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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모임이 틔우는 공원에 대한 큰 상상 밸류토크, ‘공원이 주는 가치’
    “도시숲에 대해 관심이 많다. 공원에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차에 모임에 참석했다.” “서울시인대학에서 시를 쓰고 있는데 숲, 공원, 환경이 주는 치유의 힘을 시로 써보고 싶다.” “협동조합원들이 겪는 경영상의 문제를 컨설팅하면서 서초구에 있는 양재시민의숲 인근의 사회적 기업들과 마을 사업을 하는 분들을 만나고 있다. 공원에 대해 배우고 교류하고 싶다.” “공원에서 놀이마당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서 공원시설과에 문의했더니 필요한 서류도 많고 과정도 복잡했다. 시민들이 어떻게 하면 공원을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을까 묻고 싶어서 왔다.” “양재시민의숲에서 작년부터 작은 음악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의숲이 재조성 된다고 해서 공원이 어떻게 바뀔까 궁금하던 차에 모임에 참석했다.” 20명 남짓이 모인 작은 모임. 하지만 그들이 모인 계기와 공원에 대한 꿈은 다양하고 원대했다. 지난 3월 31일 서울시 서초구 밸류가든에서 밸류토크 ‘공원이 주는 가치 1’이 열렸다. 밸류토크는 다양한 삶의 방식과 잊고 있었던 가치에 대해 영화, 책, 사람 등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밸류가든에서 진행하는 모임이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1989년 조성된 이래, 근 30년 만에 재조성되는 도시숲 공원인 시민의숲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듣고 공원의 미래를 함께 그리기 위해 ‘공원이 주는 가치’를 밸류토크 시리즈로 기획했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소장이 ‘공원의 시작’에 대해, 정용숙 생명의숲 사무국장이 ‘공원의 생태적, 문화적 가치’에 대해 발제했다. 진화하는 공원, 성장하는 공동체 김연금 소장은 공원의 기원부터 현대의 공원까지 공원의 발전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과거에는 ‘도시는 악, 공원은 선’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의 공원은 도시의 인프라나 조직에 스며들어 새로운 도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용숙 사무국장은 도시의 공동체적 기능을 회복시키는 공원의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으로 마을마다 ‘마을 숲’이 있어서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휴식처 역할을 했다며 오늘날의 도시에도 현대적인 개념의 ‘마을 숲’, 즉 공동체 기능을 회복시키는 공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용숙 사무국장은 “사실 서울시에서 공원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을 너무나 잘 하고 있지만, 소박한 아이디어라도 시민들이 함께 기획하고 실행해볼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차려놓은 밥상에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원을 ‘도시 속에서 만나는 나의 정원’이라고 생각하고 직접 만들어가야 공원에 대한 애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모임, 큰 상상 참가자들의 자기 소개로 시작한 이날 모임은 자유분방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발제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2~4명씩 조를 이뤄 본인이 생각하는 공원이 주는 가치와 시민의숲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 어떤이는 공원 재조성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업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고, 어떤 이들은 공원의 심리 치유 기능을 활용하고자 했으며, 어떤 이들은 도시숲의 야생성과 생태적 가치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정용숙 사무국장은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는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다양해서 자칫하면 서로 요구사항만 늘어놓다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시민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공원의 상황이나 공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시민들의 요구가 단순히 민원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오순환 푸른도시국 공원조성과 과장은 “조그만 소모임이지만 시민들의 손으로 직접 공원을 바꾸는 가치 있는 모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 환경과조경 32기 통신원 간담회 전국 36개 대학교에서 70여 명 참석
    지난 4월 9일 그룹한빌딩에서 ‘환경과조경 제32기 통신원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전국 36개 대학의 32기 신임 통신원과 지난 한 해 동안 활발히 활동한 31기 전임 통신원, 통신원 OB 모임인 ‘아라리’ 선배 통신원, 환경과조경 임직원 등 약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는 남기준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임직원 소개 및 발행인 인사말, 전 기수 우수통신원 시상, 임명장·기자증 수여, 박명권 발행인의 특별강연, 오리엔테이션 및 기자교육, 31기 통신원 활동 발표, 32기 신임 통신원 1분 스피치, 기장 선출 등이 이어졌다. 우수통신원 시상에서는 전국 기장을 맡아 한 해 동안 다양한 행사를 열정적으로 이끈 백규리 경희대학교 통신원이 우수통신원상을 수상했으며, 조소연 한경대학교 통신원과 박성민 전남대학교 통신원이 각각 우정상과 우수기사상을 받았다. 박명권 발행인은 ‘조경은 과학인가, 예술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현대 조경의 변천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 후 “조경은 과학적이기도 하지만 예술적인 특성도 갖고 있어, 젊은 조경가들이 다양한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분야”라며 조경학과 학생들이 전공에 보다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오리엔테이션과 기자 교육을 담당한 남기준 편집장은 통신원 제도의 운영 배경과 취재 범위, 기사 작성 요령등을 소개해, 통신원이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백규리 전임 기장은 31기 통신원이 진행한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플레이 포 안산Play for Ansan’과 서울정원박람회 서포터즈 ‘그린핑거스Green Fingers’ 1기 활동이 바로 그것으로, 특히 ‘그린핑거스’ 활동은 환경과조경 통신원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활동으로 신임 통신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린핑거스는 제1회 서울정원박람회 당시, 학생기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온·오프라인 홍보는 물론 박람회 현장에서 시민들의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개최하여 주최측과 관람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백규리 기장은 그린핑거스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 꽃 피는 서울’ 유공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김도훈 선배 통신원은 ‘아라리’의 2기 출범을 선포했다. 2기 회장은 김도훈 안산희망마을만들기 사업단장이, 총무는 윤호준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이 맡게 됐으며,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원덕희 디에이치 조경 부장이 맡았다. 김도훈 회장은 “32기 통신원이 된 것을 환영한다. 올해 새롭게 출범하는 아라리 회장단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보자”며 신임 통신원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1분 스피치 이후 진행된 기장 선출에서는 전국 기장으로 박예림 가천대학교 통신원과 설윤환 단국대학교 통신원이 선출됐다. 서울·경기지역은 신채영 서울대학교 통신원과 이선균 서울시립대학교 통신원, 강원·충청지역은 김혜수 강원대학교 통신원과 주영석 배재대학교통신원, 영남지역은 권도형 영남대학교 통신원과 신수경 동아대학교 통신원, 호남지역은 김강산 순천대학교 통신원과 김은솔 전남대학교 통신원이 선출됐다. 환경과조경의 통신원 제도는 전국 각 대학 및 지역의 조경계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조경학과 학생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85년에 처음 신설되었으며 지금까지 40여 개 대학교 총 981명이 통신원으로 활동했다. 이번에 선발된 32기 통신원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가천대학교 박예림, 강릉원주대학교 김미경, 강원대학교 김혜수, 건국대학교 이하나, 경북대학교 박정연, 경희대학교 김지호, 계명대학교 정다솜, 고려대학교 이정철, 공주대학교 김우리, 단국대학교 설윤환, 대구대학교 김수진, 대구한의대학교 조명지, 동국대학교 최유라, 동신대학교 국승철, 동아대학교 신수경, 배재대학교 주영석, 부산대학교 김소현, 삼육대학교 김현지, 상명대학교 박소연, 서울대학교 신채영, 서울시립대학교 이선균, 서울여자대학교 김다영, 순천대학교 김강산, 신구대학교 허강일, 영남대학교 권도형, 우석대학교 김승은, 원광대학교 변강현, 전남대학교 김은솔, 전북대학교 이중주, 중부대학교 권기덕, 천안연암대학교 박미지, 청주대학교 김문경, 한경대학교 김수진, 한국농수산대학교 홍혜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정혜수, 호남대학교 구민지. 한편 OB 통신원들의 모임인 ‘아라리’는 2014년 5월 공식 발족했고, 조경설계, 엔지니어링, 조경시설물, 환경복원, 조경관리, 공공기관, 연구기관 등 다양한 관련 분야에 근무하는 조경인들의 네트워크 장으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2015년도에 진행한 ‘플레이 포 안산’과 같은 사회 공헌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 도시에서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빅바이스몰, 관객참여형 잡담회 ‘빅토크’ 개최
    잡담은 때때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한다. 많은 사람들이 몰아치는 과제나 며칠째 이어진 야근에 지쳤을 때, 어떤 고민이 생겼을 때,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카페나 술집을 찾곤 한다. 맛있는 음료나 음식이 목적일 때도 있지만, 잡담이 목적일 때도 많다. 잡담에는 뚜렷한 논점이나 결론이 필요하지 않다. 직장 상사나 교수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때처럼 논리적으로 말하기 위해 긴장할 필요도 없다. 떠오르는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놓다보면 고민에 대한 해결 방안이 생기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이 후련해지기도 한다. 잡담의 힘이다. 빅바이스몰Big by small이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가진 생각을 잡담처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도시와 공간, 사람과 지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빅토크Bigtalk’에 참여할 수 있다. 빅토크는 이를 주최한 빅바이스몰이라는 단체의 이름에걸맞게 소수의 강연자가 다수의 관객에게 말하는 일반적인 형식small for big이 아닌 다수의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는 관객참여형 잡담회 형태로 진행됐다. 지난 3월 24일, 제1회 빅토크가 시청역 인근 스페이스노아 4층에서 열렸다. 이날 빅토크는 ‘도시 그리고 생존: 디자이너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도시·건축·조경 분야의 학생들과 실무자 등 40여 명이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참석자들은 강연장 입구에서 포스트잇과 볼펜 그리고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질문을 받았다. ‘나에게 디자인이란’, ‘나에게 서울이란’, ‘생존을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이 질문은 강연의 뼈대이자 관객들을 잡담회에 참여시키는 촉진제였다. 행사 시작 전, 박영석(빅바이스몰 대표)은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나 궁금한 점 등을 포스트잇에 작성해주기를 부탁했다. 행사는 크게 스몰 토크인 1부와 잡담회인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사회자 중 한 명인 문정석(도시연대 커뮤니티디자인센터 센터장)이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도시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후 스몰 토커인 조반장(고가산책단 대표), 박경탁(삶워크숍(salmworkshop) 소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경계와 욕망 조반장은 디자인은 ‘경계를 걷는 일’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서울역 고가는 과거 차가 다니는 도로였지만, ‘서울역7017 프로젝트 국제 설계공모’의 당선작인 서울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의 계획안에 따라 수목이 가득한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렇게 조성된 공원은 기존의 서울역 고가가 뻗어 있던 서울 곳곳을 연결하게 된다. “그렇다면 서울역 고가는 과연 길일까, 공원일까”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중 이어진 갑작스러운 질문에 관객들은 선뜻 답하지 못했다. 이를 본 그는 “어렵다. 디자인이란 그런 거다”라며 다양한 영역이 만나는 지점을 균형감 있게 디자인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서울 7017 프로젝트’가 시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진행된 점에 아쉬움을 표하며 자연스럽게 ‘나에게 서울이란’이라는 질문의 답을 이어나갔다. 조반장에게 서울은 산책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먹잇감’이다. ‘재생’이라는 탈을 뒤집어쓴 ‘개발’을 막아내는 방법과 시민과 함께 도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하며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에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노려보던 주인공처럼 서울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탁은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욕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에게 있어 디자인은 ‘튀고 싶은 마음’, ‘나를 봐달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과 같은 욕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벤틀리 리저브 빌딩Bentley Reserve Building의 ‘페이퍼 폴딩 인스톨레이션Paper Folding Installation’도 남들과 다른 것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빌딩의 로비에는 매년 새로운 예술 작품이 설치되는데, 2013년 이 리뉴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는 남들처럼 캔버스에 인쇄한 그림을 걸고 싶지 않았다. 40만 원이라 는 예산 안에서 작업이 가능한 재료를 찾다가 종이를 선택하게 되었고 가로 3m, 세로 3m의 종이에 칼집을 내고 손으로 일일이 접어 조립하기 시작했다. 매우 고된 작업이었지만 덕분에 벤틀리 리저브 빌딩의 벽면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전시 될 수 있었다.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현재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인 ‘해루HAERU’라는 프로젝트를 소개했고 자신에게 서울은 아직 도전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은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이야기 1부가 끝난 뒤, 화이트보드 위에 세 가지 질문의 답이 적힌 노란 포스트잇이 가득 붙여졌다. 이 중 몇 가지 흥미로운 답변들을 뽑은 후, 2부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함께 나눴다. 어떤 이는 자신에게 있어 서울이란 ‘마음에 안 드는 엄마 집’이라고 답했다. 오랜 시간엄마의 취향에 맞게 꾸며진 집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이유로 함부로 손댈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살아야 하는 곳이라는 점이 서울과 닮았다는 것이다. 서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원하는 바가 다 다르다. 서울이라는 공간을 유지하는 기존의 시스템을 나 하나를 위해 바꿀 수 없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서울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디자인이란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는 답에 다른 관객이 “우리는 익숙한 공간을 가장 편안하게 느낀다. 새로운 것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박경탁은 오히려 “디자인의 고객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헤어 디자이너와 동네 미용사 중 누가 더 훌륭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 후 “고객이 동네의 아줌마인지, 헤어 쇼에 참가하는 관객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덧붙였다. 이와 같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세 가지 질문들뿐만 아니라 도시·건축·조경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관객들의 이야기가 오고갔다. 빅토크는 단순한 잡담회에서 멈추지 않고 이 안에서 오고간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제2회 빅토크는 ‘도시 그리고 생존: 겸업, 미필적 고의에 의한(가제)’이라는 주제로 5월 말 열릴 예정이다.
  • 용산역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을 잇는 공원길 조성 계획 용산4구역 MP 박인수, 조경가 이진형 인터뷰
    2009년 용산참사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던 용산4구역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4월 6일 용산4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2009년 1월 철거세입자 5명과 경찰 1명이 숨지고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용산참사 이후 8년여를 정체했던 용산4구역(용산구 한강로3가 63-70번지 일대 국제빌딩 주변, 5만3,066m2) 일대에 도시공원과 주거ㆍ상업ㆍ문화 복합 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비계획 변경(안)은 용산4구역을 넘어 이 일대 도시 공간과 오픈스페이스의 통합적 계획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2006년 용산의 국제빌딩 주변이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용산4구역은 시공자(삼성물산, 대림산업, 포스코건설)에 의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2009년 용산참사가 발생(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이 이 대상지에 있다)한 뒤 재개발 반대 운동이 일어났고,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1년 8월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되었고(공사도급계약 해지), 이후 사업을 맡겠다는 시공자가 나타나지 않아서 2천억 원에 달하는 이자비를 조합(국제빌딩 주변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 떠안게 되었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이자비 부담에 파산 위기에 몰렸던 용산4구역 조원들은 2014년 8월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사업정상화를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도시행정 전문가인 김용호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용산구, 조합,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 작년 6월에는 승효상 총괄건축가의 지휘 하에 공공건축가인 박인수(파크이즈건축 대표)와 김창균(유타건축 대표)을 MP로 투입해 기존 계획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기본구상안을 만들었다. 서울시는 용산4구역 내 공원(가칭 ‘용산파크웨이’, 1만7,615m2)을 미디어광장(8,740m2, 내년 조성 예정), 용산프롬나드(1만4,104m2) 등 주변 공원 및 획지와 연계하는 광역적 계획을 통해 이 일대를 대표하는 대규모 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구상안이 실현될 경우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합친 것(3만2천m2)보다 약 1.3배 큰 규모(약 4만m2)다. 용산4구역은 오는 10월 착공해 2020년 6월준공이 목표다. 본지는 용산4구역의 MP인 박인수 공공건축가와 공원계획에 참여한 조경설계 서안(주)의 이진형 부소장을 만나 그간의 과정과 공원의 콘셉트, 이번 계획의 의의에 대해 들어보았다. 공공 공간과 사유지의 관계 서울시는 뉴욕의 배터리 파크나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와 같이 대규모 공원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 지구가 기본 콘셉트이며, 용산4구역 구상안이 기존계획의 한계였던 공공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정비 계획이나 일반적인 재개발 방식과 비교해어떤 방식으로 공공성을 확보한 것인가? 박인수(이하 박): 용산공원(현 용산미군기지)과 중대부속 용산병원(근대건축 문화유산) 사이에 위치한 사업 부지(연면적 36만 1,298.09m2)에는 주상복합 아파트와 업무 시설 등이 들어서고, 기부채납으로 만들어지는 도시공원(용산파크웨이)이 조성될 계획이다. 기존 계획안대로라면 대형 민간건물이 공원에 바로 면하게 되어 마치 공원을 앞마당처럼 사유화 할 우려가 컸다. 따라서 건물 전면부의 방향을 틀거나 건물의 위치를 변경해 공공성이 침해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공원에 면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저층부에는 로드숍과 같은 상업 시설이 들어오도록 해 공공 공간으로서 공원과 가로가 활성화되도록 계획했다. 기존 계획안은 (설계의) 좋고 나쁨을 떠나 공공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부지 경계를 중심으로 내부지향적인 계획은 그간 많은 개발에서 사용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에는 외부 공간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했다. 특히 조합원 중 지분이 큰 교회와 사무소 등과 협의가 잘 이뤄진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대상지 내 주상복합 아파트 1층 전체 면적의 21%가 넘는 공간을 공공 보행 통로로 설치해 단지 내부를 전면 개방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 주상복합 아파트의 1~2층에는 상가, 그리고 3층에는 아파트의 부대복리 시설이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계획을 통해 저층부는 최대한의 공공성을 확보했다. 이진형(이하 이): 저층부를 공공 공간으로 열어 둠으로써 공원과 함께 대규모 오픈스페이스를 확보하고 3층 이상은 주민들이 쓰도록 하는 것이 큰 개념이다. 이로써 공원에 바로 면해 상업가로가 만들어지면 공원과 가로가 함께 활기를 얻을 수 있고 공원의 프로그램은 자생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다. 박: 처음에는 불만을 제기하던 조합원들도 수익성이 올라가니 상업 시설의 비율을 높이고 싶어 했다. 뿐만 아니라 서빙고로와 용산파크웨이를 남북으로 잇는 길들이 활성화되면 용산병원에서 용산공원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낙후된 용산병원 블록까지도 살아날 것이다.
    • 김정은 / 2016년05월 / 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