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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 Thomas Balsley, Thomas Balsley Associates
    Q. 근 30여년이 넘는 동안 미 동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설계와 오픈 스페이스 조성에 참여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경계에 종사하는 국내의 독자들을 위해 본인의 작품과 철학에 대하여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A. 저는 도시의 공공공간에 작품을 구현하는데 있어 보편적인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계 주요한 도시들의 모든 새로운 도심들에 적용되는데, 보편적인 철학이야말로 어바니즘의 인간 사회적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미국과 세계에서 유행하던 모더니즘은 강한 건축적 토대를 갖고 있었던데 반하여, 21세기 어바니즘으로의 열린 접근은 대중을 위한 사회적인 영향과 도시적 삶의 향상을 강조합니다. 우리의 기본적인 인간 사회학적 요구는 변하지 않습니다. 저의 디자인 철학은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국면들을 강조하며, 확실하고 지속가능한 전략과 이들을 결합하는 것입니다. Q. 특히 공공기관과 주민과의 관계, 그 속에서 조경가의 역할에 대해 강조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통과 관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A.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공공 영역의 계획과 설계에 있어, 시민의 참여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논의들이 의미 있는 시민 참여과정으로 거의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정부는 시민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라는 일반적인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셀 수 없이 많은 시민공원과 광장이 비게 되거나, 황폐화 또는 파괴되었습니다. 왜일까요? 이러한 공간들을 조성함에 있어서, 시민이나 미래 세대들이 프로그램과 결과에 기여해야겠다고 느끼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참여를 이끌어 낼만큼 그 과정이 좋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부에 고용되어, 그들이 실패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이러한 공간들을 조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일의 대부분은 사회학적인 관찰입니다. 우리는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 이해관계자인 정부와 대중 모두에게 접촉함으로써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습니다.Q. 한국의 조경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우리 분야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면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의 역할이 해가 갈수록 환경적인 이슈들에 보다 깊게 관련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지만 분야의 일부에서는 도시적인 이슈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들은 반드시 건축이나 엔지니어링과 동등성을 인정받고, 도시의 복잡한 이슈들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한 동등성을 얻기 위한 정확성과 건축적인 관점도 가져야 합니다. 가장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인 어바니즘의 강력한 실재가 없다면 우리 도시 환경은 점점 더 건축가의 통제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미국 전역에서 도시공원의 선구적인 계획가이자 설계가였던 조경가는 바로 옴스테드입니다. 정부 관료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과, 21세기 한국의 도시를 위해 그와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의 조경가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 의정부민락(2)지구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
    대한주택공사는 그린벨트 해제지구인 의정부민락(2)지구의 상징성을 감안하여 친환경적인 자연요소(부용산, 천보산, 민락천)를 활용하고 지역문화유산(송산사지, 모선제)을 재해석하여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을 조성하며 유니버셜디자인을 통한 무장애공간 도입과 생태공원 조성으로 다양한 계층과 문화가 공존하고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공생도시”를 조성코자 도시기반시설을 설계공모하여 당선작을 발표하였다. 이에 당선작인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 + 기술사사무소 동인조경 마당의 안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당선작 30dB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 + 기술사사무소 동인조경 마당 설계참여자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이주희 소장, 김기천, 박전주, 문강숙, 최현정, 김지혜, 이성희, 박가영, 전남기) + 기술사사무소 동인조경 마당(황용득 대표, 한지숙, 도여형, 이형주, 이유경) 대상지의 최대 취약점이라 한다면 큰 도로에 의해 분절되어 있다는 점과 그 도로에 의해 야기되는 소음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국적 경관요소인 언덕을 도입하였다. 근육질처럼 공원을 연결하는 언덕은 남북의 녹지를 연결하고 전통적 경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 안전하고 편안한 공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세한 내용은 본지 2009년 2월호(통권 250호) 132~139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충북 진천·음성 혁신도시 도시기반시설 조경설계공모
    대한주택공사는 12개 기관 이전 등 중부권 거점도시로 조성될 충북 진천·음성 혁신도시를 오창과학산업단지와 함께 연구 개발이 활발한 테크노폴리스 및 교육ㆍ문화 이노밸리(Innovative Industrial Valley)의 목표에 부합하는 모델도시로 개발하기로 하고, 친환경 전원도시, 그린(녹지)생태환경도시, 블루(물)생태환경도시, 지역문화 및 주민의 교류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고자 조경설계공모를 개최해 지난 12월 26일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에 A구역 당선작인 (주)기술사사무소LET의 ‘청미래’와 B구역 당선작인 (주)조경설계 비욘드의 ‘The Anomaloscope City’를 소개한다. A구역 당선작 _ 청미래 (주)기술사사무소LET(대표 장종수)+김현민, 김영민+김충식 설계참여자 _ (주)기술사사무소LET(장종수 소장, 박영준, 조창완, 장종현, 이현정, 오선영, 김창한, 김혜희, 정동진, 우혜연, 조기영, 조유경, 이충연, 오현주, 곽보영, 김원준, 김지석, 최진우)+김현민, 김영민(SWA Group LA)+김충식(강릉대학교 교수) B구역 당선작 _ The Anomaloscope City (주)조경설계 비욘드(대표 노환기)+(주)성호엔지니어링(대표 이유경) 설계참여자 _ (주)조경설계 비욘드(노환기 대표, 박진숙 소장, 이정희, 라미영, 김지현, 김영훈, 노승현, 김미연, 임지원, 임재철)+(주)성호엔지니어링(이유경 대표, 최기호, 김정, 박병현, 박희수, 강지영)+장상민((주)포럼건축사사무소)
  • 킨텍스 제2전시장 건립공사 턴키 프로젝트
    (주)킨텍스는 KINTEX 제2전시장 건립을 통해 세계로 향하는 도약, 환경에 대한 고려, 시대상 반영, 지역적 특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킨텍스의 의지를 전달하고,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기존 제1전시장과의 연계를 고려하며, 효율성과 합리성을 지향하는 동시에 현대적 이미지를 표명하고자 ‘KINTEX 제2전시장 건립공사’ 설계·시공일괄입찰 공고를 냈으며, 지난해 12월 심사를 통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제2전시장은 오는 6월 공사에 들어가 2011년 완공될 예정이다. 당선작 Butterfly’s Open Arms 현대건설(주) 외+(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외+조경설계 서안(주)조경설계참여자 현대건설(주)(고영창 부장, 정찬옥 차장)+조경설계 서안(주)(신현돈 소장, 이진형 팀장, 조현준, 신광순, 심영빈, 김재영) 사업명 KINTEX 제2전시장 건립공사위치 _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1369번지 일원대지면적 _ 200,566.00㎡건축면적 _ 107,655.60㎡조경면적 _ 32,857.55㎡연면적 _ 212,441.62㎡건폐율 _ 53.68%용적률 _ 66.15%생태면적률 _ 31%주차대수 _ 2,252대(확장형 696대, 장애인 107대)규모 _ 지상 15층, 지하1층시공 _ 현대건설, 한화건설, 계룡건설, 동부건설건축설계 _ 희림건축, 무영건축, 동주건축, 명인건축, nbbj구조설계 _ 다원구조 기계설계 _ 삼신설계 전기통신 _ 대일엔지니어링토목설계 _ 대경이엔씨조경설계 _ 조경설계 서안인테리어 _ 이웨이
  • 최원만, 신화컨설팅
    시작하며 기억은 정확치 않았다. 최원만 사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자료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환경과조경> 2001년 5월호 표지에는 자그마치 8명의 인물 사진이 실려 있었다. 지난호 이 지면에서‘박윤진·김정윤 소장이 올해의 조경인 수상자가 아니면서 표지에 인물사진이 실린 유일한 경우가 아닌가 싶다’고 했었는데, 보기 좋게 기억이 빗나가 버린 것이다. 당시“‘지금, 여기’조경인의 하루”라는 특별기획을 통해 소개했던 최원만 사장을 8년여만에 다시 지면에 모셨다. 표지에 인물사진이 실렸었는지는 기억치 못했지만, 당시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사용하던 신화컨설팅(이하 신화)의 논현동 사무실 풍경은 잔상이 꽤 오래도록 남았다. 특히 볕이 잘 들던 2층의 소장실은 온화한 최원만 소장(당시)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참 아늑했었다. 그때 신화의 설계특징을 물었을 때“색으로 치면 무채색이었으면 좋겠다. 대상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는 무채색”이라고 답했었는데,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지, 당시 16명이었던 직원은 얼마나 늘었는지, 광교·여의도·판교 당선작은 어떻게 안을 풀어나갔는지 등등의 궁금증을 안고 신사동 아이콘빌딩으로 이전한 신화의 4층 사무실로 들어섰다. 자기를 낮추는 겸손함이 몸에 밴 탓인지, 말을 아끼는 편이어서 인터뷰 분량이 부족하진 않을까 살짝 걱정하면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마침 올해가 1989년 12월 12일 처음 문을 연 신화컨설팅이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라, 우선 그 이야기로부터 말문을 열었다. 지금은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김도경 교수(경희대)와 홍형순 교수(중부대), 그리고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이 신화를 가꾸어나가고 있는 유의열 회장과 최원만 사장, 이렇게 네 명의 멤버로 출발한 신화는 이제 직원 31명인 대표적인 한국조경설계사무소로 자리 잡았다. 서인과 한림이 대표자가 바뀌거나 중간에 휴지기가 있었던 것에 비해, 서안과 신화는 연속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한국조경설계의 변화와 성장을 이끈 대표적 사무소인 셈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그려나가고 있는 신화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 중심에 있는 최원만 사장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도 많이 달라졌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최원만 _ 물론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의 기억이 자꾸 새로워진다. 음식도 어렸을 때 먹던 음식을 나이 들어 다시 찾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잊고 지내던 것들에 대한 향수가 커졌다. 구체적으로 디자인에 집중해서 이야기하자면, 전에는 솔직히 디자인의 형태에 치중했었다. 어떻게 하면 더 보기 좋은 형태를 얻을 수 있을까, 보여지는 그림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런데 요즘엔 종이 위의 형태 보다는, 이 디자인이 결국 어떤 입면으로 서게 될 것인가, 적용할만한 자연소재는 새로운 것이 없을까를 고심한다. 콘크리트라 하더라도 세월이 흘러 전혀 다른 질감을 갖게되면, 하나의 자연소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소재 찾기에 몰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될 때가 많아졌다. 가장 달라진 점은 어렸을 때 보았던 어떤 원형 기억과 같은 옛 모습을 창출하려고 할 때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래서 설계 대상지의 기억을 찾고 싶고, 또 찾아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욕 과잉의 시기가 지나고, 정서적 혹은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것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있다.
  • 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2) 개념: 휘발성 개념에서 촉각적 개념으로
    이어받기내가 설계를 가르치는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을 꼽으라면, 아마 아직까지도 학생 시절 설계 수업에서 느꼈던 좌절감을 뚜렷이 기억한다는 점일 것이다. 학생들에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수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대책 없는 과욕이었다는 진단을 스스로 내린다. 당연하게도 나의 학생들은 여전히 내가 절망했던 부분에서 또다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결국 3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순진한 욕심이 증발되기 전에 과도하게 설정한 목표의 좌표값을 재조정하고 문제점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실질적인 내용을 축적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설계 자체의 학습은 스스로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깨우쳐야 하는 자기학습과정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속성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선생과 교과서가 있어도 암기만으로는 훈련될 수 없다. 이번 연재의 제목이 읽는 사람들에게 교과서 비슷한 텍스트로 읽혀 잘못된 인상을 줄까봐 걱정이다. 이런 교과서에 대한 심리적 거북함이 결국 내가 교과서를 통해 받아왔던 교육의 내용이 아니라 형식 때문이라는 점을 최근의 교과서 개정논란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아직까지도 우리는 교과서의 내용을 절대적인 진리라고 가르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교과서의 내용을 암기하는 것에는 능숙하나 그 내용을 어떻게 스스로 비평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다. 결국 교과서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 내용이 비판에 너그럽지 않은 절대적인 권위를 고집하려 할 때이다. 교과서에 대한 불편함은 바로 교과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나 스스로가 잘 몰랐던 까닭에 기인한다. 이 때문에 나는 학생들에게 설계에 대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정리된 형태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학생들에게 설계라는 망망대해의 탐험여행으로 초대하면서 제대로 된 항해지도 하나 주지 못했다는 자책이 든다. 이에 주저하던 마음을 떨쳐버리고 연재를 시작한다. 정욱주 교수가 시작글에서 암시하였듯 내가 겪었던 문제 자체를 공공적인 장소에 노출하고 이러한 문제들을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함께 바라보고 같이 고민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이제 개인적 경험과 지식의 범위라는 바탕 위에 반복적으로 부딪치는 암초들의 속성과 좌표의 맵핑을 시작한다. 이 지도를 혹시라도 참조한다면 기억해야 한다. 결국 이 지도를 손에 들고 직접 장애물을 극복하며 자기 자신의 지도를 만드는 것은 여행자의 몫이라는 것을. “개념”의 개념 “선생님, 개념이 뭐예요?” 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이며 고백하자면 가장 명쾌하지 않은 대답을 해왔던 질문이다. 연재의 시작을“개념”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이에 대한 개인적인 반성에서 출발하자는 소박한 바람과, 현재 조경설계 관행에서 개념만큼 모호하면서도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단어가 없다는 다소 합리적 판단 때문이다.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이다.”_ 칸트, 순수이성비판 “한 무리의 개개個個의 것에서 공통적인 성질을 빼내어 새로 만든 관념觀念” _ 네이버 백과사전 “우리가 어떤 것을 이해한 결과로서 갖게 되는 구체적인 사고로서, 개념 형성과정은 어떤 대상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특성을 찾아 분리시키는 과정”_ 구본덕, 건축학회논문 “설계 개념은 설계안에 대한 구조적 사고의 틀”_ 김영대, 조경설계론 “개념이란 설계의 조형화에 관계되는 여러 가지 공간적인 요구에 답하는 것으로 몇몇 요소나 특성을 통합하는 것”_ 조경진, LOCUS 2 “조경설계에 있어서 개념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지푸라기와 같다. 잡으면 살 것 같지만 결국 잡아도 아무 쓸모없는 것이다.”_ 40대 조경설계사무소 소장, 지나가는 말 인용된 몇 문장에서 보는 것처럼‘개념’에 대한 개념은 매우 다양하며 포괄적이기도 하고 모 호하며 산만하기까지 하다. 특히 설계분야에서 개념이라는 어휘가 지칭하는 내용의 진폭이 매우 크다. 조경설계에서 쓰이는 ‘개념’의 개념은 여러 층위의 단위가 혼재되어 있고, 불행히도 많은 경우에 냉철한 규정 없이 통용되고 있다. 설계에서 개념을 유형별로 추상적 개념, 구성적 개념, 형태적 개념으로 나누고 있는 구본덕의 구분은 이러한 다양한 겹의 유통경로를 이해하는 데에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그는 추상적 개념은 설계의 초기단계에 전체적인 주제를 형성하여 여러 가지 설계 개념들을 묶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건축적 실마리는 제공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결국 추상적 개념 하나만으로는 설계안을 주도하기 힘들며, 구성적 개념(공간의 구성에 관련된 측면) 혹은 형태적 개념(건축물의 형태에 관련된 측면)으로 이어져야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개념은 현상 혹은 대상을 보는 관점이자 태도이며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인식의 주체가 중요해진다. 즉 설계 개념은 설계가 개개인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설계가의 개인적인 철학과 창의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또한 개념의 위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설계가가 전체 설계과정에서 어떠한 매개개념이 필요한지를 쉽게 점검할 수 있다.
  • 우연한 풍경은 없다(1) 옥수동 계단, 세월에 새긴 인정투쟁의 리듬
    별 생각 없이 매일 스치는 풍경, 그 앞에 문득 서보자. 그리고 말을 건네 보자. 오늘 하루 어땠냐고? 좀 생뚱맞은 질문도 던져보자. 당신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냐고? 갑작스런 질문에 처음엔 서로 좀 어색하겠지만, 곧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연한 풍경은 없으니까. 우리의 조경이라는, 공공미술이라는 작업이 삶의 풍경에 관계하는 일이라면, 그 삶이 그려내는 풍경을 공대하고 그것들이 품은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우리의 작업 또한 풍성해지지 않을까? 이 연재를 시작하는 짧은 이유이다. 전쟁이 끝나고 많은 이들이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향하던 시절, 가파른 돌산이라 농사도 지을 수 없어 과수원이 있거나 대장장이나 살았다던 옥수동에, 여우도 울었다던 옥수동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먼저 하천가를 따라 집이 지어졌다. 하천가의 바위에 기대어 판자, 천막, 돌, 흙 같이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로 벽이 세워졌고 검은 루핑으로 지붕도 얹혀졌다. 방과 부엌을 나누는 것은 사치였고 그냥 방 하나가 집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이를 “하꼬방”이라 부른다. 하꼬(箱)는 상자, 궤짝 등을 가리키는 일본어인데, ‘방(房)’이라는 단어가 붙어 하꼬방이 된 것이다. 집도 아닌 방이 궤짝같이 작고 허술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낮 동안 행정의 단속으로 사라졌던 하꼬방은 밤이면 다시 지어졌다. 하천가가 모두 점령되면 그 뒤로 한 켜, 또 한 켜. 어느새 옥수동의 온 산은 하꼬방으로 가득 찼다. 급한 경사는 계단으로 극복했고, 그도 안 되면 돌아서 길을 냈다 “46년 됐어, 부산으로 피난 갔다가 서울로 왔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하꼬방 4개만 있었어. 저기 4층 집 있지 거기 하나 있고 저 위에 집 하나 있고 거기엔 우물도 있었지. 그리고 여기에 두 집 있었지. 처음엔 논도 있었지 근데 맨 산이었지, 여우도 울고 나무도 많고 나무가 꽉 찼었지. 처음에는 하꼬방이었다가, 한 칸, 한 칸 지었지, 벽돌 얻어서, 흙담으로 돌로. 처음에는 지프차 천막으로 집 지었다가. 그 땐 한 달 벌어서 방 한 칸 만들고 한 달 벌어서 방 한 칸 만들고 그랬지. 내가 이사 오고 한 3, 4년 되니까 하꼬방이 꽉 차기 시작했지. 길도 없었어. 경치? 경치도 없고, 공기도 안 좋아. 미군이 버리는 기름 갖다 태우고, 석탄 태우고, 연탄도 돈 있는 사람들이나 하고, 여기 공기가 얼마나 안 좋았는데, 시커매서.” - 옥수쌀집 할머니, 개인면담, 2000년 5월 26일 이곳에 찾아든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하늘이라도 가릴 수 있는 잠자리가 필요했을뿐, 길이나 상·하수도 같은 인간다운 생활을 가능케 하는 기반시설은 사치였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문제가 되었다.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하천은 오염되기 시작했고 구분되지 않은 집과 길은 그 자체가 불편이었다. 정부의 손길은 멀었기에, 이들은 스스로 길을 내고 공동 우물과 공동 화장실도 지어 자신들의 마을을 만들기 시작했다. (중략) 옥수동 사람들이 겪어낸 시간은 처연하기까지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풍경은 명랑하다. 나무가 비바람과 경쟁하면서 자신의 몸에 새긴 둥그런 파동이, 어르신들 이마의 주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또 그렇게 시간을 온전히 드러내는 리듬은 건강하다. 거짓이 없다. 단추 하나로 몇 수십 미터를 단숨에 오르내리지는 않는다. 한 단 한 단 높이의 변화를 시간 속에서 근육으로 느끼고 견뎌야 한다. 배려심 또한 옥수동 계단이 갖는 미덕일 터이다. 한 방향으로 향하나, 중간에 집이 나타나면 살짝 방향을 틀어주고 불편하지 않도록 단의 폭도 넓혀준다. 보기엔 불편해보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의 몸에 맞춰진 만큼 걸음걸이에 적당한 크기를 지녔다. 또 이들은 얼마나 개성이 뚜렷한지 모르겠다. 지하철역의, 대로에 놓인 육교의 그 일률적이고 재미없는 계단과는 격이 다르다. 시간에 따라 편의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양을 갖추었기에 그 폭도 높이도 모두 달라 별다른 기교 없이도 지루하지 않다. 부창부수라고 이곳 사람들은 이 개성을 잘도 활용한다. 좀 넓어지는 곳에는 화분을 내어놓기도 하고 오르다 힘들면 잠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기도 하고 계단에 맞추어 집을 잘도 지어냈다.
  • 외암민속마을
    외암민속(外岩民俗)마을은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설화산 서남쪽 산록부에 위치한 예안 이씨 동성(同性)부락으로 16세기 중반 이사종이 처향 입향한 이후 외암 이간(李柬; 1627~1727)으로 이어지면서 외손봉사(外孫奉祀) 관행과 마을 입지에서의 음양의 대칭성 및 기와집과 초가, 마을숲과 농경지, 뒷동산 등에서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면서, 현재 고가옥 21호, 초가 8호 등이 위치하고 있다. 2000년 1월 7일,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되었다. 造營 _ 외암마을이 형성된 최초의 시기는 명확히 전해지지 않으나, 역사적으로 확인가능한 마을의 첫주인은 진한평(陳漢平)으로, 골말 즉 열승쟁이에서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였으며, 예안 이씨가 입향한 것은 16세기 중반 이사종(李嗣宗; ?~1589) 대이다. 이사종은 선조조에 별제를 지난 인물로, 평택 진씨와 결혼하면서 골말에 살기 시작하였고, 아버지 연(挻)의 묘소를 송악의 사기소리에 정하면서 외암리에 터를 잡았다. 이후 예안 이씨 문중은 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의 한 사람으로 호서사림파의 학맥을 계승한 외암 이간을 배출하였고, 이 시기에 종족마을을 이루었다. 이후 자손이 번성하여 문·무과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였으며, 특히 19세기에는 고위관직에도 진출시켰는데, 이때 불린 택호가 현재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외암마을은 일제강점기와 농지개혁, 한국전쟁기를 거치면서 마을 구성원의 변화가 일어남으로써 외형적으로 수평적 주민관계가 형성되었다. 立地 _ 외암마을은 충남 공주시 유구읍과 아산시를 남북방향으로 잇는 39번 국도변에 위치하며, 풍수지리상 차령산맥의 광덕산에서 뻗어나온 설화산이 주산(主山)이고, 설화산과 외암선생 묘소사이의 능선부가 마을의 우백호이며, 마을 남쪽 열성지기들의 능선부가 좌청룡이다. 동구(洞口)는 서쪽의 역촌(송학면의 면소재지)을 향해있다. 또한 마을에는 느티나무제와 솟대 및 장승제, 달집태우기, 기우제 같은 민간신앙, 그리고 연엽주 같은 식문화, 아름다운 경관으로 회자되는 외암 5山과 5水, 8景이 전승되고 있다. 한편 설화산 넘어 반대편 자락에는 조선초 청백리로 이름난 맹사성의 고택인 맹씨행단(孟氏杏壇)이 위치하고 있다.
  • 연속기획: 조경업, 위기를 기회로!(2) - 조경업,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외환보유고가 줄어드는 등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으며 또 다시 외환위기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연일 줄을 잇는 등 국내 경제 역시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런 위기설은 곧바로 내수 경제의 위축 및 부동산 경기의 급냉으로 이어졌고, 대규모 주택 미분양 사태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의 부도 위기를 불러왔다. 당연 국내 건설업의 하나이자 구조적으로 건설사 의존도가 높은 조경분야 역시 어려움에 봉착하기는 마찬가지. 지난해 3/4분기 이후 들려온 건설사들의 부도 위기설 속에 설마 했던 조경분야에도 불황의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몇몇 설계사무소의 감원설과 감봉설은 급기야 실제 상황으로 드러났고, 무급휴가 제도를 도입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져 분야 내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시공분야는 민간부문의 위축으로 인한 수주물량의 감소와 과다 경쟁으로 인한 불안한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설계분야도 마찬가지로 시공분야의 불확실한 현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어려움을 타개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러나 의외로 해답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적절한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그것.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는 구조조정이라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겪었다. 그 이후로 10여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퉈 다시금 구조조정을 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우리 사회 곳곳에 끼어 있는 거품은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암적 존재다”라는 이른바‘거품망국론’을 들어 체질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의 CEO들 또한 2009년 신년사를 통해 ‘구조조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조경분야는 어떠한가? 조경분야는 주택건설 등 민간건설시장의 호황으로 지난 10년 사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눈부실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해 왔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말하면 타분야가 각고의 인내로 체질개선을 이뤄온 동안, 조경분야는 당장의 눈앞에 이익을 좇아 배불리기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 사이 체질개선의 기회를 상실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도 모르게 어느새 쉽게 제거하기 어려운 거품에 취해버려 있는지도 모르니 말이다. 이에 조경분야의 경쟁력 확보 및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할 거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IMF시대 이후 변화된 조경분야의 여러 가지 상황 및 키워드들을 통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 4대강 정비사업 들여다보기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주재로 개최된‘2008년 제3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이하 4대강 정비사업)’의 진행을 발표한 시점부터이다. 충주(한강), 대구·부산·안동(낙동강), 연기(금강), 나주·함평(영산강)을 중심으로 2008년 말부터 2011년 말(댐·저수지 등은 2012년)까지 약 18조원의 국가예산을 투입하여 대대적인, 그러나 지역적 특색을 살린 하천정비에 나서기로 한 것. 사업목적은 온난화와 각종 이상기후 때문에 발생하는 홍수와 가뭄 등의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아보자는데 있다. 여기에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대한 투자와 창출되는 신규 일자리를 통해 가라앉은 내수경기와 지역경제를 부양시키겠다는 사업적 타당성도 견지하고 있다. 더불어 정부에서는 4대강 정비사업과 문화를 융합시킨‘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를 비롯, 다양한 구상으로 본 사업과 연계되는 세부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단순한 하천정비 사업이 아니라는 말.사실 올 연초 정부는 저탄소·친환경·자원절약 등 녹색성장전략에 고용 창출정책을 융합한 녹색뉴딜사업, 그‘9개 핵심사업’중‘4대강 정비사업’을 하나의 축으로 설정한 바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경제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에서 내놓은 카드가 녹색성장이고, 그 가운데 4대강 정비사업이 9개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생태와 경제성 대규모 하상준설, 인위적인 갑문설치 등으로 점철되어진 한반도 대운하. 결국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하기에 이른다. 우리 하천에 인위성이 담긴 터치를 배제하자는 국민적 요구이기도 하다. 4대강 정비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도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변질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사실 대상지에 대한 설계안은 얼마든지 설계변경으로 변형이 가능하고, 지금의 계획안에서 살짝만 비틀어도 물류수송이 가능한 대운하의 밑그림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대규모 토목공사만으로 만들어진 하천이 아닌, 자연친화적, 생태적 공간으로 정비되어진 하천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플랜이 세워지고, 사업도 시작됐다 지난 12월 29일 생태하천 조성을 위한 착공식이 안동·나주지구에서 열렸다. 단순한 착공식이 아니라 4대강 정비사업이 가시화되었단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부는 선도사업지구로 선정된 충주(한강), 대구·부산(낙동강), 연기(금강), 함평(영산강) 등 나머지 5개 지구의 사업도 조만간 착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5년여 동안 중단되었던 경인운하 사업도 홍수방지, 물류수송, 한강 르네상스와 연계 등을 목표로 다가오는 3월부터 재개하겠다는 국토해양부의 발표가 있었고, 4대강을 문화가 흐르는 강으로 만들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보고도 있었다. 사업은 이미 시작되었고, 사업의 옳고 그름보다 이제는 ‘어떻게’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자라나고 있다. 마치며 ‘녹색 뉴딜정책’,‘ 문화가 흐르는 4대강 살리기’,‘ 토목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심지어‘정비는 찬성하되 훼손은 반대한다’는 여론의 무게까지, 4대강 정비사업이 조류를 타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찬성 혹은 반대, 아니면 방법론, 그 어느 것이 되었든 미온적이어선 안된다. 일련의 내용은 그동안 우리가 정성스레 가꾸어온 한 그루의 사과나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기본계획 수립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 의견을 제시하고, 견제를 함으로써 분야의 전문성을 강조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