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동네 뒷산처럼 느껴지는 주정으로의 진입부에는 동산의 비탈면을 여실히 보여주기 위해 주로 눈향과 회양목의 밀식이 이루어졌고, 이 비탈면 하부식재는 본관 뒷편으로까지 이어져 있다. 또한 건물 뒷편의 은행나무 아래에는 졸대가 밀식되기도 했는데, 졸대 밀식은 진입부 계단의 좌측에서도 엿보인다.
진입부의 계단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중앙에는 주변과 잘 조화된 찻집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찻집은 지난 ’97년 12월 미술관 측에서 일반 대중에게 미술작품 감상과 함께 차 한 잔을 곁들일 수 있는 여유 있는 쉼터를 제공키 위해 조성했다. 찻집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판석으로 된동선을 따라 오르면 이내 주정의 전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아!’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본관 뒤편에 숨어있던 제법 울창한 숲이 비로소 그 규모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나무 아래로 수북히 쌓인 낙엽이다. 아직 파릇함이 사그러들지 않은 녹색 잔디 위에 눈이 내린듯, 혹은 누군가 노란색 물감을 흩뿌린 듯 쌓여있는 노란 은행잎은 제법 만만치 않은 감동을 전해준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은 나무들의 수고이다. 심지어 어떤 나무들은 하늘을 가려버릴 정도로 가지도, 잎도 풍성하고, 높이 또한 상당하다. 낙엽으로 뒤덮인 대지와 잎새에 가리워진 하늘! 깊어가는 가을이 절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찬찬히 시선을 좌우로 돌리면 이내 다양한 수종이 눈에 들어오는데, 앞에서 언급했던 그 다채로움이 상당하다.
끝으로 여러 조각품이 눈에 띄는데, 사실 이곳은 현재 소규모 조각공원으로 일반에게 개방되고 있다. 지난 ’96년부터 미술관측에서 미술의 대중화와 환경조각의 모델을 제시하여 도심의 예술화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이곳을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공간으로 조성하여 일반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한 것이다. 원래 성곡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는이 부지는 쌍용그룹 창업자인 故성곡 김성곤 선생의 자택이었는데, ’95년 성곡미술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미술관으로 탈바꿈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미술관 주변의 일부와 찻집 등을 제외한 정원 부분은 지난1960년대에 조성된 상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자연히 나무의 수고에서 엿볼 수 있듯, 정원의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배어있다.
※ 키워드 : 성곡미술관, 성곡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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