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돌 맞은 여름조경학교
(사)한국조경학회(회장 임승빈)가 여름조경학교를 개최해 온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여름조경학교는 졸업을 앞둔 조경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무적인 교육을 시킬 목적으로 10년 전에 처음 시작되어 현재는 행사의 규모와 내용적인 면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상당히 확장된 영역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화, 예술, 환경, 설계이론, 미학, 조경비평 등의 다양해진 주제의 특강이 이루어지며, 스튜디오의 운영으로 참가 학생들 모두가 직접 설계 프로젝트도 수행하게 된다. 건축, 도시 등 타 분야의 전문가, 조경분야의 유명한 학자와 능력있는 설계사무소 소장들이 직접 교육에 참여하여 질 높은 교육이 진행된다. 무엇보다 조경업의 현실에 대해 서로 다른 학교, 다른 회사, 다른 직위의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와 고민을 나눌 수 있고, 각 설계사무소의 특징을 미리 탐색할 수 있어 취업을 결정하는데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약하지만 같은 졸업 기수 간의 만남과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회를 거듭할수록 조경계의 전국적인 정보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올해도 특강, 스튜디오 강좌, 투어 등 다채로운 교육이 진행되어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교장을 맡았던 김한배 교수(서울시립대)는 "도시인프라와 도시경관이라는 주제를 통해 흔히 조경의 주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는 도시인프라를 도시경관의 관점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조경과 도시인프라의 접점을 찾아가고자 했다"며 "지금까지 다른 분야의 영역으로 알았던 것을 조경의 시각으로 다시 보고, 조경의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것이 올해 여름조경학교의 취지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매년 참신한 주제설정과 알찬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이 행사를 발전시켜온 원동력이다.
그러나 설계·계획분야로 한정된 교육 프로그램은 아쉬운 점이다. 물론 현재 조경학회의 인력과 재원으로는 시공분야의 교육을 진행하기가 매우 힘든 점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시공 프로그램에 대한 계획이 제시되고, 점차 실천이 구체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름조경학교를 준비·운영하는 체제가 안정화되어 있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조경학회 내에 이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서 이를 총괄하는 교장에게 역할과 책임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것은 매년 기복이 심하지 않은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힘든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로 보인다.
여름조경학교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좀더 많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조경인들의 창의성이 만발할 수 있는 조경인의 축제로서, 또한 새것에 민감할 줄 아는 조경학의 역동적인 수원지로서 도약해 나가길 바란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여름을 날려버린 서초 IC 분수대
· 공사발주처 :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 공사기간 : 2002 12. 9 ∼ 2003. 7. 15
· 분수 설계 및 설비 : (주)신성건설 / 동서코퍼레이션(주)
· 전기공사 : 경인전력공사
· 조명 : (주)샘라이팅
· 사업비 : 8억 7천만(분수 : 6억, 전기 2억 7천만)
사람이 살지 않는 곳. 그래서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 그런 곳은 지저분하게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거나 공사자재들이 어지럽게 적재되어 있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지자체 이후 그런 장소들은 꾸준히 미화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대부분이 녹색의 옷을 입었다. 예전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고 관리도 매우 잘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시민들의 눈은 단순한 녹색에 지치기 시작한 듯 하다. 낡은 곳을 단순히 한가지로만 색칠을 한다면 그곳은 오래지 않아 다시 낡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설계가가 마법을 부려 의미 충만한 장소성이 자리잡거나, 생태적으로 매우 건강한 자연이 꿈틀대는 것이 힘들다면, 적어도 녹색만으로는 부족했던 몇%를 고민해 보자.
서울의 관문인 경부고속도로와 남부순환 도로가 교차하는 서초 I.C 녹지대에 7월말 경 분수대가 하나 세워졌다. 이곳에서는 지난 7월 24일 서초구청장, 초청시인, 그리고 지역의 주민들이 모여 준공 기념행사를 가졌다. 녹지대 위에 비교적 규모있는 분수대를 만나게 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람들의 눈이 좀더 다른 무언가를 간절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더위야 물러가라
이곳은 공사 전에는 단순 녹지대였으며, 공사를 하면서 이곳에 식재되어 있던 이팝나무 12주를 비롯하여 관목 등이 분수대의 주변으로 이식되었다.
공사 후에는 분수를 가동하기 위해 모터펌프 5대가 돌며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이 분수를 위해 지하수가 새로 개발되기도 했다. 최고 높이 30m나 되는 분사 노즐이 4개가 박혀있으며, 15m가 20개, 1.5m가 32개가 설치되어 있어 총 106개의 분사노즐이 하늘 높이 물을 뿜어내고 있다. 그리고 1개소당 7개씩 총 700개의 안개노즐도 분수의 환상적인 연출을 돕고 있다. 분수대 주변으로 동선은 있으나, 사방에 도로가 포위하고 있는 위치적 특성 때문에 사람의 접근성이 떨어져서인지 휴게시설물은 놓여있지 않다. 차를 타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분수를 향해 보내는 미소가 이번 공사의 목적이 가로 경관개선의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저녁이 되면 129개의 수중등과 4개의 투광등의 도움을 받아 화려한 야경을 선사한다. 이곳을 지나쳐 서울을 방문하거나 떠나는 사람들은 야간 조명과 분수의 절묘한 조화를 감상하며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그리고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8시부터 9시까지
하루 세차례 물을 뿜어대고 있으며, 일년 중에는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가동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온통 녹색만으로 바닥을 칠한 듯한 녹지대는 이제 재미가 없다. 우량한 나무들이 새들과 노래를 부르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공간을 만들거나, 비록 좁은 공간이라도 가능한 한 다이내믹한 경관을 만들기 위해 몇%만 더 관심과 노력을 지속해 가길 바란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