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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ITICISM 조경비평: 공원이라는 굴레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국제설계공모 읽기2008년의 국내외 조경계를 뜨겁게 달군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국제설계공모가 막을 내렸다. 4백만 불에 가까운 파격적인 설계권이 걸렸던 이 국제 공모는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첫째, 성공적인 설계 공모의 필요조건인 디자이너와 심사위원의 구성이 동시대 조경의 압축 파일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 조경 설계공모로는 처음으로 RFQ(Request for Qualification) 방식을 채택해 국제적 명성과 설계 성과를 지닌 여러 팀과 국내의 대표적 사무소들이 지명 초청되었다. 심사위원들의 면면도 초청 디자이너 못지않았다. 그러나 화려한 스타 캐스팅과 치열한 경쟁이 주는 흥미보다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이들이 설계를 대하는 태도와 그간 생산해 온 작품의 스펙트럼이 현대 조경의 쟁점을 모두 포괄할 만큼 폭 넓다는 점에 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의 개척자 제임스 코너가 이끄는 필드 오퍼레이션스(Field Operations)와 맥하그의 생태주의 정신을 잇고 있는 WRT 사이의 긴장, 두꺼운 2차원(Thick-2D) 개념을 통해 랜드스케이프와 건축을 관통하는 설계 논리를 펼쳐온 스탠 알렌 아키텍트(Stan Allen Architect)와 시적 경관을 화두로 삼아 온 신낭만주의자 일코 후프트만(Eelco Hooftman)의 그로스맥스(Gross. Max.) 사이의 대립, 리서치 중심적 설계를 전개해 온 발모리 어소시에이츠(Balmori Associates)의 아젠다, 그리고 이들과 연합하거나 맞선 그룹한, 가원(+동심원+삼우), 서안, 신화의 전략은 동시대 조경의 복잡한 지형을 압축적으로 노출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 이번 공모는 공원의 탈출구를 새롭게 여는 설계 태도나 접근 방식이 생산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위의 첫 번째 쟁점이 공원 자체보다는 공원을 구축하는 매개체로서의 설계에 관한 것이라면, 두 번째 쟁점으로는 공원의 이념 또는 좌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즉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국제설계공모에 오버랩되는 또 다른 비평적 논점은 이번 사이트의 성격이 공원의 동시대적 역할, 그리고 공원과 사이트의 역학 관계에 대한 풍성한 고민을 초대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새롭게 개발되는 신도시라는 컨텍스트, 광교 전체의 공원녹지 네트워크,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의 장소성과 지역성 등은 신도시의 공원, 대형 공원(large park), 공원과 사이트 특정성(site-specificity), 공원의 장소성 등과 같은 논쟁적 주제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법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슈는 설계 지침에서도 이미 명백하게 제시된 바 있다. 설계지침서의 설계 방향 및 설계 과제 항목은 신도시에서 대형 공원의 위상과 역할―“도시의 자연적․문화적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6쪽), “도시 구조 및 조직과 소통하는 도시 인프라스트럭처로서의”(6쪽) 공원―을 강조하고 있으며,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공원”(7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한국 도시 공원 문화의 특성과 지역의 문화적 자원을 반영”(7쪽)하고 “대상지가 지니고 있는 장소성, 역사성, 자연성에 기반”(7쪽)을 둔 공원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일상적이고 시민친화적”인 “도시 문화의 역동적 생산장”(7쪽)을 공원의 기능으로 설정하고 있다. 즉 광교신도시 호수공원에는 도시와 대비되는 녹색 안식처라는 센트럴파크표 이념보다는 도시와 소통하며 도시 성장의 거점이 될 수 있는 공원, 그리고 사이트의 특성과 장소성이 용해된 공원이라는 좌표가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여덟 팀의 제출작이 이러한 과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었는가에 우리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 국립생태원 건립사업 마스터플랜 설계공모
    환경부는 충청남도 서천에 건립할 국립생태원 건립사업 마스터플랜 설계공모 심사결과, 당선작으로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제시한 “생명의 맥박(Vital Pulse)”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모에는 당초 12개 업체가 참가등록을 하였으나, 최종 6개 업체에서 작품을 제출, 심사를 통해 4개 작품을 선정하였다. 국립생태원 건립사업은 생태계 변화에 관한 체계적 연구 및 살아있는 생물종 보전·증식 등 기후변화 전반에 걸친 국가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99만8천㎡부지에 국비 3천4백억원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오는 7월 착공에 들어가, 2011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당선작 생명의 맥박(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손명기, 박도권, 권순우)계획개념지금 이 순간 하루 100여종, 연간 3만 여종의 동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세대에는 이 모두를 박물관, 또는 이야기로만 만나게 될 것이다. 자연에 대한 개발이 성장이라고 믿었던 시기에, 우리는 어쩌면 더 많은 것을 잃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에겐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이제, 새로 건립되는 국립생태원은 인간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성장 중심에서 지속가능성으로,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까지, 자연과 삶에 대한 우리의 의식 전환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생태 교육의 새로운 터전이 될 것이다. 위치 _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 외 4개리 일원지역지구 _ 특정지구단위계획구역대지면적 _ 998,000㎡시설용도 _ 문화 및 집회시설, 교육연구시설 건축면적 _ 31,082.75㎡연면적 _ 43,996.45㎡주요시설 _ 방문자센터, 실내생태관, 미래생태 연구소, 멸종위기 동식물센터, 에코과학 교육센터 등
  • 제주 서귀포 혁신도시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
    The Design Competition for Jeju Innocity Land Development 당선작바름모루(주)채움(대표 김병채)+김아연+최정민 대한주택공사는 9개 기관의 이전에 따른 교육과 관광이 어우러진 국제교류의 중심이자 교육연수의 장소로 조성 및 계획되고 있는 “제주 서귀포 혁신도시”의 도시기반시설 공원녹지를, 친환경적인 자연요건을 바탕으로 제주도 서귀포지역의 경관과 환경의 중심이 되며, 혁신도시로서 참신성과 장소성을 고양할 수 있는 혁신도시 내의 녹색심장으로 조성코자 조경설계공모를 개최, 지난 2008년 11월 (주)채움조경기술사사무소의 “름모루”를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편집자 주- 99개의 뜰과 1개의 숲이 만드는 공원서귀포 경관은 이 땅의 시간적, 문화적 집적체이다. 바름모루(바람부는 언덕)의 토지이용 패턴, 감귤밭, 돌담, 방풍림은 바다 바람에 적응하면서 사람과 자연이 변화해 온 과정을 전해준다. 99개의 뜰은 이 땅의 문화적 내러티브이다.이는 이곳이 돌담, 방풍림으로 구획된 감귤밭이었다는 기억을 드러내면서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공간적 틀이다. 99개의 뜰은 이 땅의 자연적 특징과 변화 과정을 체험하고 시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99개의 뜰은 도로에 의해 나뉘어진 공원을 하나로 결합하게 한다. 하나된 큰 공원은 이 땅의 역사를 알리고 지역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어 미래와 연결할 것이다.
  • 행정중심복합도시 첫마을 사업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
    The Design Competition for First Town Land Development in M. A. C. 당선작Zipping Edge(주)엘(대표 박준서) 대한주택공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선도하는 ‘첫마을 사업’의 상징성을 고려하고 자연이 살아 숨쉬는 환상도시에 부합되도록 첫마을 사업의 생태잠재력을 극대화하여 행복도시의 Green Landmark 이미지를 부여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뒷동산’을 테마화한 인간과 자연중심의 문화적 자연 경관구조를 가진 문화교류의 장을 조성코자, “행정중심복합도시 첫마을 사업”을 대상으로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를 진행하여, 지난 2008년 11월 (주)엘의 “Zipping Edge"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편집자 주- 계획 목표지속가능한 아름다운 자연 자연경관친화도시 - 첫마을의 생태잠재력을 극대화한 행복도시의 첫관문 및 생태도시 이미지 부여 - 공원내 보존녹지를 활용한 생태학습, 레크레이션, 운동공간 등의 설치로 그린 랜드마크 공간조성 - 기존식생 및 원지형을 활용한 조경시설 및 보행동선 조성 활기찬 외부커뮤니티 공간 역동적 문화경관도시 - 뒷동산의 테마구현을 통한 한국성 있는 공간으로 말모이, 문화예술특화거리와 상호교류의 장 - BRT 복합커뮤니티지역을 연계한 생활가로에 공공디자인 적용으로 활기찬 문화예술특화거리 - 역사공원내 말모이유적을 활용한 특화설계 이웃과 함께 사는 도시 탈중심과 비위계성의 시범도시 -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도입을 통한 건강하고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 -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의 개방적, 미적, 환경친화적인 계획기법 제시 - 자생적 유기체로의 공원 조성을 위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기술의 적용
  • 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1)
    프롤로그: 열두 가지 키워드를 위한 질문들연재의 발단 설계사무실을 떠나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조경설계를 가르친 지 3년이 지났다. 4년차면 사무실 직급으로 따지면 대리급이다. 대리급이면 일도 좀 익숙해지고, 사무실 돌아가는 것도 보이는 시기이다. 오랜 시간동안 쌓아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 교수에 데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스스로도 배우는 좌충우돌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대리급이지만 나름대로 요령도 생겼고, 설계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긴다. 수업 노트와 프로젝트 노트 등을 주섬주섬 챙겨보면서 사방에 흩어져있는 단상들을 어떻게 꿰맬지 골똘해진다. 알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정리를 시작한다. 좋은 설계란 무엇인가? 개념이 좋은 설계는 좋은 결과를 낳는가? 설계과정이 체계적이지 않더라도 결과물이 훌륭하면 상관없이 좋은 설계인가? 설계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좋은 설계인가, 아니면 공간을 이용하거나 설계를 읽는 타인들과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무난함이 좋은 설계의 기준인가? 설계는 논리인가, 아니면 직관인가? 설계가 직관이라면 이는 어떻게 교육되어질 수 있는가? 설계는 교육체계에 따라 누구나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인가, 아니면 끼 있는 소수가 도제에 의해 전문인으로 자라나는 분야인가? 좋은 공간이란 무엇인가? 공간의 어떤 요소들이 인식의 질을 좌우하는가? 좋은 공간의 성분은 분석 되거나 계량화될 수 있는 것인가, 아니면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어머니의 손맛처럼 쉽게 설명될 수 없는 것들인가?…… 끝없는 질문이 이어진다. 결국 3년간 설계하는 해법을 학생들에게 제시하였지만, 스스로에게는 물음표만 잔뜩 만들어놓은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정리의 방식을 놓고 고민 중이던 차에 멍석을 깔아준 <환경과조경> 덕에 필자와 비슷한 고민·공감을 하고 있던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와 함께 앞으로 1년여 동안 책상 위에 어지럽게 벌여놓은 다양한 설계 이슈 더미들을 정리해볼 참이다. 지극히 필자들을 위한 개인적인 작업이지만, 이 작업을 노출시킴으로서 우리의 고민을 공유하고 설계 동네의 가벼운 화두를 제공하는 조그마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화두를 찾는 질문들 설계자가 갖춰야할 내공의 항목은 참으로 많다. 무슨 팔방미인, 만물박사도 아닌데 알아야 할 것, 갖춰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설계를 진행하면서 과정마다 확신에 가득 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야가 뿌연 상태에서 운전하는 듯한 설계작업에 대한 이런저런 넋두리를 풀어가기 위해 먼저 설계과정 중 일반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는 열두 개의 키워드를 선정하고자 한다. 12라는 숫자에 큰 의미는 없다. 1년간의 연재기간을 염두에 두었을 뿐……. 이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김아연 교수와 함께 격월로 설계 이야기를 전개해갈 참이다. 이론으로 정립될 만한 교과서적 내용이나 거대담론을 다루기보다는 설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개인적인 설계 사고에 대해 담담하게 일기 같은 글을 적어 내려갈 것이다. 키워드는 실제적인 설계과정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이론적인 사고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다뤄질 키워드의 순서가 중요도나 설계 순서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작위로 당 월의 필자에 의해 선정될 것이며, 연재를 마감하는 에필로그에서 쌓여진 설계단상을 정리 차원에서 범주화나 체계화를 시도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제 키워드 선정을 위한 질문을 시작한다.
  • 박윤진․김정윤_오피스박김
    시작하며 이번에 신설한 “조경가 인터뷰” 코너는 지난 8월에 출간된 『봄, 디자인 경쟁시대의 조경』에 쓴 “조경가 리뷰에 앞서”란 글의 후속 기획이다.의도는 단순하다. 이제 조경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다. “조경의 시대”가 단지 듣기 좋은 레토릭이 아니라면, 조경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조경가들에 대해서 다양한 시선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자면 뭔가 이야기할 꺼리가 미리 좀 있어야 할테니 그걸 잡지에서 해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담고자 하는 내용은 이렇다. 특정 조경가의 중요 작품에 대해, 특징과 경향, 작품을 빚어낸 생각에 대해, 때에 따라서는 설계 어휘와 방법론, 프로세스, 미학관 등등에 대해, 가능하다면 설계 철학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해볼까 한다. 물론 이 모두를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조경가는 작품의 경향에 대해, 어떤 이는 대표작 위주로, 또 다른 조경가는 무난하지만 재미 없는 소개 수준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간을 읽어주는 눈 밝은 독자들에 의해서, 더 나아가서 담겨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을 덧붙여 의미를 생산해내는 창조적인 독자들에 의해, 조경가에 대한 담론으로까지 나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꿈꿔본다. 소개하는 방식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정리가 기본 포맷이 될 것이다. 조경가를 만나 그(들)의 생각을 옮겨보자, 이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다만, 가급적 짧은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는 진행하지 않으려고 한다. 단답형으로 묻고 답하는 방식은 가독성도 떨어지고 질문과 대답이 겉돌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형식을 실험해가며 최대한 조경가들의 육성을 담아보려고 한다. 그들에 대한 담론은 결국 그들의 목소리에서 시작될 테니까 말이다. 묻고 답하는 방식을 피하되 육성을 담을 수 있는 어떤 묘수가 있을지는, 몇 회에 걸쳐 찾아볼 생각이다(초반에 소개되는 분들에겐 양해를 부탁드릴 수밖에). 참고로 이번호는 몇 가지 키워드에 대해 풀어서 질문을 던져 놓고, 그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 있는 답변을 재구성해 소개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렇다면, 어떤 조경가를 선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가장 중요하면서 어려운 대목이다. 사실 그 문제가 해결이 안돼서, 앞에서 언급한 책의 큰 주제가 “우리시대의 조경가”에서 “설계공모 리뷰”로 선회되었으니, 선정 기준의 난감함은 정말 큰 벽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의외로 쉽게 해결책이 찾아졌다. 얼마전 열린 “광교신도시 공원 특화 컨셉 디자인 공모 시상식 및 세미나”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이규목 교수가 기분 좋은 목소리로 “욕을 먹는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플로어에서 이야기한 순간이었다. ‘어떤 이슈가 있길래, 그렇게 말씀하셨을까’라는 생각은, 조금 더 자세히 작품에 대해서 알고 싶고 듣고 싶다는 궁금증으로 커졌고, 순간 “조경가 인터뷰” 코너의 방향이 머릿속에 세워지기 시작했다. 세미나가 끝나자마자 당선자인 김정윤․박윤진 소장을 만나 섭외까지 마무리 짓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최근 2-3개월 내에 이슈가 되었던 설계공모 당선자나 그 기간 동안 완공된 작품을 설계한 조경가를 “이 달의 조경가”로 하면 어떨까하던 처음의 망설임은, 그게 최선이라는 결론으로 바뀌었다. "특화 컨셉"이란 미션_광교의 경우 조경가 선정 원칙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 이규목 명예교수(서울시립대)의 코멘트를 거칠게 옮겨보면 이러하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담겨 있는 능숙해 보이는 안과 어떻게 보면 설계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두 가지 상반된 성격의 안이 최종 단계에서 논의되었는데, 조경설계의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후자의 안에 한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심사평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여러 가지 쟁점 중의 하나는 “한두 가지의 강한 아이디어만으로 도시 전체에 걸쳐진 공원이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는가”였다. 그런가 하면, 역시 당시의 세미나에서 의견을 밝힌 조경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는 “당선작은 서구적 공원이 아닌 새로운 한국적 공원 모델을 제시했다. 이제까지의 한국조경설계가 컨셉과 기법에 치중한 것에 비해 디테일과 일상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김정윤 소장의 안이 한국적이며, 일상에 대한 천착에서 비롯되었음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디자인한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는 평은 무엇에 기인하는 것일까? 어떤 측면에서 당선작은 한국적으로 읽혀졌고, 일상에 대한 고려가 엿보였던 것일까? "8%, 하이힐을 신고 정상에 오르다"라는 어찌보면 광고 카피 같은 제목의 안이 담고 있는 것이 무엇이길래? 우선, 하이힐을 신은 사람이 상징하는 것은, 보통의 산이라면 정상까지 오를 수 없는 복장이나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이다. 그야말로 ‘누구나’ ‘언제나’ 산에 올라 산을 즐길 수 있어야 도시공원으로 기능하는 것이라 본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오피스박김은 휠체어와 유모차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경사 8%의 프로미나드를 계획한 것이다. 결국 작은 물길이 흐르는 부담 없는 경사의 프로미나드와 그 산길의 중간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개방형 공간, 그것이 광교 당선작의 전부라 말할 수도 있는 셈이다. 거기에다 작위적인 네이밍 방식을 취하지 않고, “호수로 가는 길, 자연으로 들어가는 길목, 숲속의 배움터, 나무 아래 작은 밭”처럼 공간의 특징을 그대로 이름으로 풀어낸 점에서도 기존과 다른 자세가 엿보인다. 그런 점들 때문에 다른 안과 구별되고, 디자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순하되 새롭고 강렬하다. 그런데 산 정상까지 8%의 길을 내겠다는 발상은, 새롭지만 일견 과도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정윤_한국에는 산이 정말 많다. 그래서 도시를 만들 때, 평지에는 집을 짓고 산은 그대로 남기게 되는데, 그 산지를 어떻게 도시공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나 광교는 어느 신도시 못지않게 산지가 많아, 풍부하고 넉넉한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어서, 도시민의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산지형 공원은 무엇일까, 그 해법을 제시해보고 싶었다. 우선 평지에 있건 산지에 있건, 도시공원이라면 점심시간에 일하다가도 "야, 우리 산책 가자" 그러면서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또 휴일엔 아이를 데리고 가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도시공원이어야 한다. 만약에 이번 공모에서 주어진 산지를 기존 방식대로 이용하고자 했다면, 그야말로 약수터가 될 뿐이다. 이곳을 산이 아니라 공원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지형 공원에 하이힐을 신고 갈 수 있듯이, 도시의 산지형 공원 역시 하이힐을 신고 당연히 갈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8%, 하이힐을 신고 정상에 오르다”란 컨셉이 도출되었다. 굉장히 간단한 발상이지만, 도시의 산지형 공원이 어떠해야 할까란 문제를 잘 정의하지 않았나 싶고, 그 부분을 심사위원님들이 잘 봐주신 것 같다. 그리고 과도한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대신 숲에서 하늘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개방공간과 같은 한두 가지 핵심적인 요소만을 넣어서 산이 가지고 있는 공간감을 계속 즐기되, 예전에 우리가 경치 좋은 산과 물을 찾아가서 향유하던 라이프 스타일을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재현해보고자 했다. 그리고, 설계를 하는 조경가들도 그렇고, 사업을 주관하는 발주처도 그렇고, 심사를 맡는 전문가들도, 모두 말로는 새로운 안이 나와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외로 답사도 많이 다니고, 결국 설계공모도 하는 것일 텐데, 막상 공모를 통해서 못보던 안이 나오면 대번에 현실성이 없다고 한다. 굉장한 아이러니가 아닌가. 이번 안에 대해서도 산의 지형을 따라야지 거기다 왜 8%를 만드느냐, 그렇게 정상까지 가야할 필요가 있느냐, 시공성이 있느냐, 환경 훼손이 심한 것은 아니냐, 걱정이 많으시다. 쉽게 임도를 생각하면 된다. 임도 만드는 기술이 있으니, 절성토를 최소화해서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미나드는 8% 미만이지만 두 가지 경사의 프로미나드를 가로질러 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 각자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원하는 방법으로 산을 만날 수 있게 한 것이다. 아울러서 요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조경에는 왠만한 아기자기한 외부 공간들이 다 있다. 광교신도시에 지어질 아파트 외부공간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산지형 공원에까지 만남의 광장을 비롯한 다채로운 이용 위주의 공간이 필요할지 의문이었다. '아기자기한 조경'이 아닌, 산이 줄수 있는 공간적 경험의 기회를 극대화 하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였다. 박윤진_프로미나드의 중심을 흐르며 보행자와 함께 산을 도는 물길은 광교 신도시의 랜드마크면서 큰 경관자원인 두 호수의 상징적 수원으로 계획한 것이다. 이 물길은 새로 만들어질 도시내 11개 하천과 두 개의 호수를 비롯한 광교 수체계 내에서 만들어지게 되는데, 다른 물길들에 비해 수량과 규모는 매우 작지만 산속에서 훨씬 더 시적인 경관을 연출할 것이다. 또 하나는 한가지 강한 아이디어로 모든 공간을 설명하는 것이 최선인가라는 의견도 있는데, 비슷한 아이디어 몇 개를 병치시키기 보다 처음부터 명확한 위계를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만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실행단계에서 합리적 취사선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광교의 경우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설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이번 작품은 산이라는 공간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카펫트 같은 공간이다. 바닥이 편안하지 않으면, 제대로 체험할 수 없다. 거기서 출발했다.
  • 하회민속마을
    하회민속(河回民俗)마을은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에 위치한 풍산 류씨 동성同性부락으로 전서공(典書公) 유종혜(柳從惠 : 1433~1484)가 입향한 이후, 겸암(謙菴) 류운룡(柳雲龍),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으로 이어지면서 마을 입지에서의 음양의 대칭성 및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화천, 부용대 등을 중심으로 양진당, 충효당, 남촌댁, 북촌댁, 원지정사, 겸암정사, 화천서당 등을 공간적, 지형적, 환경미학적으로 연계시키면서 보여주고 있다. 현재 고가옥 130여채가 위치하고 있으며, 1984년 전통민속마을로 지정되었다. 조영(造營) _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S자 모양으로 회류하는 지역에 위치하며, 마을에 처음 입향한 허씨는 화산 남쪽기슭의 거묵실골에, 뒤이은 안씨의 경우 화산 북쪽기슭인 행개골에 세거지를 잡았다. 이후 들어온 풍산 류씨는 지금의 하회, 화산의 지백이 화천까지 내려온 하안(河岸)에 터를 잡았다. 현재의 하회의 취락경관은 15세기 초 대종가인 양진당이 조영된 이후, 19세기 중엽까지 자손들이 분가를 거듭하면서 이루어 졌으며, 특히 겸암 류운용과 서애 류성룡이 조영한 정사(별서)건축들이 주요한 경관요소로서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한편 마을의 골격은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중엽 사이에 형성되었으며, 이후 기존주택의 증·개축과 지손들의 가옥이 신축되면서 마을의 영역이 양진당과 충효당 주위에서 남동, 북동쪽까지 확대되었다.
  • ASLA EXPO 2008 참관 및 미국 동부지역 답사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대표이사 박명권, 이하 그룹한)는 2008년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동부지역(필라델피아, 뉴욕, 보스톤) 답사를 주관하였다. 이번 답사는 그룹한의 뉴욕지소 설립을 계기로 국내 주요 건설사 및 공공기관의 조경담당자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당초 20명 이상의 규모로 준비되었으나 경기침체여파 등 회사내부 사정이 겹쳐 12명이 참석하였다. 특히 이번 답사는 단순한 사례답사에서 나아가 최근 국제설계경기 및 국내 대형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적인 조경가들을 직접 만나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의 설계철학과 사무실 경영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ASLA EXPO 2008여행의 첫 번째 일정은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조경가협회(ASLA)의 연례행사를 참관하는 것이었다. 이번 행사는 ‘그린 인프라스트럭처로서의 조경(Green Infrastructure: Linking Landscapes and Communities)’을 주제로 전시와 세미나, 답사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약 450여개의 전시부스를 자랑하는 ASLA 엑스포는 조경산업 전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컨벤션으로 신기술 및 서비스, 공학, 디자인 등 조경 관련 분야가 총망라되어 한눈에 일괄할 수 있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조경학과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 이하 유펜(Upenn)) 디자인스쿨의 조경학과는 하버드대학과 함께 미국의 조경학계를 양분하고 있는 명문대학이며 한국 유학생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유펜에 조경학과가 정식으로 개설된 시기는 1924년이었으며, 2차대전 중 잠시 해체되었다가 1957년 이안 맥하그(Ian McHarg)를 통해 새롭게 부활하였다. 유펜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긴밀한 산학관계를 들 수 있는데 이는 맥하그 이래로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맥하그가 재임하고 있던 1960년대에는 유펜 교수 중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실무 조경가들로 구성되기도 하였다.2000년에 학과장으로 임명된 제임스 코너(James Corner)는 최신의 아이디어와 디자인 실무로서 학과의 색채를 바꾼 인물이다. 그는 다시금 생태와 기술, 그리고 이론이 주도하는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였으며, 다수의 외국인 교수와 학생 그룹을 영입함으로써 학과의 국제적 면모를 일신하였다. 2003년에는 학부의 명칭이 미술대학(School of Fine Arts)에서 디자인대학(School of Design)으로 바뀌면서 디자인적인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Olin Partnership로리 올린은 1983년부터 1987년까지 하버드대 조경학과 학과장을 역임했으며, 건축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경가로 명성을 날리며 1978년부터 필라델피아에 메이저급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조경업계의 거장이다. 배터리파크시티뉴욕 다운타운의 최고급 환경친화주거단지인 배터리파크시티(Battery Park City)는 과거 항만으로 사용되던 지역을 재개발하여 공동주택단지로 조성한 수변도시이다. 약 2에이커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는 배터리파크시티 내 공원은 허드슨강변의 드라마틱한 경관과 잘 어우러지게 조성되었으며, 주거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시설을 공공에 개방하고 있어 뉴욕시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티어드롭 파크(Teardrop Park)의 아이스 월(Ice Wall)은 겨울철 구경거리로 손색이 없으며, 지형과 자연소재를 활용한 미끄럼틀, 물놀이공간, 휴게시설, 독서공간, 바위놀이공간 등이 자연스러운 식재와 어우러져 지역주민들의 사랑받는 장소가 되고 있다
  • 연속기획 “조경업, 위기를 기회로!”(1) - 조경업, 체감 경기지수를 진단하다 -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경기 불황과 건설사 부도 위기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조경업 역시 극심한 불황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연속기획: 조경업, 위기를 기회로”라는 타이틀 아래, 조경업 체감 경기지수에 대한 진단을 시작으로, 조경업의 구조적인 문제점,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각 업체들의 노력과 자구책, 연구․개발 투자와 틈새시장 공략, 해외시장 개척 및 특징적인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고 있는 업체들의 경영전략을 소개함으로써, 불황 탈출에 대한 지혜를 모아보고자 한다. 연속기획을 시작하며IMF 이후 최대 불황인 탓인지, 2008년 세밑은 고요했다. 2009년 상반기 역시 정부에서 준비중이라는 건설경기 부양책 정도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경기 반등요소가 엿보이질 않아, 연초 사회 전반의 분위기 역시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특히나 건설경기는 대규모 미분양주택을 비롯해서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냉각으로 인해 건설사 부도 도미노가 우려될 정도로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또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업의 경우, 금융권과의 관련이 밀접해 세계 금융시장의 침체 여파를 받는 국내 금융권이 쉽게 자금을 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동성이 취약한 건설사부터 도급업체에 이르기까지 위기의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건설 관련 뉴스들도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만큼이나 심란한 소식들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주도로 추진되는 혁신도시 사업의 경우, 부동산 침체의 여파로 공동주택용지 개발방식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한때 로또 당첨에 비유되며 부러움을 샀던 판교 당첨자들 중의 일부는 대출에 대한 부담과 부동산 값 폭락과 거래 정지로 입주는 꿈도 꾸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2008년 1월부터 11월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365개사로 2007년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급증했고, 특히 전문건설업체의 부도율은 64.2%나 증가해 어두운 건설경기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2008년 전체 실적을 놓고 볼 때, 국내 건설경기는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중동과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건설은 2007년 대비 19%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인 467억 달러를 수주, 그나마 건설사의 숨통을 틔워주었다. 그런데 무작정 좋아할 수 없는 것이, 2008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제 유가하락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물량이 급감했고, 2009년 역시 전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국제 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해외건설 수주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업 속의 조경업 역시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하위에 위치해 있는 조경업은 바로 윗 단계든 최상위 단계든 한번 자금줄이 막히게 되면, 고스란히 미수금으로 연결되는 구조에 놓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특정 건설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업체의 경우 해당 건설사와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경우도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자재업체는 현금 결제가 아니면 차라리 납품을 안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시공업체는 공사를 다 해놓고도 기성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설계업체 역시 윗 단계의 불황 여파로 미수금에 허덕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특히나 2000년대 초반 각 건설사마다 아파트 외부공간 특화를 마케팅에 활용하면서, 갑자기 커진 아파트 조경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은 업체들의 경우에는, 아파트 미분양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지는 “연속기획: 조경업, 위기를 기회로”의 첫 번째 순서로, 우선 설계분야, 시공분야, 자재 분야의 체감 경기지수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설계, 시공, 자재 업체의 대표자부터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치에 있는 이들로부터 최근의 경기불황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보고, 괜한 불안감이 우리의 희망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또 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불황 극복의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모색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이번 연속기획이, 조경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바쁜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준 업계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참고로 인터뷰는 대면, 서면, 전화로 이루어졌으며, 수록 순서는 무순이다. 일부 중복되는 이야기들도 지금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 판단되어 그대로 게재하였다. 모쪼록 조경업의 희망을 찾아가는 2009년이 되길 꿈꿔본다.
  • ASLA 2008 Student Awards
    지난해 9월 9일 발표된 2008년 미국조경가협회 학생공모전(ASLA 2008 Student Awards)에서 한국인 수상자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그 주인공은 하버드대 디자인대학원에 재학중인 유지현 씨로 General Design Category에 출품한 “Williamsburg Bridge Park”가 Honor Awards를 수상했다. 이 작품은 ‘도시 내 구조물로 인해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공간에 주목하고 이를 녹지공간(green space)으로 만들고자 한 접근이 뛰어나다’라는 평가를 받았다.유지현 씨의 이번 수상은 지난 2006년 이후 3회 연속 한국인 수상자라는데 주목할 만하며, 미국에서 한국 학생들의 우수성을 보여줬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에 유지현 씨로부터 직접 간략한 작품설명 및 소감을 들어보았다. Williamsburg Bridge Park이 프로젝트는 현대 도시 내에서 쉽게 인지되지 않은 버려진 공간에 대한 Urban Infill 전략으로서 도시를 단절하는 장애물로 여겨졌던 거대한 인프라스트럭처를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과 교량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환경 위해물질들 즉, 소음, 공해, 도로의 오염된 우수를 정화하는 환경시스템으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했다. 대상지 현황Williamsburg Bridge는 Manhattan의 Lower East Side 지역과 Brooklyn을 이어주며, 왕복 8차선에 지하철 F라인이 지나고, 교량 상부에는 보행교가 있는 거대한 인프라스트럭처이다. 이곳은 주변지역의 중심 상권으로 다양한 문화시설이 위치하고 있지만 교량이 위치한 Delancey Street는 지하철 Delancey역과 워터프론트인 East River Park를 연계하는 주요한 길임에도 불구하고 교량하부의 크고 어두운 버려진 공간 때문에 이용이 저조하고 황량하기까지 하다.주요 전략프로젝트의 기본 개념은 주변 주차장과 가로주차를 교량 하부의 자동 주차 시스템으로 수용하여 넓은 오픈스페이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교량 하부 공간은 구조물을 이용하여 실내 프로그램을 수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오픈스페이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교량으로 단절된 두 지역을 연계하기 위해서 기존 가로 시스템을 연결하고 주요 오픈스페이스를 연계하는 보행로를 계획하였다. 프로그램Williamsburg Bridge Park의 주요 프로그램은 대상지 맥락과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여 도입되었다. 대상지 서쪽 부분은 인근 운동장 및 학교 시설과 공유될 수 있는 실내 프로그램인 농구코트, 헬스클럽, 수영장을 계획했고, 주거단지의 보육시설과 연계하여 노인정과 데이케어 시설을 도입했다. 워터프론트와 가까운 부분은 높은 형하고를 이용하여 영화관과 식료품 매장을 도입함으로써 지역의 중심역할을 하도록 계획했다. 식료품점의 외부공간은 뉴욕시의 Farmers Market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주중에는 이용자를 위한 주차장으로, 주말에는 야외 장터로 활용하는 등 외부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