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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억과의 동행
Walking with Memories
  • 이지훈, 문경록
  • 환경과조경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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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을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함께할 길과 동반자. 연속된 점이 모여 선을 만들고 길이 된다. 사람의 인생도 수많은 찰나의 점들이 모여 만든 선으로 이루어져있다. 어떤 기억은 선명하고 뚜렷한 반면 어떤 기억은 흐릿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오래된 기억에 빈 구멍이 생기고, 옛 기억이 다른 기억과 뒤섞여 왜곡되기도 한다. 이러한 기억의 개념을 정원으로 표현했다.

 

기억의 선

기억의 밀도에 따라 기억의 선명도가 달라진다. 긴 원통을 반으로 나누어 연결한 직선으로 기억을 표현했다. 스테인리스 관으로 만든 각기 다른 반원통의 지름과 식재의 양을 통해 기억의 밀도를 나타냈다.

 

기억의 섬

기억의 프레임은 서로 순서가 바뀌거나 생겨나기도 없어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기억의 번짐이라고 명명했다. 이러한 번짐은 기억의 선을 잘라내고 경계를 허물게 되는데, 허물어진 경계를 면으로 표현해 녹지 공간을 확보했다. 녹지 공간에는 섬기린초, 백리향 등 화려한 색상의 초화류와 꼬랑사초, 수크령 등 그라스류를 식재했다. 미러 마감한 스테인리스 관과 여러 색의 식물,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두 재료가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게 연출했다. 선적인 조형물 사이에 식물을 심었는데, 강한 구조물과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한 것이다. 또한 기존 담장이 자아내는 인공적인 느낌을 완화하기 위해 수직과 수평이 만나는 부분에 틈을 만들고, 그 틈에 작은 크기의 다육이와 세덤을 식재하고 솔방울로 덮어 담장과 자연스러운 연결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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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관으로 기억을 표현하고 초화류와 그라스류를 식재해 다채로움을 더했다.

 

기억의 길

주변 산책로와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진입로를 만들었다. 정원의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순환형 동선을 구축했다. 이는 정원을 돌아보는 동선인 동시에 쉼터로 기능한다.

 

그림자 쉼터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도록 정원 양측에 퍼걸러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보는 각도에 따라 기억의 선들이 뚜렷해 보이기도 하고 흐릿하게 보이기도 한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스테인리스판에 반사되는 정원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설계 이지훈, 문경록

시공 시트러스 가드닝, 이인조경, 엘엔씨플랜


이지훈은 대구한의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하고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2010년 지아이디자인을 설립했다. 서울에서 조경설계를 하다가 대구로 내려와 주택 건축 시공과 조경설계를 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내고 이용하는 모든 공간에 관심이 많으며 관여하기를 좋아한다.


문경록은 영남대학교에서 조경을 전공하고 대구에서 25년 넘게 조경설계를 하고 있다. 넓고 다양한 조경의 영역을 경험하고 공부하고 있으며 정원이 가지는 매력에 빠져 열심히 탐구하고 있다. 현재는 에스엠에이의 대표 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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