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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 속으로] 슈벤두 샤르마 어포레스트 설립자 겸 디렉터
    숲이 상품이 될 수 있을까? 정원이나 공원을 만드는 일이라면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숲, 그것도 자연의 모습을 꼭 빼닮은 숲 또한 기업의 이윤 추구 영역이 될 수 있을까? 좀처럼 확신이 안선다. 우리에게 숲 만들기란 그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식의 공익 광고 혹은 초록색 작업복으로 상징되는 새마을 운동을 연상시키거나 목재로 쓰기 위한 열대우림, 캐나다의 대규모 조림 사업 등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건강한 숲 자체가 상품이 되는 세상으로 진입했다. 여기서 ‘건강함’이란 휴양림 광고에 쓰일 법한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높은 종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묘사하는정확한 표현이며 숲으로서의 엄격한 자격 기준을 통과 함을 의미한다. 인도의 무모한 청년, 슈벤두 샤르마가 설립한 숲 만들기 전문 기업 어포레스트가 해내고 있는 일이다. ‘숲, 1년에 1미터 성장 보장’, 어포레스트가 내건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다. 상당히 인상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심지어, 샤르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100년 걸려야 만들어지는 숲을 10년 내에 만들어 드립니다”, 혹은 “10년 걸려야만들어지는 숲을 1년 만에 만들어 드립니다”. ‘숲이 무슨 콩나물시루도 아니고 정말 가능한가’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고 영 미심쩍기도 하다. 비밀은 뭘까? 너무 당연하지만 우리가 종종 잊고 사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이 서로에게 의존적이라는 사실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에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간다. 어포레스트가 만들어내고 있는 숲의 핵심은 바로 그러한 상호 의존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숲이란 그저 나무의 집합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새, 벌레, 동물, 온갖 종류의 다양한 식물이 함께 할 때 온전히 숲이라 불릴 만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조화, 하모니와 건전한 경쟁을 통해서 숲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샤르마는 생태적으로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숲은 훌륭한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원래 토요타 공장에서 일하던 산업 엔지니어였다. 어느 날 공장 주변 숲 조성을 위해 방문한 일본의 저명한 식물학자 아키라 미야와키Akira Miyawaki 박사의 강연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후 숲 만들기를 새로운 일생의 업으로 삼고 진로를 바꾸었다. 즉 어포레스트는 미야와키의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잠재 자연 식생potential natural vegetation 이론’과 경험에서 출발했다. 이에 더하여 어포레스트는 공학적 마인드와 IT 문화, 인도라는 지역적 환경을 접목시켰다. 과학적인 프로젝트 진행 방식과 효율성 추구, 모니터링, 경이로운 퍼포먼스에 있어서는 전직 엔지니어로서의 면모를 숨길 수가 없다. 어포레스트의 방식이 처음부터 모두에게 환영 받은 것은 아니다. 환경운동가에게 접근했더니 놀랍게도 그들은 숲을 만드는 일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조경가에게 갔더니 그들은 오히려 그 자리에 있던 것들조차 깡그리 베어버리고 다른 대륙에서 수입해 온 잔디밭을 만드는 데에만 열중했다. 샤르마는 결국 양쪽 모두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스스로 숲을 만드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샤르마의 ‘종다양성’은 추상적인 구호이거나 우리와 상관없는 먼 열대우림에서나 거론될 만한 과학 용어가 아니다. 그는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물다양성을 우리 이웃에서 지금 이 순간 만들어 내고 있다. Q. 히말라야 산맥을 바라보는 북인도 카쉬푸르Kashipur가 고향인데, 지금은 인도 IT 산업의 중심인 방갈로르Bangalore에 살고 있다. A. 산록부의 매우 작은 마을이다. 우리 집 뒷마당에서는 히말라야의 산들을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인도 최대의 야생 호랑이 보호 구역인 짐 콜벳 국립공원Jim Corbett National Park과 매우 가깝다는 점이다. 실제로 호랑이 사냥이 벌어지기도 한다. 인도판 아프리카인 셈이다. 내가 뒷마당에 숲을 만들고 난 후 나무들이 자라 더 이상 산이 보이지는 않는다. Q. ‘Afforestt’에서 t가 왜 두 개인가? A. 하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회사를 차리기로 결정했을 때 ‘Afforest.com’이라는 도메인 명은 이미 태국의 어떤 사람이 사용하고 있었다. 벤처 기업으로서 도메인명을 구매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두 번째 이유는 조금 전에 말했던 짐 콜벳을 기리기 위해서다. 그는 사냥꾼이었는데 마을을 공격하는 호랑이 수백 마리를 처치해 소중한 인명을 구했기 때문에 인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곧 갈등의 원인이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의 영역을 침범한 농토 개간과 숲의 소실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짐 콜벳은 인도에 처음으로 야생 동물 보호 구역과 국립공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당시 대부분의 영국인은 인도를 그저 제국주의의 시장으로만 생각했지만 짐 콜벳은 인도의 땅과 인도인을 살리기 위해 일했다. 두 개의 t는 그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내가 처음 생각했던 회사의 이름이 ‘Corbett Forest Making Company’일 정도였다. 물론 고민 끝에 결국 Afforestt로 바꾸긴 했지만 짐 콜벳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그런데 나의 일본인 친구가 tt를 나무 木자 두 개로 쓰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주었고 지금 우리 로고에 그렇게 표현되어 있다. 영어를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자를 안다면 수풀 ‘林’자는 읽을 수 있으니 더 좋지 않은가. Q. 웹사이트에서 밝히고 있는 사업 내용에 의하면 어포레스트는 ‘자연적이고 야생적이며 관리가 불필요하고 자생적인 숲’을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언뜻 들으면 어포레스트가 만들려고 하는 결과물은 노지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연스럽게 씨앗이 날아와 생기는 숲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고객의 입장에서 굳이 어포레스트의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어포레스트 방식은 그러한 자연적인 숲의 생성과정을 몇 배로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즉, 100년이 흘러야 생길 수 있는 숲을 우리는 10년 안에 만들 수 있다. 10년이 걸리는 숲 정도는 하루아침에(그만큼 짧은 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꼭지를 연재하고 있는 인터뷰어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 오피스를 이끌며 10여 차례의해외 공모전에서 우승했고, 주요 작업을 뉴욕시립미술관 및 소호, 센트럴파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지의 갤러리에전시해 왔다. 저서로 『시티 오브 뉴욕』(공저)이 있다.
    • 최이규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지소장
  • [재료와 디테일] 갈라지고 썩어야 나무
    나무는 흔하다. 조금만 나서면 숲이 있고 가로수가 있다. 우리가 거주하는 집에서도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재가 나무다. 또한 나무는 시간을 거슬러 석기 시대 이전부터 인류에게 중요한 생활의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그만큼 잠재의식과 유전적 기질에서부터 친근한관계에 있는 소재다. 이러한 목재로 만든 시설물은 내가 일하는 설계사무실의 모니터 화면 속에서도 늘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아마도 우리가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 그 이유가 있는 듯하다. 물가를 따라 흐르는 수변 데크, 산길을 따라 설치되는 산책 데크와 산 정상의 전망 데크, 그리고 그 옆에 자리한 목재로 만든 방갈로 등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으로 조합된다. 결국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어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장점에 계획안 이곳저곳에 그려 넣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다분히 감성적인 면을 강조한 결과인 듯하다. 그러나 실시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렇게 열심히 예쁜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고 설득한 뒤 가장 먼저 ‘검열’되는 소재가 바로 이 목재다.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는 곳도 있고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만 사용토록 압박하고 다른 고강도의 재료로 바꾸기 일쑤다. 고가의 재료라는 점에서 초기 투자비에 부담을 주기도 하거니와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한 소재라는 점이 이러한 상황을 낳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다. 감성적으로 친환경 소재임을 강조하며 클라이언트를 설득하지만 결국 시공할 땐 목재보다 덜 친환경적이고 강도 높은 재료를 사용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친환경에 대한 계량화된 데이터 구축, 목재의 부패를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찰, 경비 절감 방안의 정량적 설득이 필요하다. 잠시 목재가 친환경적이지 않은 소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친환경이라는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텐데, 목재는 숲의 나무를 베어야 만들 수 있는 자재이므로 결국 숲의 파괴를 가져오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된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대영은 여기저기 살피고 유심히 바라보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작고 검소하며 평범한 조경설계를 추구하고 있다. 영남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우대기술단과 씨토포스(CTOPOS)에서 조경의 기초를 배웠다. 조경설계사무소 스튜디오엘(STUDIO L)을 시작하고 작은 작업들을 하고 있다. www.studio89.co.kr
  • [공간 공감] 양재동 꽃시장
    3월 말 양재동 꽃시장을 찾았다. 초본이나 원예 용품을 사러 종종 들르는 곳이니 새로울 것은 없지만, 오늘은 보고자 하는 각이 좀 틀리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양재동 꽃시장은 시장 본연의 기능 외에도 공공 공간으로서 매력이 넘치는 장소이니,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이 고안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중점적으로 제시되었다. 사실 양재동 꽃시장은 설계 스튜디오에서도 단골손님으로 다뤄질 정도로 이슈와 설계거리가 푸짐한 곳이다. 조경의 가장 중요한 재료 중 하나인 초화가 팔리는 시장이니, 전문가들의 재료 공급처이자 동시에 대중의 조경 인식이 반영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디자인을 논하기에 최적의 소재는 아니지만 시장이라는 인프라가 어떻게 다층적으로 활용되어 장소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는 맞춤한 장소다. 시장, 공원 그리고 정원 문화란 관점에서 양재동 꽃시장을 재조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싱거운 언급이지만 이곳에는 볼만한 초화가 가득하다. 색색의 갖가지 초화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뿐만 아니라 계절 변화의 바로미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때문에 초화 구입이 아니라 견학이나 아이쇼핑을 위해서 이곳을 찾는 이들도 꽤 된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부대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개의 도매시장이 판매 시설 이외에 다른 편의 시설을 갖추는 데 인색하듯이 양재동 꽃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도매 유통이 주로 이루어지고 전문가가 주 고객인 시장이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보다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판매나 편의 시설의 보완이 필요하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는 유럽에서 일반화된 가든 센터가 있다. 정욱주는 이 연재를 위해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글쓴이 외에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했고,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 Finalist: Mesa Central MESA CITY CENTER DESIGN COMPETITION
    메사 센트럴Mesa Central은 ‘어떻게 하면 메사 시민과 메사 시티 센터를 찾는 방문객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도시적 경험의 강화’, ‘근접 지역의 연결’, ‘도심부 보호’라는 세 가지 주제에 중점을 두고 구성되었다. 프레임워크워시The Wash는 도심부 중심을 관통하는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와 같은 레벨에 조성되어, 광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도시 활동이 유입되는 통로로 기능한다. 메사 센트럴의 워시를 구성하는 리플렉션 풀refl ection pool과 피크닉 고원, 바닥 패턴 등의 공간 구성 요소는 애리조나의 간헐천과 건조 지역의 모습을 차용한 것이다. 도심부와 경전철, 메사 아트 센터Mesa Arts Center, 그리고 추후 세워질 음악 학교와 이스트 메인 스트리트East Main Street 개발 지구를 연결하면서 도시 성장과 통합을 이루는 주요 뼈대를 만들어낸다. 애리조나 구릉 지대를 연상시키는 풋힐Foothills은 강렬한 공간 구조와 식재로 이루어진 공원 내부의 언덕이다. 풋힐의 구조와 지형은 메사 도심부에서 볼 수 없는 수직적 오픈 스페이스를 제공한다. 워시와 풋힐의 사이를 연결하는 블러프Bluffs는 점차 건조화되는 애리조나 주의 지형적 변화를 보여주며 대상지 전체를 가로지르는 좋은 전망 포인트를 제공한다. 블러프가 만들어내는 사막 경관은 방문자들이 메사 센트럴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있도록 정교하게 조직되어 있으며, 주로 바위나 건조 기후대 식물 등으로 채워져 있다. 대상지 좌우측을 관통하는 중앙 구간을 통칭하는 페퍼플레이스Pepper Place는 새로운 주 보행로 기능을 수행한다. 메인 스트리트와 평행하게 나 있는 이 보행로는 도시 어메니티와 박물관, 주차장을 포함한 인접 시설들을 연결한다. 다층 구조로 식재된 나무는 공간을 구획 및 조직하며 대상지 내의 연속성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방문자가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한다. 나아가 무성하게 자란 초목과 푸르게 우거진 나무는 대상지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며, 나무의 플랜터는 빗물집수와 여과 작용을 돕는다. 우드 베곳(Woods Bagot)은 1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국제적 디자인 컨설팅 기업으로 미국, 호주, 아시아, 유럽 전역에 걸쳐 약 1,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14년 발표된 ‘세계 100대 건축사무소(World Architecture 100 List)’에 일곱 번째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건축, 컨설팅, 교통, 인테리어 디자인, 마스터플랜, 그리고 도시계획까지 광범위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서피스디자인(SURFACEDESIGN)은 조경, 도시 설계, 마스터플랜 등 광범위한 영역을 디자인하는 회사다. 2001년 설립되어, 대규모 도시계획, 공원 디자인, 단지 설계, 기업·캠퍼스 설계, 가로 경관 디자인 등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 환경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다.
    • Woods Bagot + SURFACEDESIGN / Woods Bagot + SURFACEDESIGN
  • Finalist: Living Room Plaza MESA CITY CENTER DESIGN COMPETITION
    리빙 룸 플라자Living Room Plaza에는 풍요로움이 가득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활력소messy vitality’라는 설계 개념이 담겨 있다. 이는 항상 사람들의 활동으로 가득한 공간이 되도록 유도하고, 새로운 공간 경험의 폭을 넓혀 방문객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장소 제공을 목표로 한다. 리빙 룸 플라자의 프레임워크는 물리적 공간에 대한 탐색을 북돋우는 한편, 새롭게 경험하게 될 공간 속에 메사 시의 흥미진진한 삶을 담아낼 것이다. 나아가 전체적으로는 시민의 교육과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고, 도시 규모의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게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전략은 블록 단위 개발을 통한 도시의 통합, 에너지 절약, 천연 자원의 보존, 수질 정화를 위한 혁신적 건축 기술 및 현장 설계 방식 등을 포함한다. 리빙 룸 플라자는 일련의 레이어를 겹쳐 유기적인 공간을 구현하는 방식을 취한다. 각각의 레이어는 성공적인 도심 공간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수직적 프레임워크 기존 건물과 신규 건물은 모두 도시 맥락과 규모의 측면에서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소매상점과 카페는 건물 1층의 전략적 위치에 입점하게 된다. 독특한 패턴의 그늘 캐노피, 간판이 설치된 건물 지붕, 야외 테라스 등이 광장 주변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이는 도시를 향해 있는 광장의 에지 부분이 쇼핑, 외식, 전시 관람 등의 활동과 카페와 바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등으로 활기를 띄게 할 것이다. 새로 들어설 어린이집과 피트니스 센터 역시 리빙 룸 플라자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규 사업체들은 기존의 지역 상인들과 메인 스트리트에 위치한 상가들의 기능을 보완하여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지역민과 방문객은 유리로 만든 독특한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티 오피스 타워City Offi ce Tower 8층에 위치한 새로운 옥상 데크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오텍(Otak)은 1981년 설립된 종합 엔지니어링 건축사무소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엔지니어, 건축가, 도시계획가로 구성되어 있다. 보다 지속가능한 건조 환경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각 프로젝트가 갖는 잠재적인 경제 효과의 중요성 또한 놓치지 않으려 한다. 오텍은 창립 30주년을 계기로 한국의 한미글로벌(HanmiGlobal)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이를 시작으로 보다 국제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메이어/리드(Mayer/Reed)는 미국 오리건(Oregon)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도시조경설계사무소다. 도시설계나 조경과 같은 공간 설계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개선에 필요한 상품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도 수행하고 있다. 메이어/리드는 사회·문화·생태·역사 등 환경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즐겁게 일하고, 배우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 Otak + Mayer/Reed / Otak + Mayer/Reed
  • Winning Proposal: Mesa City Center MESA CITY CENTER DESIGN COMPETITION
    콜웰 셀러Colwell Shelor, 웨스트 8West 8, 그리고 웨들길모어Weddle Gilmore가 팀을 이뤄 제출한 메사 시티센터Mesa City Center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시정부 및 지역 사회의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즉, 대규모 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 그리고 산책이나 휴식 같은 일상적 활동이 가능한 지역 공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반전을 품은 도시 광장town square with a twist’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그늘이 드리워지고 녹음이 우거진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메사 시가 혁신·예술·비즈니스·커뮤니티 등의 관점에서 선도적 도시임을 부각시킬 수 있는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을 제안한다. 디자인의 특징을 꼽자면, 융통성 있는 활용이 가능한 일련의 넓은 공간, 보행자 연결로, 소노라 사막Sonoran Desert을 떠올리게 하는 친근한 경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될 대중 친화적 프로그램을 갖춘지상 공간 활용 등이 있다. 보행로 및 다양한 외부 공간으로 구성된 녹색 네트워크를 통해 메사 시티 센터로부터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 메사 아트 센터Mesa Arts Center, 컨벤션 센터Convention Center, 그리고 인근주거 지역까지 자연스러운 보행자 흐름이 형성된다. 기존 건물들의 용도를 재설정함으로써 다양한 식음료 판매소가 1층에 들어설 수 있게 했고 건물 주변으로 테라스를 설치해 공공 영역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새롭게 들어선 상점과 외부공간은 다수의 사용자를 수용하는 동시에 대상지 바깥으로까지 메사 시티 센터의 영향력이 뻗어나가는 거점이 된다. 시청사 건물 옥상에 마련된 스카이 테라스Sky Terrace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져 행사 및 일몰 감상에 적합한 공간으로 기능한다. 콜웰 쉘러(Colwell Shelor)는 미국 애리조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경설계사무소로 엘리슨 콜웰(Allison Colwell)과 미셸 쉘러(Michele Shelor)가공동 설립했다. 대규모 단지 개발에서 도심 내 야생동물보호구역 정비 사업까지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 독특하고 생동감 넘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토착종의 발굴 및 활용과 도시 기반 시설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법을 추구하고 있다. West 8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뉴욕과 벨기에에 지사를 둔 도시·조경설계사무소로서 조경가, 건축가, 도시설계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7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1987년 설립된 이래로 대규모 도시 및 환경 설계 프로젝트에서부터 워터프런트, 공원, 광장, 정원, 시설물에 이르기까지모든 프로젝트에서 종합적이고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한 디자인을 수행하려 노력한다. 웨들 길모어(Weddle Gilmore)는 필립 웨들(Phillip Weddle)과 마이클 길모어(Michael Gilmore)가 공동 설립한 건축·도시설계사무소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프로젝트마다 다양한 문화적·경제적·환경적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인주택 및 오피스 건축과 같은 사적 프로젝트부터 캠퍼스 계획, 메모리얼, 동물원 등의 공공 프로젝트까지 점점 그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Colwell Shelor + West 8 + Weddle Gilmore / Colwell Shelor + West 8 + Weddle Gilmore
  • Mesa City Center Design Competition 메사 시티 센터 디자인 컴피티션
    15%의 가능성,메사에 불어올구릿빛 바람 메사The City of Mesa는 애리조나 주의 최대 도시인 피닉스Phoenix에서 약 3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구 45만 규모의 위성 도시다. 소노라 사막Sonoran Desert의 영향권에 위치한 메사는 ‘평평하고 건조한 대지’라는 도시의 이름처럼 7월에는 평균 41°C(최고 기록 48°C)까지온도가 상승하는 무더위를 자랑하며, 연중 강수량이 250mm가 채 되지 않는(235.6mm, 2012년 기준) 매우 건조한 기후를 보인다. 메사는 1883년에서야 인구 300명에 도달한 작은 농업도시였다. 이후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을 계기로 팔콘 공군 기지Falcon Field와 윌리엄스 공군 기지Williams Field가 들어서면서 도시 발전의 전환기를 겪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인구 증가, 도시 기반 시설 확장등 급격한 도시 개발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주정부는 전쟁이 끝난 후 군사적 활용도가 낮아진 팔콘 공군 기지에 민간 공항의 기능을 추가하게 되었고, 이후 메사는 애리조나 항공 교통의 중심지로 발달하게 된다. 한편, 같은 시기 공군 기지 주변으로 우주항공산업 관련 사업체가 유치되고,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관련 학과에 많은 지원을 하면서 항공 산업 중심지로서의 성격이 더욱 강화된다.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까지 이어졌고, 증가하는 인구에 대한 보건 관련 시설과 사업체가 들어서기 시작한다. 꾸준히 증가하는 인구와 인구 구성의 다변화와 더불어 메사의 도시 기반 산업이 다변화하기 시작했고 애리조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진행된 도시쇠퇴 현황조사에 따르면 인구성장률이 34%(1990)에서 10%(2010)까지 줄어들었으며, 주택 및 상가 공실률이 늘어나고 경제 관련 지수가 모두 하락하는 등, 메사는 도시쇠퇴기에 접어든 도시에 속하게 된다. 이에 2010년 말, 시정부에서는 상권 활성화와 외부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메사 종합 발전 계획Mesa Central Main Plan(2010)’을 발표했고, 2012년 11월에 이르러 이러한 도시 발전 계획의 중심이 될 ‘메사 시티 센터 디자인 컴피티션Mesa City Center Design Competition’을 개최하게 된다. 발전위원회는 “뉴욕의 하이라인, 휴스턴의 디스커버리 그린Discovery Green이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 효과를 냈던 것처럼, 좋은 공공 공간이 메사의 도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공모 배경을 설명했다. 설계지침과 설계공모 진행 과정 이번 설계공모의 당선 팀에는 10만 달러의 상금과 5천만 달러 규모의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시정부는 이번 공모를 메사 시티 센터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콘셉트 디자인’ 성격이라고 설명하며, 각 설계팀이 제시하는 설계안은 전체 개발 과정의 15%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즉, 당선될 설계안의 디자인 발전, 펀딩funding, 실시 설계 및 시공 등을 포함하는 나머지 85%의 과정에 시정부와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듬해 10월, 최종 결선에 진출할 팀을 선정하기 위한 사업수행능력평가서Statements of Qualifications(SOQ) 평가를 진행했는데, 총 18개 컨소시엄이 이 과정에 참여했다. 시에서 요구한 것은 컨소시엄 별 포트폴리오와 더불어 대상지 조사·분석 리포트와 간략한 프로젝트개요였지만 각 팀은 총 9개로 구성된 설계 원칙―‘상징적인 공원(signature park)의 제시’, ‘도시 맥락과의 연계’, ‘사막 기후에 대한 대응’, 그리고 ‘메사 종합 발전 계획과의 연계’ 등―을 준수해야 했다. 2013년 11월에 이르러, ‘코웰 쉘러 + West 8 + 웨들 길모어’ 팀, ‘오텍 + 메이어/리드’ 팀, 그리고 ‘우드 베곳 + 서피스디자인’ 팀이 최종 결선에 참여할 권한을 얻게 되었다. 심사위원은 ‘상징성’과 ‘기후에 대한 대응’이 3개 팀을 선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각 팀은 이후 1차 설계안을 제출하고 5월 21일과 6월 12일 양일에 걸쳐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각 컨소시엄은 1차 설계안에 대한 시민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2014년 8월 28일 메사 아트 센터에서 최종 설계안 발표가 진행되었고, 공모 기간 전체에 걸쳐 온오프라인으로 수렴된 의견과 시민·전문가 심사단의 평가를 종합하여 코웰 쉘러 팀의 설계안 ‘메사 시티 센터’가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메사 시티 센터에 대한 세 가지 계획안 최종 결선에 진출한 오텍 팀은 18에이커에 달하는 대상지 전체를 활성화(개발)하기에 앞서, 이 중 4에이커에 주요 공간 프로그램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리빙 룸 플라자Living Room Plaza’는 마치 주택에서 거실living room이 가족 구성원 모두가 모여 소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는 것처럼 메사 시티 센터 개발 대상지 안에서도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공간에 집중적인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이는 대상지에 접한 외부 블록들과의 연계가 미진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메사 센트럴Mesa Central’은 세 팀 중 가장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한 설계안으로 각 공간별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우드 베곳 팀은 메사의 지형에서 모티브를 얻어 ‘행어Hanger’, ‘광장Square’, ‘계곡Valley’을 테마로 각기 다른 세 가지 설계안을 제시했는데, 최종 설계안에는 ‘하이드로 룸’, ‘클라우드’, 그리고 ‘워시’ 등, 워크숍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세 안의 요소들이 모두 혼합되어 있다.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은 긍정적이나, 완성된 설계안은 좀 더 선택과 집중이 이루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당선작인 코웰 쉘러 팀의 ‘메사 시티 센터’의 구성은 매우 단순하다. 이 설계안에는 애리조나 토착종을 도입한 다양한 성격의 ‘정원’과 겨울에는 아이스 링크로 사용될 수 있는 얕은 웅덩이인 ‘반사 연못’, 그리고 구릿빛의 거대한 패시브 냉각 증발탑passive coolingevaporation tower인 ‘윈드 댄서’가 포함되어 있다. 강렬한 조형성을 가진 ‘윈드 댄서’는 폴크로리코folklórico라는 스페인 민속춤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춤의 형상뿐만 아니라, 패시브 냉각 증발 기술을 도입하여 펄럭이는 치맛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효과까지 살려내고자 했다. ‘윈드 댄서’는 공모 과정과 최종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어 온 ‘상징성’과 ‘사막 기후에 대한 대응’을 하나의 강력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 20일에는 메사 시티 센터 디자인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전문가 공청회가 열렸다. 경제 효과 분석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HR&A 어드바이저스HR&A Advisors의 캔디스 데이먼Candace Damon은 “메사 시티 센터가 하이라인이나 디스커버리 그린처럼 완성도있게 마무리 된다면, 향후 지역 경제 부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몇몇 시민들은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향후 사업비 5천만 달러(한화 542억원)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하는 재정적 우려도 있었으며, 디자인을 두고 “멋지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기괴한 UFO가 될 수도 있다”며 윈드 댄서의 과도한(?) 형태와 기능에 대한 의문도 줄을 이었다. 물론 앞으로 주민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디자인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거치겠지만, 한 메사 시민의 말처럼 “예쁜 그림 이상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 메사의 중심에서 이 구릿빛 무용수가 일으킬 바람이 어디까지 퍼져나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Winnig ProposalMesa City Center Colwell Shelor + West 8 + Weddle Gilmore FinalistLiving Room Plaza Otak + Mayer/Reed FinalistMesa Central Woods Bagot + SURFACEDESIGN
    • 양다빈, 김정은
  •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 TESCO Homeplus Academy
    무의도는 영종도가 손에 잡힐 듯 서해의 너른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섬의 모양이 장수가 관복을 입고 춤추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이러한 무의도의 동쪽 언덕에 자리 잡은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이하 테스코 아카데미)’는 홈플러스 그룹이 글로벌 기업인 영국 테스코와 함께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세운 첫 아카데미다. 테스코는 직원들의 자아 개발과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고 인적 교류와 구성원 모두를 위한 재충전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친환경적인 연수원을 이곳에 조성했다. 아카데미는 대지 면적 59,303m2(약 17,900평), 연면적 16,020m2(약 4,800평) 규모에 총 22개의 강의장과 87개의 숙소, 도서관과 비즈니스센터, 실내외 복합공연장, 피트니스 센터 등 생활 레저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공간의 얼개 아카데미의 건축적 개념을 수용하여 크게 세 개의 얼개로 외부 공간의 설계 콘셉트를 정리했다. 첫째는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야외 공간과 교육 공간이 어우러지는 외부 공간 계획Build a winning team이고, 둘째는 교류와 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단결력을 고취하기 위한 다양한 야외 활동 공간의 창출Build a relationship, 세 번째는 아름다운 경관을 활용하여 정신적·물리적 재충전을 돕는 편안하고 즐거운 휴식 공간을 마련Build a good health하는 것이다. 바다의 품으로 맞이하다Welcome Plaza 대양을 항해하는 듯 파도치는 바다를 향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크루즈 모양의 아카데미 건물이 웅변해주는 것처럼, 대상지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손만 뻗으면 닿을 듯이 가까운 바다와 갯벌이다. 진입 광장에 들어서면 오대양 육대주를 상징하는 석재 조형물을 지나 타원형의 캐노피가 나타난다. 처음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자연스레 이 캐노피에 이끌리게 되고 하늘로 뚫린 둥근 창 아래서 시원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비로소 일상에서 벗어난 ‘자연 속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물 흐르듯 디자인된 캐노피 하부의 데크 라인은 마치겹겹이 밀려오는 파도의 결과 같다. 샘솟는 물에 마음을 정화하다Spring Garden 테스코 아카데미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의 테스코 직원들을 위한 연수원이다. 해외에서 이곳까지 오는 긴 여정에서 방문객들은 설렘과 기대를 안고 일상의 탈출을 꿈꾸며 이곳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연수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잠깐 동안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샘물을 보며 정화의 시간을 가지도록 했다. 발원지의 원시성을 상징하듯 짙은 흑색의 반석에서 샘물이 솟고 작은 시내가 되어 대지를 적시고 폭포가 되어 거칠게 심호흡을 하고 바다로 흘러간다. 물의 여정을 함축적으로 묘사하여 자연 속에서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작고 상징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조경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조경시공 장원조경 건축설계 시아플랜 건축시공 삼성물산 발주 테스코 홈플러스 그룹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대지면적 59,303m2 완공 2011. 7. 그룹한(대표 박명권)은 1994년 창립 이래, 경제 발전의 피로에 찌든 도시인에게 자연과 호흡하는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 왔다. 그룹한의디자인은 삭막한 주거 환경의 한복판에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린 시절의추억, 그리고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가치를 구현해 왔으며, 여유와즐거움이 넘치는 문화 환경을 헌정해 왔다.
    • 박명권 / 그룹한
  • [비평] 9회 말 구원 투수의 딜레마
    여느 수도권의 교외와 마찬가지였다. 길 양옆으로 즐비한 짝퉁 르네상스 양식의 모텔, 빅토리아풍의 펜션, 촌스러운 대형 폰트로 붕어찜과 매운탕을 광고하는 원색의 요란한 간판들…. 그 어지러운 풍경에 눈이 쉬이 피로해지지만 그럼에도 양평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푸르렀다. 차창 밖으로는 굽이굽이 산과 강이 근경, 중경, 원경으로 계속 펼쳐졌다. 양평은 분명히 녹시율이 높다. 국내 최초의 ‘치유의 숲’이 들어설 만큼 산림 자원이 풍부하다. 한마디로 양평은 일상 탈출을 꿈꾸는 자의 안식처다. 서울 시민에게는 한 시간 안팎을 투자하면 고밀도 회색 도시에서 벗어나 풀과 흙 내음이 가득한 전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시간과 비용의 투자에 비해 꽤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양평에는 전원주택, 레저 시설뿐만 아니라 기업의 연수원도 많이 자리 잡고 있다. 산 좋고 물 맑은 서울 교외에서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리프레시와 함께 각종 세미나와 워크숍을 진행하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Healing in Nature’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현대 블룸비스타 또한 그런 목적으로 계획된 기업 연수 전문 리조트(시공 중에 호텔로 변경)다. 마무리 투수와 조경가의 상관관계 흥미롭게도 블룸비스타의 건물은 여타의 리조트 같이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남영동 대공분실의 외관을 설계 모티브로 삼은 듯한 무채색의 차갑고 각진 도심 속 오피스 건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십 몇 층의 날카로운 매스가 남한강을 향해 쌍둥이처럼 서 있는 모습은 전원 풍경을 기대하며 도시를 떠났던 사람들에게는 뜻밖의 정경일 것이다. 게다가 가파른 기울기의 경사로 이루어진 땅에 지하 주차장을 끼워 넣고 그 자락에 건물과 시설을 앉히다 보니 수직의 높은 콘크리트 벽과 지하 주차장의 입구가 무엇보다 도드라지는데, 이 또한 사람들이 양평에서 기대하는 ‘양평’의 모습은 아님이 틀림없다. 왠지 첨단화된 신도시에서 볼 수 있는 오피스 건물 같기도 하고 최신식 아파트 단지의 입구 같기도 하다. 어쨌든 여기까지 와서 반가울 만한 얼굴은 아니다. 탈도시 아니 탈서울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세련된 도회지풍의 분위기를 내뿜기 때문이다. 즉, 건축적 측면에서 블룸비스타는 ‘양평’하면 으레 연상되는 탈서울적 체험을 충분히 만족시키지도 못하고, 또 강렬하게 전달하지도 않는다. 외부 환경과 건축물의 조화를 통해 전체 경관의 완성도를 높여야만 하는 조경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것만큼 어려운 과제도 없을 게다. 건축가로부터 구체적인 작업을 위해 캔버스를 넘겨받을 때 왠지 억울한 심정까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젠장, 또 9회 말 구원 투수구나… 어떤 구속과 구질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내야 하나 고민스러울 만한 상황이다. 고심 끝에 찾은 해법이 바로 외부 공간의 ‘대비’와 ‘중재’다. 양평의 자연성을 극대화시켜 경험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건물의 인공미를 순화시키는 전략이었다. 전략과 전술에 관하여 먼저 대비를 위해서 크게 두 가지 다른 이미지의 공간을 엮었다. 이 두 가지는 다름 아닌 건물과 직접 맞닿아 있는 모던한 공간과 산과 이어진 자연적인 공간이다. 특별한 전이의 장치 없이 병치되어 연결된 이들 공간은 각 개별 공간의 체험을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를 들어, 원래는 수영장으로 조성될 예정이 었던 건물에 접한 남서측 인공 지반의 공간은 도시적인 형태와 소재의 데크와 수경 시설로 이루어진 다목적 이벤트 공간이다. 반듯하게 잘 짜인 건축적인 벽으로 구획된 중정의 모습을 지닌 이 공간은 사실 서울 시내 고급 레스토랑의 앞마당과 같은 느낌이다. 특히, 야외 강연 등의 행사를 수용하기 위해 조성된 계단식 스탠드에서 느껴지는 세련된 조형미와 깔끔하게 다듬어진 재료의 물성은 - 비록 시점의 끝에는 자연스러운 배경으로 연출된 소나무 군식이 있을지라도 - 이곳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양평’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끔 한다. 그런데 그 현대적인 스타일의 벽과 계단을 넘어가면 바로 산자락의 지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소담한 수목원 형태의 후원을 만나게 되는데, 이러한 대비가 전해주는 느낌은 사뭇 강렬하다. 특히 그 ‘낭만의 공간’과도 같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사시사철 변하는 숲의 자연성이 이전의 정형성과 대비가 되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뭐니 뭐니 해도 이런 이분법적인 이미지를 중재하는 가장 지배적인 조경 요소는 물이다. 조경 소재로서 물은 특별한 힘을 지녔다. 정靜과 동動, 규칙과 불규칙, 빛과 그림자 등 상반되는 특성이 함께 내재되어 있는 물은 아무리 정형적인 형태의 수반에 갇혀 있어도 잔잔한 움직임과 소리를 만들어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자연을 만나게 한다. 민병욱은 1975년생으로, 경희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환경대학원과 네덜란드 바허닝헨 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ArizonaState University)에서 환경설계 및 계획에 관련된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받으면서 학제간 교육과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동심원과 오이코스등에서 다양한 조경 및 도시 관련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얼마전까지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에서 교수로 지냈고, 현재는 경희대학교환경조경디자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블룸비스타 The Bloomvista
    콘도에서 연수원으로 기본설계와 설계변경 처음 이곳은 콘도 시설로 계획되어 건물과 외부 공간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후 이런 저런 사정으로 발주처의 직원들을 위한 연수 시설의 성격이 가미되었다. 이 시점에 우리는 조경 계획을 맡게 되었다. 시설의 목적이 변경되면서, 야외수영장으로 단일하게 계획되어 있던 기존 외부 공간의 변경이 필요했다. 이미 건물과 외부 구조물은 어느 정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설계안의 결정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설계 시 주로 고민했던 부분은 콘도와 연수원, 서로 상충될 수도 있는 이 두 가지 기능을 외부 공간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였다. 고급스러움과 다소 사적인 공간이 보장되어야 하는 콘도와 다수를 위한 연수원의 성격을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공간의 기능과 커뮤니티의 성격ㆍ규모, 그리고 그에 따른 경관이 상황에 맞게 탄력적이어야 했다. 다양한 목적과 규모의 활동을 위한 계획 건물의 성격이 변하기 전 외부의 주 공간은 야외수영장이었다. 유아와 성인을 위해 사각형과 원형의 야외수영장이 인접해 있었고 그 주위로 경사 지형을 활용한 계단식 테라스에 선베드와 자쿠지 등 수영장의 부대 공간이 배치되어 있었다.반면 연수원은 큰 규모의 인원을 수용하고 조직의 단합을 비롯한 다양한 목적의 활동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므로 중심에 위치한 원형 수영장은 비워두기로 했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원형 스탠드를 두르고 가운데는 한여름 밤 소규모 공연도 가능한 콘서트 무대로 계획했다. 주변으로 물을 둘러 마치 물위에 떠있는 광장을 연출하고 싶었으나 실제로는 경계부의 수로 폭이 너무 좁게 시공되어 그러한 분위기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계획의 의도를 실시설계 시 좀 더 정확하게 전달했다면 잘 구현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일반 이용객을 위해서 시선을 끌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바닥 분수를 계획했는데 관리상의 이유로 없어진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선베드 테라스는 중앙 공연장의 추가적인 객석이 되거나 직원 연수 시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탠드가 된다. 비정형적으로 계획된 패턴은 개인부터 단체까지 커뮤니티에 따라 다양한 규모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많은 인원이 줄지어 앉게 되는 답답함을 피하고 ‘야외’가 제공할 수 있는 여유와 빈틈을 주기 위함이며 소규모 그룹 단위의 이용도 고려했다. 큰 경관, 작은 경관 대상지에는 크게 두 개의 경관축이 있다. 하나는 대상지 내부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는 축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 내 카페테리아에서 수영장을 조망하는 축이다. 이 두 경관축은 원형 광장에서 교차한다. 대상지 앞을 흐르는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은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별다른 시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외부의 계단형 테라스는 남한강변의 멋진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훌륭한 장소이지만 야외수영장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으로 내외부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우선 남한강으로의 조망을 가로막는 폐쇄적인 수영장의 벽들을 어떻게든 열어야 했다. 시선을 방해하는 반원형의 벽체를 절개하여 열었으며 주변 구조물들의 높이도 전반적으로 낮췄다. 계단식 테라스에서는 소나무숲 사이로 남한강을조망할 수 있으며 내부에서 외부의 자연 경관까지 이어지는 시원한 개방감을 확보했다. 평지가 아닌 탓에 계속 시야에 들어오는 회색 구조물의 입면은 경관적으로 부담이다. 대상지를 방문했을 때 눈길을 끄는 것은 육중한 건물의 매스와 인근에 가식해놓은 흰색 자작나무 줄기의 강한 대비였으며 설계 시 이 점을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일부만 반영되었고, 이와 별도로 시공 과정에서 선택된 개비온의 입면은 무채색의 무거운 건축입면을 잘 받아내고 대상지 전체에 통일감을 주고 있다. 아니 오히려 자작나무보다는 좋은 선택이었던 듯하다. 건축의 매스가 너무 육중하여 얇고 가벼운 자작나무와 대비시키기 무리였을 듯하다. 건물에서 외부를 바라보면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경사로를 따라 조성된 옹벽과 터널의 거대한 벽면과 마주하게 된다. 옹벽은 건물 1층 마감에 사용된 개비온을활용하여 통일감을 주었고 터널의 벽면은 장소를 상징할 수 있는 벽천으로 계획하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벽천은 규모가 크고 수직의 입면임에도 디테일이 잘 풀려 물이 흩날리지 않고 물의 양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마약 같은 설계 처음 사진으로 받아본 완성된 모습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설계의 디테일을 풀어내기 위해 실시설계와 시공코디네이터를 맡았던 노동균 과장이 고생을 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생각했던 공간의 이미지와 실제 시공된 현장의 괴리가 크지 않아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동안 계획 중심의 페이퍼 디자인을 주로 진행했던 탓에 현장을 완성하고 확인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기회가 별로 없었다. 작은 공간감과 디테일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조경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조경시공 환경그룹 자연누리 건축설계 H.A.M 건축사사무소 건축 리노베이션 최작 시공 파라다이스 글로벌 시행 현대종합연수원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1235 대지면적 31,585.00m2 조경면적 10,482.41m2 준공 2013. 10. 24. 그룹한(대표 박명권)은 1994년 창립 이래, 경제 발전의 피로에 찌든 도시인에게 자연과 호흡하는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 왔다. 그룹한의 디자인은 삭막한 주거 환경의 한복판에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린 시절의 추억, 그리고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가치를 구현해 왔으며, 여유와 즐거움이 넘치는 문화 환경을 헌정해 왔다. 김기천은 1977년생으로 2002년 그룹한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2007년 행정중심복합도시 국제 공모전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 주요 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국제 공모, 시흥 군자 배곧신도시 수변공원 공모, Brunei Sungai Kedayan Eco-CorridorArtist Impression 국제 공모 등이 있다. 노동균은 1980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했고 씨토포스를 거쳐 그룹한에입사하여 9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계획본부에서 책임디자이너로일하고 있다.
    • 김기천, 노동균 / 그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