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신하 ([email protected])
하늘을 얼마나 자주 올려 보시나요? 질문이 좀 막연한가요? 그럼 질문을 조금 바꿔서 오늘 하늘은 보셨나요? 아마 많은 분의 대답은 ‘먹고 살기 바쁜데 하늘 볼 여유가 어디 있어’, 아니면 ‘빌딩 숲에 둘러싸여 있어서 하늘을 보기가 어려워’ 정도가 아닐까요? 네 맞습니다. 바쁜 도시 생활에서는 하늘을 바라본다는 건 이젠 정말 사치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몽골 사람들 시력이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지요? 평균 시력이 3.0이라고 하고 또 어떤 설명에서는 4.0이라고도 합니다. 숫자야 어찌 되었건 분명한 것은 그들이 도시인들보다 월등히 좋은 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왜 그럴까요? 아마도 넓은 초원에서 말과 양을 기르며 사는 그들의 생활환경 때문이라는 게 가장 그럴듯한 설명 같습니다. 광활한 초원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가까운 곳보다는 먼 곳을 바라보는 생활에 익숙하고, 또 가족과 가축들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좋은 시력의 눈이 필요했다는 얘기지요. 거기에 초원에 있는 녹색의 풀이나 나무가 눈의 피로를 덜어주기 때문에 더욱 시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도시인들의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도시 안에서는 시야 거리가 짧아지고 자연물보다는 인공물을 많이 접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