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4)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2011년 여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을 물바다로 만든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시에서도 빗물관리에 대한 중요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시의 경우 10,286km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하수관망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기후변화시대의 예측 불가능한 강우량을 효율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심도 터널, 분산형 빗물관리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대통령령 13514호’를 통해 빗물관리 가이드라인을 작성하도록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지시하였고, 상하원 의원들은 주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타 단체가 유출수 수질 및 수량 관리를 위해 그린인프라 시설을 계획, 설계 및 적용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그린인프라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였다. 미국조경가협회(ASLA)는 2011년 7월 그린인프라를 장려하는 이 법안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연 물순환 체계를 보전하고 하천 수질을 개선하며,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조경 공간을 창출하고 도시를 만드는 조경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함과 동시에, 하천 수질 개선 및 수자원 보전, 도시 물관리 분야로 업역을 넓히고자 하는 노력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오리건 컨벤션센터의 레인가든을 통해 빗물관리에 있어서 조경의 역할에 대한 선구적인 작품을 남긴 캐롤 메이어리드(Carol Mayer Reed)의 작품세계를 소개하였다. 당초 4월호에는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n)를 다루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필자는 최근 그린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실제 서울시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분산형 빗물관리와 그린인프라 시설들의 모범 사례로서 뉴욕시 공원국에서 그린인프라 부문 디렉터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네티 컴프턴(Nette Compton)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Van Atta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5.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n) _ Julie Bargman, Dirt Studio6.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7.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8.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9.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10.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11.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12.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3.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네티 컴프턴(Nette Compton) 뉴욕시 공원국 그린인프라부문 디렉터 NYC Parks Department 지속가능한 조경을 향한 열정의 리더뉴욕시의 블룸버그 시장은 2002년 취임 후, 8년간 약 6조 원의 예산을 하천과 해안의 수질 정화에 쏟아 부었다. 그 결과 뉴욕항의 전체적 수질은 지난 100년을 통틀어 가장 우수해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천과 수로들의 오염도는 심각하다. 대부분의 자금이 하수관거를 정비하고, 하수처리장을 최신 시설로 개선하는데 주로 사용되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심각한 문제인 우·오수 합류관거(CSO)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년에 출간된 뉴욕시 그린인프라스트럭처 플랜 보고서(NYC Green Infrastructure Plan)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며,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집중형 하수처리장의 증설을 대신하는 분산형 빗물집수시설, 즉 그린인프라의 도입이다. 빗물이 하수관거에서 오수와 합류되면, 하수처리장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게 되고, 그 결과 우·오수 합류수는 그대로 하천과 해안으로 방류된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 하수처리장 용량을 증설하는 것은 천문학적 비용을 동반하며,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타당성을 결여하게 된다. 비가 내릴 때만을 위한 기계적 시설투자보다는,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녹지를 증설함으로써, 하수관으로 유입되는 우수의 양을 줄이고, 토양으로의 침투를 보조하며, 도시와 지역에 사회적, 생태적 혜택을 동반하자는 것이 뉴욕시 그린인프라 프로그램의 주된 아이디어이다. Q. 뉴욕시 공원국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제가 공원국의 일원이 된 지는 약 6년 반이 되었습니다. 코넬대학교에서 조경학과 식물학을 전공했는데, 조경학과에서는 조경의 과학적 측면을 파는 ‘모범생’ 축에 들었습니다. 이어 대학원에서 도시생태학을 전공했고, 논문의 주제는 뉴욕시의 옥상정원을 빗물 저류에 최적화된 형태로 디자인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도시에서 빗물은 실질적으로 폐기물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고, 또 그 연장선상에서 처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저는 여기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 물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거죠. 빗물이 무척 흔하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여지를 간과하기 쉽지만, 그 양 자체가 엄청나다는 사실만으로도 빗물은 제대로 작동하는 도시경관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빗물이란 도시 환경에서 불변하는 하나의 요소이지 않습니까? 관점만 바꾸면 골칫덩이에서 여러가지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거지요. 저에게는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생각되었고, 이 일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반드시 내가 해내야 할 일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빗물에 관련한 아이디어로 관심을 집중했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조경이라는 영역을 탐색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린스트리트(Green Street)와 그린인프라(Green Infrastructure)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A. 흠…좋은 질문이네요. 벤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하자면, 서로 교집합인 부분도 있지만 아닌 부분도 있어서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포함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그린스트리트란 기본적으로 공도(公道)에 위치하고, 교통국 관할인데, 지나치게 넓은 보행로나 과도한 폭으로 계획된 차도 또는 도로상에 큰 면적으로 사선이 칠해진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이렇게 제대로 이용되고 있지 못한 포장면 부분을 녹지로 바꾸자는 아이디어입니다. 대개 부정형으로 형성된 도로망에서 꺾이는 부분이나 양방통행이 일방통행으로 바뀌는 지점, 도로가 끝나는 지점 같은 곳에는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죽은 공간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이 공간을 활용하자는 것이 그린스트리트입니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면이 녹지로 바뀌었기 때문에, 물론 소극적 형태의 빗물저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린인프라의 한 요소로 이해되는 그린스트리트란, 보다 적극적인 빗물 저류 장치로서 일반적 그린스트리트보다 3~10배가량 많은 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질토양 지역에서는 특별히 많은 양의 빗물을 처리하도록 고안된 곳들이 있습니다. 빠르게 빗물을 흡수해서 하부로 침투시키고, 쇄석층이 자체 저류를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그린인프라는 또한 단순히 홍수저감을 위한 그린스트리트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타입의 기술들을 의미합니다. 가령 뉴욕시 환경국에서 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공도 용지상의 생태수로 또한 여기에 포함됩니다. 그린스트리트가 도로 상의 과도한 부분을 활용하거나 불합리한 도로 선형을 재정비해서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그린인프라에서 말하는 공도 용지상의 생태수로란, 기존과 같은 면적의 가로수 식재구역을 이용하되 도로에 흐르는 빗물을 집수하여 식재면으로 유도함으로써 빗물을 저류하고 정화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이것이 그린인프라 사업의 주된 방식이고요, 다공질 투수 포장면이라든가 인조잔디 스포츠경기장 하부에 거대한 빗물 저류조의 건설 등도 포함됩니다. Q.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경의 흐름이나, 공적공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A. 저는 공적공간을 사용함에 있어 유연한 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지나가다보면, 어떤 장소는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이나, 단일한 기능으로만 설계된 곳이 있습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우리는 이런 공간을 유지할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당신이 광장을 만든다면, 그 광장은 당연히 빗물을 다루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당신이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면, 당연히 방과 후에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곳이 되겠지만 이른 아침에 그곳을 걷는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에게도 역시 좋은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단일한 용도를 가지는 공간이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에서 우리는 가진 돈을 쓰는데 보다 영리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엄청난 돈을 한 가지 활용도만을 지니고 있는 곳에 투자한다면, 당신은 그 돈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 조경분야의 사회참여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사회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개인이나 집단, 기업적인 차원 등 다양하다. 조경은 지금까지 사회참여가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가공간을 맡고 있는 조경은 그 특성상 일반인들과의 접점이 적지 않다. 따라서 생각하기에 따라 여러 가지의 사회참여를 할 수 있다. 늦은 만큼 앞선 사례를 교훈삼아 시행착오를 줄이면 오히려 짧은 기간 내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조경가의 사회참여는 참여 주체가 조경전문가들이란 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자본제가 앞선 서구에서 기부나 기증문화의 보편화는 불평등 분배가 생기는 자본주의 체계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이루고 기회를 잡은 뒷면에는 그 기회를 놓친 누군가가 있었기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감과 공동체에 대한 사명감이 요구된다. 이렇게 본다면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권리이자 의무이다. 전문가 사회참여가 개인적인 차원이라면 기업의 사회참여는 조직적 차원이다. 개인적인 차원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으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가능하다.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윤리소비를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시대적인 추세는 갈수록 기업의 사회참여를 더 많이 요구한다. 기업의 영향이 점점 커지면서 사회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국가에서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조경분야에서 체계적인 사회참여를 지속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아직은 규모가 작으니 좀 더 회사가 성장하면 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회참여를 ‘자기 희생’으로만 보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참여는 사회적 약자나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물’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증여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얼핏 기브 앤 테이크가 익숙한 현대 자본제적 체계에서 다소 이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행동의 역사적 뿌리는 매우 깊다. 인류학자 모스M. Mauss는 그 기원을 찾아 원시공동체사회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에는 누구나 아무런 대가 없이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었고, 공동체 생활의 중요한 기초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주고 받고 되돌려주는 행위들을 사회를 유지하고 결속시키는 중요한 장치로 해석했다. 또 다른 인류학자인 고들리에M. Godelie는 이 때 주고받는 것은 사실 어떤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의 효력이라고 보았다. 즉 사회를 결속하고 재생산하는 힘은 이렇게 주고 받으면서 순환하는 행위의 효력에서 비롯됨을 강조했다.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족은 선물을 받으면, ‘왜 이리 형편없는 것을 주었지?’라고 한다. 감사할 줄 몰라서가 아니다. 선물을 준 상대방이 오만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관행화된 문화이다. 자기과시나 목적성이 없다면 주고 나서 잊어버리는 것이 진짜 선물이리라. 왜 잊어버려야 할까? 앞서 소개한 모스가 그에 대해 답을 주고 있다. 그는 남태평양의 원주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증여에는 ‘하우hau, 영적인 힘’가 머물고 있어 후속적인 선순환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 즉 증여에는 힘이 존재하며, 이 힘이 스스로를 유통시키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 돌고 돌아 최초의 증여자에게 다시 간다는 것이다. 사회참여가 활발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의 많은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 / 2013년04월 / 300
  • 환경복지와 조경가의 사회참여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창립의 의미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이만불을 넘기면서 복지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었고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복지가 정치적 쟁점화 되어 복지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25일 ‘국민행복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범하였다. 80년, 9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소득격차는 물론이고 생활환경에서도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되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 모두가 행복한 시대를 만들고자함은 적절한 방향설정이라 하겠다. 이를 위한 보편적 복지, 그리고 환경복지가 이미 중요한 정책지표로 제시된 시점에 조경분야의 사회참여를 논하기 시작한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이제라도 시작한다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환경복지의 개념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최초의 국제적 ‘인간환경선언’(Declaration on the Human Environment)에서부터 싹터왔다고 할 수 있다. 이 당시는 환경복지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으나 ‘인간환경선언’에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호하기위한 세계 각국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권고 및 행동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해야한다는 포괄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환경의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환경이 인간이 다루어야 될, 인간을 위한 중요한 가치임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였다. 즉 과거에는 환경자원은 무한하여 개발과 이용만 고려하였으나 이제는 인간이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살기 위하여는 공기, 물, 동식물 등 환경자원의 보전을 고려하면서 적절한 이용을 도모하여야한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90년대에 환경보전법, 환경영향평가법, 자연공원법 등 다양한 환경보전관련 법제를 정비하였으며, 2000년대에는 경관법을 제정하는 등 경관관련 법제를 광범위하게 정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제 정비는 거시적 차원에서 환경·경관의 보전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국민 개개인의 환경적 욕구에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여전히 지역간 계층간 환경적 불평등 문제가 남아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역간 계층간 환경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환경복지의 필요성이 사회복지의 필요성과 함께 등장하게 되었다. 전문가 특히 조경가의 사회적 책무가 요청되고 있는 시점에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설립되었다. 대한민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조경 복지를 위한 조경계의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이 2개월에 걸친 준비기간을 거치고, 지난 2월 25일 제1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출범을 하게 되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조경계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엮어서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봉사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뜻이 있다. 또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조경계의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가 환경조경복지와 나눔 활동에 동참하도록 하여 조경분야의 외연을 확대하고 조경의 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 창립 첫해인 금년에는 우선 본 나눔연구원의 조직 및 사무국을 안정화시키고 시범프로젝트 다수를 수행하는데 역량을 집중시키고자 한다. ‘이화동 골목길 재능나눔’ 프로젝트, ‘이야기가 있는 벤치’ 프로젝트, ‘시민조경아카데미’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서울시, 그리고 일부 기업에서 후원을 약속 받은 바 있다.
  • Expert Interview (1) _ 조경가의 사회참여, 조경의 공공적 가치를 높이는 일
    정욱주(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조경학전공 교수)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전문분야를 넘어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고 보람된 일일까? 여기에 조경설계 전문가로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의 정욱주 교수.정 교수는 지난 2010년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제안으로 맡게 된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정원 설계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재)아름지기의 정자나무가꾸기 사업에 이르기까지 재능기부형 조경설계를 지속해오고 있다.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위주로 작업해 온 실력파 조경설계가로서 작고 소박하기까지 한 지금의 행보가 다소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사회참여로 조경학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조경전문가로서의 의무’라는 그의 말에서 규모보다는 가치를 우선하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평소 대학에서 수행하는 설계활동은 설계사무실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명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수의 대표적인 활동은 교육, 연구, 봉사라고 볼 수 있는데, 사회적 기여활동으로서 설계·감리·관리 작업을 할 수 있다면, 학생교육과 사회봉사 측면에서 부합되는 점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능동적으로 이런 일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고, 2010년에 그린트러스트를 통해서 의뢰가 온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설계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사건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처음에는 사회봉사라면 모두에게 환영 받고, 많은 협조를 받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로 인하여 일이 꼬일 때가 다반사였고, 아무리 명분 좋은 일이라고 해도 일이 쉽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접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현장답사를 진행하고 있던 제 학생을 협박하는 일도 있었고, 관심도 없고 꼼짝도 않는 공무원 덕분에 별 이유도 없이 몇 개월이 지연되어 프로젝트가 사장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좋은 기억들도 많았는데, 지적장애인복지관 정원에 조각을 하나 놓고 싶었던 차에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생이 흔쾌히 수업작품을 기증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정원을 기반으로 사람과 공간 사이에 많은 인연이 피어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너무 식상한 대답일 수 있지만 조경(학)의 본질적인 가치를 사회에 정석대로 구현하는 것만이 조경분야의 기업이 수행할 유일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시대의 토건위주 작업 중에 간과해버린 우리 고유의 경관과 정주환경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회복하려는 조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합리적이면서도 세련된 구현을 통해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보편적 공간문화에 대한 안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면, 이는 우리 분야와 사회 전반에 유익한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Expert Interview (2) _ 조경가의 사회참여로 늘어가는 녹색공간
    김승환(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100만평문화공원 운영위원장) 김승환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100만평공원 운동을 이끌어 왔다. 이 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그는 지치지 않고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녹지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조경전문가로서 사회참여 활동에 관심을 기울여온 김 교수는 이외에도 공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뭉친 김승환 교수. 그는 오늘도 모두가 함께 나눌 건강한 환경을 늘려나가기 위해 달리고 있다. 조경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전문가들은 처해진 여러 가지 사회 환경 속에서 공간·환경 개선, 마을만들기, 하천 살리기, 도시녹화 등 바람직한 미래의 예측이나 방향 설정, 대안 마련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아이디어의 제안으로 우리의 생활환경, 도시공간을 바꾸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사회적 참여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선이나 기부와 같이 이익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많으나, ‘이익을 벌어들이는 방식’에서 사회적 책임은 잘 실천되지 않습니다.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이익의 창출은 기업에서 전제되는 것이지만, 조경의 기업은 이익의 과다를 넘어 보다 좋은 설계, 제대로 된 시공으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특히 조경분야의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 참여를 통해 지켜야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회적 배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위한 공공공간의 조성 과정에서 공간의 확보, 수목 기증, 벤치 등 시설물 설치에도 사회참여, 기부를 통한 책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면서 사회적으로 조경인, 조경기업의 신뢰감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조경의 사회적 참여는 조경계의 사회적 인식제고, 나아가 조경업역의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경의 활발한 사회적 기여를 통해 조경과 조경업이 사회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최근 환경조경발전재단에서 만든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은 매우 바람직한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을 통해 조경과 관련된 많은 사람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경의 사회적 기여방법, 참여를 조직적·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조경인들이 조경분야를 통해서 가지게 된 행복과 재산을 조경의 발전, 나아가 자신의 보다 큰 행복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부의 재능과 재산을 조경활동을 통해 나누어 가지는 기쁨을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 Expert Interview (3) _ ‘사회참여’ 전문가의 사회적 필요성 불러와
    주대관 엑토건축 대표((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 10년, 이 오랜 시간 동안 농촌의 복지 특히 농촌건축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건축가가 있다. 바로 주대관 건축가(엑토건축 대표, (사)문화도시연구소 상임대표)이다. 그의 대안에는 낡고 허문 집을 고쳐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고민이 담겨있다. 독거노인주택, 저소득층주택, 장애인 주택, 귀농자 주택, 마을도서관, 농촌형 임대주택까지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거복지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해 온 그에게 ‘사회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은 “전문가에게 ‘참여’는 전문가의 작업영역 그 자체일 뿐”이라고 답한다.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신가요?1997년 어느 봄날 강원도 태백시의 탄광촌을 지나고 있었는데, 길가의 5층 아파트 발코니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 것이 이상해서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차창 밖 마을에 인적이 없다는 것, 탄광촌 마을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차를 세웠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석탄산업 호황기에 탄광촌은 검은 노다지를 찾아 꿈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든 많은 사람들과 가족들로 북적이는 곳, 거리와 산천이 모두 검은 색이지만 광부들 스스로 건축가가 되어 판자를 구해서 뚜덕이어 지은 집들로 이루어진 도시였는데, 이제 그 도시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그 전날에도 나는 농부건축가가 지은 집-집주인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스스로 구상하고 스스로 노동하여 지은 집-이 최고의 집이라고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했었는데, 광부건축가의 집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집이 아닌 폐허나 심지어 개집이 되어 있었던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건축에 대한 지식과 집에 대한 생각들 모두를 부정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2년을 고민하고 준비하여 1999년 가을에 몇몇의 건축가들과 함께 그 마을에 다시 가서 탄광촌회생작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었습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전문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결국 사회참여는 전문가가 마을이나 지역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마을’이나 좀 더 넓은 의미에서 ‘지역’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공간이고 또 살아갈 공간이며, 따라서 많은 사회적인 것들이 축적되어 경관화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과 경관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서 사람의 문제는 디자이너가 흔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품성이나 영감의 원천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라포(rapport: 상호신뢰관계)를 형성하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의 경관에 대한 깊은 리서치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경관이란 자동차나 고속열차를 타고 지나며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 지역이나 마을의 전부 – ‘지역적 총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그 마을이나 지역의 사람과 시간이 공간상에 축적되고 기록된 어떤 것이기 때문에, 지역의 건축과 장소와 경관 속에는 그 지역의 문화와 지리는 물론 사회적/경제적 신뢰와 연결망, 생산과 분배, 부와 빈곤까지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경관의 독해를 통해서만이 전문가로서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을 디자인하고 지역을 도울 수 있다고 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안타까움이 있더라도 거주자들의 충분한 토론과 타협 그리고 합의agreement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역할이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포괄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관이 그 지역의 사회적인 것들조차도 포괄하고 있다고 보면, 여기서의 합의는 단순한 결과로서의 합의가 아니라 미래의 경관에 대한 가능성 즉, 지역의 미래 그 자체라고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을이나 지역은 주민들이 가꾸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저희가 2002년부터 시작한 어린이건축교실프로그램은 그간의 참여와 홍보에 의해서 일반인들의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초등학교용 건축교과서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사회참여는 이 사회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은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아울러 자신이 속한 전문영역과 그 전문가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여준다고 믿습니다. 참여를 통해, 조경가나 건축가가 이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일이야말로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 Expert Interview (4) _ 배려와 기부는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
    변금옥((주)이산 조경부 전무이사) 지난 2010년, 국내 조경계의 이목을 받은 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조경가들이 힘을 합쳐, 놀이시설이 아직 열악한 라오스 비엔티안에 어린이놀이터를 조성·기부하고 돌아온 것. 이 프로젝트는 여성조경인((사)한국조경사회 여성분과)의 주최로 한국 놀이시설물 업체의 시설물 기부와 관련 업체 등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숙련된 기술진으로 구성된 기부사업단은 단기간에 정확한 시공 및 조립으로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고 라오스 아이들에게는 기쁨을 주었다. 한국의 조경가로, 여성으로서 희망을 전달하고 돌아온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변금옥 전무((주)이산 조경부)가 있었다.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 속에서 조경가로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혹자는 “한국에도 기부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도와줄 사람이 많은데 왜, 2010년 그때 라오스까지 가서 기부사업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은 여성으로서 ‘Vision’을 넓히기 위한 시험이었습니다. 또 과정이었습니다. 행동으로 옮긴 첫걸음이었습니다. 기부행사 이후 LAWN(Landscape Architect Woman’s Network, 여성조경인모임)을 결성하여 각 분야의 여성조경인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기부와 나눔을 통해 나를 알고 서로를 알고 세계를 알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로서 사회참여활동을 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혹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라오스 어린이 놀이터는 라오스 내에서는 유일무이한 공간이고 관광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놀이터 벽화에 새겨 넣은 한국조경사회 및 참여 업체의 기부사업의 의미는 가끔 우리 관광객들의 감상을 통해 소소히 전달받기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이미 기부된 시설의 유지관리를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 입니다. 라오스 놀이터는 2회 정도 유지관리 할 수 있는 금액을 남겨놓았고, 각 업체에서는 비정기적이긴 하나 개별적으로 설치된 시설의 사후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만 결국은 기부 받은 라오스 비엔티안시에서 관리하여야 하는 것이 늘 걱정스럽습니다. 벌써 놀이터 공간에 기타 조악한 시설과 잡상인들이 북적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문화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사회참여활동 중 기부사업은 이후에 계속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유지관리업무에 관한 직접적이고도 총괄적인 마인드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적 참여가 조경계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배려와 기부는 아무리 어려워도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인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학습하고 실천해야하는 ‘최고의 선’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경 선배로서 실천을 통해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미덕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원조 받았던 우리가 멀리 있는 아이들을 돕는 것은 그들도 언젠가는 또 다른 이웃을 도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 Expert Interview (5) _ 조경의 사회참여, 모두의 혜택
    한승호 _ (주)한설그린 대표이사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치관이 있고, 저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특이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사회적 활동과 기부행위도 그러하다. 요즘 사회적 활동과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남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러한 활동에 대한 관심도 하나의 사는 방식이라고 말한 한승호 대표에 따르면 “누구나 기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들은 있지만 기회가 없어서 못할 뿐”이라고. 그가 살아가는 방식, 지금부터 들어보자.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 여유가 생기면 직업적으로 하던 일 외에 어떤 걸 해보려 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하는 세계 일주라든지, 이런 것들이 자기 나름대로 인생의 가치관에 의한 방식일 겁니다. 저의 사회적인 활동과 참여에 대한 관심도 그냥 사는 방식입니다.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활동들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 사회적인 활동들에 참여하게 되죠. 여유가 없으면 어렵습니다. 테레사 수녀처럼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저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려고 합니다. 무언가를 어떤 계기로 갑자기 했다고 하기는 어렵지요. 사회적인 기부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 하지만 누구나 그런 마음은 가지고 있습니다. 기부를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를 못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때 자선냄비에 돈을 안 낸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가다가 깜빡했다면서 내는 사람도 있고, 자선냄비를 쫓아가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는 거고, 그 모습을 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배우게 되겠죠.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크건 작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네팔에 위치한 비레탄티 초등학교 건립을 후원했는데, 학교 앞 공터를 놀이터로 조성하여 학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까지 조성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조성, 그 바탕에는 어떠한 생각이 있었습니까?한설그린의 시작이 놀이터 사업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입사한 곳이 ‘환타지코리아’라는 목재 놀이시설물업체였습니다. 대표님이 덴마크에서 조경공부를 하다가 오신 분이었는데, 회사를 이끌던 중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해오던 공사를 이어가야 했기에 계속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실패도 있었지만 1984년도에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한설그린을 창립했습니다. 놀이터와 관련된 사업을 하다 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 네팔에 놀이시설물을 지원해주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돈으로 하는 다른 지원도 가능했겠지만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이들한테 중요한 건 노는 겁니다.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반면 한국은 학교 운동장의 크기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동복지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아동시설에 어린이시설 의무설치 조항이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놀이공간이 놀이 기능이 아니더라도 오픈스페이스가 되는 공간인데, 그게 없어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놀이터를 만들어놔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요새 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영어학원에다 피아노학원, 태권도학원…. 놀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놀이터의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 겁니다. 이용자가 줄어드니까 없어져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든 활동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배드민턴도 치고 자전거도 타고. 자주 안 쓴다고 없애버리면, 다이어트 한다고 밥 좀 덜 먹었더니 그 다음부터 아예 밥을 안 주는 것과 같은 겁니다. 땅을 조금이라도 더 써서 뭐라도 분양하려는 경제 원리가 우선이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보편적으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놀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그런 공간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고령화시대에는 놀이터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결국 실버사회로 가는 단계인데,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공간, 아이들하고 어른들이 같이 공유하는 공간을 살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기업의 사회참여
    Corporate Community Involvement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환경복지’가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사회의 핵심가치로 떠오르면서 ‘환경복지’란 말은 비단 국가와 국민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인 만큼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보다 나은 환경조성에 앞장서면서 ‘지속가능 경영’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번 특집 ‘조경분야의 사회참여’의 마무리로 지역사회나 지역주민을 위한 ‘환경복지’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참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개된 사례에는 1,020억 원을 투자해 2006년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SK그룹, ‘주민참여 공원만들기’ 라는 목표로 (사)걷고싶은도시만들기 시민연대와 함께 ‘한평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신한은행, 환경복지의 대표 사례기업인 유한킴벌리, <오래된 나무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는 키엘, GS칼텍스가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 직접 조성하여 대전시에 기부체납한 ‘유림공원’, ‘(사)희망의 망고나무’와 함께 아프리카에 망고나무 묘목을 심고 있는 더페이스샵, 빗물저장탱크 설치를 통해 지역민의 생활용수와 식수용수의 원활한 보급에 기여하고 있는 예건 등이 있다.
  • 도시농업, 이대로 괜찮은가?
    서울특별시가 얼마 전 ‘Agro-City 서울’을 비전으로 하여 2020년까지 서울시민 가구당 3.3㎡의 텃밭을 조성,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농업 붐이 일다 급기야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시에서 마련한 이 정책의 방향성과 그 내용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울시 도시농업 현황과 국내외사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도시농업정책에 대해 진단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특히 지난 3월 18일 건축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었다는데 본 사안의 중대성이 있다. 해당 안은 건축물이 내·외부, 난간, 옥상 등을 활용하여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한 경우에는 그 면적 일부를 대지의 조경면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발의안은 텃밭을 조경시설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조경면적으로 산정하는 2012년 하반기의 서울시 건축조례개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결국 지금 추진하는 서울시의 도시농업정책은 의도와 상관없이 조경계 지형을 흔드는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점검 1. 서울시의 목표 ‘1가구 당 3.3㎡의 텃밭’은 적당한가?통계자료를 보면 서울시는 2012년 기준 4,177,970세대이며, 여기에 1세대 당 3.3㎡를 대입하면 약 13.79㎢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는 여의도(8.35㎢)의 1.6배가량 되는 면적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3.3㎡은 1평인데, ‘한평텃밭’과 같은 개념으로 서울시민 1가구 당 1평으로 설정하여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말농장이 보통 3~5평 정도 수준인데, 1평만 되어도 작물을 키우기에는 문제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도시농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조차 서울시가 어떤 기준으로 이러한 면적을 제시했는지, 적정한지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양적인 측면에서의 목표치만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으며,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내용이 지배적이다. 현대사회의 다각화된 가족과 세대 구성, 식성, 여가문화, 계절별 활동, 도시환경 등을 종합하여 제대로 검토했는지에 관한 의문을 품는 것이다. 이렇듯 충분히 조사와 뚜렷한 근거 없이 제시된 양적 목표치는,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기 쉽고 반발을 불러 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러한 양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가 2012년도 서울시 건축조례안 개정과 2013년 3월 18일의 건축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1 2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