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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분야, NCS 기반 교육 어디까지 왔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조경의 新지형도
  • 변재상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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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NCS 개발1의 기본 단위는 세분류로서 NCS 분류체계에 기초를 두고 있다. NCS 분류체계는 2013년부터 관련 산업계와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수차례 수정 보완을 거듭했으며, 현재도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 즉 산업 기반을 가진 대부분의 대학 내 전공 분야는 관련된 NCS 세분류가 존재하게 됐으며, NCS 개발이 돼 있지 않다는 것은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산업체가 없음을 의미하게 됐다. 조경 분야의 NCS는 2007년부터 개발돼 수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듬어져 왔기 때문에, 어느 분야보다도 산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형태로 진화해 왔다.


물론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고 수정이 필요한 것이사실이지만, 한 번도 산업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 본 경험이 없는 다른 전공 분야에서는 당장 운영해야 할 NCS 기반 교육과정이 먼 산의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과정은 한 번 개발되면 해당 학번의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까지는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대학과 학과가 처한 현재의 위치와 상황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진단해야만, NCS 도입을 위한 명확한 처방전을 쓸 수 있다.

 

 

NCS 기반 교육과정 신규운영(2015)

시범운영의 축적된 경험으로 신규운영에서는 비교적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교육과정 개발 및 교과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특히 각 산업 분야별로 대부분의 NCS가 이미 개발됐고, 한국연구재단에서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데 있어서 절차와 양식상의 혼란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다만 정부 정책과 재정지원사업, 구조개혁 등과 맞물려 진행되면서 다소 경직된 채 운영됐고, 교육 현장의 여러 여건을 반영하기보다는 성과를 내기 위한 서류 중심의 소비적이고 불필요한 작업들이 많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1) NCS 기반 교육과정 신규 개발

NCS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체 검증을 거친 교육과정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연구재단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총 9단계의 표준개발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신구대 환경조경과에서도 해당 가이드라인의 표준개발절차를 최대한 준수해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추후 NCS 기반 교육과정 개발을 원하는 대학이 있다면 해당 절차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각 단계별로 중요성을 논하긴 어렵겠지만, 1단계와 4단계는 NCS 기반 교육과정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1단계의 환경분석과 요구분석은 학과의 인재 양성 목표를 정하고 세분류를 선택하기 위한 단계로서 객관적인 분석과 논리적인 해석이 핵심이다. 이후 4단계에서는 선정된 직무를 NCS에 기반해 직무 모형을 작성하는 단계다. 특히 기존 교육과정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학자체능력단위6를 선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론 중심 전공기초교과들을 직무모형에 도입해야 한다. 5단계 이후의 과정은 객관적인 절차를 준수한다면 큰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는 과정이다.


교과목을 명명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NCS 능력단위명을 그대로 사용토록 권고한 교육부 조치에 따라 교과목명이 선정됐다. 이것은 가급적 직무수행능력평가의 대상인 능력단위와 교과목명을 일치시킴으로서 능력단위 이수에 대한 혼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교육부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교육과정상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과 유사한 교양:전공기초:NCS=1:3:6의 비율로 나타났다. 비록 그 비중은 30% 정도에 해당하지만 전공기초에 해당하는 기본 과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다. 해당 비율은 전공별로 상이할 수 있으며, 학생이나 학과, 대학, 지역 산업 등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교양-전공기초-NCS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교육과정 개발 단계에서 교과 운영에 필요한 기자재와 장비 등의 교육시설과 교육환경에 대한 고민을 수반해야 한다.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의실 위주의 교육현장을 떠나 현장성을 강화한 실습장, 특히 야외 실습장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조와 조언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에서는 2013년 개발된 조경관리 NCS를 운영하기 위해 2014년부터 2015년까지 NCS 조경관리 기준에 따라 야외 실습장을 구축했다.


NCS 시범운영 기간에는 실습장 구축 등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강의실과 기존에 구축된 실내 실습장을 중심으로 NCS 교육과정이 진행됐는데, 신규 NCS 기반 교육과정 운영에서는 특성화 재정지원 사업의 지원을 통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야외 실습장을 구축할 수 있었으며, 실질적인 산업 현장을 재현해 내고 이곳에서 실습과 함께 교육훈련을 소화해 낼 수 있었다. 이처럼 현장 중심 교육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을 재현해 내는 것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많은 재정적 지원이 요구되므로, 대학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지원과 산업체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많은 경비가 소요되는 장비에 있어서는 관련 산업체와 연계한 지역별 대학 연합체를 통해 고가 기자내나 실습장 등의 공동 활용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2) NCS 기반 교육과정 신규운영

2009년 시범운영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방법론과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신규운영은 해당 문제점을 보완하고 성과를 도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교과목 운영을 위한 상세한 절차와 증빙자료들이 제시되고 있다. 예컨대 기존 교육과정에서 사용했던 강의계획서나 성적표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6가지 기본 양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해당 양식들은 하나의 교과목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로서 기존의 강의 관련 양식들에 비해 좀 더 구조화됐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과정평가형 자격제도에 대응하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정비를 위해서는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에 있어서 객관성과 합리성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에 해당 양식과 같은 인증을 위한 기초 자료들이 구비돼 있어야 할 것이다.


평가체계에 있어서도 기존과 같은 개별 교과목 평가가 아닌 능력단위 위주의 평가로 전환돼야 한다. 하나의 교과목에서 능력단위 하나가 소화될 수도 있지만, 학과나 교수자, 혹은 학습자의 상황에 따라 2개의 능력단위가 한 교과 혹은 한 개의 능력단위가 몇 개의 교과로 쪼개어 운영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평가 계획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잘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능력단위와 교과목을 분리해 생각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처럼 능력단위 위주의 평가 즉 직무수행능력평가가 진행되면, 이를 최종적으로 종합해 인증할 수 있다. 직무능력성취도라는 이름으로 제시돼 해당 직무의 종합적 이수 여부를 판정할 수 있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해당 이수 집계표를 통해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를 대비할 수도 있다.


해당 서류들은 각각의 교과목을 운영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빙이기 때문에 서류 중심의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매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류 중심 행정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현재까지의 행정업무를 경감시킬 수 있는 전산시스템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신구대학교에서도 정부지원을 통해 상기 서류 작업들을 간소화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을개발했으며, 이를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NCS 교과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자료, 즉 수업 운영을 위해 필요한 6가지 양식의 개념이 이해됐다면,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교과 운영이 가능하다. 우선 필자가 운영했던 교과목7은 조경설계 NCS 중 ‘조경기본구상(1405010103_14v2)’에 해당하는 ‘공원녹지계획’이다. 해당 교과는 조경설계 중 계획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로드맵 상의 능력단위로서 교과목과 1:1로 대응 가능하다.


조경설계 중 계획 업무 수행을 위해 ‘조경기본구상’ 이외에도 ‘환경조사분석’과 ‘조경기본계획수립’ 능력단위에 해당하는 교과목을 교육과정 로드맵 상에 함께 구성했다. ‘조경설계프레젠테이션’과 ‘조경설계도서 작성’이라는 능력단위도 보조적이지만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따라서 두 개의 능력단위 역시 정규교육 과정 중에 교과목으로 포함했다. 다만 NCS상에서도 요구하는 실수가 크고 실제 업무상 기능적인 숙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해진 정규시간만으로는 입직 수준에 만족할 만한 교육 성과를 내기 어려운 능력단위다. 이에 따라 정규 수업 이외에도 학과 내의 전공 동아리나 튜터링 성격의 학습 동아리를 통해 해당 능력 단위의 성취를 독려했다.


한편 수업 운영 중 교수자가 소화해 내지 못하는 최신의 산업체 기반 전문 교육훈련 내용은 해당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산업체 인사를 초대해 활용할 수 있다. 공원녹지계획 수업에서도 최근 회사에 입사한 지 5년 미만의 졸업생을 섭외해 산업체 인사 특강을 의뢰했다. 특강이라고 한다면 경험이 많고, 그 분야에서 권위 있는 인물에게 의뢰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NCS 교과 운영에서는 입직 수준에 맞는 눈높이 실무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입사한 지 5년이 넘지 않는 인사를 섭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변재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중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으며, 박사 취득 후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경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박사 후 연수 과정을 수행했다. 조경 분야 최초의 NCS 개발(2007년)과 이에 기반한 표준교육과정 개발 사업(2008년)에 참여했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신구대학교 환경조경과에서 NCS를 적용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신구대학교 NCS 지원센터 전문위원으로 다양한 NCS 정책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조경 분야 NCS표준 및 학습모듈 개발의 검토위원으로 NCS 개발 및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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