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야호 맘껏숲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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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놀이터
어린이 놀이터(이하 놀이터)와 관련된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 놀이터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쓴 것이 벌써 25년 전 일이다. 그간 고민과 경험이 축적되었지만 어린이였던 시절로부터 계속 멀어지고 있으니 시간적 거리감에 늘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선다. 고백하자면 놀이터는 우선순위의 논문 주제가 아니었다. 당시 조경학과에는 여학생 수가 적었고, 소수자의 눈으로 조경학의 틈새를 찾겠다는 무모함이 어쩌다 놀이터로 이어졌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어린이와 놀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전혀 없이 놀이터에 대해 논문을 쓰겠다고 무턱대고 결심했을 땐 지도 한 장 없이 낯선 곳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시절, 무작정 연세대학교 아동학과 교수에게 연락을 드렸다. 다른 과 학생이 놀이터에 관심을 가졌다는 기특함이었는지 길 잃은 아이에 대한 측은지심이었는지 모르나 교수님은 낯선 학생에게 첫걸음 떼는 법을 알려주셨다. 연세대학교 부속 교육 기관인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을 소개받아 교사와 대화하고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비로소 어린이의 놀이와 놀이 환경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우리 도시의 놀이 환경은 생각보다 열악하고 위험했다. 서울시 어린이집의 실외 놀이터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무모한 논문을 쓴 이후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놀이 기구는 화려해지고 다양해졌으며 각종 인증기준으로 안전 문제와 위생이 개선되었지만, 어린이와 바깥 놀이 환경에 대한 사회의 근본적 철학과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전문가로서 그 더딘 변화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껴온 터라 기회가 닿을 때마다 어떻게든 기여해야 한다는 강박도 생겼다. 어쩌다 시작하게 된 놀이터는 어느덧 전문가로서, 또 세상의 어른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무가 되었다.
맘껏, 놀이를 기획하다
유니세프(Unicef)가 전 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아동친화도시 사업에는 도시를 만드는 의사 결정 과정에 아동이 참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야호 맘껏숲놀이터(이하 맘껏숲)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전주시와 유니세프한국 위원회의 매칭펀드로 조성한 아동 친화 공간이다. 어른 혹은 미리 정해진 규칙으로부터 자유롭게 맘껏 스스로 즐기자는 의미로 시작한 ‘맘껏’ 공간은 서울의 맘껏놀이터(2017), 군산의 맘껏광장과 맘껏카페(2019)에 이어 전주의 맘껏숲이 세 번째다. 전주시는 놀이터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놀이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 중이며 야호아이놀이과를 신설해 여러 유형의 놀이터를 만들어 놀이의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덕진공원 어귀에 위치한 맘껏숲은 옛 야외 수영장 부지에 만든 놀이 복합 공간으로 전주 시민이라면 한 번쯤 이곳에서 놀았던, 놀이의 기억이 두껍게 쌓여있는 장소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은 18세 미만의 사람을 의미하는데, 놀이터 사업이 주로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청소년들이 공원과 놀이터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놀이터의 주 이용자에 청소년을 포함하자는 설계팀의 생각에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많았다. 청소년들이 모이면 우범화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우리는 다양한 발언과 참여의 기회를 통해 상충되는 의견들을 조율하며 공간의 정체성을 함께 만드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다. 환경 교육가, 놀이 전문가, 생태학자, 조경가로 구성된 설계팀을 꾸렸다. 설계팀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전주시 아동자문단과의 놀이 워크숍, 숲에서 놀아보는 팝업 놀이터, 청소년이 직접 디자인하여 시공하는 맘껏아지트 만들기, 도토리의 새싹을 틔워 만드는 도토리 텃밭 만들기 등 맘껏숲에서 진행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미리 테스트하며 콘텐츠를 만들어갔다. 경험을 통해 놀이터가 적절한 실내 공간과 연계되지 않으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라, 맘껏숲에도 바깥 놀이터와 이어지는 실내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날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 놀이터, 보호자가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는 공간, 운영자가 상주할 수 있는 건축물이 절실했다. 야외 놀이터 사업으로 발주됐지만, 기본 계획에 상자 형태의 건축물을 그려 넣어 시장에게 놀이터와 연계된 실내 공간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그 제안에 공감한 전주시가 별도의 예산을 편성했고 그렇게 맘껏숲에 들어설 맘껏하우스가 탄생했다. 전주와 덕진공원에 대한 기억과 애착을 가진 지역 건축가가 맡아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실현되어 지금의 맘껏 하우스 풍경으로 이어졌다.
놀이터로서의 건축
어릴 적 부모님의 손을 잡고 덕진공원에 놀러가던 건축가 김헌(일상건축사사무소)은 어느새 세 딸의 아빠가 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매주 이곳을 찾는다. 대상지는 약 30년간(1973~2001년) 야외 수영장이 운영되어 전주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물놀이를 했던 곳이고, 김헌 역시 그들 중 하나다. 놀이터로 시작한 맘껏숲 프로젝트에 합류한 건축팀은 건축물이 바깥 놀이터와 이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놀이 공간의 일부가 되길 원했고 놀이터의 중심이 아닌 놀이터의 연장으로 기능하길 원했다. 그들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놀던 기억을 더듬어 비석치기, 땅따먹기, 두꺼비 집짓기 등 흙, 돌, 나무 같은 자연물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자연이라는 놀이의 재료가 건축물을 구성하는 마감 요소들로 이어졌고 목재(글루램), 노출 콘크리트, 석재로 마감된 맘껏하우스가 탄생했다. 맘껏하우스의 놀이 공간을 만드는 건축적 장치는 틈과 프레임이다. 물리적으로 꼭 필요한 실내 공간만 확보해 실내로 규정되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그와는 반대로 외부 공간과 사이 공간, 즉 ‘틈’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했다. 틈은 이동에 쓰이는 공간, 머물 수 있는 부피가 있는 공간, 시선과 소리가 통과하는 공간이 된다. 틈을 만든 이유는 아이들이 한 방향으로, 규정된 대로 움직이는 공간이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틈은 놀이를 만든다. 변화하는 박공 글루램 프레임으로 건축물의 형태를 규정짓고 공간감을 갖게 했다. 프레임은 적당한 그늘을 만들고 안전을 위한 난간 역할을 하며, 각종 놀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지지대가 된다. 그네, 집라인 등 놀이 기구를 만들어주는 것보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맘껏하우스의 목표다.
자연에서 놀기
맘껏숲이라는 이름은 덕진공원의 아름드리 개잎갈나무와 대나무를 포함한 다양한 나무와 숲, 그리고 연꽃호수라는 풍성한 자연이 놀이를 담는 그릇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 도시의 모든 곳이 놀이터가 될 수 있으니, 맘껏 놀 수 있는 숲이 생긴다는 건 더 풍부한 상상과 가능성을 의미한다. 과업 초기에 답사한 일본의 플레이파크(Play Park)에서 충격에 가까운 영감과 감동을 받았다. 기성 제품 하나 없이 흙과 물, 불과 목재 등 자연의 소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며 도전과 놀이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자유로움과 상상력이 놀라웠다.
어린 시절 자연에서 놀았던 경험은 자연에 대한 태도와 감수성을 형성한다. 여행지가 아니라 일상으로 만나는 자연에 대한 기억이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를 만든다고 할 때,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놀이 시설물의 디자인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자연과 만나는 방식, 그 안에서 펼칠 놀이와 배움의 체험을 디자인하는 일일 것이다. 숲에서 논다는 것은 자연과의 일상적인 접촉 속에 자연의 변화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도토리의 싹을 틔워 도토리 텃밭을 만들었다. 그들이 심은 참나무 묘목이 맘껏숲의 일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양지바른 곳에 심었지만 공사 기간을 버티지 못해 사라졌다. 그러나 아이들이 숲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희망은 그들 마음에 살아있다고 믿는다. 숲은 아이들 마음에서 이미 태어났기 때문이다.
맘껏숲의 공간
덕진공원의 맘껏숲은 어린이, 청소년, 시민들이 함께 쓰는 공간이라 어느 정도의 영역성이 필요하다. 원형 언덕의 능선을 기준으로 맘껏하우스가 있는 놀이터는 주로 어린이 놀이 영역, 호수 쪽이 청소년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영역으로 계획했지만, 배타적이지 않고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구조다. 놀이에서는 다양성과 연속성, 자발성이 중요하다. 건축물과 놀이터가 이어져 높낮이가 있는 잔디 언덕, 순환 동선과 작은 샛길이 선택의 다양성을 주는데,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공간 구분과 규칙을 허물고 넘나들며 놀이를 발명할 것이다. 슬라이딩 가벽에는 청소년들이 커버 댄스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거울과 낙서벽을 설치했고, 이는 덕진공원의 호수를 조망하는 프레임 역할을 한다. 대나무숲 터널은 이미 있던 대나무숲 안에 작은 길을 낸 것이다. 맘껏아지트는 청소년들이 디자인하여 직접 제작까지 한 구조물을 존치한 것이고, 트리하우스는 별도의 예산으로 솜씨 좋은 목수들이 만들었다. 놀이 워크숍 때 시도한 밧줄 놀이 시설이 준공 이후 추가 설치됐는데, 좋은 공간은 이렇게 실험을 허락하고 나이 들며 진화한다. 맘껏숲은 운영 측면에서도 새로운 공공 놀이터의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전주시의 아동·청소년 정책 '야호 프로젝트'의 하나로 놀이 활동가가 상주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놀이터다.
어린이 놀이터 만들기의 숙제
통계청의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2019)에 의하면 전 세계 유소년(0~14세)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5.6%인 반면 한국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4%다. 더욱 충격적인 건 2067년에는 유소년 인구가 8.1%로 떨어진다고 예측했다는 점이다. 초저출생 상황에서 아동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위한 중요 사안이며 놀이는 아동의 발달과 행복에 핵심 요소다.
놀이터는 공평한 생애 첫출발을 위한 중요 공공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놀이터 환경 역시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피해가지 못한다. 작년 말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놀러 온 다른 동네 아이들을 도둑 취급해 경찰에 신고한 황당하고 안타까운 뉴스를 기억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모든 어린이가 나이, 지역, 주거 형태, 계층, 성, 장애와 상관없이 충분하게 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하며, 이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한국의 놀이터 풍경을 지배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근거한 안전인증제도다. 놀이와 도전의 가치를 상실하고 안전만 강조하는 제도적 구속은 조합놀이대 중심의 틀에 박힌 놀이터를 양산하고 있다. 안전인증은 경직되어 운영되고 있고, 시설물 설치 후에 시행되다 보니 설계 단계에서 디자이너를 위축시킨다.
맘껏숲의 경우, 건축물과 놀이터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에는 건축물에서 튀어나온 무지개 다리 끝이 바로 미끄럼틀로 이어지게 설계했다. 그러나 어린이놀이시설로 규정된 미끄럼틀과 건축물이 연결되면 건축물 전체가 안전인증 대상이 된다는 황당한 이유로 디자인이 수정됐다. 안전인증으로 설계안이 의도와 다르게 변형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네와 흔들놀이 같은 기성품 대신 매달려 놀 수 있는 밧줄과 트리하우스를 도입했다.
조합놀이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정해진 패턴으로 놀고 사고한다. 맘껏숲에는 대신 언덕, 개울과 물웅덩이, 나무, 나무토막, 흙, 놀이집, 낙서벽, 거울 등 놀이 시설뿐 아니라 놀이를 촉진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다. 여기서 아이들은 스스로 놀거리를 찾고 노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놀이 시설이 많지 않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놀아야 할지 고민하는 긴 시간을 보낸다.
성급한 부모는 주저하는 아이를 보고 이곳은 재미없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어른 눈에 재미없어 보여도 아이는 이를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아이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어른이 기다리지 못할 뿐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장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좋은 공간을 제공해줘야 한다. 어린이놀이시설의 안전은 놀이의 가치, 안전과 도전의 균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전주시의 경우, 아동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한 조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대하는 여론에 부딪혀 고전하다가 작년 말 조례를 통과시켰다. 아이들이 놀 권리를 주장하면서 학업을 소홀히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부모들의 우려와 놀면서 만드는 소음을 못 견디는 어른들의 불편함이 조례 제정을 지연하는 데 한몫 했으리라 추측해 본다.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충분히, 그리고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먼저 변해야 하니 어린이 놀이터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 본 원고는 2021년 건축공간연구원에서 발간한 『건축과 도시공간』 제44호 장소탐방에 필자가 김현민, 김헌, 최정인과 함께 작성한 '맘껏숲&하우스'에서 발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놀이의 다양성을 위한 조건들
김아연·김현민 인터뷰
서울의 맘껏놀이터, 군산의 맘껏광장과 맘껏카페에 이어 전주의 야호 맘껏숲놀이터(이하 맘껏숲)가 완성됐다. 하나의 연작처럼 느껴지는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김아연(이하 아) 대학원 석사 논문 주제가 어린이 놀이터였고, 그 이후 어린이 놀이터 관련 연구를 몇 개 더 했다. 연구에서 그친 점이 늘 아쉬웠는데, 놀이 관련 이력을 발견한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 ‘맘껏’은 맘껏놀이터를 만들 때부터 사용했는데,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사교육과 경쟁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아동 권리의 지향점을 잘 담았다고 여기는 단어다. 처음에는 맘껏숲까지 사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출발은 아이들의 놀 권리 증진과 바깥에서 놀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한 아동 친화 공간 사업이었다. 도시에서 아이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공간이 무엇일지 고민하다보니 여러 유형의 공공 공간을 시도하게 됐다. 맘껏놀이터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를, 맘껏광장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고민할 수 있었다. 맘껏숲은 같은 놀이 공간이지만 맘껏놀이터와는 조금 맥락이 다르다. 전주 덕진공원 안에 숲과 호수가 있는 대상지라 자연을 놀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탐색할 수 있었다. 김현민 소장은 내 꼬드김에 넘어와 맘껏광장 프로젝트부터 합류하게 됐다.
김현민(이하 현) 협업 제안을 받은 시점이 사무실을 연지 얼마 안 된 때였다. 해보지 못한 일에 관심이 많았고, 그때 만난 게 맘껏광장 프로젝트다. 사실 놀이터라는 공간이 처음부터 크게 와닿은 건 아닌데, 김아연 교수가 제안했다는 점과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참 낯설다.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설계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아 우선 아동에 대한 정의가 나라와 법마다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동이라 하면 흔히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을 떠올리는데, 한국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사람을 뜻한다. 아동에 대한 제한된 인식이 청소년들을 놀 권리 소외 계층으로 만들고 있다. 맘껏광장과 맘껏숲의 경우, 청소년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안했는데 반대가 심했다. 흡연이나 음주를 하는 탈선 장소로 변질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청소년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여기는 인식이 커 그들을 설득하는 데 노력이 필요했다. 청소년 역시 사회의 중요 주체이고, 그들에게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도시의 일부분을 청소년에게 내어주었다는 의미에서 맘껏광장과 맘껏숲이 청소년 놀이 공간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현 청소년들을 지켜볼 수 있는 트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다. 맘껏숲의 경우 나무와 트리하우스, 공간을 분할하는 언덕이 시야를 가릴 수밖에 없어 반대가 컸다. 작품을 전시하거나 게시판으로 쓸 수 있는 아트펜스도 설계했는데, 같은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다. 청소년은 참 고민이 많은 시기인데, 혼자서 깊은 고민을 하고, 학교가 끝난 늦은 시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없다. 청소년을 위한 여가 공간이나 놀이에 대한 토론 자체가 부족하다.
아 워크숍을 하며 청소년들이 원하는 공간에 대해 조사했는데, 다양한 의견을 관통한 공통점이 어른들이 들어오지 않는 공간이었다. 학업과 진로로 인한 스트레스도 크지만, 어른들에게 늘 관리되고 통제되는 터라 쉴 때만큼은 오롯이 또래들끼리 있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다.
맘껏놀이터와 달리 맘껏광장과 맘껏숲은 인근에 실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아 놀이 공간은 그릇 같아야 한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도록 비어있어야 하는데, 비워놓기만 하면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모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장치가 필요하다. 맘껏놀이터를 통해 배운 게 많다. 놀이터가 생각보다 활성화되지 않아 여러 차례 방문해 그 원인을 찾았다. 우선 맘껏놀이터는 동네 놀이터가 아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한복판에 있어 동네 아이들보다는 차를 타고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한번 들러 놀고 떠나는 곳이다. 이 경우 비워놓은 놀이터의 특색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많은 아이들은 이미 조합놀이대에서 노는 방식에 익숙해진 상태다. 조합놀이대가 없는 놀이터에서는 어떻게 놀아야 할지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데, 맘껏놀이터를 방문하는 아이들은 그런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 주 동선에서 벗어나 있고, 주변에 아이와 함께 온 부모가 편하게 앉거나 날씨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없다. 카페 같은 실내 시설이 있으면 보호자가 편하게 아이를 지켜볼 수 있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도 형성된다. 맘껏놀이터의 경우, 주변에 편의점이 있지만 놀이터와 등을 지고 있고 법적인 문제로 인해 한동안 문을 열지 못하게 되면서 사람들이 놀이터 쪽으로 유입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놀이터 디자인만큼이나 공간을 활성화할 수 있는 놀이의 콘텍스트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김현민 소장과 맘껏광장을 설계하며 아이들이 점유할 수 있는 아지트 같은 실내 공간,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는 항상성이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맘껏광장에는 구조물 형식의 맘껏카페를 만들었다. 맘껏숲에도 실내 공간을 두고 싶었는데 주어진 예산으로는 꿈도 꿀 수 없었다. 무작정 전주시장에게 기본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 건물을 그린 도면을 들고 갔는데, 뜻밖에도 공감해주어 맘껏하우스를 추가로 계획할 수 있게 됐다. 전주시가 생태도시, 놀이터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시의 비전과 맞는 일이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편이다.
현 처음에는 사실 컨테이너 박스를 쌓은 정도의 제안이었는데, 여러 과정을 거쳐 예산이 확보되어 맘껏하우스를 짓게 됐다.
아 맘껏하우스를 설계할 건축가를 선정해야 했는데, 무엇보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함께하고 싶었다. 늘 프로젝트를 하며 서울에 사는 사람이 지방에 작업을 하고 떠나는 점이 마음에 걸렸는데, 전주에서 활동하는 김헌 소장(일상건축사사무소)을 섭외하게 되어 기뻤다. 김헌 소장이 어렸을 때 덕진공원에 자주 들러 논 경험이 있어 그 의미가 더 컸다.
맘껏하우스는 맘껏숲과 같은 디자인 언어를 쓰는가.
아 디자인 언어가 같다기보다 놀이터와 건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설계를 했다. 건물 자체가 놀이 공간의 일부처럼 녹아들기를 바랐다. 맘껏하우스 2층의 경우 반 이상이 외부 공간이다. 도로변에서도 진입할 수 있도록 1층에 큼직한 입구를 많이 두었고, 가장자리에 아이들이 걸터앉을 수 있게 했다.
현 맘껏하우스와 맘껏숲의 프로그램이 촘촘히 잘 엮여있다. 건축가는 건물 안에서 본 바깥의 풍경과 안과 밖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다.
아 다양한 아이들이 협업할 때 새로운 놀이가 탄생하는 것처럼, 건물과 놀이 공간을 친구처럼 만들었다. 건축가는 관리 문제로 인해 건물 내부에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게 된 점을 아쉬워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맘껏하우스 2층에 들어서고 나선형 계단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다시 바깥으로 나가는 식의 놀이 과정에 자연스럽게 건물이 끼어 있기를 바랐는데, 신발을 벗어야 하니 그 흐름이 끊기게 됐다.
맘껏놀이터, 맘껏광장, 맘껏숲의 공통점 중 하나가 벽, 거울, 언덕, 미끄럼틀이다. 네 요소를 즐겨 쓰는 이유가 있을까.
아 벽은 공간을 정의해준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고, 천장이 있건 없건 아지트라고 느껴지는 공간감을 형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벽은 낙서를 하거나 액자를 걸 수 있고, 거울도 설치할 수 있어 여러모로 훌륭하다. 거울은 아이와 청소년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는 일이 아동 발달에 중요하고,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외모에 관심이 많다. 커버 댄스 연습 등 취미 활동에 활용되기도 한다. 더 자주 사용하고 싶은데 깨지거나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놀이를 촉진하는 몇 가지 요소 중 하나가 높낮이다. 높낮이를 즐기기에 언덕만큼 좋은 것이 없고, 오르내리는 지형을 이용한 놀이 기구의 대표가 미끄럼틀이라 자주 쓴다. 사실 가장 설치하고 싶은 건 그네다. 어린이놀이시설의 설치 기준에 따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는데 부지가 작은 경우가 많아 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매번 그 점이 아쉬워 맘껏숲에는 건물과 놀이터를 잇는 무지개다리 하부에 밧줄을 주렁주렁 달아 그 밧줄을 엮어 그네처럼 타고 놀 수 있게 했다.
더불어 맘껏숲에는 트리하우스를 제안했고, 별도의 예산으로 설치했다. 기존 숲의 큰 나무들을 활용한 기획인데, 아이들이 나무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트리하우스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꿨던 로망의 공간이지 않나.
현 트리하우스는 친구와 속닥일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인 동시에 고지의 역할을 한다. 개인 공간이자 모험을 위한 놀이 시설이다.
아 아이들이 일상에서 오르기 힘든 높이를 트리하우스에서 경험할 수 있다. 아이는 도전하면서 성장한다.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연 속에서 나무와 공존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기 좋은 구조다. 트리하우스를 잇는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더 이상 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이기도 한다. 놀이 공간에는 다양한 난이도의 놀이 기구가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으면 당연히 위험하고, 난이도가 너무 낮은 공간은 아이들이 위험을 찾아 이상한 방식으로 놀이를 즐기게 해 사고 발생률을 높인다. 좋은 놀이터는 놀이의 종류와 난이도가 다양한 곳이다. 아이들은 지금은 겁이 나는 놀이 기구를 보면서 내년에는 올라야지 생각하고 언니, 형을 따라하며 큰다. 오르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며 또래 그룹끼리 교류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그러한 교류와 상호 보살핌의 기회를 청소년에게까지 확장해주고 싶었다.
평지에 새로운 언덕을 만들 때 겪는 어려움은 없나.
현 지형 스터디를 위한 모형을 크게 만들어 다각도로 검토했다. 언덕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 2.7m다. 생각보다 높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능선이 어떻게 보일지 상상하기 어렵다. 어떤 각도에서 어떤 방향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고, 공간의 핵심 요소이기에 충실히 스터디했다.
아 지반 침하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성토를 해 지형을 만드는 일은 늘 쉽지 않다. 걱정은 있었지만 만들어놓고 보니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안 된다는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면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가 없다.
맘껏아지트가 눈길을 끈다. 단순히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을 넘어 시공까지 함께했다.
아 나 역시 그렇지만 유니세프는 놀이 공간 계획에 아이들이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맘껏광장과 맘껏숲을 만들 때는 청소년과 좀 더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이재영 교수(공주대 및 한국환경교육연구소) 팀을 섭외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사용할 공간을 직접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를 맘껏아지트로 해소해주고자 했다. 전주 야호학교 청소년과 함께 디자인하고 지역 목수와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현 청소년 주체의 프로그램 운영 여건을 마련해준 것이 맘껏숲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놀이 공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앵커가 없으면 공간의 주인이 사라진다. 맘껏숲에는 놀이 활동가가 상주하며 다양한 계절과 시간에 따라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아 놀이 활동가가 있는 놀이터는 정말 다채로워진다. 그동안 분실과 사고의 위험으로 금기시됐던 블록 놀이를 맘껏숲에서 시도해봤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은 물론 블록이 사라지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설사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놀이 활동가가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다.
세 사업을 모두 다른 지자체에서 진행했는데 도움을 받은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있나.
현 유니세프의 아동친화도시 인증 프로그램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고 전부였다.
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으려면 우선 아동권리 전담조직을 만들고 아동친화적인 법체계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전담 조직이 있어도 놀이터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여러 부서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마저 없다면 프로젝트가 더욱 복잡해진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좋은 담당자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맘껏광장의 경우 최초 예산이 5천만 원이었다. 기존 광장에 아동권리헌장을 출력해 붙이는 정도의 간략한 계획이었다. 실제로 작동하는 공간을 만들려면 적어도 6억은 필요하다고 하니 수화기 너머로 느껴지던 담당자의 당황 가득한 침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한 달 정도 연락이 두절되어 프로젝트가 무산되었구나 하고 체념할 무렵, 담당 공무원이 시의원과 여러 사람을 설득해 일정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갈등을 조정하고, 추가 예산이 필요해지면 여러 단체를 설득해 기부금을 받아오기도 했다. 맘껏광장 벽에 설치한 거울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출력해 넣었는데, 이는 실시설계 단계밖에서 담당자들의 애정과 의지 덕분에 실현되었다.
현 전주에서는 뜻밖의 일이 장애물로 작용했다. 대상지인 덕진공원이 전통성을 강조하며 리노베이션되고 있어 맘껏숲에도 전통을 담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주 작은 디테일에까지 말이다. 그래서 무지개다리에 설치된 밧줄 윗부분에는 전통 노리개에서 볼 수 있는 매듭을 사용했고, 평상이나 팻말, 벽에 전통 요소을 넣었다. 심의를 통과해야 하니 과도하게 드러나지는 않되 군데군데 전통을 숨겨놓는 방식을 썼다.
아 아이들의 놀이는 문화적 배경과 상관없이 보편적 특성을 갖는다. 놀이터에는 놀이만 담으면 되지 성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투영하는 게 불편했는데, 지나고 보니 결과물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상적인 놀이 공간에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앞으로 실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현 아이디어를 얻고자 일본의 플레이파크에 답사를 갔는데 참 인상적이었다. 특별한 시설이 없는 진흙탕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만들고 부수는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맘껏하우스에서 놀이 활동가, 야호학교 교사, 청소년이 모여 매주 목공 체험을 통해 시설을 만들고, 그 시설 자체가 놀이터가 되는 모습을 상상했다. 지금도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좀 더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아 물놀이 공간이라 하면 분수처럼 물이 솟구치는 시설이나 계류, 발을 담글 수 있는 연못을 떠올린다. 하루는 비 온 다음날 맘껏숲에 간 적이 있다.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바닥 일부가 진흙탕처럼 변해 있었는데, 담당 공무원은 하자 보수를 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그렇게 물이 고인 곳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 놀이터나 진흙 놀이터가 된다. 놀이터를 설계할 때 늘 성인의 눈으로 공간을 보지 않으려 경계한다. 오히려 재미있는 놀이 기회를 뺏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실수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놀이가 만들어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100퍼센트가 아닌, 덜 디자인된 공간인지도 모른다. 플레이파크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 많은데 상당히 지저분하다. 아이들이 놀다 보면 시설이 깨끗하게 관리될 수 없다. 사진이 잘 나오는 깔끔한 공간보다는 아이들이 놀며 망가뜨리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놀이터를 만들고 싶다.
현 놀이터에 대한 고정관념이 참 많다. 놀이터는 아이들만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진짜 놀이터는 아이들뿐 아니라 온 동네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어야 한다. 플레이파크의 아이들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도 스스로 놀이거리를 찾아 논다. 고정관념과 정해진 놀이, 법규와 심의가 많다보니 놀이터의 다양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조금씩 바꾸어나가고 싶다.
맘껏숲놀이터
프로젝트 총괄 및 책임디자이너 김아연
맘껏숲놀이터 기본계획 서울시립대학교 조경설계연구실(윤승렬, 이현정), 한국환경교육연구소(이재영, 조경준, 조찬희), 스튜디오일공일
조경 설계 스튜디오일공일(김현민, 이현옥, 이세희, 이슬기, 최담희)
조경 시공 호원건설
맘껏아지트 한국환경교육연구소(이재영, 조경준, 심규태, 조찬희),
야호학교 청소년 및 틔움교사
트리하우스 미즈노 마사유키 + 가사골 교육놀이공동체
목재시설물 시공 쌔즈믄
미끄럼틀 시공 자인
외부 전기 시공 대아전력공사
맘껏하우스
건축 설계 일상건축사사무소(김헌, 최정인)
구조 설계 시너지구조
조경 시공 호원건설
건축 시공 태왕종합건설
건축기계·전기 설계 대화
건축 면적 146.73m2
연면적 178.52m2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1316-11(덕진공원 내)
대지면적 4,684.18m2
건축주 전주시청 &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완공 2021. 5.
사진 김아연, 노경, 일상건축사사무소, 한국환경교육연구소
김아연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와 동대학원 및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 설계 실무와 설계 교육을 넘나드는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정원, 놀이터, 공원, 캠퍼스, 주거 단지 등 도시 속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으며 동시에 자연과 문화의 접합 방식과 자연의 변화가 드러내는 시학을 표현하는 설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아름다운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조경 설계라고 믿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일을 중요시한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이자 스튜디오 테라 대표다.
김현민은 서울시립대학교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조경을 공부했다. 미국 SWA 그룹에서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기술사사무소 렛, 비오이엔씨, 지드앤파트너스에서 폭넓은 실무를 경험한 뒤 2015년 스튜디오일공일을 설립했다. 실험성, 심미성, 실현성을 바탕으로 과정을 강조하는 실천적 디자인을 중시하며, 작은 정원에서부터 주거 단지, 오피스, 공원, 리조트, 골프장 등 다양한 스케일의 설계와 디자인 감리를 한다. 마이크로경관이 살아 있는 풍성하고 균형 잡힌 경관 체험을 전하고자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