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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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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거진 가격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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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행복한 조경가
주말의 소중한 늦잠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6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한 손에 감기는 크기와 가벼운 무게, 정교하면서도 감각적인 누드 제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표지, 자유분방함과 치밀함의 경계를 달리는 편집 디자인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서로 엮여 독자의 숨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첫 장을 열면 단숨에 읽어 내릴 수밖에 없는 따끈따끈한 신간 『도큐멘테이션(Documentation)』, 이 책은 오랜 수련과 실무를 거친 후 자신의 설계사무소 디자인 스튜디오 로사이(design studio loci)로 독립해 10년을 채우고 1년을 더 보낸 박승진 소장의 작업 기록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아모레퍼시픽 사옥에 이르는 그간의 역작을 모은 작품집이 아니다. 그동안 발표해 온 주옥같은 에세이와 논평을 모은 책도 아니다. “일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교차”한 10년의 기록을 펴내며 그는 이렇게 말한다. “작업은 늘 조심스럽고 흥미진진하다. 모든 작업은 결국 땅 위에 구축되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좌뇌와 우뇌, 양팔과 양손 그리고 두 다리의 끊임없는 구동을 요구한다. 긴장과 이완의 지속적인 반복, 불안과 안도의 이상한 동거, 진척과 되새김이 만들어내는 시간의 역행은 설계 작업자의 숙명이다. … 찢어진 메모지에, 혹은 값비싼 몰스킨에, 옐로페이퍼의 구겨진 한 모서리에도 그 흔적은 남는다. 이제는 휴대장치가 만들어내는 고해상도 이미지까지 가세하므로 기록들은 차고 넘친다.” 그는 기록의 “정리라는 행위는 가끔 무의미한 과장과 무책임한 소거를 동반하기 때문”에 특별한 구분과 정리 없이 10년의 일과 일상을 뒤섞어 묶었다고 변명하지만, 이 멋스러운 책에서 독자는 오히려 일과 일상의 행복한 만남을, 일과 일상을 가로지르는 섬세한 삶을 마주하게 된다. 책을 덮으며 마지막 장에 침대 맡 연필을 “압인기”(449, 453쪽) 삼아 꾹꾹 눌러 이렇게 적었다. 행복한 조경가. 일과 일상의 즐거운 동거는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일치할 때 가능하다. 이 둘이 일치하는 삶만큼 부러운 게 또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행복 연구로 이름난 최인철 교수(서울대학교 심리학과)는 한 칼럼에서 최근의 연구를 소개하며 이런 질문을 던진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하지 않는 실존의 비극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의, 대화, 운동과 같은 일상적 경험을 하고 있는 그 순간순간의 즐거움과 의미는 그 일을 잘한다고 느끼는 정도보다 그 일을 좋아한다고 느끼는 정도에 의해서 훨씬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일상에서 좀 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잘하는 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도큐멘테이션』에서 볼 수 있는 일과 일상의 행복한 만남, 그 열쇠는 ‘좋아하는 일 하기’가 아닐까. 주변의 여러 조경가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다보면 비단 박승진 소장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서 행복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일 테다. 누군가 지금 조경이라는 두 글자를 앞에 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면, 조경 일의 전망과 연봉, 조경의 가치와 조경가의 지위 같은 잣대를 잠시 뒤로 물리고 우선 조경이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스스로 묻고 답해 보기를 권한다. 최인철 교수의 조언을 옮긴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수 없다는 ‘어른스러운’ 조언이 들려올 때마다, 늘 잘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도 없다는 자기만의 주문을 외워야 한다. 그것이 자기다움의 삶과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이 달에는 호주를 대표하는 조경설계사무소 TCL(Taylor Cullity Lethlean)의 작업, 에세이, 인터뷰에 거의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했다. 독일의 토포텍 1(Topotek 1)(2015년 2월호), 프랑스의 아장스 테르(Agence Ter)(2016년 11월호) 이후 세 번째 조경가/설계사무소 특집인 셈이다. 대규모 정원과 수목원부터, 습지, 도시 광장, 부두와 항만, 탈산업 경관, 워터프런트, 공항에 이르는 TCL의 다양한 설계 작업에서 조경, 건축, 도시설계를 가로지르는 다층의 지혜와 다각의 디자인 문법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TCL 작품의 더 큰 특징은 ‘호주 경관의 재해석’이라는 설계 태도일 것이다.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과 다른 호주 고유의 지질, 지형, 기후, 식생, 도시 문화를 재해석하는 시도가 프로젝트의 성격과 스케일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된다. 그들의 ‘호주성’ 재현 해법은 ‘한국성’의 그것과 무엇이 같고 또 다를까. 김정은 편집팀장과 김모아 기자는 TCL의 작품 사진, 텍스트, 이미지 패키지를 지난 두 달간 검토하고 편집하면서 그들의 작품뿐 아니라 설계 방식과 작업 환경에서 어떤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박승진 소장의 『도큐멘테이션』에 담긴 일과 일상의 행복한 만남과 비슷한 어떤 것이 아니었을까.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의 역동적 이중주. 본문의 인터뷰에서 TCL은 프로젝트 선택 기준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전문가로서 관심 있는 분야인지, 우리를 흥분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는지”가 잣대다. 개인적으로는 오클랜드 워터프런트를 다룬 지면에서 묘한 행복감을 느꼈다. 몇 해 전 IFLA 학술대회에 참가했을 때 잠시 틈을 내 산책했던 곳이다. 낯선 도시의 청명한 오후 풍경이 지면에서 다시 살아난다. 이번 TCL 특집 기획과 구성에는 이홍인 호주 리포터의 공이 아주 크다. 국내에서 조경 교육을 받고 호주에서 활동해 온 이채로운 경력의 조경가인 그는, 지난 몇 달간 TCL과 본지를 매개하며 열정적으로 기획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네 편의 인터뷰 원고까지 맡았다. 깊이 감사드린다. 2017년 1월호부터 연재된 재미 조경가 안동혁(JCFO)의 ‘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가 이번 호로 막을 내린다. 16회에 걸친 긴 연재의 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면이 넘쳐 ‘그들이 설계하는 법’과 최이규 교수의 연재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을 다음 달로 넘긴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
TCL
TCL(Taylor Cullity Lethlean)은 조경과 도시설계를 넘나드는 호주의 대표적 설계사무소다. 지난 30여 년간 도시의 워터프런트부터 사막의 산책로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공공 공간에서 작은 정원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특히 장소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에 대한 세심한 탐색을 통해 경관과 지역의 문화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인다. 광활한 대륙의 자연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TCL의 작업은 전문 분야로서 조경의 역사가 길지 않은 호주에서 조경이라는 직능의 토대를 견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멜버른(Melbourne)과 애들레이드(Adelaide) 두 곳에서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는 TCL은 디렉터를 중심으로 조경가, 도시설계가, 건축가가 협업하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스튜디오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TCL을 이끌고 있는 디렉터들은 조경을 공통분모로 삼지만, 케이트 컬리티(Kate Cullity)는 원예학과 시각 예술, 페리 레슬린(Perry Lethlean)은 도시설계, 스캇 아담스(Scott Adams)는 대규모 프로젝트 설계, 데미안 슐츠(Damian Schultz)는 물순환 관리형 도시설계(WSUD)와 습지 디자인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시각화에 특출한 리사 호워드(Lisa Howard)(Studio Principal)는 디렉터들을 지원한다. 이번 호에서는 호주 조경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었던 오스트레일리아 가든(Australian Garden)부터 캠퍼스와 공항 같은 도시 프로젝트, 산업 유산의 재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오클랜드 워터프런트(Auckland Waterfront), 도전적 형태의 엘리자베스 키(Elizabeth Quay) 등 TCL의 최근 6~7년간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덧붙여 2017년 베를린의 국제 정원박람회IGA에 전시된 컬티베이티드 바이 파이어(Cultivated by Fire)를 수록해, 호주의 생태에 지속적으로 천착하며 그들만의 미학을 일궈나가는 TCL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다. 낯선 대륙의 작업이지만 본지의 호주 리포터인 이홍인이 각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디렉터를 인터뷰해 독자들이 작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풍요롭지만 때론 무미건조한, 도시적이지만 한편으로 느긋한 경관에 감각을 입히는 TCL의 작품 세계를 탐험하는 매혹적인 여정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진행 김정은, 김모아, 이홍인 번역 안호균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TCL
[TCL] 디자인 철학과 전략
경관을 감지하다Sensing Landscape 애들레이드(Adelaide)이든 멜버른(Melbourne)이든 테일러 컬리티 레슬린(Taylor Cullity Lethlean)(TCL)의 작업 공간에 들어선다는 것은 일종의 상호 작용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셈이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디자인 스튜디오의 협업 공간과 호주의 도시, 교외, 황무지(outback), 기반 시설 경관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TCL의 작업은 설계된 경관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으며, 지적인 동시에 관대한 성격을 띠고 있다. TCL의 공간을 방문하면 원 재료의 섬세함과 진지한 의도가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분주한 사무실에 널려 있기 마련인 쓰레기 더미 사이에 자연에서 가져온 일련의 재료가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배열되어 있다. 벽면은 스케치, 사진, 회화 등을 통해 포착된 경관 이미지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다양한 일상의 모습도 병치되어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들은 대개 이렇다. 그렇지만 TCL의 작업 공간은 독특한 감수성을 보여준다. 조경 프로젝트에 대한, 나아가 호주 경관의 본질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TCL의 구성원들은 다층의 경관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호주의 황무지가 지닌 공간적 특질과 구조적 특성 등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TCL 스튜디오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경관을 제대로 감지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호주에서 하나의 전문 직능으로서 조경에 TCL이 기여한 바는 상당히 클 뿐만 아니라 매우 광범위하다. 호주에서는 경관을 설계하는 이른바 조경이 최근에 들어서야 전문 직능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66년 호주조경학회(Australian Institute of Landscape Architecture)는 호주 내에서 조경의 직능 토대를 공고히 한 바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사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평가할 수 있는 TCL의 프로젝트들은 전 세계적으로 출판되고 있으며, 디자인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주요 설계 프로젝트에서 주관 조경사로 선정되고 있지만, TCL은 성취와 인정만을 지향하지 않는다. TCL의 디렉터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이끈다는 것은 곧 경관을 좀 더 깊이 이해해 경관에 감각을 입히는 일이다. 호주에서 전문적 조경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TCL이 지금껏 진행한 1,0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 호주 경관에 대한 독창적 접근법이 다소 덜 알려졌다고도 볼 수 있다. TCL의 성과에 대한 심도 있는 비평과 다양한 관점의 고찰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TCL] 오스트레일리아 가든
과거 모래 채굴장이었던 장소에 새로운 식물원이 들어섰다. 방문객은 물이 보여주는 은유적 여정을 따라 사막에서 해안가에 이르는 호주의 경관을 경험하게 된다. 조경이 보여주는 근사한 솜씨를 바탕으로 원예, 건축, 생태, 그리고 예술을 하나의 경관으로 통합한 호주 최대 규모의 식물원이 탄생했다. 이 정원은 경험을 주제로 한 설계를 통해 식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 넣는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Australian Garden)이 완공된 시점은 전 세계 식물원들이 기존의 연구와 여가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관 보존의 메시지와 의미 있는 방문자 참여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모으던 때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은 호주인이 경관에 품고 있는 애증을 표현함으로써 관심을 사로잡는다. 호주 경관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호주인이 있는 반면, 고난의 원천이라는 이유로 혐오하는 호주인도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와 작가들은 종종 우리 경관이 보여주는 미묘한 리듬, 흐르는 듯한 형상, 그리고 강인한 식물을 반영한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을 느껴왔다. 반면 또 다른 예술가와 작가들은 이러한 경관에 질서를 부여하고, 인간에 의해 설계된 형상으로 구성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에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방향성이 긴장감을 형성하며 디자인의 바탕이 되고 있으며, 경외감과 동경, 자연 경관, 그리고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내재적 열망, 다시 말해 경관을 인공적 형태의 아름다움이자 우리들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여실히 드러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Perry Lethlean, Kate Cullity) Architecture Kerstin Thompson Architects,Gregory Burgess Architects, BKK Architects Art and Sculpture Mark Stoner & Edwina Kearney, Greg Clark Cost Planner Donald Cant Watts Corke, Rider Levett Bucknall Engineering Meinhardt, Irwinconsult, Felicetti Horticulture Paul Thompson Irrigation Irrigation Design Consultants Lighting Barry Webb and Associates Soil Consultant Robert van de Graaff, Peter May Superintendency LIS Water Waterforms International, Doug Basich Location Royal Botanic Gardens, Cranbourne,Melbourne, Victoria, Australia Budget $11,000,000 Area 25ha Completion 2005(stage 1), 2012(stage 2) Photographs John Gollings
[TCL] 오스트레일리아 가든, 호주 경관의 재해석
이홍인(이하 L):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페리 레슬린Perry Lethlean(이하 PL):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은 크랜버른(Cranbourne) 지역에 363헥타르에 달하는 숲 지대를 조성하고자 했는데, 그 안에 위치한 25헥타르의 모래 채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공개 입찰을 했는데 당시 막 이 회사에 들어온 나와 케빈(Kevin Taylor), 케이트(Kate Cullity), 폴 톰슨(Paul Thompson)이 함께 팀을 이뤄 제안서를 냈고 당선되었다. L: 왜 정원의 이름을 ‘오스트레일리아 가든(Australian Garden)’이라고 지었는가? PL: 당시 대상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 멜버른 도심에서 꽤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지금처럼 주변에 주거지가 형성되기도 전이었다. 그저 시골의 황량한 수풀 지역에 가까웠다. 방문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강력한 이름이 필요했고, 정원의 목적이 호주의 식생을 연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이름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L: 호주 조경사에서 이 공원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PL: 당시 호주에서 조경은 역사가 길지 않은 새롭고 젊은 전문 직종이었다. 대부분의 조경은 호주의 지질, 지형 문화, 기후, 식생을 반영하기보다는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차용한 것이었다. 이후 호주의 경관과 식생을 사랑하고 호주에서 교육받은 열정적인 젊은 조경가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은 호주의 식생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우리의 접근 방식은 생태계를 복제하기보다는 그것을 재해석하여 추상적으로 묘사하거나 조형적, 예술적으로 승화하여 방문자에게 호주의 경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색다른 시도였다. 우리는 방문자들이 이 정원을 통해 우리 대륙으로 은유적 여행을 떠나는 듯한 경험을 하도록 스토리를 구상했다. 그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가 바로 물이었는데, 알다시피 우리 대륙은 물로 둘러싸여 있지만 중심에는 물이 없고, 대체로 건조하며, 때로는 풍요롭고, 홍수가 나고 가뭄이 들고 변화한다. 우리는 물을 강력한 매개체로 삼아 방문자가 메마른 사막, 비옥한 해안, 대륙의 이동, 유칼립투스 자생림의 정착 등을 추상적으로 경험하게 했다. L: 이 프로젝트는 1995년에 시작되어 2012년 완공되기까지 긴 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그동안 클라이언트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가? PL: 운이 좋게도 클라이언트는 한결같았고 우리는 동일한 팀을 유지했다. 클라이언트 대표였던 필립 무어스(Philip Moors)는 열정이 넘쳤고 프로젝트 예산을 따고 우리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모든 난제를 끌어안는 해결사였다. 사실 긴 기간 동안 클라이언트 팀과의 협업 방식은 조금 바뀌었다. 클라이언트 팀은 조경, 정원, 식생에 관한 진정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었고, 초반에는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그들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확립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다. 첫 번째 단계가 우리가 어떻게 함께 일을 할지 이해하고 탐구하는 과정이었다면, 두 번째 단계에서는 훨씬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10명 정도의 클라이언트 팀원들과 격주로 우리 사무실에서 회의를 했다. 우리는 디자인 안을 보여주고 납득시키려고 하기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던져놓고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그들과 함께 장단점을 의논해가며 안을 도출하려 했다. 때때로 수십 가지의 가능성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클라이언트에게 열정과 오너십을 가지게 하는 동시에, 전문가인 이들로부터 다채로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성공적인 협업 방식이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TCL] 캔버라 국립 수목원
2003년 1월, 호주의 수도 캔버라Canberra는 주변 교외를 덮친 화재로 처참한 상태가 되었다. 호주 수도권자치정부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 Government)는 캔버라를 설계한 월터 벌리 그리핀(Walter Burley Griffin)의 국가 수도에 대한 비전에서 영감을 얻어 캔버라 국립 수목원(National Arboretum Canberra) 건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캔버라 시내에서 6km 떨어져 있는 화재로 황폐해진 지역이 대상지로 선정됐고, 2004년 ACT가 주최한 국제 설계공모전이 열렸다. 디자인 캔버라 국립 수목원의 ‘100 포레스트100 Forest’는 21세기 공공 정원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멸종 위기 수목으로 이루어진 100개의 숲은 지속가능성, 생물학적 다양성,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전략이자 프로그램인 동시에 쉼 없이 진행되는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심미적 측면에 치중한 설계와는 거리가 멀다. 숲은 하나의 식물종에 완전히 둘러싸이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종자 은행 역할을 한다. 각각의 숲은 충분한 개체군을 유지해 멸종 위기에 놓인 취약한 식물종을 보호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Tonkin Zulaikha Greer, Agency of Sculpture, Big Fish,Urban Contractors, David Lancashire Interpretive Design Client Shaping Our Territory Implementation Group, ACT Government Location Canberra, Australian Capital Territory, Australia Area 250ha Construction Budget $67,000,000 Completion 2013. 2. Photographs Ben Wrigley, John Gollings
[TCL] 애들레이드 식물원 습지
애들레이드 식물원 습지(Adelaide Botanic Gardens Wetland)는 조경, 엔지니어링, 공간 해석 등의 다양한 디자인 분야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 결과 수자원을 저장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물리적, 생물학적, 기계적, 수문학적 과정을 하나로 묶은 통합적 시스템이 탄생했다. 방문객은 수많은 수공간, 인공 구조물, 산책로, 안내판 등을 통해 식물원 습지에 몰입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자연환경과 결합된다. 애들레이드 식물원 습지의 가치 식물, 물, 사람이라는 세 가지 주요 테마를 전체적인 구성을 통해 드러냈다. 동쪽 입구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원활한 서비스와 다채로운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습지는 방문객이 안전하게 식물원을 둘러보게 하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며 자연 속에서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게 돕는다. 공공 미술과 설치물을 결합했는데, 이는 상상력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자연과 색다르게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자세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은 수자원 보존과 재활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Kate Cullity, Damian Schultz, Grace Lin, Jason Avery) Builders Building solutions, CAMCO, diadem Consultant TeamSinclair Knight Merz, David Lancashire Design,Paul Thompson, Aquenta, AECOM Client Adelaide Botanic Gardens Location Adelaide, South Australia Area 20,000m2 Budget $8,500,000 Completion 2013 Photographs John Gollings
[TCL] 모나시 대학교 콜필드 캠퍼스 그린
대학 캠퍼스의 경관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한때 명상하는 듯한 차분함이 대세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제 경관에 도시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온라인과 원격 교육이 활성화된 시대에 대학 캠퍼스 경관은 교원과 학생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의미 있는 관계, 대화가 이어질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모나시 대학교 콜필드 캠퍼스 그린(Monash University Caulfield Campus Green)은 교원, 학생, 방문객 모두가 역동적인 대학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캠퍼스의 산책로, 잔디밭, 테라스, 각종 활동 공간이 학습, 사교, 여가, 활력 충전에 기여한다. 콜필드 캠퍼스의 친밀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토론, 명상, 사교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비옥한 토양(fertile ground)’을 만들었는데, 이는 정신과 신체 모두를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Perry Lethlean, Elly Russell) Collaboration Agatha Gothe-Snape Client Monash University Location Wellington Rd, Clayton VIC 3800, Australia Area 1ha Budget $6,000,000 Completion 2015 Photographs Andrew Lloyd, John Gollings
[TCL] 애들레이드 공항
애들레이드 공항 랜드사이드 기반 시설(Adelaide Airport Landside Infrastructure) 프로젝트는 남호주와 애들레이드로 진입하는 세계적 수준의 관문을 마련하는 기획이다. 우드헤드 아키텍츠(Woodhead Architects)와 협업해 전체 마스터플랜을 계획했고, 다음 단계에서는 광장, 수경 시설, 택시 승강장 스크린, 차량 출입구, 드롭 오프(dropoff) 도로, 포장, 호주 자생 식물 식재를 담당하게 되었다. 남호주 대부분은 사막으로 분류된다. 인간이 거주하는 대륙 중 가장 건조한 호주에서도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이다. 애들레이드 공항의 독특한 포장은 남호주의 경관 조건에서 착안했는데, 호주 중심부의 적색토에 비가 쏟아지며 만들어진 패턴이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워터코스(Watercourse)라고 명명된 핵심 수경 시설의 출발점은 물이다. 남호주 경관에 레이스 같은 흔적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는 시냇물의 모습은 생명을 불어넣는 물의 존재를 명징하게 상기시킨다. 둥근 호는 포장된 바닥을 수놓고 있으며, 이 원호는 위쪽에 놓인 보행교와도 조응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Woodhead Architects Client Adelaide Airport Limited Location Adelaide Airport, Australia Area 20,000m2 Budget $5,000,000 Completion 2013 Photographs Ben Wrigley, John Gollings, Lyndon Stacey
[TCL] 오클랜드 워터프런트
오클랜드 워터프런트(Auckland Waterfront)에 새롭게 조성된 젤리코 하버(Jellicoe Harbour), 젤리코 스트리트(Jellicoe Street), 사일로 파크(Silo Park), 노스 워프 프롬나드(North Wharf Promenade)가 워터프런트와 공공 공간 사이의 활발한 교류를 유도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여러 활동이 워터프런트에서 펼쳐지는데, 이런 활동이 낚싯배 선착장, 도소매 수산물 시장 등과 결합해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두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딱딱하고 실용적인 동시에 우리의 모든 감각을 사로잡을 만한 특징을 일시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의 워터프런트 재개발 사업은 대개 우리를 매혹시키는 그 특성들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오클랜드 워터프런트는 전통적 개발 방법 대신 버려진 산업 시설과 해안 구역을 다층적 복합 이용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Wraight + Associates Client Waterfront Auckland(formerly Sea & City) Location Wynyard Quarter, Auckland Waterfront, New Zealand Area 9ac Budget $20,000,000 Completion 2011 Photographs Simone Devitt
[TCL] 오클랜드 워터프런트, 산업 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다
이홍인(이하 L): 2014년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국제 조경 비엔날레(Barcelona International Biennial of Landscape Architecture)에서 오클랜드 워터프런트(Auckland Waterfront)로 ‘로사 바르바 상(Rosa Barba Prize)’을 받았다. 소감이 궁금하다. 페리 레슬린Perry Lethlean(이하 PL):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상식 당일 평범한 휴가 복장으로 아들과 함께 구엘 공원Parque Güell에 가 있었다. 날이 저물어 갈 무렵에 주최 측에서 다급히 나를 찾기 시작했고 동료에게 연락을 받아 행사장에 갔다. 그제야 오클랜드 워터프런트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으니 수상 소감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L: 결국 시상식에서는 휴가 복장으로 연설했겠다. PL: 그렇다. 꽤 멋진 연설이었으리라 믿는다(웃음). L: 오클랜드 워터프런트가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PL: 수상은 프로젝트를 멋지게 재조명했다. 오클랜드 워터프런트는 땅에 무엇을 지었고 그것이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는가에 의의가 있는 프로젝트다. 바르셀로나 국제 조경 비엔날레의 좋은 점은 심사위원이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왜 그 작품이 후보에 올랐으며 어떻게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는지 설명한 문서를 공개한다는 것이다. 심사위원 대표는 이 프로젝트가 정치인의 인식을 바꿔, 기존의 산업 잔재를 모두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 기존의 것을 보존하면서 그 주변에 재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했기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산업 요소를 보존하면서 공공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현시대의 방향에 잘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L: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PL: 대상지는 대부분 오클랜드 항만청(Ports of Auckland)의 소유로, 해안에 있던 각종 해양 산업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등 변화를 겪고 있었다. 개발 기관은 향후 50년간 대상지를 상업·주거 시설로 재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을 계획했다. 2008년 클라이언트가 우리 사무실에 찾아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지 물었고, 곧 입찰에 참여해 일을 수주했다. 재개발 지구 동쪽에는 비아덕트 항구(Viaduct Basin)가, 그 항구를 가로지르는 교각 너머에는 도심지가 있다. 대상지는 재개발 지구 중심부에 해당하는 수변인데, 클라이언트는 그 입지적 이점을 고려해 지역을 대표할 만한 공원(showpiece)을 조성하고 싶어 했다. 그들은 대상지가 재개발 지구 최초의 공공 공간이 될 것이며, 이것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인근 도심에서 방문객이 유입돼 공원이 활성화될 것이라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인접 개발 예정지에 대한 투자를 유도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프로젝트였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TCL] 리버뱅크 보행교
리버뱅크 보행교(Riverbank Precinct Pedestrian Bridge)는 애들레이드 오블(Adelaide Oval)과 도심지를 연결하는 새로운 공공 공간이다. 우아한 원호 형태의 다리가 새롭게 활성화된 장소를 이어주는데, 남쪽에는 레스토랑과 페스티벌 센터 사무실, 야외 식사 공간, 강변으로 이어지는 계단, 수경 시설이 자리한다. 북쪽에는 광장, 잔디 야외 무대, 보행로, 자전거 도로,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는 독특한 형태의 워터 월(Water Wall)을 설치했다. 물이 흐르는 벽은 시각적 흥미를 자아낼 뿐만 아니라 물속에 공기를 주입해 강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밤에는 스크린으로 기능하는데, 2015년 애들레이드 아트 페스티벌 기간 동안 예술 작품을 상영한 바 있다. ‘도약(Leap)’이라 명명된 프로젝트 팀에서 TCL은 조경과 도시설계, TZG(Tonkin Zulaikha Greer)는 건축, 오레콘(Aurecon)은 엔지니어링과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했다. 조명은 블루보틀Bluebottle이 맡아 진행했으며, CRED(Cultural Research EducatIon and Design)의 카우나(Kaurna) 문화 컨설턴트인 칼 텔퍼(Karl Telfer)와 협력해 이 프로젝트가 지역의 토착적 정서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힘썼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Aurecon, Tonkin Zulaikha Greer, Karl Telfer Client South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Planning,Transport and Infrastructure Location Adelaide City Centre, South Australia Length 255m Budget $40,000,000 Completion 2014 Photographs John Gollings
[TCL] 엘리자베스 키
호주 퍼스(Perth)의 새로운 워터프런트 엘리자베스 키(Elizabeth Quay)는 퍼스와 스완 강(Swan River) 사이의 역사적 관계를 복원해냈다. 기존의 도시 구역을 수변까지 연장하고 도심의 관문까지 물을 끌어올 수 있는 인렛(inlet)(수로)을 만들었다. 높낮이가 다른 산책로에 둘러싸인 거대한 인렛은 여가, 식사, 놀이, 휴식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개발 예정지와 배후 도로 연결망이 인렛 주변을 감싸고 있으며 향후 주거 단지, 상업 시설, 호텔 등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계단, 경사로, 좌석이 설치된 테라스 등이 높낮이가 다른 산책로를 연결한다. 수목을 리본 형태로 식재해 위층 테라스를 두르고, 아래 층 산책로로 내려가는 지점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했다. 산책로는 대조적인 색상의 두 가지 돌로 포장해 역동적인 패턴을 보여준다. 가장자리는 강철, 조명이 설치된 벤치, 메시 스타일의 ‘스플래시 데크(splash deck)’ 등으로 구성되며, 산책로 패턴의 영향을 받아 끊임 없이 변화한다. 조명이 설치된 긴 벤치는 산책로의 견고한 테두리가 되어 방문객은 물속에 빠질 걱정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ARM Architecture, ARUP, Paul Thompson, JML Client Metropolitan Redevelopment Authority(MRA) Location Perth CBD, Western Australia Area 10ha Budget $440,000,000 Completion 2017 Photographs Lofty Visions, Peter Bennetts
[TCL] 엘리자베스 키, 유기적 형태의 발견과 구현
이홍인(이하 L):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스캇 아담스Scott Adams(이하 A): 2006년 퍼스 워터프런트(Perth Waterfront) 마스터플랜 공모전에서 ARM 아키텍처(ARM Architecture)의 제안서가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대상지는 수십 년 전에 메워진 대지로, 물을 도심 가까이 끌어들여 도심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수변을 활성화해 주변 개발 예정지에 투자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리의 핵심 작업은 만 가운데 있는 섬의 공원화와 섬과 연결되는 보행 다리, 수변 공원, 키오스크 및 각종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ARM 아키텍처가 일을 수주한 상태였으나 그들의 강점은 건축이었다. 그들은 공공 영역 설계에 좀 더 경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원했고 2012년 우리에게 연락해 합류를 제안했다. 이전부터 그들과 일을 해왔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TCL에서 나를 포함한 여섯 명의 직원이 ARM 아키텍처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건축가와 함께 팀을 꾸려 일을 시작했고, 내가 건축과 조경 합동 팀의 총괄 관리 역할을 맡았다. L: 엘리자베스 키(Elizabeth Quay)의 유기적 형태는 어떻게 탄생한 것인가? A: 우리가 팀에 합류했을 때 ARM 아키텍처는 이미 물방울을 수면에 떨어뜨렸을 때 생기는 파동을 형태적으로 구현하는 콘셉트를 갖고 있었다. 설계를 시작하며 가장 합리적인 크기의 공간과 형태를 얻기 위해 디지털 모델링 기술을 응용했다. 유동적인 면 위에 물체를 올려놓으면 그에 따라 형태가 변하듯이, 대상지 도처에 가상의 건물을 놓은 뒤 지면을 잡아당겨 변형된 지형을 얻었고 그로부터 추출한 등고선을 납작하게 눌러 평면적 형태로 활용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손으로 그려서는 얻기 어려운 형태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지금의 유기적인 형태의 수변과 포장 패턴이 완성됐다. L: 이러한 도전적인 형태를 제안했을 때 클라이언트와 마찰은 없었는지? A: 클라이언트는 대체로 우리가 제안한 형태와 콘셉트를 지지해주었다. 그러나 우리 팀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다. 당시 ARM 아키텍처는 수변에 지어질 다섯 개의 키오스크를 설계하고 있었고,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을 표방하는 그들은 늘 그랬듯 매우 파격적이고 개성이 강한 건물들을 제안했다. 당시 클라이언트였던 퍼스의 도시계획과(Department of Planning)는 이를 납득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키오스크 설계를 맡길 수 없다고 공표하고선 키오스크 개수를 세 개로 줄여, 퍼스에 기반을 둔 다른 세 건축사무소에 각각 설계를 맡겨버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TCL] 헨리 스퀘어
세인트 빈센트 만(St. Vincent Gulf)에 위치한 헨리 비치(Henley Beach)는 한때 애들레이드 시의 여름 휴양지였다. 보트 경주, 해변 스포츠, 바다 수영, 둑에서의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해안 명소였지만 점차 쇠퇴했고, 찰스 스터트 주(City of Charles Sturt)는 공모전을 통해 헨리 비치를 재개발하고자 했다. 2단계 공모를 거쳐 TCL과 트로포 아키텍츠(Troppo Architects) 팀의 제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고, 지역 사회 구성원, 전문가 그룹, 업계 종사자와 깊이 있는 협의를 하며 설계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헨리 비치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과정이었다. 과거로부터 배우고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며 대상지를 둘러싼 1980년대에 만들어진 인공 구조물을 제거했다. 이를 통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고려한 융통성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애들레이드 시를 즐거움으로 가득한 헨리 비치와 연결할 수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활기 넘치는 해변에서 바다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Troppo Architects, Bluebottle, Wallbridge & Gilbert Client City of Charles Sturt Location Henley Beach, South Australia Budget $8,000,000 Completion 2015 Photographs Phillip Handforth
[TCL] 컬티베이티드 바이 파이어
2017 국제 정원박람회(The Internationale Gartenausstellung 2017)는 2017년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개최된 원예 전시회다. TCL은 아홉 개의 선도적 조경설계사무소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380m2 넓이의 작은 부지를 제공받았다. TCL은 이곳에 호주의 문화적 경관을 소개할 수 있는 영구적인 현대적 정원을 만들게 되었다. ‘컬티베이티드 바이 파이어(Cultivated by Fire)’라는 이름이 붙여진 TCL의 정원은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Aborigine)의 토지 관리와 이른바 ‘화전 농법(fire-stick farming)’의 양상을 탐색하고 있다. 선택적으로, 그 정도가 심하지 않게 불을 지르는 세련된 방법을 통해 애보리진은 여러 가지 목적을 달성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TCL Collaboration k1 Landschaftsarchitekten Client International Garden Exhibition(IGA) Berlin Location Berlin, Germany Completion 2017 Photographs Lena Giovanezzi
[TCL] 인터뷰: 새로움에 깊숙이 뛰어들다
2018년 2월 9일 오전, 멜버른 도심에서 출발해 이탈리아 레스토랑, 젤라토 아이스크림 가게 등이 즐비한 라이곤 스트리트(Lygon Street)를 거닐어 올라가다 커피숍에 앉아 카푸치노를 한 잔 시켰다. 생기가 넘치는 거리에서 홀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마치고 도착한 라이곤 스트리트 근처 주택가에 위치한 TCL 멜버른 오피스는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었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디렉터와 TCL의 역사, 운영, 디자인 철학 등에 대해 폭넓게 나눈 대화를 옮긴다. 이홍인(이하 L):TCL의 설립자인 케빈 테일러(Kevin Taylor)와 케이트 컬리티(Kate Cullity)는 어떤 계기로 조경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나? 공통(이하 TCL): 케빈은 건축가로 교육받았으나 그 후 조경을 전공했고, 멜버른에서 주택 정원 설계와 커뮤니티 컨설팅 등의 일을 주로 했다. 초창기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박스힐 커뮤니티 아트 센터(Boxhill Community Arts Centre)였는데, 이 일을 통해 케이트를 디자인 동료로 만나게 된 뒤 둘은 곧 사랑에 빠졌다. 그들은 삶과 일 모두에서 함께이고 싶었고 곧 케이트의 집에 작업실을 차리고 함께 일을 시작했다. 그것이 지금의 TCL의 시작이다. 그들은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고전했다. 당시 멜버른은 불경기였고, 무엇인가를 짓는 일이 드물었다. 지을 돈이 없었다. 그들은 주로 커뮤니티 컨설팅을 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일을 했다. 또한 주민이 직접 공원이나 놀이터를 지을 수 있도록 돕곤 했는데, 예를 들어 주민들이 놀이터를 짓기 원하면 주말에 그들과 함께 모여 재활용 목재를 활용해 직접 공사를 했다. 모두 매우 낮은 금액을 받고 한 일이다. L:그들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비전은 무엇이었나? 페리 레슬린Perry Lethlean(이하 PL): 호주에서 인지도 있는 조경가가 되겠다거나 회사를 확장하겠다는 비전이 있던 것은 아니다. 그저 함께 일하길 원했고,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열정을 다해 시험해보는 것이 다였다. L:페리는 언제 합류했나? TCL: 1990년 그들이 공식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페리는 1990년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95년 그들을 만나 합류했다. 케빈은 사업이나 전략적 판단이 아닌 사적인 이유로 애들레이드()Adelaide로 이전하고 싶어 했다. 아직 대단한 사업을 이룩한 것은 아니었지만 멜버른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이었고 포기할 수 없었다. 그들은 수소문 끝에 페리를 찾아 고용하고 멜버른 오피스의 운영을 맡기고 애들레이드로 이사한 후 오피스를 열었다. 시드니나 멜버른은 대도시이고 일을 비교적 지속적으로 수주할 수 있었던 반면 애들레이드는 요동치는 곳이었고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불안정한 곳이었다. 그들이 애들레이드에 정착하는 데 5~8년은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TCL은 지금의 두 오피스를 가지게 되었다. 시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네!(웃음) L:케빈과 케이트가 어느 날 페리에게 멜버른 오피스의 운영을 맡겼는데, 그 인수인계 과정은 어땠나? TCL: 오피스를 던져 주고 ‘자, 나중에 봅시다’ 하진 않았다(웃음). 케빈과 케이트가 애들레이드로 건너간 후에도 대부분의 일은 멜버른에 있었고, 그들은 적어도 5~10년간 지속적으로 멜버른을 방문하며 항상 핵심 디자이너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가든(Australian Garden)이나 멜버른 박물관의 포레스트 갤러리(Forest Gallery)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케빈은 멜버른을 중심으로 일했다. 지금도 우리는 두 오피스를 오가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인수인계했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 커뮤니티 컨설팅에서 클라이언트, 이해관계자, 주민과 긴밀히 협업하며 일을 진행하듯이, 회사 내에서도 특정 프로젝트가 누구 것이라고 선을 긋지 않고 팀원 모두와 이야기하고 공유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 세대에서 세대로, 공원의 성숙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경관의 공원 산책로다. 수풀과 나무가 빽빽이 우거지고 완만한 구릉을 따라 커다란 암석이 솟아올라 있다. 아스팔트 포장과 콘크리트 경계석, 금속 펜스와 가로등과 같은 인공물이 아니었다면 숲 속 경관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주변 도시와 동떨어진 자연을 부지에 도입하려고 했던 ‘조경가’1의 설계 의도에 부합한다. 모암층인 맨해튼 편암(Manhattan schist)이 지면에 노출되었는데, 이 암석을 뚫고 자라난 식생이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공간의 이상적 이미지인 ‘야생’을 ‘공원’으로 만들어주는 인공물에 눈을 돌려 보자. 공원의 주요 산책로와 도로는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다. 관습적인 아스팔트 포장과 같이 포장 단면의 중앙을 약간 높게 들어 올리고 양쪽 가장자리를 낮게 계획해 길 양옆으로 빗물이 흐르도록 계획했다. 배수로 역할을 하는 아스팔트 포장의 양쪽 가장자리의 경계에는 약 5cm 높게 콘크리트로 경계석을 두어 빗물이나 이물질이 플랜터 안팎으로 섞이는 것을 방지했다. 아스팔트는 흔히 자동차 도로에 사용하는 재료로 여겨 보행로에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지만, 내구성이 좋고 특히 열에 강한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보행로를 콘크리트로 포장할 때 필요한 균열 조절 줄눈(control joint) 없이 매끈한 포장면을 제공할 수 있는 재료다. 다만 오랜 시간 풍화와 마모에 따라 작은 균열이나 재료의 벗겨짐 현상이 생겨 포장 재료를 부분적으로 때우는 유지ㆍ관리 작업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공원의 주요 보행로와 광장에서는 아스팔트가 아닌 특별한 재료로 포장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의 사례에서는 육각형 모듈의 콘크리트 블록으로 보행로를 포장했는데, 이는 이 공원이 위치한 뉴욕 시의 광장이나 공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포장 재료다. 정형화된 모듈로 제조, 설치, 유지ㆍ보수를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는 한편, 블록끼리 단단하게 맞물리는 구조로 포장면의 내구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원의 일부 구간에는 이용자와 서포터가 이 육각형 포장석을 기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기부자의 이름이나 기념하고 싶은 문구를 새긴 육각형 모듈의 화강석 포장석을 콘크리트 블록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 방식이다. 1980년에 설립된 민간단체인 공원 관리위원회는 이와 같은 기부를 통해 공원 유지·관리 예산의 75%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중략)... 안동혁은 뉴욕에 위치한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활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등록 미국 공인 조경가(RLA)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현재 회사에 8년째 근무하면서 Philadelphia Race Street Pier, 부산시민공원, London Queen Elizabeth Olympic Park, Hong Kong Tsim Sha Tsui Waterfront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명사의 정원 생활] 안평대군 이용의 정원
안평대군, 조선 최고의 문예가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1418~1453)은 성군 세종의 셋째 아들이다. 시, 그림, 글씨에 모두 능해 삼절(三絶)로 불리기도 한 그는 서예에 특별히 뛰어나 중국에까지 명필가로 이름을 날렸다. 시문뿐 아니라 그림 그리기와 거문고 연주에도 일가를 이루었을 정도로 예술가적 면모를 두루 겸비한 인물이다. 탁월한 예술적 안목을 바탕으로 중국 역대 왕조와 일본 그리고 조선의 이름난 글씨와 그림 수백 점을 수집하여 조선 초기 문화 예술의 최고 후원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호방하고 활달한 성품을 지닌 그는 집현전 학자를 중심으로 한 당대의 문인과 예술가는 물론 종교인, 중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문예적 소양을 자유분방하게 발휘했다. 타고난 재능과 총명함으로 학문과 예술을 사랑했고, 선한 심성에 덕과 배포가 있어 뭇사람들이 믿고 따랐다. 세종을 도와 왕실 주도의 시회를 위시한 문학 모임과 연회, 서적 편찬, 경전 번역, 한글 창제 등에 적극 참여한 안평대군은 조선 초기의 문예 부흥을 이끈 핵심 주역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친형 수양대군(세조)에 의해 역적으로 몰려 36세 젊은 나이에 죽임을 당했다. 활짝 개화하기 시작하던 조선의 문예 활동도 함께 시들었고, 그와 관련된 흔적들도 철저히 파괴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정원가로 안평대군 읽기 안평대군은 왕자로서, 그리고 대군으로서 화려하고 풍족한 삶을 살았지만 친형에게 죽임을 당한 비극적 삶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36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애였지만 정원 생활과 관련해 그가 남긴 족적은 뚜렷하다. 그가 직접 조영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살며 즐긴 정원은 다음과 같다. 수성궁: 안평대군은 13세에 혼인한 직후 궁궐에서 나와 인왕산 자락의 수성궁(水聲宮)에서 살기 시작했다. 인왕산 계곡 수성동은 그윽한 골짜기 안에 기암괴석이 여기저기 솟아나 있는 가운데 암반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소리로 유명한 한양의 경승지였다. 그는 있는 자연에 다채로운 정원 요소를 갖추어 놓고서 안팎의 경관과 경물을 골라 48경이라 이름 짓고 그림을 그려 즐겼다. 그림을 보면서 먼저 자신이 제화시(題畵詩)를 짓고 노래했다. 그런 후에 최항, 신숙주, 성삼문, 이개, 김수온, 이현로, 서거정, 이승윤, 임원준 등 당대 최고 문인 학자들을 초대해 48경을 구경시키고 그 감흥을 시로 짓도록 요청해 받았다. 당시의 시를 모은 ‘비해당48영(匪懈堂四十八詠)’에는 온갖 경물을 다채롭게 갖춘 수성궁 정원의 호사로운 면모가 잘 묘사되어 있다. 시에 언급된 36종 식물 중에는 귤, 치자, 석류, 파초 등의 남부 수종은 물론 일본철쭉까지 있어 당시로서는 최고 수준의 식물 수집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원은 다양하고 특색 있는 유형의 건축물과 소정원 그리고 수공간이 계류와 지형을 따라 분화되어 있었다. 왕족의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안평대군의 관심과 취향이 한껏 구현된 고급 정원인 셈이다. ...(중략)... *환경과조경360호(2018년 4월호)수록본 일부 성종상은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한 이래 줄곧 조경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지금은 대학에서 조경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선유도공원 계획 및 설계, 용산공원 기본구상,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마스터플랜, 천리포수목원 입구정원 설계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 풍토 속 장소와 풍경의 의미를 읽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서 조경 공간이 지닌 가능성과 효용을 실현하려 애쓰고 있다.
[이미지 스케이프] 다르게 보기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세상은 실제 세상과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프레임으로 주변이 모두 가려져 제한된 대상만 보게 되어 생기는 현상이겠지요. 아주 잘 만든 가상 현실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아니면 여행객이 되어 우리가 사는 모습을 구경한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한발 물러서서 세상을 보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세계를 객체화된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늦가을이었습니다. 회의가 있어 안산시에 갔다가 경기도미술관에 잠깐 들렀습니다. 미술관에 도착하니 막 문을 닫을 시간이었습니다. 겨우 입장을 해서 작품들을 서둘러 둘러봤습니다. 좀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생각하며 출구 쪽으로 향하는 바로 그때, 창밖으로 아주 멋진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하늘을 품은 얕은 수반과 세로로 줄긋기를 한 듯한 검은 기둥들의 실루엣, 거기에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까지. 마치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페이지를 펼칠 때 배경 음악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얼른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 때마다 자동으로 나오는 반응이지요. 그리고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저쪽 끝에서 어떤 분이 걸어오시네요. 조형물과 겹칠 때를 기다렸다 셔터를 살짝 눌렀습니다. 이번 사진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사진을 찍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또 사람마다 그 이유가 조금씩 다를 겁니다. 그럼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기록이 목적이지만, 다른 이유를 찾자면 사진을 통해 세상을 좀 다르게 보고 싶어서인 것 같습니다. 익숙한 모습을 다르게 볼 때가 참 흥미롭거든요. 세상을 뭔가 다르게 찍는 게 재미있습니다. 뷰파인더로 보는 세상, 그래서 즐겁습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네마 스케이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1960년대의 미국은 백인 남성이 주도하는 시대였다. 천재 여성 수학자의 실화를 다룬 ‘히든 피겨스’는 차별과 편견을 딛고 성공한 당대 흑인 여성들을 그린다. 흑인 전용 화장실에 가기 위해 구두를 신고 먼 거리를 뛰어다니는 그들의 상황이 애처롭다. 식당이나 버스에서도 좌석을 분리한 인종 차별의 시대였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시대 배경도 1960년대다. 장애를 가진 여성, 흑인 여성, 노인 게이, 소련 스파이, 심지어 괴생물체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말 못하는 여자 사람과 반은 사람이고 반은 물고기인 생물체의 사랑을 그린 19금 영화다.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서사지만 영화를 보는 중에 나도 모르게 왜 눈에서 물이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주인공 엘라이자(샐리 호킨스 분)는 강에서 버려진 채 발견되어 고아원에서 자랐다. 말을 알아듣지만 하지는 못한다. 그녀의 직업은 비밀 우주 연구소의 청소부다. 밤 아홉 시에 일어나 자정에 출근해서 동틀 무렵 퇴근한다. 허름한 극장 건물 위층에서 혼자 살지만 외롭지는 않다. 옆방에 사는 화가인 노인 자일스(리차드 젠킨스 분)와 텔레비전을 함께 보며 식사를 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일상을 공유한다.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쫓겨났고 단골 파이 가게의 남자 점원을 짝사랑한다. 따뜻한 심성의 직장 동료 젤다(옥타비아 스펜서 분)는 가부장적인 남편 험담으로 시작해 일하는 내내 말하기를 쉬지 않는다. 그들은 사회와 가정 모두에서 핍박 받는 소수자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국가 권력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워싱턴 포스트」 여성 발행인의 내면을 다룬 영화 ‘더 포스트’는 울림을 준다. 남자들에 둘러싸여 힘든 결단을 해야 하는 그순간, 메릴 스트립의 떨리는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
예술가에게 정원은 어떤 의미인가
정원은 오랫동안 인간이 꿈꾸지만 닿을 수 없는 낙원을 상징하며 우리를 매료시켜왔다. 특히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예민한 촉으로 정원을 바라보는 시각 예술가”에게 정원이란 어떤 의미일까. 경기도 광주에 자리 잡은 닻미술관은 2018년 첫 전시로 ‘예술가의 정원(The Artist’s Garden)’을 지난 3월 17일부터 5월 27일까지 개최한다. 강민정 학예실장(닻미술관)은 “시공간을 아울러 무엇보다 오래, 강력하게 예술가의 뮤즈(Muse)가 되어온 그 ‘비밀의 화원’에서 예술가들은 언제나처럼 내밀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며 이번 전시를 소개했다. ‘예술가의 정원’ 전은 이혜승, 이혜인, 허구영 세 명의 화가와 사진가 조성연을 초대해 예술가에게 정원이 어떤 의미인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혜승은 크고 작은 화분을 자신만의 정원으로 삼고 느리게 바라보며 그만의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내고, 이혜인은 정원을 자연과 인간이 대화하는 공간으로 해석하며 수년 전 그렸던 베를린의 한 겨울 정원을 다시 번역한다. 허구영은 우연히 찾은 정원에서 체험한 순수한 감동과 즐거움을 오랜만의 회화 작업을 통해 표현하고, 조성연은 식물의 고요한 성장 과정을 긴 호흡으로 관찰하고 교감하며 그 시간의 일부를 빛의 드로잉인 사진으로 담아낸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스스로의 길을 모색하는 이들의 이야기 ‘경청 시간’
조경을 화두로 고민하는 청년 조경가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스스로의 길을 모색하는 이야기 ‘경청 시간’”은 2016년 광주에서 글, 스케치, 도면을 통해 서로의 작업 방식과 생각을 공유하는 전시를 연 ‘조경모색(造景摸索)’이 새롭게 기획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조경모색 멤버인 이상기 대표(조경설계사무소 온), 이대영 대표(스튜디오 엘), 장재삼 대표(지드앤파트너스), 이진형 부소장(조경설계 서안)과 사회를 맡은 김연금 소장(조경작업소 울)은 이 강연을 통해 젊은 조경가가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길 바랐다고 한다. 그 첫 번째 강연이 3월 20일 오후 7시, 을지로의 작은 카페 ‘작은물’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김지환 소장은 외부 공간을 기획, 설계, 조성하고, 평범한 소시민 창작 집단을 표방하는 조경 기반 미디어 플랫폼 ‘라디오LADIO’를 운영하고 있다. 조경을 단순히 설계, 시공 등으로 구분하지 않고 열린 태도로 다양한 영역을 오가는 활동을 펼쳐 조경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이 목표다. 회사의 독특한 성격만큼이나 김 소장의 강연 또한 재기발랄했다. 그는 ‘100가지 줄넘기 아이디어’라는 주제로 정원박람회 참여 작품부터 완충 녹지, 리조트, 마을 만들기 등 그간의 작업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틈틈이 휴대폰에 기록한 메모를 보여주며 조경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털어놓았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을지로와 함께 숨쉬는 예술가의 도시재생
전공은 조소, 관심사는 다른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 예술 작업뿐만 아니라 공연 세트를 디자인하고, 돌연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뛰어들기도 하는 고대웅은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오가는 예술가다. 2017년에는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서울정원박람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참여해 조경가와 함께 정원과 쉼터를 조성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국악인으로 등록되기도 한 그는 현재 2018 파리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브로치와 배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 중 을지로의 장인을 기념하는 공간인 ‘장인의 화원’을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로 꼽는다. 사람과 주변 환경이 어떻게 버무려지는지에 관심이 많고, 을지로에 머물고 있는 고 작가가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가치를 찾아 ‘이런 게 여기에 있었어. 어때, 재밌지?’하며 공유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한다는 고 작가를 만나 을지로와 도시재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고 작가가 을지로에 빠져들게 된 건 2015년, 세운상가에서 연 첫 개인전 ‘청두淸豆’를 위해 을지로를 오가던 때다. 근대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이 뒤섞여 만들어낸 여러 레이어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임대료가 쌌다. 이곳에 작업실을 구해야겠다고 결심한 차에 중구청이 을지로 내 빈 점포를 저렴하게 임대하는 ‘을지로 디자인·예술 프로젝트’ 공모를 열었고, 이에 선정돼 2016년부터 고 작가의 을지로살이가 시작됐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가의 일과 일상 사이
2007년, 신사동에 조경설계사무소 ‘디자인 스튜디오 로사이(design studio loci)’(이하 로사이)가 문을 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뭇 사람이 그렇듯 박승진 소장도 “가슴 뛰는 흥분과 엄습하는 두려움”에 가슴이 울렁였다. 그런 그의 눈에 사무소가 자리 잡은 건물의 텅 빈 옥상이 들어왔다. 이 옥상에 직원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보면 어떨까. 마침 따뜻한 3월의 봄이었다. 그렇게 콘크리트 옥상에 텃밭이 만들어졌다. 아무것도 없는 시멘트 바닥에 직원들과 함께 플랜터를 놓고, 흙을 채우고, 물을 주어 수확한 ‘첫’ 작물이 고추였다. 어떤 건 덜 익고, 어떤 건 볕에 타서 마른, 완벽하지 않아 아름다운 고추의 사진은 고스란히 『DOCUMENTATION(도큐멘테이션)』의 표지가 되었다. 『도큐멘테이션』은 로사이의 10년간 작업 기록을 담은 책이다. 작업 기록이라 하면 흔히 작품집을 떠올리기 쉽지만, 『도큐멘테이션』에서는 설계 철학이나 에세이, 작품 설명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간단한 아이디어 스케치, 좀 더 공력을 들인 드로잉, 캐드 도면, 스터디 모형, 어떤 날의 작업 테이블, 공사 현장, 출장과 휴식을 겸한 소소한 여행의 기록 등 500여 장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책 말미의 ‘찾아보기’에 적힌 날짜나 장소 외에는 사진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다. 박 소장은 이처럼 사진을 따로 구분하여 정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삶이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일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교차되고 그렇게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과연 박 소장의, 또 조경가의 일과 일상은 어떻게 뒤섞이게 되는 것일까. 보통 사람의 일이 마무리되어 가는 오후 다섯 시, 그의 사무실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0호(2018년 4월호) 수록본 일부
[LWI 미래포럼]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유래했지만 마을 공동체 활동이나 교육에서 자주 인용하는 표현이다. 이때 마을의 의미는 놀이터처럼 아이들의 상상력과 모험심을 키워주는 공간ㆍ환경을 포함한다.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사회적 공간, 그래서 아이들의 인생을 보조하는 공간, 그것이 놀이터다. 우리가 놀이터를 마을과 연계해 바라보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하는 다양한 인생의 보조 공간에 구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놀이터가 마을에 열려 있고, 아이들의 놀이와 상상이 놀이터에서 마을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그럴 때 아이들에게 마을이 온통 놀이터가 될 수도 있고, 또 놀이터가 아이들이 생각하는 커다란 세상 모두가 될 수 있다. 독일의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치히의 『놀이터 생각』 맨 앞 장에는 “어린이 놀이터를 더 인간적으로 만들고자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바칩니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어린이 놀이터가 더 인간적이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한 참여와 일방적 배려를 넘어 놀이터를 꿈꾸고 만들고 이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놀이의 주체인 어린이가 중심에 설 때 인간적 공간이 실현될 수 있다. 놀이터는 ‘놀이’와 ‘터’로 구성되어 있고 이 둘은 아이들에 의해 연결된다. 놀이터가 놀이를 하는 터, 즉 노는 장소를 의미한다면, 놀이를 담는 그릇으로서 터를 디자인하는 일에는 우선 놀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놀이는 문화와 삶의 양식에 따라 다르고, 나이와 성별 그리고 성격에 따라서도 다르다. 혼자 놀 때의 놀이와 함께 어울려 놀 때의 놀이 또한 다르다. 놀이는 자신의 능력을 실험하고 한계를 경험하여 향후 살아갈 삶의 지지대가 될 도전 정신을 키워줌과 동시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집단 놀이를 통해 리더십을 키우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익히고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경험하게 한다. 우리는 이런 놀이터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 아이들은 이런 놀이터에서 맘껏 뛰어 노는가? 안타깝게도 우리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놀이터를 발견할 수 있기는커녕 시설 안전 기준에 미달되어 용도 폐기된 채 방치된 놀이터가 많다. 우리는 통상 놀이터를 놀 수 있는 기구가 있는 곳으로 인식한다. 즉 놀이터를 놀이 시설물과 동일하게 여긴다. 그러다보니 놀이터의 기능이 놀이 시설물에 의해 제한되고, 아이들의 놀이도 시설물의 기능에 의해 획일적으로 규정된다. 놀이터가 놀이를 담는 그릇이 아니라 놀이 시설물을 담는 터로 전락한 것이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미끄럼틀과 그네 등 주요 놀이 시설물의 기능은 매우 한정적이다. 안전 기준에 맞춘 주요 놀이 시설물 디자인의 폭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다보니 전국 곳곳에 비슷한 놀이터가 마구잡이로 들어섰다. 옛 기억을 더듬어보자, 무엇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지배한 놀이였는지. 골목 하나로도 온갖 놀이가 가능했다. 그렇다. 골목이 놀이터인 시절이 있었다.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놀이는 자유를 의미했고, 놀이 원정대처럼 몰려다니던 동네 개구쟁이들에게 온 마을은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이런 골목의 경험을 지금의 놀이터에서 살릴 수 없을까? 놀이터를 좀 더 열린 시각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까? 놀이 기구로 아이들의 행위를 미리 규정하지 않고, 사용자에 따라, 욕망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아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놀이를 만들 수 있으려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놀이 기구에 의존하지 않는 창의적 놀이 공간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디자인할 때 기존 놀이터의 경직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놀이터를 조성할 때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듣고, 실제 아이들이 노는 걸 보면서 행동 패턴이나 어울려 노는 방식 등을 관찰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터 공간을 디자인 언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아이들이 만들어진 놀이터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는 일이다.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유엔아동권리협약’ 12조가 다음과 같이 정한 기본권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결정할 때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른은 아동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인 놀이터를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놀이터로 바꿔주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놀이터를 디자인하면서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해보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으로 담을 수 없는 무한 상상의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무한 세상이 펼쳐지는 놀이터에서 관찰된 아이들의 유형은 무척 다양하다. 처음 본 아이들이 바로 친해지는가 하면, 서로 특정한 놀이 기구를 먼저 차지하려고 심각하게 다투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 스스로 규칙을 정하기도 하고, 기존의 놀이 기구를 묶어서 훨씬 더 큰 놀이를 상상해 어울려 놀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관계와 경험이 쌓이는 곳이 놀이터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다양한 관계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놀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정도를 디자인의 전 과정을 통해 얼마나 열어 두느냐에 달려 있다. 공간을 통한 놀이의 순환 구조를 만들고, 어린아이와 엄마가 함께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주고, 영유아들이 커가면서 놀이의 발전 단계를 경험할 수 있는 영역도 만들어주고, 놀이 기구를 단순한 기능의 단계에서 사회적 놀이의 단계로 전환시키는 일은 아이들의 놀 권리를 확장시키는 작업이다. 이 일은 디자이너의 상상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터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이 공간이 우리 것이다’라는 주인 의식은 아이들과 함께 하지 않고서는 결코 생기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영국의 놀이 정책을 담당하는 플레이 잉글랜드(Play England)가 펴낸 놀이 활동가 사례 연구 보고서 『사람이 놀이를 만든다(People Make Play)』는 제목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결국 좋은 놀이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좋은 놀이터는 아이들이 놀면서 완성해가는 놀이터이며, 아이들이 놀면서 여기는 ‘내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그런 놀이터일 것이다. 모두가 내 놀이터라고 생각할 때, 놀이터는 세상을 향해 무한히 커지는 온 마을이 될 수 있다. 이영범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AA 스쿨 대학원에서 도시 공간 이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시민단체인 도시연대에서 커뮤니티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주민참여 디자인을 통한 마을만들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안티 젠트리피케이션』(공저, 2017), 『세운상가 그 이상』(공저, 2015), 『유럽과 아프리카의 도시들』(공저, 2015), 『도시 마을만들기의 쟁점과 과제』(공저, 2013), 『우리, 마을만들기』(공저, 2012) 외 다수가 있다.
[편집자의 서재] 프리즘오브
겨울부터 봄을 살고 있었다. 늘 다음 달을 준비하는 잡지사 기자는 남들보다 먼저 새 계절을 맞이한다. 그러다 보니 종종 지금이 몇 월인지 헷갈리곤 하는데, 그럴 때면 친구들에게 유난이라는 장난 섞인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과 출신 친구들에게 기자라는 내 직업은 아직도 낯선 영역인가 보다. “잡지사 기자로 산다는 것은 ‘시간’과의 불편한 동거다. 늘 무언가를 좇아야 하는 직업의식과 뭔가에 좇기는 강박관념” 우리에겐 “반복되는 약속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의 질량이 남들과 같을지라도 속도성이나 밀도, 구성은 전혀 다르다"(각주 1)한 달 단위로 사는 월간지 기자에게 월초와 월말은 기획과 마감 업무로 채워진 밀도 높은 시간이다. 특히 특집을 기획하는 달의 월초와 월말은 그 어느 때보다 빽빽하고 무거운 날들이 된다. 여러 콘텐츠를 하나의 주제로 엮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특집 주제에 맞게 프로젝트와 필진을 구성하고, 경우에 따라 좌담을 계획하기도 한다. 구성이 모나거나 빗겨난 구석은 없는지 몇 번이나 살피고 청탁에 들어갔는데, 몇 분이 고사하는 경우도 있다. 기우뚱, 공들여 짜놓은 기획이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 한번 더 설득해보지만 실패할 경우 새로운 필자를 찾는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 청탁이 끝난 후에도, 편집을 통해 각 콘텐츠가 하나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듬는 작업이 진행된다. 각 필자가 의미하는 바는 같은 데 다른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지, 그럴 경우 어떤 단어로 통일할 것인지, 또 흐름이 어색하진 않은지 순서를 바꾸어 보는 작업이 마감 직전까지 계속된다. 갖은 공을 들인 만큼 특집을 꾸린 달에는 잡지 나오는 날이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유독 기다려진다. 일종의 보상이다. 페이스북에 공유된 잡지 기사에 댓글이라도 달리면 그간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것 같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수줍은 독자들이 좋아요나 공유하기를 통해 마음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지만. 최근 두터운 여성 구독층을 가지고 있던 『여성중앙』이 기약 없는 휴간에 들어갔고, 영국의 음악 잡지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New Musical Express)』가 폐간됐다. 손쉽게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미디어 시대, 잡지는 차근차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독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 잡지가 있다. 2015년 12월 창간되어 비정기 발행, 격월 발행을 거쳐 올해 계간지로 자리 잡은 『프리즘오브(PRISMOf)』다. 사실 『PRISMOf』는 2017년 ‘다크 나이트’를 주제로 한 7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그런데 영화 ‘불한당’ 팬들이 계속해서 『PRISMOf』에서 ‘불한당’을 다뤄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2017년 11월 13일 『PRISMOf』는 ‘텀블벅’에서 ‘불한당’ 특별호 제작을 위한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단 10분 만에 목표 금액 1,100만 원이 모였고, 이는 『PRISMOf』가 다시 발간되는 계기가 되었다. 『PRISMOf』가 다시 살아날 수 있던 힘은 특정 대상이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를 깊게 파고드는 데서 기인했다. ‘잡지 한 권에 영화 한 편’을 소개하는 『PRISMOf』는 150쪽을 오로지 하나의 영화를 위해 사용한다. 매호가 특집이다. 감독, 배우의 필모그래피, 줄거리 등 기본적인 영화 소개에서 시작해 칼럼, 에세이, 비평, 가상 인터뷰, 가로세로 퍼즐, 각종 일러스트와 사진에 이르기까지 30여 개의 콘텐츠로 “영화를 여러 각도에서 재조망하여 관객의 영화적 경험을 확장”시킨다. 영화 속의 소품이나 장소, 배경, 음악을 소개하기도 하고 매호 예술가를 초대해 영화에서 받은 영감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하게 하는 ‘프리즘피스PRISM-piece’를 통해 독자에게 더 넓은 예술 분야를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콘텐츠 중 몇몇은 고정된 코너가 아니며 각호에서 다루는 영화의 특성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과감히 생략되기도 한다. 인터뷰이나 필진의 범위도 넓다. ‘다크 나이트’를 다룬 6호에서는 범죄심리학자를 만나 조커의 심리에 대해 분석했고, 포스터가 화제가 되었던 ‘아가씨’를 다룬 5호에서는 ‘엠파이어 디자인 에이전시’를 찾아가 디자인 과정의 에피소드를 공유했다. 전문가가 아닐지라도 한 영화가 너무 좋아 80번을 본 사람이라면 인터뷰이가 될 수 있으며(『PRISMOf』 5호 “그 많던 80회는 누가 다 보았을까”), 배트맨을 다룰 땐 그래픽노블의 양대산맥 DC와 마블 팬의 대담을 공개하기도 한다(『PRISMOf』 6호 “매니아 인터뷰”). 매호가 역동적이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일러스트 역시 『PRISMOf』의 매력 요소다. 『PRISMOf』는 일반적인 영화 잡지와 다르게 스틸컷을 사용하지 않는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영화를 굳이 지면에 이미지로 재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는 이제 『PRISMOf』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스틸컷 대신 각종 일러스트와 인포그래픽을 적절히 배치해 보기 좋게 꾸려 놓은 책장을 넘길 때면 잘 포장된 선물 상자를 열어보는 기분이 든다. 창간 5년만에 전 세계 비즈니스맨이 즐겨 읽는 잡지가 된 『모노클(MONOCLE)』의 대표 타일러 브륄레는 “생동감 있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디지털”에 대항하기 위해 “넘겨 읽는 손맛이 느껴지고, 재미있고,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체”를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각주 2)영화 ‘불한당’의 팬들에게 『PRISMOf』가 영화를 다양하게 조명하는 방식은 만오천 원을 기꺼이 지출하게 만드는 수집할 만한 가치였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좀 더 자세히 알고자 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은 아직 많다. 잘 꾸린 특집이 우리 잡지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작가 특집호에서는 조경설계사무소를 조명할 뿐 아니라, 설계사무소의 주 무대가 되는 장소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곳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독특한 안내서가 될 수 있는 특집을 꾸리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각주 정리 1. 박성진 외, “천국과 지옥의 교란”, 『페이퍼』 2005년 4월호. 2. 김유영, “年35% 성장하는 英잡지 ‘모노클’ 대표 타일러 브륄레, 『DBR』 2011월 6월호.
[CODA] 호주를 아십니까?
호주는 어떤 나라일까. 호주의 대표적 조경설계사무소의 특집호를 준비하면서 계속 머리를 맴도는 생각이다. 워킹홀리데이나 어학연수를 떠나는 먼 나라, 코알라와 캥거루의 나라 정도가 호주에 대한 내 남루한 지식의 대부분이다. 그리고 하셀(Hassell), 맥그리거 콕샐(McGregor Coxall) 등의 설계사무소가 호주에 기반을 두었다는 정도. 이번 TCL 특집호는 독일의 토포텍 1(Topotek 1)(2015년 2월호), 프랑스의 아장스 테르(Agence Ter)(2016년 11월호) 이후 세 번째 조경설계사무소 특집이다. 토포텍 1이나 아장스 테르의 작품에서 독일적 특징이나 프랑스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 특집을 통해 ‘호주성/호주 조경의 스타일’을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로 호주나 뉴질랜드에 조성된 그들의 작업을 촬영한 사진은 낯선 대륙의 건조한 공기나 나른함, 드넓은 자연의 웅장함이나 밝은 태양을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 분명 유럽이나 북미의 세련됨이나 도시성과는 다른 종류의 인상이었다. 편집 디자이너 팽선민은 이번 특집의 메인 컬러를 ‘브릭 오렌지(brick orange)’로 정한 뒤, TCL의 시그니처 프로젝트인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의 붉은 모래가 “워낙 강렬해 다른 색은 생각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대표적 로드무비 중 하나인 ‘다윈으로 가는 마지막 택시’(2015)의 포스터도 광활한 호주 대륙의 붉은 황무지(outback)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는 평생 호주 시골 마을인 브로큰힐을 벗어나 본 적 없는 택시 기사 렉스가 어느 날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존엄사 허용법이 통과된 다윈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몰고 무려 3,000km의 호주 대륙 횡단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그 여정에서 난생 처음 바다를 보기도 하고,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이 받는 차별에 맞서기도 한다. 고향에서 렉스는 원주민인 폴리를 사랑하지만 백인 이웃에게는 비밀로 하고, 원주민에게는 술을 팔지 않는 바에 함께 가지도 못한다. 마을이나 도시에서 차별받는 원주민들이 숲 속에서 종족과 상관없이 어울리는 모습에서, 호주의 문화가 호주를 정복한 유럽의 것이라면, 숲이나 황무지로 대변되는 호주의 자연은 원주민과 더 가깝다고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TCL은 원주민의 화전 농법을 추상화한다거나(컬티베이티드 바이 파이어), 문화를 예술적으로 담기 위해 노력하고(애들레이드 식물원 습지), 그들을 도시로 불러들여 화합할 방법을 강구한다(빅토리아 스퀘어). TCL의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이 호주 조경계에 미친 영향은 흥미롭다. TCL의 디렉터 중 한 명인 페리 레슬린은 오스트레일리아 가든이 호주 조경사에서 어떤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당시 호주에서 조경은 역사가 길지 않은 새롭고 젊은 전문 직종이었다. 대부분의 조경은 호주의 지질, 지형 문화, 기후, 식생을 반영하기보다는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차용한 것이었다. 이후 호주의 경관과 식생을 사랑하고 호주에서 교육받은 열정적인 젊은 조경가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은 호주의 식생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우리의 접근 방식은 생태계를 복제하기보다는 그것을 재해석하여 추상적으로 묘사하거나 조형적, 예술적으로 승화하여 방문자에게 호주의 경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었다. … 우리는 방문자들이 이 정원을 통해 우리 대륙으로 은유적 여행을 떠나는 듯한 경험을 하도록 스토리를 구상했다”는 답변을 남겼다.(34쪽) 1966년 호주조경학회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한국조경학회가 1972년에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호주 조경가들의 고민이나 궤적이 먼 나라의 일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얼마 전 한 젊은 조경가가 과연 한국 조경의 특색은 무엇인가(혹은 정체성이 있는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성에 대한 질문이 좋은 작업을 생산해내는 데 의미 있는 접근인가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독창성이나 정체성(혹은 나만의 경쟁력)을 고민하면서 자신을 키워갈 수밖에 없는 디자이너의 숙명에 공감하기도 했다. “TCL의 작업이 유니크하다고 생각하는가? TCL의 작업은 호주 고유의 문화나 기후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TCL의 디렉터들은 “전 세계의 조경가들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이유는 각각이 고유한 성장 배경, 교육, 관심,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 각 사이트마다 다른 특징이 있고 우리는 그저 그 땅의 맥락과 문화, 기후에 맞춰 디자인할 뿐이다. … 호주 조경의 스타일이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는 불가능한 것 같다. 그저 호주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춰 디자인하고 호주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사용할 뿐이다. 아시아, 유럽이나 아메리카와 비교해 특별한 접근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다른 나라의 조경가와 마찬가지로 사이트의 맥락을 이해하고 접근할 뿐”이라고 답했다.(114쪽) 세 번째 작가 특집호를 마무리하고 보니, 호주 조경가도 호주의 경관도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여러 독자에게도 동시대 조경가들의 고민을 공유하는,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지면이 되기를 바란다. 덧붙여 이번 특집을 위해 헌신적으로 또 열정적으로 뛰어준 호주 리포터 이홍인과 TCL의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 리키 레이 리카르도(Ricky Ray Ricardo)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PRODUCT]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건강한 인조 잔디 ‘푸르니’
스포츠 바닥재를 연구·개발해온 코오롱글로텍이 친환경 놀이터 바닥재인 인조 잔디 ‘푸르니’를 출시했다. 천연 잔디와 유사한 형태로 제작된 푸르니는 충격 흡수 효과가 좋아 아이들의 부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모래나 고무칩 포장보다 유지·관리가 쉽다. 기생충이나 유충에 감염될 염려도 없다. 또한 친환경 인증(환경표지인증)을 받고, 완구재질 유해원소 기준과 인조잔디 KS인증 유해성 기준을 만족시킨 인체에 무해한 제품이다. 셀러리색celery(14-0264), 호박색amber(12-0764), 진홍색scarlet(16-1441), 짙은 청색cerulean(14-4810), 자두색plum(18-3218) 등 다섯 가지 색상의 제품을 만들어 바닥에 좀 더 다양한 패턴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TEL. 02-3677-5916 WEB. www.kolonturf.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