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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동부 쎈트레빌
  • 환경과조경 2005년 5월

‘소통’을 위한 세 가지 전략
강남의 고급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그들만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외부와 단절된 형태의 닫힌 공간을 선호한다. 담장을 높이고 지나칠 정도의 감시 시스템 속에서 이웃과 소통을 거부한 채 그들만의 성을 쌓고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닫혀진 문화를 걷어내고 이웃과 소통하고 주변환경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 따라서 우리는 이 단지의 조경 컨셉으로 ‘ 소통(Comunicatin) ’ 이라고 하는 명제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소통’은 크게 세 가지의 흐름을 추구하고 있다. 첫째는 사람의 소통이요, 둘째는 자연과의 교류이며, 셋째는 물의 순환을 의미한다.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집
우리는 ‘아파트’ 하면 떠올리기 쉽상인 답답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이웃들과의 친근한 교류와 만남을 통한 ‘함께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사람들이 함께 만나고 부대낄 수 있는 공간을 많이 확보토록 하였다.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처음부터 차량동선을 외곽으로 계획하고 단지 내에는 보행자 우선의 동선 체계를 구축하였다. 단지 전체를 순환하는 외곽 산책로를 조성하고 보행동선의 요소 요소에는 테마놀이터와 휴게소들을 연이어서 주민들이 이용하기 쉽도록 배치하였다. 단지 중앙광장에는 가족 음악회나 주민들의 이벤트를 위한 야외 공연장도 마련되었다. 또한 썬큰 광장은 지하 2층까지 환하게 햇빛이 비치게 하여 지하주차장의 음울한 분위기를 밝게 유도하였다. 단지내의 위와 같은 요소들이 입주민들 사이의 소통을 도모하기 위한 계획이라면 외부 담장을 없애고 어디서든 쉽게 단지 내로 접근할 수 있는 열린 단지의 구현은 이웃 주민들과의 소통을 꾀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파트 조경 설계를 한다는 것은 단지...
우리는 조경 설계일에 종사하면서 때로는 과중한 업무에 진절머리 치기도 하고 때론 사회적으로 각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조경가로서의 우리의 역할이 단지 개인의 생존을 위한 하나의 직업으로서, 또는 건축이나 다른 분야에 종속된 장식적인 역할에만 결코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그 어떤 다른 분야의 성과보다도 더욱 소중한 가치를 실현시켜 나아가고 있다. 단지의 외부공간을 이웃과 서로 어울리며 살수 있는 살겨운 공간으로 창조함으로써 메마른 현대 문명에 대한 진정한 삶의 문화를 심어 갈 것이며, 자연과 함께 온갖 동식물들이 인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생명의 터전을 가꾸어 나갈 것이며,또한 머지 않아 닥쳐올지도 모르는 환경의 재앙으로부터 우리의 후손들을 보호 해 나갈 파수꾼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역할이 우리의 과제이며 또한 우리 조경가의 영원한 숙명일지도 모른다.


(박명권 · (주)그룹한 대표)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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