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공립 수목원이자 동시에 보스톤의 유명한 공원 중 하나인 하버드대학 아놀드 수목원(The Arnold Arboretum of Harvard University)이 있다. 보스톤 시민들에게는 그저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있고 여가를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리가 잘된 평범한 공원으로 인식될 뿐이지만, 이곳은 목본류 식물학자에게는 세계최고의 연구환경을 제공하는 역사적인 수목원이다.
원래 하버드대 아놀드 수목원의 부지는 1842년 보스톤의 성공한 기업가였던 벤자민 벗시 (Benjamin Bussey, 1757~1842)가 우드랜드 힐(Woodland Hill)을 하버드대학에 기부하면서부터 설립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하버드대학교는 기부 받은 이 토지를 농업연구에 이용하기 위하여 1871년 농업대학 소속의 벗시연구소(Bussey Institute)를 이곳에 설립하였다.
이후 1872년 제임스 아놀드(James Arnold)가 농업과 원예학을 위해 사용해주길 희망하며 0.5㎢의 자신의 토지를 기부하면서 하버드 아놀드 수목원이 설립되었다. 이후 1973년 하버드대학의 교수 찰스 썰젼트(Charles Sprague Sargent, 1841~1927)가 수목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놀드 수목원은 급속하게 발전할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수목원 관리의 편리성과 식물수집에 필요한 자금을 이유로 하버드대학은 1882년 아놀드 수목원의 부지를 보스톤 공원으로 편입시키고 그 토지의 소유권을 보스톤시로 이전시키게 된다. 이에 대한 댓가로 보스톤시는 아놀드 수목원의 치안관리와 도로 등의 인프라를 공원으로서 관리하게 되고 하버드대학은 식물채집, 수목의 전시 등 수목원의 전체적인 운영을 맡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체계적 발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저 평범하고 평화로운 공원으로만 보이는 이 수목원은 놀랍게도 1900년대 초 아시아에서 식물을 채집하고 육종하고 계량하여 식물자원으로 만드는 식물유전자원 채집기지 역할을 하였다. 특히 아놀드 수목원은 수많은 아시아의 식물을 북미에 소개하였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메타세쿼이어'이다. 많은 사람이 메타세쿼이어의 원산지를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알고 있는 것도 중국에서 발견된 메타세쿼이어가 하버드대 아놀드 수목원으로 보내진 후 아놀드 수목원에 의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북미대륙에 심겨져 있는 수많은 메타세쿼이어는 1948년 중국에서 하버드대 아놀드 수목원으로 보내진 메타세쿼이어를 당시 수목원장이었던 Elmer Merrill박사가 메타세쿼이어 보급운동으로 종자와 꺾꽂이 형태로 세계적으로 보급한 결과이다. 당시 도입된 메타세쿼이어는 아직도 아놀드 수목원의 정문에 심겨져 있으며 아놀드 수목원의 로고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