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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서울시 조경상 및 제8회 푸른마을상 수상작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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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설과 공간읽기
2002년 7월 필자는 ‘문학비평을 할 처지도, 또 그럴만한 지식이나 소양도 없다’는 거창한 전제를 걸어놓고 『소설속 공간산책』이라는 이름의 책을 펴낸 바 있다. 그리고 건축을 업으로 하는 입장에서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는가라고 마뜩찮은 표정으로 물어오는 분들에게는 ‘하이브리드로 세상을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 사실 이 말은 토론토대학에서 과학기술사를 강의하고 계셨던 홍성욱 교수의 책 『하이브리드 세상읽기(2003.4, 안그라픽스 출간)』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사용한 변명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소설속 공간산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나 과정은 사실 심각하게 고민하였던 것이 아니라 우연찮은 기회에 인터넷 잡지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고, 그 글을 본 건축계의 지인들이 온라인은 아직도 한계가 있는 것이니 오프라인으로 그 내용을 다시 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정도로 흘려보낸 발언을 필자가 곡해하여 믿었던 때문이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른다.이라고 답을 드리곤 했다. 그리고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나 서현의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혹은 홍성용의 『영화속 건축이야기』 등등의 책들처럼 근대 이후 고립된 전문영역으로 스스로의 위안과 자기논리를 위해 일반 대중과 괴리된 담론을 추구해온 소위 전공분야의 고민과 논리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을 보다 대중적인 것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자위하곤 했다. 그런 까닭에 건축이나 도시설계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공부삼아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동시대의 문화를 현상적으로나마 이해해 본다는 취지에서 틈틈이 읽어왔던 소설을 건축적으로 변환하고자 했음이라고 책의 출간에 대한 이유를 밝혀둔 바 있다. 특히, 작가들의 섬세한 눈과 수려한 문장은 건축가나 계획가들이 만들어내는 일상적인 공간이나 환경을 전혀 다른 입장에서 읽기도 하고 때로는 허구이거나 혹은 사실(facts)이거나 간에 건축가의 작업이나 계획가의 의도와는 다른 새로운 상징이나 기억을 작품속의 공간에 부여함으로써 장소를 만들어가는 그들의 작업에 일종의 경외감을 가지며 주말마다 그들의 글을 읽어오는 일에 흥미를 가지곤 하였다.
우리가 늘상 취식하는 감자가 북아메리카를 원산지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구효서의 라는 작품을 통해 알았고, 송영 선생의 덕분에 전쟁의 참화를 겪은 바그다드의 오랜 역사가 알고 싶었으며, 우다이와 쿠사이가 미군에 의해 모슬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권삼윤이 지은 라는 책을 구해 읽게 되었으니 그게 또 행복이었다. 아침부터 매미소리가 캠퍼스를 가득 메웠던 지난 8월에는 윤대녕의 을 읽으며 경주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수로부인의 설화를 따라잡고 싶어 가족들을 채근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세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십대들의 공간환경 지각과 일상공간에 대한 그들의 세계관을 김영하의 나 정이현의 소설집 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으니 단순히 건축공부 이외의 부산물로 십대에 속한 딸자식 둘과의 이야기 코드를 맞춰보는 기회도 얻었다.
집과 주거공간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비록 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땅에 서구의 주거문화가 이식되기 시작하던 때 석영(夕影) 안석주의 만문만화(漫文漫畵)는 전차에서 종아리를 드러낸 젊은 여자들의 ‘나는 문화주택만 지어주면 일흔살도 괜찮아요’ 조선일보 1930년 1월 12일자 夕影 안석주의 漫文漫畵, 『녀성 푸로파간다-시대가 오면라는 비유를 일컬음으로써 서구의 문화이식에 대한 갈등과 충돌을 얘기한 바 있으며, ‘재산푼어치나 뭉둥그린 제 어머이 덕에 구미歐美의 대학大學 방청석 한 귀퉁이에 앉아서 졸다가 온 친구와 일본 긴자銀座통만 갔다온 친구들과 혹은 A, B, C나 겨우 알아볼 만치된 아가씨와 결혼만 하면 문화주택! 문화주택하고 떠든다’ 조선일보 1930년 11월 28일자 夕影 안석주의 漫文漫畵, 『1931년이 오면』고 세태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일제에 의해 도시조직이 재편되고 당시 집장사들에 의해 지어진 가회동의 한옥과 일본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방계회사인 조선도시경영주식회사가 새롭게 조성한 장충동의 주거지를 당시의 사회상과 더불어 상징적으로 대비시킨 박범신의 도서출판 이룸, 2001년 6월, 26쪽 및 343쪽 참조은 서울의 주거공간 변화과정과 그에 따른 사회의 분파 내지는 갈등을 잘 일러주기도 한다. 또 1966년 신문연재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 모았던 이호철의 세태소설 이 소설은 본래 1966년에 신문연재가 되었던 소설인데 2003년 단행본으로 복간되어 출산되었다. 이소북, 2003년 4월, 324~327쪽는 이미 40년 전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이 왜 굳이 21세기에 다시 출간되었을까를 곱씹어 보지 않더라도 첫 장을 넘기면서 현재형으로 읽히는 매력을 선사하기도 하며, 이 땅에 단지식 아파트의 효시가 되었다고 하는 마포 주공아파트의 풍경과 서민들의 공간 생산양식을 읽어내게 한다. 물론 그 안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도시민의 일상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서하진의 《라벤더 향기》, 문학동네, 2000년 8월, 48~49쪽 참조를 통해서는 실속보다는 치레가 우선하는 우리의 삶터와 함께 치레에 높은 값을 매긴 뒤 분양을 받아 한참을 기다려 실속을 담으면 모델하우스에서의 왜곡된 주거문화의 원인과 경위를 유쾌하지만 씁쓰레한 표정으로 읽어갈 수 있으며, 조정래의 《조정래 문학전집 4》, 해냄출판사, 1999년 6월, 112~113쪽 참조.를 통해서는 1970년대 전반부의 노동운동과 도시빈민투쟁, 국가보위에 관한 임시조치법, 사채동결과 비상계엄령 선포 그리고 이어진 유신개헌 단행 등으로 1960년대 후반기에 지속되었던 고도경제성장이 일시적인 침체기를 맞이하던 때의 풍광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유례가 없는 도시화의 과정속에서 찌들고 피폐해가는 농촌의 모습과 그들의 일상공간에서의 탈출과정 그리고 무작정 상경한 젊은 남녀들을 맞는 도시의 광폭함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떠한 공간환경의 변화를 겪어왔는가는 정도상의 실천문학사, 2003년 2월, 19~20쪽 참조을 통해 짐작하기도 한다.
박 철 수 Park, Cheol Soo ·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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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생태조경 · 녹화대상 공모전 당선작
(사)한국환경계획 · 조성협회에서 주관하는 제3회 생태조경·녹화 대상은 지난 2003년 9월 5일부터 9월 25일까지 접수된 총 22점의 작품을 대상으로 9월 27일 환경부 6층회의실에서 1차심사를 하고, 10월 1, 4, 5일에 2차 현장심사를 거쳐 대상 1작품, 우수상 2작품, 장려상 4작품 등 7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편집자 주-
대상양재천 습지 생태공원· 건축주 : 강남구청(권문용)· 시공자 : 삼성에버랜드(주)(박노빈)· 설계자 : (주)다산컨설턴트(정동원)
우수상 (건축녹화부문)산귀래 동산· 건축주 : 산귀래학사(김경희)· 시공자 : (주)청산조경(홍태식)· 설계자 : 지 · 오조경기술사사무소(이상진)
우수상(생태복원부문)대구 수목원· 건축주 : 대구광역시 수목원관리사무소· 시공자 : 한영종합건설(주)(김진호)· 설계자 : 코리아랜드스케이프(이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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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 사람과 땅이 어울린 이야기 (19) - 12월 ; 생태(生態), 가깝고도 먼 그대
하와이 섬의 생태계
옛날 옛적에 태평양의 어디에선가 바다화산이 폭발했다. 바다 속에서 분출된 마그마는 바닷물과 만나면서 급격히 굳어 바다 한가운데 봉긋한 모양의 섬으로 남았다. 섬에 고인 빗물은 이곳을 지나던 철새들을 쉬어 가게 했다. 이들 철새의 깃털 속에는 뭍에서 묻어 온 식물 씨들이 있는 법이어서 철새가 노닐던 섬 여기저기에 작은 풀과 나무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식물이 자라면서 곤충도 같이 자라기 시작했고 땅위를 기는 포유류도 여기 저기 생겨났다. 비록 뭍의 식물 씨로 시작되기는 했지만 바다로 고립된 탓에 뭍의 다른 지역과는 전혀 다른 이 섬만의 독특한 생태계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되며 자리 잡았다. 이 모두가 하와이 섬이 생겨나고 하와이 섬의 생태계가 자리 잡은 과정이다. 누구의 상상이 아니라 물증에 충실한 디스커버리채널이 재작년 겨울 어느 프로그램에 소개했던 것이니 믿어도 좋을 것이다. 요약한다면, 바다로 격리된 구조 속에서 하와이 섬 태생 고유의 생태계가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얘기였다. 단지 폴리네시아인들이 이 섬을 발견할 때까지 한정되었던 것이긴 하지만.
어느 날 바다를 표류하던 폴리네시아인들이 하와이 섬을 발견한다. 다른 곳에서 살 곳을 찾던 폴리네시아인들의 이주가 시작됐다. 더불어 갑작스런 생태계의 변화가 하와이 섬에서 시작됐다. 이주민을 따라온 여러 생물 종들이 기존의 생태계를 교란시켰기 때문이었다. 섬에 있던 기존 재래종과 이주민을 따라온 외래종과의 혹독한 전투가 시작되고 약한 재래종은 도태되고 사라졌다. 물론 재래종만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섬만의 독특한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외래종들도 자취를 감췄다. 처음만큼이나 또 오랜 시간이 흘러 태생의 원래 생태계와는 다르지만 폴리네시안 생태계란 이름으로 새로운 생태계가 자리 잡고 나름대로의 질서와 규칙 속에서 다시 진화와 발전을 시작했다. 아직도 바다와 격리되어있는 구조는 여전했으므로 하와이 섬의 폴리네시안 생태계는 뭍의 다른 곳과는 전혀 다른 고유의 생태계로 발전했다. 이 폴리네시안 생태계도 매우 오랜 시간을 지속했다. 단지 전 세계의 관광객이 몰려들 때까지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청계천 하류부 - 콘크리트 위의 자연
물론 자연의 힘은 꼭 강원도나 옐로스톤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복원되고 있는 청계천에는 종점부인 마장동의 신답철교에서 청계천이 중랑천으로 합류하는 지점(한양대 인근 살곶이다리가 있는 쪽) 까지 약 2킬로미터가 더 있다. 그러니까 청계천의 최종 하류부가 되는 구간인데, 이 구간은 워낙 복개된 적이 없이 원래부터 열려있었던 청계천의 일부였다. 하천의 제방은 통상 고수부지(高水敷地 ; 간혹 둔치라고도 표현하지만 둔치는 물과 만나는 경사면을 지칭하는 다른 말이라고 한다)를 사이에 두고 위쪽 제방과 아래쪽 제방으로 나뉜다. 위쪽 제방을 고수호안(高水護岸), 아래쪽 제방을 저수호안(低水護岸)이라 부르고 있는데 일본의 하천용어에서 온 듯한 느낌이 짙지만 친근한 우리말로 풀기가 어려워 그냥 적는다. 청계천 하류부의 고수호안이나 저수호안은 모두 콘크리트호안으로 조성되어있다. 보통 최근 조성되는 하천의 경우 저수호안 대부분 자연 친화의 성격이 강하도록 자연석 쌓음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현재 청계천 하류부 호안의 재료는 콘크리트이고 그렇다면 분명 반(反)자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실제 그곳을 가보면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모든 고수호안이 녹지로 덮여 있다. 그래서 당연히 콘크리트호안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가까이 다가서서 풀을 휘저으면 그제야 풀 밑으로 콘크리트 블록이 보인다. 풀만이 아니다. 가죽나무와 갯버들, 수양버들이 자연스레 날아와 자리 잡고 뿌리를 내린 다음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콘크리트 호안블럭이 촘촘히 엮인 틈사이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저 강인한 힘. 콘크리트호안블럭을 비집고 줄기를 틔우고 있는 저 빛나는 생명력. 순간 이건 뭐지 하고 혼동이 온다. 이론대로라면 이건 자연이 아니고 잘못된, 즉 학술적인 용어로 비체계적인 생태계의 비틀린 상황이어야 하는 건데. 그렇지만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이걸 자연이지 않다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이것들이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씻을 수가 없다. 어느 누가 이렇게 열심히 콘크리트 블록을 비집고 자라는 가죽나무와 잡풀을 자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있는지. 이들의 자리 잡음이 사람의 손길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순수하게 자연만이 묵묵히 작업한 결과에 의해서임을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더욱이나.
자연과 문화의 동질적 구조
지난달에 다룬 전통과 이번 달의 주제인 생태는 전혀 딴판의 다른 얘기이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어떤 면에선 둘 사이에 유사한 맥락이 존재한다는 것을 첨언해두자. 사투리의 분화가 그렇듯이 어떤 장소의 문화가 다른 장소의 문화와 달라지려고 일부러 노력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누가 여행을 통해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문화를 접했다고 치자. 자신의 문화와 다르기 때문에 신기해서든 또는 자신의 문화보다 더 발전된 까닭에 돈벌이가 될 것 같아서든 어떤 이유에서건 그 사람은 여행지의 문화를 자신의 고향으로 가져온다. 이때 백이면 백 틀림없이 오차가 발생한다(옛날의 교통수단과 통신수단을 생각해보라). 즉, 문화나 사투리의 차이는 의도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전달자의 실수에 의한 잘못된 전달에 가까울 수 있다는 얘기다. 설사 오차가 발생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되었다하더라도 새로 가져온 문화는 현 장소의 주변 맥락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변하게 된다. 이게 외국문화가 토속문화와 절충되고 정리되는 과정의 본질이다.
하와이 섬의 초기 생태계와 이후 폴리네시안 생태계으로의 발전, 그리고 최종적으로 현대의 하와이생태계로의 변화를 생각해 볼 때, 사실상 새로운 문화의 도입과 전통문화와의 협상 그리고 문화재정립과 발전의 과정은 생태계의 발전과정과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내가 갖고 있는 얄팍한 전통과 생태계에 대한 지식으로 그런 결론을 단정적으로 내리기는 무리가 따르는 일이다. 따라서 전통문화와 자연생태에 관한 내 얘기는 그리 탄탄한 이론적 기초 하에 쓰인 것이 아니니 일종의 발제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하시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사실 나는 개인적으로 늘 일관된 소신으로 자신의 학문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분들을 보면 참 좋다. 서울시립대의 이경재교수님에게서도 늘 그런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분의 입장과 논리가 그냥 자연을 그냥 버려두기보다는 사람의 개입으로(물론 학문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서) 빠르게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나는 다른 생각을 이 지면에서 전하고 있지만 독자들은 꼭 균형을 가지고 이런 얘기들을 생각해 보시기를 부탁드린다.
진 양 교 Chin, Yang Kyo · (주) 토문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무소 부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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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의 도심 재개발지역
- 시나가와(品川), 록번기(六本木), 시오도메(汐留) -
이번에 소개하는 장소는 일본의 수도 도쿄의 재개발지역이다.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되기에 소개해 보기로 한다.
2000년 이후 도쿄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도심지의 재개발 형태이다. 과거에는 재개발 대상인 건축물 하나하나에 대해 즉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던 재개발 아니 재건축이 최근에는 여러 건축물과 그것들을 포함하는 공간 전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바뀌어 진행되게 되었다. 그 결과 공간을 전체적으로 계획하고 다룰 수 있게 된 까닭에, 지금껏 건축물과 건축물 사이에 생겨나던 자그마한 공간들을 모두 합쳐진 오픈스페이스로 만들거나 또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계획안들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이제 막 완성된 시나가와(品川), 록번기(六本木), 시오도메(汐留) 등에서 그러한 성격을 가진 공간들과 만날 수 있었다(모두 도쿄역에서 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지하철역의 이름이므로, 도대체 어떻게 가면되겠느냐 물을 필요도 없이 역에서 내리면 바로 지금 소개되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다).
도심 속의 공간인 만큼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지하, 지상 혹은 2층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층빌딩으로 둘러싸인 공간의 중심부 혹은 여기저기에 오픈스페이스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그곳에서 각 사방의 건물들로 연결되는 통로가 놓여있다. 각 장소의 성격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형태나 쓰임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아주 편안하게 효과적으로 쓰여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던 시나가와를 중심으로 소개해 보기로 한다.
역에서 이어지는 보행로는 재개발지구의 2층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맞은편 건물들과는 구름다리와 지상부, 그리고 지하부로 연결되어 있으며 보행자가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달라진다.
필자 이외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듯한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만큼 느낌이 좋은 공간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지나치게 꾸며지지도 아쉬움이 남는 부족함이 느껴지지도 않는 공간이었으며, 장소에 따라 보행공간이 되기도 근린공원이 되기도 야외카페에 앉아있는 것 같기도 때로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광장에 서있는 느낌을 주는 변화가 느껴지는 장소였다.
최첨단의 인공구조물과 작은 바람에도 살랑거리며 흔들리는 나뭇잎들이 어떻게 하면 잘 조화될 수 있는가를 배울 수 있는 장소라 생각한다. 학교에서 디자인 강의시간에 책에서 그림으로만 보았던 형태들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제가, 디자인 모티브와 형태들이 단계적으로 변화되며 조화되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시나가와에서는 인공과 잘 어울리는 자연을 찾을 수 있다. 건축물들 사이에 공간을 마련하고 자연을 가져다놓은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자연 공간 속에 비슷한 모습과 색깔을 가진 건축물들을 잠시 가져다 놓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안한 장소이다.
도심재개발이라는 동일한 목적으로 고도의 기술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세련되고 거대한 고층건물들 사이에 만들어진 공간의 분위기는 시오도메, 록번기, 시나가와에서 서로, 아주 많이 달랐다. 록번기, 시오도메에서는 딱딱한 공간 속에 푸르름이 드는 자연을 아주 열심히 노력하여 형태를 다듬어 집어넣은 듯한 계획가의 땀과 노력이 보이는 곳이다. 그러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시나가와에 놓여져 있는 녹색공간에서는 자연의 형태도 계획가의 고뇌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녹색물감을 물속에 떨어뜨린 것처럼 흔적도 없이 스며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인위적으로 자연을 단지 배치하는 것, 기교를 부려가며 무리하게 채워넣는 것만으로는 자연스러움이 우러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줄 수 있는 좋은 예라 생각한다. 아울러 도시인들에게 진짜 자연을 쉽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장소가 도심재개발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즐거움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였다.
아주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지는 편안한 공간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공간을 둘러싸고 있던 높은 건축물들의 형태는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10년 혹은 20년 후에 더 편안하고 성숙된 자연이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배현미 Bae, Hyun Mi · 목포대학교 건축조경토목공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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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만남의광장·자연학습장
· 위치 : 서울 광진구 광장동 370번지 일대· 조경면적 : 24,350㎡· 설계 : (주)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소장 김경윤)· 시공 : 수림종합조경(주)(대표 정미순)
개요· 아차산 진입부에 만남의 광장과 자연학습장을 조성하여 이용시민의 만남, 휴게 및 학습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획·설계를 수행함· 만남의 광장과 자연관찰원(자생식물원, 밀원식물원, 습지원) 조성
공간별 구상만남의 광장아차산성 조성 당시 삼국구도의 역사적 맥락과 앞으로의 평화와 발전, 공생을 설계언어로 해석하였으며, 그 중심부는 평화와 공생의 설계언어를 확산되는 원의 형태로 유추하고, 원의 내부에서 외부로 진출하는 형태로 조성하여 미래를 지향하는 진취적인 의미를 담았다.· 자연관찰원자동차 도로가 인접한 주변 환경의 여건을 감안하여 훼손된 생태환경을 복원하기 보다는 학습장 조성을 통한 자연생태의 이해로써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활용한다.생태적 안정을 고려한 자연환경을 조성하고, 친자연적 여가공간이 되며,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생태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자생식물원은 농경지의 원지형에 순응한 형태로 관찰동선 및 포지 조성경사지의 지형을 이용한 노단식 포지에 밀원식물원 조성기존 수계와 계류를 이용한 습지 공간조성으로 다양한 수변식물과 습지식물 및 곤충서식지 제공· 자생식물원주변지역에서 자생하거나 대상 부지의 지역적 생태특성에 적합한 초화류에서부터 목본류까지 자연스럽게 조성하여, 방문객들이 견학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밀원식물원밀원식물을 식재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나비는 물론 나비의 식이식물과 밀원식물을 함께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습지원저습지를 조성하여 습지경관을 연출하며 잠자리 및 다양한 종류의 습지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공간별 계획· 온달마당광장의 주진입부로서 고구려의 기상을 직선과 사선의 공간으로 표현했다.· 화합의 마당설계모티브는 삼국의 통일과 미래지향의 이미지를 평화와 발전, 공생으로 해석하고 이를 원과 원의 내부에서 외부로 진출하는 것을 형상화하여 미래를 지향하고 진취적인 의미를 담아 이용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화합, 평화, 공생, 발전을 기원하는 평면디자인과 막구조 퍼골라, 장식벽, 열주, 화단 등으로 공간을 장식했다.· 자생식물원기존의 경작지에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초화류, 목본류를 자연스럽게 조성했다. 원내에 관찰로와 데크를 조성하여 이용객의 관찰활동이 용이하도록 하고 각 식물군별로 구획·조성하고 안내판을 각각 설치하여 식물명, 생태적 특성 등의 학습활동을 유도했다.· 밀원식물원무덤으로 인해 훼손된 경사지와 농경지 일부지역에 조성하며 관찰로를 설치하여 관찰에 편의를 도모했다. 나비가 좋아하는 밀원식물을 식재하여 나비가 자연스럽게 모여들도록 하고월별 관찰종을 선정하고 구역별로 그 종에 적합한 식물을 식재함으로써 서식환경을 조성했다.· 습지원우천시 물이 모이는 부지내 최하단부를 습지생태원으로 조성하고 습지생태와 곤충들에게 최소한의 영향을 고려하여 목재데크 및 목재관찰로를 조성했다.대상지내 습지의 특성상 소규모이고 점적습지공간으로 육상·공중간 이동이 가능한 생물만이 서식할 수 있어 어류의 도입은 어려우므로 중부지방에서 서식하는 잠자리를 목표로 계절별 잠자리 출현시기를 고려하여 습지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습지 동쪽에 벼를 심어 메뚜기 등의 서식을 유도하고 어린이들에게는 경작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