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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 학술분야(학계) - 임승빈 ·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임승빈 ·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조경분야의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환경조경발전재단 설립 주도몇 년전부터 조경 관련 단체들이 속속 새로 생겨나기 시작해, 이제는 그 수를 다 헤아리려면 양 손으로도 부족할 정도가 되었다. 조경이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니, 세부 영역별 전문화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구성원 전체의 역량을 모아 대응해야 할 과제도 있는 법인데,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는 체계적이고 역동적으로 일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또 무슨 사업이든 제대로 추진하려면 든든한 예산의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조경연합회가 해체된 이후, 조경분야는 조경학회가 조경직제 신설 노력을 비롯해서 주도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 결집력이 공고하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회의 노력 부족 탓이라기 보다는 제도적으로 구성원 전체의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2003년 3월 신임 한국조경학회장에 취임한 임승빈 회장은 무엇보다 조경인들의 숙원사업인 ‘조경회관 건립, 조경직제 신설, 조경기본법 제정, 조경분리 발주’ 등의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조경산학발전기금모금을 제안하고, 지속적으로 소기의 목표 달성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또, 조경 분야내 전 구성원의 역량 결집을 위해, 발전기금의 이사회에 관련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도록 명문화하여, 조경산학발전기금이 조경분야 전체의 사업임을 분명히 했다. 더구나 올해 10월초에는 환경부로부터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재단법인 설립 인가도 받아, 발전기금에 모여진 기금이 반영구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관리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확고히 다져놓았다. 앞으로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은 환경조경 정책 연구 및 개발, 자연생태 및 생태복원기술 연구, 환경조경 산관학 협력 특별사업, 환경조경문화센터 건립, 장학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임승빈 회장은 이 재단이 환경부로부터 인가를 받게 된 것도 시대적 흐름을 감안할 때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신설된 자연환경관리기술사와 함께 별도의 환경복원업 신설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조경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 생태 관련 업무를 주도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애초 2004년말까지 20억원의 기금을 모으려던 계획이 건설경기 불황 등의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현재 7억여원이 약정되고 4억여원이 납입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임승빈 회장은 “재단법인이 설립되어 기금의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만큼, 평생 조경분야에서 활동하며 그동안 나름대로 혜택을 받은 조경인들이 일생에 한번 정도 분야의 미래를 위해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 해주기를 당부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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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 산업분야 - 임재홍 전무이사 · (주)아아조경, (주)아산종합건설
임재홍 전무이사 · (주)아아조경, (주)아산종합건설
전문기술자로서의 자긍심으로 전문건설업 고수임재홍 전무는 산림과 공무원 시절 목표로 삼았던 조경업계에 뛰어들어 20여년간 고집스럽게 전문건설업을 고수하고 있는데, 남들이 기피하는 그 일이 그에게는 조금씩 목표를 이뤄가고 있는 셈이란다.“야전이 살아야 본부가 산다는 말이 있다. 가장 힘든 여건인 최일선에 우수한 능력을 가진 기술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며, 우선 나부터라도 전문기술인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부족한 부분이 채워질 때까지 한 우물만을 팔 생각이다.”그간의 경력도 아직 여전히 부족하다는 그의 한결같은 바람은 실무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시공하며 누적된 시행착오에 대해 함께 개선방법을 찾고, 새로운 공법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며, 선임기술자들이 좋은 기술을 가진 전문기술자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해야만 한다는 것.그러한 생각 때문인지 그는 조경현장의 시공품질 향상만이 조경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시공현장의 지킴이로서 감독관이든 감리든 시공품질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직언을 하며 고품질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조경업의 권익을 위해 지난해까지 13년동안 전문건설협회의 기술자문직을 맡아 조경업의 영역 확보에도 힘썼다.평소 전문건설현장의 기능인력 부족과 기능의 부실을 몸소 체험하며 문제점으로 인식한 그는, 지난 1996년부터 8년간 전문건설협회 조경기능사 경력 심사관으로 봉사하며 5백여명의 경력기능사 양성에도 주력해왔다. 뿐만아니라 기능사 양성을 제도적으로 육성시켜야 한다고 느껴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도 수차례 출장, 기 개설되어 있는 국제기능올림픽 참가종목 조경분야에 한국의 참가를 촉구하고, 제36회 국제기능대회때에는 경기 관리요원으로 직접 봉사하며 경기 기간 중 제도마련을 촉구하는 등 전문 기술인 양성만이 분야를 이끌어 나가는 원천적인 힘이 된다고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결국 2003년 이후부터 전국기능대회에 조경종목이 참가할 수 있도록 반영됨으로써 그의 숨은 노력이 결실을 맺기도 했다.
분야내 정보공유 필요성 인식, 산 · 관 · 학 연계에 주력임재홍 전무는 기술사 시험만 14번이나 보았을 정도로 분야에 대한 고집스러운 열정의 소유자인데, 현업에 종사하면서도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조경수목의 가격 결정 연구(석사학위), 대형수목이식기법연구(이학박사) 등으로 업권 확보와 특수 시공분야에 기초체계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산학협동으로 조경신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적극 참여하여 신기술 개발에 자신의 경험을 쏟기도 했다.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그의 이러한 성격은 사법업무와 단속업무를 주로 처리하던 공무원 재직시 분쟁시 법적, 행정적 대처요령에 대해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게 해주었다. 덕분에 그 경험을 살려 노거수를 이식비용으로 보상될 수 있도록 한 적도 있고, 조경업체 보유 조경수목 생산토지(포지)가 공공용지등으로 수용되어 편입되는 과정에서 직경 20cm이고 30cm이고 무조건 1식으로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감정되어 포지소유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초래되는 것을 보고 반박, 법원 감정인으로 지정되어 그에 대한 합리적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업체의 권익을 보호하기도 했다. 그의 행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부당한 것에 대해 참지 못하고 외치는 큰 목소리가 법원에서도 한 몫 한 것.“지금도 포지 소유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학회나 사회가 힘이 되어 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포지 소유자들도 피땀으로 일군 포지의 부당한 보상에 관해 자문을 구해 손해를 줄이고 제대로 된 보상을 책정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껏 해온 것처럼 현업에 종사하는 동안은 힘 닿는 한 행정절차에 의한 약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자신이 잘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야내에서 정보를 공유하여 함께 발전해 나가야 우리 스스로 위상을 높이는 것이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는 그는, 실무자들이 시공현장에서 체득한 것들을 지역환경에 적합하도록 체계화하고 공유해 시공분야의 기술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대형수목, 노거수 이식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논문으로 체계화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아낌없이 알려주고 있으며, 특수목 이식공사를 완료한 후에는 월 4회 현장조사를 진행해 꾸준히 데이터를 남기고 있고, 그가 주관한 모든 공사의 이용 후 평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는 좀 더 시간이 흘렀을 때에 체계적으로 정리한 그의 자료들이 시공실무자들에게 정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지금의 자리에 100% 만족하고 있다고.
후학양성에 주력, 위계있는 분야가 되었으면임재홍 전무가 전문건설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선 스스로 이론과 실제를 일치시키는 능력있는 시공기술자가 되기 위함이고, 무엇보다도 전문기술을 가진 보다 훌륭하고 성실한 시공기술자를 한명이라도 더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다. 그는 항시 전문건설업에 종사하는 후배들에게 창업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일을 소신껏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본보기이자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었단다. 그래서 올 한 해 창덕궁 대형느티나무 이식공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생태연못조성공사, 서울시 역점사업인 청계천복원공사와 서울숲조성공사 현대건설(주) 사업구간 하도급 협력사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주요 현장을 발로 뛰며 유난히 분주하고 힘들었지만 제7회 올해의 조경인으로 선정되어 더없이 영광이고 기쁘다고.“‘한 우물을 파면 결실을 볼 수 있다’는 보편 타당적인 진리가 맞다는 것 깨달았다. 더욱 잘하라고 격려차 주시는 것으로 알고 앞으로도 능력 닿는 한 분야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접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언제나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이광성 대표에게 늘 감사드린다.”임재홍 전무는 “조경역사 30년과 함께해 온 지령 200호를 맞은 환경과조경이 나날이 번창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는데, 열정적인 조경인의 모습보다도 이번호가 200호임을 기억하고 있는 애독자를 만난 뿌듯함이 인터뷰를 끝낸 후에도 한참동안 여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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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 정책분야 - 양윤재 · 서울시 행정2부시장, 청계천추진본부장(전)
양 윤 재 Yang, Yoon Jae · 서울시 행정2부시장, 청계천추진본부장(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에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거쳐, 지금은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된 이가 바로 최근 몇 년간 급변하는 서울시의 환경과 행정의 중심에 서있는 양윤재 행정2부시장이다.1990년대 초 청계천 복원을 구상했던 그는 10여 년간 청계천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이어 나갔고, 이후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가 청계천 복원을 선거공약으로 채택하면서, 본격적으로 청계천복원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2002년 8월부터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맡으면서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신념을 가지고 쉴 새 없이 달려 왔고, 그것이 이번에 본지 독자가 추천하는 올해의 조경인으로 선정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가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맡아 턴키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행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조경경관 MA(Master Architect)이다. 일반적으로 복잡 다양한 공종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런 대규모 하천 복원 프로젝트에서 팀장을 맡게 되는 것은 공사비가 가장 많이 투입되는 토목 분야. 그렇지만 그는 청계천복원을 단순히 하천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로 생각하지 않고, 문화 · 역사를 복원하고, 도시의 경관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생각했기 때문에 조경경관 MA를 두어 1, 2, 3 공구를 총괄적으로 관할하게 함으로써 경관계획을 비롯한 다양한 공종이 서로 연계되는 프로젝트가 되도록 했다. 덕분에 청계천복원과 관련된 조경분야 종사자들이 큰 힘을 얻기도 했다.또한 당시 설계를 담당했던 이들에 의하면 그는 본부장이 챙기지 않아도 될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꼼꼼하게 챙기는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일반 행정가가 아닌 분야의 전문가답게 디테일까지도 섬세하게 확인하는 책임자가 있었기에 보다 나은 청계천이 탄생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한편 올해 9월에는 제9회 베네치아 국제건축비엔날레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이 ‘최우수 시행자상’을 받기도 했다. 2년마다 열리는 베네치아 국제건축비엔날레는 세계 최고의 도시계획 · 건축 전시회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상을 받은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심사위원들은 청계천복원의 역사 · 문화적 의미, 즉 광교, 수표교, 호안 석축 등 서울 도심을 지나는 하천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는 과정에 점수를 많이 주었다는데, 양 부시장은 문화재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변형 및 보수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현재의 실정에 맞게 복원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가 올 7월에는 행정2부시장에 임명되어 청계천복원의 마무리는 물론, 보다 큰 틀에서 서울시의 미래를 책임지게 되었다. 많은 후학을 가르친 선배 조경인으로서,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조경분야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 외에도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환경보전정책보좌관을 겸했기 때문에 서울 그린트러스트 이사로 활동하면서, 학교의 담장 허물기, 주택의 녹색 주차장 만들기, 승용차 요일제 등의 환경 및 조경관련 업무를 추진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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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 특별상 - 성백진 · SK임업(주) 대표이사
성백진 · SK임업(주) 대표이사
조경도 할 수 있다! 건축, 토목분야의 견제와 불신을 넘고 조경의 대규모 공사수행 능력을 인정받은 SK임업(주)의 성백진 대표이사.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백상빌딩, SK임업 1백여명의 직원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한국임학회 부회장, 한국조경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산림휴양학회 부회장, 한국산림경영인협회 이사, 평화의 숲 지도위원, (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고문 등 여러단체에서 매우 활발한 참여를 하고 있으며, 특히 1974년 SK임업(당시 서해개발주식회사)에 사원으로 입사하여, 1997년 사장에 취임하는 등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알고 있고 믿고 있는대로 실천하는 원칙파이며, 목적이 생기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의지파. 올해의 조경인 특별상 선정에 대해 축하인사를 전하자, “선배 동료들도 많은데, 내가 선정되어 의외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조경영역의 발전에 더욱 기여하는 것이 남은 일이다. 특별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간단히 소감을 밝혔다.
SK임업은?서해개발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1972년 시작한 SK임업은, 처음에는 SK그룹의 고 최종현 회장이 외국으로 전액 유학을 보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재원 조달을 위해 세워진 뜻있는 기업이다. 1980년 조경식재 및 시설물 건설업 면허로 조경공사를 시작하였으며, 1981년 국민포장 수훈, 1988년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이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1989년에 조경공사업 면허를 획득하면서 대규모의 조경공사들을 대거 수주 시공해 왔으며, 1992년 충남대학교 연습림으로 조림지 1,000ha 기증, 2002년에는 SK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울산대공원 1,000억 공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는 1998년에 SK입업주식회사로 상호변경하여 지금까지 오고 있다.
숫자 ‘1’에 얽힌 이야기한국사람 중에 SK그룹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원으로 시작하여 유명 대기업 계열사의 사장이 되기까지 분명 남다른 노력이 뒤따랐으리라. 성백진 사장은 입사전 UN한국산림조사사업기구에서 5년, 산림청에서 3년 정도 근무를 했다고 한다. 1974년 6월에 들어왔으니까 올해가 SK입업에 입사한지 30년이되는 해다. 입사 초기인 1970~80년대만 해도 조경공사라고 하면 식재 위주의 시공뿐이었고, 그래서 토지에 관상수를 심어 생산/판매하여 그 수익으로 조경사업을 확대하고 조림사업도 지속해 왔다. 회사 초창기때야 다들 어렵지만 IMF의 파고는 큰 고비였다. 1차산업의 규모적인 특성상 농업을 가지고는 조림사업의 재원을 조달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자금 압박이 심했다. 주변회사의 부도도 어려움을 부채질했다. 그리고 작년에 있었던 SK사태는 계열사 모두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위기 상황이었다. 위기때 마다 회사와 함께 했고, 모든 것을 일에 바친 것이 현재의 그를 만든 비결이 아닐까.그러나 무엇보다 그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1등이 되자”는 남달리 강한 목표의식이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항상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했는데, 일요일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현장을 확인하기도 하였으며, 약간 우스갯 소리지만 “목요탕을 가도 1번 옷장에 옷을 넣었어요. 주차를 할때도 1번에 차가 있으면 11번에 넣었으니까.(웃음)”
울산 대공원 공사를 잡아라! 1965년에 고려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8년에 한양대학교 환경과학대학원에서 조경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려대 경영대학원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으며, 상명대학교 대학원 환경조경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내가 학부를 다닐때는 조경학과가 없었다. 그러나 임학을 전공한 사람이 조경에 애정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며 조경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업계의 주도권을 찾기 위해서는 조경에 대한 공부가 아니더라도 영어든 일본어든 뭐든지 배워야 한다. 그것이 경쟁력이다.”사실 ‘공원은 조경이 만드는 것’이라는 확고한 정의도 현실에서는 흔들릴 때가 많다. 특히 대규모 공사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성백진 사장이 말하는 경쟁력은 그래서 필요한지도 모른다.
“처음 울산 대공원에서 조경은 ‘나무만 심어라’는 의견이 대부분 이었다. 같은 그룹에서 조차도 조경에는 못 맡기겠다는 말이 많았으니, 울산대공원 공사를 조경으로 가져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2002년 울산 대공원 공사를 SK임업에서 하겠다고 나선 것은 많은 현실적 장벽에 대한 도전이었다. “조경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조경에 대한 견제를 넘어서는 것이 문제였다. 조경의 업역과 관계된 일이었다. ‘조경은 공원내의 모든 것들, 도로와 연못 등을 다 할 수 있는 분야인데, 왜 그런것을 토목과 건축에 맡기는가?’ 라는 생각에 이 사업을 반드시 조경분야로 수주하자고 마음먹고 동분서주했다. SK그룹의 본사와 공장, SK그룹 회장실, 울산시청 등을 찾아다니며,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소하고 설득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으며, 결국 1차 공사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차 공사를 잘하고 나니 울산대공원 2차 공사는 쉽게 수주되었다. SK임업이 대규모의 조경사업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것은 조경공사에 대한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최근에는 이런 대규모 공사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천 송도신도시 2·4공구 공원·녹지 조성공사”를 높은 지분율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었다. 이 공사는 단일조경공사로는 최대 규모인 1,000억대의 공사로서 하청업체만도 30여개의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백진 사장은 앞으로도 ‘업역확장’ 이라는 과제는 지속해야 할 고민이라고 말한다. 조경 업계가 한데 뭉쳐서 업역을 확대하지 않으면 다른 건설분야로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분리발주가 없어졌는데, 조경공사업을 분리 발주하는 제도를 복구하는데 힘쓸 생각이다. 최근 어느 시군에 가면 생태하천을 토목에서 발주하는데 왜 그것이 토목의 일인가.”조경 소재 개발에도 관심이 많다. “SK임업은 산이 많은 회사인데, 우리나라 산야를 찾아다니면 서울시내 가로변에 심을만한 자생상록 관목을 좀 찾아낼 수 있지 않겠는가.”
조경은 사람의 마음을 가꾸는 일“아주 바쁘게 생활했다. 지금은 입찰제도로 인해 많이 나아졌으나, 예전에는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거의 사업에 매몰되어 살았다”. 결코 후배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점은 아니라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일에 열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집안일에는 소흘했다. 열두번 이사를 했는데, 한번도 이삿짐을 날라준 적이 없었다. 마사회 공사장에 나가 있을때 아버님의 부음을 받고 달려간 적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집에서 불만을 토로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오늘의 그를 만든 것이 ‘내조의 힘’이 아니냐고 하자, 굳이 부인하지는 않으나, “무엇보다 어려운 시기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자신을 믿어 준 직원들의 힘이 제일 컸다.”며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다.“사실 업계 현실이 어렵다. 토목, 건축 등 다른 건설사보다 급여도 좀 떨어지지만 그런 현실을 인내해준 직원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어느 기간이 되면 후생복지 부분에서 건축분야만큼 보장해 줄 날이 올 것이다.” 그는 지금 현실적으로 조경업에 종사하는 후배들이 많은 좌절감을 느끼고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하나 띄웠다.“조경은 전도시를 가꾸고, 사람의 마음을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조경인이 조경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일에 몰입하면 희열을 느낍니다.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최선을 다할때, 승리합니다.”이번 수상이 그의 “조경사랑의 길”에 큰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