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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수원
Yulsuwon
  • 안계동, 김재욱
  • 환경과조경 2014년 7월
YUL1(유청오).JPG
ⓒ유청오

 

조경가라면 누구나 전통적인 조경 공간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어 하지만 그 기회는 흔치 않다. 우연한 기회에 맡게 된 율수원 프로젝트는 이미 건물이 다 지어지고 담장까지 쳐져 있는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900평이 넘는 집터에 9채의 한옥이 풍수지리 원리에 따라 배치되었고, 최대한 전통에 충실하면서 실용성을 겸비할 수 있게 계획된 곳이다. 영남 지방의 양식을 기본으로 하되 화려한 서울 양식을 더했는데, 이곳은 누가 보아도 정말 ‘잘 지은 한옥’이었다.

“전통 조경을 제대로 구현해 보자”라는 발주처의 강한 의지에 고무되어 과업의 시작에 앞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사례 조사에 착수했다. 발주처도 이 한옥을 짓기 위해 몇 해 전부터 일명 ‘고택 공부 팀’을 만들어 여러 곳을 답사하고 공부를 한 상태였다. 발주처에서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한옥을 새로 짓게 된 배경에 있다.

이 터는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의 생가다. 그의 부친의 손길이 묻어있는 오래된 고택으로, 박 회장은 자식된 도리로 이곳을 허물고 새로 짓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자리에 천 년 가는 한옥을 지어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큰 보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율수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한국 전통가옥의 원형을 갖춘 한옥으로 조성하여 민속자료로 후세에 길이 남기고, 일반인에게 관람 및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전통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설계 개념

첫째, 건축주가 어려서 살았던 생가이므로, 옛 기억과 정취를 살리고자 했다. 기존 주택의 공간적 틀을 유지하여 건물과 마당의 위치를 잡고, 집 안에 있던 나무와 돌을 남겨 활용했다.

둘째, 비보 개념을 도입하여 택지의 풍수적 기운을 좋게 만들고자 했다. 동북쪽의 허한 곳에 수림을 조성하고 동측 하천 방향으로 연못을 만들어 생기와 음기를 보완했다.

셋째, 좋은 경관을 끌어들이는 차경과는 반대로, 집 주변의 불량 경관을 적절히 차폐하여 경관의 질을 개선하고자 했다. 커다란 교회 벽면, 보기 안 좋은 방앗간, 측면의 노후한 주택들을 시각적으로 덜 드러나게 완화하는 식재를 했다.

 

 

조경 설계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조경 시공 동심원조경건설

건축 설계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

발주 재능교육

위치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면적 2,580m2

완공 2013

사진 유청오, 김재욱, 재능교육


안계동은 서울시립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서인환경, 두산개발을 거쳐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설립했다. 평화의 공원이나 서울숲, 난지한강공원처럼 굵직한 작품부터 사도감어린이공원, 대현공원처럼 소규모의 작품까지 다양한 층위의 프로젝트를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김재욱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전통조경학을 전공했다. 율수원의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였으며, 안계동 대표를 도와 현장에 상주하면서 관리 감독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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