 2018; 김화영 역, 민음사, 2009)과 프레더릭 백의 삽화가 포함된 판본(햇살과나무꾼 역, 두레아이들, 2002) 등이 있다. 프랑스 출신의 캐나다 애니메이터 프레더릭 백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영상은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황주영은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전공에서19세기 후반 도시 공원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파리 라빌레트 국립건축학교에서 박사후 연수를 마쳤다.미술과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사적 관점에서정원과 공원, 도시를 보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이와 관련된 강의와 집필, 번역을 한다. 그러는 동안수많은 책을 사거나 빌렸고 그중 아주 일부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