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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이 설계하는 법] 자진감리自進監理 양화한강공원에 관한 몇 가지 소고
    산수전략 김정윤(이하 김): 우리가 2006년 로테르담에서 서울로 오피스를 이전한 후, ‘서울은 이래야 한다’라는 명제thesis를 만들어 놓고 일을 시작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3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 그 시점까지 우리가 수행했던 공공 공간 설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자세’를 발견할수 있었는데, 저는 그것이 ‘산수전략山水戰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산과 물을 다루는 전략을 우리 스스로 발견했던 것이죠. 아마 이걸 깨닫게 된 계기는 2007년 청라신도시 호수공원 설계공모 때 출품작 제목을 ‘산수전략’이라고 쓰기 시작했던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산수전략은 무엇입니까? 박윤진(이하 박): 일단, 산수전략의 첫 번째 의미는 산과 물을 다루는 기술입니다. 두 번째는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우리나라의 지형적 혹은 경관적 문맥을 되살려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방식에 있어서는 그대로의 복원이 아니라 동시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함의하는 동시대적인 복원, 즉 ‘시학적 복원’을 하자는 설계 전략입니다. 세 번째는 산수 문화의 일상적인 가치를 인정하되, 산수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혹은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수행한 ‘강남 대체 자연Gangnam Alternative Nature’ 리서치가 이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것 외에도 산수전략에 대한 크고 작은 아이디어들이 있는 것을 보면, 아마 계속 진행 중인 어젠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김: 그간 우리는 많은 대형 오픈스페이스 설계공모에 참여했지만, 그중 실시설계까지, 그야말로 끝까지 기회가 주어진 경우는 양화한강공원이 처음이었죠. 우리가 양화에서 가졌던 산수전략은 무엇이었나요? 박: 우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해본다면 양화한강공원은 가장 가벼운(?) 경쟁을 통해 당선된 경우라 말할 수 있습니다(하하).아무튼, 양화한강공원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한강의 수문학적 특수성을 면밀히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강에 엔지니어링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방재기능의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취해야 하는 포지션은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즉, 엔지니어링과 무관하게, 그 표피를 ‘장식하는 디자인으로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양화한강공원에 어떤 수문학적인 기능을 부여할 수 있을까’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양화 프로젝트는 산수전략의 첫 번째 항목인‘기술’ 혹은 ‘엔지니어링’에서 출발했습니다. 좀 더 부연하자면, 과거 한강은 수운이 발달한 바다와 같은 큰 강이었고, 그 주변으로 여러 가지 여가 문화가 꽃을 피웠죠. 수많은 정자가 있었고요. 마치 조선의 센트럴 파크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할까요. 그러나 지금은 서울이 대도시가 되면서 고수부지의 아래 위에방재 시설로서 보가 설치된 것이 가장 큰 변화죠. 양끝에 보가 생기다보니 접시 물처럼 찰랑거리는 고인 물과 다름없었던 거죠. 그래서 지금은 모래 이동이 중지되었고, 하류에서 올라오는 뻘과 지천에서 나오는 모래뻘이 한강 호안을 변화시키고 있죠. 이렇게 접시 물 같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1m씩 수위가 변하기도 하죠. 따라서 우리가 한강에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뻘이었어요. 여름에 범람할때마다 엄청난 양의 뻘이 한강 변에 쌓이게 되었죠. 이는 유지 관리의 문제를 항상 불러왔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뻘을 더 원활하게 유통시킬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김: 결국 우리는 한강을 낭만적인 물길로만 보기에 앞서 도시의 인프라스트럭처로 본 거죠. 박: 그렇죠. 뻘에 의해 효용가치가 좌우되는 호안이라고 봤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잘 다루는 것이 공원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봤어요. 김: 그리고 거기에 지형과 동선이 잘 부합하게 설계함으로써 공원으로서의 공간 경험을 만들어 내려고 했었죠. 인프라스트럭처이면서 경험을 만들어 내는 공원, 즉 인프라스트럭처 시스템과 지형과 동선이라는 각각의 시스템이 관계하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경험의 매트릭스’를 의도했습니다. 박: 사실은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한강을 과거로 복원시키자’, ‘모래밭이 있는 강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은 쉽게 했었지만, 댐이나 보와 같은 인프라스트럭처의 기본적 변화 없이는 낭만적 그림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뻘에서 출발했던 거죠. 박윤진은 하버드 대학교 GSD를 졸업하고 Sasaki Associates, West 8 등에서 실무를 쌓고 치치 지진 메모리얼 국제설계공모 당선을 계기로 김정윤과함께 오피스박김을 설립하였다(2004). 미국 보스턴 건축대학교 등에 출강하였고, 타이완 쉬이첸 대학교(2007), 미국 하버드 대학교(2008, 2010), 오하이오 주립대학교(2011), 호주 멜버른 대학교(2012) 등에서 교육, 전시, 강연을 위해 초청되었다. 김정윤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GSD 졸업 후 네덜란드 West 8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네덜란드 조경건축사이며 바허닝엔 대학교에 출강하였다. 차세대디자인리더(산업자원부 2007), 광교공원 디자인커미셔너(2008), 서울형공공건축가(2011)로 선정되었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놀튼 건축대학원이 선도적 조경가에게 수여해온 글림처특훈교수(2011)로 임명되어 강의하였다.
  •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 속으로] 제니퍼 키스맷 토론토 도시계획국장
    도시계획 시정의 까다로운 전문가 회의를 지역 방송에 공개하고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시민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대중과 토론으로 소통하는 도시계획가, ‘캐나다의 미래를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명, 걷는 도시의 전도사, 휴먼 스케일의 도시를 실현하는 전위대로서 전 세계 어바니스트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토론토의 도시계획국장, 제니퍼 키스맷이다. 2012년 공직에 임명되기 전에는 캐나다 굴지의 도시컨설팅 기업인 ‘DIALOG’의 공동 창업자이자 탁월한 도시설계 컨설턴트로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복잡하고 따분한 남성적 문화가 주도적인 도시 분야에서 그녀는 이미 스타였다. 그러나 그녀를 진정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녀의 아이디어다. 명쾌하고 또렷한 논리와 진정성 있는 소신을 통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켰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일구어냈다. 그녀는 누구나 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험과 얼핏 사소해 보이는 관찰에서 부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등하굣길의 모험이 어째서 한 세대가 지난 지금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사라졌는지 스스로 원인을 찾아보고 느낀 것을 나누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비단 학생의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경제를 살리는 일에도 걷는 사람들, 특히 걷는 학생들의 역할이 막대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설득력을 더했다. 걷는 사람들은 운전자에 비해 지출이 20% 가량 많다고 한다. 걸으면서 많은 자극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자전거 이용자의 경우도 비슷하다. 다양한 도시 환경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도 값지다. 잘 사는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유명한 밴쿠버에서 실시된 한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큰 도시 문제는 가난도 범죄도 공해도 아닌 ‘외로움’이었다고 한다. 사람 간의 연결과 연대 또한 걷는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키스맷의 관찰이다. 고밀도 주거 단지에 걷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할 경우, 주차장, 엘리베이터, 유닛으로 연결되는 단순한 동선 구조가 즉흥적인 만남의 기회를 앗아가고 일종의 수직적 교외 지역vertical suburb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키스맷은 인간이 걷도록 설계된 존재라는 것을 믿으며 도시 또한 그러한 자연적 서식처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걷는 사람의 규모에 맞게 계획된 도시, 그러한 도시가 성장을 추동하는 도시다. 그녀는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전원 도시’ 이론을 통렬히 비판하며 그러한 단순 도식화와 거리에 대한 무지, 위계를 상실한 공간 개념이 완결적인 마을 형성을 저해하고 넓은 면적에 밀도를 흩뿌림으로써 사람과 건물과의 관계 설정을 무력화했다고 설명한다. 차를 타고 다닐 경우, 건물과 거리 사이의 상호 작용이 사라지고 도시적 맥락의 중요성은 현격히 줄어든다. 공원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도시 공해가 증가하며, 대중교통은 낮은 밀도로 인해 실용성이 급격히 줄어든다. 키스맷은 기존의 현대 도시계획이 각각의 토지 이용을 구분하는 것도 문제지만, 실질적으로 건물과 거리 사이가 벌어지고 그 사이의 대화가 단절되는 결과가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가 지적한 ‘거리의 눈eyes on the street’, 혹은 ‘공원의 눈eyes on the park’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녀의 도시 철학인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명제는 ‘보행자 생태계’, ‘보행자 일조권’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던져준다. 토론토를 예로 들면, 최근에 이루어진 성장 중 약 40%가 걷기 편한 작은 면적의 도시 지역에 집중되었다. 사람들의 활동이 있어야 걸을 맛이 나는, 걷기 좋은 도시가 되는데, 사실 명품 건축보다는 서민들의 어설픈 건축 스타일이 늘어선 곳이야말로 가장번성하는 거리였다는 관찰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공적 영역을 무시하는 거만한 건물은 결과적으로 시민의 건강을 해치는 반면,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으로서위치하는 건물은 공적 공간을 보호하고 보행자의 위상을 드높이기 때문이다. 건물은 거리와 대화해야 하며 보행자는 건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거대하고 디테일이 없는 빈 벽으로 형성되는 대형 마트나 호텔 건물이 도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한편, 건축 스타일은 환경 윤리적 측면과도 연결되는데, 지속성, 복원가능성, 시간에 따른 가변성이 높은 재료와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이 장기적으로 도시 폐기물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감하며 좋은 도시를 만든다는 주장 또한 되새겨 볼 만하다. 제니퍼 키스맷은 창조적인 도시계획을 강조한다. 특히 도시계획가는 복잡하고 어려운 도시 문제를 시민에게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 줄 의무가 있음을 역설한다. 본 인터뷰에서는 그녀의 대표적인 소통의 철학이 담긴 혁신 사례들을 간략히 다루어 본다. 이 꼭지를 연재하고 있는 인터뷰어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 오피스를 이끌며 10여 차례의해외 공모전에서 우승했고, 주요 작업을 뉴욕시립미술관 및 소호, 센트럴파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지의 갤러리에전시해 왔다. 저서로 『시티 오브 뉴욕』(공저)이 있다.
    • 최이규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뉴욕지소장 / 2015년02월 / 322
  • [공간 공감] 삼성출판사 공개공지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출판사 사옥에는 정원이 딸려 있다. 이 정원은 사유지이지만, 동네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개공지다. 좁은 골목과 건물만 빼곡할 것 같은 장소에서 만난 뜻밖의 열린 정원은, 공간의 질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사유 공간의 공공적 활용에 대한 이야기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겨울에 방문한 정원이라 을씨년스럽고 황량하기까지 하다. 겨울의 흔적을 통해서 푸르렀을 때의 상황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지만, 다행히 지난 여름에 이곳을 찾았을 때 찍어 둔 사진이 있어서 참고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공간 구성을 살펴보면, 삼성출판사 건물이 안쪽 벽을 맡고 그 좌우는 높은 코르텐 스틸 벽면과 자작나무에 의해 위요되어 있다. 특히 코르텐 스틸의 단순명료한 질감과 과감한 스케일이 눈에 띈다. 이미 만들어진 공간에 대해 호불호를 말하기는 쉽지만, 설계 단계에서 재료와 스케일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는 오랜경험이 요구된다. 입구 주변은 단차를 극복하기 위해 설치된 계단이 둘러싸인 느낌을 주고 있어, 공간 전반에 걸쳐 정원다움의 기본 속성 중 하나인 위요감은 꽤효과적으로 설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곳에 서 있으면 주변 요인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온전하게 ‘내부에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이곳이 과연 공개공지로서 적합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가를 따져볼 수 있다. 공개공지는 건축주가 일정 인센티브를 받고 공공에게 제공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개방성과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며, 다른 사례를 떠올려 보아도 스퀘어나포켓 파크의 형태로 조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욱주는 이 연재를 위해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글쓴이 외에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시립대학교의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했고,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 정욱주[email protected]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2015년02월 / 322
  • 도전적인, 너무나 도발적인 마르틴 라인-카노와의 대화
    토포텍 1Topotek 1의 베를린 오피스에서 마르틴 라인-카노Martin Rein-Cano를 만났다. 그는 그의 작품만큼이나 도발적이고 강렬했고, 그의 오피스는 그의 작품 이상으로 절제된 표면이었다. 즐거움과 에너지로 가득했던 그와의 대화를 옮긴다. 고정희(이하 G): 지난 주말에 한국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아직 여독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뷰에 응해주어 감사하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가? 마르틴 라인-카노(이하 R): 열흘 동안 인도를 경유하여 아시아 여러 나라를 다니고 마지막에 한국에 머물렀다. 젊은이들의 팝 문화의 수준이 대단히 높다고 느꼈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음식이다. 몹시 독특하고 강렬하더라. 각종 김치 종류, 불고기에 미끄러운 홍합 미역국까지 모두 먹어보았다(웃음). 너무 강렬하고 독특해서 좋다 싫다 말하기 어렵다. ‘나중에 집에 가면 익숙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테니까’라는 마음으로 일단 모두 시도해 보았다. G. “집에 가면”이라고 했는데 어디를 말하는가? 베를린? 아르헨티나? 스페인? R. 일단은 베를린을 집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는 유대인이고 어머니는 스페인계 가톨릭인데, 열세살 때 독일로 이주했다. 그래서 독일 개신교에 대해서도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종교적, 문화적으로 좀 복잡하게 섞였다. G. 더 이상 복잡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토포텍 1의 작품을 보면 다원적인 점이 눈에 띈다. 토포텍 1이란 이름을 제공한 토포텍처와 도시 광장이 다르고 공원이 또 다르다. 최근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수퍼킬렌Superkilen의 도시 구역은 대단히 강렬하다. 사회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R. 그렇다. 내 개인적인 출신과 성장 배경으로 인해 다원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은 무신론자이지만 가톨릭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특히 외할머니는 아주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가톨릭은 신비주의적이고 영적인 종교다. 그 반면에 아버지의 유대교나 독일의 개신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어떤 종교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는지나 자신도 잘 모른다. 이렇게 복잡한 종교적·문화적 배경과 이주자라는 사실이 내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많은 것을 동시에 보고 이해하는 다원적 능력이 키워진 것 같다. 내게는 ‘낯선 것stranger’과 ‘이주migration’가 중요한 테마다. G. ‘낯선 것’이라는 테마는 도처에 나타난다. 특히 정원 자체를 낯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매우 독특한 견해인 것 같다. ‘이주자들’이라는 테마의 경우, 특히 덴마크 코펜하겐의 수퍼킬렌 프로젝트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 점은 뒤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우선 토포텍 1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인정되고 있는 ‘표면 전략surface strategy’에 대해 듣고 싶다. R. 표면 전략은 우리 디자인의 가장 핵심이다. 나는 대학에서 처음에 미술사를 공부했었다. 미술사 중에서도 정원의 역사에 관심이 컸고 나중에 정원 문화재 관리사가 되고 싶었다.1 그때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정원으로 답사를 갔던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그 다음 프랑스 정원과 영국 정원을 둘러보았다. 정원의 역사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함을 알게 되었고, 현대 조경에서 역사적 맥락이 사라져간다는 것을 느꼈다. 학문도 좋지만 직접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경학과로 옮겼다. 처음부터 정원의 회화적인 면에 매료되었다. 그래픽적인 것이라고 해도 좋겠다. 예를 들어 바로크 정원의 파르테르, 소위 자수화단이라는 것을 보면 결국 표면에 수를 놓은 것인데, 나는 이를 평면 그래픽으로 이해했다. 영국 정원은 풍경화를 모델로 삼았으며, 현대에 와서는 로베르토 부를레 막스Roberto Burle Marx, 마사 슈왈츠Martha Schwartz 등이 그래픽적으로 작업했다. 거기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학 때 피터 워커Peter Walker와 마사 슈왈츠의 설계실에서 6개월간 실습한 적이 있다. 그때 두 사람이 실험하던 랜드 아트 혹은 대지 예술을 보고 이야말로 예술적인 것과 조경적인 것을 연결하는 교량임을 깨달았다. G. 그렇지만 마사 슈왈츠의 작품을 보면 조경을 공간적인 것으로 다루는 면이 강하다. 그 밖의 모든 사람들도 조경을 3차원의 예술로 파악하고 있다. 당신만은 유독 정원과 경관의 2차원성을 주장한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R. 3차원은 건축의 영역이다. 벽을 세우고 지붕을 덮으면 그 내부에 3차원의 공간이 형성된다. 그 반면에 우리가 하는 작업은 외부의 표면, 즉 2차원에서만 이루어진다. 산, 언덕, 호수, 모두 표면의 일부다. 3차원이 아니다. 지표면은 하늘과 직접 맞닿아 있다. 농담반 진담 반으로 신은 최초의 조경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구 전체의 표면과 지형을 다루는 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조경이다. 어떻게 보면 과대망상증에 가깝다(웃음). 지구 전체를 놓고 본다면 우리 인간은 표면에 붙어서 살며 표면을 통해 우주와 소통한다. G. 그렇다면 표면에 그리는 그래픽은 하늘과 소통하기 위한 기호인 셈인가. R. 바로 그렇다. 예를 들어 페루 나스카Nazca의 지상그림geoglyph을 보면 우리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지표면에 부호를 그려 하늘과 소통했다. 나는 바로크 정원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바로크 정원은 거대하게 비어 있다. 채운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채워진 것들에 집중하지만, 빈 외부 공간에 들어서면 위를 바라본다. 이것이 바로 지붕 덮인 건축의 폐쇄적 속성과 외부공간이 다른 점이며 외부 공간의 매력이자 강점이다. 하늘은 매우 흥미로운 요소다. 볼 것도 많고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이를 체험할 수 있게 하려면 공간을 비워야 한다. 대개는 빈 공간을 보면 채우고 싶어 한다. 빈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지 모르겠다. 바로크 정원의 평면 기하학과 더불어 대형 연못은 하늘을 인지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하늘과 지표면이 닿아 있다는 것을 이처럼 분명하게 증명하는 것도 없다. 평면과 하늘로 압축한 것이다. 20세기의 바우하우스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환원reduction하고 절제한다는 점이 그렇다. 단지 비율만으로 승부한다. 사실상 바우하우스 디자인이나 바로크 정원 모두 ‘비움’이 특징이다. 나는 빈 것에 관심이 많다.
    • 고정희[email protected] /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 대표 / 2015년02월 / 322
  • 창사 글로벌 빌리지 마스터플랜 Changsha Global Village Masterplan
    중국 후난성Hunan Province의 성도인 창사 동쪽에 위치한 글로벌 빌리지Changsha Global Village는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간, 공공 공간, 상업 시설 및 녹지 등을 포함하며, 최대 3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복합 단지다. 대상지는 두 개의 뚜렷한 경계로 규정된다. 서쪽으로는 현존하는 철도선을 따라 자연 발생적으로 자라난 야생 식물이 하나의 녹지축을 이루며 강까지 펼쳐지고, 단지 내의 녹지는 이 녹지축과 연결되어 광범위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대상지의 동쪽에 접한 고속도로는 이 복합 단지가 도시 조직으로 분명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 이 계획은 이러한 대상지의 조건을 극대화하여 창사 글로벌 빌리지가 도시의 맥락 속에서 기능하게 하고 하나의 통합된 정체성을 갖도록 한다. 디자인 개념은 세 개의 영역에 구분되어 적용된다. ‘포레스트 밴드Forest Band’는 서쪽 영역의 개념으로서 두터운 그리드 형태의 식재 기법을 통해 무성한 숲을 형성한다. 포레스트 밴드는 대상지의 다양한 주거 형태를 담아내며 이곳의 자연적 특성을 더욱 강화한다. 중앙 영역은 정원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복합 주거 공간이다. 포레스트 밴드와 복합 주거지인 ‘가든 컴파운드Garden Compound’는 좀 더 자연적이며 평화로운 환경을 제공하며, 다양한 주택 유형이 공동체 내부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주거 환경을 가능하게 한다. Client China Vanke Co., Ltd. Location Changsha, China Area 430,000m2 Planning 2013~2014 Completion 2016 Commission Type Direct Commission
    • TOPOTEK 1 / TOPOTEK 1 / 2015년02월 / 322
  • 하케셔 쿼터 Hackescher Quarter
    독일의 수도 베를린 시 미테Mitte 지구의 중심부에 위치한 하케셔 쿼터Hackescher Quarter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지역 중의 하나다. 한때 가르니손 교회Garnison’ church가 있었던 대상지는 서독과 동독의 통일 이전까지 수년간 사용되지 않았다.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미테 지구는 전쟁으로 파괴된 하케셔쿼터와 같은 곳을 복구하며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하기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디자인은 대상지 주변의 모습을 반영하면서, 색채와 재료에서 변화를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하케셔 쿼터에 사용된 컬러 팔레트color palette는 명암대비가 특징적인 주변 건물의 파사드에서 착안되었다. 대상지에는 이러한 색채 개념뿐만 아니라, 좁지만 높게 열려있는 외부 공간을 강조할 수 있는 재료 팔레트material palette의 개념도 도입되었다. 새로운 하케셔 쿼터에는 화려한 색채감이나 특별한 장식적 요소는 없지만, 세련되고 정제된 질감의 재료가 사용되었다. 주 광장인 리트파스플라츠Litfaßplatz는 아스팔트 포장 위에 새하얀 카펫이 깔려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하얀 광장은 주변 도시와 비교해 낮은 밀도의 공간을 제공하고, 더 이상의 특별한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의 명료함을 보여준다. 인근 기차역과 광장 사이의 소로도 이러한 개념에 따라 어두운 색감의 작은 돌로 포장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Architect Müller Reimann Architects Client IVG Development LLC Location Berlin, Germany Area 5,500m2 Planning 2005~2009 Completion 2011 Photographs Hanns Joosten
    • TOPOTEK 1 / TOPOTEK 1 / 2015년02월 / 322
  • KPM 쿼터 KPM Quarter
    베를린의 샤를로텐부르크Charlottenburg는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상공업 지구로 분류되어 왔다. 이 지역을 따라 흐르고 있는 슈프레Spree 강과 란트비어카날Landwehrkanal 사이에서는 상업·주거 복합 지구가 개발되고 있다. 이 지구 안의 상업 용지에는 새로 들어선 나쉬프NA SHIP(National Association of Statutory Health Insurance Physicians)라 불리는 독일의 의사생명보험협회 건물과 로열도자기팩토리의 독일 본부Royal PorcelainFactory Berlin(KPM, Königliche Porzellan-Manufaktur Berlin) 건물을 중심으로 하나의 도심이 형성되고 있다. 토포텍 1이 제시한 마스터플랜에는 이와 같은 상업 관련 오피스 빌딩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이 마스터플랜에서는 날렵하고 매끈한 형태의 건축물들이 넓은 면적의 대지 위에 들어서고, 이렇게 완성된 건축물에는 다양한 전문 산업 분야의 회사가 입주하게 된다. 외부 공공 공간의 디자인은 이러한 건축 계획에 대응한다. 대규모의 건축물이 차지하고 남은 좁은 길목과 작은 광장들은 평범한 오피스 빌딩 내부에서 볼 수 있는 ‘라운지’를 닮았다. 건물 내부를 외부로 끌어옴으로써, 오픈스페이스의 모습은 더욱 화려해진다. 이러한 틈새 공간들은 공공의 로비foyer가 되고, 입주자들을 환영하고 건물로 이어주는 공간으로 기능한다.건축물과 외부 공간을 이어주는 설계 언어는 정제된 느낌의 재료 팔레트material palette를 통해 구현된다. 광장의 모습은 마치 거친 돌바닥 위에 커다랗고 부드러운 베이지 색의 깔개를 덮은 것 같다. 베이지 색의 화강석 타일은 새 마스터플랜의 주 광장인 헤르베르트-라빈-플라츠Herbert-Lewin-Platz의 경계를 만들고 이 광장에 들어설 공간 구성 요소의 기반이 된다. 동시에 외부공간을 아우르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준다. 광장의북쪽 건물에 있던 카페에 야외 테라스를 조성하여 외부 공간과 유기적 관계를 갖도록 유도했고, 광장 주변의 화분과 쓰레기통을 황동 재질로 제작하여 재료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Architect Heinle Wischer & Partner, Braun & Vogt Architects, Ortner & Ortner Architects, Frosch Samara Architects Client Bavaria Object and Building Assistance LLC, Apo Letting LLC Location Berlin, Germany Area 6,500m2 Planning 2001~2005 Completion 2004, 2006, 2009 Commission Type Competition 3rd Prize Photographs Hanns Joosten
    • TOPOTEK 1 / TOPOTEK 1 / 2015년02월 / 322
  • 마르틴 루터 할레-비텐베르크 대학교 Martin-Luther-Universität Halle-Wittenberg
    독일 할레Halle에 위치한 마르틴 루터 할레-비텐베르크대학교Martin-Luther-Universität Halle-Wittenberg(이하 할레-비텐베르크 대학교)1에 새로운 법학도서관Juridicum Library과 대강당Auditorium Maximum이 들어서면서 이 도심 캠퍼스는 도시 조직과 지형 속에 녹아들게 되었다. 기존의 건축물들은 캠퍼스 내의 외부 공간과 조화를 이루지 못 하고 있었다.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이질적인 특성이 더욱 두드러졌고, 여러 분절된 공간 구성 요소를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이렇게 공간과 건축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구석구석 틈새가 있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던 할레-비텐베르크 대학교의 중심부는 하나의 캠퍼스 광장university square으로 재구성되었다. 광장 자체는 사실상 비어있지만, 할레-비텐베르크 대학교에서 분절되지 않는 유일한 공간이 된다. 이 광장은 캠퍼스 내부를 밀접하게 연결하여 할레-비텐베르크 대학교를 일관성 있고 역사적 의미도 담고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Architect Gernot Schulz Architects Client Ministry of Education Saxony-Anhalt,Gernot Schulz Architects Location Halle(Saale), Saxony-Anhalt, Germany Area 8,100m2 Planning 2000 Completion 2002 Commission Type Direct Commission Photographs Hanns Joo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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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시셰 알리 킨더가르텐 Griechische Allee Kindergarten
    베를린의 쉔바이데Schöneweide 지역에 새로운 유치원을 건설할 당시 외부 공간의 개념을 결정하는 것은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 프로젝트는 새롭게 유치원 건물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화재대피 장치를 마련하려던 계획이 야외 공간의 중심축이자 포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설로 발전한 것이다. 그 결과 탄생한 조형적 성격의 램프는 필수적인 화재 대피 장치의 역할뿐만 아니라, 유치원의 내부와 외부의 놀이 공간을 이어주는 편리한 연결 통로로서의 기능도 함께 담당한다. 덕분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을 비롯한 모든 어린이들이 ‘같은 통로’를 통해 건물과 외부 놀이 공간 사이를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야외 공간의 북쪽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램프는 공간의 영역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한편, 도로와 유치원공간을 확실히 구분 짓는다. 램프를 프로젝트의 중심 요소로 활용함으로써 원래의 정원에서 주변부를 차지하던 공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외부 공간의 효용성을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조형성 강한 램프는 유치원 건물 2층을 정원과 연결시키면서 외부 공간을 두배로 늘려주는 효과를 주고, 원래 소규모 정원을 구성하고 있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램프는 두 개 층을 아우르며 모든 놀이 시설을 한 공간에 모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Architect Behles & Jochimsen Architects Client Borough of Treptow-Köpenick, Berlin Location Berlin, Germany Area 3,600m2 Planning 2004~2005 Completion 2007 Commission Type Competition 1st Prize Photographs Hanns Joo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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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 가이스 네트워크 센터 Bord Gáis Networks Centre
    아일랜드 더블린Dublin에 위치한 보드 가이스 네트워크 센터Bord Gáis Network Centre는 건축물과 이를 둘러싼 외부 경관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대상지를 중심으로 도시 기반 시설, 주거 지역, 그리고 상업 개발 지구가 서로 접하고 있으며, 그 너머로는 농업용 그린벨트가 자리하고 있다. 대상지의 북쪽으로는 M50 고속도로도 지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와 같이 서로 다른 요소들을 융합하여 극적으로 전개시키는 전략을 제시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조경과 건축의 일반적인 관계는 도치된다. 경관과 건축이 서로를 감추고, 또 위장시킨다. 건축물은 옥상 녹화를 통해 경관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외부 공간을 건축물이 둘러싸기도 한다. 콜라주와 기하학을 사용한 옥상 녹화 방식을 통해 푸른 들판과 목축업으로 대표되는 아일랜드의 농업 경관agricultural landscape을 모방한다. 보드 가이스 네트워크 센터의 식재 팔레트는 다양한 질감과 부피감을 보여주는 8가지의 잔디와 관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식재 팔레트는 지붕을 따라 플랜터planter와 기하학적으로 구획된 공간에 적용되어 다양한 그래픽 패턴graphic pattern을 만들어낸다. 높은 빌딩에서 보드 가이스 네트워크 센터의 옥상을 내려다보면, 이 그래픽 패턴은 단순하고 변화 없는 2차원의 휘장insignia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옥상에 설치된 보드워크를 따라 걸으면 이 휘장은 전혀 다르게 읽힌다. 휘장의 점과 선일뿐이었던 라벤더, 황면국santolina, 무어그라스moor grass, 그리고 수상화류fountain grass와 같은 식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또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식물이 만들어내는 그래픽 패턴은 계절이 바뀜에 따라 또 한 차원 다른 모습으로 구현된다. Architect Denis Byrne Architects Client Bord Gáis Networks LLC Location Dublin, Ireland Area 20,000m2 Planning 2009~2010 Completion 2012 Commission Type Direct Commission Photographs Hanns Joo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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