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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유랑 인 호주] 여유가 넘치는 도시 케언즈 대자연의 선물, 케언즈
  • 에코스케이프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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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의 야경 ⓒ윤호준

 

케언즈 풍경 읽기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상쾌한 공기와 청아한 하늘, 경쾌하고 활기가 넘치는 거리는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다. 이른 아침이면 시민들과 함께하는 요가와 아쿠아에어로빅, 늦은 오후 잔디에 누워 낮잠을 청하거나 가족과 함께 바비큐파티를 즐길 수도 있으며, 때로는 대자연의 경험을 통해 언제나 상쾌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하늘을 향해 우후죽순으로 솟아오르는 마천루나 고층건물은 찾아볼 수 없지만 유난히도 아름다운 케언즈의 자연 경관과 산업 유산을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 그리고 도시의 상징이자 시민을 위한 공공 수영장은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케언즈를 둘러보는 내내 고민한 기억의 흔적은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에 관한 방법과 방식에 대한 문제였다. 물론 각자가 처한 환경이 상이하며 이러한 간극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더라도 자연을 보존하려는 그들만의 노력, 다양하지만 넘치지 않는 삶과 품격이 이곳에는 존재한다.


케언즈 산책 하나. 에스플러네이드 라군

아마도 에스플러네이드 라군Esplanade Lagoon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다와 마주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황홀한 바다의 낙조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새하얀 고운 모래와 중앙에 솟아 있는 물고기 조각상까지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은 케언즈의 랜드마크이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심 속 휴양지다. 우리의 서해바다 처럼 조석간만의 차가 큰 케언즈 연안의 지역적 특성으로 이처럼 아름다운 휴양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게 됐다.

아열대 기후이자 과거 홍수림으로 둘러싸인 습지대였던 이 일대는 바다에 악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영이 금지됐고, 간조 시 800m까지 드러나는 넓은 갯벌로 인해 물놀이를 즐길 만한 모래사장이 없어 관광객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게다가 매력적이지 못한 도시해안 경관과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로 향하는 관문으로 발달한 관광산업이 1990년대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침체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설계공모가 개최됐으며, 지난 2003년 3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 조성되며 오늘날도시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됐다.

 

도심 해변에 조성된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은 해수를 이용한 공공 수영장으로 배치가 산호초의 모습처럼 삼각형상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으로 연결되는 도시 공간에서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통로 역할을 한다. 또한 갯벌보다 높게 들어 올려진 까닭에 간조 시에도시민들과 관광객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라군 너머로 확장된 수 공간을 조망할 수 있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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