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 [전통정원] 일본의 명원19 에도 시대 중기의 정원(1)
    개요 쿄호亨保 원년(1716)부터 텐메이天明 8년(1788)까지를 에도 시대 중기라고 한다. 이시기에 이르게 되면 에도는 막부의 신하幕臣, 다이묘의 가신藩士, 낭인浪人, 평민町人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계층이 모여 사는 도시로 발전하게 되며, 새로운 문화의 창조 작업이 활발하게 전개돼 고유의 에도 문화가 꽃을 피우게 된다. 특히 평민들 중 다양한 방면의 예술 영역에서 고도의 수련을 받은 이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은 지배계층인 무사들을 능가하는 문화 활동을 전개해 봉건 신분을 소멸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역전시키기도 하면서 신선한 문화를 창출하게 된다(西桂, 2005). 이윽고 에도 문화가 정통성을 가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에도 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교토가 일본 문화의 중심지였으나, 이시기가 되면 교토의 문화가 에도로 옮겨지고 에도 고유의 문화가 창출돼 에도가 일본 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하게 된다. 에도 중기의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정원 문화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다이묘와 사사寺社의 정원보다는 유력한 평민들의 주거지에 정원을 만드는 일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당시 소수에 불과하던 작정가들로서는 그 많은 일들을 충분히 소화할 수 없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급기야 엄청난 작정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정원을 만드는 지침서들이 발간되기 시작하는 특이한 일이 벌어지게 되며, 일반 대중들은 이러한 지침서를 통해 정원을 만들게 된다. 이것은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편법으로 나타난 결과로, 정원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있었지만, 작정가에 의해서 발현됐던 창작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역기능을 낳기도 했다. 당시 평민가에 만들어진 정원들을 보면 석조石組가 줄어들고 식재가 풍부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지침서에 의해서 만들어진 작정의 결과로 보인다. 즉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석조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비교적 쉬운 식재 기법을 통해 정원을 조성했던 것이다. 쿄호享保 20년(1735)에 발간된 기타무라 엔킨北村援琴의 『축산정조전전편築山庭造伝前編』은 그 당시의 작정비전서作庭秘傳書의 대표적인 것이다. 이 책의 이름은 본래 『축산정조전』이었으나 후에 아키사토 리토秋里籬嶋가 같은 이름의 책을 펴내고 후편이라고 칭하자, 엔킨이 본래의 『축산정조전』을 증보해 『축산정조전전편』으로 이름을 바꿔 간행하게 됐고, 그 후 바뀐 이름이 통용된 것이다(西桂, 2005). 이 책을 보면, 모범이 될 만한 뛰어난 경승지, 석조와 수목의 배치법, 진·행·초眞·行·草 1의 격을 분별하는 법 등 총론적인 것에서부터, 지천池泉과 폭포, 축산의 야쿠이시役石 2와 야쿠기役木 3의 해설, 수목이나 초화류의 유지관리에서 주의할 사항, 석등롱과 쵸즈바치手水鉢 등 각론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자연을 떠나서는 정원이 존재할 수 없다는 기본론이 강조돼 있고, 작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곧 공간 분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정원의 정체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과적으로 볼 때 이들 작정비전서들이 일본정원의 정형화를 초래해 이전의 정원에 비해서 일본정원의 격을 낮추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원을 대중화, 생활화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작정이 지방에서도활발하게 일어나게 했고, 그 지방의 소재를 사용한 독특한 정원들이 나타나게 됐다는 점은 작정비전서가 일본정원문화사에 기여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교쿠센엔 정원 교쿠센엔玉泉園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인 에도 초기에 가가 마에다加賀前田 번藩의 중신 와키타脇田 가家에서 조성한 무가정원武家庭園이다. 정원의 조성은 초대 나오가타直賢로부터 4대 쿠헤에九兵衛에 이르기까지 약 100년 동안 진행해 에도 중기에 완성됐다. 이 정원은 남동쪽 언덕 위에 조성된 가가번주 마에다 도시나가利長의 겐로쿠엔兼六園보다 약 120년 정도 오래된 역사를 가진다. 이 정원은 총면적이 2370m2으로 언덕을 잘 이용해 상하 2단으로 조성됐고 못을 중심으로 하는 지천회유식정원 양식을 보인다. 정원은 본정本庭, 서정西庭, 동정東庭으로 구성된다. 와키타 가 2대 나오요시直能는 우라센케裏千家의 시조인 천선수종실千仙叟宗室로부터 차를 배운 인물로, 정원의 최상단에는 천선수종실이 차를 지도한 쇄설정灑雪亭(사이세쓰테이) 노지가 있다. 약 400년 전에 건축한 것으로 알려진 이 쇄설정은 가나자와 金沢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알려져 있어 정원의 역사를 가늠케 한다. 또한 옥천저玉泉邸 내에는 교토에 있는 우라센케 한운정寒雲亭(간운테이)의 건립 당시 모습을 그대로 모방해 지은 다실도 있어 이 정원이 노지정원으로 기능했음을 알 수 있다. 홍광표는 동국대학교 조경학과,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를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경기도 문화재위원,경상북도 문화재위원을 지냈으며,사찰 조경에 심취하여 다양한 연구와 설계를 진행해 왔다.현재는 한국전통 정원의 해외 조성에 뜻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저서로『한국의 전통조경』,『한국의 전통수경관』,『정원답사수첩』등을 펴냈고, “한국 사찰에 현현된 극락정토”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또 한국조경학회 부회장 및 편집위원장,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 [도시농업과 정원 활성화 연구] 도시농업과 텃밭정원 텃밭 참여자 수, 조만간 농가 인구 넘어설 전망
    도시농업은? 1990년 중반 무렵부터 우리나라에도 도시 주변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집과 가까운 작은 텃밭에 봄이면 상추, 가지, 고추, 토마토를, 가을에는 무, 배추 등을 심는다. 텃밭 이외에도 건물 꼭대기의 옥상텃밭에서 고추, 오이를 재배하고 심지어 아파트 베란다에도 상추, 쑥갓, 셀러리 등을 심는 다. 도시의 다양한 공간이 텃밭으로 활용돼 도시농업 참여자의 취미, 여가, 학습, 체험 등을 돕고 도시를 한층 푸르게 만든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도시농업’이란 도시 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는 행위다. 다시 말하면, 도시농업은 도시 지역에 있는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취미, 여가, 학습 또는 체험등을 목적으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재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도시농업은 텃밭에 식물을 직접 재배해 먹을 수 있으므로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 도시 지역 자투리땅의 이용, 식물을 가꾸는 즐거움과 여가 활용,어린이 및 청소년의 관찰과 체험 학습, 도시 생태환경의 유지 보존 등의 효과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도시농업으로 불리는 텃밭농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2014년 기준, 도시텃밭 수는 69만244개소, 재배 면적은 668ha이며, 텃밭 참여자 수는 108만4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그 수가 조만간 우리나라 농가 인구인 275만2000명(2014)을 넘어 400~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텃밭농사가 이루어지는 지역은 서울, 경기,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등 대도시 인근으로 텃밭 위주의 도시농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텃밭 종류로는 소규모의 도시텃밭에서부터 주말농장, 학교텃밭, 옥상텃밭, 베란다텃밭 등 다양하다. 텃밭정원kitchen garden, vegetable garden 키친가든은 우리말로 ‘먹거리정원’, ‘식용정원’, ‘채소정원’, ‘텃밭’ 등으로 번역되는데, 부엌에서 요리에 이용할 채소를 키우는 단순한 텃밭에서 채소뿐만 아니라 과수, 허브, 식용꽃, 약용식물 등을 얻을 수 있는 정원이다. 즉, 키친가든은 집터에 딸려 있거나 집 가까이 있는 기존의 텃밭과는 달리 꽃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먹거리 정원이거나 정원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텃밭이다. 그래서 키친가든은 채소뿐만 아니라 과수,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수와 초화류와도 조화를 이룬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는 2010년 도시농업 연구팀으로 시작하여 2015년 5월 도시농업과로 정식 직제화 되었다. 도시농업과에서는 농업 기술을 활용하여 일반 도시민들이 식물을 통해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최장전·장윤아·정순진[email protected]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 2015년11월 / 87
  • [식물 디자인의 발견] 디자인 개념으로 식물 이해하기(4) 식물, 질감으로 이해하기
    질감의 이해 식물 디자인에 있어 질감은 식물이 지니고 있는 잎, 꽃, 줄기의 크기에 의해 구별이 된다. 이 크기가 크다면 ‘거칠다’, ‘성글다’의 질감을 갖게 되고, 반대로 작다면 ‘가늘다’ 혹은 ‘곱다’의 질감을 느끼게 된다. 잎 혹은 꽃의 크기에 의해 이렇게 질감이 달라지는 것은 빛과 그림자의 현상 때문이다. 즉 크고 특징적인 잎을 지닌 식물은 그만큼 어둠도 굵직하게 갖는다. 바로 이 굵직하게 듬성듬성 드리우는 그림자가 전체적인 식물의 느낌을 거칠게 보여주는 셈이다. 반대로 질감이 고운 식물은 잎과 꽃이 작고 한들거리기 때문에 여기에 비쳐지는 어둠도 커다란 덩어리가 아니라 작은 점과 같은 느낌으로 남게 된다. 결론적으로 좀 더쉽게 이 질감을 설명하자면 옷감을 고를 때 우리는 비단이나 면직물과 같은 질감에 대해서는 ‘결이 곱다’라고 하고 마직물의 경우는 ‘결이 성글다’라고 하는데 바로 이 차이를 식물의 질감을 결정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1) 가늘고 고운 질감 식물의 잎, 꽃의 크기가 작고 촘촘하다. 이 그룹에 속하는 식물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① 갈대류의 식물: 길고 가는 형태의 잎을 지니고 있다. 사초과Cyperaceae에 속하는 식물들로 대표적으로는 갈대, 억새, 수크령, 잔디가 있다. ② 작고 촘촘한 꽃을 피우는 작은 관목식물: 에리카Erica, 코포르시Corporsima, 제니시타Genista, 시티수스Cytisu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③ 상록침엽수: 주목, 향나무, 전나무, 소나무와 같이 뾰족하면서도 가는 상록의 잎을 지닌 식물군을 말한다. ④ 한들거리는 잎을 지닌 낙엽수: 자작나무, 포플러, 단풍나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 가늘고 고운 질감을 지닌 식물군을 이용한 디자인적 활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우선 정서적으로는 고요함, 평온함, 고급스러움, 가벼움, 부드러움 등을 느끼게 한다. 디자인적으로는 트인 공간보다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이것은 마치 방 안에 잔잔한 식물 문양의 벽지를 바른 효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가까이에서 관찰하기보다는 멀리서 하나의 덩어리로 식물 전체를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디자인의 형태로는 담장의 느낌으로 만들어지는 ‘산울타리’를 꼽을수 있다. 유럽의 정원에서는 이 가늘고 고운 질감을 이용한 정형화된 화단 구성의 사례가 아주 많다. 가장 흔한 예로 회양목, 주목 등을 이용해 패턴이나 형태를 잡는 데 패턴과 문양의 정원 형태인 17세기 바로크의 ‘파르테르Parterre’ 화단이 대표적이다.잔디밭은 잔디라는 곱고 가는 질감이 수평으로 펼쳐진 것으로 돋보이는 주인공의 역할이 아니라 채우지만 공간을 비워내는 배경의 역할을 한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가늘고 고운 질감’의 식물 연출은 그 자체가 눈길을 잡아끄는 디자인적 효과가 크지않다. 대신 마치 정물화의 배경과 같은 역할을 하기때문에 정원 안에서 눈길을 끌어 도드라지는 요소들을 때로는 순화시키고, 때로는 더욱 극대화시켜주는 조연 역할을 한다. 좋은 극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혼자서는 극의 완성을 가져올 수 없다. 주인공을 받쳐주는 좋은 조연이 있어야만 극의 완성도가 살아나듯이 가늘고 고운 질감의 연출은 배경 즉 조연의 역할로서 매우 중요한 식물 디자인의 요소가 된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위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오경아[email protected] / 오경아가든디자인연구소 대표 / 2015년11월 / 87
  •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 빗물침투시설의 설계용량과 백분위수 강우사상 관리율 산정 방법
    빗물침투시설의 설계용량 개별 빗물침투시설의 설계용량을 나타내는 방법은 일정량 차감 방식, 저류-침투 연계 방식, 목표 강우 깊이-집수면 연계 방식, 유출곡선지수(CN) 방식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간편한 방법은 목표 강우 깊이(mm)와 집수면(m2)의 곱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녹색건축물 인증기준 등에서 빗물이용시설의 용량을 건축 면적(m2)×5mm 또는 대지 면적(m2)×2mm 이상으로 나타내거나, LH에서 침투 시설의 용량을 대지 면적(m2)×5mm 이상으로 표현한 것이 그러하다. 이 방식은 다른 방식에 비해 시설 규모를 집수면에 기반을 둔 목표 강우 깊이로 간단명료하게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 목표 강우 깊이에 부합하도록 설계된 빗물침투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강우사상을 전체 강우사상의 비율로 표현한 것이 백분위수percentile 강우사상 관리율이다. 연간 총강수량 중에서 소규모 강우사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크다는 점에 착안해, 소강우 관리를 통해 많은 유출수를 현지에서 일시 저류 후 침투, 증발산하는 침투 시설의 기능을 집수 면적에 연동해 나타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서울시 저영향개발 사전협의 제도상의 ‘빗물분담량’은 개별 침투 시설의 설계용량을 mm/h 또는 m3/h 단위로 나타내고 있다. 침투 시설에 유입되는 유량 수문곡선의 기저 부분을 침투 능력에 상당하는 양만큼 차감하는 일정량 차감 방식을 적용한다. 일본 우수저류침투기술협회와 도쿄도東京都에서 사용하는 방식인데, 우리나라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에서 우수유출 저감시설의 계획단위로 받아들였으며, 서울시에서 이를 용량 산정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서울특별시, 2013 東京都, 2009). 침투 시설의 침투능이 연속적인 강우사상에 대해 나타남에 따라, 첨두유량 저감에 기여하는 것을 잘 나타낼 수 있다. 서울특별시의 『저영향개발 사전협의제도 안내』에 제시된 빗물침투시설의 규격과 단위 설계침투량으로 표현된 설계용량을 집수 면적 강우 깊이와 강우사상 백분위수로 나타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의 방법으로 환산하는 방법(권경호·송혜진, 2015)은 아래와 같다. 이를 바탕으로 침투 시설에 의해 관리될 수있는 연간 강우사상을 기존 방법보다 더 직접적으로 추정하고 제시할 수 있다. 강우사상 분포 서울 지역의 최근 10년 동안의 일강수량(그림1) 중에서 손실을 고려한 유효강우량 2.5mm 미만은 배제하고(USEPA, 2009) 오름차순으로 정렬하면 <그림2>와 같다.이 기간 동안 유효강우 2.5mm 이상 강수일수는 총 642일이며, 최대 강수일은 2011년 7월 27일 301.5mm였다. 이 강우사상 분포를 백분위수로 나타내면 <그림3>과 같다. 강우 깊이 수질처리용량과 강우사상 백분위수 일정 불투수 집수면 위에 내린 강우의 누적 깊이와 집수 면적의 곱으로 형성시킨 유출량이 일시에 해당 침투 시설로 유입되며, 이 침투 시설은 집수면에 균등하게 분포해 있다는 전제 조건 하에 침투 시설의 설계용량을 강우 깊이와 집수면으로 나타낸다. 권경호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배우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응용수문학·도시물관리 분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관심 분야는 저영향개발(LID)과 그린인프라(GI), 저개발국 기초식수공급, 독일 통일 전·후의 도시 인프라 계획 등이다.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내의 도시물순환연구센터에서 분산형 빗물관리의 도시홍수 방재,물순환,비점오염 저감 효과 측정 및 수문모델링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 권경호[email protected] / (재)한국먹는물안전연구원 도시물순환연구센터 센터장 / 2015년11월 / 87
  • [생태문화·생태복원] 도시재생과 생태복원(1) 파리 개조와 그랑프로제
    지난 2년간 생태복원 원리 및 사례에 대해 필자가 직접 참여했거나 답사했던 대상지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특히 일반적인 복원 이론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자원이 지니는 생태적 기능과 더불어 문화적 현상까지 포함한 생태문화라는 관점에서 생태계가 제공하는 문화서비스라는 측면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 지난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신두리사구를 비롯한 일본의 돗토리사구, 유럽 최대의 사구로 알려진 프랑스 보르도 필라사구, 스페인을 대표하는 도냐나국립공원 내 사구 등 동서양의 대표적인 해안사구의 생태적 가치와 훼손 및 복원 노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도시재생이라는 시각에서 산업시대의 유산을 도시생태공원과 같은 현대적 유산으로 재탄생시킨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도시재생 사례를 소개한다. 19세기 오스만의 파리 개조와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프로제 등을 살펴보고, 철도역사와 폐선부지, 와인농장, 소시장(우시장) 등 산업시대 유산을 현대적 감각의 공원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부 사례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소개된 바 있으나 이 글에서는 생태문화적 시각에서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의 파리 개조 본격적인 도시재생으로서의 파리 개조 사업은 파리를 녹색과 빛의 도시로 탈바꿈시킨 노력으로서, 19세기 중엽 프랑스 제국주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업은 프랑스 제2공화국의 대통령이자 제2제국의 황제인 나폴레옹 3세Charles Louis Napoléon Bonaparte(샤를 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구상에 따라 파리시장으로 임명된 오스만Georges-Eugene Haussmann에 의해 진행된 새로운 파리 건설 사업을 의미하며, 이는 현대에도 그 기본적 흐름이 이어져 끊임없는 도시 개조 또는 재생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나폴레옹 3세는 1789년, 1830년에 이어 1848년에 발생한 2월 혁명 이후 혁명 주체인 도시 노동자들이 경제적기반이 부족해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 틈을 타 1852년에 황제에 오르며 제2제정 시대를 열었다. 그는 외국과의 교역과 군사적 전쟁 등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국내외의 안정을 꾀했다. 산업혁명에 이은 공업의 급속한 발달과 철도, 은행, 공공사업 및 농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국력이 상승되었고, 대외적으로는 크림전쟁, 아편전쟁을 비롯해 1866년 강화도를 공격했던 병인양요도 이 시기에 일어났던 일이다. 1850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박람회가 열리자 파리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나폴레옹 3세는 오스만을 통해 파리 개조를 대대적으로 벌여 중세 시대에 머물러 있던 파리를 근대적인 도시로 개혁했다. 오스만 시장은 1853년부터 파리 도시 구조 개혁을 추진해 1870년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1927년까지 계속됐고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현재의 파리의 기본 골격이 완성됐다. 좁은 골목을 넓은 도로로 바꾸고 상하수도 시설을 갖추었으며 도심부를 재개발하고 사회기반시설들을 갖추는 등 도시기반시설부터 도로체계, 녹지 조성, 미관 관리, 도시행정에 이르기까지 근대화된 새로운 파리를 창조했다. 개선문과 콩코드광장을 건립하고 노트르담 사원 보수 등의 사업이 수행됐다. 기차역과 주요 광장들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대로가 만들어졌고 파리 각지에 크고 작은 녹지가 조성됐으며 공공시설과 문화시설, 상하수도망, 야경을 밝히는 가로등, 센강의 13다리, 파리 오페라 극장 등이 건설됐다. 특히 공원녹지 관련 책임자인 아돌프 알팡Adolphe Alphand은 불로뉴, 뱅센, 몽수리, 뷔트쇼몽 등의 공원을 조성해 지금까지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르봉 왕가의 궁전이었던 루브르궁전을 박물관으로 전환시켰다. 구본학은1959년 대전 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계획, 설계, 시공, 관리,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혜천대학을 거쳐 현재는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생태, 생태복원 분야에서 설계·시공과 관련된 공학적 이론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 규모의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생태문화포럼’을 주관하고 있다. 습지와 생태 문화를 사랑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외 중요 생태 문화 자원을 다수 탐방하였으며,『습지생태학』등의 저서가 있다.
    • 구본학[email protected] /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 2015년11월 / 87
  • [도시생태복원] 도시생태축 복원(2) 도시생태축 조성 사례
    지난번 원고에서는 도시에서의 생태축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개괄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생태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들을 적지적소에서 갖추고, 그 요소들에 대한 수용 능력과 연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생태축의 조성 사례를, 도시를 만드는 초기 단계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도시에서의 경우, 그리고 기존의 공원·녹지 공간의 생태축 조성 사례로 구분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생태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공원·녹지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도시가 만들어진 곳에서는 지가地價 상승 등으로 풍부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원과 녹지 등 생태적으로 잘 만들어진 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해 주어야 한다. 도시 조성초기 단계에서 도시 전체의 생태 네트워크를 계획해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지구 단위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서 소개할 지역 중에 하나가 바로 오산 세교 지구이다. LH 공사에서 조성한 오산 세교 지구는 단지 전체에 걸쳐서 충분한 녹지와 그 내부에 자연수로를 조성해 블루-그린 네트워크를 조성해 주었다. <사진1>과 같이 조성되었는데, 기존의 완충녹지대를 조성하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즉 기존에는 완충녹지 대를 마운딩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그 안에 식재를 하는 방식이었다면, 여기서는 반대로 역마운딩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그 안에 물길을 만들어 준 것이다. 도로변으로부터의 오염물질이나 소음 등의 차단 역할만이 아니라 완충녹지대를 생태·경관적으로 조성하여 주민들이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로의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을 최고 지점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쨌든 이러한 생태 네트워크의 구축 방식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각종 신도시나 단지 개발 사업에 적용돼오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기존 자연지역과 서로 연계시키면서 도심까지 자연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진 것이다. 오산 세교 지구의 사례처럼 단지를 만드는 단계부터 생태 네트워크를 고려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다. 이미 도시가 만들어져 있어서 새로운 축이나 망을 형성하기 위한 토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근에 폐도로나 폐선로 등을 활용하여 공원과 녹지를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으나, 그러한 사례는 특별한 경우라고 봐야 할 것이다. 조동길은 1974년생으로, 순천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태복원 및 환경계획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의 대표이사로서 생태복원, 조경, 환경디자인, 경관 등 다분야를 통합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자연마당 조성 등 생태복원 사업과 남생이, 맹꽁이 등의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R&D 사업을 이끌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서 생태복원 분야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생태복원 계획 설계론』(2011), 『자연환경 생태복원학 원론』(2004) 등이있다.
    • 조동길[email protected] /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 대표 / 2015년11월 / 87
  • [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Image Evolution
    “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잘 찍지 못하는데요?” “그래도 멋진 사진들 많이 올리시잖아요.” “ 아… 그런 사진들이라면…우선 많이 찍으시면 됩니다.” 바야흐로 온 국민이 사진가인 시대입니다. 며칠 전 기사를 보니 스마트폰 유저 중 트위터 사용자보다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더 많아졌다고 하더군요. 사용자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더 자주, 그리고 더 오래 사용한다고 합니다. 정말 이미지가 텍스트를 압도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코너의 제목은 정말 잘 지었습니다!)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끔 제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저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게는 참 난감한 질문입니다. 사진 좋게 봐 주시는 것은 정말 고마운데, 저도 답을 잘 모르는 질문이거든요. 하여간 그럴 때마다 많이 찍어보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많이 찍다 보면 한두 개쯤은 마음에 드는 게 있지 않겠어요? 물론 사진은 사진기라는 기계를 통해 결과를 만드는 것이니 만큼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그리고 기술적인 지식이 있습니다. 노출이니, 셔터스피드니, ISO니 하는 것들을 잘 알고 있으면 좋겠지요. 조금 예술적인 욕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구도나 색감에 관한 이론들도 많이 접해 보시면 좋을 거예요. 또 잘 찍은 사진들을 많이 접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때로는 순전히 우연하게 찍은 사진이 걸작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연’이 생길 정도로 충분히 많이 찍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 주신하[email protected] /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 / 2015년11월 / 87
  • [옥상녹화] 일본 옥상녹화 단상
    1.벨파라이소 호텔의벽면녹화 파이프 재배 방식 사진은 2010년 12월 오키나와 현沖縄県 북부 나키진촌今帰仁村에 위치한 벨파라이소 호텔에서 발견한 벽면녹화다. 사진에서는 일부분만 보이지만, 전체 벽면녹화는 높이 6m, 폭 70~80cm로 상당히 큰 규모다. 이곳은 모토부本{部 반도의 북측 해안가에 세워진 전형적인 비치 리조트다. 호텔 앞은 개인 비치로, 호텔정원의 하트형 수영장에서 곧장 해안으로 나갈 수 있다. 또한 앞바다는 해초장으로 듀공(해양 포유류 동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아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12월 한겨울에 이런 호텔에 숙박하는 상황에서는 전혀와 닿지 않는 얘기다. 오키나와沖縄를 잘 알지 못하는 동행자에게 여행 계획을 전적으로 맡겼는데, 엄청 값싼 요금으로 ‘항공권+렌트카+숙박 패키지’를 예약했지만, 결국 이런 곳에 숙박하는 처지가 됐다. 이곳은 놀랄 정도로 시골이라서 호텔 주변에는 음식점은 커녕 가로등조차거의 없는 동네였다.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음식점이 하나 있었지만, 이렇게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낯선 곳에서 어둠 속을 걷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일부러 택시를 불러 이동했을 정도였다. 이러한 입지를 고려하면 호텔에서 녹화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말하는 도시녹화와는 전혀 무관할 것으로 판단된다. 호텔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이 벽면녹화는 호텔 입구를 꾸미는 것이 최대 목적일 것이다. 일반적인 생각대로라면 식재화단을 설치하기에는 폭이 좁기 때문에 꽃이 피는 덩굴식물로 벽면을 녹화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에 식재된 것은 뽕나무였다. 오키나와에서는 섬뽕나무島桑로 불리지만 외형이나 성질은 본토의 산뽕나무와 거의 동일하다. 이 뽕나무는 염화 비닐 파이프 안에 심어져, 벽면을 따라서 쇠장식에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고정시키고 있었다. 아마도 파이프 안에는 인공경량토양과 같은 것이 채워져 있고, 위에서 주기적으로 물을 흘려보내 관수하는 시스템인 듯 보였다. 야마다 히로유키는 치바대학교 환경녹지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원예학연구과와 자연과학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시녹화기술개발기구 연구원, 와카야마대학교 시스템공학부 부교수를 거쳐 현재 오사카부립대학교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토교통성의 선도적 도시 형성 촉진 사업과 관련한 자문위원, 효고현 켄민마을 경관 수준 녹화사업 검토위원회 위원장, 사카이시 건설국 지정 관리자 후보자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일본조경학회 학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시 녹화의 최신 기술과 동향』, 『도시환경과 녹지-도시 녹화 연구 노트 2012』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저가 있다. 한규희는 1967년생으로, 치바대학교 대학원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일본의 에디(EDY)조경설계사무소, 그락크(CLAC) 등에서 실무 경험을 익혔고, 일본 국토교통성 관할 연구기관인 도시녹화 기구의 연구원으로서 정책 업무 등에 참여해 10여 년간 근무해 오고 있다. 특히 도시의 공원녹지 5개년 계획의 3차, 4차를 담당했다. 일본 도쿄도 코토구 ‘장기계획 책정회’ 위원, 서울시 10만 녹색지붕 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연구 논문과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어번닉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여러 권의 단행본을 함께 감수하고 집필하면서 기술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번역 한규희 _ 어번닉스 대표, 일본 도시녹화기구 연구부 연구원
    • 야마다 히로유키[email protected] / 오사카부립대학 대학원 생명환경과학연구과 교수 / 2015년11월 / 87
  • [디자인 유랑 인 호주] 여유가 넘치는 도시 케언즈 대자연의 선물, 케언즈
    케언즈 풍경 읽기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상쾌한 공기와 청아한 하늘, 경쾌하고 활기가 넘치는 거리는 화려하면서도 소박하다. 이른 아침이면 시민들과 함께하는 요가와 아쿠아에어로빅, 늦은 오후 잔디에 누워 낮잠을 청하거나 가족과 함께 바비큐파티를 즐길 수도 있으며, 때로는 대자연의 경험을 통해 언제나 상쾌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하늘을 향해 우후죽순으로 솟아오르는 마천루나 고층건물은 찾아볼 수 없지만 유난히도 아름다운 케언즈의 자연 경관과 산업 유산을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 그리고 도시의 상징이자 시민을 위한 공공 수영장은 무엇을 상상하든 언제나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케언즈를 둘러보는 내내 고민한 기억의 흔적은 우리 주변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에 관한 방법과 방식에 대한 문제였다. 물론 각자가 처한 환경이 상이하며 이러한 간극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더라도 자연을 보존하려는 그들만의 노력, 다양하지만 넘치지 않는 삶과 품격이 이곳에는 존재한다. 케언즈 산책 하나. 에스플러네이드 라군 아마도 에스플러네이드 라군Esplanade Lagoon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다와 마주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황홀한 바다의 낙조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새하얀 고운 모래와 중앙에 솟아 있는 물고기 조각상까지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은 케언즈의 랜드마크이자 누구나이용할 수 있는 도심 속 휴양지다. 우리의 서해바다 처럼 조석간만의 차가 큰 케언즈 연안의 지역적 특성으로 이처럼 아름다운 휴양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게 됐다. 아열대 기후이자 과거 홍수림으로 둘러싸인 습지대였던 이 일대는 바다에 악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영이 금지됐고, 간조 시 800m까지 드러나는 넓은 갯벌로 인해 물놀이를 즐길 만한 모래사장이 없어 관광객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게다가 매력적이지 못한 도시해안 경관과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로 향하는 관문으로 발달한 관광산업이 1990년대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침체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설계공모가 개최됐으며, 지난 2003년 3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 조성되며 오늘날도시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됐다. 도심 해변에 조성된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은 해수를 이용한 공공 수영장으로 배치가 산호초의 모습처럼 삼각형상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에스플러네이드 라군으로 연결되는 도시 공간에서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시각적인 통로 역할을 한다. 또한 갯벌보다 높게 들어 올려진 까닭에 간조 시에도시민들과 관광객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라군 너머로 확장된 수 공간을 조망할 수 있다. 윤호준은 1982년생으로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했다.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서호엔지니어링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조경 계획 및 설계에 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북경공업대학교 성시건축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서호엔지니어링 북경지사에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환경과조경』과 『스테이플(STAPLE)』의 해외리포터(중국)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지난 2012년에 출간한 『디자인 유랑 인 유럽』이 있으며, 현재 『디자인 유랑 인 아시아』편을 준비 중이다.
  • [기자수첩] 장관고시 ‘무섭네’
    요즘 장관고시의 위력을 실감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특히 조경분야는 더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건이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고, ‘조경기술자 인정 범위 확대’가 온 조경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사건이 모두 장관고시로 처리될 예정이거나 처리됐다고 하니, 도대체 그 ‘장관고시’란 게 뭔지 궁금해진다. ‘설마 장관 마음대로 하는 게 장관고시인건가.’ 법률을 만드는 것은 국회다. 그렇다고 법률을 만드는 것을 국회의원 마음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제정 절차가 있으며, 복잡한 이해관계들을 조정하는 과정이 있다. 법률만 그런 것은 아니다. 법률에 큰 틀의 내용을 담는다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게 되는데, 이 세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정부기관의 소관부처에서 담당하게 된다. 예들 들어 국정교과서 문제는 교육부고, 건설기술자 문제는 국토부다. 이 법안들을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장관고시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말 그대로 장관 이름으로 고시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행정청에서 정하는 시행규칙이나 행정규칙도 알고 보면 반드시 거쳐야 할 행정절차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은 ‘의견 수렴’일 것이다. 헌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열렬히 반대하는 여론이 50% 이상이라는 결과들이 언론에 줄을 이어 발표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내용을 행정예고했고, 심지어 다음달 5일에는 ‘확정고시’를 하고 집필진을 구성해 강행한다는 방침이라니, “장관고시는 장관 마음대로”라는 말이 맞는 듯도 하다. 그래도 이번 교육부의 장관고시 강행에는 대통령의 의지가 아주 잔뜩 실린 사안이라 가능했다고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조경기술자 범위에 산림, 종자 등 타분야 자격증을 대거 집어넣은 것은 도대체 어떤 ‘강자’의 의지가 실린 것일까. 조경인들은 조경분야의 뻔한 반발이 보이는 데도 사전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치지 않은 국토부의 비상식적인 행위에 불만이 높다. 또한 호시탐탐 조경업으로 업역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산림청에 대한 성토도 나온다. 행정규칙 개정 시 국토부 전체가 열람을 진행한다고 하니 소관부처가 게을렀거나 공조했다는 의혹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조경과 산림이 비슷한 분야라고 오해한 무지의 결과일 수도 있다. 사실 뭐니 뭐니해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행정예고 기간을 놓친 조경인들 스스로에게 있다. 어쨌든 잘못된 상황은 빨리 되돌려야 놓아야 한다는 게 조경인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여론’의 힘을 만드는 일이다. 누구보다 몇 달만에 수십 년 가꿔온 자격증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 조경인들이 나서서, ‘장관고시’보다 우월한 논리와 단결된 ‘여론’을 모아가야 한다. 우리들의 희망은 결국 우리 스스로의 토양에서부터 꽃피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