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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ving with the Bay REBUILD BY DESIGN
    미래의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의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롱아일랜드Long Island 주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까? 다음번 태풍이 샌디Sandy처럼 지역에 엄청난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지역에서 수질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만에서의 삶bay life’을 더 안전하고 건강하고 재미있게 만들며 만으로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나소 카운티Nassau County 남쪽 해안을 위한 종합적 회복탄력적 계획인 ‘리빙 위드 더 베이Living with the Bay’를 구상하면서 고심했던 질문들이다. 이 지역은 물에 관련된 여러 위협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묘책’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 방파제가 롱아일랜드 주민을 폭풍 해일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만, 지역 커뮤니티를 일상적으로 침수시키는 북동풍과 폭우로부터 지역 주민의 안전을 충분히 지켜주지 못한다. 해안으로부터 철수하거나 후퇴한다면 홍수 피해를 덜 받을 수 있지만, 그러한 해결책은 남쪽 해안에서는 좋은 대책이 아니다. 뉴욕 시의 교외 지역인 롱아일랜드는 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고향이며 멋진 삶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쪽으로는 대서양, 북쪽으로는 선라이즈 고속도로Sunrise Highway, 서쪽으로는 뉴욕 시, 동쪽으로는 수폴크 카운티Suffolk County와 경계를 접하는 나소 카운티의 남쪽 해안에 초점을 맞춰 ‘버퍼드 베이buffered bay’를 해결책으로 제안한다. 해안 기슭을 위한 전략: 퇴적물 이동 해수면 상승과 함께 점점 가라앉고 있는 습지대는 지반이 상승할 때 비로소 가라앉기를 멈출 것이다. 이를위해 지역의 퇴적 시스템을 회복하는 다각도 접근을 제안한다. 이 전략은 퇴적물이 버퍼드 베이 시스템 주변을 이동하며 습지대에 퇴적될 수 있도록 적당량의 퇴적물을 이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습지를 위한 전략: 생태적 경계 지난 70년 간, 도시 개발로 인해 남쪽 해안 만의 습지대가 상당 부분 사라졌다. 해안 커뮤니티가 폭풍 해일로 받는 피해를 완충하던 연안 습지가 사라짐에 따라나소 만 커뮤니티는 폭풍 해일에 더 취약해졌다. 우리는 서쪽, 중앙, 동쪽 만에 파도 작용을 줄이고 만의 생태계를 향상시키며 여가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습지 섬을 조성해 생태적 경계Eco-Edge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습지대 안쪽으로는 이 전략의 두 번째 요소인 고리형 제방이 도시화된 경계 부분을 방어한다. Interboro Partners|Apex|Bosch Slabbers|Center for Urban Pedagogy|David Rusk|Deltares| H+N+S Landschapsarchitecten|IMG Rebel|NJIT Infrastructure Planning Program| Palmbout Urban Landscapes|Project Projects|RFA Investments|TU Delft 인터보로 팀(Interboro Team)은 네덜란드의 토지이용 계획, 환경 및해안 엔지니어링, 도시 물 엔지니어링 팀과 미국의 도시설계, 참여 계획, 커뮤니티 개발, 엔지니어링, 경제 분석과 재정 엔지니어링 팀으로구성됐다. 네덜란드 팀은 전 세계 해안 지역에 최적화된 계획을 세운경험이 풍부한 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홍수 완화와 관리 전략을 구상하고 디자인해 왔다. 건축, 도시설계, 도시계획, 해안 엔지니어링, 커뮤니티 경제 개발, 거버넌스, 교육, 그래픽디자인, 재정-경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미국 팀은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리더들이며, 커뮤니티와 함께 회복탄력적 시스템을 구축한 실적이 풍부하다.
    • Interboro Team / Interboro Team
  • BIG U REBUILD BY DESIGN
    BIG U는 웨스트 57번가West 57th Street로부터 남쪽으로는 배터리 파크Battery Park, 북쪽으로는 이스트 42번가East 42nd Street에 이르는 대문자 U 모양의 지역을 아우른다. 대상지는 건물의 밀도가 높은 역동적인 지역이면서도 자연 재해에 취약한 저지대 도시 지역이다. BIG 팀은 ‘사회적 기반 시설social infrastructure’과 ‘유희적 지속가능성hedonistic sustainability’에 콘셉트의 뿌리를 두고 접근했다. 공공 기반 시설과 사회적 프로그램의 이종교배를 통해 새로운 도시 생활을 도입한다. BIG U는 홍수로부터 도시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공공 영역을 넓히기 위해, 인접해 있지만 독립적인 세 지역에 대한 상호 협력적 계획을 세웠다. 세 구역compartment은 기능에 따라 구획된 수변 공간이다. 각 구획은 물리적으로 분리된 홍수 방지 구역인 동시에, 사회적 통합과 커뮤니티 계획을 위한 장을 표방한다. 이 세 구역을 위한 전략은 관련 커뮤니티와 지역, 지방, 주, 연방 차원의 많은 이해당사자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디자인되었다. 또한 각 계획안은 유연하고단계적이며 도시의 부둣가를 따라 현재 진행 중인 개발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1구역: L.E.S. 노스 - 이스트 리버 파크 1구역을 위한 전략은 동쪽으로 FDR 드라이브FDR Drive와 접하는 대규모 주거 지역을 포함한 범람원 일대를 보호하기 위해 기획됐다. FDR 드라이브 너머 물과 접하는 경계에 이스트 리버 파크East River Park가 자리하고 있다. 이 넓은 공원에 보호 둔덕을 조성하여 홍수로 부터 주거 지역을 보호하고, 새 보도교를 조성하여 고립된 공원을 인근 커뮤니티와 연결할 것이다. 피터 쿠퍼 빌리지Peter Cooper Village의 FDR 드라이브밑으로는 파빌리온이 일렬로 놓인다. 육지 쪽에는 현재 부족한 상업 시설이나 다른 편의 시설을 마련할 수 있다. 강 쪽은 인접한 공원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여가공간으로 계획될 수 있다. 콘에드Con-Ed 공장 주위는 신설 고가 횡단 보도와 통합 제방이 수변 공간의 구역들을 연결할 것이다. 이스트 리버 파크에는 기존 지선도로의 자리에 둔덕을 조성할 계획인데, 이 둔덕은 현존하는 운동 경기장들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고, 공원 뒤편 지형을 안정감 있게 만들면서 새로운 경관을 제공한다. 공원에는 바다의 염분에 내성이 있는 다양한 나무와 식물들이 식재되어 공원의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2구역: 투 브리지스 - 차이나타운 투 브리지스Two Bridges에는 주거 지역과 수변 공간 사이의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복합 홍수 방지전략을 세웠다. 높이를 제한한 차수 시설은 수변을 향한 경관을 제공하면서 반복되는 홍수에 맞서 이 지역을 보호한다. 차수 시설은 발전기 등을 이용한 시스템적 방법으로 보완된다. 몽고메리 스트리트Montgomery Street 남쪽, 피어 36Pier36 위생국 시설 앞으로 폴더 형태로 접혀 올라갈 수 있는 차수 시설이 FDR 드라이브 밑에 부착될 것이다. 공공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계획된 이 차수 시설은 어두침침한 이 구역을 환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디자인되었다. 접어 올릴 수 있는 차수 시설 덕분에 스미스 하우스Smith Houses 반대편으로 벤치, 스케이트공원, 태극권 훈련장, 수영장 등의 시설이 마련되며, 이 공간은 이후 지면으로부터 4피트 높이의 유리로 둘러싸인다. BIG Bjarke Ingels Group| One Architecture| Starr Whitehouse| Buro Happold| Level Infrastructure| James Lima Planning + Development| Green Shield Ecology| AEA Consulting| Project Projects| School of Constructed Environments at Parsonsthe New School for Design BIG 팀(BIG Team)의 리더인 BIG은 뉴욕, 코펜하겐,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건축, 도시계획, 리서치, 개발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설계사무소다. BIG은 비용과 자원을 절약하면서도 프로그램과 기술적으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공공 공간과 형태를 창조하며 도시 개발로 야기되는 문제에 대응해왔다. BIG 팀에는 One Architecture(물& 도시계획)와 Starr Whitehouse(조경), Buro Happold(엔지니어링 & 지속가능성), Level Infrastructure(인프라스트럭처 엔지니어링), James Lima Planning + Development(재정 & 경제), GreenShield Ecology(생태), AEA Consulting(예술 & 문화 계획), ProjectProjects(그래픽 디자인), School of Constructed Environments atParsons the New School이 참여했다.
    • BIG Team
  • REBUILD BY DESIGN Hurricane Sandy Regional Planning and Design Competition
    물과 공존하는도시를 향한‘신중한’ 도전 2012년 10월 대서양에서 발생한 샌디Sandy는 카리브해 지역에서부터 미국을 거쳐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북미 대륙 동부의 광범위한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초대형 허리케인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했으며,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650억 달러의 복구 비용이 들어간 샌디는 세계 제1의 도시라는 뉴욕을 비롯한 미 북동부 대도시권의 재해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그 심각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직접적인 침수 피해는 물론 대중교통, 전기, 가스 공급의 중단, 주식 시장 폐쇄 등 기본적인 도시 기능이 장시간 완전히 마비되는 상황을 맞은 이 지역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만큼 기간 시설의 정비 수준이 지역의 세계적 위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즉각적인 피해 복구와 재건의 시급함 속에서도 장기적이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로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의 성숙함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변 공간은 인류가 처음 도시를 세운 원초적 지리 조건이기도 하지만, 현대 도시에서도 여전히 그 매력과 중요성을 잃지 않고 있다. 특히 샌디의 피해 지역인 미 북동부 해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과 기상 이변에 의한 재해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도시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리빌드 바이 디자인Rebuild by Design’ 설계공모는 단순한 허리케인 재건사업이 아니라, 물과 도시의 삶이 공존하기 위한 혁신적인 해법을 도출하고자 하는 미국 사회의, 그리고 현대 도시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 해법은 무엇보다 혁신적인 공모로부터 출발한다.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이미 정해진 사이트와 프로그램을 주고 참가자들 각자가 만든 제안 중에 가장 나은 안을 뽑는, 그런 일반적인 설계공모의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무엇보다 공모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스스로 사이트와 이슈를 찾아 그 중요성을 증명해야 한다. 달리 말해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프로젝트 자체를 만드는 설계공모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모의 주최 측은 구경꾼이 아니라 공모 참가자와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넓은 의미의 공모 참여자로서, 각 단계별로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관련된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이 함께 한다. ‘리빌드 바이 디자인’이 그 결과를 내기도 전에 CNN이 선정한 2013년 최고의 아이디어에 이름을 올린 것도 바로 그러한 ‘과정’ 자체의 혁신을 인정받고 있음을 말해 준다. 또한 ‘리빌드 바이 디자인’이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기상 재해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수해 위협을 완벽하게 차단하겠다고 공언했다면, 그것은 오만한 착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현실적이고도 겸손한 지혜를 보여주었다. 앞으로의 기상 이변이 현대 도시 문명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전제하고, 그로 인한 재난 상황으로부터 도시의 회복 능력, 즉 ‘회복탄력성resiliency’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이다. 미국의 ‘국가 재난 복구 프레임The National Disaster Recovery Framework’에서 정의하는 ‘회복탄력성’이란위험 요소 경감 및 토지이용 계획 전략, 중요 기간 시설 및 환경·문화 자원의 보호, 건조 환경을 재구축하고 경제·사회·자연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지속 가능한 실행을 말한다. 이러한 포괄적 개념의 회복탄력성은 설계공모의 전 과정을 관통하며 모든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기본 가치를 이루고 있다. 새로운 형식의 다단계 설계공모 ‘리빌드 바이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총 4단계로 이루어진 ‘복잡한’ 공모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1단계에서 참여 전문가의 구성 및 역량과 간략한 제안서를 바탕으로 5~10개 팀을 선정하며, 리서치와 프로젝트 발굴에 집중하는 2단계를 통해 각 팀별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결정한다. 3단계를 통해각 팀의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복수의 최종 프로젝트를 확정하며 4단계는 계획의 실행 단계이다. 이 글에서 소개할 6개의 최종안은 3단계의 결과물에 해당한다. 물론 단순히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안을 결정한 것이 ‘리빌드 바이 디자인’이 이룬 혁신은 아니다. 참가팀들이 각기 독립적인 안을 발전시켜 경쟁하는 일반적인 설계공모가 최종 결과물만을 우리에게 던진다면, ‘리빌드 바이 디자인’은 결과물뿐만 아니라 공모의 전 과정에서 이루어진 모든 논의와 경험을 공공의 지식, 공공의 성취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같은 공모 과정의 가장 큰 가치는 무엇보다 각 팀들이 단순한 경쟁 구도1에서 벗어나 각자가 수행한 지역에 대한 분석과 그로부터 도출한 중요한 아이디어를 다른 모든 이들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전체를 위한 더 나은 해법을 찾아내려는 공통의 목적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즉 공모 과정에서 생산된 모든 지적 결과물은 어느 팀에 제한적으로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으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특히 2단계인 리서치 과정은 지역 전문가 및 지역 사회와 더불어 지역의 조건을 충실히 이해하고 디자인 대상지와 이슈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 목표이지만, 동시에 기후 변화와 기상 재해라는 세계 공통의 문제에 대한 연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공공의 지식’을 축적한다는 ‘미국적’ 스케일에 쓴웃음이 나면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지함이 있다. 리서치 결과물이 어느 시점에서 완결된 책자 형태의 보고서가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더해갈 수 있도록 웹사이트(www.rebuildbydesign.org)라는 열린 형식을 취한다는 설명에 수긍이 가는 이유다. 또한 최종적인 제안의 현실적 토대가 되는 리서치 과정에서 뉴욕대학교 공공지식연구소 등 관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설계공모 팀의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등, 리서치의 내실을 채우고 있으며,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객관적 검증의 기회도 거치게 된다. 이렇게 해서 2단계 리서치는 어떤 것이 중요하게 고려할 취약점인지,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한 기본 방향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참가팀 모두가 공유하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동시에 지역 사회의 지역에 대한 객관적 이해도를 높여 설계공모를 통해 도출된 해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부차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2단계와 3단계에 참여하는 공모 팀들은 각 단계별로 연구와 작업에 대한 대가로 각각 1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물론 이 금액이 참여 인력과 미국의 통상적 용역비를 고려할 때 충분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공모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전문가로서의 활동과 도출된 지적 결과물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리빌드 바이 디자인’ 과정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상당 부분 록펠러 재단의 기부로 충당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BIG U BIG Team Living with the Bay Interboro Partners New Meadowlands MIT CAU + ZUS + URBANISTEN Resist, Delay, Store, Discharge OMA Hunts Point Lifelines PennDesign + OLIN Living Breakwaters SCAPE / LANDSCAPE ARCHITECTURE
    • 김정은, 조한결, 양다빈
  • 3등작: Culture Casting Tank 마포석유비축기지
    본연의 구축과 활용 역사는 연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 연속성은 공간에 남는다. 그렇다면 새로운 변화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그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가. 1970년대 두 차례 석유 파동을 거치며 정부는 비상용기름을 보관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해 석유비축기지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석유를 비축하던 오일 탱크는 그 기능을 잃어갔고, 그 주변에는 월드컵경기장, 하늘공원 같은 문화 공간들이 생겨났다. 오일 탱크가 자리한 이곳도 이제 문화 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계획을 하기 전에 공간이 갖고 있는 기억을 충분히 사유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에 적정한 방식으로 계획이 이루어질 때, 도시는 비로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마포석유비축기지, 이 공간은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식을 통해 새롭게 탄생할 수 있을까? 시간이 흘러 녹슬어버린 재료나 탱크의 형태가 갖는 조형적인 상징성이 중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원래 공간이 무거운 액체를 담기 위해 계획되고 사용되었다는 데 있다. 우리는 그 본연의 구축과 활용의 연장선상에서 공간을 만들고자한다. 오일 탱크와 새로운 공간 사이의 관계 가능성possibility: 원형의 오일 탱크 안에 새로운 구조와 슬래브, 벽을 만들기보단 기존의 액체를 담던 탱크라는 특성을 활용했다. 콘크리트는 액체가 굳어 강성을 가지는 재료다. 또 그 형태와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필요한 공간을 남겨둔 채, 액체 상태의 콘크리트를 부어 구조와 일체화시킨다. 전환transition: 계획되는 프로그램에 걸맞는 이상적인 규모와 형태로 거푸집 틀을 제작하고, 액체를 붓는다. 실린더 안의 액체는 고체가 되고 새로운 공간이 탄생한다. 유체 고정fluid fixation: 유체의 움직임을 정지시킴으로써 내재되어 있던 가능성이 드러난다. 부유하고 있던 공간들은 유체를 고체로 치환함으로써 남겨진다. 이런 간단한 구축 방식을 통해 쉽고 경제적인 공간이 창조된다. 정지된 움직임stiffened movement: 출렁이던 콘크리트 주물의 움직임이 멈추게 되면 가능성으로만 존재했던 공간의 형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축된 이 공간들은 실질적인 건축 공간으로 전이되고, 사람들의 동선을 담아낸다. 비움과 채움이 동시에 존재한다.
    • 시스템랩 그룹 건축사사무소 / 시스템랩 그룹 건축사사무소
  • 2등작: Park T6 마포석유비축기지
    T6 = 5(탱크 + 탱크 진입 터널) + 1수반 Park T6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며 문화적으로 활성화되고 실질적으로 모든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현재의 지형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현존하는 각각의 탱크를 문화를 위한 장소로 변환시키는 것을 설계의 목표로 했다. 시민들은 숨겨진 도시의 보물을 찾는 탐험자로서 문화장터가로(마켓스트리트)를 통해서 공원을 만나게 된다. 8%이내의 경사로 구성된 문화장터가로는 새로운 문화 활동의 장으로 다섯 개의 탱크를 엮어준다. 광장과 건축구조물의 중심으로서, 하늘과 도시의 풍경을 하나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수반water tray을 여섯 번째 원인 T0의 옥상 정원에 설치한다. Park T6 시스템 Park T6는 유기적 생태 순환 체계에 의해 운영된다. 지하 저수조에 1차로 집수된 지표수는 습지원(T1) 침전조를 통해 정화 과정을 거쳐 공연장(T2)의 냉난방에 쓰이고 수반(T0)을 채우는 등 공원 내 시설 곳곳에서 재활용된다. 습지원을 통해 정화된 공기는 인접 공연장(T2)으로 흘러가고, 습지원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은 가든센터(T0)에서 판매된다. 물의 공급과 순환은 자동양수펌프(ram pump)를 이용하여 인공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 문화장터가로의 활동과 시설 진입로의 경사는 8% 이내로 설계하고, 단지 내의 모든 장소를 무장애 공간으로 계획했다. 문화장터가로의 포장면에는 장터가 열릴 때 모듈화된 좌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패턴으로 영역을 구분하고, 크고 작은 차양 막을 설치할 수 있는 기둥을 세울 수 있도록 하여 장터와 가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화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탱크의 변화 T0(수반): 공원 외부의 중심적인 공간으로 편의 시설과 카페테리아로 내부가 구성된다. T1(습지원): 다섯 개의 탱크 가운데 가장 작은 탱크로 습지원을 조성한다. 전체 Park T6의 생태적인 재생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T2(다목적 퍼포먼스 공간): 공연을 위해 중앙 부분의 기둥만 제거하는 대신에, 지붕을 트러스로 보강하고, 이 구조물에 조명 및 음향 설비를 설치해 공연 및 전시가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T3(정보도서관): 기존의 옹벽과 탱크 사이에 생기는 2.9∼9m의 환상형 공간에 정보도서관을 조성한다. 도서관, 독서 공간, 강의실 그리고 그 외의 지원 공간으로 이루어진 4.5∼6.6m 층고의 2개 층 공간으로 구성되며 옥상 정원으로 통로가 이어진다. T4(전시 공간 II): 특별 전시실로 상설 전시 공간인 T5와 인접해 구성된다. 채광과 천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새로운 천장 구조체 층을 더해 이 공간을 배경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대형 설치미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다. T5(전시 공간 I): 파크 센터 광장으로부터 연결되어 공원방문자가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공간으로 공원의 역사를 전시하는 상설 전시장으로 구성된다.
    •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 1등작: Petro: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 마포석유비축기지
    영역의 구분 오일 탱크 구축 영역은 인공의 흔적이 구축된 하나의 암반 덩어리다. 탱크를 구축할 때 형성된 인공 지형의 토사를 걷어내고, 묻혀있는 구축 과정의 흔적을 발굴한다. 절개 암반의 순수 형상이 공간 계획 및 형상 계획의 본질이 된다. 일정폭의 선형을 유지하던 도로 영역은 탱크 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공간의 변화에 따라 형상이 변화한다. 시설 지원 기능이 프로그램화되고 상부 영역과 하부 영역의 연계 영역으로서 계획 부지의 모든 움직임을 담아내고 조율한다. 은행나무, 배수로, 인공물의 흔적을 존치하며, 주요 시설 프로그램이 배치된 오일 탱크 구축 영역(상부 영역) 및 도시 영역과 적극적으로 연계한다. 주차장 부지는 바닥의 재료인 콘크리트만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으나, 단지 전체의 진입 영역으로서 다양한 기능이 도입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추후 생태 영역으로 계획할 것을 제안한다. 핵심 개념 석유비축기지를 구성하는 요소는 암반 절개지, 콘크리트 구조물, 오일 탱크다. 이 세 가지 핵심 요소의 결합 방식이 설계의 핵심 개념이다. 인공 지형을 걷어내면서 노출되는 암반 절개지의 형상은 과거의 석유비축기지 구축 과정과 현재의 문화비축기지 구축 과정이 연결되는 핵심 고리다. 여기에는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했던 과거의 기억을 복원하는 작업이 수반된다. 석유비축기지 인공 구조물이 형성되기 직전의 순수한 암반절개지rock funnel의 형상은 새로운 문화비축기지 시설 계획의 출발점이 된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다양한 공간 개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축 요소다. 탱크 구조물의 기초 지반을 이루기도 하고, 시설 관리 영역의 기능을 하는 외부 옹벽과 일체화되어 탱크 외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독립적인 용기basin로 존재한다. 탱크 자체를 보강하거나 구조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탱크 사용의 공통 원칙으로 삼는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탱크가 부식되어 가는 것을 수용해 계획 단지 내에서는 별도의 코르텐스틸 등을 사용하지 않고, 산화과정을 모방하지 않는다. 기존 탱크 #1: 퍼포먼스 서클Performance Circle 기존 탱크를 철거하고 남겨진 콘크리트 구조물에 유리벽과 지붕을 새로 입혀 진입 터널을 조성한다. 터널 내부로 들어갈수록 천장이 높아지면서 점차 넓은 공간이 드러난다. 내부는 200석 규모의 좌식 공연장으로 신발을 벗을 수 있는 마룻바닥을 설치한다. 터널을 통해 공연장으로 들어서면 옹벽 구조물 상단으로 절개 지형의 암벽 형상이 극적으로 인지된다.
    •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위한 국제설계경기
    공원화 사업 진행 경과와설계경기 심사평 서울시 마포구 매봉산 자락에는 131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했던 5개의 탱크가 자리 잡고 있다. 1970년대 두차례 석유 파동을 겪으며 정부는 10만1,510m2(서울광장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비축기지를 구축하고 석유를 저장해왔는데, 2000년 상암월드컵경기장이 건설되면서 용도 폐기되어 14년 동안 기억 속에서 잊힌 채 그 흔적만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던 차에 박원순 시장 취임이후 마포석유비축기지 활용 방안 연구가 시작되었고, 아이디어 공모 및 공개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 1월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기본구상안이 발표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2일까지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위한 국제설계경기’를 진행했고, 8월 25일 당선작을 발표했다. 공모전에는 95개 작품이 제출되었으며, 16개국 53인의 외국인 건축사를 포함해 총 227명의 건축사가 참여했다. 그 결과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팀이 제출한 ‘Petro: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가 1등작으로 선정되어 실시설계권을 획득했다. 2등작에는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팀이 제출한 ‘Park T6’가 선정되었으며, 시스템랩 그룹 건축사사무소가 제출한 ‘Culture Casting Tank’가 3등작으로 뽑혔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당선작을 바탕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공사 과정을 거쳐 2016년 말 개장할 예정이다. 이번 설계공모의 대상지는 서울시가 발표한 기본구상 1단계에 해당하며, 1단계 안을 바탕으로 추후 2단계 주차장 부지 일대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음은 마포석유비축기지 국제설계경기의 심사평 전문이다. “마포석유비축기지에 흩어져있는 기름 탱크를 한번이라도 찾아본 건축가라면, 그 공간이 선사하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 강렬한 이끌림 때문에 국내외의 많은 건축가들이 이번 설계경기에 참여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 모두 현장을 가보고는 남아있는 기름 탱크를 설계의 주제로 삼은 설계경기의 취지에 크게 공감하고, 마포석유비축기지가 내포하는 미래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염두에 두었던 사항은 참여한 건축가들이 기름 탱크를 포함한 기존의 상황을 얼마나 주목하며 설계안을 전개했는 가였다. 그 상황에 주목한다는 것은 단지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난 역사와 현재의 상태 그리고 미래의 재생 사이에서 역동적인 사유를 건축을 통해 전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사위원 사이에서 이번 설계안이 지녀야할 미덕으로 논의되었던 것으로는, 건축적 물리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미래의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 단지 탱크를 이용한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환경에 대한 이해 속에서 장소를 만들어내는 것, 철골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탱크의 구조물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찾아내는 것, 표현에 있어서는 설계한 공간에 대한 생생한 이미지가 아니라, 생각과 논리, 구법과 기술을 충실히 담은 도면과 드로잉이 갖추어져 있는 것 등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1등작은 마포석유비축기지의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1970년대 다섯 개의 탱크가 언덕에 지어지는 과정과 오랜 세월 버려져 있는 현재 상태의 간격을 새로운 설계안을 통해 새롭게 채우고 있다. 공간의 기억에 주목한 이 설계안은 ‘건축의 고고학’을 전개하고 있다. 건축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고자 하는 ‘시간의 건축’, 동시에 이 땅의 잠재력을 가장 단순한 방식을 통해 되살리는 ‘장소의 건축’을 제안하고 있다. 탱크와 풍경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탱크와 풍경이 하나가 된 유일한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과도한 설계를 자제하면서 이 땅이 지닌 고유한 지형의 잠재력을 최대로 이끌어 낸 작품이다. 2등작은 공원으로서의 석유비축기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의 순환, 자연의 식생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질 시민들의 구체적인 행위를 잘 짜인 시나리오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탱크가 갖고 있는 공간의 가능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콘텐츠와 이미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공간이 갖고 있는 ‘다른 가능성’, 즉 비어있는 공간이 지닌 가치를 지속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갖는 안이 되었다. 3등작은 절제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주조(캐스팅)라는 개념을 통해 탱크를 새로운 건축으로 변환시키려는 강력한 건축가의 의지를 매력적인 공간의 형상을 통해 충분히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건축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 장소를 만들어 내는 방식을 압도하고 말았다. 결국 비어있던 탱크가 지녔던 잠재력은 캐스팅된 공간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아홉 개의 가작은 장소를 만드는 방식에 있어서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 주요 시설을 탱크의 외부에 배치하고 탱크의 빈 공간에 들어오는 빛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안, 단순한 표현으로 탱크의 보강 방식을 간결하게 보여주는 안, 탱크가 지닌 유적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한 안, 생태적 관점에서 탱크와 구조물을 제안한 안 등, 각각의 안들은 우리가 되새기고 싶은 건축의 중요한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1등작 Petro: Reading the Story of the Site 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백상진, 김경도(알오에이 건축사사무소) + 이재삼(팀텐 건축사사무소) + 허서구 + 홍찬기, 박정현, 이일성, 김태형, 윤성원, 조현만 2등작 Park T6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김성한, 김형연, 이주호, 김성욱, 우형민, 남창우, 김현준, 최명수, 최은별(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 김필수(오픈플러스) + 성주은, 이진진(연세대학교) + 김아연, 이세희, 허재희, 최진호, 신희정(서울시립대학교) 3등작 Culture Casting Tank 시스템랩 그룹 건축사사무소 홍택, 손을식, 박현수, 임병식, 홍서진, 황성연, 김재성
  • 입선: 황토현, 모두가 평등한 땅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황토현은 농민과 혁명의 기억이 오롯이 새겨진 현장이다. 우리는 과거 시제의 서술과 상징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체험하는 기억’으로 황토현과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고자 한다. 장소에 깃든 기억을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공원이란 방문자가 스스로 거닐고 살피고 더듬으면서 장소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공원이다. 세 가지 이야기 폴Poles - 십만의 목숨, 십만의 폴: 농민군의 죽창을 떠올리게 하는 대나무와 기둥 등 수직적 요소를 도입해 부지 전체를 하나로 엮어주고 조형미를 부여한다. 또한 ‘10만’이라는 숫자를 통해 10만 농민의 희생을 직접적으로 느끼도록 한다. 루프Loop - 모두가 평등한 세상, 평등한 +29.5: 29.5m 레벨의 루프는 산발적으로 흩어진 기존 시설을 위계가 없는 하나의 공원으로 통합하며, 동등한 레벨을 따라 걷는 경험을 통해 ‘평등’이라는 이념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게끔 한다. 이 루프에서 모든 프로그램이 발생하고 엮인다. 루프 자체가 곧 기념 공간이다. 필드Field - 평등을 위해 피 흘린 전장, 황토현: 자연상태 그대로의 드넓은 초지, 그 거친 질감을 통해 전장을 체험하도록 한다. 초지의 계절 변화와 수위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하게 되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간극을 뛰어넘어 동학의 의미를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한다. 다층적인 경관 동학의 평등사상에 입각한 위계 없는 루프를 따라 돌며 공원의 체험이 이루어진다. 루프의 연속적인 흐름은 폴, 필드와 만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성격의 기념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완결된 하나의 기념 공원을 형성한다. 루프를 돌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되는 거친 초지는 그 자체의 물성을 통해 끊임없이 과거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반면, 필드에서 바라보는 루프는 일종의 ‘지평선’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학농민혁명이 이루고자 했던 ‘평등’이라는 가치를 환기시킨다. 폴은 루프와 필드를 넘나들면서 두 요소를 시각적, 공간적으로 엮어준다. 기억을 되짚는 여정 Intro. 혁명의 불꽃 만석보: 방문자가 가장 먼저 만나는 디자인적 요소는 가로막힌 황토벽이다. 황토벽 사이로 난 틈새로 들어가면 벽 위로 올라가는 램프를 만나게 된다. 이 램프를 따라 서서히 오르면 비로소 동학을 기념하고 체험하는 공원으로의 여정이 시작된다. 01. 모여드는 농민들: 황토벽에서부터 동학의 평등 이념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레벨 29.5m의 루프가 시작된다.
    • 그룹한(박명권) + 사이건축(박인영, 이진오) + 배정한(서울대학교) + 최혜영(West 8) + 이경근
  • 장려상: 黃土峴 들풀, 하늘을 보다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위해 1897년 동학농민혁명, 들풀과 같이 가장 낮은 자리의 농민들이 스스로 자신들 삶의 주인임을 선언하며 역사의 전면에 나선다. 인내천人乃天 즉, 신분이나 빈부의 차별을 벗어난 인본주의 사상의 전파로 농민들은 스스로를 의지하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일어난다. 2014년 가을, 땅과 함께 평생을 살다 땅으로 스러져간 농민들의 염원을 땅에 담는다. 땅을 세워 인간으로서의 삶을 위해 의연히 일어선 그들의 뜻을 기리고, 한길 땅 속 내림으로 그들의 값진 희생을 추모한다. 갈라진 땅 틈으로는 그들이 가슴에 담았던 하늘을 투영한다. 땅 결 사이로 솟아오른 들풀의 이미지처럼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가치는 방문객의 다층적인 경험 속에서 구현되고 전파된다. 높고 낮음이 없이 누구나 동등한 희망을 위해 사발통문은 은유적으로 높고 낮음 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세계를 꿈꾼다. 기존시설과 새로이 들어서는 시설 각각에 영역과 방향성을 부여한다. 이들은 주체와 객체의 구분 없는 사발통문처럼 독립된 경관 요소로 작용하되, 전체가 모여 대상지에 하나의 새로운 질서를 부여한다. 중요한 전술적 거점이었던 도교산, 사시봉(농민군 주둔지), 황토현(관군 주둔지), 그리고 혁명의 도화선이었던 만석보와 배들 평야 등의 지형 속에 산재된 기존 시설 사이에 새로운 시설과 동선을 배치한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땅과 함께 숨 쉰 땅의 사람들을 위해 대상지의 황토는 붉다. 모든 양분이 용탈되고 철분만이 남은 외국 사막의 붉은 색이 아니라 갓 태어나 암석에 들어있던 무기 성분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우리나라 최대 곡창 지대를 지탱하는 혈기 왕성한 젊음의 붉은색이다. 이 붉은 땅과 함께 살아온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주목한다. 산자락 완만한 남사면에서 계절따라 다양한 색채의 작물을 키워내고 밭 귀퉁이 소나무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힌다. 드넓게 펼쳐진 작물 사이로 굽이굽이 난 붉은 빛 황톳길은 열린 하늘과 대비를 이뤄 인상적인 경관을 만들어 낸다. 황토는 땅에 뿌리내린 농민의 색깔이며 질감이다.
    • CA조경(진양교) + 동부엔지니어링(이문규) + 동우건축(김인배)
  • 우수상: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설계공모
    가로누운 들판을 따라 세 개의 선을 놓는다. 첫 번째 선은 동학의 정신이다. 인내천人乃天이라는 동학의 철학을 풍경과 경관 계획의 원리로 삼는다. 두 번째 선은 혁명의 실천이다. 평등을 위한 동학혁명 전투 역사를 배치와 입면 계획의 원리로 삼는다. 세 번째 선은 공간의 연결이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사람의 길, 희망으로서의 동학 태도를 동선과 전시 체험의 원리로 삼는다. 셋과 하나의 상보와 통합, 세로를 묶는 수평의 근본적 힘은 기념관의 배치와 건축, 전시 계획을 관통하며 부분들을 엮어 화해시키고 평등한 전체를 이룬다. 동학농민군은 황토현까지 유인한 관군을 산 위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지켜보다가 관군이 잠든 새벽에 야습을 감행해 승리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삽입해 사람들이 승전의 기억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지형·건물·조경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새로운 것을 최소한으로 제안한다. 건물군의 축선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설군은 작게 나누어 기존 건물군을 감싼다. 설계의 기본 방향 공간의 집합(부분과 전체): 들불처럼 일어난 농민군의 모습처럼 작은 공간이 모여 시설군이 된다. 공간의 부분과 전체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체험으로 전개된다. 기존 시설물이 가진 강한 중심축선을 약화시키고, 활용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전개하기 위해 여러 개의 중심을 둔다. 여러 방향에서 진입하며 주차장도 분산 배치한다. 이벤트의 성격에 맞춰 때로는 부분을, 때로는 전체를 운영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계획된 공간이 상황과 필요에 따라 확장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으며 부분과 전체의 선택적 활용을 제안한다. 복원, 보존과 활용: 멀고 가까운 풍경과 옛 지형을 되살린다. 또한 1960년대부터 설치된 기존 시설물을 역사적인 위상의 측면에서 분석해 보존할 것과 활용할 것을 구분한다. 부지 내에서 경관을 가로막던 기존 시설물은 새로운 건축물을 이용해 일부 시각적으로 차단하거나 산과 물의 흐름에 순응하도록 잇는다. 길, 이어짐: 오래 사용하던 대상지 내의 옛 길(마을길)은 남겨둔다. 이 길을 오고가던 옛 사람의 소박한 삶을, 혹은 혁명을 일으키기까지 치열했던 삶을 떠올려볼 수 있다. 나아가 기념공원 자체가 동학농민혁명이란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안내소가 되도록 한다. 진입로에서부터 기념 공간을 거쳐 전시 체험 및 교육 영역까지 이어지는 세 개의 띠가 조성된다. 이는 추모-이해-미래의 희망으로 나아가는 강력한 상징으로, 전시 시설이자 체험 공간이다. 토지이용 및 배치 계획 토지이용 계획의 중심은 기념 영역이다. 부지 중간의 습지를 매개로 추모 영역과 전시 체험 영역을 연결하고 공유하여 전체가 하나의 공원이 되도록 한다. 각각의 영역은 개별 주차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각 영역의 진입 동선은 기념 영역을 교차해 전개된다. 가운데 경작지 위에 조성된 보행 데크는 각 영역을 8자 모양으로 순환하게 한다.
    • 조성룡도시건축(조성룡) + 이든플랜(임영미) + 심세중(수류산방중심) + JSC건축(정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