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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스텔베인 존하우스 요양원 Amstelveen Zonnehuis Care Home & De Ontmoeting
    그린 오아시스 삶의 경험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도시의 거주자들에게는 잘 조성된 녹지 공간이 필요하다. 암스텔베인Amstelveen의 존하우스 양로원Zonnehuis Care Home은 과거에는 도시의 다른 지역 커뮤니티와 교류하지 못해 일명 ‘노인들의 섬elderly island’으로 불렸다. 양로원의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면서 사회적 교류, 고품격의 거주 환경,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질 높은 주변 환경, 미적인 요소 등에 목표를 두었다. 존하우스 양로원의 정원을 생기 넘치는 녹색 보행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계획안을 제시했다. 이 대지에 들어선 다양한 건물은 개성있는 디자인의 광장으로 연결했다. 이 광장에는 그린 오존하우스 요양 시설 단지의 정원 아시스와 레크리에이션 및 기타 시설이 들어섰다. 노인을 위한 디자인 전체 프로젝트는 두 단계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존하우스 요양 시설 단지가, 두 번째 단계에서는 주거동 ‘드 온트모팅De Ontmoeting’이 조성되었다. 전체 단지의 동쪽에는 aTAarchitectuurcentrale Thijs Asselbergs가 설계한 새로운 존하우스 요양 시설 단지가 들어섰다. 요양 시설 주변을 에워싼 외부 공간은 다년생 식물 정원과 입주민들이 정원을 가꿀 수 있는 온실로 이루어졌다. 광장에는 테라스와 놀이 공간, 다년생 식물 정원과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길과 계단이 조성되었다. 요양 시설 단지와 드 온트모팅의 정원은 특히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설계되었다. 스코틀랜드 스털링 대학교의 치매 치료 개선 센터의 건축과 조경을 담당한 건축가이자 조경가인 애니 폴록Annie Pollock과 치매 환자들을 위한 치료 정원과 장애아를 위한 자연 놀이터를 주로 설계하는 네덜란드의 조경설계사무소 뷰로 폰켈Bureau Fonkel의 안케 위냐Anke Wijnja로부터 자문을 얻었다. DesignHOSPER(Ronald Bron, Frits van Loon, Elizabeth Keller, Petrouschka Thumann, Marike Oudijk) PartnersDG groep, Bureau Fonkel, Dementia ServicesDevelopment Centre(University of Stirling Schotland),Rijnboutt, architectuurcentrale Thijs Asselbergs, Octatube ClientZonnehuisgroep Amstelland Foundation, M.J. de Nijsproject development Area3ha LocationAmstelveen, Netherlands Year of Design2009~2014 Completion2015 PhotographsFerry Streng(De Ontmoeting),Pieter Kers(Het Zonnehuis) 호스퍼(HOSPER)는 알레 호스퍼(Alle Hosper)가 1991년 설립한 네덜란드의 조경설계사무소다. 조경과 도시계획 프로젝트를 주로 수행하며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장소 특정적인 디자인을 제시한다. 도시와 자연의 이분법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개발과 환경 사이의 균형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간을 설계하고 있다.
    • HOSPER / HOSPER
  • 코펜하겐 국립미술관 Statens Museum for Kunst
    1896년 설립된 코펜하겐 국립미술관Statens Museum for Kunst(SMK)은 코펜하겐의 중심부에 있는 덴마크 최대의 미술관으로 14세기 미술품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덴마크와 해외 작가의 유명 예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과거 코펜하겐 국립미술관의 정원은 날카롭게 다듬은 생울타리와 건물 입구 계단에서부터 뻗어나가는 직선의 길을 강조한 바로크 양식을 따랐다. 오래된 양식의 정원은 미술관을 생기 넘치는 주변 지역과 단절시켰고 미술관이 사람들의 일상과 동떨어진 공간인 듯한 인상을 주었다. 2011년, 카레스 앤드 브란트karres+brands는 폴리폼 아키텍터Polyform Arkitekter와 협업하여 코펜하겐 국립미술관의 뮤지엄 가든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국제 설계공모에 당선되었다. ‘SMK, 다시 공원으로SMK tilbage i Parken’라는 제목의 설계안은 도시 요새 위에 위치한 외스트레 안레그Østre Anlæg 공원과 뮤지엄 가든을 서로 연결한다. 외스트레 안레그 공원의 작은 언덕과 구불구불한 오솔길,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들이 코펜하겐 국립미술관을 둘러싸고 미술관을 공원으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코펜하겐 국립미술관은 자연스럽게 공원의 일부로 녹아들게 되어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새롭게 조성된 뮤지엄 가든은 코펜하겐 국립미술관과 외스트레 안레그 공원의 개방적인 입구 공간을 형성한다. Landscape Architectkarres+brands CollaboratorPolyform Arkitekter, Svava Riesto,Oluf Jørgensen Ingeniører, Via Trafik ClientStatens Museum for Kunst Area7,500m2 LocationCopenhagen, Denmark Year of Design2011~2013 Completion2014 PhotographsWichmann + Bendsten, Ida Tietgen Høyrup 카레스 앤드 브란트(karres+brands)는 네덜란드와 해외의 여러 프로젝트와 연구, 공모전 등에 참여하고 있다. 토지 계획, 기반 시설 프로젝트, 공원 및 정원 설계, 도시계획, 시설물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의 공간 디자인 작업을 수행고 있으며, 현대의 공간적 도전에 맞서 적절하고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열정과 장인 정신으로 지평을 넓히고있다.
    • karres+brands / karres+brands
  • [칼럼] ‘설계 환경을 진단하다’를 읽고 Column: Review of ‘Problems of Design Environment in Landscape Architecture’
    조경설계 환경을 진단한 지난 호 특집, 반가웠다. 그 반향에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설계 환경을 진단하려 했으나 정작 ‘설계’에 대한 이야기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 설계 환경의 가장 큰 이슈를 결국 ‘기-승-전-설계비’로 맺은 점 또한 아쉽다. 그 전제인 조경설계의 ‘위축’은 매우 상대적인 개념인데, 무엇과 비교해 위축되었는지에 대한 논의 없이 마치 한 십 년 전쯤에 비해 지금은 살기 어려워졌다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아 이점 또한 아쉬웠다. 물론 합리적 계약을 통한 갑을 관계 청산과 의뢰인-설계자의 대등한 관계 재정립, 모호한 조경설계가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지위의 확립, 경쟁력 있는 공모 개최를 통한 설계 경쟁력의 제고, 현실성 있는 설계비의 기준 마련 등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조경가에게, 그리고 설계사무소를 운영하는 경영자에게 매우 중요한 제도적·사회적 환경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할 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설계 회사의 몇 퍼센트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지난 수년간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됐는지, 유관 분야와 비교할 때 업무량 대비 설계비가 얼마나 적은지 등에 대한 개략적인 수치라도 보였어야 이해와 동의가 뒤따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한 발주자 그룹의 의견도 함께 다루었어야 했다. 지자체나 LH 등의 발주 현황이나 입장이 함께 실려야 문제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형편없는 설계비만 강조하다가 혹시나 반감이 생겨 계약, 공모, 자격 등의 문제까지 그 심각성이 희석될지도 모르겠다는 노파심이 들었다. 지난 호 특집에 등장한 다양한 진단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이 사회가 조경가를, 조경설계라는 일 자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단적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조경가는 (국제 설계공모에서 외국조경가를 꺾을 정도로) 그림은 화려하게 잘 그리는데 일은 제대로 해내는 게 없고, (공모를 통해 안이 뽑혔는데도 시행 과정에서 다 바뀌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설계적 대응은 못할 정도로) 실제 설계는 잘못하며, 설계비만 늘 많이 달라고 하면서 일의 양이 얼마나 될지 어떻게 정리될지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반값이고 뭐고 덤핑으로 수주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이 조경가나 저 조경가나 결과물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 더 싼 데 줘도 되는 일이고 그만큼 별로 가치 없는 일이니 첫 번째로 삭감되는 게 설계비 예산이다, 뭐 이렇다는 이야기 아닌가. 무섭다. 이런 사회적 인식은 어제 오늘 형성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들어 위축되었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우리나라의 조경설계 분야는 잘나갔던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 사회적 역할 기반이 이처럼 부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조경은 절대 권력자의 말 한마디로 탄생했다. 조경의 사회적 역할이 일상의 전통이나 문화적·사회적 필요에 바탕을 두고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회는 조경의 역할을 잘 모르거나 조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그들에게 지금에서야 우리가 하는 일에 비용을 지불하라고, 자격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 내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들이 밀면서 이게 앞으로 꼭 필요할 테니 사세요, 이렇게 외치면 살 사람이 누가 있을까. 사기꾼으로 의심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우리의 논의는 건설 시장의 일부로서 조경의 역할에 한정되어 있었다. 지난 특집에서도 드러나듯, 거대한 토목 공화국의 건립이라는 습관적 틀에서 잠시 벗어나게 된 어떤 낯섦이 모든 위기론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기론의 중심에는 건설 시장의 축소로 일거리가 줄어들어 어려운 상황이고 다시 일감이 늘고 대가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과연 그럴까? 조경설계라는 일이 충분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가치 있는 일이라는 보편적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 바로 이것이 우리가 극복해야할 설계의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제도와 사회 시스템은 그러한 보편적 합의와 인식을 뒷받침하고 지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보편적 인식과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일 못지않게 더 시급한 것은 조경의 사회적 역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 시점에 그 역할을 찾고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더 나아진 삶의 모습이 바로 조경가의 역할로 인한 것임을 인식하게 하는 일이다. 눈을 돌려 이 거대한 도시를 보면 조경가의 역할을 기다리는 일이 너무나 많다. 이것을 보려는 노력을 우리가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환경이 열악해지고 건강이 나빠지고 사회적 관계가 엉망으로 꼬인다. 이 난제를 풀어내는 역할을 조경가가 할 수 있다. 조경가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 지금의 위기(나 위기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도正道일 것이다.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해야 한다.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실천이 모여야 인식도 변하고 나아가 제도도 바뀔 수 있다.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그런 노력을 해야 우리 후배들이, 우리 자녀 세대가 이 일을 이어갈 수 있고, 그들이 이 일을 할 때쯤에는 사회가 조경가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그 설계 환경도 나아질 것이다. 지난 호의 특집은 진단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 다방면의 진단, 논의, 해법 제시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박준서는 ‘Link Landscape with Life’라는 모토로 디자인엘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조경설계가다. 조경이란 근원적 삶의 터전으로서의 자연을 문화적으로 해석해 일상에 녹여 내는 행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서 조경설계의 사회적 역할을 바로세우기를 바라고, 지어지는 설계를 실천하고자 한다.
  • [에디토리얼] 어느 광장의 추억 Editorial: A Memory of the Pershing Square
    이번 7월호에 퍼싱 스퀘어Pershing Square 지면을 기획하며 5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퍼싱 스퀘어 개조 설계공모에 대한 평문을 써준 김영민 교수가 그 당시 LA 다운타운에 살고 있었는데, 출장 중에 마침 여유 시간이 생겨 하룻밤 신세를 졌다. 이국땅에서 들이부은 소주에 취해 깨어나지 못하는 선배의 손에 그는 아파트 열쇠와 다운타운 지도 한 장을 쥐어주고 서울 출장길에 올랐다. 친절하게도 지도에는 걸어서 가볼 만한 스타 건축가와 조경가의 작품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프랭크 게리의 디즈니콘서트홀, 톰 메인의 작업들, 이미 고전이 된 로렌스 핼프린의 광장과 공원들을 스치듯 둘러보다 어느 광장 입구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니 거친 X자와 함께 ‘로리 올린, 위험, 가지 마세요’라는, 굵은 사인펜으로 휘갈겨 쓴 김 교수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퍼싱 스퀘어였다. 올린 할아버지가 설계한 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당당히, 거침없이 들어갔다. 도심의 고층 빌딩사이에 파묻힌 사각형 공간, 넓이는 오륙천 평 남짓. 주변 가로보다 높아서 계단으로 광장에 올라간다는 게 우선 생경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보라색의 높은 콘크리트 탑 안에 오렌지색 공이 들어 있고, 같은 색의 큰 구형 오브제들이 바닥에도 있다. 루이스 바라간을 연상시키는 짙은 노란색 가벽이 광장을 가로지르고, 진분홍색 원형 기둥들이 촘촘히 늘어서서 광장과 가로의 경계를 확실하게 나눈다.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도 작품이 나오는 강한 사진발. 셔터 누르기를 멈추고 광장 중앙의 바닥분수 곁 앉음벽에 걸터앉았다. 그제야 불안감이 엄습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색채 때문은 아니었다. 광장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외치는 강렬한 조형미 때문도 아니었다. 까닭 없이 불안하기는 했지만 김 교수의 경고처럼 위험을 감지하지는 못했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의문이 풀렸다.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불안감의 원인은 북적이는 도심 한복판의 광장에 나 혼자 있다는 데 있었다. 활력 있는 가로로 둘러싸인 요지에, 세상 어느 곳보다 밝을 것 같은 캘리포니아산 태양빛이 쏟아지는 매력적인 공간에 왜 아무도 없을까. 『이방인』의 뫼르소에 버금가는, 찌르는 듯한 현기증을 느꼈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안감이 공포감으로 급변했다. 분명히 나 혼자였는데 순식간에 서른 명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둘러쌌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광장 구석구석의 그늘에 흩어져 있던 남루한 차림의 노숙인들이, 퀭한 눈빛의 마약 중독자들이 모여든 것이다. 귀까지 얼어붙어 그들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 손동작을 보고 담배를 요구하는 것임을 즉각 알아챘다. 두려웠지만 태연하게 웃으며 주머니속의 한 갑과 카메라 가방 속의 비상용 한 갑까지아낌없이 풀어 한 개피씩 나눠 피니 그들은 바로 나를 ‘브로’라 부르며 형제로 대했다. 몇 분 후 우리는 모두 흩어져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지난 4월 말, 인터넷 잡지에서 퍼싱 스퀘어 공모전의 결선작 선정 뉴스를 읽고 한 이방인을 강타했던 그날의 현기증을 다시 느꼈다. 누가 봐도 입지 조건이 뛰어나지만 어느 업종이 들어와도 장사가 안 되는 팔자 사나운 건물이 더러 있다. 광장이나 공원같은 도시의 공공 공간도 기구한 운명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계속 조경가를 바꿔가며 ‘다른’ 디자인으로 덧칠을 해도 공간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 예가 많다. LA의 퍼싱 스퀘어도 그런 곳 중 하나다. 1866년에 처음 조성된 이 광장에는 150년 동안 무려 일곱 차례나 새로운 디자인이 투입되었다. 리차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Tilted Arc’를 걷어내고 마사슈왈츠의 자유분방한 곡선 벤치와 마운드를 얹었다가 다시 백지 위에 마이클 반 발켄버그의 얌전한 조경을 우겨넣은 뉴욕의 제이콥 자비츠 플라자Jacob Javits Plaza 못지않은 변화를 경험한 곳이 퍼싱 스퀘어다. LA 시민들이 외면하다 못해 혐오하기까지 한다는 현재의 퍼싱 스퀘어는 멕시코 출신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뉴욕의 골치 덩어리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를 성공적으로 개조한 조경가 로리 올린과 협력해 만든 1994년 버전이다. 퍼싱 스퀘어가 배제와 소외의 광장으로 전락한 것은 1950년대에 지하 주차장을 넣으면서 광장의 레벨을 주변 가로보다 높이고 높은 담으로 광장을 감금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여덟 번째 개조 작업인 이번 프로젝트의 당선작은 광장 외부로부터 “높게 솟은 지면을 평평하게 만들어 퍼싱 스퀘어와 주변 지역의 연계성을 회복하고 … 지속가능한 녹지 공간으로 만들어 활기 넘치는 공간이 되게 할 것”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장스 테르 앤드 팀Agence Ter and Team의 당선작뿐만 아니라 다른 세 개의 결선작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탁 트인 경관을 확보한 ‘녹색천국’이다. 나와 함께 집단 흡연을 즐겼던 그들은 이제 어디로 갈까. 이번 퍼싱 스퀘어 프로젝트의 지향점은 결국 동굴처럼 닫혀 있던 광장을 열어 노숙인과 부랑인을 도시의 또 다른 어느 동굴로 몰아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지속가능한 운영과 관리를 위해 민관이 협력하여 비영리 주식회사까지 만들었으니 당분간 새로운 퍼싱 스퀘어는 안전하고 청결하고 낭만적인 녹색의 별천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호 본문의 비평에서 김영민 교수가 단언하듯,“미래의 어느 시점에 퍼싱 스퀘어는 여덟 번째 불만족을 경험할 것이고, 아홉 번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퍼싱 스퀘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두고 우리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디자인은 도시를 구원할 수 있는가? 공원은 자본주의 도시의 면죄부인가? 녹색 공간은 도시 정치의 만병통치약인가?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2013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 자연미술초대작가전
    ‘ “백년의소리”-가야금 展’ & 비디오 페르시아트 展2013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의 국제자연미술초대작가전이 8월 3일부터 9월 3일까지 약 한 달 동안 금강국제자연미술센터에서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작업시간을 가지고 한국의 자연미술과 문화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관점에서 자연미술을 새롭게 실험하고자 하는 작가들을 초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작업과 교류의 기회를 갖기 위해 개최되었다. 내용은 이란 자연미술가 27명의 비디오작품을 전시한 ‘비디오 페르시아트 展’과 자연미술가 고승현의 ‘“백년의 소리”-가야금 展’으로 구성되었다. 최근 이란은 비디오 아트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해당 작가들과 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한 많은 행사들을 개최해 왔다. ‘비디오 페르시아트’에서는 환경문제와 경향을 다룬 이란 작가들의 비디오 작품과 사진작품이 전시되었으며, ‘“백년의 소리”-가야금 展’은 최근 10년간 고승현 작가가 국제무대에서 선보인 가야금 연작을 설치하고, 사진영상작품을 선보였다.
  • 류지훈 한국수자원공사 사업지원처장
    “친수공간 창출과 문화콘텐츠 개발, 조경분야의 한 축이다”물이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새로운 패러다임, 조경영역 확장 가능성 시사역대 최장 장마였다. 심지어 장마 중 비가 내리는 주기가 불규칙해 각종 혼란을 야기하고 사고도 잇따랐다.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야속한 날씨가 이어졌다. 치수는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특히 한국은 강우가 한 계절에 집중되어 물이용에 더욱 민감했다. 근래 들어 물이용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기상이변으로 날씨를 예측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물의 저장과 이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더불어 물이용에 대한 패러다임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 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친수공간의 활용 또한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 이와 함께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올해 초 류지훈 전 부항댐건설단장을 조경직 최초로 본사 처장으로 임명하고, 그를 필두로 사업지원처를 구성해 친수공간 조성 및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물이용의 다양화, 조경의 역할 대두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는 홍수조절, 용수공급, 친수공간 조성 및 개발 등 물이 영향을 미치는 전 분야에 걸쳐 다목적 기능을 수행한다. 사실 몇 년 전만해도 K-water와 조경의 연관성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K-water 조경업무는 공원이나 친수공간의 조성보다는 댐이나 하천개발, 그리고 이후의 생태복원을 위한 연구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수공간 이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다변화하면서, K-water 조경업무도 이를 반영하여 다각도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K-water를 식수 공급과 수질 관련 일만 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러한 인식이 깔린 상황에서 K-water 최초의 조경직 처장이라는 타이틀은 부담이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인 류지훈 처장은 담담한 모습을 내비쳤다.“우리 공사 최초의 조경직 처장이라는 타이틀에 상징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실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부항댐건설단장도 조경직 최초로 부임했었는데,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업지원처장 자리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이용해 우리 공사와 국민에게 일조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이 열렸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류지훈 처장은 앞으로의 사회는 어떤 한 분야가 주축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공간을 다루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조경도 알아야 하고, 건축과 토목, IT와 문학까지 융합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 처장은 조경분야가 이러한 종합적인 접근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 옛 그림, 물을 철학하다
    철학자가 바라본 물(3) _ 노자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제자백가들 중 물의 속성을 가장 잘 반영한 철학자가 노자(老子)다. 그는 ‘물의 철학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신의 사상을 물에 빗대어 얘기하기를 좋아했다. 공자가 모델로 삼은 나라가 문왕과 무왕이 세운 주周나라였다면, 노자가 모델로 삼은 나라는 치수에 앞장선 하(夏)나라였다. 노자가 쓴 『도덕경(道德經)』에 물이 자주 등장한 배경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BC 6세기경에 활동한 노자는 초나라 사람으로 성은 이(耳), 자는 백양(伯陽), 시호(諡號)는 담(聃)이다. 공자가 주나라에 있을 때 노자를 찾아가 ‘예’에 대해 물었다고 전해진다. 노자는 공자에게 ‘교만과 지나친 욕망, 위선적인 표정과 끝없는 야심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공자는 돌아와서 제자들에게 노자가 ‘마치 용과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노자가 공자를 정말 만났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노자가 정확하게 어느 시대 사람인지, 정말 실존했던 인물인지조차 의문에 쌓여 있을 정도로 그의 생애는 신비에 싸여있기 때문이다.
  • 골목길과 정(情)
    10년 전 쯤 지인의 소개로 부산을 처음 여행했다.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해운대였다. 하지만 해운대 근처는 가지도 못했고, 지인은 시장골목과 용두산을 소개했다. 8월 초 (사)한국전통조경학회의 편집위원회를 부산에서 개최한다고 하길래 내심 휴가라 생각했다. 편집위원장은 부산 동아대학교의 강영조 교수님이다.편집회의를 마친 후, 강 교수님은 일상의 부산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내심 바다를 보고 싶었으나, 부산사람들은 여름에는 아예 해운대쪽을 바라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향한 곳은 국제시장, 부평시장, 깡통시장, 자갈치시장이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여러 장소를 접하며 살아간다. 때로는 매력적이고,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풍경 안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부산의 시장은 골목길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인간적 척도에서 경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 골목길은 서민들의 삶이 있고 정이 있는 곳이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지만 소통과 배려가 있는 곳이다.대학원 시절, 경관론 수업시간에 했던 첫 번째 과제는 서울 피맛골의 경관맵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 골목길 마니아가 되었다. 골목길만 나타나면 발길을 옮긴다. 피맛골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왠지 사람을 끄는 따뜻한 정(情)이 느껴진다. 피맛골은 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이 말을 타고 종로를 지나갈 때 서민들이 행차를 피해 들어가 음식을 먹던 골목이다. 이후 이곳은 서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묻어나는 장소가 됐다. 골목길 모퉁이 허름한 술집에 들어가 보면 ‘OO과 OO가 사귄 지 100일’, ‘젊음이여 영원하라’ 등 벽마다 빽빽하게 적힌 낙서를 만나게 된다. 정다운 사연을 담은 수많은 낙서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낙서는 골목길 곳곳을 메우고 있다. 아쉽게도 재개발로 이전에 북적거리던 술집은 거의 사라졌지만 몇 집은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피맛골에 들어서면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인상적이다. 처음 가본 사람은 미로와 같은 골목길에서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 서울의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과거로의 여행이라 할까. 피맛골은 서민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비계획적 장소다. 계획된 장소는 도로의 선이 기하학적인 반면 비계획적인 장소는 그 선이 부정형적이다. 마치 물고기가 자유롭게 유영하듯, 흘러갈 때는 흘러가고 모일 때는 모이는 자연스러운 장소가 연출된다. 이곳의 친근한 골목길, 투박한 막걸릿잔, 술집의 낮은 천장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피맛골에 비하면 인접한 인사동거리는 상당히 세련된 곳이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를 한글로 써 붙인 커피 가게의 ‘애교’도 인사동거리에선 어색하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골동품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형성된 인사동거리는 2000년 역사문화탐방로 조성공사로 거듭났다. 골동품 가게와 갤러리, 찻집, 뒷골목 전통 음식점과 현대적 술집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인사동 남단 들머리에 가면 일월오악도상이 세워진 광장이 있다. 가끔 자선단체들이 공연을 하는 이곳에서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이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그 옆에 인사동문화마당이 있다. 직선으로 뻗은 인사동거리에 여울과 소물고기가 모여 있는 웅덩이의 역할을 하며, 작은 규모지만 대나무 숲이 조성돼 있어 운치가 있다. 인사동의 묘미를 만끽하려면 과감히 골목길로 발길을 옮기는 것도 좋다. 예기치 않은 공간에서 고즈넉한 카페와 갤러리들이 얼굴을 내밀고 사랑의 밀어(蜜語)를 속삭인다.
  • 죽음이 공존하는 삶의 정원
    “강은 변함없이 묵묵히 흐르고 있다. 강은, 이윽고 재가 되어 자신 속에 흩뿌려질 시신에도, 머리를 그러안고 꼼짝도 않는 유족 남자들한테도 무관심했다. 이곳에서는 죽음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 똑똑히 느껴졌다.”요즈음에 읽은 소설의 어느 한 구절을 옮겨보았습니다. 갠지스 강(Ganges R.)과 그 강변풍경을 묘사한 구절입니다. 힌두교도들에게 갠지스 강은 성스러운 어머니의 강입니다. 강은 죽어서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어머니의 너른 품이기도 합니다. 죽은 사람을 화장하여 그 재를 강에 뿌리는 장례풍습이 갠지스 강가에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또 강은 산 자들과 함께 있습니다. 아이들은 헤엄을 치고 여인들은 강변에서 빨래를 합니다. 순례자들은 강물에 몸을 담그고 기도를 합니다. 아이들의 외침과 빨래하는 여인들의 고단함이 죽은 이를 잊지 못하는 슬픔과 뒤섞여 강물을 따라 흐르고 있을 테지요. 위에서 인용한 문장처럼, 갠지스 강에는 죽음이 산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 있습니다.얼마 전에 갠지스에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다시는 갠지스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검이 산 사람들의 일상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수습되는 갠지스 풍경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충격 때문에 귀국해서도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곳에 가기 전에 그는 갠지스의 장례풍습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 앞에 서게 되었을 때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치스러움에 휩싸였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죽음을 대면한 듯했습니다. 죽음은 그에게 수치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병원과 장례식장과 화장시설을 찬양했습니다. 도시인들의 주검을 깔끔하게 처리해주는 시설들 말입니다. 그는 깔끔한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강가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죽음을 떠올렸습니다. 너 또한 반드시 죽는 존재라는 사실을 갠지스 강이 묵묵히 그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한 사회가 그 구성원들의 죽음을 어떻게 대우해야 마땅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유족들의 비탄 곁에서 자신이 한 주검을 향해 품게 된 수치스러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 홍성 사운고택
    홍성 사운고택은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 309번지 일원에 위치한 13,860㎡의 민가주택으로, 17세기 후반 조태벽(趙泰碧, 1645~1719)이 조영한 이래 조중세, 조응식 등에 의해 중건 및 정원 조영이 이루어졌다. 가옥의 전체 구성은 중부지방 가옥의 평면구성에 남도풍이 가미된 것으로 안채, 사랑채, 대문채, 안사랑채 등이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84년 12월 24일 중요민속자료 제198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Hongseong Saun old house which is located in 309, Sanseong-ri, Janggok-myeon, Hongseong-gun, Chungcheongnam-do has an area of 13,860m². There has been reconstruction and gardening by Cho, Jung Se, Cho, Eung Sik and etc since the construction in the latter half of the 17th century by Cho, TaeByeok(1645~1719). It has the ground plan type of the central part of Korea adding the type of the southern part. The aesthetic of adaption is connected spatially, topographically and functionally on Anchae, Sarangchae, Daemunchae and Ansarangchae. It was appointed as Important Folk Material no.198 in 24th of December,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