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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놀이터, 친환경을 만나다
환경 오염, 화학물질, 아토피와 알레르기 등과 관련된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어린이를 둔 가정에서는 그러한 뉴스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요즘은 인터넷, 게임기 등의 발달로 어린이들의 놀거리가 넘쳐 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놀고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린이놀이터다. 통계청의 “사회조사보고서(2008)”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경우 방과 후 놀이장소로 집안 다음으로 놀이터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아파트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도시는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있을 뿐 어린이들에게 좀 더 친근한 친환경적인 도시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옛날에는 자연과 융화된 생활구조로 인해 별도의 놀이공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집 밖이 바로 놀이터이자 자연학습장이었고 집 앞 개울이 물놀이장이며, 뒤뜰이 곧 모래놀이장이었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놀이터는 어떠한가? 조합놀이대를 중심으로 몇 개의 놀이시설 외에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더군다나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게임방, PC방 등의 환경에 아이들이 많이 노출되다 보니, 놀이터 밖의 위험환경에 방치된 어린이들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놀이터의 변신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자연을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도시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적인 놀이터의 조성이 요구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한 놀이활동을 위하여 환경유해인자가 제거된 안심 놀이터 조성 역시 확대될 필요가 크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2008년부터 어린이가 안심하고 뛰놀 수 있는 친환경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우수 친환경놀이터를 발굴·홍보하여 친환경 놀이터 조성에 대한 지자체 및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자 “친환경 안심 어린이놀이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2008~2009년에 추진된 공모전을 통해 국내에 조성된 놀이터 중 친환경성, 안전성, 기능성,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모범적인 사례들이 다수 발굴되었으며 “친환경 안심 어린이놀이터 공모전”과 해외 사례 조사 등을 토대로 친환경 안심놀이터가 갖추어야 하는 5가지 요소를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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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놀이터, 주민참여로 완성되다
“주민참여? 아직 멀지 않았어?”2008년에 시작된 상상어린이공원 사업이 마무리될 시점에서, ‘어린이공원’, ‘주민참여’라는 이 두 단어의 결합에 피로감을 가질 이들이 꽤 될 것이다. 서울시는 상상어린이공원 사업을 아주 의욕적으로 진행했다. 현상설계를 통해 설계자를 선정했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설계자들과 각 구청의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계 워크숍을 여러 번에 걸쳐 진행했다. 또 다른 시도 중의 하나는 ‘주민참여’라 할 수 있다. 총 두 번에 걸쳐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토록 했는데, 첫 번째는 대상지 인근의 초등학교를 찾아가 어린이들에게 설계 주제에 대한 의견과 선호 놀이시설물을 묻고, 자신들이 원하는 놀이터에 대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림은 추후 공사 시에 벽화 제작에 사용되도록 했다. 두 번째는 대상지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설계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이었다.
물론 ‘어린이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이 주민참여 과정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을 테다. 하지만 급박한 스케줄(일주일 내내 초등학교를 찾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과 낯선 경험(조경설계사무실에 다니면서 어린이들 앞에서 설명을 해본 이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등등으로 부정적인 반응도 당연할 터이다.
복잡해. 우리가 설계 회사지 이벤트 회사야. 뭘 그리 준비할게 많아. 목소리 큰 사람들만 나와서 시끄럽지. 별 소득 없는 것 같아.나중에 시끄러운 것 보다야 낫긴 하지. 민원 예방 차원으로 하는 거지 뭐.
그리고 이런 ‘말, 말, 말’이 이르는 결론은 “우린 아직 멀었어”이지 않을까 싶다.
공식화할 수는 없지만, 상상어린이공원의 주민참여는 도시연대라는 시민단체와 전문가 그룹인 커뮤니티디자인센터(이하 CDC)가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원을 받아 2006년부터 진행했던 어린이공원 리모델링 사업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본격적으로 설계에 들어가기 전, 설계사들과 구청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의 서울시 담당자의 언급 등을 미루어 볼 때 그러하다. 또 도시연대와 CDC는 2008년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전 서울시 담당자들 앞에서 2008년에 진행했던 노원구의 씨알어린이공원 조성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어린이공원(어린이놀이터)과 참여라는 단어의 결합에 기여했던 CDC의 일원으로서, 위와 같은 피로감에 많이 난감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긍정적 반응 보다 부정적 반응에 마음이 더 쓰이는 게 인지상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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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GROUND
어린이놀이터가 달라지고 있다. 삶의 질과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서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의 놀이가 아이들의 지능과 정서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져서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이 확대된 탓인지, 관련 법규도 개정되어 어린이놀이터의 변신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되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등의 개정에 따라 대대적인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게 된 것이다. 기왕에 뜯어 고쳐야 한다면, 이 기회에 보다 어린이친화적인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움직임도 활기차다. 서울시에서는 의욕적으로 상상어린이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300개소의 상상어린이공원 조성을 추진중에 있다. 현재 150개소가 완료된 이 프로젝트는 “단조롭고 노후화된 기존 어린이공원을 어린이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꿈과 창의력, 상상력을 키워주는 ‘테마놀이공간’ 및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조성한다”는 목표로 진행중이다. 또 서울문화재단과 현대건설은 동네 공공놀이터를 문화 향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문화가 있는 놀이터” 사업을 2004년부터 시작, 2005년도 이후로는 매년 “문화가 있는 놀이터 설계공모전”을 통해 우수한 놀이터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여기서 제안된 모델을 실제로 조성함으로써 새로운 놀이터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주민참여를 바탕으로, 도시연대와 커뮤니티 디자인센터, 한국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과 함께하는 친환경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은 2006년부터 추진되고 있어, 어린이들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일상환경으로서의 놀이터 조성에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대웅제약이 후원하고 임옥상미술연구소가 기획 및 설계·시공을 맡아 조성하고 있는 무장애놀이터는 서울숲(2006년)에 이어 국회(2008년) 내에도 조성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놀이터 이용자인 장애우들에게 새로운 시선이 향하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부에서 전국 어린이놀이터를 대상으로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우수 친환경 놀이터를 발굴·홍보하여 친환경 놀이터 조성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개최하고 있는 “친환경 안심 어린이놀이터” 사업도 꾸준히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친환경 안심 어린이놀이터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어린이놀이터에 대한 다방면에서의 관심이 쌓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어린이놀이터 특집은 기본적인 조성시 참고사항과 다양한 사례 소개 이외에, 주민참여, 친환경, 물, 무장애에 초점을 맞춰보았다. 이에 덧붙여, 본고에서는 상상이란 키워드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