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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숲 조성사업 기본설계
  • 환경과조경 2004년 4월

·발주처 : 충청남도 백제문화권개발사업소
·위 치 :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산11번지 일원
·면 적 : 520,002㎡
          (집중조성지역 : 81,062㎡, 자연생태원 : 438,940㎡)
·설계처 : (주)경동기술공사 + (주)에덴이엔씨

‘역사는 승리자를 위한 기록’이라는 말이 있었던가. 현재의 한국문화가 있게 한, 분명히 이땅에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의 한 축이었음에도 주류의 역사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백제>를 조감하면서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구절이다.
본 계획대상지는 충남 부여의 <백제역사재현단지>내에 위치하여 북측으로는 기존의 산림축과 연접하여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남측으로는 왕궁촌, 개국촌, 전통민속촌 등 백제역사재현단지의 주요시설지와 연접하여 이들 시설지의 배후가 되는 지리적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용적 측면에서 보면 재현단지 내 다른 시설지에 비해 다소 중요도가 낮을 수 있으나, 공간적 측면에서는 ‘백제역사재현’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분위기 연출이 필수적인 장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적 맥락의 중요성을 인식한 듯 발주처의 주문 또한 만만치 않았는데, 백제시대 숲문화의 전형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생태숲의 재현이 그것이었다.
맙소사!  생태숲 설계만으로도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15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 백제시대의 생태숲이라니.... 우리역사에 대한 짧은 지식을 스스로에게 질책하며 생각나는대로 삼국시대의 기록이 적힌 문헌들을 찾아보았지만 고구려나 특히 신라에 비해 백제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도 훨씬 적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왕궁이나 사찰 등과 같은 유적이 아닌 숲에 대한 기록은 과문한 탓일 수도 있겠으나 전무하다시피했다. 그나마 <삼국사기>의 기록 등을 통해 백제왕궁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몇개의 식물이름을 찾은 것이 수확이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까다로운 발주처에서는 고구려도 아니요 신라도 아닌 ‘백제만의 그 무엇’을 찾아 설계에 반영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오는 터라 심리적 압박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같은 시대에 고구려나 신라에 있었다면 - 특히 신라와 백제의 자연현황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 않았을까 - 기록된 것은 없지만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유추해석하고픈 설계자의 바람은 확실한 고증에 의한 설계를 요구하는 발주처에 의해 번번이 기각되기 일쑤였다. 조경가는 팔방미인이어야함을 뼈저리게 체험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고문헌, 유적발굴조사 보고서 등과 씨름하며 용역을 진행하는 중 한 자문위원의 코멘트에서 백제숲의 개념을 세울 중요한 단서 하나를 발견하였다.


인문형 생태숲
「인문형 생태숲」, 기존의 생태숲 개념에만 매달리며 시공간마저 백제시대로 되돌려 놓았을 때는 좀처럼 풀리지않을 것만 같았던 엉킨 실타래가 한 매듭 풀린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고증을 거쳐 숲을 조성한다고 해도 1500여년전의 것이 아닌 21세기의 숲이 될 수 밖에 없을 터인데... 확실치도 않을 자연생태의 재현보다는 오랜세월 사람의 발자취와 더불어 변모해 왔음을 짐작케하는 인문형 생태숲이라는 개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백제역사재현단지의 배경이 될 백제숲의 개념은 첫째, 옛문헌, 고고학적 자료, 생태적 특성 등을 토대로 백제의 생활상 및 문화에 관련된 시설이나 식물을 도입하여 백제를 회상하고 백제의 이해증진을 위해 조성된 차별화된 「주제숲」. 둘째, 자생식물의 현지내 보전기능이 강조된 자연형 생태숲 기능보다는 백제의 상징적 의미가 강조된 「인문형 생태숲」. 셋째, 특정구역(집중조성지역)에 백제관련 식물을 식재하고 생태숲으로 복원하여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백제정서가 재현되도록 조성된 「상징숲」의 3가지로 정리하였다.

한희동 Han, Hee Dong ·(주)에덴이엔씨 소장
진승범 Chin, Seung Bum ·(주)에덴이엔씨 이사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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