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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인트 패트릭스 아일랜드 St. Patrick's Island
    세인트 패트릭스 아일랜드St. Patrick’s Island 개선 사업은 캘거리 이스트 빌리지Calgary’s East Village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 전략의 정점에 있다. 일명 ‘리빙 아일랜드Living Island’라고 부르는 이 계획은 생태계의 활력을 회복하고, 적절히 배치된 커뮤니티 자원과 도시 전역의 레크리에이션 공간을 만드는 자연 경관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한다. 섬의 독특한 도시 환경적 맥락을 고려해서 장소성을 만들고, 섬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서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건조 환경과 자연 요소 사이에 균형과 조화로움을 추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섬의 중심부는 다양한 종이 서식하는 평온한 자연 서식지로 회복되었다. 섬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용도의 보행로는 보우 강Bow River의 불가피한 홍수에 적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유지하면서 캘거리 도심지와 인근 도심을 연결하고 독특한 장소를 만드는 어메니티 기능을 한다. 세인트 패트릭스 아일랜드 125년 전에 세인트 패트릭스 아일랜드와 캘거리 항구는 이 지역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과도기를 거치면서 철로, 고속도로, 산업이 그 주변을 장악했고 섬은 고립되었다. 약 50년 전, 30에이커(약 121,400m2) 규모의 섬은 도심의 주변도 아닌 외진 곳이 되었다. 백 년도 넘는 시간이 흐른 후, 캘거리의 중심에서 거의 잊혀진 이 소중한 공간이 풍부한 어메니티 자원을 갖춘 모든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친화적 공원으로 다시 부상할 준비를 마쳤다. 세인트 패트릭스 아일랜드 재생 사업은 보우 강과 엘보우 강Elbow River의 합류점에 있는 캘거리 항 인근의 다운타운 부동산 연합이 추진했다. ...(중략).... Architect·Landscape Architect W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Civitas Design Team Barbara Wilks, Martin Barry, Scott Jordon, Kate Cella Project Manager Neil MacKimmie, Calgary Municipal Land Corporation Local Architect·Landscape Architect IBI/Landplan Civil Engineering IBI/Landplan Environmental Matrix Solutions Lighting Tillet Lighting Ecological Green Shield Ecology Structural Pavilion Guy Nordenson Associates Structural Local Reed Jones Christoffersen Cost Estimating BTY Group Mechanical · Plumbing Weibe Forest Engineering Electrical SMP Engineering Geotech Stantech Collaboration Artists Jeremy Pavka Industries Construction Manager Marmot Concrete Services General Contractor Marmot Concrete Services Client Calgary Municipal Land Corporation Area 31ac Location Calgary, Alberta, Canada Completion 2015 W 아키텍처 앤드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는 바바라 윌크스(Barbara Wilks)가 1999년에 설립한 건축·조경 설계사무소다. 공간을 창조함에 있어서 건축과 조경의 결합을 강조하고 생태와 어바니즘이 균형을 이루는 것을 추구한다. 뉴욕의 오피스를 기반으로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에 걸쳐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 342호(2016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 W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Civitas / W Architecture and Landscape Architecture, Civitas / 2016년10월 / 342
  • [공간 공감] 연남동 골목길
    연남동과 인연을 맺은 건, 5년 전 사무실을 연남동으로 이전하며 살던 집도 함께 옮기면서부터다. 평소 좁은 골목길을 다니며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연남동은 너무 좋은 ‘나만의 놀이터’ 같은 곳이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골목을 누비고 숨어 놀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른 동네의 아이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연탄재 싸움을 하던 장면도 생각난다. 나뿐만 아니라 골목길은 많은 사람에게 추억거리일 것이다. 골목길은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성과 다변성을 지니고 있고, 이는 궁금증을 유발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로 골목길은 공간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연희동에서 분리된 연남동(延南洞)은 1970년대에 연희동의 남쪽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도시 정비 계획이 잘 이루어져 주택과 주택 사이에 그리 좁지 않은 골목길들이 있다. 연남동 골목길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계기는 ‘경의선숲길’ 조성이었다. 이전엔 경의선 철길로 인해 동네가 단절됐을 뿐만 아니라 소음과 공해도 발생해 좋지 않은 요소로 여겨졌다. 하지만 경의선숲길이 조성된 후 동네는 서로 연결되어 사람들을 소통하게 만들었고, 소음과 공해 대신 좋은 공기를 마시며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게 됐다. 연남동에 오아시스가 생긴 것이다(이곳은 현재 연트럴파크라 불리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주변 주택가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건물을 새로 짓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압구정 가로수길, 혜화동 거리, 성수동, 이태원 경리단길처럼 연남동에도 예쁜 카페와 외국의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섰고, 그 사이사이에 작은 책방과 꽃집이 자리 잡았다. 친구나 가족 혹은 연인이 함께 즐기고 싶은 오감이 즐거운 거리는 금세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부근은 공항철도와도 연결되어 있어 외국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3번 출구에서 이어지는 연남동 골목길 주변의 주택가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많아 외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42호(2016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이 연재를 위해 factory L의 이홍선 소장, 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의 김용택 소장, 디자인 스튜디오 loci의 박승진 소장 그리고 서울대학교 정욱주 교수와 서울시립대학교 김아연 교수 등 다섯 명의 조경가가 의기투합하여 작은 모임을 구성했다. 이들은 새로운 대상지 선정을 위해 무심코 지나치던 작은 공간들을 세밀한 렌즈로 다시 들여다보며, 2014년 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유쾌한 답사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 [칼럼] 광교신도시와 주민의 열망
    한국의 신도시 주택은 대부분 아파트다. 순차적인 분양과 공사 기간을 거쳐 입주 때가 되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신도시로 들어오게 된다. 개인에게 아파트 구입은 평생의 큰 거래다. 당연히 그들에게 신도시 계획과 공사 과정은 크나큰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입주자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관심으로만 끝나지 않고 직접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많다. 조경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조경에 대한 관심과 관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목, 시설물, 포장, 생태 하천, 산책로 등 대부분의 조경 공종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된다. 대개는 개인 단위이지만 정보화 기기의 발달에 힘입어 집단적 관여가 점점 늘고 있다. 입주자가 워낙 많다 보니 그 영향력도 갈수록 커져만 간다. 때때로 항의 방문이나 시위도 하지만 이들의 주된 소통 경로는 인터넷 ‘입주(예정)자 카페’이며 행동 경로는 인터넷 ‘민원 창구’다. 입주자 카페는 인터넷 환경이 대중화된 200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되어 근래의 판교, 파주 운정, 청라, 김포 한강, 광교, 제2동탄 등대부분의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활발히 작동했다. 카페 게시판을 통해 서로 정보와 의견을 나누다가 생각이 일치되면 곧바로 집단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관련 자료를 보면 광교신도시 입주자 카페 게시글의 상당수가 조경과 관련된다. 그중 57%는 호수공원과 생태 하천을 대상으로 쓴 글로,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인 호수공원에 대한 높은 비중과 기대감을 잘 보여준다. 게시글의 42%는 정보 교류 목적이었고, 38%는 공사 과정에 대한 비평이나 평가였으며, 20%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었다. 문제 제기 글에 대한 댓글수가 다른 글보다 1.6배 정도 더 많아 이에 대해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입주자 카페를 통해 확인되고 뭉쳐진 의견은 대개 사업 시행자나 지자체에 민원으로 접수된다. 광교신도시의 조경 민원은 입주 전후로 본격화되었다. 조경 공사를 시작한 뒤 준공하여 공원·녹지를 지자체에 인계할 때까지 약 4년간 조경 관련 민원은 1,000여 건에 달했다. 이 중에는 같은 사안에 대한 수십 명의 집단 민원도 있었고, 한두 명이 비슷한 내용을 하루에 몇 번씩 접수하거나 길게는 몇 달 동안 반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물론 그 모두가 조경에 대한 높은 관심의 증거다. 그렇지만 일부 공원 시설에 대한 혐오와 기피는 조경 시설도 님비 현상의 대상일 수 있음을 경고한다. 화장실과 빗물 저류조가 대표적이다. 화장실은 디자인에 신경 썼음에도 혐오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빗물 저류조는 위생성에 대한 걱정과 함께 지상에 돌출된 환기구가 공원 이용에 불편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판교신도시에서도 같은 문제로 결국 화장실을 최소화했다고 하니 이는 신도시의 공통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혁신적인 디자인 개발과 기술 개발로 풀어야 할, 신도시 조경의 과제다. 물론 입주자의 조경 민원은 원칙적으로 타당한 것이 많았다. 그렇더라도 예산과 공사 기간, 관련 법규 등의 현실적 문제와 설계 개념 및 기능과 맞지 않을 때는 수용하기 힘들다. 상당히 공을 들인 생태 하천이었건만 친수 및 경관에 치중한 나머지 생물 서식처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꽤 가슴을 아프게 했다. 최신의 포장재에 대한 신통찮은 반응을 보니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적정한 공간에 적절하게 표현되지 못하면 ‘듣보잡’ 포장으로 전락하는구나 싶었다. 그 외에도 수질 문제와 기능성에 치우쳐 경관적고려가 부족한 토목 공사 구역의 옹벽에 대한 지적도 꽤 있었다. 입주자 카페에서 많이 얘기되었다 해서 모두 민원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민원은 엄연히 공적 영역이기에 은연 중 자기주장의 공공성을 재고해 보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를테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조경수의 경우 입주자 카페에서는 수종에 대한 주관적 평가와 함께 ‘가격’도 꽤 따지지만 이러한 요구가 그대로 민원이 된 경우는 별로 없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생각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입주자 의견의 공론화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광교 이후에 ‘주민 참여형 조경’을 적극 고려하게 되었다. 행정적인 처리나 전문가주의를 탈피하고 주민의 역할과 참여 폭을 선제적으로 더 넓힌다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그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더 들거나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신도시를 개인들만의 ‘개미굴’이 아닌 ‘공동체’로 만들려면 결국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그 방법의 하나로 경기도시공사는 ‘조경가든대학’을 2015년부터 개설하여 현재 다산신도시 조성에 2년째 적용하고 있다. 입주자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14주 교육 프로그램으로, 공원ㆍ녹지의 공익적 가치와 함께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원 만들기와 그 관리법을 알려준다. 신도시 조경 공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의 자율적인 공원ㆍ녹지 관리 역량을 길러주기위함이다. 저출산ㆍ저성장 시대를 맞아 이제 신도시는 과거처럼 양산되기 힘들다. 지금까지 주택이라는 주거 시설 공급에 급급했다면 앞으로는 주거 공동체와 신도시 문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특히 신도시의 공원ㆍ녹지는 주민들의 일상적 공간이자 문화의장소다. 이 공간들이 주민들의 소통과 공유 경제에 일조하기 위해서 공청보다 공론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
    • 오정학[email protected] / 경기도시공사 경제진흥본부 과장 / 2016년10월 / 342
  • [에디토리얼] 광교의 호수공원에서
    원주민도 아니고 현재의 신도시 주민도 아니고 자주 가볼 기회도 없지만 나는 광교라는 두 글자에 이상하리만치 친근감을 느낀다. 누군가 광교신도시가 참 살기 좋다는 평을 하면 이유 없이 뿌듯하다. 호수공원에서 주말 오후를 보내기 위해 일부러 광교를 자주 찾는다는 지인의 말을 들을 때면 내가 설계한 곳도 아닌데 괜히 우쭐한 마음이 든다. 다른 곳의 아파트 값은 계속 추락하지만 그래도 광교만은 오른다는 부동산 기사를 읽으면 마치 내 재산이 늘어나는 양 즐겁다. 사실 그럴 만한 특별한 인연은 없다. 근 삼십 년 전쯤에 광교호수공원의 전신인 원 천유원지로 몇 차례 MT를 가서 칠흑 같은 밤하늘, 그 침묵의 밤하늘보다 더 짙은 저수지 수면의 고요함을 깨며 부어라 마셔라 디오니소스를 친구 삼았던 게 전부일 뿐. 2008년, 까마득히 잊고 있던 원천저수지의 추억이 되살아난 적이 있다. 경기도시공사의 의뢰로 같은 과의 원로 교수님을 도와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할 때였다. 이십 년 만에 다시 찾은 그곳의 풍경을 묘사하기엔 상전벽해(桑田碧海)만한 말이 없었다. 신도시의 바탕이 될 부지 토목 공사가 이미 끝나 어디가 어디인지 알아볼 길은 없었지만, 그래도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 무상한 감정은 들지 않았다. 저수지만은 그대로였기 때문일까. 공모전의 전문위원을 맡은 그 교수님과 여러 차례 현장을 드나들다보니 대화의 소재가 떨어졌다. 멋쩍은 정적을 깰 겸 치기어린 MT 무용담 몇 가지를 들려드렸더니 교수님은 갑자기 짧은 한마디 추억담을 꺼내놓으셨다. “와이프랑 처음 데이트한 곳이 여긴데.” 왜 하필 이 시골 저수지를 산책하셨는지 그 사연은 기억나지 않지만, 평소의 표정과 달리 교수님의 입가엔 로맨틱한 미소가 살며시 번지고 있었다. 그 후로는 원천유원지나 광교호수공원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도 한 쌍의 남녀가 수변을 행복하게 걷는 영상이 떠오른다. 내가 데이트를 한 것도 아닌데, 매번 남자 주인공은 나다.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생기는 게 아닌가 보다. 아주 짧은 시간이더라도, 아무리 이방인이더라도, 사람과 어느 장소 사이에는 인연이 싹튼다. 이번 달의 광교신도시 특집은 꽤 오래 전에 기획한 아이템이다. 몇 달 전 편집회의 때는 이번에야말로 발로 뛰며 생생하고 입체적인 취재를 바탕으로 지면을 꾸려보자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플랜 B’ 카드를 뽑는다. 계획은 변화에 적응할 때 그 가치를 발휘하는 법, 유연한 계획이 좋은 계획이다.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환경과조경은 유례없는 비상이다. 발행인과 편집장부터 편집부, 디자인팀, 마케팅팀 모두가 ‘2016 서울정원박람회’ 기획과 준비에 총력을 쏟아 붓고 있다. 광교 기획을 조금은 축소할 수밖에 없는 형편. 박람회 프로젝트로부터 ‘스스로’ 면제된 나는 그래도 한번은 현장을 가야겠다는 의무감에 침대만을 친구 삼는 일요일 오후의 소중한 루틴을 깨고 잠시 광교신도시를 걷기로 했다. 상전벽해가 따로 없는 새 도시의 낯선 풍경이지만, 원천저수지는 그대로다. 세련된 겉옷으로 갈아입긴 했지만, 깊고 짙은 수면의 고요함과 넉넉함은, 그곳을 거니는 연인들의 웃음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여느 신도시와 달리 광교에는 생동과 활력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데에는 원천저수지의 잠재력을 잘 살린 호수공원이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치열했던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원천저수지에 새 옷을 입힌 신화컨설팅의 최원만소장과 동료 조경가들은 늘 자랑스러울 것 같다. 짧지만 즐거웠던 광교 산책에서 돌아와 책장 한구석에 처박아놓았던 8년 전 공모전의 설계 설명서들을 다시 펼쳐봤다. 신화컨설팅의 당선작뿐만 아니라 쟁쟁한 여러 국내외 조경가들의 다양한 디자인 해법을 꼼꼼히 다시 살펴봤다. 그때는 동시대 조경의 압축 파일이라 할 만한 그들의 설계 태도나 접근 방식에만 눈이 갔는데 이제야 원천저수지라는 조건 자체가, 장소의 힘이 눈에 들어온다. 이 공모전에 대한 비평문에 나는 어깨에 힘 잔뜩 주고 이런 결론을 적은 적이 있다. “공원에 대한 도시인의 욕망과 수동적…인 공원 사이에 존재하는 등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그것은 빠져나오기 힘든 공원의 굴레일지도 모른다. 라빌레트 공원을 기점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새로운 방식으로 공원을 설계하는 접근이 여러 프로젝트에서 실험되어 왔다. 그것은 설계 자체의 변신을 위한 기획이었다기보다는 ‘다른 공원’을 향한 대안적 시도와 노력이었다. 달라지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첫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광교에서 볼 수 있듯, … 다른 공원의 가치를 실천적으로 제시하는 두 번째 발걸음은 아직 힘들기만 하다.” 취소다. 다시 출판할 기회가 있다면 꼭 수정하기로 마음먹었다. 광교호수공원에는 ‘다른 공원’이 있었다. 중요한 광고 하나 덧붙인다. “정원을 만나면 일상이 자연입니다!”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월드컵공원 안에 있는 평화의공원에서 ‘2016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린다. 월간 환경과조경이 서울시, 환경조경나눔연구원과 함께 정성껏 준비한 이번 박람회에는 작가정원과 주제정원뿐만 아니라 팝업가든 콘테스트, 해설이 있는 정원 투어, 당신의 정원을 디자인해드립니다, 정원에 차린 식탁 등 다채롭고 알찬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많이 오셔서 ‘다른 정원’들을 경험해 보시길!
    • 배정한[email protected] / 편집주간,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 2016년10월 /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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