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소화기관은 어디에 있을까?
조경토양학을 강의하면서 위의 제목처럼 학생들에게 “나무의 소화기관은 어디에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모두들 의아해하고 황당해한다. 어떤 학생은 사람처럼 수간 즉 줄기 안에 있다고 하고 심지어는 뿌리에 있다고 약간은 장난 섞인 답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먼저 답을 말하자면 나무에는 소화기관이 없다. 소화기관이 없는 나무는 양분을 어떻게 섭취(흡수)하고 살아간느 것일까? 나무는 사람과 다르게 빛과 공기(이산화탄소), 수분만 있으면 제 스스로 탄수화물(당)을 합성할 수 있다. 즉 광합성을 통해 밥을 먹고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여러 가지 용도가 있겠으나, 첫째, 왕성하게 세포가 분열한느 부위, 즉 가지 끝의 눈, 뿌리 끝의 분열조직, 형성층, 어린 열매 등으로 이동하여 새 조직 형성에 이용된다. 둘째로, 여러 가지 대사작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하여 호흡작용에 탄수화물이 쓰이며, 셋째, 전분과 같이 저장물질로 전환되고, 넷째, 공생을 하는 경우 뿌리혹박테리아나 균근에게 탄수화물을 제공하며, 다섯째 탄수화물이 잎, 줄기, 뿌리 표면으로부터 용탈되어 밖으로 없어진다.
나무의 소화기관은 바로 토양 정확히 말하자면 토양 내 미생물(세균, 사상균, 방선균, 조류 등을 포함하고 원형생물, 토양소동물은 제외함)들이다. 사람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유기물을 섭취하여 소화기관에서 분해하여 당, 아미노산, 지방산 등 에너지와 체내구성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저분자 물질로 변환시킨다. 그리고 수많은 생화학적 합성과 분해를 통하여 핵, 단백질, 생체막 등 체내구성물질을 생산한다.
뿌리를 뻗어 토양에서 제공하는 수분과 양분을 공급받아 살아가는 것이다. 먼저 토양에 유기물질이 투입되면 많은 미생물들이 이를 분해하고 그 분해된 최종산물이 무기염(일부 단순한 당과 아미노산을 포함)으로 될 경우에만 나무는 뿌리를 통하여 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나무는 단순한 당과 아미노산을 제외하고 유기물을 직접적으로 흡수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