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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수상: 소리-광장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
    1919년 3월 1일,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앞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부르던 시위대와 이를 가로막는 일제 관헌이 격돌한다.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행 앞 소리-광장은 한국 근대사 순간의 소리가 영원한 빛으로 드러나는 장소가 된다. 계획의 주안점 현재 한국은행 앞 사거리는 언제나 버스와 차들이 벽처럼 줄지어 서 있다. 광장은 시끄럽고 광장과 연계될 만한 시설은 적다. 한편 시선을 위로 올리면 서울의 주요 건축물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우리는 과거의 소리와 현재의 소리에 주목했다. 대한 독립을 외쳤던 과거의 소리가 있었기에 오늘날 활기찬 서울의 소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소리-광장은 서울 도심 속 교통 소음, 아이들의 웃음소리, 군중의 소리 등 모든 소리를 매개체로 과거의 소리를 빛으로 재현한다. 한국은행에서 본 소리-광장은 하나의 그릇과 같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형태를 좇아 횡단보도를 건너 벌어진 틈으로 광장 내부로 접근한다. 신세계백화점 방향으로 광장이 최대한 열려 있어 백화점과 광장이 하나의 공간을 만든다. 또한 지하 상권에서 연계되는 진입로는 공간에 활력을 더한다. 소리-광장은 과거 원형 극장과 같이 객석이 깊게 배치된 형태를 통해 음향 효과를 만들어 낸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설종한 + 고정석
  • 최우수상: 서울담경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은 지역 주민과 인근의 상권 이용객, 주변의 역사와 문화를 즐기려는 국내·외 관광객이 유동하는 서울의 핵심적 거점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은 그 이름과 장소적 의미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넓게 비워져야 할 광장의 대부분을 분수대가 차지했지만, 교통 및 동선 체계의 변화에 따른 공간의 단절로 인해 이용자의 접근이 제한되어 광장에 분수대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본 계획은 이미 광장 주변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구 조선은행), SC 제일은행(구 제일은행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구 미츠코시백화점) 등 문화재급 건축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광장을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아 비우고, 물은 그 장소가 지닌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보조 수단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 광장은 때때로 하늘을 반사하고 우리의 모습을 비추며 살아온 역사를 보여줄 것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 건축사사무소 제이비디
  •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구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는 노후 공간으로 인식되던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을 시민의 사랑을 받는 새로운 공간으로 제안하는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의 결과가 지난 10월 10일 발표됐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은 지역 주민과 인근 상권 이용객, 관광객이 유동하는 서울의 핵심적인 거점이다. 대상지는 조선시대 말부터 광장의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일제식민지기에는 근대적 번화가로 발전하며 3.1운동 시위대와 일제 관헌의 격돌지가 되었고, 해방 후에는 뉴스의 거리, 유통과 상업의 중심지로 활기를 띠며 6월 민주항쟁의 대표적 장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광장의 상당 부분은(38%) 1978년 이일영 작가에 의해 조성된 분수대가 차지하고 있으며 시설이 노후화되고 주 지역을 오가는 보행 동선이 단절되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교통섬으로 전락한 상태다. 서양의 역사주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주변 건물들로 인해 대상지는 근대 건축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지만 광장 동쪽에는 10차선 도로(소공로)가, 북쪽에는 8차선 도로(남대문로)가 위치해 출퇴근 시간 외에도 교통량이 많다. 이뿐만 아니라 차량 소음과 매연으로 존재감을 잃은 공간이 되었다. 중구청과 신세계그룹은 이러한 문제에 공감하고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새로운 관광 벨트를 만들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분수광장 리뉴얼 사업을 합의했다. 2015년 6월 업무 협약을 맺어 신세계그룹이 개발하고 중구청에 기부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중구청장 주관 하에 세 번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열어 사업의 전반적인 방향을 설정했으며 시민의 기대를 모으고 신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자는 취지에서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를 개최했다. 공모전에는 총 322팀이 작품을 접수해 경합을 벌였다. 이중 심사를 통해 최우수상 2팀, 우수상 2팀, 장려상 10팀을 선정했으며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시민들의 추천을 받아 우수상 1팀을 ‘시민추천상’으로 선정했다. 당초 대상과 최우수상을 각 1팀씩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대상을 선정하지 않고 최우수상에 2팀을 선정하고 각 팀에 6천5백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향후 선정될 설계자의 전권 하에 분수광장 설계안이 도출될 예정이며, 201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리뉴얼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다음은 심사위원장 조경진의 심사평 전문이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아이디어 공모는 건축, 조경, 미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일반인이 참여해 수준 높은 디자인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상상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은 깊은 의미를 가진다. 심사위원회는 논의를 거쳐 몇 가지 심사 기준을 도출했다. 첫째, 도시적 맥락과 장소성을 존중해야 한다. 둘째, 주변에 문화재가 있는 만큼 과도한 수직 요소를 지양하고 유연한 공간을 확보한다. 셋째, 공간에 물, 지형, 테크놀로지, 자연 등의 매력 요소를 도입하고, 넷째, 지상과 지하 공간을 연계한다. 그리고 아이디어 공모전 정신에 부합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참신한 디자인을 선정하고자 했다. 수상작 모두 실현 가능하고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 향후 실제 설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총 322작품 가운데 최우수상 2점과 우수상 2점, 장려상 10점의 작품을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대상을 수여하지 않는 대신, 최우수상 2점을 선정했다. 두 작품 모두 심사위원이 설정한 네 가지 심사 기준에 잘 부합하는 우수한 작품이었고, 우열을 판단하기보다 두 안의 장점을 존중하고자 했다. 두 작품의 광장은 변화하는 도시의 활동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유연한 공간을 제안했다. ‘서울담경’은 미세한 물 높이 변화와 반사를 통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여백의 광장을 제안했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풍경과 용도가 변화하는 광장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소리-광장’은 기존의 분수광장을 소리와 하늘을 품은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오목한 지형을 형성하면서 특별한 분위기의 위요된 공간을 연출했다. 다만 대지가 인근 지역의 지상과 지하 보행 네트워크가 수직적으로 만나는 지점임에도 이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수상 2점은 기존의 분수대의 높이를 조정하거나 반전해 새로운 외부 공간을 재구성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는 분수광장을 외부 수공간과 선큰 광장으로 나누고, 지상과 지하를 연계하여 새로운 동선을 유도했고, ‘리버스드Reversed’는 과거의 분수대를 뒤집어 흔적을 이미지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번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프로젝트는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행사로 다른 사업과 차별성을 가지며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공모전은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고, 천편일률적인 생각이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추후 실제 분수광장이 재조성 되었을 때 기존에 있던 근대 건축물과 잘 조화된 공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최우수상 서울담경 건축사사무소 제이비디 소리-광장 설종환, 고정석 우수상 리버스드Reversed 김영민, 송민원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 이여빈, 김종현, 심기화 우수상(시민추천상) 그 이상의 것 안에 송은아, 황지은, 장요한 장려상 광장거울 손주희 그때, 이곳 우지효, 차윤지, 최윤미 기억의 언덕이용훈, 백두산, 이승연, 최동인, 이채영 다원광장 AbCT, OURStudio 분수대-길이범희, Mario Vicente 시 더 올드 뱅크See The Old Bank 건축사사무소 공유 크로니클러Chronicler 김유재, 이철규 클라우드Cloud 신동하, 최상혁 튜브 시티Tube City 서영애, 김아연 하나의 길, 두 개의 광장배정한, 손은신, 이형관, 권영란, 신명진, 유지민
  • 제13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기후변화와 조경의 역할
    심사 총평 올해로 열세 번째를 맞이한‘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은 예년처럼‘작은 규모의 대상지,큰 생각’과‘대규모 대상지,미시적 접근’의 두 개 부문으로 열렸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조경의 역할’을 고민케 한 주제의 성격을 감안할 때,개인적으로는‘대규모’에 작품이 편중되지 않을까 우려도 했었지만,두 부문의 출품 수가 비교적 균등하여 안도했습니다.그러나 막상 작품들을 살펴보니,작품의 성격과 표현 형식으로 볼 때 출품 분야를 달리해 제출되는 것이 옳아 보이는 작품들도 다수 발견되었으며,많은 심사위원들 역시 공감하였습니다.물론 대상지와 이를 대하는 생각에서의 크고 작음과 거시적·미시적 관점이라는 것이 상대적이고도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그 적실성을 객관화하기는 어려우나,심사 당시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추후에는 최종 제출에 앞서 보다 심도 있는 고민과 확인이 있었으면 합니다. 심사는 전 세계적으로도,그러면서도 국지적으로도 보편화된‘기후변화 현상에 조경 분야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해야 하는가’의 측면에서 이루어졌습니다.전체적으로 볼 때,새롭고 참신한 제안들이 부분적으로 발견되면서도,다른 쪽으로는 이미 학계나 실무에서 보편화된 제안들이 대상지들을 달리해가며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딜레마는 전자의 참신한 제안들은 효과성을 검증하기 어려웠으며,후자의 작품 유형들은 기성 안들의 답습처럼 비추어져 큰 반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여기에서 모든 공모전에서 예외 없이 제기되는‘창의성과 실현가능성’이라는 상반될 수 있는 준거 사이에서의 고민이 본 심사에서도 반복되었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 경우 개인적 기준은 조경은 본질적으로 실천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 적용 가능성에 좀 더 큰 방점을 두고자 했습니다. 이번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의 주제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의 주제로서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충실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한 점이 돋보였으나,많은 작품들이 기후변화를 단편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이러한 점은 두 부문에서 나란히 조경학회장상을 받은‘후포리 물들이다’와‘바이-패스’가 각각‘녹색 방파제의 구축’과‘사행 하천으로의 복원’이라 는 단순 명쾌한 설계 전략을 부각하는 것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이는 문제 인식에 대한 강력한 해법을 전달하는 힘으로도 작용하나,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의 일부 측면만을 주목하고 있는 약점을 노정시키게도 했습니다.반면, ‘작은 규모의 대상지,큰 생각’부문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소막사마을,하모니카에 바람 불어넣기’는 애정 어린 눈으로 쪽방촌을 조사 분석한 결과로서,빈집을 제거 또는 활용하고 이를 통한 바람길의 숨통을 제공하고,다양한 휴게·편의·문화 공간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다만 리사이클을 강조하기 위해 빈집 제거에서 발생되는 잔재를 개비온의 골재로 활용하는 전략은 공해와 비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해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적 문제 인식만을 넘어 문화와 경제·사회적 측면과 같은 중층적 측면에서 대상지에 접근한 태도는‘대규모’부문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백 투 더 퓨처’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부산 다대동의 공단 일대를 단지 계획의 차원에서 접근한 이 계획은 환경적 문제 해결과 더불어 포구를 활용한 문화 코어의 확보 전략이 특히 돋보였습니다.그러나 이 작품에 있어서도 용지 및 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현 단계에서의 실현가능성은 다소 도전받을 수 있어 보입니다. 한편,계획안과 내용 표현에 있어 기성 제도권의 표현형식이 다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모방 또는 답습되는 경향도 발견되어,대학생 공모전의 참신함을 오히려 저감시킨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이러한 점은 각 계획안이 주장하고자하는‘본질’을 충실히 드러낼 수 있는 표현 기법을 더욱 고민하는 방향에서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모전을 운영하는 주관 기관에서는 예년보다 다소 열기가 식어가는 듯한 본 공모전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가까운 장래에 우리 조경계를 이끌어 갈 출품자 여러분의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드리며,소망하시는 분야에서의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홍윤순 심사위원장 Small Scale, Big Idea or Big Issue 작은 규모의 대상지, 큰 생각 국토교통부장관상 소막사마을, 하모니카에 바람 불어넣기 이민근·김병걸·손영탁·이민호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학회장상 후포리, 물들이다 이윤경·백규리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한국조경사회장상 葦갈대 위, 흐르되 머물게 주이슬·오혜민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서스테이너블 커뮤니티Sustainable Community 김영민·신혜수·박지수·김희성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정지뜰, 강물이 머무는 자리 허지선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워터-7000% 시스템Water-7000% System 문엽·이승현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랜드필스케이프Landfillscape 손하람 경북대학교 조경학과 Big Scale, Micro View or Micro Analysis 대규모 대상지, 미시적 접근 국토교통부장관상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정민수·김혜령·이광재·이무진·최은호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학회장상 바이-패스By-Pass 정봉균·박의빈 순천대학교 조경학과 한국조경사회장상 김포공항 담장 넘어 안재란·김규성·김준일 영남대학교 조경학과 늘푸른재단상 스며드는 경계 김민우·강현이·김진희·김관수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힘내力川 김지한·김혜수·이지현 강원대학교 생태조경디자인학과 환경과조경상 시드필Seedfill 이민선·박현아·최선경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환경과조경상 숨: 숲을 틔우다 김혜인·권은송·정윤조·이연지 한경대학교 조경학과
    • 편집부
  • [시네마 스케이프] 다가오는 것들 사라지는 것에 대처하는 어떤 태도
    영화 ‘다가오는 것들’을 보고 난 후 한동안 ‘사라지는 것들’로 제목을 기억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극장 옆 서점에 들러 제목이 가장 그럴 듯해 보이는 『이별한다는 것에 대하여』(채정호, 생각속의집, 2014)라는 책까지 샀다. 우리는 시련에 대처하는 여자 주인공의 패턴에 익숙하다. 지리멸렬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거나, 더 깊은 우울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한국 드라마가 가장 사랑하는 공식은 젊고 능력 있고 게다가 잘생긴 실땅님(발음에 주의)을 만나 성공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아름다운 포스터만 본다면 아침 드라마의 익숙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중년 여자가 여행 가방을 든 채 잘생긴 남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차란 일상에서 떠남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기표가 아닌가. 아! 젊은 남자와 새 출발하는 이야기구나. 그러나 영화의 해법은 예상을 벗어난다. 영화는 나탈리(이자벨 위페르 분)의 삶에서 중요한 존재나 의미들이 사라져 가는 상황을 그린다. 어머니는 죽고 남편은 떠나며 명예와 열정은 옅어진다. 종종걸음으로 바삐 걸어 다니는 그녀를 따라다니다 보면 사라져가는 것들만 보인다. 영화의 반어적 제목은 결국 무엇이 다가오는지를 관객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나탈리는 어딘가 떠나긴 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며, 옛 제자 파비앵(로만 코린카 분)을 만나긴 하지만 관객이 상상하는 ‘그런 사랑’은 아니다. 나탈리는 파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사다. 같은 직업을 가진 남편과 두 자녀를 두었다. 우울증을 앓는 그녀의 어머니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수없이 전화한다. 수업하던 중에도 자살 소동을 벌이고 있는 어머니에게 뛰어가야 한다. 남편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고백한 후 그녀를 떠난다. 출판사로부터는 오랫동안 참여해 온 철학 교과서 공동 필자에서 배제된다는 통보를 받는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그녀의 방식은 책임감과 솔직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어머니를 돌보며, 남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긋고 정리한다. 출판사의 통보를 듣고도 제자의 책이 누락되었는지부터 챙긴다. 해마다 휴가를 보낸 남편의 여름 별장 정원을 손질하다 어머니가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요양원으로 허겁지겁 달려간다. 그 와중에도 꽃 몇 송이를 챙기며 추억이 쌓인 바다 풍경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눈물짓는다. 인간이 힘든 상황에서도 얼마나 존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우아한 장면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홍상수의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보면서 등장인물보다 연남동과 경의선숲길에 더 눈길이 갔다. 오래된 골목과 새로운 공원, 그리고 그 사이를 메우는 사람들의이야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가.
  • [100 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 멀티 코딩
    #99 라 빌레트 설계공모 2015년 1월 14일 파리의 필하모니가 화려하게 오픈했다. 스타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것으로 마치 은빛 비늘의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은 환상적인 건물이다. 그런데 필하모니답게 샹젤리제 거리에 근사하게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도시 북서쪽 외곽의 라 빌레트 공원 가장자리에 건설되었다. 공원 남동쪽에는 ‘음악 도시Cité de la musique’가 한 구간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1995년에 콘서트홀, 야외 음악당, 악기 박물관, 전시관, 아틀리에, 문서 보관소 등이 포함된 복합 건축을 세운 후 그 옆에 필하모니를 덧붙임으로써 음악 도시가 완성되었고 이와 더불어 라 빌레트 공원도 완성을 보았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30년이 넘어 일단락 지어진 것이다. 무슨 뜻일까. 어째서 음악 도시의 완성이 공원의 완성일까. 그건 라 빌레트 공원이 처음부터 ‘공원 도시urban park’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urban park’를 ‘도시 공원’이 아니라 ‘공원 도시’라 말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 공원이라고 하면 도시 속에 조성된 시민 공원 등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21세기를 위한 도시 공원’임을 표방하는 라 빌레트의 콘셉트와 그간의 발전 양상을 찬찬히 살펴보면 기존의 도시 공원이라는 개념을 라 빌레트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보다는 공원 도시가 어울린다. 공원이자 동시에 도시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공원인지 도시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라 빌레트 공원이 들어선 부지는 19세기 말부터 오랫동안 도축 산업지로 사용했던 곳이었다. 1974년 폐쇄된 뒤 파리 시는 50헥타르가 넘는 넓은 땅에 대형 가축 경매장, 도축 시설, 가축병원, 관리 건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 부지를 공원으로 전환시킬 것을 결정했다. 녹색으로만 이루어진 공원이 아니라 기존의 건축물을 최대한 활용하여 여러 문화 시설을 공존하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1982년 5월 국제 설계공모가 시작되어 1983년 3월 스위스 출신의 뉴욕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의 출품작이 최종 선발되었다. 그리고 일이 터졌다. 당선작이 발표되자 조경계가 공황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 40여 개국에서 800여 점의 작품이 제출되었으며 그중에는 내로라하는 조경가들도 대거 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건축가의 작품이 선발되었다는 사실에 조경가들이 받은 충격이 작지 않았다. 물론 이 충격이 약이 되기는 했다. 그동안 잔디밭 양지쪽에 앉아서 끄덕끄덕 졸고 있던 조경계가 화들짝 깨어난 것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고정희는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손수 가꾼 아름다운 정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어느 순간 그 정원은 사라지고 말았지만,유년의 경험이 인연이 되었는지 조경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식물,세상의 은밀한 지배자』를 비롯 총 네 권의 정원·식물 책을 펴냈고,칼 푀르스터와 그의 외동딸 마리안네가 쓴 책을 동시에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베를린 공과대학교 조경학과에서‘20세기 유럽 조경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현재는 베를린에 거주하며‘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 [조경의 경제학] 경관 시장의 오픈을 위한 조건
    우리에게 경관을 향유할 권리가 있는가? 경관을 향유하는 모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차를 타고 가다 창밖을 내다보거나 등산을 하다 산 아래를 굽어보는 것과 같은 일회적인 향유다. 둘째는 주택의 거실이나 카페의 창가 자리에서 경치를 즐기는 것과 같은 지속적인 향유다. 전자의 경우 사실상 향유 행위를 방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굳이 권리를 따질 실익이 크지 않다. 그에 비해 후자의 경우는 우리가 소유하거나 점유한 조망점과 관계되고, 타인에 의해 방해받기 쉽고, 그 대부분이 비가역적이라는 점에서 권리의 문제가 첨예하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해 보자. 자신이 소유하거나 점유한 조망점에서 경관을 지속적으로 향유하는 것은 법적 권리로서 보호받고 있는가? 멀리 아름다운 산이 내다보이는 당신의 집 앞에 고층 아파트가 건설 중이라고 상상해 보자. 이 집은 당신의 직장에서 가깝지도 않고, 주변에 극장이나 할인점도 없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전철역도 없다. 당신은 그 모든 불편을 산이라는 경관으로 보상받으며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그 행복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당신은 행복을 지킬 수 있을까? 당신의 ‘내다봄’은 ‘권리’로서 보호받을 수 있을까? 개발 밀도가 높은 도시의 경우, 새 건물이 옛 건물을 가려서 발생하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그중 일부는 새 건물의 권리가 인정되는 방향으로, 또 일부는 옛 건물의 권리가 인정되는 방향으로 결말이 나고 있다. 새 건물의 건축주가 갖는 권리는 개발권이다. 도시계획으로 정해진 범위 내에서 자신의 땅을 원하는 대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는 법에 의해 보호받는다. 반면 옛 건물의 소유자가 갖는 권리는 다소 애매하다. 무엇이 보호되는지 명확하지 않고, 그것을 다루는 법이 무엇인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건물의 건축주가 원하는 높이만큼 건축하지 못하게 하거나 옛 건물의 소유자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하게 하는 판결이 간혹 내려지는 것을 보면, ‘내다봄’에 대해서도 권리가 인정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법원의 판례를 보면 ‘조망권’이라는 말이 분명히 등장한다. ‘조망’이라는 행위 또는 상태 뒤에 ‘권權’이라는 글자가 붙은 이 단어는 마치 우리에게 ‘원하는 경관을 내다볼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실제로 조망권이 인정되어 옛 건물의 소유자가 조망을 지키거나 그것을 잃는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한 판결의 대부분은 조망권이 아닌 ‘일조권’을 인정한 결과다. 조망권과 일조권은 모두 헌법에서 보장한 ‘환경권’에 근거한 권리다. 조망권은 안에서 밖으로 내다보는 권리고, 일조권은 (태양 광선을) 밖에서 안으로 받아들이는 권리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경우 일조권은 인정하는 반면 조망권에 대해서는 매우 인색하다. 아마도 일조권이 침해당했는지 여부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조망권의 침해 여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조망권은 아직 법학자들 사이에서 이야기되는 개념적인 단어에 가깝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민성훈은1994년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조경설계 서안에서2년간 일했다.그 후 경영학(석사)과 부동산학(박사)을 공부하고 개발,금융,투자 등 부동산 분야에서 일했다. 2012년 수원대학교로 직장을 옮기기 전까지 가장 오래 가졌던 직업은 부동산 펀드매니저다.
  • [그들이 설계하는 법] 행복한 설계가
    첫 회의 글을 쓰기 시작할 땐 뜨거운 한여름의 끄트머리를 지나고 있었는데 어느새 겨울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집 앞의 숲도 이미 잎을 다 떨어뜨리고 마당엔 낙엽이 쌓여 간다. 해 뜰 무렵 창밖에 드리운 옅은 붉은 빛으로 변한 나뭇잎들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계속 반복되는 풍경, 당연한 듯 스치는 풍경들이 너무나 소중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내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작은 마당은 이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겪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한다. 꽃이 피고 낙엽이 지는 풍경을 온몸으로 감각하게 하고 이는 내가 살아있음을, 살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것도 아주 행복하게. 첫 번째 글을 쓸 때 골랐던 풍경화가 생각난다. 풍경에 감탄하며 그 모습을 스케치북에 옮기던 때에는 그 풍경이 왜 나를 끌어당겼는지 잘 몰랐다. 그저 너무나 인상적이라는 생각만 했을 뿐. 결국 그런 풍경이 우리가 늘 가까이하고 싶고 더불어 살고 싶어 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내가 하는 일이 이해됐다. 이어진 두 번째 글에서는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조금씩 설계가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저 멋진 공간을 만들기 바라는 설계가에서 조금씩 공간에 투영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줄 아는, 아직은 설익은 애송이 조경가로 성장한 나의 모습.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설계 작업의 일차적 환경인 디자인엘과 나와 함께 작업하는 설계가들에 대한 이야기다. 공감, 색깔 찾기 작년 새해에 2015년이 사무소를 시작한 지 십 년째 되는 해임을 깨닫고 무척 놀랐다. 벌써 십 년이라니. 급히 뭔가 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사무소의 설계가들과 함께 무엇을 할지를 의논해봤다. 다양하지는 않지만 연말에 십 주년 기념행사를 하자, 해외 답사를 하자, 책을 하나 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오갔다. 책은 다음 기회로 미뤘고, 조촐하게 직원들과 지난 십 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희망에 따라 두 팀으로 나눠 싱가포르와 뉴욕을 답사했다. 연말에 워크숍을 하며 나눈 마지막 다짐은 우리의 색깔을 찾자는 것이었다. 누구나 말하는 자기만의 색깔 찾기. 어쩌면 지금까지는 우리의 색깔을 드러내는 시간이라기보다 제자리를 찾고 사무소의 틀을 세우는 기간이 아니었을까. 이 생각 안에는 우리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무언가를 해내지 못했다는 반성 또한 숨어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십 년은 우리의 색깔을 찾고 드러내는 시간으로 삼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 색깔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십 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설계에 임했다면 우리 나름의 색깔이 옅게라도 있었을 텐데, 왜 없다고 생각했을까. 혹 다른 것을 찾고 있지 않았을까? 설계가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이 독특하지 않다고 인식한다는 것은 설계가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중략)... 박준서는 ‘Link Landscape with Life’라는 모토로 디자인엘을 설립해운영하고 있는 조경 설계가다. 조경이란 근원적 삶의 터전으로서의 자연을 문화적으로 해석해 일상에 녹여 내는 행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서 조경 설계의 사회적 역할을 바로 세우기를 바라고, 지어지는 설계를 실천하고자 한다.
  • [재료와 디테일] 실천이다
    상징 방배역을 조금 지나 서쪽으로 걸으면 작은 건물들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별 특징이 없는 건물이 하나 있다.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몹시 평범한 건물이다. 어느 날 무심코 그 곁을 지나다 생경한 경험을 했다. 튜브형 알약처럼 생긴 볼라드형 조명 때문이었다.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건물 안을 들여다봤다. 제약 회사 건물이다. ‘아!’ 하는 작은 탄식과 함께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공간의 정수가 잘 표현된 곳을 보면 가끔 질투와 무력감에 작은 충격을 받곤 한다. 알약처럼 생긴 작은 조명은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은 물론이고 기능적인 부분도 간결하게 처리하고 있다. 합목적적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합목적적, 늘 염두에 두고 있지만 실천하기란 얼마나 힘든 단어인가. 실천하기 전에 먼저 고안되어야 하는데 그 디자인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가 말이다. 최근 아파트 설계 의뢰를 받았다. 아주 재수 좋게도(?).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첫 번째 일은 답사를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정도 질의 공간을 원하니 비슷한 곳에 가서 보고 그처럼 해달라는 것이다. 강남 요충지의 어마어마한 땅값을 자랑하는 몇 곳을 다녀왔다. 대단히 놀라고 또 놀랐다. 아파트라곤 동네 뒤편에 있는 단지 몇 곳밖에 가보지 않은 내게 그곳은 가히 천국의 모습 같았다. 큰 나무들로 이루어져 숲처럼 보이는 녹지, 고급스러운 시설물, 놀랍도록 정리되어 배치된 공간 등 하나같이 멋진 모습에 두 눈이 너무 바삐 움직여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그런데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석가산처럼 생긴 폭포였다. 현무암을 얼기설기 쌓아 언덕을 만든 다음 사이사이에 작은 나무와 초화를 심어 놓았다. 꼭대기에서는 물이 떨어져 개울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마치 고미술관에서 본 산수화를 연출한 것 같았다. 불편했다. 이렇게 멋진 시설물이 왜 굳이 이곳에 놓여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재현의 방식이나 구조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언급할 수 없지만, 위치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답사지에서 이런 시설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퍼걸러나 벤치 같은 시설물의 한 종류인 것처럼 답사지의 중심부에 놓여 있었다. 유행처럼 번진 것일 거다. 특화라는 방식이 만들어낸 공식 중 하나에 속하는 듯했고, 과하게 느껴졌다. 단출한 상징으로 해결할 순 없었을까. 진정 산수를 옮겨오고 싶었다면 말이다. 나는 장소에는 그에 가장 적합한 상징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이대영은 여기저기 살피고 유심히 바라보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작고 검소하며 평범한 조경설계를 추구하고 있다. 영남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우대기술단과 씨토포스(CTOPOS)에서 조경의 기초를 배웠다. 조경설계사무소 스튜디오엘(STUDIO L)을 시작하고 작은 작업들을 하고 있다.www.studio89.co.kr
  • [공간 공감] 두 가지 물음
    ‘당신이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시작된 ‘공간 공감’이 총 36회에 걸친 연재를 마무리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이미 작년 겨울에 ‘좋은 공간감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한 차례 좌담회를 개최(본지 2015년 12월호 수록)했기에, 이번 좌담회는 의도적으로 묵직한 주제에서 좀 벗어나 보고자 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은 두 가지 질문 던지기. 지난 11월 11일, 본지 사무실에 모인 필자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지금까지의 연재물을 살펴보며 편집진이 준비한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지난 답사를 반추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첫 회의 프롤로그 이후 필자들이 함께 둘러 본 ‘이태원(상업 시설 건축물 외부 공간), 무교공원, 성곡미술관, 대학로, 서울시립대학교 캠퍼스, 연남교 교차로, 메리츠타워, 책테마파크, 백남준아트센터, 지앤아트스페이스, 웅진싱크빅 옥상정원, 파주 환경과조경 사옥(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서초동 삼성출판사 공개공지, 합천영상테마파크, 서울대학교 미술관, 양재동 꽃시장, 석파정, 알토사옥 옥상정원, 창덕궁 후원, 박수근미술관, 명동성당, 홍익대학교 중앙광장, 알뜨르비행장, 제주 주택, 제주도립미술관, 부르델 정원, 국회의사당 사랑재, 커먼그라운드, 아파트 외부 공간, 정독도서관, 서석지, 연남동 골목길, 화담숲’ 등 서른 세 곳의 답사지가 때로는 주연으로, 때론 조연으로 등장했다. 프롤로그와 작년 겨울의 좌담회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총 서른 세 곳을 둘러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과 마무리하는 소회를 들려준다면? 정욱주:서른 세 곳을 답사하며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 모임은 ‘작은 공간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도시를 빛내주는 보석 같은 공간을 답사하고 다섯 명의 조경가가 토론을 벌여 발전의 기회로 삼자는 구상이었다. 절묘한 시점에 『환경과조경』에 꼭지가 만들어져서 ‘공간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매번 답사 장소를 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리 도시에 보석 같은 공간이 넘칠 정도로 많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고, 무엇이 좋은 장소인가에 대한 물음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 이유일 수도 있겠다. 합의를 통해 선정한 장소들은 소위 대중이 ‘조경이 잘 되었다’라고 인식하는 공간과 일치하지는 않았다. 연남교 교차로나 양재동 꽃시장은 조경이라는 단어와 연결 짓기 힘든, 다른 룰에 의해 발생한 곳이었고, 홍익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창덕궁은 시간의 힘을 빌려 자연이 연출을 맡은 공간이었다. 때로는 커먼그라운드나 합천영상테마파크처럼 비일상적인 장소도 선정되었다. 공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중 다양한 생각을 일으키는 차원에서는 제주의 알뜨르비행장을 꼽을 수 있다. 경관의 독특함, 거칠지만 매력 있는 질감, 다음 세대가 다듬어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 등 장소와 설계자가 교감할 수 있는 것들이 풍부한 공간이라 생각됐다. 박승진:무엇인가를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때때로 힘든 일이다. 시간도 흐르고 나도 흐르고. 그래서인지 세월의 속도를 체감하는 것은 정작 어떤 시점이 한참 지나서야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토론의 질문이 무엇이었던가. 개인 사정으로 답사를 함께 하지 못한 몇몇 곳들을 제외하더라도 대략 서른 곳쯤? 그중에서 어느 한둘을 골라 무언가를 반추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개별 장소에 대한 공동 필자들의 리뷰는 그간의 글에서 충분히 피력되었을 터. 다만 연재를 종료하면서 아쉬운 점을 들자면, 독자들의 리뷰를 답사 현장에서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다. 먼 곳에 있거나 특별한 허락을 받아야 방문이 가능한 소수의 장소는 빼더라도 홍익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서울대학교 같은 대학 캠퍼스를 비롯해 명동성당, 연남동 골목길 같은 곳들 말이다. 나중에라도 특별 이벤트로 기획을 추진해 볼 것을 제안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44호(2016년12월호)수록본 일부 이 연재를 위해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디자인 스튜디오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대학교 정욱주 교수와 서울시립대학교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여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이들은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며, 2014년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유쾌한 답사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