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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료와 디테일] 바닥 포장 설계, 패턴을 위한 패턴?
    한동안 수원에 있는 공기업의 일을 하면서 그 사옥에 자주 드나들었다. 개발 사업을 하는 회사였는데, 어느날 그 사옥의 현관에서 전시 중이던 공동 주택 공모전 출품작을 보게 되었다. 600세대 규모의 주택 단지였는 데 전시된 출품작은 서로 다른 개념을 이용해 각각의공간을 표현하고 있었다. 작품들을 보며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네 개의 출품작이 모두 같은 형식으로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길의 모양과 색상을 표현하고 있었다. 길이 흘러가는 방식이며 선형을 표현하는 패턴과 색상이 너무 똑같아서 신기한 마음으로 한참을 구경했다. 몇 달 뒤 우리에게도 그런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젝트를 맡은 기쁨은 잠시였다. 공동 주택 설계 경험이 없어 프로젝트가 익숙하지 않은 데 다가 특정한 형식의 그림을 요구하는 건축팀과의 마찰 때문에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왜 이렇게 패턴을 요구하고 심지어 강요까지 하는지. 패턴이 공간 개념을 나타내는 방식 중 하나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작업을 진행하며 인터넷을 통해 공모전 자료를 찾아본 후에야 알수 있었다. 찾아본 공모전 자료의 열에 아홉은 서로 닮은 평면 그래픽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보는 이를 강렬하게 빨아들이는 그래픽이 있는가 하면, 유유히 흘러가는 형상도 있었다. 하지만 그 표현과 형식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마 공모전의 특성상 혼자 튀면 수상 후보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어서 과한 표현으로 사람을 현혹하는 다른 작품을 따라 하고 싶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았다. 길을 잘 보이게 해서 공간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공간의 볼륨을 조작하는 눈속임의 장치로 여겨질 뿐이다. 과연 주거 단지에서 길의 포장 패턴이 중요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2차원 공간을 조작하고 그 위에 세워질 부피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해야 하는 조경의 속성상 바닥 처리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은 일이다. 바닥 포장은 녹지와 녹지 사이에 만들어져 사람들이 이동하거나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의 기반이다. 또한 차량과 건물 사이에 만들어져 완충 작용을 하며 도시의 생활을 담기도 한다.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양이 필요하다. 이대영은 여기저기 살피고 유심히 바라보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작고 검소하며 평범한 조경설계를 추구하고 있다. 영남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우대기술단과 씨토포스(CTOPOS)에서 조경의 기초를 배웠다. 조경설계사무소 스튜디오엘(STUDIO L)을 시작하고 작은 작업들을 하고 있다. www.studio89.co.kr
  • [공간공감] 제주 주택
    이번 ‘공간 공감’ 답사는 제주의 어느 식당에서 일정을 짠 특별한 케이스다. 새벽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한 직후 아침상을 마주한 채 각자 답사하고 싶은 곳을 추천하며 한 곳씩 답사 루트를 짜나갔다. 그렇게 해서 1박 2일 동안 둘러볼 대상지로 정한 곳은 총 8곳(‘공간 공감’에서 모두 다룰 예정은 아니다. 아마 한 곳 정도만 더 소개될 것이다), 그 중 주택이 3곳이었다. 덕분에 평소 프로젝트를 같이하며 알고 지내던 한 건축가의 제주 주택을 찾게 되었다. 정확한 정보가 없으면 도저히 찾아가기 힘든 곳이기에 그 주택 답사는 더욱 특별했다. 진입 도로에서 약 10m 이상의 고저차가 있는 산자락의 귤 밭에 지어진 ‘리틀 화이트’라는 이름의 주택은, 다섯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나름 공동 주택 단지다. 10여 년 전 건축가의 부친이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 구입했던 땅에 아들이 건축을 완성했다. 포르투갈의어느 해변에서 마주한 하얀 박스 형태의 주택으로 이루어진 마을과 제주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귤 창고를 설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경사진 땅의 구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집의 일부를 띄워서 설계했고, 그 덕에 기존의 귤 밭을 자연스럽게 정원으로 삼고 있다. 다섯 가구의 집을 모두 둘러보는 과정은 마치 산자락을 걸어 올라가는 느낌을 준다. 공간을 채우기보다는 덜어내는 작업이 읽히는 곳이다. 제주에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과연 여러 가지 요소가 갖춰진 넓은 집과 풍성한 조경수로 장식된 정원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 까’라는 물음이 이 주택을 보며 다시 한 번 떠올랐다. _ 이홍선 제주의 지형은 사뭇 한국의 다른 곳과 구별된다. 토양은 검고 돌은 거칠다. 그래서 유독 유채나 감귤이 선명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제주에서 만난 ‘리틀 화이트’ 주택은 지금까지도 잔상이 제법 오롯이 남아 있는데, 그 이유는 제주 지형의 원래 모습에다가 밝고 모던한 주택의 매스를 대비시켜 도드라지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연재를 위해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대학교정욱주 교수와 서울시립대학교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여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이들은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며, 2014년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유쾌한 답사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 한국중부발전 본사 사옥 KOMIPO Headquarters
    이 프로젝트는 충남 보령시에 이전된 한국중부발전의 본사 사옥과 북측의 도시 자연 공원 및 서측 부대시설의 조경을 계획하는 것이다. 대상지는 보령 대명중학교의 폐교 부지로, 북측은 봉황산의 자연환경과 접해있고, 남측은 보령시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경사진 대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계획의 목표는 한국중부발전의 기업 비전과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하여 ‘자연의 가치를 생각하고 자연환경의 활용을 극대화한 사옥’을 만드는 것이었다. 설계 개념은 ‘에너지 힐Energy Hill’로부터 시작했다. 대상지의 가장 중요한 환경인 봉황산의 흐름과 산세를 모티브로 한 개념인 ‘에너지 힐’은 ‘봉황산과 어우러진, 자연을 닮은 또 하나의 봉우리hill’를 목표로 했다. 계획안은 기업의 상징성, 친환경 구현, 주변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했다. 첫째, 대지의 중심에 있는 업무 영역 타워는 봉황산의 기氣, energy가 건물을 에워싸고 있는 형상을 구현하기 위해 조경과 건축의 경계가 없는 유기적인 형태로 계획되어 역동적인 에너지 기업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각층 마다 옥상 정원과 파티오 정원의 녹綠이 건축에 스 며들수 있도록 하였고 봉황산의 산세를 상징화한 특화 휴게 시설물을 배치했다. 조경설계(주)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실(이형석, 조동희, 김건영) 건축설계(주)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윤세한, 김성원(조성요, 안성호, 문준선, 구본 우, 장세환, 백은미, 장기혁, 이주석, 김준, 김현, 이형석, 조동희, 김건영, 최선영, 최원익, 진창환, 박영섭, 김태호, 김상환)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정영균(강우철, 서영대, 유영수) 시공경남기업(주) 협력업체(주)신화에스디지(구조), (주)세진이앤이(기계·소방), (주)원이엔씨(전기·통신·소방), (주)오주엔지니어링(토목), (주)희림건축 인테리어(인테리어),(주)해안건축 BIM팀(BIM), 청연(친환경), HA ENG(커튼월), 소울 컨버젼스(건축음향), 현대적산(견적) 발주한국중부발전(주) 위치충청남도 보령시 대천동 460-137 총대지면적28,681m2 녹지면적12,595m2 조경실면적22,397m2 설계기간2011. 05. ~ 2012. 07. 시공기간2012. 11. ~ 2014. 12.
    • 이형석 /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 쉐르본 커먼 Sherbourne Common
    쉐르본 커먼은 토론토의 워터프런트와 맞닿아 있는 버려진 산업 부지를 전통적인 공원의 개념을 탈피하여 빗물 관리 기술, 경관, 건축, 엔지니어링, 공공 예술 등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프로젝트다. 토론토의 재개발 워터프런트인 쉐르본 커먼은 신흥 다목적·거주 지구인 이스트 베이프런트 커뮤니티에는 야외 거실과 같은 역할을, 토론토 시민에게는 다용도 도시 공원의 역할을 담당한다. 워터프런트의 다른 공공 공간들과 연결되는 쉐르본 커먼은 호안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큰 길이 있는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워터프런트와 맞닿아 있는 하나의 촉매 교점으로서 인근의 민간 개발 사업보다 먼저 조성된 쉐르본 커먼은토론토 워터프런트의 재생을 비전으로 삼고 공공 공간의 기능을 가장 우선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공공 공간의 조성이 오래된 산업 지대의 도시 커뮤니티를 새롭게 활성화시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쉐르본 커먼 인근에는 3,000명의 학생이 다니는 캠퍼스가 생겼으며 다목적·거주 지구가 조성되고 있었다. 따라서 공원은 인근의 거주민,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지역 구성원의 관심사와 수요를 담아낼 수 있어야 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 공원 설계의 두 가지 상이한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첫 번째는 어수선한 도시 생활로부터 벗어난 평온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사회적 교류를 위한 시민 참여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아이디어는 공원의 세 공간에 반영되었다. Landscape ArchitectPFS Studio Consulting Local Landscape ArchitectThe PlanningPartnership Pavilion ArchitectTeeple Architects Public ArtistJill Anholt Studio Pavilion Electrical and Mechanical EngineerCobaltEngineering Civil EngineerThe Municipal Infrastructure Group Ltd. Structural EngineerQuinn Dressel Associates Electrical EngineerURS Corporation Canada Inc. Fountain Mechanical Consulting Vincent Helton andAssociates Public Art LightingTripped on Lighting Design Inc. Geotechnical EngineerAlston Associates Ice Rink ConsultantCustom Ice Irrigation ConsultantCIS Irrigation Inc. Construction ManagementEastern Construction General ContractorUCC Group Landscape ContractorAldershot Landscape ClientWaterfront Toronto LocationToronto, Ontario, Canada Area15,000m2 Completion2010(Phase 1), 2011(Phase 2) PhotographsAristea Rizakos, Frederick Moesker, PFS Studio,Tom Arban, Waterfront Toronto
    • PFS Studio / PFS Studio
  •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공공 공간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Public Realm
    2010년,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이하 UBC)는 새로운 설계 지침을 세우고 캠퍼스 마스터플랜과 공공 공간을 재정비하기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이후 PFS 스튜디오는 공공 공간 체계와 설계 지침을 준비하고 캠퍼스의 주요 오픈스페이스 디자인을 개선함으로써 캠퍼스의 공공 공간을 강화하고 개조하며 통합하고 연결하기 위해 대학 및 커뮤니티 계획Campus and Community Planning 부서와 긴밀히 협업해왔다. 설계 지침은 보자르Beaux Arts 양식의 균형과 격식이 느껴지는 역사적인 중심 공간은 강화하고, 최근 지어진 캠퍼스 공간에는 현대적인 설계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러한 설계 지침은 커뮤니티의 가치와 그들의 요구를 강조하고 대학의 가치와 우수한 전통을 드러내는것에 목표를 두었다. 지속가능성을 공공 공간에 투영하는 주요한 설계 원칙에 따라 빗물 관리 시스템과 사회적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을 통합한 UBC만의 특징적인 공간을 설계했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사교 활동에서부터 특별한 행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임과 유동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활기 넘치고 편안한 야외 공간이 조성되었다. 메인 몰의 재조성은 캠퍼스 재조성의 4대 핵심 사업 중 첫 프로젝트였다. 메인 몰의 기존 보자르 양식은 1914년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계획된 것이다. 메인 몰은 포인트 그레이Point Grey 반도를 진북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호그스 백Hog's Back 산맥을 따라 놓였다. 계획에 따라 메인 몰은 모든 방향에서 최적의 시야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메인 몰로부터 배수 시스템이 흐르게 되었다. Landscape ArchitectPFS Studio(University Boulevard,Main Mall, Central Feature, Buchanan Courtyard, BeatyBiodiversity) ArchitectPublic Design + Architecture(BuchananPavillion) Graphic TypePublic Architecture and Communication(Central Feature) Civil Engineer Stantec, Earth Tech, Kamps Engineering,Core Group Consultants Structural EngineerFast + Epp, Read Jones Christoffersen Consulting Engineers, Equilibrium Mechanical EngineerStantec, Cobalt Engineering Construction Management ScottConstruction Group,Syncra Construction Water Feature & Fountain MechanicalVincent Heltonand Associates Ltd.(Buchanan Courtyard), AlohaPools(University Boulevard, Central Feature) Electrical EngineerAcumen Engineering, RobertFreundlich & Associates Ltd., GNEC Flexible Laboratory SystemsMaples Argo Architects Inc. Green Roof SystemSoprema ArboristDiamond Head Consulting IrrigationRod Turkington Irrigation EcologistRaincoast Applied Ecology ClientUBC Properties Trust, Campus and CommunityPlanning Location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Area Buchanan Courtyard: 247m2 University Boulevard + Martha Piper Plaza: 650m Main Mall: 1km Completion Buchanan Courtyard: 2011 University Boulevard: 2013 Martha Piper Plaza: 2013 Main Mall: 2013 PhotographsHover Collective, Krista Jahnke, PFS Studio,Sara Smallenberg PFS 스튜디오(PFS Studio)는 캐나다의 도시설계·계획 및 조경설계 회사로 국내외 다양한 범위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밴쿠버를 기반으로 한 PFS 스튜디오는 지난 30년 동안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해왔으며 인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설계해왔다.
    • PFS Studio / PFS Studio
  • [칼럼] 다리, 역사와 소통의 통로 Column: Bridges as Passage of History and Communication
    예로부터 입춘이나 대보름 전야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일을 꼭 해야 연중 액을 면 한다는 ‘적선공덕積善功德’이 있었다. 상여 머리에서 부르는 향도가香徒歌에 ‘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 /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하였는가 /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하였는가 /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하였는가 / 부처님께 공양드려 염불공덕念佛功德하였는가’ 하는 대목이 있지 않나. 두말할 필요 없이 다리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를 가든 그곳의 디자인이 세련된 다리에 먼저 눈길을 주게 된다. 아름답고 역사가 깃든 외국 의 다리들을 볼 때마다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파리의 센 강에는 30여 개의 다리가 있어 다리 위만 걸어도 파리의 근현대사가 발끝에 전해진다. 다리란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기능을 달리하는 복합적인 공간인 셈이다. 1801년에 만든 퐁데자르 다리는 ‘예술의 다리’로 불리며 명성이 높다. 카뮈, 사르트르, 랭보 등 작가들이 즐겨 찾아 작품을 구상했던 보행자 전용 다리로, 날마다 거리의 화가와 음악가들이 몰려들고 해질 무렵이면 청춘들이 몰려와 밀어를 속삭인다. 붉은색 교량으로 유명한 미국의 금문교는 주위의 경치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고 짙은 안개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꼽히는 금문교양단의 공원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호주의 시드니 하면 하버 브리지가 바로 떠오르듯이 경관이 수려한 도시에는 아름다운 교량이 반드시 있다. 우리의 다리들은 격조 있는 전통이 이어지지 않고 단절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산업화 시대에 급조된 다리들을 보면 아쉽고 민망하다. 단적인 예로 진도대교의 경우 명량대첩이라는 어마어마한 역사가 있는데도 거북선이나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가 거의 묻어 있지 않다. 영화 ‘명량’이 화제로 떠올라 더더욱 아쉽기만 하다. 우리에게는 왜 역사와 시와 낭만이 있는, 미학적으로 뛰어난 다리가 드문 것일까.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다리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에 만든 여러 다리는 기능적으로도 뛰어나고 어떤 철학을 느끼게 한다. 지금은 장충단공원으로 옮겨놓은 수표교의 경우에는 단순히 건너가는 기능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돌난간이 멋들어질뿐만 아니라 교각에는 수량을 재는 눈금까지 새겨져 있는 돌다리다. 자연과 어우러져 무지개다리라고 불리는 승주 선암사 홍교虹橋나 벌교 홍교, 불국사의 백운교와 청운교도 규모는 작지만 외국의 명품 다리와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상생하는 동양 정신이 잘 나타나 있는 가운데 공공 공간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현재 수원화성 내에 존재하는 화홍문 등 수문은 전란에 대비한 방어 시설인 동시에 하천의 범람을 막아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울리며 군사적, 토목 기술적인 면에서도 뛰어난 교량 구조물이다. 낙안읍성의 평석교와 광통교는 무병장수의 꿈을 염원하며 대보름에 남녀가 만나는 곳이었고, 남원 광한루의 오작교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러브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웅장한 현대식 다리에 비하면 이런 옛 다리들은 초라하고 볼품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옛 사람들의 지혜와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결코 소홀히 대할 수 없다. 우리네 옛 다리에는 역사적인 삶의 흔적과 정신적인 얼이 담겨 있다. 과학성까지 스민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교량은 당대의 첨단 기술과 조형 감각이 집약된 도시의 아이콘이며, 나아가 기념비적 가치도 지닌다. 그러나 단순히 기능적이고 조형적인 목표만이 전부가 아니다. 시공을 뛰어 넘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역사의 통로, 단절된 세대와 지역을 잇는 새로운 소통의 통로가 되어 답답하게 막혀 있는 세상을 시원스럽게 뚫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작지만 새로운 시도에서 희망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김제의 새창이다리(구만경대교)에서는 매년 시낭송회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무주의 반딧불축제와 영월의 아리랑제 때는 섶다리가 놓인다. 부산의 영도대교, 진천의 농교, 경북의 무섬다리, 삽교의 삽다리, 봉평효석문화마을의 징검다리 등에서도 크고 작은 이벤트가 열리면서 추억을 덤으로 얹어주고 있다. 전주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전주천 다리 밑을 수놓은 700여 장의 타일 그림을 따라 어린이들이 걸어간다. 벽에 걸린 작품 구석구석 눈을 맞추고 입을 맞춘다. 손끝으로 살짝 어루만지고는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반 고흐의 해바라기나 신윤복의 미인도를 관람하는 듯한 이런 광경은 요즘 전주천의 어은교 등 여러 다리 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얘들아 하늘밥먹자(얘하밥)’에서는 전주천 밑에 타일 벽화를 그렸던 6~7세 아이들이 세상을 바꾸었다. 어르신들의 쉼터로만 사용되던 침침한 다리 밑에 아이들의 밝고 환한 웃음소리가 더해져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되살아난 전주천에 동심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종근은 전주시 ‘문화의집’ 관장, 한국문화의집협회 부이사장 등을 거쳐 「새전북신문」 문화교육부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프레스센터,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의 기획 출판대상에 6회 선정됐다. 1994년 ‘문예연구’ 신인상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고, 2010년 제1회 대한민국 신화창조 스토리 공모대전(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다큐멘터리 작가로 데뷔했으며, 2011년 KBS-1 TV를 통해 ‘꽃담의 유혹’ 2부작이 추석 특집물로 방영되기도 했다. 『우리 동네 꽃담』, 『한국의 옛집과 꽃담』, 『이 땅의다리 산책』 등의 저서를 펴낸 바 있다.
    • 이종근[email protected] / 새전북신문 부국장, 『이 땅의 다리 산책』 저자
  • [에디토리얼] 걸어서 한강을 건너기 Editorial: Crossing the Han River on Foot
    ‘응답하라’의 시대 쌍팔년보다 한 해 전 1월, 대입시험에서 해방된 나는 해보지 않은 것들, 못해본 것들을 매일 하나씩 하며 시린 겨울을 통과하고 있었다. 급기야 걸어서 한강을 건너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없었다. 아무 목적 없이 북단의 성수동에서 남단의 청담동까지 영동대교를 걸었다. 주현미의 노래가사처럼 밤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희뿌연 밤안개가자욱했고, 버스로 건널 때와는 다르게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출렁거렸다. 그날의 기억은 다 사라졌지만 강한 진동감만큼은 아직도 온몸에 생생히 남아 있다. 한강에는 무려 스물세 개의 다리가 있지만 다리 위를 걸어 한강을 세로지른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번 2월호의 다리 특집을 교정보다가 불현듯 영동대교를 다시 건너고 싶다는충동이 일었다. 잠자고 있던 영동대교의 기억이 다시 살아난 건 걸어서 건넌 유일한 한강 다리가 영동대교인 탓도 있겠지만 그 시절 듣기 싫어도 끊임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트로트 ‘비 내리는 영동교’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 무렵엔 한강 다리가 등장하는 대중가요가 제법 있었다. ‘어제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고 / 우리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라는 가사 때문에 금지곡이 되었던 혜은이의 ‘제3한강교’나 ‘너를 보면 나는 잠이 와 / 잠이 오면 나는 잠을 자’라는 몽환적 가사로 유명했던 박영민의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를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에 한강 다리를 주제로 한 가요가 많았던 건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던 당시 자본과 사람과 유흥 문화가 강남으로 몰려들던 현상의 상징이라는 평도 있다. 한동안 뜸했던 한강 다리 노래가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택시 드라이버 /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 양화대교, 양화대교 … 어디시냐고 어디냐고 / 여쭤보면 아버지는 항상 / 양화대교, 양화대교 / 이제 나는 서있네 그 다리 위에….” 여러 음원 차트에서 1위 자리를 내려놓지 않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가 대표적이다. 베테랑 래퍼인 딥플로우는 ‘양화’라는 제목을 단 3집 앨범 전곡에 양화대교 양쪽의 이야기를 담았고, 인디밴드 제8극장의 2집 제목도 ‘양화대교’다. 작년 「동아일보」의한 기획 기사에 따르면 양화대교가 제목이나 가사에 등장하는 대중가요가 14곡이나 된다. 양화대교는 홍대와 그 주변을 중심으로 한 동시대 청년 문화의 공간적 투영이라는 게 대중음악 평론가들의 해석이다. 그럼 이번에는 영동대교 말고 양화대교를 건너볼까? 그러나 오늘은 영하 18도, 체감 온도는 영하 30도. 외국 다리만 보고 감탄하지 말고 우리나라 다리도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애국심만으로 2km의 양화대교를 건널 수는 없다. 그 중간에 매력적인 겨울의 선유도가 있다 하더라도, 건너가면 제 아무리 핫한 홍대 문화가 있다 하더라도, 극지를 탐험하는 심정으로 한강을 건널 이유가 없다. 반년 넘게 뜸들여가며 신중하게 기획하는 특집이 있는가 하면 이번 호의 ‘다리, 연결 그 이상’처럼 우연하게 착안해 속전속결로 진행하는 특집도 있다. 몇 달 전에 이미 수록하기로 결정한 보행교 작품이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다리 프로젝트의 검토의뢰가 들어왔고 때마침 섭외에 성공한 해외 작품도 다리였다. 본래 캐나다 조경가 클로드 코르미에 Claude Cormier의 근작들로 특집을 엮으려던 구상이 난관에 부딪힌 참에 아예 다리 작업 몇 개를 더 섭외해서 다리 특집을 꾸리기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번 특집에 싣는 다섯 개 프로젝트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듯, 요즘 세계의 여러 도시에서는 다리가 도시 생활과 문화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멀리 떨어진 두 공간을 연결하는 기능, 한 시대의 최첨단 토목 기술을 대표하는 구조물, 거대한 규모와 완벽한 구조를 갖춘 빼어난 건축미와 같은 다리의 전통적 가치 때문이 아니다. 도시를 섬세하게 수술하고 치료하여 다시 살리는 과정의 촉매제로서 다리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다리는 도시, 건축, 조경을 가로지르는 융합적 프로젝트의 매개체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천국 코펜하겐에 새로 들어선 시르켈브로엔Cirkelbroen은 규모는 작지만 문화적 파급력은 강력한 ‘강소형’ 랜드마크로 뜨고 있다. 이 다리는 자전거와 보행자 모두 운하를 쉽고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운하를 지나가는 배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게 해주는 다목적 다리다. 다리를 들어 올리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원형판이 엇갈려 회전하며 다리가 열리는 혁신적인 해법을 취하고 있다. 연결하고 통과하는 다리를 넘어 ‘멈춤’의 공간이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시르켈브로엔에 잠시 머물며 코펜하겐의 명소를 배경으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다. 로테르담의 뤼흐트신헬Luchtsingel 보행교는 방치된 건물, 폐허가 된 블록, 사각지대가 된 오픈스페이스 등 도심의 18개 공간을 다리 하나로 다시 엮어낸 수작이다. 수십 년 동안 단절된 로테르담중심부의 세 구역을 세심하게 연결하여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이 다리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건설 비용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다리라는 이름표를 달아줄 만하다. 구조공학자 이종세(한양대학교 교수)의 말처럼, “다리는 기능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다리가 놓이는 순간 다리는 더 이상 단순한 기능적인 구조물이 아니게 된다. … 모든 다리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구현하고 변화시키며 말을 걸어온다. 다리는 도시와 사람과 자연이 만드는 생태계의 일부가 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명화 속에 담긴 그 도시의다리』, 씨아이알, 2015). 이런 점에서 보면 한강의 다리들은 참 재미가 없다. 강 양쪽을 물리적으로 잇는 기능뿐이다. 사람과 물류를 바쁘게 실어 날라야 하는 자동차를 위한 기계적 장치일 뿐이다. 한강의 다리들은 확장과 속도와 효율만을 신봉하던 개발 시대 서울의 단면이다. 아마 서울 시민 중 센 강의 퐁네프 다리나 템즈 강의 밀레니엄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며 기념사진을 찍어 본 사람은 많아도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며 서울의 풍경을 감상해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걸어서 건널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건너는 과정은 모험이고, 건너기 전과 후도 막막하다. 30년 전의 나처럼 목적 없이 영동대교를 건넌다면 그건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이거나 탐험일뿐이다. 좋은 도시의 필요충분 조건은 안전하고 쾌적하고 즐거운 ‘걷기’다. 누구나 말하듯 산과 강은 서울의 소중한 자산이자 고유한 정체성이다. 모험이 아닌 일상으로 한강 다리를 쉽게 걸어 건널 수 있을 때, 건너야 할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을 때, 서울도 살기좋은 도시의 랭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CODA] 뉴스의 시대 The Age of News
    이번 ‘코다’ 제목은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따왔다. 책의 부제목은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 “온갖 이례적인 사건들을 이처럼 단호히 추적함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교묘히 눈길을 회피하는 딱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뉴스 자신, 그리고 뉴스가 우리 삶에서 점하고 있는 지배적인 위치다. ‘인류의 절반이 매일 뉴스에 넋이 나가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언론을 통해 결코 접할 수 없는 헤드라인이다. 그 밖의 놀랍고 주목할 만하거나 부패하고 충격적인 일들은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안달하면서 말이다.”1 뭐, 이런 대목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 책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환경과조경’사는 박명권 발행인 체제로 바뀌면서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개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되었고, 파주출판도시를 떠나 지금은 방배동에 자리하고 있다. 회사명과 영문 제호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Environment & Landscape Architecture of Korea(약칭 ela)’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Landscape Architecture Korea(약칭 laK)’로 표기하고 있다(『환경과조경』 리뉴얼에 대해서는 소개한 바 있기에, 여기서는 부연을 생략한다). 『조경생태시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계간에서 월간으로 발간 주기가 당겨졌고, 무엇보다 잡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제호가 달라졌다. 이제는 월간 『에코스케이프』라는 타이틀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또, 콘텐츠도 디자인도 지속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행본 출판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식구가 늘어났다. 1987년도에 설립한 ‘도서출판 조경’ 이외에 ‘도서출판 한숲’이란 브랜드가 2013년 하반기에 탄생한 것이다. 이후 『신의 정원 조선왕릉』, 『영국 정원에서 길을 찾다』, 『잃어버린 낙원, 원명원』, 『꽃보다 아름다운 잎』,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 등의 단행본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유청오 작가가 전속 사진가로 합류한 것도 작지만 큰 변화다. 이외에도 내용과 형식면에서, 또 제작 시스템과 관련해서 달라진 부분들이 적지 않다(달라졌다는 의미이지, 좋아졌다는 자찬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그중에서 특히 라펜트와의 분리를 빼놓을 수 없다. 아직도 ‘환경과조경’과 ‘라펜트’를 같은 회사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이제는 회사도 대표자도 구성원도 사무실도 다르다. 같은 사무실을 쓰던 시절에도 잡지 제작 인력과 라펜트 담당 인력이 구분되어 있었기에, 분리 과정에서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환경과조경’과 ‘라펜트’가 한솥밥을 먹던 시기에 유지되던 콘텐츠 분리 원칙으로 인해 『환경과조경』과 『에코스케이프』의 뉴스 매체로서의 역할이 현저히 줄었다. 당시의 콘텐츠 배분 원칙 중 하나는 뉴스를 라펜트에 집중적으로 싣기로 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환경과조경』은 작품 위주의 설계 콘텐츠와 조경 담론을, 『조경생태시공』은 환경복원, 조경 시공, 조경 자재 등의 콘텐츠를 맡는 식으로 내용 분담이 이루어졌다. 라펜트는 일간 단위의 온라인 매체였기에 뉴스를 전담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현재 두 종의 정기간행물과 두 개의 출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환경과조경’사의 지향점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조경 문화 발전소를 꿈꾸는 환경과조경!” 그런데 2014년 이전에는 “한국 조경 정보의 구심점”이란 모토를 가장 크고 굵게 강조했었다. 그렇다면 지향점도 달라진 것일까? 공식 블로그(http://la-korea.co.kr)에는 이런 문구가 한 줄 덧붙여져 있다. “어제와 오늘의 한국 조경을 기록하고, 내일의 새로운 조경 문화를 설계합니다.” 얼마나 그럴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조경의 기록 = 조경 정보의 구심점’, ‘내일의 조경 문화 설계 = 조경 문화 발전소’로 읽히길 내심 기대하며 쓴 모토다. 또 그런 역할을 하리라 다짐도 하면서(물론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 보다 무엇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중요 완공 작품을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고, 설계공모 수상작을 가급적 상세히 수록하고, 동시대 설계가들의 단상과 담론을 공유하고, 조경과 도시를 바탕으로 한 이슈와 키워드를 특집으로 다루고,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에코스케이프』를 통해 환경 복원, 조경 시공과 관련된 중요 프로젝트와 이슈를 조명하고, 전문가의 노하우와 정보를 연재로 소개하고, 새로운 조경 공법과 자재를 수록하고, 정원 관련 콘텐츠를 다루고, 관련 도서도 꾸준히 발간하고 있으니 적지 않은 정보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전과 비교할 때, 확실히 뉴스는 부족하다. 뭐,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던 건 아닌데, 참 멀리도 돌아왔다. “작년 하반기부터 『에코스케이프』의 뉴스 지면 강화를 꾀하고 있으니, 따뜻하고 따끔한 관심을 부탁드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데 말이다. 물론, 누군가의 진단처럼 지금이 ‘뉴스의 시대’인지 ‘뉴스 포화의 시대’인지 ‘정보 과잉의 시대’인지에 대한 점검도 분명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정보가 많다고, 뉴스가 많다고 시간과 시선을 내어줄 독자들은 더 이상 없을 테니까. 나 역시 그러하니까. 알랭 드 보통이 지은 책의 부제목처럼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뉴스에 대해 매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더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새롭기만 하다고 해서 뉴스인 시대는 이미 저물었으니까. 더 이상 뉴스만 정보인 시대도 아니니까. “무엇이든 드러내려고 안달하”2기보다는 보다 정제된 콘텐츠를 아름답고 적절하게 제공해야 하는 시기이니까.
  • [편집자의 서재] 세계의 끝 여자친구 Editor's Library: World’s End Girlfriend
    잡지에 실릴 작품 이미지를 고르는 작업은 언제나 두통을 몰고 온다. 이제 제법 익숙해 질 때도 되었건만, 이미지의 우선 순위와 레이아웃을 구상하는 작업은 여전히 어렵다. 한 번집중력을 잃고 무언가에 홀리기 시작하면 결정 장애의 블랙홀에 빠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이런 점 때문에, 그 사진은 그런 점 때문에 좋아 보였다가도, 또 어느 순간에는모든 사진이 부적합해 보인다. 1차적으로는 프로젝트의 주변 맥락과 설계 의도, 디자인 해법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몇 가지 핑계를 댈 만한 변명거리도 있다. 보통, 사진의 화질이나 구도가 좋지 않은 경우, 컷 수가 너무 적은 경우, 사진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엔 머릿속에서 레이아웃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작업한 캇베이크 해안 프로젝트는 평소와는 다른 이유로 메인 컷을 고르는 데 애를 먹었다. 캇베이크 해안 프로젝트는 네덜란드 남서부, 북해 연안에 위치한 인구 4만 1,000명의 소도시, 캇베이크의 사구 경관을 복원했다. 캇베이크는 1848년 해수욕장을 개장한 오랜 휴양 도시이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건축물도, 화려하고 이국적인 식생도, 특별한 레포츠 시설도 없는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 분위기에 어울리게 프로젝트도 차분하고 소박했다. 제방을 덮은 사구 언덕이 프로젝트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라고 생각해서 메인 컷으로 넣어보았는데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하니 뭔가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심심해 보였다. ‘메인 컷은 시선을 사로잡는 ‘쌈박한’ 이미지가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 아닌 고정관념이 있던 터라 고민이 많이 됐다. 몇 번의 회의와 이미지 교체를 거친 끝에 최종적으로 선정한 메인 컷에는 억세고 질겨 보이는 사구 식생이 뒤덮은 언덕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쓸쓸해 보이기도, 다정해 보이기도 하는 두 사람의 모습과 네덜란드 북해 연안의 허허로운 풍경에서 연상되는 소설이 있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남자의 경우엔 호불호가 갈렸지만, 대학 시절, 국문학과 여학생치고 김연수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애는 없었다. 2013년도쯤인가 한 출판사의 기획으로 김연수의 낭독회가 학교 소극장에서 열렸는데 신청한 사람의 90% 이상이 여자였을 정도다. ‘아직까지 김연수 소설을 안 읽었냐’는 주위 친구들의 성화를 못 이겨 읽는 체 했지만, 나는 사실 ‘세계의 끝 여자친구’와 같은 제목의 소설은 너무 단 디저트처럼 왠지 껄끄럽고 낯간지러웠다. 그러다 21살 여름, 나 역시 결국 김연수의 광팬이 되었다. ‘세계의 끝’은 아니지만 친구의 집에 놀러간다는 핑계를 대고 좋아하는 선배를 보러 태풍을 뚫고 한반도 남쪽 끝까지 내려갔던 여름방학의 일이었다. 그렇게 단단히 제대로 눈에 콩깍지가 씌자 그렇게도 질색을 하던 연애소설과 유행가가 전에 없이 애틋하게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혼자만의 속앓이로 끝난 내 짝사랑의 말로처럼, 사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처럼 로맨틱하거나 달콤한 소설은 아니었다. 심지어 소설에서 등장한 ‘세계의 끝’은 내가 기대했던 ‘아득한 저 너머’는커녕, 메타세쿼이아 한 그루가 서있는 동네 호수 건너편이다. 소설의 플롯은 강렬하기보다는 잔잔하다. 요약하면, 도서관 게시판에 붙어 있는 시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우연히 읽고 ‘함께 시를 읽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하게 된 ‘나’가 모임에서 만난 ‘희선 씨’를 통해 시를 쓴 시인의 이루어질 수 없던 사랑이야기를 듣고 시인의 전 여자친구에게 시인이 부치지 못한 편지를 전달하게 된다는 내용이 전부다. 그렇지만 이 소소하고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세상의 끝’을 걸어가는 연인의 모습을 본 듯한 기분이 든다. 아주 사소한 계기, 평범한 일상의 단초가 그 이면의 배경·맥락과 만나 거대하고 깊은 삶의 서사로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게시판에 시를 소개하곤 했던 한 사서의 부지런함이 단초가 되어 시 모임이 만들어지게 되고, 모임의 회원이 소개한 시를 읽은 ‘나’가 호기심에 책 한 권을 찾아보게 되며, 덕분에 시인의 과거와 사랑 이야기를 알게 된 ‘나’를 통해 시인의 편지가 옛 여자친구에게 전해지는 일련의 과정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섬세하게 진행된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우연과 우연이 만나 필연처럼 전개되는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불가사의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던 삶의 원초적인 비밀을 한 꺼풀 벗겨보는 느낌을 받는다. 소설에서 ‘나’는 이렇게 회상한다. “비록 형편없는 기억력 탓에 중간중간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빠진 것처럼 보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인생은 서로 물고 물리는 톱니바퀴 장치와 같으니까. 모든 일에는 흔적이 남게 마련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최초의 톱니바퀴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1 그러니까, 뭔가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심심해 보이기까지 하는 캇베이크 해안의 사구 언덕 사진에도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가, 최초의 톱니바퀴가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쓸쓸해 보이기도, 다정해 보이기도 하는 두 사람은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넘어 ‘세계의 끝’을 향해 걸어가는 연인인지도 모른다. 마을과 바다 사이의 거리가 더 늘어난 덕분에 어쩌면 그들은 전보다 더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을지도 모른다. 모래에 뿌리를 박고 자라난 억세고 질긴 풀 숲 사이에 누군가 부치지 못한 편지를 묻었을지도 모른다.
  • 옷걸이가 만들어 내는 프랙털 패턴 ‘2016 City of Dreams Pavilion’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폴리오의 ‘행거 반’ 선정
    지난 1월 8일, ‘2016 시티 오브 드림 파빌리온2016 City of Dreams Pavilion’ 디자인 공모전(이하 파빌리온 공모전)의 수상작으로 폴리오Folio의 ‘행거 반Hanger Barn’이 선정됐다. 이 작품은 거버너스 아일랜드Governors Island에 설치되어 올해 6월부터 전시될 예정이다. 파빌리온 공모전은 다양한 예술 행사를 주최하는 비영리단체인 피그먼트 NYCFIGMENT NYC와 뉴욕 건축가 협회AIANY(The 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s New York), 뉴욕 신진 건축가ENYA (Emerging New York Architects), 뉴욕 구조 엔지니어 연합SEAoNY (Structural Engineers Association of New York)의 주최로 매년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공모에 참여한 100여 개의 팀 중 총 4개 팀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행거 반’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작품은 멀티플리Multiply의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크리스탈 콜라도Crystal Collado와 카라 부야노비치Kara Vujanovich의 ‘누크 앤 그래니 스퀘어Nooks and Granny Squares’, 니콜라스 브루시아Nicholas Bruscia, 크리스토퍼 로마노Christopher Romano와 알레산드로 트라베르소 앤 마티나 몬자르디노Alessandro Traverso and Martina Mongiardino의 ‘프뉴 파빌리온Pneu Pavilion’이다. 심사에는 메간 추시드Megan Chusid(구겐하임 미술관 부소장), 리지 호지즈Lizzie Hodges(가이 노덴슨 앤 어소시에이트(Guy Nordenson and Associates)), 벤자민 존스Benjamin Jones(아티스트), 앤 리젤바흐Anne Rieselbach(뉴욕 건축가 연맹 프로그램 책임자), 웨스턴 워커Weston Walker(스튜디오 강 아키텍트 디자인(Studio Gang Architects) 총책임자), 에카테리나 자비아로바Ekaterina Zavyalova(2014 시티 오브 드림 파빌리온 수상자)가 참여했다. 또한 알렉산더 레비Alexander Levi(SLO 아키텍처(SLO Architecture) 회장)가 디자인 멘토로서 수상자를 도와 활동할 예정이다. 요람에서 요람으로 파빌리온 공모전은 미래 세계가 직면하게 될 천연자원과 경제적 문제를 다루고자 계획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가와 디자인 커뮤니티에게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공모전은 일반적인 공모전과 다른 기준으로 출품작을 평가한다. 작품에 필요한 자재와 그 자재의 조달 방법, 전시가 종료된 후에 작품의 해체 과정에서 나오게 되는 폐기물 처리 방법, 작품의 재활용 계획 여부 등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요소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작품에 필요한 모든 구조물은 지지대 없이 설치돼야 하며 작품의 일부가 땅속으로 6인치 이상 들어가서는 안된다. 또한 작품이 설치됐던 지면은 전시가 끝난 후에 작품 설치 전 상태로 회복될 수 있어야 한다. 작품에 사용할 자재도 신중히 골라야 한다. ‘요람에서 요람으로C2C(cradle to cradle)—제품이나 원료를 사용한 후 폐기하여 ‘무덤’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재탄생을 위한 ‘요람’으로 되돌리자는 개념—’를 고려해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거나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재활용해야 한다. 뿐만아니라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은 반드시 재활용되어야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행거 반 실험적이고 독특한 작업이 가능한 파빌리온 공모전에는 매년 젊은 건축가들의 참가가 늘어나고 있다. 폴리오 디자인 그룹의 이영수와 허보석 소장도 이들 중 하나다. 게다가 평소에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파빌리온 공모전에 참가하게 됐다. 폴리오의 행거 반은 드라이클리닝 시설이나 옷장 속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철사 옷걸이를 이용해 제작됐다. 작품이 설치될 거버너스 아일랜드에는 종종 폭풍이 발생하기 때문에 강한 바람이 불면 신속하게 해체해서 옮길 수 있는 모듈화 된 작품이 필요했다. 납작한 이등변 삼각형의 철사 옷걸이는 모듈화에 필요한 패턴을 만들기에 적합했고, 매년 드라이클리닝 시설에서 많은 옷걸이가 버려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는 파빌리온 공모전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재료였다. 옷걸이를 케이블 타일로 묶어 프랙털fractal 패턴의 모듈을 만들었고, 기본 모듈을 변형시켜 두 개의 모듈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 개의 모듈을 사용해 행거 반이 완성된다. 심사위원이자 최근 5년간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설치됐던 피그먼트 트리하우스 FIGMENT Treehouse의 디자이너인 벤자민 존스는 “폴리오의 작품은 완전히 비구조적인 것을 구조적인 것으로 바꾸어 놨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기도 했다. 행거 반은 두 개의 반barn과 하나의 중정으로 구성된다. 두 개의 반에서는 각기 다른 프로그램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반 사이에 위치한 중정이 특성이 다른 두 개의 반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 프랙털 패턴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서로 겹쳐져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바닥에 늘어진 그림자가 변하는 모습 또한 흥미를 유발한다. 사람들은 이 파빌리온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며 색다른 뉴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기간이 끝나고 철거된 행거 반은 해체와 추가 작업을 통해 조명이나 그린 월 등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작품은 공공 공간이나 카페 등 여러 장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폴리오는 6월 3일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행거 반을 설치하기 위해 필요한 전초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행거 반에 필요한 옷걸이는 총 2만 1,450개로 뉴욕의 드라이클리닝 시설에서 옷걸이를 기부 받고 있다. 현재는 다섯 개 시설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차차 시설의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2016년 5월 쯤 작품에 필요한 옷걸이가 모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캐치 미 이프 유 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여름에는 사용되지 않는 스키 리조트의 슬랄롬 게이트slalom gate를 이용해 설계된 파빌리온이다. 이 파빌리온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환기한다. 하늘거리는 캐노피 아래에 펼쳐진 옥수수 밭에서 사람들은 밀어를 나누거나 숨바꼭질을 하거나 낮잠을즐길 수 있다. 또한 구불구불하게 조성된 길에서 슬랄롬slalom—스키 경사로에 슬랄롬 게이트를 설치하고 회전 기술을 발휘하여 이를 통과해 내려오는 경기—과 유사한 놀이를 즐길 수도있다. 이 파빌리온에 필요한 슬랄롬 게이트는 뉴욕 시외곽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에서 빌려온 뒤, 전시 기간이 끝나면 다음 스키 시즌을 위해 리조트에 다시 반납할 예정이다. 누크 앤 그래니 스퀘어 누크 앤 그래니 스퀘어는 반구 모양의 커다란 돔 두 개와 작은 돔 하나로 구성된다. 커다란 돔은 파빌리온의주 공간으로 돔이 만들어내는 그늘에서 공연과 소규모 모임을 즐길 수 있다. 누크는 4명 정도의 사람이 즐기기에 적당한 작은 돔으로 아늑하고 사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돔의 표면은 마치 코바늘로 뜨개질을 해 만들어진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비닐봉지를 재활용 해 만든 패널로 구성됐다. 얼기설기 엮인 패널 사이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구멍을 통해 거버너스 아일랜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낮에는 햇빛, 밤에 는 달빛이 구멍을 통해 돔 안으로 스며들어 바닥에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낸다. 프뉴 파빌리온 프뉴 파빌리온은 차량에 내장됐던 튜브를 재활용해 만들어진다. 공기를 채워 넣어 부드러운 곡선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튜브는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연상시킨다. 이는 주변의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튜브의 무게가 매우 가벼워 아주 얇은 케이블을 사용해서 파빌리온을 구축할 트러스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 파빌리온은 양측의 높이가 다르게 설계되어 지붕이 살짝 기울어져 있다. 이 기울어진 지붕 아래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파빌리온을 이루고 있는 재료들은 완전히 분리가 가능해 전시가 끝난 후 재활용 된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파빌리온 공모전은 많은 사람들을 거버너스 아일랜드로 끌어들여 섬을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1년 중 여름에만 대중에게 개방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는 파빌리온 공모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 아트 프로그램, 이벤트, 강의 등이펼쳐진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즐거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거버너스 아일랜드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올해 거버너스 아일랜드는 5월 28일 시민에게 개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