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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평] 제대로 된 쇼를 하라 서울역 고가 공모, 진화인가 퇴보인가?
    흔히 부정적으로 얘기할 때 쓰는 ‘쇼를 하고 있네’의 천박한 의미의 ‘쇼’가 아니다. 멋지고 유려하며 감동을 주는, 그래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브로드웨이의 공연과 같은 ‘쇼’. 뉴욕의 더 로케츠나 파리의 물랭루즈와 같은 볼거리가 화려한 ‘쇼’. 수를 부리고 허를 찌르는, 짜임새가 탄탄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정치적 ‘쇼’. 무엇이든 간에 ‘쇼’의 핵심은 흡입력, 구성, 그리고 명분이다. 이 세 가지가 잘 갖춰지면 관객은 몰두한다. 그러나 서울역 고가는 흡입력도 없었고 구성도 빈약했으며 명분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물론 멋진 쇼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서울역 고가는 장소적 특성으로 인해 그 이전의 마포석유비축기지, 그리고 그 이후의 세운상가 공모전보다 훨씬 더 주목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의 대표 프로젝트로 청계천과 한강 르네상스가 있었다면 이번 시장에게 서울역 고가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제대로 인정받는 쇼를 통해 명분도 얻고 무얼 하든 따라붙는 정치색도 지우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하이라인으로 갔다. 여러 가지 계산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먼저 하이라인은 서울역 고가처럼 철거 논의가 많았지만 결국 공공 공간으로 지켜낸 프로젝트다. 그리고 성공 사례다. 드러내 놓고 얘기할 순 없었겠지만, 서양의 것이라면 그저 좋다고 여기는 천박한 시민 의식도 살짝 건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해도 될 것을 굳이 멀리 뉴욕까지 갔다. 파란하늘, 선명한 색감, 하이라인의 시크하면서도 야생적인 느낌, 고풍스러워 보이면서도 현대미가 물씬 풍기는, 우리가 동경해 마지않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It’s show time! 여기까지만 보면 쇼의 시작은 성공적인 듯 보인다. 하지만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하이라인이 발목을 잡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라인의 빼어남이 서울역 고가의 잠재력을 잠식했다. 많은 논란 끝에 고가를 활용하기로 했다면 왜 그것이 하이라인과 같은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 우리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장소를 표방할 순 없었을까? 하이라인이 생기기 전의 성공 사례로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가 있었다. 그러나 하이라인은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냈다. 정말 쇼를 제대로 하고 싶었다면 서울역 고가에 올라가서 해야 했다. 하이라인 위에 올라 서울역 고가를 얘기함으로써 이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본편이 아닌, 성공하기 힘들다는 속편으로 만들어버렸다. 쇼를 보는 관객은 혼란스럽다. 하이라인이 좋은 건 알겠는데 그래서 서울역 고가는 어떻게 된다는 건가? 좋게 말하면 ‘벤치마킹’이지만 실상은 정체성의 ‘카피’와 무엇이 다른가? 관객은 본 공연을 보기도 전에 김이 샌다. 크레디트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아직 공모전은 시작도 안 했다고. 재미있는 쇼는 이제부터 보여주겠지. 그런데 웬걸. 본격적인 쇼 타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또 한 번 실망한다. 주최 측은 능력 있는 디자이너들을 심사숙고해 공정하게 뽑았다고 했다. 그런데 오디션이 없다. 오디션이 없었는데 어떻게 공정하게 뽑은 걸까? 어떤 방식으로든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디자이너들로 구성해 놓았으니 주최 측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야 할까? 그런데 선발의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 최혜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 AECOM(전 EDAW)을 거쳐 West 8 뉴욕 오피스에서 거버너스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담당했다.2012년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에서 West 8 + 이로재 팀의 당선을 이끌면서 현재 서울과 로테르담을오가며 용산공원 기본설계 및 조성계획 수립 프로젝트 리더로 일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 등록 미국 공인 조경가(RLA), 친환경건축물 인증제 공인 전문가(LEED AP)이다.
  • [비평] 상상적 시민들의 공모전 설계 교육의 단면들
    어째서 모두는 이 프로젝트의 주인을 박원순 시장으로 전제하고 있는가? 공론화는 시민의 몫이 아닌 서울시의 책임인가? 과연 서울역 고가에서 지역 전문가와 시민들의 내부 성찰은 무엇인가? 그러한 것이 있기는 한가?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이 모든 질문에 앞서 이 프로젝트에서 시민들은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지도 모른다. 축제의 끝에서 남은 질문들 또 하나의 축제가 끝났다. 공모전 때문에 며칠째 집에 못 들어가는 누군가나 당선작의 선정 결과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는 누군가는 공모전이 축제라는 말에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모전이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진지한 고민을 할 기회는 없기 때문에 결과에 상관없이 공모전은 우리 도시와 공간의 담론을 풍성하게 해주는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축제에 누가 참여했는지 주인공들이 무엇을 했는지가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지만, 정작 축제의 성공 여부는 어떻게 축제를 기획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환경과조경』은 서울역 고가 설계공모의 방식과 절차에 대해 공모전 기획을 지휘한 김영준 전문위원에게 몇 가지 비판적인 질문을 제기한 바가 있다. 우선 굳이 소수의 작가들만 참여할 수 있는 초청공모 방식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프로젝트 특성과 작품의 질을 고려할 때, 응모작 수는 많지만 정작 좋은 안들은 소수에 그치는 공개공모보다는 초청공모 방식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확실히 지명초청 방식이 저명한 작가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는 유리하다. 물론 저명한 작가의 안이 반드시 좋은 안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공개공모의 방식일 경우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며, 국내의 저명한 작가들의 참여마저도 이끌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서울역 고가 공모전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유일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큰 구상의 일부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서소문밖 역사유적지’와 ‘마포석유비축기지’가 공개공모 방식으로 치러졌다. 서울역 고가에 이은 ‘세운상가 활성화’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도시재생 구상’ 역시 공개공모로 진행된다. 따라서 이 많은 공모전 중에 하나쯤은 확실히 흥행을 보장할 주연 배우들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시기적으로나 화제성에 있어서나 서울역 고가를 초청공모로 진행한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음은 폐쇄적으로 진행된 지명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질문이었다. 일단 결과만 놓고 보자면 이번에 초청된 작가들의 구성은 꽤 흥미롭다.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든 작가들이 명단에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거장들이 국내 무대에서 보여준 무성의한 태도를 보았을 때 차라리 국내의 여건을 충분히 존중해줄 만한 작가들을 선정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국내외의 작가들이 지명도가 낮다는 말은 아니다.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는 할 수 있어도 초청받은 작가들이 자격 미달이거나 특정한 분야나 국가에 편중되었다고 비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지난 공모전의 참여 자격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공모전의 조건으로 건축, 조경, 구조의 협업을 전제했고, 그 때문인지 염려되었던 특정 분야의 독단과 독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소통의 과정이 간과된 성급한 진행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장황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명쾌하게 해결되었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질문은 여전히 진행 중인 논란이자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비판적 견해를 반영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정작 설계공모의 기획책임자가 명확히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는 공모전의 방식과 절차 이전에 이 프로젝트의 당위성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서울역 고가의 주인 2014년 9월 미국을 순방 중이던 박원순 시장은 뉴욕의 하이라인을 시찰한 뒤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역 고가를 재생하는 공모전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한다. 발표 직후 호평보다는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일간지에는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의견이 담긴 칼럼들이 실리기 시작했으며,2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공원화 계획에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시 의회에서도 시장이 절차를 무시했다며 일부 의원들이 제동을 걸었다. 공모전이 끝나고 당선안이 발표되었지만 여전히 서울역 고가 공원화는 모두의 동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서울역 고가는 이제 더 이상 가치중립적인 도시의 공간으로 남을 수 없게 되었다. 이명박 전 시장에게 청계천과 서울숲이 그러했고 오세훈 전 시장에게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한강 르네상스가 그러했듯이, 서울역 고가는 박원순 시장의 미학적인 정치 도구라는 사실이 이미 공공연하게 드러났다. 그래서 서울역 고가에 대한 모든 평가는 아무리 신중하게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을 하더라도 어떤 지점에서 반드시 본의 아니게 정치적인 함의 속으로 미끄러지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은 결국 서울시에 대한 비판으로 귀결되고, 상찬 역시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한 지지와 동일한 의미를 갖게 되는 묘한 동조 현상이 나타났다. 김영민은 1978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조경과 건축을 함께 공부했고 이후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 Group에서 6년간 다양한 조경 설계와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USC 건축대학원의 교수진으로 강의를 하였다. 동시대 조경과 인접 분야의 흐름을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읽어내는 데 관심이 있으며, 설계와 이론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역서로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이 있으며, 『용산공원』 외에 다수의 공저가 있다.
  • 출품작: SLOW. SOUL. SEOUL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의 가장 큰 과제는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동시에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크게 관심을 기울였던 부분은 서울역 고가의 물리적 한계 즉, 구조적 불안정성과 10m의 좁은 폭원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서울역 고가는 남대문, 남산타워, 서울역, 그리고 멀리관악산이 어우러진 도심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고 남대문시장, 남산 성곽길, 서울역을 차량에 의한 단절 없이 이어줄 수 있는 보행교로서 가능성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이나 광장처럼 통행, 휴식, 조망 등의 다양한 행태를 동시에 수용하기에는 공간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가 제안한 복층형 데크Lazy Larva는 서울역 고가의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장치다. 기존 고가 위에 또 하나의 데크를 얹어좀 더 높은(약 20m 높이) 위치에서 주변 도시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고가는 남대문과 서울역을 잇는 주요 보행로이자 휴게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구분했다. 또한 하부 데크는 반영구적인 실내 공간으로서 그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날씨의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남대문시장이 확장되어 길거리 장터가 되기도 하고, 서울역 역사와 연계한 전시 및 이벤트 공간이 될 수도 있다.
    • 이형주 / 진양교 | CA조경
  • 출품작: Seoul Mirage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한 도시의 문화적 경관cultural landscape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효율성 중심의 시대에 생겨난 산업적 기념비를 재탄생시키고 그것의 문화적 요소들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나의 건축적 유형으로서 중정courtyard은 동아시아의 오래된 주거 전통과 깊은 문화적 의미를 함축한다. 서울역 일대 상부를 가로지르는 990m의 보행자 네트워크를 따라 14개의 중정을 순차적으로 배치한다.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선형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련의 중정은 유리 패널로 구성된다. 유리는 이중성을 가진 소재다. 유리 소재의 투명한 성질 덕분에 사람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공간적 순수성을 즐길 수 있다. 반면에 유리의 반사성은 한국의 수도 서울의 심장부에 있는 서울역 일대의 문화적 다양성을 높은 유리패널에 신기루처럼 투영한다. 이 공간적 단순성과 시각적 복잡성이 서울 신기루의 시작점이다. 유리의 반사reflection 작용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디자인의 개념으로 이용된다. 이것은 두 가지의 방법으로 작동된다. 먼저 대상지 일대의 도시적·문화적 시나리오가 고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요소들(중정 유닛)을 통해 기본적으로 개념화되고 반영된다. 그리고 유리 중정의 형태로 추상화된 주변의 문화적 경관은 훨씬 더 큰 도시 규모의 문화적 경관에 대한정보(서울에 있는 아트 갤러리의 위치나 성곽의 역사와 같은)를 다시 시민들에게 전달한다. 따라서 중정은 도시 문화의 수신기receiver이자 동시에 송수신기transceiver라 할 수 있다.
    • 조한결 / Chang Yung Ho | Atelier FCJZ
  • 출품작: Skyway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토포텍 1Topotek 1은 ‘비움emptiness’의 설계 개념을 제안했다. 비움의 전략은 설계적 개입을 전략적으로 최소화하여 서울역 고가 도로를 극장의 열린 무대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공공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최근 세계 여러 도시에서 공공 영역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사회적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스카이웨이Skyway’ 역시 이와 같은 시대적 패러다임에 따라 형태와 공간 배치가 결정된 완결적 공간이 아닌, 열린 가능성의 공간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선큰 플랫폼 스카이웨이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도시 공원과 상당히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방문자의 공간에 대한 해석과 상상력에 따라 전혀 새로운 공간이 될 수 있다. 서울역 고가의 만리동 방면 램프에서 퇴계로 방면 램프까지 하얀 콘크리트 포장이 이어지고, 이는 고가 중심부에 새롭게 깔린 플랫폼과 함께 단순한 공간미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특별한 구조물 없이 서울역 고가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오픈스페이스는 보행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며, 다양한 이벤트의 유치와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증가시킨다. 나아가 고가의 양쪽 가장자리로 선큰 플랫폼을 조성함으로써 구조물의 면적 범위를 더욱 확장한다. 선큰 플랫폼은 그 자체로 고가를 따라 길게 놓인 선형의 벤치가 되고, 방문객들은 이 거대한 소파에 모여 앉아 탁 트인 도시를 조망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선큰 플랫폼의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된 유리 가로막은 바람을 차단하고, 사람들이 스카이웨이를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의 중앙 공간에서는 양쪽의 선큰 플랫폼과 유리 가로막이 눈높이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도시 위의 열린 공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 양다빈 / Martin Rein-Cano | Topotek 1
  • 출품작: Seoul Evergreen Terrace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서울시는 역사적인 구도심과 기차역 반대쪽으로 펼쳐진 새로운 도시 개발 지역을 지난 40년 동안 이어준 고가 도로를 보행로로 바꾸고 공원화할 예정이다. 즉, 서울시는 도로의 노후화 문제를 도시재생을 모색하는 원동력으로 삼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결정으로부터 ‘서울 늘 푸른 테라스’는 고가의 노후화 문제와 도시재생에 주목했다. 시민에게 지나온 역사의 흔적을 안겨주고, 종국에는 이 도시만의 독특한 모습으로 계속해서 각인될 현대식 공공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서울 늘 푸른 테라스’의 목표다. 고가 도로는 고립된 곳이 아니라 지면과 그 위, 아래의 공간 모두와 연계된 입체적인 공공 공간이라는 것이 ‘서울 늘 푸른 테라스’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다. 이 목적을 구체화하기 위해 주변의 도시 조직과 고가의 관계를 토대로 우리는 길게 뻗은 고가를 다섯 개의 ‘룸room’―플레잉 룸(Playing Room), 리빙 룸(Living Room), 리딩 룸(Reading Room), 다이닝 룸(Dining Room), 게이트 룸(Gate Room)―으로 분할했다.
    • 조한결 / Juan Herreros | estudio Herreros
  • 3등작: Continuous Landmark: Unifi ed Hyper-Collage City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흐르는 랜드마크Continuous Landmark’는 독특한 선형의 대상지와 그에 인접하여 풍부하게 엮여있는 이질적 도시 구성 요소, 그리고 극도로 파편화된 수많은 도시조건이 한데 모인 ‘통합된 하이퍼 콜라주 도시Unified Hyper-Collage City’의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이 복잡한 도시에서 단일한 해결책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용 가능하지도 않다. 즉, 다수의 특정한 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서울역 고가 도로의 변화는 전체 구간을 서단에서 동단까지 8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전략 거점을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아가 기존의 서울역 고가를 존치시키고 개발하느냐 또는 철거하느냐를 논하는 비생산적인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개발과 철거의 교차점에서 그 해결 방식을 찾아내려 했다. 불필요한 부분을 철거하고 기존의 유용한 부분은 업그레이드해서 활용하는 것이다. 새롭게 탄생할 서울역 스카이웨이는 전체 시퀀스를 구성하는 8개의 독특한 공간 경험을 통해 역동적인 도시 명소로 자리 잡게될 것이다. 이 ‘흐르는 랜드마크’는 수평·수직적으로 단절된 도시와 그로 인해 비롯된 파편화된 경험을 통합하여 보다 다양하고 융통성 있는 공간적 내러티브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 양다빈 / 조민석 | 매스스터디스
  • 2등작: Seoul-Yeok-Goga: Walkway for All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사람의 길로 돌아보기 위한 새로운 시작, 도시재생을 위한 의미 있는 거버넌스의 출발점 서울역 고가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본질적으로는 처음 시도하는 도심재생 작업이다. 한국에서 근대화는 20세기 초 외세에 의해 강제로 시행된 일련의 도시 정비 계획과 해방 후 역사의식 없이 계속된 근대 도시 계획으로 시작되었다. 그런 계획들은 지난 500년 동안 지속된 서울의 역사와 기억, 지형과 삶을 단절시켰다. 이 제안은 이러한 정치·사회적 상황에 의해 생겨나 부조화를 이루는 도시 조직과 공간 구조를 새롭게 돌아보기 위한 시작이다. 자동차가 우선이던 계획에서 사람을 중심에 놓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건축가와 엔지니어, 도시계획가, 조경가뿐만 아니라 인문학자, 작가, 예술가, 디자이너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학생 그리고 시민과 공무원이 시작부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마치 수평으로 펼쳐진 고가의 기능이 그러하듯이,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은 민주적인 절차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이 다소 익숙하지 않았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수직: 3가지의 다른 레벨의 길 조성. 1 고가 + 3 보도 서울역 고가의 아스팔트를 덜어내어 하중을 줄이고, 원래 고가의 구조를 재활용해 여러 가지의 길 조합을 만들어낸다. 원래의 아스팔트 면과 그 위의 높은 길, 지붕 아랫길과 더 아랫길까지 네 개 층의 길이 생겨 계절이나 기후변화에 따라 햇볕과 비바람, 눈을 피할 수도 있다. 고가의 보강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시민들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안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 이형주 / 조성룡 | 조성룡도시건축
  • 당선작: Seoul Arboretum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서울역 고가는 대형 차량의 통행이 가능한 2차선 도로였으며, 그 규모 덕분에 서울의 중심부에서 독창적인 공공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공공성을 창출하고 최대한 친환경적인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모듈을 통한 접근법을 제안했다. ‘서울 수목원Seoul Arboretum’은 대상지 주변에 식재된 수목들을 한데 모아놓은 도심형 식물원이다. 이 수목들은 938m에 이르는 고가와 그 주변 지역에 가나다순으로 식재될 것이다. 다양한 크기의 원형 화분과 더불어 찻집, 꽃집, 노점, 도서관, 온실 등 일련의 가변적 시설activator을 더해줌으로써 서울의 하늘 정원에 생기를 불어넣고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낼 것이다. 수목원 서울의 중심을 관통하는 고가 위라는 대상지 조건에 따라 식재 수종의 선택에 있어서도 보다 상징적인 접근을 취했다. 서울의 환경 조건에서 식재 가능한 모든 식물을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수목원, 즉 일종의 ‘식물 도서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체험형 식물 도감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식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식물을 화분에 식재하는 방식은 수종에 따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깊이를 개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며, 이는 하중의 집중과 분산을 가능하게 하여 구조적 안정성에도 도움을 준다.
    • 양다빈 / Winy Maas | MVRDV
  •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 International Competition for Seoul Station Overpass
    설계공모경과 및 심사평 다음은 서울역 고가 기본계획 국제지명 현상설계의 심사평 전문이다. “산업 유산인 서울역 고가 도로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공공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번 현상설계의 과제다. 사람 중심의 보행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고가 도로를 주변 지역과 긴밀히 연계하여 녹지, 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재생함으로써 서울역 일대의 변화는 물론 더 나아가 서울의 변화를 촉발하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심사위원들은 이 취지에 공감하며 프로젝트의 전개 과정을 통해 성숙한 시민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공유했다. 장소성을 어떻게 발견하고 해석할 것인가,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 고가 도로 시설을 어떻게 보존하면서 재구성할 것인가, 어떠한 이용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일곱 개의 설계안은 각기 다른 독창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심사위원들은 디자인에서 운영관리까지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토론과 표결을 통해 세 작품의 입상작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고가 도로를 공중 정원으로 조성하는 안이다. 자연을 매개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생명의 장소로 전환하는 비전과 전략은 미래지향적이며 혁신적이다. 단계적으로 서울역 일대를 녹색 공간화하는 확장가능성을 제시한 점과 다양한 시민 및 주체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프로세스를 중시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또한 고가 도로와 여러 장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접근성을 제고했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서울의 기후를 고려한 정교한 식재 디자인과 식물 생육의 지속가능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2등작은 장소의 기억을 존중하면서 고가 도로에 대해 최소한의 개입을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간에 따른 지형과 도시 조직의 변화를 추적했으며, 지역 사회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주변의 변화를 촉진하는 적정 수준의 설계안을 제시했다. 공공의 개입이 가능한 민간영역까지 찾아내어 실제적인 설계를 제안한 점도 높이 평가된 점이다. 비용 절감과 운영관리 측면까지 고려한 제안이 돋보였고, 지역 주민의 참여를 고려한 디자인 전략도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고가 도로 상부의 활용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구체적인 설계안이 발전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되었다. 3등작은 도시 조직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공간별로 적극적인 디자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 정교하게 조직된 공간 구성으로 다양한 활용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이 설계안의 장점이다. 남대문과 한양도성 주변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량 디자인 방식은 창의적이었다. 그러나 설계안에 제시한 고가 도로의 과도한 변형은 심사위원 전체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어려웠다. 당선작이 지니는 가치와 장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관리 기구가 만들어져서 운영되어야 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당선안이 지향하는 열린 디자인의 정신이 프로젝트의 전개 과정에서 잘 구현되기를 바란다.” 전문위원인 김영준은 당선작은 수목원을 통해 새로운 도시 맥락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이며, 프로젝트의 진행에 따라 변형을 수용하되 원 개념을 존속시키기에 적절한 유연한 형태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당선자인 비니 마스는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집중해 단순히 고가 상부를 디자인 하는 것을 넘어 고가의 하부와 주변으로 파급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혔다. “우리의 제안 개념이 ‘수목원’이라고 해서 단순히 식물을 모아 놓은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울에 존재하는 다양한 나무와 풀들이 화분 형식으로 고가 위에 심기고, 그 식재 과정과 분위기를 사람들이 경험하는 가운데 행위를 유도하고자 했다. 현재 서울역 고가의 범위를 넘어 남대문 성곽, 버스 정류장, 서울역 북부 역세권 등으로 과감하게 번져 나갈 수 있는, 향후 더 큰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디자인의 단초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서울시는 지역 주민 설명회, 분야별 전문가 소통을 통해 올해까지 설계를 구체화 해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른 출품작의 좋은 아이디어 역시 선별하여 당선자에게 권고할 예정이며, 비니 마스 역시 이러한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향후 고가의 구조 보강 작업과 구간별 공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2017년 3월 일부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선작Seoul Arboretum 서울 수목원 비니 마스Winy Maas|MVRDV 2등작Seoul-Yeok-Goga: Walkway for All 서울역 고가: 모두를 위한 길 조성룡Joh Sung Yong|조성룡도시건축 3등작Continuous Landmark: Unified Hyper-Collage City 흐르는 랜드마크: 통합된 하이퍼 콜라주 도시 조민석Cho Min Suk|매스스터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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