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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年歌), 시계를 되돌리다’ 展 개최
600년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광화문은 우리에게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광화문 광장의 60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광화문 연가(年歌), 시계를 되돌리다’ 展을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지난 7월 30일 개막을 시작으로 9월 2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광장조성을 계기로 광화문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시계를 되돌려 광화문의 역사와 문화, 국가와 시민의 밀고 당김,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되돌아 보는 ‘세월의 노래(年歌)’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광화문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구성 및 주요작품
전시는 도입부, 5개 존의 본 전시,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는 시대 흐름을 연결시켜주는 이미지 연표, 각 시대 광화문 일대의 공간 구조를 보여주는 모형과 항공사진, 그리고 사진, 영상, 실물 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입부 _ ‘시간역전’에서는 광화문 발굴 지층 이미지를 통해 광화문에 쌓인 600년 세월의 두께를 보여준다.
1존 _ ‘조선의 주작대로’ 육조거리를 거닐다대형 모형을 통해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원형을 보여주고, 한양정도와 육조거리의 형성 및 변천과정을 보여준다.
2존 _ 광화문 사라지고, 조선총독부 우뚝서니일제강점기가 시작된 뒤 1914년 육조거리에는 ‘광화문통’이라는 낯선 이름이 붙었다. 나아가 그 자리에 식민통치의 최초기관이 들어서고 ‘광화문’마저 경복궁 동쪽으로 옮겨 앉자 500년 왕도정치를 실현하던 ‘육조거리’는 조선 사람들을 식민통치 하기 위한 ‘광화문통’이 되고 말았다. 2존에서는 대형 모형을 통해 일제강점기 훼손되고 왜곡된 광화문 풍경을 보여주고, 일제식민정부가 그들의 통치를 선전하고 홍보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3존 _ 전쟁과 혁명…“광화문으로, 광화문으로”36년 만에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해방을 맞았지만, 좌우이념의 대립으로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남한에서는 1945년 9월 7일 미군정이 선포되었으며, 1948년에는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었다. 경성부는 서울시로, 광화문통은 세종로로 다시 태어났다. 3존에서는 이 과정에서 광화문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힘겨루기 장면을 보여준다. 이 시기는 역사의 중심무대로서 광화문의 지역적 특성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다.
4존 _ ‘화려’와 ‘남루’ 사이에서4ㆍ19 혁명으로 막을 내릴듯 하던 독재와 권위주의는 5ㆍ16 군사쿠데타를 거치면서 그 뒤 다시 20여 년 동안 지속됐다. 4존에서는 콘크리트 광화문 복원, 이순신 장군 동상 설치, 세종문화회관 건립 등 경관 변화,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공론의 장으로서 광화문, 그리고 사직골 대머리집 외상장부와 이를 재현한 영상 등이 전시된다.
5존 _ 광화문의 주인은 누구인가88올림픽 이후 조선총독부 철거, 지구의 날, 밀레니엄2000, 월드컵 응원, 촛불시위 등‘국가의 공간’에서 점차 ‘시민의 광장’으로 전이되고 있는 광화문의 모습을 살펴보며, 새로 조성되는 광장이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드넓은‘광장’이 되기를 바라본다.
에필로그 _ 광화문 정경(情景), 우리 삶의 기억월간 포토넷(www.mphotonet.com)에서 기획한 사진 전시회다. 1940~1970년대까지 광화문의 모습을 촬영한 현일영, 이형록, 한영수, 한정식, 주명덕, 전민조 등 6명의 사진작가가 본 광화문의 정다운 풍경들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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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의 숲 2구역
정부, 기업, 시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참여ㆍ생태ㆍ문화의 숲
우리나라 최대의 관문인 인천 영종도(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2746-4번지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평화의 숲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광역시 중구청을 중심으로 일반 시민과 지역주민들에 의해 조성된 곳으로, 지난 2007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0년간, 총 3단계를 거쳐 조성된다. 이 중 1단계에 해당되는 2구역의 준공식이 지난 7월 28일에 열렸다. 1단계, 총 30억원의 사업비 중 산림청 20억원, 인천국제공항공사 9억원, 기업 1억원을 지원받았으며, 계획 및 운영 전반은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참여 및 홍보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행정 지원 및 유지관리는 인천광역시 중구청에서 맡는다.
기업 및 시민과 자원활동가 등의 기부와 조성과정 참여, 봉사활동 등을 통해 조성되는 ‘세계평화의 숲’이 총 면적 452,664.7㎡ 중 247,329.4㎡에 해당하는 1단계, 2구역 공사를 마무리 짓고 지난 7월 28일, 세계평화의 숲 내 관리사무소 앞마당에서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지역 주민과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광역시 중구청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고 현장 라운딩을 통해 공원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상임공동대표인 조연환 대표(전 산림청장)는 인사말을 통해“시민과 기업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세계평화의 숲의 1단계 준공을 축하하며, 앞으로 진행될 2, 3 단계 공사도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향후 세계평화의 숲의 이용과 여러 프로그램 진행을 주도할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세계평화의 숲 사람들’ 1기와 2기의 발대식도 함께 열려 진정한 의미의 시민의 숲으로서 발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세계평화의 숲 조성을 이끌고 있는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숲을 만들고 가꾸어 보다 깨끗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태동한 숲전문 시민운동단체이며, 1998년 창립 이래 죽어가는 숲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숲가꾸기운동’을 시작으로, 현재는 숲문화운동, 도시숲운동, 농산어촌보전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숲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과 주민이 함께하는 ‘참여의 숲’, 생태적으로 건강한 ‘생태의 숲’, 전통과 다양성이 공존하는‘문화의숲’을 추구하고 있는 세계평화의 숲은,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전통숲으로 조성되어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 평화 정착의 염원을 담은 숲이다. ‘공존(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강한 숲 만들기)’, ‘공생(지역주민과 세계인이 함께하는 세계의 숲 만들기)’, ‘조화(향토와 이국이 조화로운 미래형 전통숲 만들기)’, ‘전통(천연기념물 후손목을 가꾸어 전통숲 만들기)’, ‘상징(한국전통의 숲으로 세계의 숲 만들기)’, ‘생태(습지환경보전 건강한 생태숲 만들기)’를 조성방향으로 하여 자연이 살아 숨쉬는 도시숲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07년 11월 세계평화의 숲 조성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으며, 각종 나무심기 행사 개최, 주민한마당(사업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어 2007년 12월 사업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실무협의회를 운영하였으며, 앞에서 언급한‘세계평화의 숲 사람들’이라는 자원활동가를 육성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한 만큼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숲 조성 프로그램’은 지역주민과 시민이 참여하여 숲을 만드는 것으로 봄, 가을 나무심기와 야생초화류 심기 등의 활동을 펼치며, ‘교육 프로그램’은 숲을 아끼고 지키는 활동가를 양성하면서 숲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으로 시민생태강좌와 생태해설가 양성과정으로 나뉘어진다. 또한‘문화프로그램’은 밤의 소리 축제와 각국 동전 벽화 만들기 등의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을 알리고 세계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제공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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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ㆍ강릉
태ㆍ강릉(泰ㆍ康陵)은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동 313-19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약 31만평(1,056,352㎡)으로, 조선 제11대 중종(中宗)의 두 번째 비인 문정왕후 윤씨(文定王后 尹氏)의 ‘태릉(泰陵)’과 조선 제13대 명종(明宗)과 인순왕후(仁順王后)의 쌍릉(雙陵)인 ‘강릉(康陵)’으로 구성되어 있다. 왕릉 조영의 전형으로서의 가치 및 능침, 석물 등의 능의 상설 및 정자각, 비각, 수복방, 수라간, 홍살문 등이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70년 5월26일, 사적 201호로 지정되었다.
造營 _ 문정왕후가 1565년 4월 7일 창덕궁 소덕당에서 승하한 후, 시호를 문정(文定)이라 하고 무덤의 이름을 ‘신정릉(新靖陵)’이라 하였다가 곧 ‘태릉(泰陵)’으로 고치고, 1565년 7월 15일 양주 노원면 대방리 임좌병향(壬坐丙向(북서에서 남동향)) 언덕에 단릉(丹陵)으로 예장하였다. 또한 1567년 6월 28일 명종이 경복궁 양심당(養心堂)에서 승하한 후, 선조 즉위년 1567년 7월 묘호(廟號)를 명종(明宗)이라 하고, 무덤의 이름을 ‘강릉(康陵)’이라 하여 1567년 9월 22일에 양주 노원면 대방리 임좌병향의 금산(金山) 언덕에 조영하였으며, 인순왕후의 경우 1575년 1월 2일 창경궁 통명전(通明殿)에서 승하 후 시호를 인순(仁順)이라 하였고 1575년 4월 28일에 강릉에 쌍릉(雙陵)으로 조영하였다. 한편 태ㆍ강릉은 1565년 조영된 이래로 한국전쟁 당시 태릉의 정자각(丁字閣)이 파손된 것을 1995년 복원하였고, 1970년 재실(齋室)이 낡아 없어진 후 현재 수영장이 위치하고 있으며 태릉선수촌, 육군사관학교가 능역을 잠식해 사용하고 있다.
立地 _ 태·강릉은 불암산(佛巖山(표고 509m))을 주산(主山)으로 하여 남쪽으로 뻗은 능선 허리 해발 50m 부근에 남동방향으로 위치하고 있다. 강릉은 태릉 능침에서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 1km 뻗어나간 남동방향에 능침이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인 묘(卯)에서 맥이 입수3하고 있다. 주변환경과의 관계에서 보면, 태·강릉 일원의 하천으로 서부 저지 한천(漢川)이 남류하며, 서쪽의 우이천과 동쪽에서 서류하는 당현천(堂峴川), 태릉천이 중랑천 수계의 일부를 이루며 지형적으로는 동부 산지, 서부 구릉지의 형태로 태백산맥 철령부근에서 갈라져 서남주(西南走)하는 광주산맥(廣州山脈)의 일부에 잔구성(殘丘性)산지이다. 현재 태·강릉 전면에는 경춘선과 화랑로가 지나가 고있으며, 도로를 중심으로 도시화를이루고있다.
空間構成 _ 1)配置形式태·강릉은 능의 공간위계를 따라 진입공간, 전이공간, 능침공간으로 구분되며, 홍살문, 정자각, 장명등, 상석, 봉분이 공간축을 이룬다. 진입공간은 홍살문 밖의 공간으로, 금천교와 재실(현재 소실되어 사라짐)이 해당되며, 전이공간에는 홍살문과 정자각 사이에 참도, 신도, 어도, 판위, 수복방이 위치한다. 능침공간에는 사초지 위의 봉분 주위로, 곡장, 명등석, 난간석, 혼유석, 망주석, 병풍석, 문석인, 무석인, 석마, 석호, 석양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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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문화가 있는 놀이터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
(재)서울문화재단과 (주)현대건설이 공동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5회 문화가 있는 놀이터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가 지난 7월 31일 수상작을 발표하였다. 2004년부터 시작된 ‘문화가 있는 놀이터’사업은 아이들과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디자인을 적용하여 가족 및 사회 전반에 새로운 놀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서, 이를 널리 확산하여 놀이터를 지역 주민 연계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추후안전검사 기준에 의거하여 전문 디자이너에 의해 실시 설계될 예정이다. 본지에서는 수상작 중 입선 3작품을 제외한 금상과 은상,동상 각 2작품을 소개한다. _ 편집자주
금상 _ 어미새와 아기새허수경, 김혜원(바루)
은상 _ 한글파도놀이 놀이터오승태(O-atelier)
은상 _ HELLOW! DR.SOIL박진구((주)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
동상 _ 도와줘요, 닥터 문어!백남희, 최민영(Playtalk)
동상 _ Nature Harmony of Sound조혜연, 남홍우(경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자세한 내용은 환경과조경 9월호(257호) 160~165쪽을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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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101, 설계를 묻다(8) 재현과 표현: 드로잉과 상상력, 공간의 삼각관계에 대한 추적
질감에서 재현으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성보다는 재료와 인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현되는 재료의 성격을 질감이라고 규정한 흥미로운 논의에 이어 이번호의 주제는 재현이다. 연재의 반이 지나면서 돌이켜보니 스튜디오 101에서 다루는 화두들이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교차하고 마찰하는데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관계에 대한 탐색으로 결말지어진다. 아마 조경 자체가 관계를 다루는 분야여서 그런가보다. 조경설계에서 재현은 자주 쓰지 않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재현이라는 주제는 본질적으로 조경설계의 진행 기작 중 중요한 단면을 다루며, 이 역시 몇 가지의 중요한 키워드들 사이의 관계에서만 논의될 수 있다. 조경설계는 공간을 “도면을 통해” 제시하고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도면들(이 글에서는 넓은 의미로 쓰기 위해 드로잉이라는 말을 쓸 것이다)이 과연 무엇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며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이러한 도면들의 기능과 의미, 그리고 설계과정에 있어서 도면들이 제작되는 방식에 대한 반성적 논의가 궁극적으로는 이번 호에서 다룰 주제이다. 매우 광범위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몇 가지 단락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하자.
재현의 개념
우선 양해를 구해야할 일이 있다. 필진은 연재의 첫 글에서 재현(representation)과 표현(presentation)에 대한 논의가 별도의 주제로 연재될 것임을 시사하였다. 정욱주 교수의 시작글에서 재현은 “설계된 형태의 이면에 있는 설계사고와 이를 표현하는 방식의 적합성”이라 정의되었고, 표현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면화하는 방식과 관행”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운을 뗀 바 있다. 순서를 정하면서 평소에 관심이 많아 재현이라는 주제에 자원하였다. 한참 후 우연히 미학자 진중권의 책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하고 이 두 개의 모호한 화두를 같이 엮어보겠다는 야심찬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유가 이미 있는 것을 재현하려 할 때에는 ”대상과 일치“라는 인식론적 구속을 받지만, 아직 없는 것을 있게 하는 상상력은 그런 구속을 원하지 않는다.”
전후 맥락이 없이는 다소 이해하기 힘들지만, 저자는 현대사회에 있어서 상상력의 혁명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미 있는 것을 표상하는 방식으로서의 재현과 아직 없는 것을 있게 하는 반대기작(presentation)을 대비하고 있다(교묘하게도 저자는 presentation에 해당하는 한국어 표현을 쓰지 않았다). 현실과 가상의 선후관계 여부에 따라 representation과 presentation을 대비하고 있다. 그 특유의 날카로운 언어유희에 현혹되어 두 주제를 같이 엮어보려 했지만, 조경설계에 있어서 재현과 표현의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두 개념 사이의 나선적인 관계를 정리하자는 생각은 과욕이었다. 글을 구상하면서 적잖은 혼란에 시달렸는데, 생각해보니 이러한 용어의 불명확성은 영어단어의 어간이 되는 “present"가 여러 가지 겹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resent"는 사전적 의미를 보면 크게 “현재” 혹은 “존재함”, 그리고 다른 의미로는 “제시하다, 표현하다”의 뜻이다. 앞의 의미가 명사형이 되면 ”presence", 그리고 뒤의 뜻은 “presentation"이라는 명사로 변한다. 또 “present”라는 어간에 다시라는 뜻의 “re”를 붙이면 “represent"라는 단어가 된다. 우리말로 번역한 재현은 포괄적으로 해석하자면 무언가를 다른 방식으로 다시 표현하거나 제시하는 것이다. 세계를 묘사하거나 표현하는 예술분야에 있어서 재현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져왔다.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라는 이념은 사물을 얼마나 잘 묘사하느냐로 예술작품의 우수성을 평가하던 시기의 강한 판단의 준거였다. 사실적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시기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을 해석하여 표현하는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재현의 개념은 당대의 미적 기준에 맞추어 조정되어왔다. 전통적인 의미의 재현은 현실의 사물, 인물, 혹은 사건들이 그림보다 먼저 존재하고 존재하는 무언가를 묘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사생대회에서 보듯 이미 존재하는 멋진 풍경을 어떤 식으로든 화폭에 담아내는 것처럼. 그러나 모든 회화양식이 이미 존재하는 사실들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재현의 대상이 현실이 아니라 이념이나 허구가 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의 풍경식 정원을 가능케했던 18세기의 풍경화이다. 즉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그리는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풍경을 회화의 형태로 그려낸 것이다. 재현의 대상은 현실로부터의 속박에서 벗어나 무한한 상상력과 이념의 세계가 된다. 풍경식 정원은 이러한 풍경화를 그대로 공간화하려는 욕망의 산물이다. 공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공간으로 만들어지는 역과정이라는 측면에서 18세기 영국에서 유행한 풍경화가 조경설계에 있어서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공간과 드로잉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패러독스는 결국 조경설계에 있어서 재현에 대한 논의의 중요한 부분이다. 조경설계의 드로잉은 아직 지어지지 않은 것 즉 허구를 그리는 것이다. 그림이 현실에 선행하여 제작된다. 일반적인 풍경화가 이미 있는 경관을 재현(representation)하는 것이라면 조경설계가는 드로잉을 통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경관을 제시(presentation)하는 것이다. 또한 조경설계는 설계가의 상상력을 공간으로 재현(representation)하여 새롭게 제시하는 것(re-presentation)이다.
개념적인 접근으로 시작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이렇게 다시 생각하자. 이번의 주제는 결국 실제 공간과 그것을 재현하는 드로잉간의 관계를 살피는 것이며, 드로잉을 통해 탐닉되는 상상력에 대해 논의하고, 상상력이 실제 공간과 갖는 상호 유혹적인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즉 이 세 가지 변수들이 빚어내는 삼각구도의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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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학, 아뜰리에 나무(Lee, Soo Hag․Landscape Architecture Atelier Namoo)
인문학적 풍경 01, 이국의 땅에서
시인 정끝별이 이야기했듯 "허수경 시인은 울음 같은, 비명 같은, 취생몽사 같은 시집 『혼자 가는 먼 집』을 낸 직후 독일로 휘리릭 날아가버렸다. 1990년대 초반이었고, 시인의 생부가 돌아가시고 난 직후였다. 동안에, 대책 없는 맨몸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국의 땅에서 고대근동고고학이란 생소한 학문을 공부했다. 독일에서 써내려간 그녀의 네 번째 시집인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문학과지성사, 2005) 말미에는 "고고학적 상상력과 시"(성민엽)라는 제목의 해설이 붙어 있다. 문학을 위해 고고학을 공부했다던 그녀는 이제 다시 문학의 자리로 돌아온 듯하지만, 몸은 아직도 이국의 땅을 딛고 있다. 어떤 인터뷰에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의 형식을 택하는 것"이라며 "삶을 표현하는 다양한 형식 가운데 시야말로 가장 강력한 형식"이라고 말했던 그녀의 글에는 적지 않은 울림이 있었고, 때론 결연함이 때론 처연함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의 『초벌그림을 그리다』(도서출판 조경, 2006)에 실려있는 “고고학적 풍경 02”란 타이틀이 붙어 있던 ‘전곡선사박물관 국제현상설계’ 출품작을 들여다보며 허수경을 떠올리지 못했다. 인터뷰 중에도 허수경이 먼저 생각나지 않았다. 그가 그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녀가 배운 고고학에 대해, 고고학적 상상력에 대해서 언급하자 그제서야 고고학적 풍경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터뷰 때 나눈 허수경에 대한 이야기는 이게 전부였다. 아 그러고보니 그의 가방에 들어있던 그녀의 첫 번째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실천문학사, 1988)가 있었다. 그래도 그날의 주연은 오규원이었다. 그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오규원이 최고라고 했다. 그런데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계속 허수경이 맴돌았다. "나에게 조경은 한 편의 시와 같다"던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기에 오규원의 시로부터 풀어가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독일어도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그야말로 홀연히 독일로 떠나버린 허수경을 생각하며 늘 궁금했듯이, 그에게도 비슷한 궁금증이 생겨서 그랬을까? "갓 배운 언어를 익히면서, 슈퍼마켓에서 산 생필품 꾸러미를 작은 몸으로 끙끙대고 나르면서" 적응한 독일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을 때, 허수경은 어느 인터뷰에서 (독일로 떠났을 때를 돌아보면서) “20대가 저무는 나이였고 그대로 있다간 굳어버리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며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나를 내몰았다”고 했다.
남기준_프랑스 유학 이야기부터 해보고 싶다. 전에 들었거나 전해들은 바를 종합해보면, 입학 통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야말로 무작정 떠났다. 나 같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불어는 원래 잘 하는 편이었나?
이수학_그 어처구니 없음에 대해서는 나 자신도 놀라울 뿐이다. 유학 갈 형편도 아니었고, 실력도, 돈도 없었다. 불어는 유학 떠나기 전 석달 동안 학원 새벽반을 다닌게 전부다. 그 덕분에 프랑스에 도착한 다음 1년 후에야 입학할 수 있었다. 발단은 후배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였다. 미국 유학 준비를 다 끝내 놓고 출국날짜만 기다리고 있던 후배가 그랬다. "선배는 유학 안 가나?" 그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며칠을 몸살을 앓았다. 소금쟁이처럼 쉽게 움직이며 사는 삶에 대해서 늘 이야기했었기에, 가서 굳이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그냥 시간을 보내고 올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철저하게 준비해서 떠난 유학이 아니었다.
남기준_그럼 그렇게 불현듯 홀연히 떠난 프랑스에서의 시간들은 만족스러웠나, 아니면 실망스럽고 힘들기만 했나? 프랑스 라빌레뜨 건축학교와 고등사회과학대학원이 공동개설한 "정원·경관·지역" 데으아(D.E.A.) 학위를 받았는데, 무엇을 배우고 얻었나?
이수학_사실 설계를 배우고 싶어서 떠났는데, 이론만 실컷 배웠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론 다행이다 싶다. 선생님이 모두 다섯 분이었는데, 건축사회학, 지리학, 유럽의 생태, 정원의 역사, 서양에서 경관이란 무엇인가, 동서양 비교 경관론, 설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조경이론들을 배웠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선생님 다섯 분이 모두 자기 책이 있었고, 거기에 자신만의 이론이 담겨 있었고, 그 책이 곧 교재이자 수업의 전부였다는 점이다. 사실 그래서 불어 실력이 부족해도 어느 정도 수업을 따라 갈 수 있었다. 또 라쉬스 교수가 작품을 발표하면 다른 교수들이 그의 작품에 대해 아티클을 발표했다. 그 글들을 모아 펴낸 책도 있을 정도인데, 그렇게 이론과 실제가 끊임없이 만나는 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공고히 다져나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물론 시트로엥 공원을 설계했던 질 끌레망처럼 다른 이들의 작품에 대해서도 의견을 표명하고 글을 발표했다. 그때 거창하게 이론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생각하는 것들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생각들이 나중에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커져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완전히 무작정 떠난 것은 아니고 한 가지를 가지고 갔다. 좀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바로 창덕궁 후원이었다. 학교 다닐 때 한번 갔었고, 유학 가기 바로 전에 친구를 따라서 한번 더 가볼 수 있었는데,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아무튼 정말 너무 좋았다. 그래서 창덕궁 후원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여러 책들을 뒤적거렸는데, 기존의 정원 관련 책에는 내가 원하는 대답이 없었다.
나중엔 아트란띠끄 정원만을 소재로 논문을 완성했지만, 처음엔 창덕궁 후원과의 비교 연구를 주제로 생각했었기에, 프랑스에 있는 동안 끝까지 놓지 않은 연구 주제가 결국 창덕궁 후원이 되었다. 공부를 하는 동안 파리에 있던 한국문화원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그곳엔 영인본 홍재전서부터 시작해서 내가 필요로 했던 기본 자료들이 모두 있었다. 결국 창덕궁 후원에 대한 공부가 조선의 역사로까지 확장되었고, 라쉬스 교수를 비롯 여러 선생님들의 이론적인 안목이 어느새 내게로 전해졌는지, 나중엔 작지만 나름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결과도 내놓을 수 있었다(한국조경학회지에 수록된 “창덕궁 후원의 경관에 관한 소고”). 기존의 책에 원하는 대답이 없다고 해서 과연 내가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국이 아닌 프랑스에서 새로운 창덕궁 후원과 만나게 된 셈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점이 큰 장점이 아니었나 싶다. 지리적 거리가 어떤 사실을 굉장히 객관화시켜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또 프랑스에 있는 동안 '한국은 일본과 중국과는 무엇이 다르냐?' 우리는 공자나 맹자, 노자의 사상을 마치 우리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프랑스인들은 '그건 중국 것이 아니냐'면서, 한국의 사상은 무엇인지 물어왔다. 그런가하면 산수화에 대해서도 중국과 일본, 한국의 차이점을 알고 싶어했다. 그런 상황들 덕분에 프랑스에 있으면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고, 우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는 시도들이 이어졌고, 탁월한 식견이 돋보이는 김윤식의 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옥성 안-바롱의 한국 산수화에 대한 글에서 몇 가지 단서들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정리된 것들이 발표한 논문 이외에 더 있는데, 게으름 때문에 모두 정리하진 못했다. 다시 해야되는데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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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원, 준 콜우드 파크 설계공모(June Callwood Park Design Competition)
준 콜우드(June Callwood)
준 콜우드는 자신을 기념하는 공원이 어떠한 공원이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2007년 82세의 나이로 사망한 준 콜우드는 캐나다의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사회 활동가였다. 언론인으로써 살아온 지난60년 동안 콜우드는 2천편이 넘는 글과 칼럼을 잡지와 신문에 투고했고 여러 편의 책을 저술하였다. 또한 그녀는 저명한 TV 프로그램의 진행자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언론인으로서의 활동보다도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한 것은 사회 활동가로서의 자취였다. 그녀는 사회적 빈곤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왔으며 특히 어린이들과 여성들의 인권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1960년대 후반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디거 하우스를 시작으로, 1974년에는 캐나다 최초의 여성 보호 시설 중 하나인 넬리스를, 1982년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제시스 센터를, 1988년에는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케이시 하우스를 설립하였다. 이외에도 그녀는 크고 작은 50여개의 사회 복지 단체를 설립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평생을 싸워온 그녀에게 "캐나다의 양심," "캐나다의 마더 데레사," "성녀 준"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2005년 토론토시는 그녀를 기념하여 새로이 지어질 작은 공원에 그녀의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하였다.
준 콜우드 파크는 West8의 안이 당선되어 얼마 전 준공된 센트럴 워터프론트의 서쪽에 해당하는 포트 요크 지역에 있다. 이 지역은 캐나다 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 그리고 토론토 시가 2000년도에 계획하여 착수한 워터프론트 개발 사업 중 2단계에 속한 지역이다. 아직 대상지의 주변은 본격적으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토론토 시는 워터프론트 개발 사업과 함께 이 지역이 급격하게 성장하리라 예상을 하고 공원의 부지를 설정하였다. 준 콜우드 파크는 남쪽으로는 12 헥타르 규모의 콜로네이션 파크와 온타리오 호수를 면하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토론토의 중요한 역사적 유물인 포트 요크와 이어져 있다. 남북으로 긴 선형의 이 준 콜우드 파크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원이면서 동시에 포트 요크와 호수의 워터프론트를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토론토 시는 이 공원의 디자인 안을 현상 설계를 통해 뽑기로 결정하고 기본적인 지침 사항을 발표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준 콜우드의 바람에 따라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최종 결선 작품에는 네 개의 회사가 뽑혔다. 토론토의 건축사무소 gh3, 역시 토론토에 기반을 둔 캐나다의 유명한 조경가인 자넷 로센버그(Janet Rosenberg & Associates), 마샤 슈왈츠의 파트너였던 샤우나 질레스-스미스가 독립하여 차린 그라운드와 토론토의 PMA, 토론토의 dTAH와 함께 한 뉴욕의 발모리 어소시에이츠, 이렇게 결선에 오른 네 개의 작품 중 gh3의 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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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흑석 뉴타운 푸른공원 조성 아이디어 공모
서울 동작구청은 뉴타운 개발에 따른 기존 도시모습의 보존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내 노량진, 흑석뉴타운 지구 내 들어설 푸른공원을 ‘과거의 흔적’ 보존을 테마로 하는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노량진 노들나루공원과 흑석 어울공원에 대해 공원 설계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다. 일반부문과 전문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공모에서는 두 공원 모두 (주)전통조경이엔지의 안이 전문부문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본지는 당선작을 소개한다.
노량진 노들나루공원 당선작 _ 노들의 기억을 걷다…: (주)전통조경이엔지설계참여자 _ 대표 박복만, 김경훈, 유원근
위치 _ 노량진 뉴타운 지구 내 | 면적 _ 16,122㎡(폭 30~50m, 길이 600m)
흑석 어울공원 당선작 _ 문화를 담는 삶의 그릇: (주)전통조경이엔지설계참여자 _ 대표 박복만, 김경훈, 유원근
대지면적 _ 12,209㎡ | 조경면적 _ 4,890㎡(녹지율 40.8%) | 도입수종 _ 느티나무, 소나무, 양버들, 메타세쿼이아 | 주요시설 _ 문화복합시설, 빛담길, 기억의 길, 흔적의 길, 빛내림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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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역전근린공원(캠프 홀링워터) 조성계획 현상설계 공모
경기도 의정부시는 미군부대(캠프 홀링워터) 이전 부지를 활용하여 의정부역 역세권 지역에 의정부의 상징성·기념성·예술성 등 창의성이 있는 경관을 보여줄 수 있는 도심형 공원을 조성하고자 현상공모를 시행하고 지난 7월 31일 당선작을 발표하였다. 이에 당선작으로 선정된 (주)동명기술공단+(주)씨토포스+최신현의 안을 소개한다.
당선작 _ 도심 숲 속 행복 찾기: (주)동명기술공단(정주현)+(주)씨토포스(김윤제)+최신현(영남대 교수)설계참여자 _ (주)동명기술공단(정주현 전무, 김종국, 이종원, 김웅범, 김희정)+(주)씨토포스(이대영 소장, 김동원 팀장, 홍광호, 손명보, 정혜령, 정훤용, 김지환, 조민혜, 한승욱, 김현)
디자인 컨셉 _ 도시 속 가장 유연한 땅을 만들다-녹색을 칠하다: 미군기지 터에 새로운 색을 입힌다.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 보다 미래에 더욱 짙은 녹색으로. 그 색은 시간의 지남에 더욱 짙어지고 풍요로운 색으로 성장해 나간다.
-활동을 그리다: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고, 한 발자국 거리의 담 너머로 완벽한 분리와 전혀 다른 모습과 문화로 가득 찼던 이곳에 우리들의 활동을 그려낸다. 자유롭고, 같은 모습으로 우리들의 마당의 모습으로 다시 그려진다.
-녹색 일상을 경험하다: 녹색 대지 위에 펼쳐지는 활동은 나의 이야기이자, 내 생활의 일부가 된다. 내 집 앞마당이 되고, 사람을 만나는 장소가 되고, 일상의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추억의 장소가 된다.
-의정부 도시의 표정을 갖다: 의정부의 새로운 얼굴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 표정은 매 순간 바뀌게 된다. 사계의 표정, 밤과 낮의 표정, 세월의 표정까지 시간과 세월로 의정부 도시만의 표정을 갖게 된다.
-기다림-설레임이 되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도,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도 이제는 설레임이 된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간직한 이곳에서의 기다림과 10년 후의 공원모습을 기다림도 마냥 설레인다.
사업명 _ 역전근린공원(캠프 홀링워터) 조성사업|위치 _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42번지 일원 | 면적 _ 29,000㎡|공원 녹지율 _ 60.2%|시설율 _ 39.8%|건폐율 _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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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 힉스의 인첸티드 포레스트(Ivan Hicks & Enchanted Forest)
정원은 살아서 움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여야 한다. 따라서 살아 있는 정원, 사람의 행위와 관념이 투영되는 정원은 변화해 간다. 정원에 있는 공간과 이에 대한 개념은 발전되거나 새로이 정원 속에 첨가된다. 이러한 변화의 좋은 예로 그룸브릿지 플레이스가 있다. 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고전적인 대저택 중의 하나인 그룸브릿지 플레이스는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1632-1723)의 친구인 필립 팩커의 작품이다. 팩커가 1640년대 유럽여행을 한 이후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아 디자인 한 것으로 주랑과 정원에 있는 정형적인 수로가 이탈리아의 영향을 증명해 주고 있다. 저택은 완공 직후 훼손되었다가 곧바로 1660년대에 찰스2세에 의해서 복원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정원은 이후에 필요에 따라 많은 곳이 첨가되고 확장되었다.
전체적인 정원은 저택을 둘러싸고 있는 정형식 정원과 인근의 숲에 새로이 조성된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 19세기에 만들어진 드렁큰 가든은 셜록 홈즈 소설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가장 좋아 했던 곳으로 소설의 무대이기도 하였다. 정형식 정원을 나와 래버린스를 지나 포도밭을 가로 질러 언덕위로 올라가면 저택으로부터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 아이반 힉스의 인첸티드 포레스트로 들어가는 낡은 문이 나온다. 이 문을 통과하면 바로 힉스의 익살스러우며 매력적인 정원이 시작된다.
인첸티드 포레스트는 길고 어두운 숲길을 지나오면 골짜기에 물길을 따라 여러 주제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 정원이다. 봄이면 블루벨이 만발한 숲길을 빠져나오면 골짜기의 상단부에 고대부터 내려온 아주 오래된 숲을 표현하기 위하여 호주로부터 나무고사리를 들여와 골짜기를 만들었는데 이는 원생적이며 이국적인 느낌을 발산하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골짜기 아래로 이끈다.
골짜기의 양 옆으로 조성된 여러 정원은 인디안의 천막, 집시들의 마차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진 정원과 신화나 신비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일련의 정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에 관한 정원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해신인 넵튠의 조각이 있는 블루 풀부터 시작된다. 골짜기의 물길을 따라 내려오면 힉스의 판타지 정원인 서펜츠 래어를 만나게 된다. 신성한 연못과 신성한 뱀의 이야기를 담은 전설을 표현한 정원으로 아이들의 흥미와 초현실적인 정원예술을 매력적으로 구성해 놓은 정원이다. 이곳의 뒤쪽 숲 속으로는 더블 스피럴이 조성되어 있다. 두 개의 나선형으로 디자인된 이곳은 삶과 자연이라는 상호 교차적인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이 정원을 뒤로 하고 조금 더 골짜기를 내려오면 켈틱의 나무에 관한 신화를 바탕으로 조성된 미스틱 풀이 있다. 물위로 돌출된 동물의 해골과 옹이가 있는 여러 개의 나무뿌리줄기는 우주의 질서에 관한 인식을 표현하고 있으며 검은 물위에 걸린 버드나무가지로 만든 고리와 연못위에 걸린 반짝이는 유리조각들은 미풍에 흔들리며 햇빛을 반사하여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효과를 나타낸다. 힉스는 이곳에서 본인의 정원을 보며 방문객이 인생의 의미를 숙고해 볼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골짜기의 하단부 저수지를 지나면 힉스의 익살이 반영된 거대한 공룡알이 있는 공룡 둥지를 만나게 된다. 윌로우 나무가지로 엮은 서양공룡과 산책로 주변의 벤치를 공룡의 뼈 모양으로 만들어 놓아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공간을 조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