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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뇌헤타] 트라엘비코센 경관로 Traelvikosen Scenic Route
    바쁜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바쁨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연과 많이 접하고 더불어 살아가며 얻는 신체적 효과와 중요성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트라엘비코센(Traelvikosen) 프로젝트에서는 독특한 것에 주목했다. 세부 요소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 설계를 통해 멀리서 지켜보거나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방문자가 자연에 몰입하고 경험하도록 유도했다. 방문자가 속도를 늦추고, 관찰하고, 배우고, 경험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감지하도록 의도적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이는 자연 그 자체와 자연을 어떻게 돌봐야하는 지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촉발한다. 아름다운 길 30여 년간 노르웨이 공공도로공사는 아름다운 노르웨이 경관로(Norwegian Scenic Routes)를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행자가 편리한 시설뿐 아니라 혁신적 건축과 절경 속에서 영감을 자극하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22년 우리는 아름다운 경관로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통된 11개 길 중 하나인 트라엘비코센을 설계했다. 해안과 피오르(Fjords) 강, 산과 폭포를 따라 보이는 독특한 자연 경관을 관통하는 트라엘비코센은 노르웨이 주요 도로의 대안으로 고안됐다. 이 프로젝트는 관광 산업의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뿐 아니라 덜 알려진 지역을 대중에게 알리고, 탐험하고, 경험하고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다. 목표 트라엘비코센은 노르웨이 소도시 브뢰노위순(Brønnøysund) 북쪽에 있는 피오르 강 하구에 위치한다. 우리는 2018년 12월, 처음 대상지를 방문했다. 무성하게 자란 풀에 뒤덮인 바위 등 지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할 만한 풍부하고 다양한 특성을 발견했다. 거대한 규모의 모래 바닥에는 다양한 종이 자라고 있었다. 얕은 강 하구는 큰 조수 간만 차로 인해 하루 종일 색다른 모습을 띄고 있었다. 자연을 경험하도록 휴식 공간과 주차장, 시설물을 만드는 것을 프로젝트의 목표로 설정했다. 조수 간만 차를 활용한 시설물을 만들기 위해서 기초에 대한 연구와 충분한 테스트가 필요했다. 네 개의 돌을 활용해 1년 동안 테스트한 결과, 기초를 타설하지 않고 쇄석으로 마감하는 것이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물속에 놓인 55개의 디딤돌 트라엘비코센의 시설물은 자연으로 걸어 들어가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물속에 놓인 55개 디딤돌은 자연의 부드러운 형상과 대비를 이룬다. 디딤돌은 해변에서 모래 바닥을 가로질러 보이는 작은 섬과 토르그하텐(Torghatten) 산을 향해 놓여 있다. 디딤돌이 썰물일 때는 완전히 보이고, 밀물일 때는 사라지는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해안이 지닌 작은 디테일부터 웅장한 풍경까지 경험하고 나아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물이 밀려들고 나감에 따라 새로운세부 요소와 풍경이 조금씩 드러난다. 불필요한 동선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섬세한 계획을 세웠다. 시공 과정에서 바닥에 건성용 매트를 깔아 기계의 출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했다. 디딤돌은 현지에서 조달했고, 노르웨이 보되(Bodø)에 있는 채석장 에젠 그라니트(Evjen Granitt)에서 조각하고 가공했으며 배로 운반했다. 밀물과 썰물, 그리고 자연 요소 트라엘비코센의 모래 바닥에는 자세히 들여다볼 때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 요소가 있다. 갯지렁이가 만든 작은 피라미드, 이동하는 달팽이의 자국, 독특한 형태를 가진 둥근 돌, 구불구불 흐르는 강의 모습 등, 이 요소들은 하루 종일 변하고, 주변 환경 또한 끊임없이 달라진다. 맑고 푸른 물로 덮이기 전인 썰물 때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지만, 물이 조금씩 밀려오기 시작하면 시간이 멈춘 듯 느껴진다. 글 Snøhetta Landscape Architect Snøhetta Client The Norwegian Public Roads Administration Location Traelvikosen, Norway Completion 2022 Photograph Ivar Kvaal, Snøhetta
    • Snøhetta / 2023년03월 / 419
  • [스뇌헤타] 페르스펙티벤베그 전망로 Perspektivenweg
    노르트케테(Nordkette) 케이블카 운행 구간에 조성한 페르스펙티벤베그–전망로P(erspektivenweg-Path of Perspectives)는 고산을 등반하는 파노라마 트레일 코스를 따라 10개의 연속된 건축적 요소를 보여준다. 코스에 조성된 구조물에서 인스부르크(Innsbruck) 노르트케테 산맥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노르트케테는 인스부르크의 티롤 지방(Tyrolean) 북부 석회암 알프스에서 가장 큰 카르벤델 산맥(Karwendel) 중 최남단에 위치한다. 훙게르부르크(Hungerburg)와 노르트케테의 산악 기차 푸니쿨라(Funiculars)를 타면 도심에서 해발 1,905m에 위치한 제그루베(Seegrube)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 알프스의 드넓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로가 펼쳐진다. 2.8km의 험준한 파노라마 트레일 코스에 새롭게 조성한 건축 요소들은 방문자들이 고도의 변화를 체험하며 산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전망대 길을 거닐다 마주치는 구조물은 장엄한 경관과 매끄럽게 어우러지며, 고산 위의 다양한 시점에서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벤치에서 전망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는 등반 코스의 분기점 역할을 하며, 만남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마치 지형을 뚫고 지상으로 자라난 것처럼 보이는 전망대는 경관의 가장 자리 너머로 우아하게 뻗어 나오며 지형 변화를 강조한다. 전망대에 선 방문객들은 아래쪽에 있는 로어 인 밸리(The Lower Inn Valley)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고, 발 아래의 금속 격자는 마치 지형 위에 떠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수목 한계선에서 소나무 식생으로 변하는 지점에 설치된 계단을 거닐며 식생 변화를 알아 차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환경과조경419호(2023년 3월호)수록본 일부 글 Snøhetta Landscape Architect Snøhetta Partner Allan Janik Client Innsbrucker Nordkettenbahnen Location Innsbruck, Austria Area 2.8km Completion 2018 Photograph Christian Flatscher, Innsbrucker Nordkettenbahnen, Lea Hajner, Patrick Lüth, Quirin Müller, Snøhetta
    • Snøhetta / 2023년03월 / 419
  • [스뇌헤타] 적응과 진화, 경계와 대화의 조경
    설계와 시공의 디지털화 스뇌헤타의 조경 프로젝트 중 처음 주목한 작품은 맥스 IV 연구소의 랜드폼(landform)이었다. 원형 건축물을 구심점 삼아 펼쳐지는 물결 패턴의 지형을 보면서, 자연물의 프랙탈(fractal) 패턴이 모티브일 것 같기도 하고 얼핏 보면 마야 린(Maya Lin)의 웨이브 필즈(Wave Fields)가 연상되기도 한다고 생각하며 그 지형의 탄생 배경을 나름대로 유추해보려 했다. 맥스 IV 연구소 랜드폼의 설계 콘셉트와 시공 방식은 매우 놀라웠다. 인근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연구소의 초대형 원심 분리기 실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동을 흡수할 수 있는 파장의 형태를 조경 설계에 적용했다. 기발함을 넘어서 경외감이 느껴졌다. 건축물 자체도 원심 분리기의 형태와 기능을 그대로 반영한 도넛 형태다. 기능적 건축과 기능적 조경의 완벽한 합체다. 맥스 IV 연구소의 지형은 단순히 시각적 강렬함을 넘어서 건축물의 환경 적응력을 극대화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조경을 통한 공간의 진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설계와 시공의 디지털화다. 프로젝트의 핵심 지형은 컴퓨테이셔널 설계를 통해 진동을 최소화하고 절성토 균형을 최적화하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설계됐다. 3D 모델의 좌표를 GPS로 제어되는 불도저 장비에 입력해, 마치 CNC 밀링(milling)(회전축에 고정한 칼날로 공작물을 절삭하는 기계)으로 모델을 깎아내고 3D 프린팅으로 쌓는 것처럼 거대한 지형의 물결을 소조했다. 내가 알고 있는 작품 중 알고리즘 설계를 지형에 적용한 가장 성공적 사례가 아닐까 한다. 경계와 대화의 직관적 구현 환경조각 작품 같은 페르스펙티벤베그 전망로와 트라엘비코센 경관로. 이 두 프로젝트는 스뇌헤타의 설계 철학인 ‘경계’와 ‘대화’를 직관적으로 구현한다. 페르스펙티벤베그의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경치를 관망할 수 있는 유려한 곡선의 전망대는 매우 인위적인 구조물인데도 자연과 이상하리만큼 어우러진다. 마치 오래전부터 있었던 바위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쉬어가듯 등산객은 주변 경관에 부합하는 위장 색을 띤 코르텐 스틸, 콘크리트 벽, 목재 데크로 만든 쉼터에서 자연을 감상하며 물아일체의 시간을 보낸다. 트라엘비코센의 디딤돌은 자연과 자아를 연결하는 길이다. 물 위를 걷는 사람은 믿음을 갖고 발을 내딛으며, 보이는 경계와 보이지 않는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자연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사회적 지속가능성, 스뇌헤타 인터뷰 주로 미국에서 조경 실무를 했던 내게 오슬로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스뇌헤타의 작품 세계는 신비로운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스뇌헤타의 조경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경가인 제자가 스뇌헤타 인스브루크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호 특집을 기회로 스뇌헤타 조경 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유미(이하 미) 조경가 중에는 스뇌헤타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고 주요 건축 작품 정도만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특집을 통해 스뇌헤타의 조경 프로젝트가 한국에 소개되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설계 철학에서 건축물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목적인 ‘백그라운드 조경’이 아니라 인간이 점유한 건축물과 주변 경관을 연결하는 조경의 역할을 강조한 부분에 크게 공감했어요. 스뇌헤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설계를 진행해왔는지, 설계 과정에서 조경 팀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스뇌헤타 조경 팀(이하 타) 보통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조경에처음부터 비중을 두고 조경가가 설계에 참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스뇌헤타는 확실히 조경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어요. 이번 호에 실린 설계 철학처럼, 자연과 건축물의 문지방을 허무는 것이 조경의 역할이라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조경가가 핵심 멤버로 처음부터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하죠. 초기 콘셉트를 정하는 부분에서부터 시작해 건축의 볼륨 스터디에도 조경가가 참여해 프로젝트의 전체방향을 정하게 되는 경우도 많죠. 다수의 건축물을 포함하는 마스터플랜의 경우, 조경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져요. 건물을 어떤 식으로 대상지에 배치할 것인지 등 마스터플랜의 구조를 짜는 일을 조경이 주도합니다. 미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같은 스뇌헤타의 건축 작품은 그자체가 랜드마크적이고 상징적인 느낌입니다. 그에 반해, 트라엘비코센이나 페르스펙티벤베그의 랜드마크 요소는 대자연이고 조경은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게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조금 비판적으로 본다면 건축에 비해 조경의 색이 잘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스뇌헤타 내에서 건축과 조경의 설계 철학이 조금 다른가요? 타건축과 조경을 아우르는 스뇌헤타의 설계 철학은 특정한물리적 형태나 스타일보다는 적응력이 높은 공간을 추구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조경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때는 설계적인 특징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 있죠. 이번 특집에 수록한 설계 철학을 쓰면서도 가장 고민한 부분이었어요. 스뇌헤타의 주요 건축 프로젝트는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도서관 같은 문화 공간이다 보니 그 특징상 랜드마크 성향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같은 건축물은 도시 아이콘의 성격이 강한데, 조경의 경우에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기보다 설계 콘셉트가 전체 문맥과 내러티브에 녹아 있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물리적 공간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곳에서의 경험을 주인공으로 삼으니까요. 미 공간이 아닌 경험이 주인공이라는 말이 적확한 표현이겠네요. 맥스 IV 연구소에서 지형 설계가 단순히 시각적 강렬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환경 적응력을 극대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우리 연구실 이름이 ‘이볼빙 랜드스케이프 랩(Evolving Landscape Lab)’인데, 환경에 적응하면서 계속 진화하는 조경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거든요. 스뇌헤타의 조경은 건축물이 대상지와 만날 때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엮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타‘적응adaptation’이라는 키워드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작품에서 이 적응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주변 경관에 같이 녹아들어가는 시각적 적응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영향을 최소화하는 환경적 적응으로 해석하기도 하죠. 친환경 콘셉트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그린워싱(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가장하는 위장환경주의)이 되지 않도록, 블루–그린 인프라스트럭처와 물 관리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게 될지 꼼꼼히 살피고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요. 건축에 최대한 친환경적인 재료를 사용하려고 하는 건 당연하고요.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사회적 지속가능성(social sustainability)’이에요. 설계한 물리적 공간이 어떻게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갖게 될지 팀원들과 항상 묻고 답하죠. 미 공간의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한국에서도 점점 부각되고있는 개념이에요. 포용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접근하기도 하고요. 이런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프로젝트 사례가 있을까요? 타이번 특집에는 완공 프로젝트 위주로 소개하느라 포함하지 못했는데,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사우스게이트 마스터플랜의 경우, 학생 주거시설을 어떤 식으로 배치할지, 조경이 단지를 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할지 결정할 때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거듭 확인했어요. 설계 핵심은 매립으로 만들어진 옛 공업 지역을 기존 워터프런트를 기준으로 절개해 블루–그린 인프라스트럭처를 중심으로 한 수변 공원을 조성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수로를 뚫어서 완전히 섬처럼 잘라내려고 했는데, 이미 여러 인프라스트럭처가 지나고 있어서 실현하지는 못했죠. 렌더링을 보면 반대편 강 건너 공원 전체가 물을 정화하기 위한 생태 도랑(bio swale)이에요. 원래 하수 처리 시설에서 물을 끌어와 공원을 통해 정화해 강으로 흘려보내려 했는데, 여러 가지 현실적 조건이 여의치 않아 강물을 들여와 정화해 다시 내보내는 방향으로 수정했어요. 결국 조경에서의 설계 접근이 마스터플랜의 가장 핵심이자 근간이 되었죠.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이 부다페스트의 워터프런트가 전부도로에 막혀 있어 수변으로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실제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워터프런트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계획대로 완공된다면 부다페스트에서 수변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워터프런트가 될 겁니다. 미 마지막으로 해외 설계사무소에서 일하기 원하는 학생과 젊은 조경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았다면요? 타조경가는 건축가, 엔지니어와 항상 협업해야 하니까 동등한 위치에서일하려면 조경 지식은 물론이고 건축이나 토목 등 관련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아야 대화가 되는데, 이에 부합하는 인력을 찾기가 힘들어요. 소프트웨어 스킬만 봐도 전문적인 3D 툴을 다룰 수 있는 조경 인력이 많지 않아요. 마스터플랜에서 건물을 배치하면서 설계하는 조경과 작은 광장을 만드는 조경은 굉장히 다르잖아요. 규모가 다른 스케일을 오갈 줄 알아야 하는데 포트폴리오를 보면 한 가지 스케일의 프로젝트에만 특화된 사람이 많아요. 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2D와 3D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고, 건축과 토목 등 관련 분야의 기본 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함께 토론하며 설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조경가를 원하는 사무소가 얼마든지 해외에 많이 있어요. 미 2D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은 국가를 불문하고 조경가에게 주어진공통적인 숙제인 것 같네요. 앞으로도 좋은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하고 종종 소개해주세요. 먼 곳에서 늦은 시간까지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습니다. 이유미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하그리브스 어소시에이츠, 마사 프라이(Martha Fry), 켄 스미스(Ken Smith) 등의 조경설계사무실에서 10년간 실무 경력을 쌓았다. 2010년부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현 환경설계학과)에 부임해 조경 설계를 가르치며 이볼빙 랜드스케이프 랩(Evolving Landscape Lab)을 운영 중이다. 확장 현실과 BIM, 컴퓨테이셔널 설계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수업에 접목하고, 2020년에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는 조경 시공과 스마트 건설기술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스엘즈를 공동 창업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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