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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Design
한국에서 동 단위를 넘어서 이사하는 인구비율은 연20%에 가깝다. 유럽의 10배, 일본의 4배, 대만의 3배이며, 미국의 2배이다.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왜 이리 자주 옮겨 다닐까? 높은 인구 이동률은 그 도시의 정주체계에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경제활동을 위한 자발적인 이사도 적지 않겠지만, 사실은 도시개발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에서 보편화된 뉴타운과 재개발, 초고층 재건축 중심의 스펙터클한 개발사업은 지역주민을 흩어지게 하고 정주성을 낮추는 주범이다. 그리고 도시문제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서 비롯된다.서울과수도권은 양적으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도시이고 거대생활권이다. 그러나 질적으로 따지면 그 위치가 한참 내려간다. ‘경제’나 ‘산업’을 떠나 미래적인 개념의 살기 좋은 도시를 꼽을 때 우리 도시들의 이름을 찾기는 힘들다. 일찍이 미국의 문명비평가 루이스 멈포드가 개념화한 ‘메가 머신(mega machine)’이 바로 우리들의 도시 체계인지 모른다. 전통의 커뮤니티는 하나 둘 사라지고, 온갖 소비적 커뮤니티와 사생활적 커뮤니티만이 번성한다. 그 속에서 구성원들은 개인으로 파편화되며, 시민이 아닌 소비자가 되어간다. 그들의 꿈은 갈수록 도시공간적인 스펙터클에 흡수되어 고유의 매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어렵게 되고 있다.숱한 대규모 개발이 주거단지를 만든 대신 다수의 커뮤니티를 파괴했다. 이제 기대하는 것은 메가 머신이 하사하는 미래주의적 대개발이 아니다. 오히려 좀 소박하지만, 도시민 스스로 이끌어가는 공간창출과 관리이다. 그 대안으로 커뮤니티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공동체 붕괴와 과도한 도시화가 부른 단절, 소외,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이 기법의 핵심은 공동체의 재구성을 공간적으로 돕는 데에 있다. 물론 근대성의 상징인 ‘도시’와 전근대성의 흔적인 ‘공동체’를 조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둘의 특성들을 하나하나 톱아보면, 개념적으로 서로 대척점에 서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커뮤니티 디자인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영국 국가통계청은 행복을 위해서는 ‘건강, 관계, 일,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정의했다. 이 중에서 관계와 환경, 건강은 거주공간과 직결된다. 커뮤니티 디자인은 이웃과의 관계와 좋은 거주환경에 초점을 둔다. 그렇게 될 때 건강한 삶이 올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는 서구에서도 최근 몇 십 년 동안 무척 인기가 높아진 용어로 꼽힌다. 도시화의 부작용과 문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기 때문일 것이다. 커뮤니티 디자인에 좀 더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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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Design
한국에서 동 단위를 넘어서 이사하는 인구비율은 연20%에 가깝다. 유럽의 10배, 일본의 4배, 대만의 3배이며, 미국의 2배이다.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왜 이리 자주 옮겨 다닐까? 높은 인구 이동률은 그 도시의 정주체계에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경제활동을 위한 자발적인 이사도 적지 않겠지만, 사실은 도시개발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에서 보편화된 뉴타운과 재개발, 초고층 재건축 중심의 스펙터클한 개발사업은 지역주민을 흩어지게 하고 정주성을 낮추는 주범이다. 그리고 도시문제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서 비롯된다.서울과수도권은 양적으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도시이고 거대생활권이다. 그러나 질적으로 따지면 그 위치가 한참 내려간다. ‘경제’나 ‘산업’을 떠나 미래적인 개념의 살기 좋은 도시를 꼽을 때 우리 도시들의 이름을 찾기는 힘들다. 일찍이 미국의 문명비평가 루이스 멈포드가 개념화한 ‘메가 머신(mega machine)’이 바로 우리들의 도시 체계인지 모른다. 전통의 커뮤니티는 하나 둘 사라지고, 온갖 소비적 커뮤니티와 사생활적 커뮤니티만이 번성한다. 그 속에서 구성원들은 개인으로 파편화되며, 시민이 아닌 소비자가 되어간다. 그들의 꿈은 갈수록 도시공간적인 스펙터클에 흡수되어 고유의 매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어렵게 되고 있다.숱한 대규모 개발이 주거단지를 만든 대신 다수의 커뮤니티를 파괴했다. 이제 기대하는 것은 메가 머신이 하사하는 미래주의적 대개발이 아니다. 오히려 좀 소박하지만, 도시민 스스로 이끌어가는 공간창출과 관리이다. 그 대안으로 커뮤니티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공동체 붕괴와 과도한 도시화가 부른 단절, 소외,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이 기법의 핵심은 공동체의 재구성을 공간적으로 돕는 데에 있다. 물론 근대성의 상징인 ‘도시’와 전근대성의 흔적인 ‘공동체’를 조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둘의 특성들을 하나하나 톱아보면, 개념적으로 서로 대척점에 서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커뮤니티 디자인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영국 국가통계청은 행복을 위해서는 ‘건강, 관계, 일,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정의했다. 이 중에서 관계와 환경, 건강은 거주공간과 직결된다. 커뮤니티 디자인은 이웃과의 관계와 좋은 거주환경에 초점을 둔다. 그렇게 될 때 건강한 삶이 올 수 있을 것이다. 커뮤니티는 서구에서도 최근 몇 십 년 동안 무척 인기가 높아진 용어로 꼽힌다. 도시화의 부작용과 문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기 때문일 것이다. 커뮤니티 디자인에 좀 더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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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디자인 전개와 추구 가치
영화 설국열차가 ‘시스템 밖을 상상하라’는 암시를 던지며 마무리 짓듯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추상적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마을, 커뮤니티’가 재검토되고 있다. 시민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의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고, 제도적 차원에서의 지원도 많아졌다. 서울시는 마을공동체 지원센터를 만들고 다양한 방식과 내용으로 마을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수원시의 마을르네상스 사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덩달아 ‘커뮤니티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의 상황인 것 같지는 않다. 틸(J. Till)은 2010년 『Architecture, Participation and Society』라는 책의 서문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은 전 세계적으로 예외적 실천이 아닌 일반적인 실천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쓰고 있다. 그런데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규정되지 않는다. 자꾸 도망간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용어가 갖는 속성 때문이다.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조경, 건축, 도시계획 같이 특정한 분야를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지향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설정’되는 용어이기 때문에 입장이나 분야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상당히 실천적 용어이다. 태생부터가 그렇다. 다음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실천이 먼저 있었고 이후 추상적 논의가 이루어졌다. 추상화의 결과 또한 확정적이기보다는 열려있어 많은 연구자들과 실천자들은 현재를 진단하며 끊임없이 개념을 재규정하고 있다(김연금, 이영범, 2012). 즉, 실천과 이론이 상호 작용하며 발전적 순환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이 용어에 대한 접근은 관련 논의를 관통하는 통일된 개념과 특성을 찾기보다는 다루어지는 주요 주제와 이를 둘러싼 논의의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개념적 특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게 맞는 듯하다. 이러한 내용을 전재로 이 글에서는 커뮤니티 디자인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고 개념 및 추구 가치, 우리나라에서의 커뮤니티 디자인의 현황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참고로 커뮤니티 디자인과 유사 용어로는 community planning, community architecture, social architecture, community development, community participation, participatory design 등이 있다. 여러 연구자들의 의견을 살펴볼 때 커뮤니티 디자인은 이러한 용어들을 대표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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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디자인 관련 제도 – 서울시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디자인의 출발은 바로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디자인하고, 사람과 공간, 사물과의 관계를 디자인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커뮤니티 디자인은 ‘만들지 않는’ 디자인, ‘사람을 보는’ 디자인,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디자인, ‘더 괜찮은’가능성의 디자인, ‘스스로’ 가치를 찾는 디자인, ‘함께’ 과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필자가 도시설계(Urban Design)과정에서 이와 같은 커뮤니티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2008년 서울시의 ‘살기좋은 마을만들기형 지구단위계획’을 통해서이다. 다른 도시설계 작업에 비해 커뮤니티 디자인 위주의 작업은 눈에 확 띄는 결과물을 만들기보다 주민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설계의 과정이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따라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요구하는 도시설계 작업에서 디자이너 즉, 실무자의 역할은 무리하게 도로를 내거나, 공공시설을 만들기보다 직접 공간을 사용하는 주민의 제안에 따라 스스로 디자인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서 역할이 중심이 된다.서울시는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마을에 있고, 마을의 주인은 바로 주민이다. 서울시에서는 이와 같은 커뮤니티 디자인을 다양한 제도에 도입하여 마을 단위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최근 제도적 기반을 마련, 마을 단위의 커뮤니티 활성화와 환경 개선을 목표로 시도되고 있는 서울시의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이 어떻게 제도적으로 정착되었는지 제도의 변화과정과 그 주요 내용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중략)누구든지 내가 사는 곳(마을)이 이랬으면 좋겠다, 또는 이렇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을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있어도 그것을 자기 자신의 손으로 실현하는 것은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주민의 생각을 실현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이다. 마을 환경의 정비가 공공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주민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여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도록 하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인 주민으로 변하게 된다.주민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의식도 변한다.“과거의 노하우를 가지고 좋은 사례를 들어가며 주민과 공무원의 역할을 제시하고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주로 퇴근시간 이후 저녁에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저희는 그에 따른 주민 민원을 받아들이고 중개 역할을 했는데, 민원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상세계획에서 건축선 지정 및 저층상가 활성화 등 계획은 잘 한 것 같은데 결국 하나도 실현되지 못했었거든요. 앞으로 다른 지구단위계획에서 밀도계획에 머무르지 말고 조금 더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나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욕심을 가지고 있는 주민이 꼭 나빠서가 아니라 주민이란 그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 생각들 중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생각을 끄집어내서, 공론화를 시켜 계획을 담아내고 비전을 설정해나가고 자기 마을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해보니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고, 또 그렇지만 앞으로 갈 길도 역시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처음에는 공공기관 역시 어쩔 수 없는 변화에 끌려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지만, 공공기관의 의식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 바뀌고 있다.커뮤니티 디자인은 이 일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의식 중에 능동적인 담당자가 되고, 실무자가 되며, 주민이 되는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은 작업은 특별하지 않다. 커뮤니티 디자인이 사람을 위한 좋은 장소를 만들어 가는 일이라면, 도시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로서 삶터와 일터와 쉼터를 가꾸어 가는 즐거운 일상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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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커뮤니티 디자인을 통해 글로벌 이슈의 대안적 실천을 가능하게 하자지금 우리 사회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둘러싼 가장 핵심적인 화두는 무엇일까? 마을을 기반으로 주민 스스로 자신의 정주환경을 고치며 마을기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마을기반형 근린재생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이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커뮤니티 디자인의 중요한 역할은, 마을공동체를 통해 에너지나 빈곤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하여 커뮤니티 레벨에서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들이 최근 이런 커뮤니티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커뮤니티 디자인을 통해 공유경제와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가능하게 하자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의 한계를 넘어 시장상인들이 마을기업을 결성하여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 예가 서울시 통인시장이다. 이곳의 히트상품은 통인시장상인회가 만든 마을기업 ‘통인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도시락 카페이다.음식을 만들어 파는 시장 내 가게가 도시락 카페에 가입하고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지역화폐인 엽전과 일회용 도시락을 구입하여, 도시락 카페 가맹점이란 팻말이 붙은 가게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500원과 1,000원 단위로 먹고 싶은 반찬을 사서 고객만족센터에 마련된 식당에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도시락 카페 이전에 간판같은 상점의 공간환경을 디자인을 통해 개선했지만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하자 시장상인들이 전문컨설턴트의 자문을 받아 도시락 카페를 열게 된 것이다. 5,000원 어치 엽전을 사면 먹고 싶은 반찬 6가지를 골라 먹는 멋진 점심식사가 가능하기에 평일 점심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찾고, 주말에는 입소문에 가족이나 젊은 연인들이 이곳 전통시장을 찾는다. 평일 하루 평균 150여 명, 주말 하루 평균 500여 명의 손님들이 도시락 카페를 방문하여 이곳 시장 마을기업의 월 평균 매출도 2,0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시장 본연의 기능을 잘 살려 가게상인들이 마을기업을 만들고 공유경제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커뮤니티 디자인의 좋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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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마을만들기 커뮤니티 디자인 사례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지방자치의 가장 큰 힘은 시민으로부터 나오며, 지방자치는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을 위한 행정으로 시민들과 밀접한 정책계획을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지방의회 선거 부활을 통해 지방자치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 지방자치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시민들이 소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적으로는 성립되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치와 분권이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는 결과가 있다. 2012년 효과적 민주주의 지수(EDI)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180개 나라 중 53위로 평가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자치와 분권 차원에서 한국의 정치수준은 아직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치와 분권을 통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참여에 의한 자치분권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정책이나 정치에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주민자치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주민자치의 도시를 위해서는 시대적 변화 추세에 맞추어 소수의 뛰어난 전문가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시민이 보다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집단지성의 철학에 기초함이 바람직하다. 집단지성이란 여러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경쟁해 달성하는 집단적 능력을 의미한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 집단지성은 전문가의 견해보다 더 정확한 예측이나 답을 찾을 수 있다.시민들의 손으로 도시를 만드는 주민자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시민이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여 실제로 도시를 바꿔나갈 수도 있고, 지방재정운영에 대해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또한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을 자기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커뮤니티 디자인 방법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주민자치 방법 중에서 본 글은 그동안 필자가 학자로서 행정가로서 주민자치 도시의 가능성을 실천한 수원시의 마을만들기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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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제물포의 6개월간의 이야기
인천은 1883년 개항을 기점으로 폭발적 성장을 하였다. 항만을 매립하고 도서지역을 편입시켜 도시의 면적이 170배나 확장되었다. 1968년 원도심은 인천 전체 면적의 53%였고 그 중 남구가 48%를 차지할 만큼 경제·상업·행정 업무의 중심지였으나 현재 남구는 인천 전체면적의 2.3%에 불과한 구도심으로 전락해버렸다. 도시주거환경정비 재개발 사업과 같은 꿈같은 사업들이 이곳 남구를 들썩이게 했다. 정비예정구역은 인천시의 1.5%였지만 남구 전체 면적 중 19.7%가 해당되었다. 신기루를 꿈꾸던 주민의 희망과는 반대로 정비예정구역은 실질적인 추진을 이루어내지 못하다 결국 해제되었다. 해제된 지역 3.5㎢ 중 남구에 해당하는 지역은 1.8㎢로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우리1가 만난 제물포 지역도 지정과 해제를 겪으며 경제적,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이었다. 일부 주민단체는 여전히 꿈같은 조감도를 제시하며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행정기관에게 묻고 있었고, 행정은 그런 그림을 다시 그려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우리가 지역주민과 행정기관과 함께 할 대상지는 제물포역을 중심으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도화역 사이의 긴 공간이었다. 경인선이 놓여 지역의 왕래가 단절되어 있었으며, 인천대학교가 송도로 이전함에 따라 학생 소비자를 잃은 대학로와 대형마트 옆 텅 빈 시장은 방치되어 있었다. 주민들을 만나며 5가지 계획의 조건들을 내세웠다. “작은 사업으로 계획합니다. 전면철거 재개발 방식의 사업은 없습니다. 누가 무엇을 할지를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주민들이 주체로 나설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지역의 역량에 보다 깊게 밀착 하겠습니다.”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그 안에 주민이 주체가 되는 제물포역세권의 활성화방안을 수립하여야 했다. 좀 더 빠른 추진을 위해 처음에는 역세권 주민들을 한 번에 만났다. 의제들이 구역별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상구역을 세 곳으로 나누고 각각의 대상구역의 사람들을 나누어 만났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실제로 무엇인가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우린 이것을 시범사업이라 불렀다. 이로써 연구와 계획과 실행이 동시에 진행되는 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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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공간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들
이제 커뮤니티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주민참여를 따로 덧붙여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굳이 ‘주민참여형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장황하고 이상한 말을 쓰지 않아도 온전히 그 내용이 설명되지 않나 생각되는데, 이는 최근의 마을만들기에 대한 관심만큼 ‘참여’가 당연히 커뮤니티 디자인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가치로 자리 잡아 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참여-인간관계의 문제에 디자인이 접속되는 순간, 많은 상황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다는 것을 아마도 공공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활동가들과 디자이너들이 이미 경험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도시연대 커뮤니티 디자인센터에서 최근 몇 년간 한평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직면했던 그러한 인간관계의 사례들, 커뮤니티 디자인의 개별 프로젝트들이 주민참여에서 의도했던 지향점들, 그리고 어떤 인과과정을 통해 그것이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정황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더 다양한 사례들이 있을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대략 4가지로 상황을 정리해보았다.1) 참여방법의 디자인이 필요한 경우2) 커뮤니티 없는 커뮤니티 디자인3) 커뮤니티 디자인을 통한 갈등의 조정4) 커뮤니티 디자인을 매개로 한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첫 번째와 세 번째, 네 번째 항목은 커뮤니티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주로 논의되는 부분이지만, 두 번째 항목인 ‘커뮤니티 없는 커뮤니티 디자인’은 비교적 최근의 고민을 담고 있다. 도시연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평공원 사업의 경우, 사업초기에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높고 공공성 확보에 대한 확신이 강한 곳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어느샌가 점차 앞의 관점에서 봤을 때 꽤 평범한 자투리 공간에도 한평공원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경우 가끔 참여의 씨앗이 될 만한 아주 단출한 규모의 지역공동체와도 연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결국 참여가 부재한 장소에서 커뮤니티 디자인을 진행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일도 있는 것이다. 그런 사례들을 여기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뒷부분에 마지막 다섯 번째 항목으로 ‘공공공간으로부터의 도피’라는 다소 추상적인 제목을 붙여 주민들 스스로가 공공성의 영역으로부터 자발적으로 멀어지는 경향에 대한 사례들을 넣어볼까했지만, 이미 과거의 사례들이고 지금은 훨씬 여건이 좋아졌으며, 앞으로도 점점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넣지 않았다.앞의 4가지 상황을 이미 진행된 한평공원 프로젝트의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덧붙여 커뮤니티센터에서 공공성이란 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최근의 고민들을 여기에 잠깐 소개한다.① 커뮤니티 디자인 참가자들의 수평적인 대화를 위한 방법들-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을 이끌어내기 위해 의사표현을 매개하는 기법에 대한 필요성. 민주적인 워크숍 기법이나 놀이, 카드를 활용한 의사소통기법 등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다.② 골목길 생태계, 마을의 아주 작은 차원에서 벌어지는 이해관계 파악하기- 쓰레기 처리문제, 주차문제, 공원이나 빈터의 이용, 또는 길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은 골목길 차원에서 벌어지는 작은 움직임이지만, 마을의 공간구조와 결부된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공간에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생태계를 파악하는 것.③ 커뮤니티 디자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인가?- 디자인이 ‘새로운 소외’를 만들 가능성에 대해 민감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점.④ 디자인과정에서 드러난 지역커뮤니티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기- 장소의 문제는 결국 주민들 스스로의 의지에 달린 문제이다. 주민참여에 의해 진행된 커뮤니티 디자인은 이해관계에 따른 일시적 합의사항에 대한 결과의 한 단면만을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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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연대 한평공원 만들기 小史 _ 한평공원 써먹기
“동네에 버려지거나 효율이 떨어진 공간을 주민참여를 통해 공원으로 만든다.” 이것이 한평공원만들기의 과정을 한 줄로 설명한 것이다. 한평공원만들기의 첫째 목표는 이러한 주민참여과정을 제대로 해서 주민들이 참여하고, 공간의 주체로 다시 태어나는 공간조성의 당위성을 우리 사회에 퍼트리는 것이다. 거기에 또 하나가 있다. 이 한평공원만들기 과정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 그 과정은, 결과는, 파생된 것들은, 한평공원만들기를 하는 동네에 또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만들 것인가.주민참여는 주민의 당연한 권리도시연대가 한평공원만들기를 하면서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이유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그냥 말해봐라’고 해서는 들을 수 없는 주민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었다. 또 한두 사람의 목소리가 주민 전체의 목소리인 것처럼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그림도 그려보고, 모형키트를 가지고 의견을 맞춰보기도 하고, 카드게임을 통해 의견을 하나로 모아가기도 하고, 관찰조사를 하기도 하고, 다양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한평공원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동네에 대해 주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는 장을 만들려 노력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에서는 어떻게 주민참여를 해야 하는지, 1인 가게로 구성된 상가에서는 언제 어디서 주민참여를 해야 하는지, 한평공원을 둘러싸고 사는 주민과 주민자치위원들의 의견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참여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민을 만날 때 떡을 돌려야 하는지 등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당연한 주민의 권리로서의 주민참여. 그것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 그것이 고민의 지점이었다.도시연대의 한평공원만들기. 이제 12년째에 접어들었다. 초창기 한평공원만들기를 했을 때 가졌던 고민 중 상당부분은 현재도 유효하다. 하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한평공원만들기가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활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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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한 생태마을 만들기 사례
충남 서천 ‘생태공동체마을 산너울’과 ‘생태건강마을 두르네’를 중심으로!'커뮤니티 디자인(우린 ’주민참여 디자인’이라 부름)’의 사례로, 2005년 2월에 기획하여 2009년 4월까지 조성, 현재 34가구가 귀촌하여 살고 있는 ‘생태공동체마을 산너울’의 조성 과정을 중심으로 소개하려 한다. 부가적으로 2009년 3월부터 기획되어 현재까지 조성되고 있는추가 입주자 모집 중 ‘생태건강마을 두르네’를 더불어 소개한다. ‘사회적기업 (주)이장’은 1999년 ‘인터넷 이장’으로 시작해서 2001년 주식회사로 전환, 현재까지 15년간 농촌지역 활성화, 도시민 유치 및 내발적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만들어지면서 8~9년간 지역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인정되어 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다양한 활동이라 하는 것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주민들을 교육하여 자발적으로 계획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 및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활동이다. 또한 각 영역의 전공 교육을 받은 젊은 인재들이 자신의 재능을, 지역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건축 설계, 생태건축 시공, 귀농귀촌을 위한 교육 및 상담, 도농교류를 위한 농촌체험 관광, 주민 및 공무원 교육, 다양한 사업의 계획과 컨설팅, 생태환경 분석, 농촌 맞춤형 디자인 및 출판 등의 활동을 해 왔다. 위와 같은 활동을 하며 고민하던 ‘이장’이 친환경적인 생태마을을 직접 만들려고 시도한 것은 필연 같다. 새로운 개념의 이상적인 모델이 될 생태공동체마을을 만들어 앞으로 다가올 농촌지역의 어려움에 대비할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다.‘이장’이 생각하는 생태마을의 원칙은 서로 돕고 사는 공동체가 살아있고, 생태계 보전과 소득 증대가 조화를 이루는 마을이다. 여기에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되고 이를 절약하는 마을, 전통과 문화가 계승·발전하는 마을, 주변 지역과 도시와 함께 공생하는 마을이다.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콘크리트 아파트 속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사이에 농촌엔 노인들만 고단하고 팍팍했던 인생의 마지막을 지키고 있다. 현재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불과 10년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농업을 포기한 국가정책도 심각한 문제지만, 농촌의 인구 감소와 그로 인한 문제까지도 수수방관 속수무책의 정책은 더 심각해 보인다. 농촌에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고, 농업이 소멸된다면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