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피 루즈(Tapis Rouge)’는 아이티(Haiti)의 카르푸르-푀유스(Carrefour-Feuilles)에 있는 공공 공간 중 하나로, 라미카(LAMIKA)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적십자사와 글로벌 커뮤니티스(Global Communities)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라미카는 ‘우리 이웃의 더 나은 삶(The Lavi Nan Miyo Katye Pa)’이라는 뜻의 크리올어(Creole)에서 따온 말로,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카르푸르-푀유스는 2010년 아이티를 강타한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지역이다. 산골짜기의 경사지에 세워진 주택들은 전기, 수도, 위생 시설 등 삶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공공 기반 시설도 전혀 없는 상태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에는 언덕을 굽이굽이 돌며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통해서만 다다를 수 있다. 주민들은 대개 비좁은 길모퉁이나 이웃한 주택의 담벼락 사이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해야 했다.
대상지는 지진으로 집을 잃은 난민들이 텐트를 치고 잠시 머물며 임시 피난처로 사용한 곳이다. 이 공간을 공동체 지향적이며 공공 공간의 가치와 사회적 관계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기반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범죄, 폭력,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또한 설계 프로세스에 지역 주민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주민 스스로 삶터를 바꾸는 경험을 하고, 주인 의식, 정체성,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자 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1호(2019년 3월호) 수록본 일부
Architect Emergent Vernacular Architecture(EVA Studio)
Lead Architect Andrea Panizzo, Simone Pagani, Jeannie S. Lee, Gianluca Stefani, Anna Calogero, Etienne Pernot du Breuil, Edoardo Paoletti, Samuel Eliodor, Berrousse Exius, Faudia Pierre, Radim Tkadlec, Clement Davy
Civil Engineer Sisul Consulting
Contractor FICCAS, Ginkgo Landscape, ARCOD
Artist Le Centre d’art, Bault
Client Global Communities
Donor American Red Cross
Location Carrefour-Feuilles, Haiti
Area 4,300m2
Budget $230,000
Completion 2016
Photographs Gianluca Stefani, Etienne Pernot du Breuil
2014년 설립된 EVA 스튜디오(Emergent Vernacular Architecture Studio)는 런던에 본사, 아이티에 지사를 두고 다양한 연구 및 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 공인 사무소로 인증을 받았다. 다양한 문화권의 재능있는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이티와 볼리비아 등 개발 도상국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공 공간, 기반 시설, 학교, 주택 등을 다루며,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의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지역 예술가나 장인, 정부 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함께 지역 풀뿌리 사업을 수행하는 데 능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