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옥상, 창신동
창신동은 맑은 바람과 높은 하늘을 만날 수 있는 서울의 옥상이다. 대상지는 서울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하지만 가파른 도로와 밀집한 주택들로 인해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외엔 사람의 발길이 드물었다. 2007년 창신·숭인 일대의 재개발 계획이 추진되어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지만 2013년 해제되었으며, 이후 부지는 소규모 어린이 공원과 도시 텃밭, 주차장으로 이용됐다. 2015년 서울시는 창신·숭인 지역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사업의 일환으로 아이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자연형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설계를 공모했다.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는 놀이터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고 주변 여건을 살려 지역 사회의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개발로 인해 깎이고 사라진 창신동의 언덕과 산세를 다시 흙으로 치환해 연속적인 풍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터를 마련했다. 일반적인 놀이터는 어린이를 대상화하고 미숙한 존재로 치부한다. 도널드 위니컷(D. W. Winnicott)은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하여 타자성을 실험한다. 이를 통하여 타자와 만나는 법, 대화하는 법, 공감하는 법을 배워간다”고 말했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자연과 접촉하며 감성을 키우는 공간이며, 다양한 놀이를 유발하는 창작 터이자 사회 생활 터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놀이 기구가 아닌 흙을 만지며 어울리고 자발적으로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가는 이용 방식을 구상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8호(2020년 8월호) 수록본 일부
설계 조진만건축사사무소, 임옥상미술연구소, 조경작업소 울
면적
대지 면적: 2,220m2
건축 면적: 815.75m2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설계 기간 2016~2018
완공 2019
사진 유청오
조진만건축사사무소는 2013년 서울에 설립된 건축설계사무소다. 조진만은 한양대학교와 베이징 칭화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이로재와 OMA에서 실무를 익혔다. 한국 및 네덜란드 건축사를 취득하고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이자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며 고가하부 종합 활용계획 수립, 낙원상가 공용공간 개선 설계, 창신동 채석장 전망대, 산새마을 두레주택, 한강 유수지 활용방안 연구,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 도시건축센터 운영계획 수립 등을 담당했다. 2016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2017 국토부 신진 건축가상, 2018 서울시 건축상, 2019 세계건축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