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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공원에서 즐기는 서울 피크닉
    개막식, 단상을 없애다 지난 10월 3일 여의도공원 잔디마당에서 ‘2018 서울정원박람회’의 개막식이 개최됐다. 2015년에 시작된 서울정원박람회는 노후화된 공원을 정원을 통해 재생하고, 정원 문화 확산과 정원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매년 가을 열리고 있다. 2016년, 2017년에 이어 올해 서울정원박람회도 서울특별시와 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본지가 주관했다. ‘서울 피크닉’이라는 주제 아래 총 95개의 정원이 조성되었으며 정원 문화와 결합된 다양한 전시·문화·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번 개막식은 ‘서울 피크닉’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소풍을 온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높은 단상과 뒷벽으로 구성된 무대 대신 잔디마당 ‘피크닉 스테이지’에서 행사가 열렸다. 목재 팔레트를 세우고 다양한 식물을 걸어 만든 간이 벽이 배경이 되었고, 흰색과 하늘색 천을 걸어 만든 차양막 아래에는 목재 팔레트를 듬성듬성 놓아 객석으로 활용했다. 이상석 조직위원장(서울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은 “‘서울 피크닉’은 화창한 가을, 시민이 설레는 마음으로 정원을 이용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정한 주제”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정원박람회를 만끽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7호(2018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 / 2018년11월 / 367
  • [편집자의 서재] 적당한 거리의 죽음
    취재차 한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였다. 막 입주가 시작된 단지의 정문에는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호의적인 플래카드가, 단지 외곽 쪽에는 인근에 들어설 추모 공원을 ‘결사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해당 아파트가 안산 화랑유원지 인근에 위치한 탓에, 두 현수막은 묘한 대비를 이루며 공존하고 있었다. 도시에 새롭게 들어서려는 묘지, 봉안당, 화장장 등에 적대감을 표출하며 반대하는 모습을 도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지역 이기주의, 초등학교 사회 과목의 주관식 문제에 단골처럼 등장하던 ‘낫 인 마이 백 야드NIMBY’만의 문제는 아닌 듯싶다. 『적당한 거리의 죽음』에 따르면 죽음과 관련된 공간이 홀대받는 현상의 이면에는 죽음을 강하게 기피하는 경향이 자리한다. 돌아보면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죽는 도시에서 죽음을 떠오르게 하는 곳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서울은 기껏해야 종합 병원 장례식장 정도다. 하지만 반대로 현실에는 수많은 형태의 ‘유사 죽음’이 있다. 죽음에 대해 사색한 한 인문학자의 말에 따르면, “사람을 두고는 악착같이 기피되는 ‘죽음’이란 낱말이 사물이나 사람 목숨과 직접 관계없는 현상에 붙을 때는 오히려 심하게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소리가 낮아지는 것을 ‘소리가 죽는다’, 사람의 기가 꺾이는 것도 ‘기가 죽는다’, 음식 맛이 좋을 때도 ‘맛이 죽인다’고 표현한다. 이는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죽음이란 낱말이 극단적으로 기피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역설적 사례”다. 비단 언어 습관만이 아니다. “죽음의 본래적 의미에 대해서는 몹시 터부시하면서도 편리하게 소비 가능한 죽음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감각”하고, “자신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연상 작용은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나와는 상관없는 안전한, 반복 가능한 가짜 죽음”은 흥미롭게 느낀다.1영화나 드라마 속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토론의 장을 벌이다가도, 죽음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꺼려한다. 순수하게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요즘 사는 게 어떻냐’는 사소한 질문에 “죽음이란 무엇인가”라고 입을 떼는 순간, 누군가는 당신에게 조용히 자살 예방 핫라인 번호를 건네줄지도 모른다. 저자는 한 사회가 죽음을 얼마큼 자연스럽게, 혹은 성숙하게 받아들이는지의 정도를 도시와 묘지 간의 물리적 거리로 측정한다. 도시화에 따라 세계 여러 도시 속 묘지들이 점차 도시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대도시에서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파리의 묘지는 추모 공간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휴식처이자 안식처다. 파리 도심에는 여러 개의 공원형 묘지가 있는데, 그중 페르 라셰즈Pere Lachaise는 매년 35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유명 관광지다. 무려 세 개의 지하철역이 연결된 초초초 역세권, 거대한 묘지와 주거·상업 공간이 함께 있는 생경한 풍경이다. 페르 라셰즈는 봉안당과 화장 설비까지도 갖추고 있으며, 더 신기한 건 사람들이 이런 풍경을 익숙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산책을 하다가 조용히 담소를 나누는 곳, 오랜 친구를 만나 간식을 나눠 먹거나 벤치에 앉아 가벼운 탭댄스를 출 수도 있는 곳, 그리고 그 곁에는 죽은 이들을 기리는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는 곳, 파리의 묘지에는 삶과 죽음이 조용히 공존한다.”2파리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죽음을 삶의 일부이자 연장선으로 받아들인다. 한편 서울 도심의 대형 묘지는 개발의 압력으로 추방되었으며, 현재는 동작구의 현충원이 유일하다. 같은 공원형 묘지지만 파리와는 사뭇 다르다. 휴식 차 들르거나 즐겨찾는 곳보다는 견학 장소, 국가적 행사가 이루어지는 엄숙한 공간으로 인식된다. 『적당한 거리의 죽음』은 죽음의 공간을 상실한 서울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파리를 비교함으로써, 파리가 묘지를 도시의 일부로 지켜낸 배경과 한국에서 묘지가 설 자리를 잃는 과정을 면밀하게 살핀다. 저자는 파리처럼 서울 땅에 다시 묘지를 만들자고 하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하면 죽음을 좀 더 가까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점차적인 해법을 고민한다. 지하철역이나 관공서에 작은 봉안당을 두거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추모비를 세우는 등 타인의 죽음을 수용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죽음은 우리에게 등을 돌린 또 다른 삶이다.” 필자가 책의 첫머리에 인용한 릴케의 말처럼, 이 도시에서도 죽음을 또 다른 삶의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날이 올까. 10월 한 달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한 달의 1/3은 서울정원박람회 개최에 여념이 없었고, 1/3은 환경조경대전 수상작을 살피느라, 1/3은 부단히 11월호를 준비하는 날들이었다. 11월호에는 조경계의 큰 두 행사인 서울정원박람회와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 주요 지면을 할애했다. 두 행사의 주제는 조경의 사명 격으로 일컬어지는 ‘도시재생(과 미래의 조경)’, 산뜻한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서울) 피크닉’이다. 하지만 올해로 15회를 맞는 공모전과 이제 명실상부 서울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박람회로 거듭난 행사의 제목으로는 다소 심심해 보인다. 도시적 트렌드와 대중성이 십분 고려된 두 행사의 주제는 조경의 대중적 현주소를 말해 주기도,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는 것 같다. 다음번에는 실험 정신을 발휘해 좀 더 색다른 운을 띄워보는 건 어떨까? 『적당한 거리의 죽음』의 저자는 건축과 도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도시 속에서 감추어지고 기피되는 것들(죽음, 소외, 단절, 범죄 등)을 재해석한 주제도 시도해볼 만하다. 행사는 별 탈 없이 성황리에 진행됐다. 공모전도 예년보다 많은 작품이 제출되었고, 서울정원박람회도(때아닌 태풍이 불어 닥쳤던 하루이틀을 빼고는)선선한 가을 하늘 아래 축제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참, 남들 즐길 때 일한 것이 억울해서 괜히 우울한 주제를 꺼내 든 것은 절대 아니다. **각주 정리 1. 기세호, 『적당한 거리의 죽음』, 스리체어스, 2017, pp.9~10. 2. 위의 책, p.93.
  • [CODA] 대신 남기는 이름들
    올 가을에도 사무실 대신 야외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었다. 장소는 작년과 같은 여의도공원, 2018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린 곳이다. 약 22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여의도공원에서 내가 담당한 곳은 36제곱미터 정도의 땅, 부스 네 개를 이어 만든 종합안내소였다. 크기는 작지만 화장실의 위치나 행사 장소를 알려주는 시시콜콜한 일부터 길 잃은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는 일까지, 방문객이 박람회를 즐기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일을 맡는 곳이다. 엄마를 찾으며 우는 아이가 찾아와도 당황하지 않게 된 무렵, 소풍 삼아 친구 A가 박람회장을 방문했다. 조경은 몰라도 식물은 좋다던 A는 정원 문화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품’이라 불리는 정원에 들어가 앉고, 눕고, 머물다 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짧은 감상을 전했다. 이어 전송되는 박람회장 곳곳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보며, 적어도 박람회장이 시민들의 일상을 환기하는 소풍지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자기 평가를 해봤다. A가 풀어놓은 박람회 이야기 대부분이 너른 잔디밭에서 열린 공연이나 각종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었던 반면, 내 기억 속 박람회의 모습은 꽤 한정적이다. 종합안내소 부스의 프레임 안에 갇힌 네모난 풍경이 주된 장면들이다. 바람에 흔들리며 빗소리를 내던 오로라타프와 그 아래에서 ‘천 개의 마음, 천 개의 화분’(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적은 화분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인데, 선착순으로 진행되어 경쟁률이 치열했다)을 진행하며 진땀을 흘리던 스태프들의 모습. 장장 일주일이나 여의도공원에 머물렀는데 좀처럼 종합안내소를 벗어날 틈이 없었다. 어디 나뿐이랴. 박람회장에 있던 환경과조경 식구 모두 누군가는 가든센터를, 또 누군가는 잔디마당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또 어떤 누군가는 여의도공원 곳곳을 누볐지만 너무 바삐 이동하느라 주변 풍경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곳에 있었지만 각기 다른 장면으로 이 시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박람회가 마무리되던 밤, 거짓말처럼 빠르게 정리되는 행사장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조금 허무해졌다. 짐을 잔뜩 실은 뚱뚱한 트럭이 몇 차례 오가자 일렬로 길게 늘어서 행사장에 활기를 불어넣던 부스들이 단박에 비워졌다. 거대한 크레인의 손길 몇 번에 행사장 중심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던 구조물도 사라졌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옮겨갈 때면 찾아 드는 노래 한 소절이 떠올랐다. 합창 대회, 체육 대회, 동아리 축제 등 각종 행사를 유난스럽게 열던 중학교에 다녔던 시절부터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1을 보는 일은 언제나 낙막하고 조금은 허망했다. 한 달여 들인 공이 잡지 한 권으로 응집되어 나올 때도 기분이 묘한데,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기획해 온 축제가 어떤 물리적 결과물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지는 순간을 지켜보는 마음은 표현할 길 없이 이상했다. 이 묘한 울적함을 느끼는 사람이 나뿐이랴. 행사는 모난 바퀴를 단 수레처럼 굴러간다. 여러 명이 달려들어 온 힘을 다해야 겨우 한 발 앞으로 나갈 때가 있는 반면, 가볍게 밀었는데 바퀴가 신나게 구를 때도 있다. 그리고 그 수레의 뒤편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이 서 있다. 주최, 주관사에 가려져 그 어디에도 적히지 못한 이름들을 이곳에 기록하고자 한다. 박람회가 진행되는 일주일간, 혹은 그보다 더 긴 시간 환경과조경 식구와 동고동락하며 행사를 도운 아래 40여 명의 스태프에게 감사를 전한다. 강서영, 곽명규, 금민석, 김경재, 김단비, 김세진, 김솔이, 김승은,김지웅,김현지,김효중, 남승현, 박도윤, 박성배, 박윤미, 박현우,서한빛, 심민석,심효진, 안해준,오혜지, 윤다은, 이나희, 이상훈,이유성, 이장우, 이재훈,이지선, 잘리예바 누라,장다연, 장성근,정병학, 정태균, 조혜원, 조혜인,최선기, 최예지 이들 중 몇몇은 박람회장의 하늘을 수놓은 오로라타프 제작에 참여했고(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오로라타프에 오색 빛으로 반짝이는 오팔지를 다는 일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몇몇은 행사가 열리기 전 작가정원이 놓일 구획을 표시하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 쓰일 꽃모를 나르는 일을 했다. 박람회 기간에는 ‘천 개의 마음, 천 개의 화분’, ‘스탬프 투어’, ‘해설이 있는 정원 투어’ 등 각종 프로그램을 서포트했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박람회를 즐길 수 있도록 차량 출입을 관리하고 길 안내를 도왔다. 태풍이 불어닥친 날에는 비옷 한 벌과 사다리, 태커tacker로 무장한 채 부스 정비에 나섰다. 일일이 나열할 순 없지만, 이외에도 박람회장 곳곳에서 지쳐도 웃는 얼굴로 끝까지 힘써준 모든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좁은 지면이지만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는 것 같은 재미를 느끼고, 이를 통해 나 같은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기를 바란다. 덧붙이자면 아직 사무실에서는 박람회 후 작업이 한창이다. 행사가 열리는 동안 잔뜩 쌓인 영수증과 씨름하고 있는 장정미 대리, 정산에 필요한 서류를 챙기느라 정신없는 박예림 참여기획자(『환경과조경』 32기 통신원 기장)에게 응원을 보낸다.
  • [PRODUCT] 자동 관수 기능을 갖춘 ‘빗물 화분’ 빗물을 저장하여 자체적으로 수분을 공급하는 친환경 제품
    친환경 제품 개발에 앞장서 온 어스그린코리아Earth Green Korea가 빗물을 이용한 자동 관수 기능을 갖춘 화분을 출시했다. 화분 하부의 빗물 저금통에 빗물이 모이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이 심지를 타고 토양까지 올라가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원리로, 별도의 관리 없이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전력 등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아 고장의 염려도 적으며, 화분 한 개당 여덟 개의 지지 기둥이 있어 사람이 밟고 올라서도 될 정도로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이 화분은 정사각형 모듈로 제작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조립이 가능하며, 화분 표면의 홈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라 누구나 손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빗물 화분을 통해 넓은 면적의 옥상 녹화부터 실내 정원이나 소규모 텃밭까지, 장소나 크기에 구애 받지 않고 나만의 정원을 손쉽게 조성할 수 있다. TEL. 02-858-2970 WEB. www.earthgr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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