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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잘 사고 팔려면 조경수 재테크, 나무 잘 사고팔기
  • 에코스케이프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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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를 구매하기 위해 농장을 둘러보는 모습


해마다 4월이면 조경수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보통 2월이면 시공 현장에 필요한 나무를 구하려고 조경업체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땅이 녹는 3월이면 나무의 이동이 활발해지며 4월에 그 점정을 찍게 된다. 

 


조경수 유통량이 늘어 거래가 활발해지면 겨울 동안 움츠렸던 나무 시장도 활기를 찾지만 생산자도 구매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조경수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되는지, 혹시 나무만 납품하고 돈을 떼이는 경우가 없는지, 현장에서 확인한 나무와 다른 불량한 나무를 받지 않을지 하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요 몇 년 사이 나무 시장이 많이 힘들었다. 나무가 돈이 된다고 하니 부업 생산자들이 너무나 많이 늘었다. 부업 생산자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부업으로 나무 생산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2010년에는 기존 조사 때보다 약 2배가량인 1만518가구로 생산자가 늘었다.(농림업총조사 공표주기 5년) 


이는 전업 생산자에 비해 나무 재배의 전문성이 결여 된 부업 생산자로부터 재배된 조경수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즉 나무의 물량은 많아지고 나무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나무 가격은 떨어지게 됐고, 표준에 부합하는 조경수를 구해야 하는 조경회사도 골머리를 앓게 됐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조경수 시장은 거의 바닥을 쳤다. 조경회사는 회사대로, 조경수 농장은 농장대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기에도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이들은 조경수 상품의 질을 높이고 정확한 타깃을 선별해 고객 관리를 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대형 농장에 납품만 해왔던 농장주들은 트리디비와 같은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양질의 조경수를 생산해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아 불경기와 상관없이 지내는 이들의 사례도 있었다.

 

 

상품의 질+마케팅+신뢰, 삼박자가 조경수 재테크 성공 좌우 

한 농장주의 예를 들어 보자면, 이 분은 사철나무를 주로 생산하는 분이다. 사철나무는 산울타리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수종으로 유통량이 꽤 많다. 학교, 공원, 관공서 등이 벽을 허물어 산울타리로 대신할 때 사철나무는 생산량이 급증하게 됐다. 돈이 되는 수종이라 너도 나도 사철나무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공급량은 늘어가고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자 인기 수종의 경쟁력을 잃게 됐다. 


그때 이분은 상품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농장 인근에서 나오는 돼지분뇨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배합해 사철나무의 잎이 생동감이 있고 큐틴질이 잘 발달하게 만들어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철나무에 비해 튼튼하고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를 생산하게 됐다. 

그리고 바로 마케팅에 집중을 했다. 조경수 유통 사이트에 배너광고, 매물광고를 해 전국의 조경 관련자에게 사철나무를 알렸다. 당시 필자가 관여한 사이트의 배너광고의 문구를 보자면 “조금 비싸지만 이름 값 하는 사철나무”로 무조건 싸게만 팔려는 타 업체에 비해 파격적이고 자신감이 있는 문구였다. 그 후 몇 개월 후 추가된 광고 문구에서는 “관공서에서 찾는 사철나무”로 많은 관공서에서 인정한 나무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잉생산으로 높이 1m의 사철나무가 연초에 300~500원까지 거래됐던 해가 있다. 하지만 같은 해 이분은 높이 1m의 사철나무를 1800~2000원까지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어코 다른 사철나무 농장들은 문을 닫았고 혼자 남아 독식을 하며, 수억 원이던 연매출은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이분이 이렇게 성공했던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신뢰’다. 상품 질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고 자신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어도 입으로 뱉은 말을 꼭 지키는 성품이 있었다. 그러기에 한번 거래했던 사람들은 계속 인연을 맺어 갔다. 

이분을 가까이서 보면서 나무로 성공하려면 ‘상품의 질 향상’, ‘마케팅’, ‘신뢰’의 삼박자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성공적인 조경수 판매 전략 

제아무리 불경기라 해도 건설 산업은 계속 진행이 되며 조경수 유통은 계속된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조경수 판매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판매 전략을 세우려면 농장 조성 때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 조경수를 식재할 부지의 상황은 어떠한지, 그 부지의 환경에 맞는 수종들은 어떤 것이 적합한지 파악해야 한다. 또한 나무 관리를 잘하면서 재배 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하고, 내가 선택한 수종이 잘 판매될 수 있을지, 판매할 시기에 판로 형성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판매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지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종합적인 판매 전략을 말하자면 필자가 저술한 『나무가 돈이다』(트리디비아카데미, 2015)만큼의 책 한 권 분량의 설명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나무를 어떻게 잘 팔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하겠다. 

나무를 잘 팔자는 의미에는 나무 사기꾼에게 당해 낭패를 당하지 않는 방법, 주변 사람이나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로 팔 수 있는 방법, 정성껏 키운 나무를 헐값에 넘기지 않는 방법, 때를 놓치지 않고 적당한 시기에 나무를 파는 방법 등이 포함돼 있다. 

조경수 판매에 필요한 상식과 방식에 대해 순서대로 간단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판매할 나무 가격 

조경수 생산자 중 많은 사람들이 나무 가격에 대해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판매할 나무가 시장에서 얼마에 거래가 되는지 알아야 신뢰성 있는 거래를 할 수 있다. 보통 주변의 시세를 알기 위해 거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거나 조달청 가격의 ‘몇 퍼센트가 나무의 실가격이다’ 등으로 가격을 가늠하기도 하는데, 어찌되었건 판매할 나무의 가격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 

참고로 트리디비(treedb.co.kr) 사이트에서는 매년 두 번씩 조경수 실거래가를 조사한다. 나무 가격을 참고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 나무 판매 시기 

조경수 판매 시기는 판매할 나무의 규격 즉 목표 규격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에 농장 조성 때부터 미리 생각해 둬야 한다. 나무를 키우며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 팔지 않아도 나무는 클수록 돈이 된다’는 생각이다. 

판매의 때를 놓치면 정식 간격이 좁아져 밀식된다. 그렇게 되면 수형이 나빠져서 상품성이 떨어지므로 판매가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큰 나무의 가격은 높아지나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아서 판매가 쉽지 않다. 또한 지방의 가로수는 규격을 R12에 맞춰 식재하는데, 그보다 큰 규격은 나무 가격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식재하는 데 인건비, 부대경비가 더 들어 시공사 측에서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3) 나무를 구입할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대부분의 조경수 구매는 식재공사를 하는 전문 조경회사나 조경수 구매팀이 한다. 식재 전문 조경회사에 다 나무를 팔았다고 하면 잘 팔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은 식재 전문 조경회사의 직원들이 일일이 전국을 돌며 조경수를 구매하기가 만만치 않아 납품업체라는 중간상인이 끼게 된다. 그 중간상인들이 중간에 많이 관여하게 되면 유통경로가 복잡해져 생산자에게 돌아갈 이윤이 많이 줄어든다. 중간상인을 여러 번 거칠수록 손해를 보는 것이 이런 이유다. 

내 나무를 구매할 사람들에게 내 나무의 정보를 알려야 하는데 이를 필자는 ‘조경수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나무 판매에 필요한 많은 요소가 이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렇다. 

중간상인을 최대한 거치지 않고 구매자와 직거래로 만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농장 부지에 ‘조경수 판매’ 현수막 설치 

② 지역 나무시장이나 조경수유통센터에 가입해 조경수 판매 

③ 조경수 전문지 등에 ‘조경수 판매 광고 및 게재’ 

④ 농장 관련 홈페이지 제작 후에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키워드 광고 

⑤ 옥션이나 지마켓 등과 같은 오픈마켓 사이트에 조경수 매물 등록 후 판매 

⑥ 판매할 조경수를 카탈로그나 브로슈어를 만들어서 조경식재회사에 유포 

⑦ 트리디비와 같은 조경수 직거래 사이트 이용 


위와 같은 조경수 판매 방법이 있는데 어떤 것은 번거로운 것도 있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있어 현실감이 없을지 모르겠다. 

간단히 조경수 마케팅을 시작한다면 아래와 같이 하면 된다. 

① 먼저 농장 주변에 나무를 판매한다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② 명함을 제작해 주변 사람들과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③ 트리디비와 같은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 조경수 매물을 게시하면 일단 주변 사람들과 전국 사람들에게 광고를 할 수 있다.

 

  

박세범은 경희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해 2001년에 트리디비(treedb.co.kr)라는 국내 최초의 조경수 직거래 유통 사이트를 제작하고 운영해 왔다. 트리디비를 운영하며 수많은 조경수 생산자를 만나왔고 조경수 유통에 관해 수많은 사례를 겪으며 노하우를 습득했다. 저서로는 『나무가 돈이다: 조경수 판매전략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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