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크트 갈렌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St. Gallen)과 장크트 마리아 노이도르프(St. Maria Neudorf)교구 교회 사이, 종교와 과학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어우러진 공원이 조성됐다. 대상지는 여러 도시 기반 시설과 목가적인 교외 풍경이 촘촘히 어우러진 스위스 경관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다. 바로 아래로는 차량용 터널이 지나고 운동장, 다세대 주택, 간선 도로가 주변을 두르고 있다. 이 역설적 경관을 배경으로 자연, 역사, 종교를 사유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어야 했다. 자연이나 풍경 같은 콘셉트가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인공적 자연스러움, 자연스러운 인공을 주제로 설계를 진행했다.
서어나무와 빽빽한 지피 식물로 일종의 틀을 만들었다. 이 틀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낼 뿐만 아니라 주변의 복잡한 환경을 적절히 가려 방문객들이 공원 그 자체와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된 자연에 오롯이 빠져들게 한다. 공원 중앙에 자리잡은 거대한 콘크리트 징검다리는 보행로인 동시에 전시물로 기능하며 시적, 과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원 곳곳에 파편처럼 흩어져 배치된 요소들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특정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과 관련된 인용구, 지질학 용어 등을 콘크리트 슬래브에 30mm 높이의 양각으로 새기고, 빙하에 의해 만들어진 화석, 빙하에 의해 퇴적된 바위 옆에 설치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4호(2020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Studio Vulkan
Architecture Armon Semadeni Architekten in cooperation with Meier Hug Architekten
Client Hochbauamt St. Gallen
Location Rorschacherstrasse 253, 9016 St. Gallen, Switzerland
Area 5,000㎡
Competition 2009
Completion 2018
Photographs Jean-Claude Jossen, Das Bild, Studio Vulkan
슈투디오 풀칸(Studio Vulkan)은 2014년 조경설계사무소 슈바잉루버 출라우프(Schweingruber Zulauf)와 로빈 비노그론트(Robin Winogrond)를 합병해 만든 회사다. 취리히와 뮌헨에 본사를 두고 45명의 전문가가 조경 팀을 이끌고 있다. 조경, 도시설계, 도시계획, 예술, 전통에 대한 전문 지식과 스위스, 독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