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채 지나친 향과 색은 얼마나 짙고 푸를까? 밤낮으로 변화하는 풍광을 사람이 아닌 지렁이의 눈높이에서 보고자 했다. 지렁이가 흙과 돌, 풀 사이를 스쳐 지나가며 만든 길, 대지의 숨구멍을 정원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공간을 공유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과 자연의 짙은 향, 생명의 에너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지렁이는 매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을 나타내는 콘셉트다. 지렁이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정원으로 표현했다. 자연의 변화를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보행로 높이를 지면보다 낮게 조성하고, 가장자리를 따라 서서히 높아지는 플랜터 벽을 만들어 깊이감을 더했다.
* 환경과조경 411호(2022년 7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 박성준
시공 그린부라더
박성준은 MMM 디자인 스튜디오 소장으로,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와 조경기술사사무소 바이런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을 잇는 디자인을 추구하며, 생각하고 구현하는 일련의 과정을 탐닉하길 좋아한다.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 쇼가든 부분 공동참여작가로 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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