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프로젝트가 충분한 기간과 공사 예산을 확보하고 시작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의 충분한 신뢰와 지지가 수반된다면 부족한 시간과 예산이 언제나 좋은 공간의 탄생을 막는 것은 아니다.
본 프로젝트는 아주 명확한 동기에서 시작되었다. 기존의 외부 공간은 얕은 토심으로 인해 나무가 고사해 그늘이 전무했고 따라서 건물의 전면부로서 인상도 좋지 않았다. 클라이언트는 이를 개선하고자 했고 예산은 기성품 퍼걸러 세 개를 구입할 수 있는 정도로 확보되어 있었다. 이러한 조건에서 오피스박김은 셸터를 직접 디자인하고 식재를 포함한 전체 시공 책임까지 맡아 ‘디자인-빌드design-build’의 형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윈드 터널, 단순하고 안정적이며 아름다운 구조체
우리나라의 외부 공간에서 그늘의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 한강공원에서 텐트들이 만들어내는 이질적 경관이 이를 증명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그늘의 제공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는데, 우리는 어떤 그늘을 어떻게 제공하는지에 초점을 두었고 3D 모델링을 통해 셸터의 구조와 길이, 모양 등을 집중적으로 스터디했다.
우리는 셸터 구조의 원칙으로 ‘별도의 다리 등의 지지물 없이 하나의 바디가 자체로 서는 심플한 형태’, ‘제작비를 낮추고 시공이 쉬운 모듈화 방식’, ‘구조가 곧 겉모습이 되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전제했고 많은 대안들을 연구한 끝에 두 가지 삼각형 모듈이 서로 연결되어 서는 절판 구조를 설계했다.
본래 비를 완벽히 막는 것을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 모듈의 연결 부위는 따로 막지 않고, 오히려 셸터 안에서 중간중간 그 틈 사이로 떨어지는 빛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설계 및 시공 오피스박김
발주 한화디자인본부 / 한화데이터센터
위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면적 380m2
완공 2016
*환경과조경 341호(2016년 9월호) 수록본 일부
박윤진은 하버드 GSD를 졸업하고 치치 지진메모리얼 국제설계공모 당선을 계기로 김정윤과 함께 네덜란드에서 오피스박김을 설립하였다(2004). 미국 보스턴 건축대학교 등에 출강하였고 타이완 쉬이첸 대학교(2007), 미국 하버드 대학교(2008, 2010), 오하이오 주립대학교(2011), 호주 멜버른 대학교(2012) 등에서 교육, 전시, 강연을 위해 초청되었다. 김정윤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을 전공하였고, 네덜란드 조경건축사이며 바허닝엔 대학교에 출강하였다. 차세대디자인리더(산업자원부 2007), 광교신도시 공원디자인 커미셔너(2008), 서울형공공건축가(2011)로 선정되었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놀튼건축대학원이 선도적 조경가에게 수여해 온 글림처 특훈 교수(2011)로 임명되어 강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