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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소설과 공간읽기
    2002년 7월 필자는 ‘문학비평을 할 처지도, 또 그럴만한 지식이나 소양도 없다’는 거창한 전제를 걸어놓고 『소설속 공간산책』이라는 이름의 책을 펴낸 바 있다. 그리고 건축을 업으로 하는 입장에서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는가라고 마뜩찮은 표정으로 물어오는 분들에게는 ‘하이브리드로 세상을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 사실 이 말은 토론토대학에서 과학기술사를 강의하고 계셨던 홍성욱 교수의 책 『하이브리드 세상읽기(2003.4, 안그라픽스 출간)』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사용한 변명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소설속 공간산책』을 출간하게 된 동기나 과정은 사실 심각하게 고민하였던 것이 아니라 우연찮은 기회에 인터넷 잡지에 글을 연재하게 되었고, 그 글을 본 건축계의 지인들이 온라인은 아직도 한계가 있는 것이니 오프라인으로 그 내용을 다시 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정도로 흘려보낸 발언을 필자가 곡해하여 믿었던 때문이라고 해야 옳을지도 모른다.이라고 답을 드리곤 했다. 그리고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나 서현의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혹은 홍성용의 『영화속 건축이야기』 등등의 책들처럼 근대 이후 고립된 전문영역으로 스스로의 위안과 자기논리를 위해 일반 대중과 괴리된 담론을 추구해온 소위 전공분야의 고민과 논리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을 보다 대중적인 것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자위하곤 했다. 그런 까닭에 건축이나 도시설계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공부삼아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동시대의 문화를 현상적으로나마 이해해 본다는 취지에서 틈틈이 읽어왔던 소설을 건축적으로 변환하고자 했음이라고 책의 출간에 대한 이유를 밝혀둔 바 있다. 특히, 작가들의 섬세한 눈과 수려한 문장은 건축가나 계획가들이 만들어내는 일상적인 공간이나 환경을 전혀 다른 입장에서 읽기도 하고 때로는 허구이거나 혹은 사실(facts)이거나 간에 건축가의 작업이나 계획가의 의도와는 다른 새로운 상징이나 기억을 작품속의 공간에 부여함으로써 장소를 만들어가는 그들의 작업에 일종의 경외감을 가지며 주말마다 그들의 글을 읽어오는 일에 흥미를 가지곤 하였다. 우리가 늘상 취식하는 감자가 북아메리카를 원산지로 하고 있다는 사실도 구효서의 라는 작품을 통해 알았고, 송영 선생의 덕분에 전쟁의 참화를 겪은 바그다드의 오랜 역사가 알고 싶었으며, 우다이와 쿠사이가 미군에 의해 모슬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권삼윤이 지은 라는 책을 구해 읽게 되었으니 그게 또 행복이었다. 아침부터 매미소리가 캠퍼스를 가득 메웠던 지난 8월에는 윤대녕의 을 읽으며 경주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수로부인의 설화를 따라잡고 싶어 가족들을 채근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세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십대들의 공간환경 지각과 일상공간에 대한 그들의 세계관을 김영하의 나 정이현의 소설집 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으니 단순히 건축공부 이외의 부산물로 십대에 속한 딸자식 둘과의 이야기 코드를 맞춰보는 기회도 얻었다. 집과 주거공간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비록 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땅에 서구의 주거문화가 이식되기 시작하던 때 석영(夕影) 안석주의 만문만화(漫文漫畵)는 전차에서 종아리를 드러낸 젊은 여자들의 ‘나는 문화주택만 지어주면 일흔살도 괜찮아요’ 조선일보 1930년 1월 12일자 夕影 안석주의 漫文漫畵, 『녀성 푸로파간다-시대가 오면라는 비유를 일컬음으로써 서구의 문화이식에 대한 갈등과 충돌을 얘기한 바 있으며, ‘재산푼어치나 뭉둥그린 제 어머이 덕에 구미歐美의 대학大學 방청석 한 귀퉁이에 앉아서 졸다가 온 친구와 일본 긴자銀座통만 갔다온 친구들과 혹은 A, B, C나 겨우 알아볼 만치된 아가씨와 결혼만 하면 문화주택! 문화주택하고 떠든다’ 조선일보 1930년 11월 28일자 夕影 안석주의 漫文漫畵, 『1931년이 오면』고 세태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일제에 의해 도시조직이 재편되고 당시 집장사들에 의해 지어진 가회동의 한옥과 일본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방계회사인 조선도시경영주식회사가 새롭게 조성한 장충동의 주거지를 당시의 사회상과 더불어 상징적으로 대비시킨 박범신의 도서출판 이룸, 2001년 6월, 26쪽 및 343쪽 참조은 서울의 주거공간 변화과정과 그에 따른 사회의 분파 내지는 갈등을 잘 일러주기도 한다. 또 1966년 신문연재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 모았던 이호철의 세태소설 이 소설은 본래 1966년에 신문연재가 되었던 소설인데 2003년 단행본으로 복간되어 출산되었다. 이소북, 2003년 4월, 324~327쪽는 이미 40년 전에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이 왜 굳이 21세기에 다시 출간되었을까를 곱씹어 보지 않더라도 첫 장을 넘기면서 현재형으로 읽히는 매력을 선사하기도 하며, 이 땅에 단지식 아파트의 효시가 되었다고 하는 마포 주공아파트의 풍경과 서민들의 공간 생산양식을 읽어내게 한다. 물론 그 안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도시민의 일상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서하진의 《라벤더 향기》, 문학동네, 2000년 8월, 48~49쪽 참조를 통해서는 실속보다는 치레가 우선하는 우리의 삶터와 함께 치레에 높은 값을 매긴 뒤 분양을 받아 한참을 기다려 실속을 담으면 모델하우스에서의 왜곡된 주거문화의 원인과 경위를 유쾌하지만 씁쓰레한 표정으로 읽어갈 수 있으며, 조정래의 《조정래 문학전집 4》, 해냄출판사, 1999년 6월, 112~113쪽 참조.를 통해서는 1970년대 전반부의 노동운동과 도시빈민투쟁, 국가보위에 관한 임시조치법, 사채동결과 비상계엄령 선포 그리고 이어진 유신개헌 단행 등으로 1960년대 후반기에 지속되었던 고도경제성장이 일시적인 침체기를 맞이하던 때의 풍광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유례가 없는 도시화의 과정속에서 찌들고 피폐해가는 농촌의 모습과 그들의 일상공간에서의 탈출과정 그리고 무작정 상경한 젊은 남녀들을 맞는 도시의 광폭함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떠한 공간환경의 변화를 겪어왔는가는 정도상의 실천문학사, 2003년 2월, 19~20쪽 참조을 통해 짐작하기도 한다. 박 철 수 Park, Cheol Soo ·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아차산 만남의광장·자연학습장
    · 위치 : 서울 광진구 광장동 370번지 일대· 조경면적 : 24,350㎡· 설계 : (주)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소장 김경윤)· 시공 : 수림종합조경(주)(대표 정미순) 개요· 아차산 진입부에 만남의 광장과 자연학습장을 조성하여 이용시민의 만남, 휴게 및 학습공간이 될 수 있도록 계획·설계를 수행함· 만남의 광장과 자연관찰원(자생식물원, 밀원식물원, 습지원) 조성 공간별 구상만남의 광장아차산성 조성 당시 삼국구도의 역사적 맥락과 앞으로의 평화와 발전, 공생을 설계언어로 해석하였으며, 그 중심부는 평화와 공생의 설계언어를 확산되는 원의 형태로 유추하고, 원의 내부에서 외부로 진출하는 형태로 조성하여 미래를 지향하는 진취적인 의미를 담았다.· 자연관찰원자동차 도로가 인접한 주변 환경의 여건을 감안하여 훼손된 생태환경을 복원하기 보다는 학습장 조성을 통한 자연생태의 이해로써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활용한다.생태적 안정을 고려한 자연환경을 조성하고, 친자연적 여가공간이 되며,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생태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자생식물원은 농경지의 원지형에 순응한 형태로 관찰동선 및 포지 조성경사지의 지형을 이용한 노단식 포지에 밀원식물원 조성기존 수계와 계류를 이용한 습지 공간조성으로 다양한 수변식물과 습지식물 및 곤충서식지 제공· 자생식물원주변지역에서 자생하거나 대상 부지의 지역적 생태특성에 적합한 초화류에서부터 목본류까지 자연스럽게 조성하여, 방문객들이 견학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밀원식물원밀원식물을 식재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나비는 물론 나비의 식이식물과 밀원식물을 함께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습지원저습지를 조성하여 습지경관을 연출하며 잠자리 및 다양한 종류의 습지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공간별 계획· 온달마당광장의 주진입부로서 고구려의 기상을 직선과 사선의 공간으로 표현했다.· 화합의 마당설계모티브는 삼국의 통일과 미래지향의 이미지를 평화와 발전, 공생으로 해석하고 이를 원과 원의 내부에서 외부로 진출하는 것을 형상화하여 미래를 지향하고 진취적인 의미를 담아 이용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화합, 평화, 공생, 발전을 기원하는 평면디자인과 막구조 퍼골라, 장식벽, 열주, 화단 등으로 공간을 장식했다.· 자생식물원기존의 경작지에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초화류, 목본류를 자연스럽게 조성했다. 원내에 관찰로와 데크를 조성하여 이용객의 관찰활동이 용이하도록 하고 각 식물군별로 구획·조성하고 안내판을 각각 설치하여 식물명, 생태적 특성 등의 학습활동을 유도했다.· 밀원식물원무덤으로 인해 훼손된 경사지와 농경지 일부지역에 조성하며 관찰로를 설치하여 관찰에 편의를 도모했다. 나비가 좋아하는 밀원식물을 식재하여 나비가 자연스럽게 모여들도록 하고월별 관찰종을 선정하고 구역별로 그 종에 적합한 식물을 식재함으로써 서식환경을 조성했다.· 습지원우천시 물이 모이는 부지내 최하단부를 습지생태원으로 조성하고 습지생태와 곤충들에게 최소한의 영향을 고려하여 목재데크 및 목재관찰로를 조성했다.대상지내 습지의 특성상 소규모이고 점적습지공간으로 육상·공중간 이동이 가능한 생물만이 서식할 수 있어 어류의 도입은 어려우므로 중부지방에서 서식하는 잠자리를 목표로 계절별 잠자리 출현시기를 고려하여 습지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습지 동쪽에 벼를 심어 메뚜기 등의 서식을 유도하고 어린이들에게는 경작의 이해를 돕는다.
  • 연극의 공간과 커뮤니케이션
    연극 커뮤니케이션과 공간의 이중성 연극은, 작가(또는 연출자)가 관객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예술이다. 또한 이렇게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들도 등장인물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성립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연극은 등장인물들 사이의 ‘허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작가와 관객 사이의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이중적 커뮤니케이션’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극의 이러한 이중성은, 연극의 모든 요소들이 이중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다. 연극의 공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극에는 작가와 관객이 위치하는 ‘사실 공간’과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허구 공간’ 이라는 두 공간이 존재한다. ‘사실 공간’이 배우, 무대 장치, 오브제 등 실제적인 신체나 사물들이 위치하는 공간이라고 한다면, ‘허구 공간’은 바로 이 실제적인 신체나 사물들의 ‘기호 작용’에 의해 생산되는 공간이다. 사실 공간 - 무대술적 공간 사실 공간을 공식적인 용어로는 무대술적 공간이라 칭하는데, 이는 극장·무대장치·오브제들이 다른 기능은 하지 않고, 그 차체로서만 기능함으로써 구축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두 장소, 즉 ‘상연이 일어나는 장소’와 이 상연을 관람하기 위하여 ‘관객이 위치하는 장소’를 포함한다. 이 두 장소는 극장의 고유한 건축 양식과 규모라는 외형적인 측면에 의해 많은 부분 지배를 받는 불변의 공간이다. 극장의 건축 양식은 일반적으로 무대의 형태에 따라 원형무대(arena stage), 돌출무대(thrust stage), 프로시니엄무대(proscenium stage), 변형무대(flexible stage)로 나뉘는 것을 말한다. 극장의 규모는 주로 객석의 수를 기준으로 판단되지만 더 정확히는 무대의 크기, 천장의 높이, 무대와 객석의 비율, 조명을 위한 전력 용량 등을 통해 파악된다. 극장의 기능은 우선 최초로 관객과의 만남의 형태를 결정(잠정적인)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무대 건축양식에 따라, 원형무대는 제의(또는 의식)적 특성이 강했던 초기 연극의 무대 형태로 배우와 관객이 구분되지 않는 만남이 가능했던 개방된 공간이다. 돌출무대는 제의적인 성격이 없지는 않으나 그러한 성격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대신 극적인 측면이 대두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하면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배우와 이를 보는 관객의 구분이 생기고, 제의성 보다는 축제성이 강한 고대 그리이스?로마시대의 무대 형태이다. 프로시니엄 무대는 연극에서 제의적인 성격은 거의 사라지고 극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가 구분된 만남, 다시 말해 완전히 차단된(또는 보호된) 거리를 가지고 연극을 관람하는 근대 미학적 만남이 가능한 무대이다. 예술의 전당의 ‘자유소극장과 같은 변형무대는 제의성을 다시 찾으려는 현대에 각광 받기 시작한 무대로, 제의적 만남뿐만 아니라 근대 미학적 만남이 모두 가능한 무대이다. 이처럼 극장은 만남의 형태를 어느 정도 결정을 한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공연하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또 공연이 진행되면서 이런 만남의 형태는 바뀔 수 있다. 한편 극장은 연극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역사와 사회상 - 극장이 건축된 시대, 극장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 등 - 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예를들어 18세기 프랑스에서 각 지방 도시마다 건축된 극장과 오페라는 당시에 이미 경제권을 거의 장악한 부르주아 계급의 대두를 반영하고 있고, 남산 국립극장의 건설은 당시 공연예술 분야에 있어서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남북간의 대립적이고 경쟁적인 정세를 반영한다. 또 극장은 이런 시대적 반영과 함께, 그 극장이 역사적으로 어떤 작품들을 상연하였고, 어떤 전통을 고수하고 있으며, 주로 어떤 경향의 작품들을 기획하여 상연하고 있는지에 따라 구축된 내적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극장의 내적 이미지는 크던 적던 간에 작품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를 형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건축가에 의해 만들어진 극장이 불변적인 공간이라면, 연출가?무대디자이너에 의해 만들어진 무대장치와 오브제는 매 작품마다 달라지는 가변적인 공간이다. 무대장치와 오브제는 공연 작품에 대한 연출의 해석에 의거하여 구체적인 만남의 형태를 결정짓는 기능을 한다. 예를들어 프로세니엄 무대라 할지라도 무대장치를 어떻게 하고, 오브제를 어떻게 사용하며, 조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상주의 연극이 자각적인 연극으로 될 수도 있고, 그와 아울러 관객과의 만남의 형태도 바뀌게 된다. 전형적인 프로세니엄 무대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피콜로 극단(Picolo Theatro di Milano)의 ?두 주인을 섬기는 아를레끼노?. Goldoni작, Streler 연출, 1999년 10월 8-11일. 에서는 객석을 완전히 소등하지 않고, 무대의 후면과 전면을 천막으로 꾸미며, 극행동의 장소가 변할 때마다 관객이 보는 앞에서 오브제들을 옮겨 놓는 등의 방법으로, 닫힌 프로세니엄 극장에서의 공연을 마치 열린 장터에서의 공연 형태로 변형시켰다. 그래서 관객과의 만남의 형태도 보여지는 자와 보는 자의 관계가 아니라 직접 서로 교통하는 관계로 바뀌었다. 무대술적 공간은 이처럼 관객과의 만남의 형태를 결정하는 기능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간의 구성 요소들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예술적 의미의)에 기초한 순수 미적 기능도 수행한다. 그것은 마치 서예가 글이 가지고 있는 뜻보다는 미적 기능에, 다른 말로 의미생산의 기능보다도 글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더 초점을 맞춘 것과 동일하다. 연극의 관객은 예술의 전당(서울)이나 리슈리외(Richelieu) 혹은 샤이오(Chaillot; 파리) 극장에 들어오면서 건축 자체의 멋에 매료될 수 있고 또 무대장치나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사실성, 정교함, 완성도 등으로부터 경탄, 위압감, 그로테스크한 감정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무대술적 공간은 관객과의 만남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고, 작품에 대한 기대치 형성에도 기여를 하며, 건축술이나 무대장치 등으로부터 미적인 효과를 생산하면서, 차후에 수사학적 공간과 함께 연극 작품의 허구적인 이야기와 이 이야기를 통한 함축적인 의미(작품의 주제)의 생산에도 참여하게 된다. 그것은 서예가 우선은 내용보다는 글씨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 글씨의 아름다움을 통해 글이 나타내고자 하는 내용이 가장 효과적으로 전해짐과 같다. 허구 공간 - 수사학적 공간 연극이 ‘작가와 관객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 즉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인가(소위 작품의 주제라고 하는)를 소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작가는 어떻게 해야 관객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전할 수 있을지 고심하게 되고, 그 결과 작품은 수사학적인 성격을 갖게 되는데, 이는 공간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이런 수사학적 성격을 갖는 허구 공간은 무대술적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를 지시하는 기능을 수행할 때, 즉 실제로 극장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물들(무대장치, 오브제, 조명 등)이 사물 그 자체(또는 물성)로서의 자신임을 멈추고 ‘기호로 작용(semiosis)’을 시작할 때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극적 공간은 무대 위의 사물들이 1차 기호작용을 통해 구축되는 공간이고, 시적 공간은 2차 기호작용을 통해 구축되는 공간이다. 우선 극적 공간은 사건의 공간적 배경, 즉 그곳이 어떤 장소인지, 실내인지 실외인지, 도회지인지 시골인지, 왕족이나 귀족의 저택인지 아니면 소시민이나 농부의 집인지, 또 상상적 세계인지 현실적 세계인지를 말해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무대장치나 소도구 또는 의상costume(오브제로서의)의 스타일style을 통해 시간적 배경, 즉 그때가 어떤 시대인지, 고대 그리스 시대인지, 엘리자베스 시대인지, 고전 시대인지, 아니면 다가올 미래의 시대인지도 말해준다. 극적 공간은 다시 ①‘잠재적 공간’과 ②‘상연된 공간’으로 나뉜다. 뮈세Musset의 로렌자치오Lorenzaccio의 예를들면, 배경이 되는 피렌체Florence는 실재하는 도시이지만, 잠재적 공간은 작가가 수사학적 효과를 위해 강조하고 변형시킨 장소로서의 피렌체이고, 상연된 공간은 다시 연출가에 의해 재해석되어 무대 위에 구체적으로 구축된 피렌체를 말한다. 이 둘이 일치하기는 거의 힘들다. 후자는 극장 규모, 무대 기술, 제작비 등에 항상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여하튼 사건은 상연된 공간 속에서 어떤 구체성을 갖게되고, 이런 구체성 속에서 배우와 관객은 인식적 감성적 측면 모두에서 생생한 현실감을 가지고 연극에 참여하게 된다. 한편 시적 공간은 극적 공간이 관객의 수준에서 수용될 때, 즉 배우의 신체와 사물이 2차 기호작용을 할 때 구축되는 공간이다. 장 아누이(Jean Anouilh)의 안티고네(Antigone)의 극적 공간은 테베의 왕궁이다. 그런데 이 공간은 여러 계기에 의해 당시의 공간, 말하자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시(Vichy)정부 수반의 집무실로 인식되는데, 바로 이 공간이 시적 공간이다. 시적 공간은 모든 연극 공간의 함축적 읽기와 관계된다. 극적 공간으로부터 연극 밖의 사회?문화적 세계상(고대 그리이스의 무대공간과 사회상), 등장인물들 사이의 사회적 권력 관계(고전주의 연극에서 무대 상에는 부재하나 항상 모든 사건에 개입하는 국왕), 자아의 심리 영역(공간의 지형학으로부터 종합적 심리 현상) 등이 읽혀지고, 이러한 읽기로부터 다시 연극 작품의 주제로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극적 공간과 시적 공간은 각각 독립된 개별적 공간이 아니라 서로 겹쳐있는 공간이다. 즉 허구 커뮤니케이션과 사실 커뮤니케이션은 모두 동일한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극적 공간으로부터 시적 공간으로의 이동은 실제 경험이 아니라 인식 과정에 의한 것이며, 이 인식은 작가의 전략적 글쓰기에 의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연극이 이중 커뮤니케이션의 예술이라는 사실은 연극의 모든 기능작용도 이중으로 일어나며, 공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연극 공간은 작가와 관객, 배우의 신체와 무대장치, 사물들이 위치하는 사실 공간과 이 허구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허구 공간으로 나뉜다. 사실 공간을 다른 말로는 무대술적 공간이라고 하는데, 이는 다시 극장과 같은 불변 공간과 이 극장에 무대 장치와 오브제, 배우들의 신체가 채워지면서 구축되는 상연의 공간, 다른 말로 가변 공간으로 나뉜다. 불변 공간은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작가와 관객과의 만남의 형태를 결정하면서 동시에 그 건축물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가변 공간은 그 공간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이 그 자체로 기능할 때 구축되는 공간으로, 미적 효과를 일으키는 기능을 한다. 허구 공간은 사실 공간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이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기호로 작용하기 시작할 때 구축되는 공간이다. 항상 작가는 관객과 가장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것을 바라기 때문에, 허구 공간은 또한 수사학적이다. 이 수사학적 공간은 우선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시?공간적인 장소로서 기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작품의 함축적인 의미(주제)를 발견하게 하는 시적 기능도 수행하는 공간이다. 서 명 수 Seo, Myung Soo ?연극 평론가, 중앙대 불어학과 교수
  • 정릉 풍림 아이원 아파트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산236번지 일대· 대지면적 : 83,638.00㎡· 조경면적 : 28,348.17㎡· 세대수 : 2,305세대· 시공사 :풍림산업(주) 현장소장(고세환이사) 조경담당(윤정호차장, 이현희대리)· 조경설계 : 바인플랜(소장 윤미방)· 조경공사 : 한솔조경(대표이사 유태홍)· 조경시설물: (주)영상조경(대표이사 권기영) 서울시 <비전21계획>에서는 북한산 자락의 강북 미아동 지구, 길음지구, 정릉지구 등에 15,000세대의 대규모 신도시형 주거 타운을 계획하고 있다. 그 핵심요지의 중심축에 북한산 도시자연공원과 인접한 정릉4구역 풍림 아이원 아파트가 수려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볼거리로 2003년 6월 입주를 시작하였다.정릉4구역 풍림 아이원 아파트는 북한산 도시 자연공원 등 단지주변의 자연경관 이미지를 단지 내로 유입시켜 친환경적 외부 주거환경개념을 도입하였고, 주진입부에서 공원부에 이르는 50M정도의 심한 Level차이로 인해 생성되는 다양한 옹벽을 활용가능한 부지의 또 다른 수직적 잠재요소로 적극 활용하여 "자연속의 Terrace Garden" 이미지를 극대화 하고 있다.이는 북한산의 수려한 자연경치와 십장생의 이미지를 조화 있게 반영한 "정릉10경"이라는 Theme를 부지 전체 이미지에 반영하여 주민들의 건강과 쾌적한 단지의 이미지를 상징하고 있다. MAIN THEME..... 북한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주변의 자연지세에 십장생 요소를(복숭아, 바위, 학, 산, 물, 소나무, 사슴, 거북, 태양, 바람 등) 도입하여, 정릉도원(貞陵桃園 : 복숭아), 인수고암(仁水高巖 : 바위), 만경군학(萬景群鶴 : 학), 운무고산(蕓霧高山 : 산), 옥류추곡(玉流秋谷 : 물), 청솔보현(淸率寶現 : 소나무), 염초유록(苒草類麓 : 사슴), 청수귀거(淸水龜居 : 거북), 문수일출(文修日出 : 태양), 백운청풍(白雲淸風 : 바람)등의 정릉10경을 유추하고 단지전체 개념에 반영하였다.이러한 개념은 주변의 수려한 자연환경에 단지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킨 친환경적 외부 주거환경개념을 극대화하고, 아울러 전통적 소재를(십장생) 사용한 특색 있는 단지연출로 주민들의 건강증진과 쾌적한 단지분위기를 도모하기 위한 Design Motive라 할 수 있다.정릉10경은 매직코트 십장생 부조벽화를 이용한 옹벽법면 특화방법으로 단지 내 시각적 결절부에 도입되어 심리적으로는 옹벽과 건물동의 수직적 매스감에 의해 발생하는 위요감 및 위압감을 완화시켜주고, 시각적으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서 재미를 유도하였다. 또한 주 보행 축이라 할 수 있는 느티나무 가로수길 양 측 옹벽부에 도입된 정릉10경은 단지 내 특색 있는 Pedestrian Mall(걷고 싶은 거리)의 가로공간을 형성하고 있다.PLAYGROUND.... THEME가 있는 놀이 공간전체 단지 내에 8개소의 어린이 놀이터를 설치하였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놀이시설물들을 도입하여 다양한 볼거리 및 호기심 유발을 유도하였다. 특히 각 놀이터별로 테마를 두어 아이들의 정서함양 및 두뇌개발에도 주력하였는데, 장식가벽 및 놀이벽을 이용한 놀이터별 공간테마를(사계절놀이터, 해 놀이터, 별 놀이터, 달 놀이터, 전래동화 놀이터, 전래놀이 놀이터 등) 아트타일과 모자이크 타일을 이용하여 규정하고, 원색중심의 색감사용으로 아이들이 색감을 느끼고 익히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였다.어린이 놀이터 주변의 가벽은 기능적, 장식적, 교육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기능적으로는 동 후면부 식재와 더불어 1,2층에서 느낄 수 있는 소음을 완화하고 어린이 놀이터의 놀이공간을 시각적으로 한정해주는 기능을 갖는다.장식적으로는 다양한 돌 재료와 마감을 이용하여 시각적 재미를 유도하고, 가벽 윗부분 맞배지붕형태의 두겁마감은 또 다른 장식가벽의 재미라 할 수 있다.교육적으로는 가벽의 중앙부에 도입된 아트타일은 아이들이 좀더 친숙히 와 닿을 수 있는 도안을 사용하여 놀이공간별 테마를 반영하고, 의도적이 아닌 은연중에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교육적 소재로 활용하였다. 주로 도입된 소재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등 12지신의 상징동물(달 놀이터) 표현 및 전래동화, 전래놀이 등이다. 이러한 소재의 도입은 예부터 전해 내려왔던 우리들의 이야기나 놀이방법을 재미있게 표현함으로써 각 테마 공간에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시각적 재미를 유도하는 등의 형태를 유발시켜 우리 것을 잃지 않고 유지 계승하려는 소박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윤 정 호 Yoon, Jung Ho 풍림산업(주) 개발사업본부 설계팀 차장(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우림 e-BIZ. CENTER Ⅱ
    · 위치 :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3가 16, 16-1번지· 대지면적 : 7,544.60㎡· 건축면적 : 3,304.86㎡· 연면적 : 48,724.19㎡(지상층 - 36,159.96㎡)· 시공사 : 우림산업개발(주)(소장 안득현)· 조경설계,시공 : 정한조경(주)(대표 정영한, 소장 나치수) e-BIZ CENTER는 우림건설이 ‘아름다운 꿈을 현실로’라는 기업이념으로, 「과거의 전통 제조업종에서 차츰 디지털시대로 변화하면서 그 이미지도 굴뚝산업이 아닌 첨단 지식산업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에 맞춰 사업하기에 적합한 편리한 환경을 제공함은 물론 충분한 녹지공간과 휴게공간 설치로 휴먼 메카니즘의 구현을 목적」으로 두고 주력하고 있는 차별화 된 최첨단 아파트형 공장의 새로운 브랜드다. 목적에 ‘충분한 녹지공간과 휴게공간 설치’라 제시된 조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림 e-BIZ CENTER의 외부공간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휘어잡는 강렬한 느낌의 대형 수목군락과 깔끔하게 조성된 휴게공간들이 조성되어 있다. 더구나 업무용 건물에서 수목 몇 주 심어놓았다가 준공 후 불법적으로 활용되기도 하는 공개공지에는 도리어 추가예산을 확보,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휴게공간과 녹지를 제공하여 지역환경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으로 공간읽기양평동 우림 e-BIZ CENTER의 외부공간에는 이야기가 있다. 전체적인 컨셉을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 것을 앎으로서 그것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뜻)에 두고 농경산업에서 디지털산업까지의 시간의 변화를 외부공간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파트형 공장의 주요 입주자들이 벤처기업, 소프트웨어,정보기술(IT)산업 등 첨단 산업체들이란 점을 감안해 전통요소들을 도입함으로서 e-BIZ CENTER가 고향처럼 푸근하게 느껴지는, 보다 편하고 안락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건물의 좌측에는 과거의 농경시대를 형상화한 연자방아와 장독대가 설치되어 있다. 보기만해도 정감있는 모양새의 연자방아는 추억이 깃든 조형물의 역할을 하며, 자못 그 모습이 생소한 어린이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또한 연자방아의 배경이 되는 하얀 자작나무와 푸르른 대나무는 서로 상반되는 수피로 시선을 끌어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아름드리 감나무 밑으로 가지런히 정리된 선주목을 따라 설치된 플랜터에는 점토블럭과 고급 더글라스목재를 사용하여 멋을 낸 휴게공간을 조성하여, 여름에는 감나무의 풍성한 그늘을, 가을에는 풍요를 상징하며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감상하며 한가로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랜터 하단에 같은 재질의 점토블럭으로 제작,장식해 간간히 눈에 띄는 전통 연꽃문양도 흥미롭다.감나무 가로수길을 따라 건물을 돌아서면, 현재 활발한 업무를 진행중인 입주 회사들을 상징하는 쭉쭉뻗은 대형소나무들이 건물의 전면부를 장식하고 있다. 소나무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건물쪽으로 다가서면 독특한 생김새의 수경시설을 보게 된다. 건물 중앙부에 설치되어 우림 e-BIZ CENTER의 초점 역할을 하기도 하는 이 수경시설에는 캐스케이드 상단에 부를 상징하는 두꺼비 한 쌍이 설치되어 있어 입주자들의 성공을 기원한다. 수경시설 좌우측에서 시선을 끄는 독특한 형태의 공작대나무 역시 이 곳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볼거리(공작대나무는 식재를 담당한 정한조경에서 조형해 낸 우산형태의 대나무이다).캐스케이드 단차로 생긴 작은 휴게공간에서 흐르는 물 소리와 어우러진 녹지를 감상하고 건물의 우측으로 들어서면 잔디블럭과 함께 건물 좌측 공간과 비슷한 느낌(물론 공간내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느낌을 주지만)의 대형 참나무 플랜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좌우대칭형 건물의 좌우측에서 결실의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 곳에서는 야생 참나무에 달리는 도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덧붙인다면 지상층에 식재된 많은 대형 수목들은 그 수형이나 상태가 꽤나 일품이며, 특히 감나무길이나 참나무길에서 보이는 야산에 자생하는 것을 캐 온 듯한 쌍간 수목이 시선을 끄는데, 이는 공작대나무처럼 야생수목을 일찍부터 뿌리돌림하여 만들어낸 정한조경의 자산이란다). 물론, 벤치에 그늘을 드리우는 대형 녹음수의 역할이나 가을에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히 단풍을 내는 참나무의 기본적인 역할도 한 몫 한 것.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부산 금정체육공원
    · 위치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669번지 일원· 조경면적 : 134,360㎡(부지면적 : 291,190㎡)· 공사기간 : 2000. 1. 5. ~ 2002. 7. 5.· 발주 : 부산광역시 건설본부· 조경설계 : 두인컨설팅· 조경시공 : 삼성조경개발(주)· 분수설비 : 가람스페이스 아시안 게임, 월드컵, 국제영화제. 부산은 더 이상 대한민국만의 부산이 아니다. 오랫동안 제2의 도시라는 꼬리표를 달아왔던 부산이 당당히 국제 무대에서 독자적인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제도시라고 하기엔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수 없는 사실. 일렬로 뻗은 도시에서 마땅치 않은 우회로 때문에 건조하게 반복되는 도시의 경관을 일상적으로 마주해야 하고, 뜨거운 도시의 열기에 맞서 가파오르는 숨을 내쉬는 시민들. 그러나 최근 이 도시가 푸른비전을 제시하며 심상치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한껏 새살이 오르고 있음도 부정할 수가 없다.아시안 게임을 거치면서 부산의 거리에는 낙락장송들이 많이 들어섰다. 교차로에도 조경공간이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좋은 경관과 휴게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단순히 국제적인 행사를 위한 임시방편이 아닌 세계적 수준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다시찾는 도시로서 부산의 미래는 매우 밝다. 이런 점에서 녹화마스터 플랜을 계획하여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한 부산시청의 노력이 어떠한 성과를 남기게 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부산 금정구 두구동에 위치한 금정 체육공원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위해 조성되어 각국의 선수들이 힘을 겨룬 곳으로, 테니스장, 농구장, 사이클장이 들어서 있다. 대회가 끝난뒤에도 시민들의 체육 휴양시설로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도시의 규모에 비해 시민들이 찾을만한 공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있지만, 조경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이 공원의 곳곳에서 묻어나는 것을 보면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를 알만하다.이 곳의 조경공간은 공원의 입구, 핵심공간인 중심수변광장, 공원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산책로(달리기 코스)와 자전거 동선, 그리고 가족산책공원, 다목적 잔디광장, 녹지공원, 참식나무광장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기능적으로는 휴식공간 못지않게 운동공간으로서의 동적인 성격이 공원 전체적으로 강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인사동 문화마당
    · 발주처 : 서울시 조경과(설계발주), 서울시 종로구청(공사발주)· 설계 : 조경설계 서안(주)(과업책임 : 정영선, 총괄 : 성종상, 진행 : 정우건, 강영걸, 오선희)· 시공 : 임원개발(주)(대표 이대성, 현장대리인 정수영) 시간의 지층2000년 사대문안 역사문화 탐방로 조성사업의 한 부분으로 새롭게 정비된 인사동은 한동안 문화계의 뜨거운 비평대상으로 떠올랐었다.그런 집중된 관심은 인사동이 역사와 문화의 공간으로서 얼마만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지를 말해준다.인사동 양쪽 초입의 남인사마당과 북인사마당은 눈에 잘 띄는 장소이며, 주변을 향해 활짝 열린 곳이다. 반면에 인사문화마당이 만들어질 옛 새마을 회관 부지는 인사동 거리에서 한 발 물러난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독립된 조용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었다.소규모의 각종 공연과 시연, 전시 등을 할 수 있으며 평상시에는 인사동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비어있는 공간으로서의 다양한 기능을 생각하였다.기능에 대한 생각과 동시에 처음 접한, 가히 처참한 몰골의 현장에서 떠오른 것 들은 겹겹이 쌓인 시간의 지층에 대한 상상이었다. 철거된 건물과 남아있는 건물들 사이에 있다 마음껏 너저분하게 드러난, 얽히고설킨 배관 파이프와 각종 실외기, 환풍기의 소음들은 기묘하게도 밟고 있는 땅 아래 숨어있는 생생한 과거의 일상들을 생각하게 하였다.부지를 둘러싼 사방의 건물들이 말하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곳과 이곳의 뿌리를 이루는 오래된 기억들을 어떻게 한 공간에 담을 것인가 하는 것이 인사문화마당을 향한 출발점 이었다. 공간구성/ 질서인사문화마당의 공간구성은 우리의 전통공간조성 수법에 기대어 이루어진다.창덕궁 후원의 연경당은 조선시대 사대부가옥 공간구성의 전형을 보여준다.바깥마당에서 집 주위를 휘감아 흐르는 명당수를 건너 대문을 들어서면 행랑마당을 만나고, 행랑채를 지나면 사랑채가 있는 마당에 이른다. 안채가 있는 안마당은 사랑마당과 연결되며, 안마당은 다시 별당으로 통한다.이처럼 각 공간들은 각각의 성격에 따라 분절되어 차례차례 펼쳐지며 그러한 구성은 공간에 변화와 질서, 그리고 깊이를 준다. 인사문화마당은 이러한 전통공간의 구성방법을 되살려 담장과 수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이용하여 자칫 한눈에 드러나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좁은 공간에 위계와 질서를 부여 하고자 하였다.차경(借景)으로 대표되는 우리 전통정원의 조성수법은 터 잡기와 함께 주변경관과의 관계를 맺는 데서부터 시작 된다. 이는 정원을 주위와 단절된 곳이 아닌 경관의 연속 선 상에서 주변과의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데서 비롯되는 까닭일 것이다.길 건너편 탑골공원의 큰 나무 숲은 좋은 주변요소를 이루는 반면, 인접 건물의 어지러운 벽체들, 그리고 마을마당과 탑골공원사이의 바쁜 자동차들의 행렬과 소음은 그리 유쾌하지 못한 요소들 이다. 이러한 주변 요소들 가운데 좋은 것은 안으로 끌어 들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가리고 완화 시켜 주변경관과 유연한 관계를 맺는 것은, 부지 안의 공간구성계획과 함께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정우건 Jeong, Woo Keon 조경설계 서안(주) 과장(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아름다운 정원 ; 하나로통신 옥상정원, 청담동 빌라 테라스가든 외
    - 다양한 정원에 대한 몇 가지 단상 - Neo-green garden ; 하나로통신 옥상정원2003년 2월말 눈의 흔적이 남아있던 장소를 둘러보고 이미 반쯤 점령하고 있던 구조물위주의 공간과는 다르게 아름다운 식물들을 감상하고 교감하는 정원을 만들고 싶어졌다. 공간은 단순하되 작은 소로를 걸으며 여러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일산시내 전경을 시원하게 바라보도록 전망점 근처에 strolling할 여유 공간을 두었다. 식재설계의 큰 주안점은 먼저 토심(배수층 포함) 20cm 이내에서 식재기반이 완성되도록 하였고 특별히 건강한 식재지반 조성을 위하여 원예용 상토를 사용하였다. 인공경량토 만으로는 양분부족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프렌치 라벤더, 잉글리쉬 라벤더, 타임등의 허브식물로 향기로운 자극을 즐기게 하였고 지피식물의 잎, 꽃의 색깔과 질감에 따른 color planting을 시도하였다. 짙은 녹색과 회색계열의 잎의 대비, 흰색과 노랑색 꽃이 피는 식물군, 보라색과 핑크색 꽃이 어우러지는 식물군을 구획하고 식물이 자랐을 때의 볼륨과 키를 고려하여 식재설계에 반영하였다. 지금은 일산의 명소가 되었다고 직원이 자랑을 한다. 인사라도 고마운 말이다.예전에 서울시청 별관 옆 건물의 옥상녹화(초록뜰)로 서울시 조경상을 받은 바 있는데 그것은 초경량형 저관리 옥상녹화의 실험이었으므로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야생화와 새덤 위주의 식재플랜을 하였다. 보다 폭넓게 옥상녹화를 보급하기 위한 prototype 제시에는 성공적이었으나 너무도 실험적(?)이어서 예쁘지도, 별로 가보고도 싶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험에서 내가 생각한 것은 너무 생태적인 강요는 오히려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기회를 빼앗고 나아가서는 자연과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이왕에 녹화개념으로 만들더라도 planting pattern이라던가 식물간의 질감을 고려하여 미적 완성도를 높여준다면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옥상녹화가 가져다주는 생태적 장점이 더 널리 보급될 것 같다. 우리시대의 조경은 1970년대 이후 공공성과 경관이라는 큰 틀에서 존재하다가 갑자기 환경론자들을 대변하는 데에 앞장서서 가고 있는 느낌이다. ‘정원은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오래된 문화행위’중의 하나이므로 정원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의 소중함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매개체이다. 자연과 인간사이의 매일 계속되는 교감이야말로 환경운동의 시초가 될 것이다. 이용자의 생각, 그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는가 ; 청담동 빌라 Terrace Garden요즈음은 고급스러운 빌라들이 청담동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의 테라스는 대부분 외기에 열려있고 웬만한 단독주택 정원만큼이나 규모도 크다. 이런 빌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아마 베란다 샤시(veranda sash)문화 라고 말할 수 있겠다.가까운 일본만 해도 아파트 테라스는 외기에 노출되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작은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반면 한국의 아파트는 유리온실 속에 갇혀져 겨우 실내(열대성)식물이나 가능한 상황이다.보다 건강한 삶의 질을 위해서는 아파트 베란다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는 환경이야 말로 사람도 건강해지는 환경일 것이다. 빌라의 테라스는 인공지반위의 조경이면서 동시에 바로 눈앞에서 연출되는 마치 무대장식과도 같은 심미적인 장소가 된다. 빌라 A와 B를 소개하고자 한다. A는 비교적 넓고 3부분의 테라스로 나뉘어져 있으며 모두 열려진 장소이다. 아래층 테라스는 거실과 면하고 있고 클라이언트(client)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한국적 분위기 연출하였다. 산단풍과 남천, 작은 소나무 등을 주목으로 넣고 하부에는 좀비비추, 애기맥문동, 애기기린초등의 키가 작은 주제목들과 scale이 맞도록 지피식물을 조절하였다. 반점털머위는 한껏 분위기를 자아내고 물확에 넣은 네잎가래가 물이 올라 예쁘다. 역시 식물이 자아내는 우연성(spirendity)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2층의 가족용 테라스는 목재 데크를 깔아 타일바닥으로 실내분위기가 나던 장소를 완전한 외부공간으로 분위기를 바꾸었다. 쪽마루를 깔 듯 긴 데크를 깔고 자작나무와 (일본단풍) 노무라단풍을 주제목으로 하고 하부에는 허브식물을 이용하여 눈과 귀를 즐겁게 하였다. 실버타임, 골드타임, 헬리오트로프, 야로우, 산토리나 등.... 생울타리는 보리수와 서양측백을 병행하여 활엽과 침엽의 질감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 클라이언트는 허브물을 낯설어하셔서 레몬버베나는 차가운 생수에 넣어 향을 즐기셔도 되고 타임이나 로즈마리는 자란 줄기를 한웅큼씩잘라 예쁜 접시에 놓아두면 그 향이 머리를 맑게 할 것이라고... 등등 말씀드리고 나니 그제 서야 안심을 하고 예쁘게 바라보시는 듯 했다. 안방 앞의 테라스는 마담이 화사한 꽃을 좋아하셔서 본인의 뜻대로 배롱나무와 임파첸스를 심어드렸다. 가끔은 전문가가 아무리 많이 생각했다 해도 주인이 추억을 되살리는 그 무엇을 원할 때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임파첸스는 너무 흔한 것이라고 여러번 설득을 했으나 본인이 넓은 정원에 사실 때 봄부터 서리 내릴 때까지 화사하게 자신을 맞이했던 임파첸스가 어찌 그립지 않을까 싶었다. 내년 봄이 되면 산앵두의 화사한 흰 꽃이, 플랜터 한켠의 영춘화가 정원을 만들었을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질 것 같다. 보리수의 빨간 열매도 따먹을 수 있겠지...빌라 B의 테라스는 A 보다는 작은 편이나 아래층은 유리창으로 닫혀있고 윗층은 열려있다.주인의 표현에 따르면 아래층의 컨셉은 ‘아마존’이었다.나는 실내식물은 잘 몰라서 열심히 권소장을 따라 양재동과 다른 농장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아마존 분위기 연출을 위한 식물 셀렉팅 작업을 하였다. 현장을 둘러보지 않았다면, 권소장의 십여년간의 실내식물에 대한 숙련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일을 수행하지 못했을 것만 같다. 초기 식재계획에서는 해고를 주제목으로 쓰려고 했으나 실제 농장을 다녀보니 생각만큼 날씬하고 쪽 뻗은(내가 계획에서 그려본) 마땅한 것이 없었다. 난감하였다. 이미 주인에게는 열심히 설명해서 연출할 분위기를 각인시켜 놓았는데.. 소심해진 마음에 어떻게 할까요 하고 전화를 했더니 전문가 마음대로 해달란다. 어깨는 한층 무거웠지만 열심히 궁리한 끝에 시원스런 아레카야자와 비로야자가 주제목이 되었다. 하부에는 알로카시아, 극락조화, 칼라디움, 드라세나 와네끼, 마란타, 필로덴드론, 퓨미라, 콩짜게란과 비단이끼등을 마치 디스플레이 하듯 서로의 질감, 색깔조화를 고려하며 여기 저기 놓아보기를 여러번 반복한 끝에 완성하였다. 작은 장소일수록 정말 하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윗층은 열려있는 장소이나 협소한데 주인이 미니멀한 분위기를 좋아하여 그런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는 작은 정원의 로맨틱함을 느낄 없다고 설득하여 약간의 자연스러움이 남도록 유도하였다. 그렇지만 실내인테리어의 minimal하고 오렌지색 계열로 마감된 분위기를 고려하여 플랜터와 트렐리스를 코르텐으로 만들고 주홍색의 꽃이 피는 석류를 심고 계절 초화류로 마감하였다. 여름에 한창 물이 오른 수생식물도 한켠에 두었다. 클라이언트가 ‘아마존’정원은 처음부터 좋아했지만 윗층의 정원은 아직 탐색중인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식물도 한번이라도 이름을 접하고 즐긴 것은 금방 친구가 되기 마련인데, 심어놓은 식물들이 마치 자식이라도 된 듯 예쁘게 길러주고 사랑받기를 고대해본다. 전 은 정 Jeon, Eun Jeong·조경포레(주) 소장(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분당 현대아이파크
    · 위치 :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9, 10-1, 10-2, 11번지· 조경면적 : 8,624㎡(1단지-4990㎡, 2단지-1691㎡, 3단지-2443㎡)· 세대수 : 8개동 1,071세대· 발주 : 1·3단지 - 현대산업개발, 2단지 - 화이트코리아(주)· 조경설계 : 1, 2단지-기술사사무소 ARTEC, 3단지-지오조경기술사사무소· 식재 시공 : 1단지-(주)동의종합조경(대표 박형찬), 2단지-우본개발(주)(대표 이평수), 3단지-명석산업(주)(대표 윤명진)· 시설물 시공 : 1단지-(주)청산조경(대표 홍태식) , 2단지-동남산업개발(주)(대표 김종선), 3단지-해오름2000(주)(대표 오기방)· 수경 시공 : 1단지-(주)청산조경(대표 홍태식), 2·3단지-레인보우 스케이프(주)(대표 정운익)· 조경공사비 : 약 48억· 조경공사기간 : 2002 10. ∼ 2003. 6. 1단지단지 외부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 정면에는 조각품이 놓여 있다. 이 조각품은 단지 외곽의 도로변이나 동선을 따라 세워져 있는 조경시설물인 사각 프레임과 색이나 형태적으로 유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서, 단지의 전체적인 통일성과도 조우하고 장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능도 하고 있다. 비교라도 하라는 듯 서 있는 이 조각품과 조경시설물 사이에는 가격의 차이가 존재할 뿐 일반인의 눈에는 그다지 특별함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건물에 들어서면 커다란 유리를 통해 조각이 내다보이는 자리에 주민들의 공동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조형미가 강조된 인위적인 장식이지만, 일부 공간에는 식물 소재를 도입하여 실내조경공간으로 꾸몄다. 2단지각 단지마다 옥상정원을 조성해 놓았다. 그중 2단지의 옥상정원의 규모가 제일 크다.2단지의 옥상정원에는 수로, 분수, 물레방아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친수공간을 조성해 놓았다. 벤치와 식재를 통해 휴게공간 확보하고의 쾌적함에 관심을 가졌다. 남천과 눈주목의 수형이 공간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건물 앞 중앙에는 무늬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태극무늬를 창조적으로 변형한 듯한 물결치는 모양의 화려한 형태로 화단을 구성해 놓았는데, 이곳에는 섬기린초, 흰꽃세덤, 파랑세덤, 사철패랭이 등의 초화류들이 심겨져 있다.건물의 중앙에서 측면동선까지는 나무를 소재로 만들어진 플랜터가 늘어섰다. 이 곳에는 공작단풍을 한주 한주씩 심어 놓았는데, 아직은 어린 나무지만 좀더 성장하게 되면 가지를 늘어뜨린 공작 단풍의 수형이 이 공간을 매우 독특하게 연출하게 될 것으로 상상된다.도로변으로 광폭하게 흘러내리고 있는 웅장한 벽천은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비단 벽천이 아니더라도 외곽의 동선, 식재, 조경시설물들은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3단지단지의 서측으로는 분당-수서간 도시고속화 도로가 지나고 있어 차폐를 목적으로 구상나무가 밀식되었다, 높은 건물때문에 낙락장송이 여럿 군식되었으며 배롱나무의 초점 식재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다. 특히 배롱나무의 꽃을 보면 수종선정이 매우 잘되었음을 느끼게 한다.건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연못이 있다. 그곳이 내다보이는 건물의 내부에는 주민들의 공동 휴게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커다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연못과 시각적으로 열려져 있다.연못에는 물속에 잠긴 거북이가 등을 수면위로 내밀고 있어 마치 섬이 떠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으며, 간단한 장식을 통해 조형적인 미를 좀더 가미하였다. 그리고 연못가에 조성된 식재지에는 매우 다양한 지피류가 심겨져 있다. 다양한 지피류는 조성당시 관심을 가진 의도된 결과다. 분당 아이파크는 부분 부분을 뜯어보기보다는 전체적인 구성을 읽어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우선 바닥에 다른 재료보다 우월하게 포장된 점토벽돌, 도로변과 건물의 외곽을 둘러있는 사각 프레임, 한줄의 분수와 그 양쪽으로 심겨진 주목, 그리고 늘어선 열주의 배열, 남측 도로변의 벚나무 가로수와 동측 청단풍 등이 단지의 전체에 걸쳐서 나타나는 조경 디자인의 특징이며, 이것이 단지의 통일성을 유지시키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특징들은 단순한 이야기로 명료한 구성에 기여하면서도, 또한 다른 단지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서 공간의 독창성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아름다운 정원 ; 별내면 정원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광전리·면적 : 약 200여평·설계·시공 : 수락산조경(대표 최봉수) 서울시내를 빠져나가 남양주시로, 그리고 정원으로 가는 길은 평범한 교외의 모습이었다.정원이 있다는 마을로 접어들자, 길을 따라 마주 앉은 집들은 담장도 별로 없고, 골목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이런 동네에 정원이 잘 꾸며진 집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려는 찰라 방문하게될 정원에 도착했다.아담한 집이 한 채 서있고, 하얀 색의 대문과 푸른 잔디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가옥의 색깔도 흰색이라 푸른 잔디와 대비되어 더욱 뚜렷이 보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입구로 들어서니 야트막한 철재 담장 안쪽을 따라 스트로브 잣나무가 경계를 표시해주고, 그 아래로는 철쭉이 심겨져 있다. 철쭉 앞으로는 회양목이 나무들을 감싸듯 심겨져 매스를 이루며 부드러운 질감을 표현하고 있었다.건물 쪽을 바라보니 정면에 작은 텃밭이 조성되어 있다. 지금은 몇 가지의 채소만 심겨져 있는데,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그래도 주인의 정원에 대한 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리고 반듯하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각종 도구와 관목들도 눈에 띈다. 입구에서 시작된 산책로는 제주석 디딤돌로 놓여져 있고, 건물 앞에서 출발한 동선은 침목 포장으로 되어 정원의 중간에서 합류한다.건물과 맞닿은 부분에는 집안에서 바로 연결되는 야외 목재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이 데크에는 이동이 가능한 야외용 탁자가 놓여 있어 야외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한잔 마시기에 제격이다. 이 데크의 맞은 편으로는 홍단풍이 그늘을 드리우는 석재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목재데크의 탁자가 집에서 밖을 바라보는 느낌이라면 마당의 석재 테이블은 가옥을 바라보며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어디에 앉더라도 집 주변으로 사방으로 트여 있고, 멀리보이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경관이 좋은 편이다. 또 바로 인근의 배밭도 가을로 접어들면서 풍성한 과실이 열려, 넉넉한 마음을 갖도록 해주고 있다.건물 옆에 심긴 대형 소나무의 하부에는 맥문동 등 각종 지피식물이 심겨 있고, 정원의 곳곳에 심겨진 몇 그루의 반송은 초점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창문 바로 앞으로는 공작단풍이 심겨져 실내에서 보면 창밖에 비치는 나무의 실루엣을 감상하기에 좋을 듯.건물 뒤쪽 진입부의 석재계단 사이로는 바위취가 심겨져 자연스러운 모습을 더하고 있고, 집 주변으로는 교목 아래로 비비추, 옥잠화 등 다양한 식물이 심겨 있다. 4월에는 아주가, 5월에는 철쭉, 여름에는 맥문동 등이 차례로 피어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