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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테마파크
  • 환경과조경 2006년 7월

·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 412
· 대지면적 : 5,950㎡
· 조형설계 : 임옥상미술연구소(대표 임옥상)
· 건축설계 :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대표 승효상)
· 조경설계 : 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대표 김인수)
· 조경시공 : 동서조경(대표 정지인)

경기도 성남시 율동공원에 자리한 책 테마파크는 성남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곳으로 일반도서관과 달리 책을 소재로 사색하고 체험하는 국내 첫 문화공간이다. 2003년 현상설계를 통해 설치미술가 임옥상, 건축가 승효상, 조경가 김인수 팀의 ‘책, 세상의 배꼽’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통찰이 담긴 공원을 만들자는데 뜻을 모은 이들은 책의 탄생에서부터 책이 세상과 만나는 과정을 대지위에 한권의 책을 써 나간다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여기에 시인 김정환이 뜻을 같이하여 이와 같은 개념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인문사회학적 지식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작품 제목인 ‘책, 세상의 배꼽’은 바로 김정환 시인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배꼽은 모체와 태아 사이를 연결하는 에너지의 통로이자 유전 및 면역체계의 통신망이라 할 수 있는 탯줄이 퇴화한 흔적이며, 동시에 어머니와 나, 우주와 나를 잇는 흔적이라 생각하여 책을 세상의 배꼽으로 보았다. 화가, 건축가, 조경가, 작가가 한 몸으로, 빛과 공기와 흙과 돌과 물과 바람과 나무로 지상의 쓰는 한권의 책이길 바랬다고 하는 이 공원속으로 들어가보자.


전체적으로 산책로 형식을 취하고 있는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공간과 프로그램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데, 공원 초입에서 이어지는 나선형 길을 따라 높이 5.5m의 정상으로 올라가 지하로 내려간 뒤, 다시 원형의 오픈스페이스인 야외공연장으로 나오는 구조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공간감과 함께 보다 극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바람의 책’이라고 명명된 공원 입구에 서면 책, 冊, 本, LIVRE, BUCH, LIBRO, BOOK 등 책을 뜻하는 각국의 언어로 표현된 조형물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이어서 나지막한 동산을 끼고 오르는 나선형의 미로인 ‘시간의 책’은 책의 탄생을 주제로 한 벽화와 부조작품을 통해, 문자가 생기기 이전과 이후, 종이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책의 미래 모습에 이르기까지 책의 역사가 표현되어 있다. 미로의 정점에 이르면 계단을 통해 아래층 책까페로 연결된다. ‘공간의 책’이라고 명명된 이곳은 서쪽의 선큰 공간과 이어져 이상적인 열람실 및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다. 세계를 담은 책, 세상과 소통하는 인터넷, 사회를 상상하게 하는 담론의 공간으로 멀티미디어 및 시청각 자료공간, 전시공간, 다목적공간, 휴게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책카페의 북쪽에는 어둡고 긴 통로가 이어지는데, 이 통로를 지나면 이 공원의 또 다른 중심인 ‘하늘의 책’에서 동그랗게 잘린 하늘과 만난다. 마치 제주도의 오름처럼 생긴 이곳은 책을 읽다 쉬는 산책로이자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설 수 있는 반구 형태의 야외공연장으로 600년 전 우리 나라 하늘의 별자리를 체계화시킨 천문도를 원형 돌판에 새긴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바닥에 품고 있다. 이곳은 책의 고향, 생명의 근원인 자궁, 평화의 블랙홀을 상징한다. 공원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물의 책’은 책모양의 수반이 놓여 있는데 잔잔한 수면에 반영된 하늘의 모습과 나뭇가지 등을 바라보며 깊은 명상에 잠길 수 있는 명상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물의 책’ 주변으로 신천자문 8행시가 새겨진 조형벤치, 활자가 새겨진 브론즈 조각물들이 전체 대지에 걸쳐 배치되어 있어 프로그램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글 : 손석범 기자, 자료제공 : 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 임옥상미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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