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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수변 랜드마크와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할 제2세종문화회관 여의도공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기획 디자인 국제공모 당선작
    서울시는 8월 21일, ‘여의도공원 (가칭)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기획 디자인 국제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한강 수변 랜드마크이자 대중문화 콘텐츠의 중심인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55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심사를 통해 다섯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은 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밀라케 아티니시(Melike Altinisk)+얼라이브어스의 ‘더 스파크(The Spark)’, 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 문박 디엠피+바이런의 ‘스카이 포이어(Sky Foyer)’,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제2세종퍼포밍아트센터(The 2nd Sejong Performing Art Center)’,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ULD조경설계사무소의 ‘에코우즈 오브 서울(Echoes of Seoul)’, DÜRIG AG+신평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의 ‘더 센터 포 퍼포밍 아트(The Center for Performing Arts)’다. 심사는 대공연장, 중극장, 연습실, 전시장, 교육 시설을 갖춘 문화 시설, 시민과 서울항 이용객을 위한 다양한 집객 시설, 이용자 편의를 위한 지하 주차장 등의 충족 여부,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건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디자인 실현성을 중점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회는 당선작들이 대체로 수변과 공원을 연결하는 동선을 자연스럽게 풀어냈고, 공연 구조와 기능을 통합적으로 해석했으며, 여의도공원의 상징성을 갖춘 설계안을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9월 8일, 서울시청에서 당선작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제2세종문화회관 디자인공모 대시민 포럼’을 개최했다. 당선작 설계자가 포럼을 통해 직접 디자인 계획안을 발표하고 해당 설계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는 선정된 다섯 팀을 대상으로 2025년에 지명 설계 공모를 실시해 설계용역을 수행할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제2세종문화회관의 모습을 미리 엿보고자 당선작 다섯 작품을 소개한다. 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밀라케 아티니시+얼라이브어스, ‘더 스파크’ 수변과 공원을 타원형의 고리 모양으로 설계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단지로 조성했다. 방문객들이 여러 진입 지점에서 다양한 문화 경관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외부와의 통로와 공중 광장을 통해 서로 떨어진 건축물을 여러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한강과 여의도공원을 타원형 다리로 연결한 새로운 형태의 공공 광장으로 역할할 것이다. 중심성과 확산성을 포함하는 동심원 배열: 한강 북동쪽에 위치한 서울항에 도착한 방문객들은 경관 조형물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더 스파크에 다다르게 된다. IFC몰과 더현대 서울을 오고 갈 수 있는 지하 연결 보행로를 계획해 더 스파크로 향하는 보행 접근성을 개선했다. 시민과 소통하는 도시 랜드마크: 공연, 전시, 박물관, 축제,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활기찬 허브로 구상했다. 새로운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을 상징할 뿐 아니라 공공 공간에 대한 주인 의식을 부여한다. 통로, 공중 광장, 전망 보행교에 역동적이면서 눈에 띄는 요소를 추가했고, 복합문화시설의 중심 랜드마크로서 더 스파크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자연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친환경 문화 공간: 에너지 효율, 물 절약, 친환경 자재 사용 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방문객의 쾌적함과 웰빙을 고려한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적용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고려한 점은 건물과 환경 간의 관계다. 건물의 매스, 위치, 방향에 관한 결정은 일사량 제어, 주광 및 자연 환기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다. 건축물 표면에 미치는 태양광과 바람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인공 조명 및 기계 환기 시스템의 의존도를 최소화했다. 기후 조건을 고려해 재료와 식재를 선택하고, 나무 군락을 활용해 그늘을 만들어 미기후 효과를 도입했다. 이는 미적 가치를 향상시킬 뿐 아니라 도시 열섬 효과를 줄이고 생물 다양성의 증진에도 기여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송현동의 기억을 되찾는 실험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현장프로젝트
    9월 1일,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땅의 건축, 땅의 도시’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비엔날레는 서울도시건축관, 서울시청 시민청, 그리고 열린송현녹지광장(이하 송현광장)에서 열린다. 경복궁 인근에 있는 송현광장은 지난 110년간 도시의 외딴섬처럼 닫혀 있던 공간이다. 일제식민지기에는 조선식산은행 사택, 광복 후에는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다가 2022년 10월이 되어서야 꽃과 식물이 심긴 너른 녹지로 개방되었다. 현장프로젝트는 도시적, 역사적, 지리적으로 함의하는 바가 다층적으로 쌓인 송현광장의 공간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도시적 맥락에서 시민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꾀할 뿐 아니라 야외에서만 벌일 수 있는 특수한 방식의 전시를 시도하고, 날씨 변화에 따른 다각적 경험을 의도했다. 현장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사라 큐레이터는 “다양한 파빌리온과 연계 행사를 통해 기억이 없는 땅, 송현동의 장소성을 되찾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축이 되는 작품은 주제전의 일부인 ‘하늘 소’와 ‘땅 소’다. 하늘 소는 주변 산세와 송현동 부지의 관계, 한양의 배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제안된 구조물이다. 계단에 오르면 북한산, 북악산, 경복궁의 배치 관계를 엿볼 수 있으며 익숙한 도심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와 반대로 땅 소는 몸을 낮추어 낮은 곳에서 송현동 부지와 그 주변의 땅의 기운을 느끼기를 유도한다. 주변의 산세를 본떠 작게 만든 것 같은 굴곡진 언덕은 하늘 소와는 다른 높이의 감각을 선사하고, 중앙의 못에는 주변의 풍경이 담긴다.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유형의 파빌리온은 2년간 시민에게 개방되는 송현광장이 한시적 장소로써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일반적으로 파빌리온이나 폴리가 이벤트 장소나 건축적·예술적 설치물 역할을 한다면, 송현광장의 파빌리온은 도시와 송현동이 관계하는 여러 방식을 제안하며 동선을 안내하고, 독립적인 공간으로서 체험적 노드로 기능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서울 마이 노을 한강노을즐김터 설계공모 당선작과 수상작
    지난 9월 4일, 서울시는 한강노을즐김터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안마당더랩(이범수, 오정은, 강현이)의 ‘서울 마이노을(Seoul My Noeul)’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변 노을 특화 공간 조성을 위해 진행됐다. 아름답고 다채로운 한강 노을을 활용해 도시와 한강이 어우러지는 국제적인 감성 조망 명소를 조성하고, 일상 오픈스페이스로 기능하는 동시에 주변의 한강변 보행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설계 목표였다. 나아가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했다. 지난해 진행한 ‘한강 노을명소 찾기 시민 사진공모전’통해 발굴한 6개 권역(망원·난지, 강서, 한강대교 남북단, 반포·잠원, 서울숲·뚝섬, 잠실·광나루)의 노을 명소 20개소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해당 대상지는 시민이 직접 뽑은 노을 명소를 사진 촬영 수, 접근성, 경험 요소(랜드마크·전망), 주변과의 연계성 등 다각도로 분석해 선정됐다. 7월 5일부터 8월 22일까지 진행된 공모의 45개 출품작 중 심사를 거쳐 4개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당선작이 한강노을즐김터의 장소성을 구현하고, 노을만이 아니라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한강의 자연성을 담아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강노을즐김터는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4년에는 한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성과 매력을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당선작, 서울 마이 노을 안마당더랩(이범수, 오정은, 강현이) 서울의 한가운데에서 마주하는 노을과 달. 이들의 만남은 은은한 감성으로 어우러지는 광장을 탄생시킨다. 기존의 뚝섬수변무대를 활용한 서울 마이 노을은 노을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노을과 달을 형상화하여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노을이 서서히 지고 달이 떠오르는 과정을 한순간의 예술로 표현하며, 그 시간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펼치는 활동들이 흐르는 무대가 된다. 음악, 미술, 연극, 걷기, 쉬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곳에서 만나 탄생하고,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한 감상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휴식처로 자리한다. 달의 광장은 조수간만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는 특별한 경관을 만들어 낸다. 물이 차오르면 빛은 원형 광장에 반사돼 물 위를 비추는 노을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한다. 물의 움직임이 노을의 색상을 아름답게 반영하고, 시민들은 물과 노을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순간을 함께 누릴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광장이 아닌 시간별로 변화하는 풍경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장소가 된다. 저녁이 다가오면 시민들은 이곳으로 모여, 서로의 일상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순간을 함께한다. 시민들에게 항상 영감과 위로를 선사하는 도시의 마음과 노을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으로 꾸준히 빛나며 서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디자인을 통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전달한다. 공간을 감싸고 있는 자연 호안의 녹지는 공간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노을전망데크까지 이어지는 무장애 램프를 통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 누구나 이곳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수면에 비친 노을의 아름다운 산란을 형상화한 스탠드는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포착하고, 노을의 빛을 담아내어 특별한 경관을 만들어 낸다. 기존 수변 산책로의 선형을 곡선으로 변경해 자전거의 속도를 줄이고 노을을 즐기는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하는 동시에 잠시 페달을 멈추고 노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 *환경과조경426호(2023년 10월호)수록본 일부
  • [기웃거리는 편집자] 대구에 가면
    한두 시간 수다를 나누면 종종 듣는 질문이 있다. “서울 사람 아니죠?” 그렇다, 서울 사람이 아니다. 고향은 대구광역시로 경상도 사람이다.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상경했고,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서울에서 다녔다. 대구에서 산 세월보다 서울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지만, 서울말을 쓰기 어렵다. 특히 부모님 두 분 다 경상도가 고향이고 그곳에서 나고 자랐기에 경상도 특유의 억양이 남아 있어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나름 서울말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 토박이들과 대화를 하면 단번에 고향이 서울이 아니라는 걸 들키게 된다. 대구 사람인 걸 들키고 나면, “대구는 뭐가 유명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나름 답해 보지만 더 자세한 부분을 물어보면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왔기에 대구는 오래 전 묻어둔 추억 상자 같은 지역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대구는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대도시라기보단 다양한 모양의 주택과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만들어진 정겨운 도시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곳은 지금은 이(E)월드, 83타워로 명칭이 바뀐 우방랜드, 우방타워다. 우방타워는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긴 타워였고, 우방랜드는 매일 가고 싶은 모험의 놀이공원이었다. 이번 호 특집 준비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알고 있던 곳의 숨겨진 면을 발견하기도 하고, 아예 몰랐던 곳을 새로 알게 되기도 했다. 특집을 준비하면서, 가보지 않은, 처음 알게 된 공간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마침 대구에 갈 일이 생겨 이 생각을 실행해 볼 수 있었다(사실 이 지면에 쓸 만한 소재를 찾기 위함도 있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중 “대구에 와서 할 만한 유일한 소일거리는 구도심의 골목길을 걸어보는 것”이라는 최이규 교수의 글(26쪽)을 보고 골목길로 행선지를 정했다. 갈 만한 골목길을 조사하던 중 발견한 근대골목. 대구 중구청에서 진행하는 근대골목 투어의 코스를 참고해 동선을 계획했다. 나의 코스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계산성당-3.1만세운동길. 자동차가 아닌 두 발로 직접 걸으며 느꼈던 근대골목의 풍경을 짧게 적어본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67쪽)에는 고 김광석의 기타 치는 모습의 동상으로 시작을 알린다. 곳곳에설치된 스피커에서는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고 김광석 일생을 담은 벽화를 따라 걷는다. 그곳에서 다시 들은 노래는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 벤치에 한동안 앉아 노래를 들으며 예전에는 공감하지 못했던 가사에 귀를 기울였다. 골목에는 뽑기 게임기가 줄지어 있었다. 지갑에 있던 꾸겨진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고 오백원을 게임기에 넣어 뭐가 나올지 기대하며 손잡이를 돌렸다. 나온 건 맥주 모양의 사탕, 사탕을 입에 물고 계산성당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계산성당은 청라언덕에 있어 짧은 등산(?)이 필요하다. 원래 목조 십자형 건물이었는데 화재로 인해 불에 타 고딕 양식을 활용해 재건축했으며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유럽에서 볼 법한 고딕 양식의 성당이라 그런지 그 위용은 거대했다. 사진을 잘 찍으면 외국에 온 듯 한 연출이 가능하다. 신성한 분위기를 느끼며 내려오는 길에 만난 3.1만세운동길. 이 길은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남녀 주인공이 데이트하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90개의 계단 옆으로 태극기가 휘날리고 벽에는 3.1만세운동 당시 사진이 걸려있다.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와 사진을 보며 치열했던 그날의 함성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짧은 일정으로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잠깐이나마 본 근대골목은 대구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엔 충분했다. 이 글을 쓰면서 ‘○○에 가면’이란 노래가 떠올랐다. 누군가 ○○에 한 지역을 말하면 거기에 있는 볼거리, 먹거리 등으로 이어 달리기하듯 순서대로 노래를 부른다. 대구에 가면이라고 선창하면 얼마나 이어 부를 수 있지 생각해봤을 때, 많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너무 어렸을 때의 기억이라서, 대구에 살던 기간이 길지 않아서라는 핑계를 삼으며 대구를 멀리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다양한 곳을 조사하고 지면에 실으려고 노력했다. 이번 특집의 목표 중 하나는 대구를 한 번쯤 가보고 싶어지게 만들고 여행의 큰 틀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지면도 그 길잡이가 되기를.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빈틈이 있어서 그 부분을 제 상상으로 채워 넣을 수도 있어요
    건물이 모두 사라진 도시는 어떤 모양일까. 디스토피아 영화 속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조차 사라진 도시의 모습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동네 풍경 하면 떠오르는 건 주로 건물들이다. 통유리를 두른 오피스텔, 붉은 벽돌 다세대주택, 시멘트 담을 세운 단독주택, 전단지가 붙은 전봇대와 줄지어 선 불법 주차 차량, 길고양이를 위한 밥그릇들. 나의 동네는 “이름은 청량했지만, 시원하게 트인 하늘을 볼 수 없었던 곳”(14쪽)과 아주 가깝고 환경이 비슷하다. 그래서 나도 조각난 하늘을 보고 산다. 슈퍼문을 보기 위해 옥상에 오르면 아파트에 달이 가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 이리저리 몸을 기울여야 한다. 이따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동네는 어떻게 생겼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알지만 그것이 이어져 어떤 선을 그리는지는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열린송현녹지광장(이하 송현광장)에서는 어렴풋하게 발을 딛고 선 도시의 모양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빈 터를 감추고 있던 4m 높이의 벽을 1.2m로 낮추고 잔디와 야생화로 단장한 송현광장은 주변을 360도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건물 사이에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도시를 감각하게 된다. 축구장의 약 5배에 달하는 넓은 녹지는 서울의 배경이라는 산들이 도시와 어느 정도 멀리 떨어져 있는지, 4차선 도로가 얼마큼 넓은지,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이 얼마나 고불고불한지 새삼 느끼게 한다. 최근 이곳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현장프로젝트 장소로 사용되는 중이다. 취재를 하러 가며, 휴관일이 언제인지 문은 언제 닫는지 확인하지 않은 게 아주 오랜만이었다. 물론 ‘하늘 소’에 오르거나 특정 파빌리온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전시 구조물은 언제든 볼 수 있다. ‘하늘 소’에 오르면 주변 산세와 송현동의 전경을 넓게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땅 소’에 더 마음이 갔다. 도시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언덕의 굴곡이 흥미롭게 느껴지고, 아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그 높이가 좋았다. 언덕 위에 뉘여 놓은 나무줄기 모양의 벤치에 앉으면, 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던 정글짐에 오른 기분이 든다. 마음먹으면 쉽게 올라 적당한 넓이의 땅을 내려다볼 수 있는 다정한 높이. 벤치는 도심 풍경이 담기도록 파놓은 작은 연못을 향해 놓여있지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연못 앞에는 차도와 높다란 빌딩이 있지만, 뒤쪽으로는 넉넉한 녹지가 있고 옹기종기 자란 건물 사이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공예박물관의 끄트머리를 슬쩍 엿볼 수 있는 까닭이다. 송현광장을 떠나며 한 번 더 이곳에 오고 싶다고 느끼게 한 또 다른 매력은 말끔하지 않은 녹지다. 정리되지 않은 듯이 마구잡이로 자란 풀이 허리 높이까지 올라왔다가 바닥으로 축 가라앉기도 한다. 사이사이의 꽃은 심긴 것이 아니라 정말 그곳에서 피어난 것처럼 자연스럽다. 과장을 보태, 꼭 인간이 만든 인공 구조물이 다 스러지고 몇 천 년이 지난 후의 땅을 보는 것 같다. 녹지 사이의 길도 돌이나 데크로 포장하는 대신 야자매트로 덮는 정도로 정돈했다. 비가 오면 물이 고이고 가끔 몸이 휘청거리기도 하지만 걷기에 나쁘지 않다. 벤치도 그냥 툭툭 놓여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야생의 녹지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이 모든 것들은 공원이 아닌 광장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광장이 광장다울 수 있던 이유는 서울시가 임시 개방인 만큼 인위적 시설을 설치하기보다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한 덕분이다. 2024년 말 이후에는 ‘송현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땅이 다시 닫힌다. 같은 녹지이지만 공원의 단정하게 정리된 화단, 수목, 깔끔하게 포장된 길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기게 될 테다. “글은 좀 더 날 것의 느낌이 나고, 빈틈이 있어서 그 부분을 제 상상으로 채워 넣을 수도 있어요.”(100쪽) 박영석의 말이 떠올라 아쉬워졌다. 공원과 광장이 다르다는 걸 다시 느꼈다. 이 틈새를 가능성의 땅으로 좀 더 오래 두어도 좋을 것 같다. 가능하다면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누구나’에 포함되지 못한, 계단과 가파른 언덕을 오를 수 없는 이들도 모두 편히 오갈 수 있는 공간으로. 엘리베이터 같은 간단하고 낭만 없는 해결책보다는, 더 완만하고 비스듬한 경사를 놓는 따뜻한 형태로.
  • 사람과 도시를 숨 쉬게 하는 친환경 점토벽돌 천연 흙으로 만든 고강도 벽돌
    열대화 시대를 앞둔 지금, 건강하고 쾌적한 도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속가능한 보행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벽돌 전문 기업 ‘삼한씨원’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통해서 건강한 도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점토벽돌은 산업 폐기물 대신 황토, 점토 등 천연 흙으로 만든 친환경 벽돌이다. K마크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7대 유해 물질이 검출되지 않을 만큼 친환경적이다. 점토벽돌은 디자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벽돌은 천연 원료 배합만으로 150여 종의 자연스러운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다채로운 색상의 벽돌을 공간에 활용하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대규모 공간에는 벽돌 자체에 무늬가 새겨진 SH6005 토미버디칼플러스보도를 활용하면 단조로운 디자인에서 벗어난 연출이 가능하다. 점토벽돌의 특징 중 하나는 높은 내구성이다. 삼한씨원의 점토벽돌은 업계 단체 표준보다 높은 압축 강도를 기준으로 제작된 고강도 벽돌이다. 겨울철 동결 융해 저항성이 뛰어나며, 여러 충격에도 잘 깨지지 않아 100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열을 받아도 표면 온도가 높게 오르지 않아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쾌적한 보행 환경을 조성한다. TEL. 1599-9989 WEB. www.ebri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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