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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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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거진 가격 14,000

기사리스트

[에디토리얼] 조경가로 산다는 것
새해 첫 호부터 큰일이다. 복 받자, 꿈꾸자, 힘내자는 새해용 다짐과 계몽을 피해보려 했더니, 그만 글감이 없다. 이런 위기 상황에 처하면 은근히 편집자끼리 격려를 빙자한 모종의 눈치 보기를 하곤 한다. 무려 크리스마스가 겹친 마감 전야, 김정은 편집팀장에게 슬쩍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엔 ‘코다CODA’에 뭐 써요?”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특집은 아니지만 이번 호에 작품이 두 개나 나가고 비평도 있으니, HLD와의 인연을 더듬어 볼까 해요.” 바로 돌아온 이 답글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렇다. 이번 호 지면에는 젊은 조경가 이호영, 이해인, 최영준 소장이 등장한다. 공모전과 피플 꼭지의 박경탁 소장, 이남진 실장도 젊다. 비평을 보내 준 허대영 소장을 젊다고 말하는 건 무리지만, 칼럼을 쓴 김영민 교수는 대표적인 젊은 교수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새해 첫 호, 젊음으로 가득하다. “아, 나도 그럼 인연을 더듬어 볼게요. 나는 ‘그들이 설계하는 법’을 새로 시작하는 최영준 소장.” 한국, 미국, 중국을 가로지르며 활동하고 있는 Laboratory D+H의 최영준 소장과 관련해서는 정말 더듬을 인연이 많다. 이걸로 쓰면 아마 역대급 에디토리얼이 될 게 확실하다. 그런데 나도 이제야 눈치라는 걸 보기 시작했나 보다. 최 소장은 내가 가르친 제자다 보니 누군가 뒷말을 할 게 분명하고 제자에 대해 쓰면 꼰대식 추억팔이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걱정을 핑계 삼아, 김정은 팀장이 쓰기로 찜한 HLD의 이호영 소장으로 나도 모르게 앵글을 돌린다. 그렇다. 최 소장 이야기는 앞으로 써먹을 날이 무궁무진하다. 아마 김 팀장은 뒷머리 질끈 묶고 다른 원고들 치며 투쟁하느라 아직 ‘코다’는 한 줄도 못썼을 거다. 이럴 때를 위해 ‘선점’이란 단어가 존재한다. 이호영 소장을 처음 만난 건 어느 설계공모에 한 팀으로 참여했던 때지만, 더 깊은 인상을 받은 건 추억의 토론회 ‘조경가로 산다는 것’에서다. 한 7~8년 전일 거라 짐작하며 검색해보니 무려 12년 전이다. 아마 기억하시는 독자가 꽤 있을 것 같다. 한국조경학회 조경설계연구회와 환경과조경이 공동 기획한 100분 토론 ‘조경가로 산다는 것.’ 2005년 12월 6일에 열렸고,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년 전인 『환경과조경』 2006년 1월호에 실렸다. 기획에 참여한 원죄로 내가 사회를 맡았고, 패널로는 황용득 소장(동인조경 마당), 오형석 소장(LOSYK), 정욱주 교수(서울대학교), 그리고 ‘젊은’ 이호영 ‘대리’(당시 조경설계 서안)가 참여했다. 다시 잡지를 펼쳐보니 플로어를 가득 메운 청중들의 뜨거운 열기, 후끈 달아오른 토론 분위기가 바로 어제 일처럼 재생된다. 그랬다. 이런 주제를, 저런 문제를 꼭 다뤄달라는 이메일은 물론 전화까지 많이 받았었다. 어쩌면 한국 조경의 전성기, 조경 설계가 변화의 몸부림을 치며 꿈틀대던 시대의 풍경이다. 풍요로워 보이는 현실과 위태로운 기반 사이에서, 앎―곧 지향―과 삶의 불일치 속에서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던 한국 조경의 단면이다. 조경을 한다는 것과 조경을 하며 산다는 것, 이 둘 사이의 간극을 좁혀보자는 게 12년 전 ‘조경가로 산다는 것’의 문제의식이었다. ‘조경설계사무소에는 왜 40대가 없을까’를 시작으로 ‘작가로서의 조경가, 직업으로서의 조경 설계’와 ‘조경가로 성장하기’로 이어진 토론에는 패널뿐 아니라 청중도 함께 참여했다. 잡지에 남은 기록을 보면, 허대영, 김경윤, 김정윤, 문현주, 고정희, 호현기, 안계동, 김성균, 최원만, 성종상, 유병림, 여러 세대에 걸친 청중들이 자발적 토론자로 등장한다. 그들의 기세에 눌려 차마 입을 떼지 못한 젊은 조경가들, 희망을 재확인하러 모인 학생들도 무언의 토론자들이었다. 모두가 지금보다 열두 살 젊다. 지금도 젊은 이호영 소장, 옛 잡지 속 그는 정말 젊다. 그날의 열정적 토론 전부를 이 지면에 옮길 필요는 없겠지만, 12년 전의 이 ‘대리’가 선배들에게 던진 질문만큼은 복원하고 싶다. “조경설계사무소가 신입사원들을 조경가로 키우기 위해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신입사원의 재능을 어떻게 끌어주고 있는지 말씀을 듣고 싶다.” 1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우회하며 수련한 그가 이해인 소장과 꾸린 사무소가 이제 3년 차로 접어든다고 한다. 눈은 HLD의 근작 두 편에 가 있는데, 12년 전 그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토론이 벽에 부딪혀 공전하자 그는 선배들 대신 스스로 답했다. “이곳에서 배우면 설계를 잘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아마 이 질문과 자답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애써 왔을 테고, 그런 노력의 한 단면이 이번 호의 두 작품일 것이다. 그런데 이호영 소장은 아마 이 글을 읽으며 속이 편치 않을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이해인 소장, ‘그들이 설계하는 법’의 새 주자 최영준 소장, 이사부 독도 공모전의 박경탁 소장과 이남진 실장, 칼럼 필자 김영민 교수 등 이번 1월호의 젊은 조경가 모두가 같은 이유로 속이 부글거릴 것 같다. “우리 젊지 않은데요?” 똑같은 경험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했던가. 벌써 15년이 넘은 이야기 한 장면. 영광스럽게도, 1년 차 신참 교수에게 한국 조경 서른 살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의 기조 발제자 역할이 맡겨졌다. “양적 비대 성장의 이면에 넓게 퍼진 비만한 고독, 그리고 문제의식과 실험 정신이 부재한 자리에 골 깊게 패인 몰개성과 무비판의 우울한 반복.” 한국 조경의 “고독한 지형과 우울한 풍경”을 따지며 내게 주어진 시간을 마치고 나자 한 전임 학회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젊긴 젊다.” 나는 이런 답을 속으로 삼켰다. “저 안 젊은데요?” 이 달의 젊은 조경가들, 젊지 않다. 그들의 훈련과 경험, 작업과 글은 결코 치기, 결기, 패기 같은 단어로 형용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조금만 더 오래 젊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어느새 낡아버린 한국 조경을 혁신할 동력은 진부함을 거부하는 참신함, 곧 젊음 아니겠는가. 다음 12년 후엔 ‘조경가로 산다는 것’이 가열찬 토론 거리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기를.
[칼럼] 조경이상
2017년 12월 8일, 열아홉 명이 다시 논현동에서 모였다. 미국에서 귀국한 지 얼마 안 된 후배가 뒤늦게 합류했다. 그는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물었다. “그런데 여기는 뭐하는 모임이에요?” 처음 우리가 모인 것은 2016년 12월 7일이었고, 그때 우리는 열세 명이었다. 여름조경디자인캠프 튜터들의 뒤늦은 뒤풀이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번 이렇게 술자리에서 감정과 생각을 소비하지 말고 제대로 모여 생산적인 일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술기운 때문이었는지 모두 상기된 목소리로 꼭 모여서 무엇인가를 하자고 다짐했으나, 그 다짐은 잠시 잊혀졌다. 눈이 왔을 때 우리는 다시 모였다. 우리 대부분은 오롯이 자기 이름을 내세울 순 없어도 분명 자기의 설계를 한다고 할 수 있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조경가들이다. 우리는 기성세대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기성세대를 비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고, 스스로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던 듯하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만난 우리는 무척 달랐다. 오랜 시간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서로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었다. 다음번에는 꼭 모두의 공통된 지향을 찾아내자고 격려를 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음에 모였을 때도 우리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생각보다 이상적이었고 동시에 생각보다 현실적이었다. 생각보다 더 피상적이었고 생각보다 더 순진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실망했고 누군가는 냉소했다.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인원이 함께 모이지는 않았다. 남은 이들은 공통의 목표가 없어도 최소한 일 년만 매달 모여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자고 했다. 모임의 존속이 모임의 새 목표가 되었다. 그런 보잘것없는 목표를 세우고 나니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각자 그동안 혼자 마음에 담아 두었던 주제에 대해 발표를 했다. 그 다음에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각자 소개했다. 조경의 정체성에 대한 강의도 있었다. 통의동에서 의미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가 보았다. 한번은 도시재생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날은 날씨가 좋아 밖에서 그냥 맥주를 함께 마셨다. 서울시에서 공공조경가를 뽑기에 우리가 지원해서 활동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중 꽤 많은 사람이 공공조경가에 선정되었다. 푸른도시국의 정책이 궁금해서 어느 사무관을 초청해 설명을 들었다. 각자의 작품과 설계에 대한 생각을 돌아가면서 심도 있게 말하고 들어보았다. 우리는 여덟 번째 모임에서야 모임의 이름을 ‘조경이상’이라 지어 주었다. 우리 중 한 명이 사무실 개소 2주년 파티에 초대했다. 할로윈 파티를 겸한다고 해서 다 함께 참석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기로 했을 때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일 년 동안 이룬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 그렇게 날을 세우며 비판했던 현실의 문제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모이는 인원이 조금씩 늘어났다. 주변 지인들을 초대하다보니 설계의 경계를 넘어 활동가도, 팟캐스트 운영자도 모였다. 자연히 여기서 만난 사람들끼리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내가 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무실 구조를 만들었다. 함께 전시회에 초청을 받아 작품을 전시했고 함께 대학에서 가르치기도 했다. 서로를 비평했고 서로를 상찬했다.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고 서로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다. 처음에 우리가 찾고자 한 공통의 지향은 일종의 ‘운동’과 같은 성격의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조경에는 운동이 있었던 적이 없다. 68혁명의 열기에 동참하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었고, 1987년에 찾아온 민주화의 폭풍 속에서도 조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최소한 건축이라는 옆 동네에 나타났던 청건협의 뜨거운 사회적 외침이나 4.3그룹의 세련된 문화적 담론과 비슷한 것을 흉내 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고작 목소리를 높일 때라고는 기득권이 침해될 때나 더 많은 몫을 달라고 요구할 때뿐이었던 비루한 조경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우리에게 과거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면 그 정당성은 과거의 성공과 과오에 있어 우리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데 있을 뿐이다. 그런 자각 때문에 우리는 일종의 강박처럼 일 년간 모였던 것일 수도 있다. 방황에 가까웠던 지난 일 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그토록 찾고자 했지만 찾지 못했던 지향이 희미한 형태로 드러났다. 그것은 극렬한 문제의식도, 변화를 위한 공동의 전선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자각도 아니었다. 조경을 하고 있지만 조경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것.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지 않으며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지난 일 년 동안 모이며 깨달은 우리의 지향이었다. 이번 모임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다음에 함께 하고 싶은 일 몇 가지를 찾았다. 첫째, 조경하는 사람들의 전시를 기획하기로 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 2022년 광주에서 세계조경가협회 컨퍼런스가 열릴 때 베니스 비엔날레만큼 멋진 콘텐츠를 미리 준비해 놓자고 다짐했다. 둘째, 곧 만들어질 용산공원을 시민이 제대로 주체가 되어 기획하고 가꿀 수 있도록 조직을 만들고 활동해나가기로 했다. 셋째, 우리 다음의 세대를 위해 지방의 조경학과를 돌며 특강을 개최하는 계획을 세웠다. 모두가 이 일의 주체일 필요는 없다. 주체가 될 권리만큼 주체가 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 그래야 나의 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꿈을 꿀 수 있다. 펠릭스 가타리가 말했다. “연대할수록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그말 그대로다. 우리는 연대할수록 서로 달라지고 그 다름이 우리를 연대하게 만드는 이유이자 힘이다. 나는 기대와 의심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후배에게 대답했다. “만일 조경을 하다가 네가 무엇인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아이디어가 생기고 그 일을 하고 싶은데 같이 할 사람도, 마땅히 이야기할 데도 없으면, 여기서 같이 하면 돼.” 김영민은 1978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조경과 건축을 함께 공부했고 하버드 GSD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 Group에서 6년간 다양한 조경 설계와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USC 건축대학원의 교수진으로 강의를 했다. 동시대 조경과 인접 분야의 흐름을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읽어내는 데 관심이 있으며, 설계와 이론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을 번역했으며, 『용산공원』 등 다수의 공저가 있다. 최근에는 설계 방법론을 다룬 저서 『스튜디오 201, 다르게 디자인하기』를 펴냈다.
기아 비트360 가든
기아 비트360KIA BEAT360은 2017년 여름 문을 연 기아자동차의 첫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360°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기존 매장과는 달리 상품 판매 외에도 라이프스타일을 큐레이팅하는 문화ㆍ상업 공간이다. 기아 비트360의 세 테마 존―카페, 살롱, 가든―은 라이프스타일별로 나눈 소비자 타깃 유형에 맞춰 각각 강한 개성을 보여준다. 이 중 HLD가 설계한 가든은 SUV 차량이 전시되는 공간이다. 따라서 비트360 가든은 보통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속한 조경 공간과는 성격이 다르다. 쇼핑 활동을 지원하는 휴게 공간이기 이전에 공간적 스케일로 확장된 매대 또는 쇼케이스와 같은 상품 전시 공간이다. 가든이 압구정로에 면해 있지 않아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방문자가 건물 뒤 실외까지 전시 공간이 이어져 있다고 예상하기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가든’은 비트360의 히든카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족’, ‘캠핑’, ‘아웃도어’, ‘오프로드’, ‘탐험’과 같은 키워드에서 파생된 ‘숲 경관’을 공간의 콘셉트로 정했다. 또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서울이 아닌 다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뜻밖의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인 특성이 강한 자작나무를 주요 소재로 선정했다. ...(중략)... 설계·감리 HLD 인테리어 CA Plan PM INNOCEAN Worldwide 시공 EXHIBIT KOREA, 상선조경 발주 기아자동차 위치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면적 2,986m2 설계 기간 2016. 9. ~ 2016. 12. 완공 2017. 6. HLD는 이호영과 이해인이 설립한 조경설계사무소로, 조경과 도시 분야에서 국내외 다양한 스케일의 외부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호영은 고려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경설계 서안에서 5년간 실무를 한 뒤에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지역 계획 및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미국 에이컴(AECOM)과 오피스 ma(office ma)에서 6년간 조경과 도시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해인은 서울대학교와 UC 버클리(UC Berkeley)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이후 하버드 GSD에서 조경 설계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에이컴과 파퓰러스(POPULOUS)의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약 5년간 다양한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잠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 소속으로 DDP의 건축 감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인 더 포레스트
인 더 포레스트In the Forest는 서울 소재의 한 학교 캠퍼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로, 5~7m 높이의 보강토 옹벽으로 이루어진 진입부 야외 공간 개선을 위해 진행됐다. 보강토 옹벽의 미화, 새로운 문주 디자인, 경사면의 식재 개선이 개선 사업이 시작된 계기라면, 세 가지 다른 형태의 기능적 난간이 압도해버린 보행로 경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차폐 기능만 강조된 획일적 식재, 증축 과정에서 갑자기 주요 승하차 지점의 배경이 된 폐쇄적 건축물 입면 등이 이에 뒤따르는 주요 해결 과제였다. 들어서며 문주는 주변의 숲 경관과 잘 어울리고, 외부에 폐쇄적이지 않되, 캠퍼스 내로 들어선다는 문지방threshold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5m에 이르는 벽체의 높이를 확정하고 입면 구성의 완벽한 비율을 찾기 위해 1:1 목업을 제작했다. 청회색과 자색이 섞인 트레버틴의 가로 줄무늬는 판석 줄눈을 블렌딩하는 효과가 있다. 석재 앞에 달린 이페 루버의 깊이가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주는데, 나무 재질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의 깊이가 학교 입구에 더욱 따뜻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중략)... 조경 설계 HLD 파사드 설계 CA Plan 시공 건림원 발주 코리아외국인학교재단 위치 서울시 면적 23,000m2 설계 기간 2017. 1. ~ 2017. 5. 완공 2017. 8.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비평: 자연 전략
HLD는 사무실 문을 연 뒤로 막 두 해가 넘은 젊은 회사다. 2년, 일반적인 신축 공사로 본다면 신규 조경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 완료해서 실제 착공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HLD의 여러 과업 중 ‘설계공모/설계-시공/감리’ 과정을 짧은 기간에 압축해서 수행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두 곳이 2017년 여름 준공되었다. 두 명의 소장을 위시한 구성원 각자 이력은 국내 유수 설계사와 대형 기업, 유학 생활과 해외 오피스, 건축과 도시설계를 비롯한 관련 분야 경력 등 험난한 설계 판에서 거칠 수 있는 모든 경험의 장들로 빠짐없이 빼곡하다. 새로 충원한 인력도 건축 전공자들이어서 인접 분야와 협업이나 확장성까지 두루 고심한 라인업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다양한 배경의 설계자가 모여서 바람직한 사무실 운영과 프로젝트 수행 방식을 고민해 왔을 테고, 그 결과물로는 처음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면서도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유대인, 기독교인, 그리고 이슬람교도는 불멸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한 세기 남짓한 처음의 삶만을 숭배하며, 그것은 그들이 오직 그 한 세기만을 믿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한한 수로 이루어진 다른 모든 세기들에 대해 처음 한 세기 동안의 행위에 의해 상을 주거나 벌주는 것으로 정해 두기 때문이다.” 보르헤스 소설의 한 대목처럼, 불멸의 존재이건만 오로지 첫 번째 삶에 의해서 이후 영원히 이어지는 나머지 삶 전체가 결정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인류 대부분이 믿는 종교들이 이천 년 넘도록 자꾸 상기시키는 잔인한 ‘신화’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 끝을 알 수 없이 이어질 HLD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초기 설계에서 드러나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 ...(중략)... 허대영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1999년부터 설계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조경설계 힘(studio HYMH) 소장이다. 공간을 설계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그곳에 머무는 사람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경관에 대한 해석과 발언이 자유롭고 경제적으로 튼튼한 설계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인내심 많고 심성 고운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살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샤트네 말라브리 광장
디비종 레클레르크Division Leclerc 대로와 장 바티스트 클레망Jean Baptiste Clement 거리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오래된 창고와 버려진 건물들이 독특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새롭게 만들어진 동네 입구에 배치된 광장에서는 인근 교차로뿐만 아니라 추후 약학대학이 들어설 건너편 부지까지 조망할 수 있다. 세 개의 연속적인 테라스로 구성된 광장은 독특한 지형을 세심히 고려해 조성되었다. 기존 대상지는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높이 차가 5m에 달하는 경사지였다. 이를 평탄하게 만드는 대신 인근 건물의 입구와 연결되는 세 개의 테라스를 설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테라스는 흙으로 포장된 공간, 나무가 빽빽하게 식재된 공간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개방적인 공간이기에 인근 도로를 지나는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과 소음을 피할 수 있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Ateliers 2/3/4/ Team Agate Mordka(Director Landscape Division),Aiala Olaberria, Juan Francisco Seage Engineer Y-ingénierie Client SEMAG 92 Area 4,200m2 Location Châtenay-Malabry, France Cost 1,800,000€ Completion 2016 Photographs Clément Guillaume 아틀리에 2/3/4/(Ateliers 2/3/4/)는 1998년에 설립된 프랑스의 조경설계사무소다.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기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그룹으로 단순함, 기본 그리고 일상의 아름다움으로의 회귀를 추구한다. 조경가, 도시설계가, 건축가, 엔지니어, 생태학자가 집단적으로 사고하고 협업해 전지구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도시 내의 자연’으로서 공공 공간이 갖는 의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광장이나 정원을 통해 사회적 연대와 지역의 정체성, 대표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쇼송의 정원
쇼송의 정원Chausson’s Garden이 위치한 샹동 레퓌블리크Chandon Republique 공동 개발 구역은 1960년대 자동차를 생산하던 쇼송 공장이 있던 곳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2008년 문을 닫자 시 당국은 이 빈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계획을 세웠다. 프로젝트의 핵심 사안 중 하나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일드프랑스Île-de-France 지역의 종다양성을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공동 개발 구역은 총 면적이 10만m2에 달하는 주택지로 열 개 블록으로 구성된다. 그중 공동 개발 구역 녹지축 인근의 가장 큰 블록에 쇼송의 정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북쪽에는 6~8층 높이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Ateliers 2/3/4/ Team Agate Mordka(Director Landscape Division),Juan Francisco Seage Engineer BERIM Client SEMAG 92 Area 6,500m2 Location Gennevilliers, France Completion 2016 Photographs Clément Guillaume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뉴 루드게이트
20세기 중반 이후, 슈퍼블록superblock의 개발로 인해 런던 중세 도시 조직은 점차 사라져 갔다. 뉴 루드게이트New Ludgate 프로젝트는 잃어버린 과거의 길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시도는 분주한 도시에서 잠시 멈추어 쉬거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근로자, 거주민에게 제공해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뉴 루드게이트의 공공 공간은 새로운 건물을 도시 조직과 자연스럽게 연계하고, 쾌적한 가로 환경, 보행로, 공공 광장 등을 제공해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이는 블록의 동서를 잇는 새로운 보행로로 기능하며, 과거 런던에 있던 숨겨진 골목길들을 떠올리게 한다. 조경의 범위는 건물의 형태와 세인트폴 대성당Saint Paul’s Cathedral 조망축 보호 구간에 의해 결정됐다. 기존 건축선을 조정해 좀 더 넓은 공공 공간을 확보했으며, 중앙에 개방적인 오픈스페이스가 마련됐다. ...(중략)... Landscape Architect Gustafson Porter + Bowman Project Manager Land Securities(Matthew Perry) Contractor Skanska Planning Consultant DP9 Architects Sauerbruch Hutton, Fletcher Priest Cost Consultant Gleeds Leasing Agents Gleeds Structural Engineers Waterman Group M&E Waterman Group Environmental Consultants Waterman Group Client Landsec Area 7,000m2 Location London, UK Completion 2015 Photographs Tim Soar 구스타프슨 포터 + 보맨(Gustafson Porter + Bowman)은 혁신적이며 현대적인 조경 설계를 실천하는 설계사무소로 장소의 본질을 물리적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경, 건축, 엔지니어링,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외부 컨설턴트를 설계팀에 포함시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런던 하이드 파크의 다이애나 기념 분수, 베이루트의 제이토네 광장, 암스테르담의 퀼튀르파르크 베스테르하스파브릭(Cultuurpark Westergasfabriek), 웨일스 국립식물원의 글래스하우스(Great Glasshouse) 등 복잡한 역사적 맥락을 지닌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진주 라온프라이빗
라온케이션 진주혁신도시에 자리한 라온프라이빗은 라온건설이 좀 더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자 특화 설계를 시도한 곳이다. 라온건설의 정체성 도출과 진주의 지역성 고려를 기본 원칙으로 설계를 시작했다. 라온건설이 ‘제주 라온골프클럽’, ‘제주 라온프라이빗 타운’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제주도의 경관을 주요소 중 하나로 선정했다. 하지만 제주 풍경을 콘셉트로 한 설계 방향을 이미 많은 건설사에서 사용하고 있었고, 진주의 대표적 경관을 이용한 정원 계획 역시 이미 진주혁신도시의 여러 공간에 적용된 상황이었다. 이와는 차별화된 방향 설정이 필요했다. ...(중략)... 조경 기본 설계 (주)풍경이엔지 조경 특화 설계 (주)그룹한 어소시에이트 건축 설계 (주)대성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라온건설(주) 시공 감리 (주)진명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조경 식재/시설물 주원조경(주) 놀이 시설물 (주)플레이잼, (주)가이아글로벌 휴게 시설물 (주)토인디자인 운동 시설물 그린프리즘(주) 미술 장식품 윤민숙(연조형연구소) 위치 경상남도 진주시 대밭골로 92 대지 면적 26,500.6m2 조경 면적 10,389.28m2(39.2%) 완공 2017. 11. 사진 유청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전
삼척시가 정라동 육향산 일대에 추진하고 있는 이사부 역사문화 창조사업에 따른 국제 건축설계공모전의 당선작을 지난 2017년 11월 27일 발표했다.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전’은 당초 UIA(국제건축가연맹)의 승인을 받아 2017년 7월 27일 공고 후 진행되었으나, ‘이사부1와 독도에 대한 기념비적 장소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모전의 주제가 정치적인 측면에서 잠재적인 분쟁 요소가 있다는 이유로 UIA 승인이 철회되었다. 이번 공모는 국내외 건축 설계, 도시/조경 설계, 전시/인테리어 설계 분야의 전문가가 모두 참여 가능했으나, 대표자는 국내외 건축사로 자격이 한정되었다. 11월 10일 작품 접수 결과 총 22개국에서 7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외국팀 참가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해외의 관심이 컸다. 삼척시는 지난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6개팀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확정했다. 1등작은 한국의 심플렉스건축 + 동심원조경 + 스튜디오이공일 팀이 제출한 ‘본연을 드러내다Disclosed Nature’가 선정됐다. 심사위원장 로랑 살로몽Laurent Salomon은 1등 작품에 대해 “육향산과의 시詩적인 관계 설정을 단순한 매스의 볼륨 구성을 통해 명확하게 해결하고 있으며, 건축과 조경 간의 균형이 매우 잘 잡힌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삼척시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세부 설계를 진행하여 2018년 상반기 중에는 모든 인허가를 마치고 공사에 착공하여 오는 2020년에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사부 역사문화 창조사업은 국ㆍ도비를 포함 총 200여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이사부기념관과 독도체험관을 비롯한 역사공원과 문화ㆍ예술ㆍ전시 등 다양한 기능이 어우러진 삼척항의 관광 명소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1. 이사부는 신라의 무인이자 행정가로, 우산국(현재 울릉도와 독도)과 대가야의 편입을 완수했고, 진흥왕 때에는 중앙 정치와 군사의 실권을 장악했던 인물이다. 삼척시는 ‘이사부 선양사업’을 수립하여, 삼척시를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 인물로 이사부의 위상을 정립하고, 울릉도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에 포함되는 것에 대한 역사적ㆍ문화적 의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해왔다. 주최 강원도 삼척시청 주관 사단법인 대구건축문화연합(DACC) 위치 강원도 삼척시 정상동 82-1번지 외 약 109필지 대지 면적 24,614m2 계획 시설 및 규모 관광안내센터(1,000m2), 이사부기념관(1,200m2),독도체험공간(1,200m2), 문화예술촌, 공원(9,000m2) 시설 용도 문화 및 집회 시설, 주거, 공원 등 예정 공사비 2만800백만원(부가세 포함) 예정 착공일 2018년 상반기 예정 준공일 2020년 상금 1등작(1명/팀) 5천만원 + 실시설계권(1,278백만원/부가세 포함) 2등작(1명/팀) 3천만원 3등작(2명/팀) 각 1천만원 입선(2명/팀) 각 5백만원 심사위원 Laurent Salomon(salomon-architectes 대표) Zhu Pei(Studio Zhu-Pei 대표) Günther Vogt(Vogt Landscape Architects 대표) 강병근(건국대학교 명예교수) 임재용(OCA 대표) 예비 심사위원 송하엽(중앙대학교 교수) 전문위원 조극래(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진행 김정은,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사단법인 대구건축문화연합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전] 본연을 드러내다
대상지는 독도의 가치나 이야기를 스스로 드러낼 수 있는 독도 내부에 있지도 않으며, 도시 중심부와 같이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있지도 않다. 그러나 대상지는 바다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바다 근처에 있을 뿐 아니라 이사부 장군이 현재 울릉도, 독도가 된 우산국으로 출정할 당시에 섬이었던 육향산을 포함한다. ‘본연을 드러내다Disclosed Nature’는 대지와 그 구성 요소가 한때 지녔던, 그리고 현재도 지닌 자연의 내재적인 특성과 역사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은 지형적, 수리적 그리고 지역적 자연을 동시에 드러내어, 건축과 조경의 조화를 통해 이사부와 독도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전] 수평선
대상지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장소성의 부재로 인해 쇠퇴해 왔다. 우리는 수평의 선적 요소를 제안한다. 수평선은 기존 도로와 평행으로 흐르며 대상지를 가로지른다. 이는 대상지를 감싸 주변의 거친 경관으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이사부 광장과 삼척항으로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상지는 중앙의 육향산을 중심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육향산 서쪽은 조선소 노동자가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 마을을 복구해 오십천의 한 줄기와 녹지parkland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공공 주차장을 배치한다. 문화예술센터에는 카페와 공연장을 마련한다. 문화예술센터의 입구에 걸쳐 있는 녹지는 육향산까지 이어지는데, 대상지에 상징성과 공공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자연과 문화예술센터 입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정라 삼거리에서 기념공원으로 들어선 사람들은 버려진 목욕탕과 낡은 자동차 정비소 자리에 새로 들어선 오픈 마켓과 공연장을 만나게 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전] 이사부 독도 메모리얼 파크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은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과 관련된 공간이다. 따라서 한국적인 공간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했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적인 건축과 공간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해 다섯 가지의 특성을 적용했다. 첫 번째는 비워진 공간의 고요함과 가능성이다. 건물로 에워싸인 마당 혹은 대로는 빈 공간이지만 다양한 행사와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지속성과 고요함은 한국 건축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다. ...(중략)...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전] 순례자의 길
육향산과 그 주변은 독도 그리고 이사부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장소다. 신라 시대, 조선 시대, 일제 식민지기와 근대 등 각기 다른 시기에 만들어진 유적과 대상지가 지닌 고유의 가치는 독도와 이사부의 업적을 대표하는 장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순례자의 길Pilgrimage Walk은 다양한 역사적 켜를 존중하는 동시에 대상지를 독도와 이사부를 기념하는 통합적인 공원으로 만든다. 상징적으로 (물리적으로도) 설계된 공간의 켜를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방문객들은 역사적 사건의 가치를 탐구하고 배울 수 있다. 물, 빛, 조경 등을 활용해 세심하게 구성된 공원이 대상지 고유의 정체성을 연속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중략)...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이미지 스케이프] 해가 지다
다시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7년이 되었다고 사진을 올린 게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다음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사진으로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얼마 전에 찍은 일몰 사진을 골랐습니다. 작년에 이어 다시 해넘이 사진으로 새해를 시작합니다. 사진을 찍은 날도 바쁜 하루였습니다. 오전에 세 시간 강의하고 오후에는 자리를 옮겨 동영상 강의 촬영 일정이 꽉 잡혀 있었거든요. 학생들 반응을 보면서 강의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그런지 강의 녹화는 굉장히 어색합니다. 그래서 출발할 때부터 부담을 갖고 촬영 장소로 향했습니다. 어색한 두어 시간의 녹화. 다행히도 촬영하는 일이 생각보다 조금 일찍 끝나서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꼭 학교에서 조퇴하는 기분이랄까요. 가끔 이럴 때도 있어야지! 살짝 가벼운 기분으로 동호대교를 건너고 있는데, 붉게 물들어가는 서쪽 하늘이 보였습니다. 그날따라 날씨도 정말 좋았고, 서쪽 하늘에 아주 멋진 노을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갔다 차를 놓고 다시 나올까 고민하고 있는데, 고개를 돌려보니 해가 막 넘어가려는 찰나였습니다. 집에 들렀다 나오면 이미 해가 다 넘어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순간 잠깐 망설였지요. 차를 세워? 아님, 그냥 슬쩍 보기만 할까? ...(중략)...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그들이 설계하는 법] 집적경관
습관 의뢰인 측 디벨로퍼가 건축이 이만큼 했다며 몇 메가바이트 남짓의 PPT 파일을 보낸다. 경직된 포맷에 담긴 이미지 속 선들 사이에서 도로와 건축 매스를 제외한 땅을 찾는다. 대칭을 이루는 나무들과 조명 효과로 조경의 가능성을 가리고 있는 투시도들을 스킵하고 땅의 관상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다. 땅의 과거와 현재의 모양새, 주변 개발지의 생김새, 건축이 올려놓은 매스의 조형을 살피며 각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보통은 저마다 다른 방언을 늘어놓기 마련인 혼잡한 틈바구니에서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를 만드는 일이 시작되고, 이것이 나의 가장 일상적인 조경 설계의 출발점이 된다. 이렇게 시작되는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프로젝트마다 특수성과 상대성이 있어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중립적인 답을 내고 싶지도, 그렇다고 이런 방법이 법이고 나의 방식이라 굵은 밑줄을 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만 설계의 시작점에서 대상지를 대하는 나의 경향 또는 본능적인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런데 이 습관도 아마 다른 여러 습관 중 하나일 뿐일 것이다.1 하지만, 이런 노랫말이 있다.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거더군…” ...(중략)... 1. “설계를 어떻게 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상지와 조건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게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이 온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한다. 온전히 논리로 완성되는 경우도, 온전히 직감에 의존하는 설계도 없다. 영감은 어디에서나 받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니 ‘누군가가 설계하는 법’이란 정말 형용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질문에서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질문의 포인트가 비단 설계의 시작과 과정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듯이, 설계의 시작과 전개에는 백방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더 중요한 질문의 요는 설계를 어떻게 완성하냐, 어느 지점에서 만족을 하느냐는 질문일 수 있다. 그 완성도에 대한 정의야말로 모든 설계가에게 다른 의미이기 때문에, 이 질문은 설계가의 개성과 경향으로 회귀한다고 본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의 어려움은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적경관’은 10년 남짓 길지 않은 개인적인 프로젝트 경험을 수평적으로 횡단하며 읽어낼 수 있는 희미한 경향 중 하나다. 최영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설계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 그룹(SWA Group)에서 다양한 성격의 설계 및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미국조경가협회상(ALSA Honer Award), 아키프리 인터내셔널(Archiprix International) 본상, 뉴욕 신진건축가공모 대상, 제4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에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설계사무소 Laboratory D+H를 공동 설립하고 L.A., 센젠, 상하이에 이어 서울 오피스를 꾸려 나가는 중이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가까이 보기, 다시 읽기] 콘크리트의 가능성 3 - 자유 형태
사진의 벽면은 자유 형태freeform 모듈로 구성되어있다. 비정형 모듈은 꽃잎이 벌어지는 듯한 형태를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굴곡져 움푹 들어간 평면의 한가운데 나 있는 둥근 구멍을 통해 식물이 자라고 있다. 구멍의 모서리는 둥글게 안으로 말려 들어갔으며, 위아래로 굴곡진 모듈의 리듬에 따라 구멍도 번갈아가며 위아래로 자리하고 있다. 아래쪽으로 난 구멍의 중심을 따라 모듈의 이음매를 배치하여, 모듈끼리 서로 만나면서 물결치는 패턴이 반복되도록 계획했다. 벽면을 구성하는 모듈은 아이보리 색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로 성형된 매끈한 형태다. 별도의 골재를 섞지 않은 밝은 색상으로 벽면의 조형이 최대한 두드러지도록 의도했다. ...(중략)... 안동혁은 뉴욕에 위치한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James Corner Field Operations)에서 활동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등록 미국 공인 조경가(RLA)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현재 회사에 8년째 근무하면서 Philadelphia Race Street Pier, 부산시민공원, London Queen Elizabeth Olympic Park, Hong Kong Tsim Sha Tsui Waterfront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 김동균 양림동 펭귄마을 촌장
광주천변 서쪽에서 무등산을 바라보며 충장로, 금남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대인시장, 양동시장 등 시내가 지척인 동네가 광주 양림동이다. 일찍이 서양 선교사들이 정착해서 세운 교회가 많아 기독교 도시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에 장난꾸러기 소년 같은 마을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펭귄마을. 폐품이 작품이 되는 정크 아트 골목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재미와 편안함을 키워드 삼아 연간 20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펭귄들의 대표, 얼굴에 장난기가 그득한 양림동 스타, 김동균 촌장을 만났다. 한때 사업가로 살았던 예술가의 어쩔 수 없는 창작 본능으로 수많은 작품을 직접 만들어 설치한 아티스트이자, 벽면이라는 캔버스를 이용해 마을을 미술관으로 만들어가는 큐레이터이기도 하고, 매일 아침 길을 쓰는 청소부에, 길에서 자라는 온갖 화초를 돌보는 거리 정원사이기도 하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이 두고 떠난 물건 중 필요 없는 물건은 없었다. 무엇이든 손에 잡히면 그럴듯한 예술품으로 바꿨다. 펭귄마을은 “내 멋이 기준!”임을 말하는 아마추어리즘의 승리이자 김동균 촌장의 인생 샷이다. ...(중략)...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뉴욕에서 10여 년간 실무와 실험적 작업을 병행하며 저서 『시티오브뉴욕』을 펴냈고, 북미와 유럽의 공모전에서 수차례 우승했다. UNKNP.com의 공동 창업자로서 뉴욕시립미술관, 센트럴 파크, 소호 및 대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에서 개인전 및 공동 전시를 가졌다. 현재 계명대학교 도시학부에 생태조경학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울산 원도심 도시재생 총괄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정원 탐독] 풍경을 발견하고 지키다
풍경화의 반란 영국 내셔널 갤러리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의 그림 ‘암굴의 성모’와 ‘모나리자’가 있다. 천재 화가 다빈치는 15세기 르네상스를 상징하는 대표적 예술가다. 비평가들은 그가 남긴 회화 중에서도 이 두 작품을 가장 빼어난 수작으로 꼽는데, 그 이유가 흥미롭다. 두 작품 모두 초상화를 뒷받침하고 있는 배경의 묘사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과 계곡을 연상시키는 대지의 풍경과 기괴하지만 역시 아름다운 자연 풍경인 동굴이 배경이다. 이 배경이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후 엄청난 혁명을 몰고 올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520년, 벨기에 화가 요하임 파티니르Joachim Patinir(1480~1524)는 다빈치의 그림에서 좀 더 나아가 배경의 풍경을 과감하게 주인공으로 삼기 시작한다. 그의 그림 속에는 우뚝 솟은 산의 전경, 그 밑을 흐르는 강, 울창한 나무숲이 마치 주인공처럼 화폭에 꽉 차 있다. 그저 사람은 그 안의 작은 이야깃거리로만 표현된다. 비평가들은 파티니르의 이 과감한 시도를 서양 미술을 종교화와 초상화에서 벗어나게 한 풍경의 반란이라고 봤다. 오경아는 방송 작가 출신으로 현재는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Essex) 리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고, 박사 과정 중에 있다. 『시골의 발견』, 『가든 디자인의 발견』, 『정원의 발견』,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고, 현재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 정원을 인문학적으로 바라보는 칼럼을 집필 중이다. * 환경과조경 357호(2018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시네마 스케이프] 내 사랑
“I see you.” 우리는 이 유명한 대사가 나오는 영화를 기억한다. ‘아바타’에서 주인공이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 여자와 나눈 대사다. 영화의 세세한 줄거리는 잊었어도 서로를 바라보며 당신을 본다고 말하는 장면만은 기억난다. 영화 ‘내 사랑’에서 평생 무뚝뚝하던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고백도 똑같다. 본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이며 그의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흔한 표현보다 어쩌면 더 근사하다. 다른 사람이 못 보는 특별함을 나만 본다는 것, 그 대상은 어떤 사람일 수도 있고, 풍경일 수도 있고, 삶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영화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모디(샐리 호킨스 분)가 어떻게 행복을 찾아가는지 잔잔하게 펼쳐 보인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서영애는 조경을 전공했고, 일하고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얼마 전 밀양에 갈 일이 생겨 영화 ‘밀양’을 다시 봤다. 오래전엔 전도연만 보였는데, 다시 보니 그녀 곁을 묵묵히 지키는 송강호가 눈에 들어왔다. ‘내 사랑’도 처음엔 모디의 연기에 감탄했는데, 몇 번 다시 보니 시종일관 미간을 찌푸린 에버렛의 표정이 보인다. 우리가 알던그 세련된 에단 호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시골 농부의 모습이다.
ASLA Best Books 2017
올해도 미국조경가협회American Society of Landscape Architects(ASLA)가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책ASLA Best Books’ 목록이 나왔다. ‘올해의 책’은 그해 출간된 서적 중 조경 설계, 환경, 도시 등 조경 관련 분야의 최신 연구 및 새로운 시각을 다루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목록은 기후 변화, 친생물경향biophilia을 비롯하여 우리의 미래를 조경의 관점에서 다룬 책들이 돋보인다. ‘2017 올해의 책’ 10권을 소개한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유청오 사진작가의 ‘서울숲사계전’
2017년 12월 11일 서울숲컨서번시는 서울숲의 사계절을 담은 유청오 작가의 사진전 ‘서울숲사계전’을 개최했다.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숲이야기관(방문자센터)의 재개관을 기념하며 열린 전시로, 안내소와 패널 전시장으로 이용되던 공간을 비워 다양한 서울숲의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취지를 보여 준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공중정원
영국왕립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RHS)가 주최하는 첼시플라워쇼Chelsea Flower Show는 19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대 정원·원예박람회로 정원 디자이너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 매년 세계 정원 문화의 경향과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고 다양한 정원을 조성하는데, 그중에서도 백미는 약 220m2 규모의 쇼가든이다. 지난 2017년 12월 6일 이 쇼가든 부문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황혜정 작가(HAYDESIGNS 대표)와 백준범 전무(창조건축)의 ‘LG City-Sky Garden(공중정원)’이다. 공중정원 ‘공중정원’은 미세 먼지 등 오염된 대기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황혜정 작가는 “최근 미세 먼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됐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아파트에 식물을 적극 도입한 ‘공중정원’을 떠올렸다”고 작품 구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할 때입니다.”
용산미군기지가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거대한 면적의 땅, 수많은 역사가 층과 켜를 이룬 곳, 도시 속의 자연이자 또 하나의 도시인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 계획을 둘러싼 수많은 이슈와 논쟁, 그리고 갈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2016년, 이 용산공원 부지에 주요 정부 시설 8개소가 신축 시설로 입지할 계획이 발표된 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엄청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부처 간 땅 따먹기’를 중지하고 용산공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국토부는 용산공원 부지 내 신축 건물 계획 완전 백지화, 기존 건물 활용 방안 재검토, 공원 조성 추진 방향 재설정, 그리고 시민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약속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이야기하기 위한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이 기획되었다. 국토부가 주최하고 한국조경학회와 플레이스온이 주관한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은 공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누가, 어떻게 공원을 만들고 보살필 것인가에 대해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소통하고 지혜를 모으기 위한 첫 단계의 프로젝트였다. 지난 1년간 ‘공원모색’, ‘공원산책’, ‘공원탐독’, ‘공원서평’이라는 주제로 총 8회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되돌아 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손은신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중이다. 기억과 경관, 미적 경험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으며, 지난1년간 ‘용산공원 라운드테이블 1.0’에 연구원으로 참여하며 모든 행사내용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았다.
용산공원 공론화 1년, 소통의 플랫폼을 만들다
2016년 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해 적극적인 소통과 공론화를 선언했다.1 그리고 일 년. 변화의 중심에서 활약한 배성호 과장(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을 새로 개관한 정동의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만났다. 변화의 의지는 분명 견고하고 보수적인 조직인 국토부 내부에도 모종의 변화를 가져왔을 것이다. 사이트를 확보하지 못한 채 2008년 발족한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이하 추진단)은 지난 10년간 국토부 내의 ‘조용한’ 조직이었다. 그러던 중 2016년 용산공원 내 콘텐츠 구성 방안을 발표했다가 향후 공원의 관리 주체가 될 서울시로부터 ‘토건 시대의 난개발’, ‘믿을 수 없는 개발 세력’이란 거센 비판을 받으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조성의 추진 주체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젊고 의욕적인 과장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그가 바로 배성호 과장이다. ...(중략)... 1. 배성호, “용산공원, 이제 본격적인 공론의 장으로”, ‘특집: 용산공원, 함께 이야기하자’, 『환경과조경』 2017년 1월호 참조.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취급주의, 용산공원을 열어보다
지난 2017년 11월 3일 개관한 정동의 국토발전전시관에 색다른 용산공원 기획전이 열렸다. ‘균형均衡 긴장緊張 모색摸索’(2017. 11. ~ 2018. 3. 국토발전전시관 1층 특별전시관)이라는 제목의 전시는 그간 패널이나 모형을 활용한 용산공원 관련 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전시를 주최한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의 배성호 과장은 “전혀 공무원답지 않은 전시”라며, 그 특별함의 일등공신으로 전수현 도시건축가를 꼽았다. 알바로 시자가 좋아서 포르투갈로 유학을 떠났던 전수현 기획자는 고 정기용 건축가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았을 때 일 년 넘게 전시 준비를 총괄한 경험과 여러 전시를 기획한 경력 때문에 색다른 전시를 만들고 싶었던 배성호 과장에게 SOS를 받게 되었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설계의 핵심은 대지를 바라보는 시선
2016년 겨울,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이하 동심원조경)에 새로운 팀이 꾸려졌다. 한 명의 소장과 두 명의 실장을 필두로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략기획실’은 일곱 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이지만 큰 꿈을 꾸고 있다. 해외 사무소와 일하며 원할하게 소통해,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드는 조경설계사무소로 해외에 이름을 알리는 것. 눈코 뜰 새 없이 달려온 지 일 년, 생각지도 못한 좋은 소식이 그들을 반겼다.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이공일과 함께 팀을 이뤄 제출한 ‘본연을 드러내다Disclosed Nature’가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 국제건축공모’의 1등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세 사무소로 구성된 컨소시엄 팀은 건축과 조경을 구분하지 않고 수평적인 토론을 통해 건축물과 외부 공간의 적절한 비율을 찾고자 노력했는데, 이런 설계 작업 방식은 “건축과 조경 간의 균형이 매우 잘 잡힌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한다. 이 컨소시엄 팀의 당선 비결은 무엇일까? 동심원조경 전략기획실의 박경탁 소장, 이남진 실장을 만나 그 단서를 찾아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새내기 조경가의 첫 프로젝트, 다함께 나눔길
서울어린이대공원 숲길 사이로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가 조성됐다. 서울시설공단이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복권기금(녹색자금)을 지원받아 조성한 ‘다함께 나눔길’이다. 다함께 나눔길은 교통약자도 쉽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번 다함께 나눔길은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이하 동심원조경)가 설계를 맡아 진행했다. 산책로가 개장한 2017년 9월 27일 오전에는 다함께 나눔길을 실제로 이용하게 될 어린이, 장애인 관련 단체 직원 등 약 80명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는데, 그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찾을 수 있었다. 『환경과조경』 31기 통신원 기장이자, 현재는 동심원조경 전략기획실에서 다양한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백규리다. 그는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가 실제로 조성된 것이 처음이다. 계단과 램프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니 매우 뿌듯하고, 전 과정을 담당했다고 말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매우 기쁘다”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제 막 1년 차가 된 설계가가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던 배경은 무엇일까? 백규리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시상식
지난 2017년 12월 8일 환경과조경은 SC컨벤션센터 아이리스홀에서 ‘제20회 올해의 조경인 시상식’과 ‘2017 조경비평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1998년 시작된 ‘올해의 조경인’은 조경 분야 발전에 공헌한 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환경과조경이 본지 독자와 관련 단체·업체의 추천을 바탕으로 발굴·선정하는 인물이다. 매년 연말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는 올해의 조경인 기 수상자 모임인 올조회 회원과 조경 관련단체 사무국 직원 등 약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중략)... *환경과조경357호(2018년 1월호)수록본 일부
[편집자의 서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당신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7층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문이 닫히기 직전 한 아이가 뛰어 들어왔다. 아이는 어떤 버튼도 누르지 않았고, 당신과 함께 7층에서 내렸다. 그간 본 적 없는 아이가 같은 층에서 내린 게 이상했던 당신은 계단실로 향한 아이가 어디로 가는지 몰래 지켜본다. 아이는 열심히 계단을 오른다. 그리곤 9층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사라졌다. 아이는 왜 7층에서 내렸을까? 대학교 4학년 시절, 늘어져 가는 수업 분위기를 띄워 보고자 교수님이 던졌던 질문이다. 당시 구글이나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이 입사 면접에서 사용한다고 알려져 유명해진 브레인 티저brain-teaser형 질문이었는데, 몇몇 학생이 교수님이 기대한 반응을 보이며 열심히 오답을 던졌다. 숫자 7을 좋아해서, 계단 올라가는 걸 좋아해서,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리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교수님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답은 아이의 손이 버튼에 닿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려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의 문제였을 것이다. 당시의 나는 그 주에 쏟아진 과제로 매우 피곤했고, 다음날 있을 시험을 위해 쪽잠이라도 자야 했기에 문제의 깊은 뜻에 감탄할 여유가 없었다. 순발력 없는 나는 그 유명한 기업에 입사하지 못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린 건 1년여가 흐른 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봤을 때다.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내기로 유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선택한 이야깃거리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뒤바뀐 아이’. 다행히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눈 밑에 점 찍고 돌아온다거나 복수를 위한 칼을 가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스러운 아내, 귀여운 아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건축가 료타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내용인즉슨 6년간 키워온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것. 놀랄 새도 없이 료타는 자신의 친아들 류세이를 만나고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료타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며 료타가 진짜 ‘아버지’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 나간다. 이야기는 료타를 중심으로 흐르는데, 카메라 앵글은 이따금 아래에서 위를 향한다. 아이의 시선이다. 료타가 케이타의 마음을 확인하는 매체도 아이의 시선을 담은 사진 몇 컷이다. 케이타가 찍은 사진 속 료타의 모습 대부분은 소파에 누워 잠든, 아이를 등진 모습이다. 료타는 그제야 케이타의 외로움을 이해한다. 영화 막바지, 료타는 케이타를 따라 달린다. 길이 갈리고 케이타는 높은 길, 료타는 낮은 길을 따라 계속 달린다. 그 높이차로 인해 처음으로 두 사람의 눈높이가 같아진다. 눈을 마주치며 한참을 달리고 나서야 양 갈래 길이 합쳐지고 료타는 케이타를 안아 든다. 조금이나마 서로를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총 열한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서 가장 좋았던 단편은 “깊은 밤, 기린의 말”. 이 역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발달 장애를 지닌 아이 태호와 가족의 이야기를 태호의 누나와 형의 눈을 빌려 그렸는데, 그 세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폭력적이다. 아버지는 비관적이며, 어머니는 태호와 소통하려 끝없이 노력한다. 이 노력은 인내보다는 집착에 가깝다. “엄마는 태호가 자기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그리고 설사 태호가 자기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해도 계속 중얼거릴 생각이었다. 병원과 집을 오가는 자동차 안에는 엄마가 중얼거리는 단어와 문장이 가득했다.”1 일방적인 말로 가득한 자동차의 모습과 “세게 말한다고 듣는 사람이 새겨듣는 건 아니”2라던 태호 어머니의 말이 겹쳐져 참 아이러니했다. 어머니의 노력은 매번 실패하고 결국 새로운 소통로를 찾는다. 답답한 마음을 시로 풀어내는 것. 시는 “아무리 하찮고 사소한 말”이라도 다 들어주는 머리맡의 귀가 되어주고,3 이를 통해 어머니는 어릴 적 꿈꿨던 시인이 된다. 태호에게도 ‘소리’나 ‘언어’따위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다. 태호가 좋아하는 치킨집 근처 애견센터에서 발견한 강아지 ‘기린’이다. “옆에 누가 있어도 도통 알아차리지 못”하던 태호는 기린의 기척만은 느끼고, ‘기린’이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손뼉을 치며 웃는다. 하지만 어느날 어머니는 기린을 애견센터로 돌려 보낸다. 기린이 시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형과 누나와 함께 기린을 찾아 나선 태호는 기린이 버려진 줄도 모르고, 애견센터 유리창 너머의 기린을 발견하곤 마냥 즐거워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남매의 귀에는 낑낑거리는 기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리창이 두꺼워 그럴리가 없”4는데도. 편집부와 독자 사이에 놓인 유리창에 대해 생각해본다. 때때로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화면 가득한 문자들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필요한 몇 줄의 문장을 찾기 위해 살펴야 하는, 스크롤을 서너 번 내려도 끝나지 않는 화면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종종 잡지가 한 달 동안 읽기에 너무 벅찬 양의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서운해진다. 책장 가득한 글의 양이 문제라면, 원고 분량을 줄이면 해결될까. 그렇다면 원고에 남겨야 하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는 어떻게 선별해 낼 것인가. 생각을 이어갈수록 유리창은 불투명해지고, 그 너머 독자의 얼굴도 흐려져 간다. 1. 김연수, “깊은 밤, 기린의 말”,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문학동네, 2013, p.45. 2. 위의 책, p.45. 3. 위의 책, p.52. 4. 위의 책, p.67.
[CODA] 그녀들
새해 첫 호부터 큰일이다. ‘그녀들’이란 제목만 있는 빈 모니터에서 커서가 깜박인다. 100년의 시차와 머릿속에 떠도는 단상들을 어떻게 매끈하게 이을 수 있을지 대략난감이다. 몇 시간 후면 인쇄기가 돌아가야 한다. “안 써질 땐 무조건 쓰라”는 못된 옛 선배의 조언에 따르기로 한다. 한 달 동안 내가 만난 여자들 이야기다. HLD가 2018년 신년호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그간 특집 ‘설계사무소를 시작한다는 것’(『환경과조경』 2016년 5월호 pp.84~87 참조) 그리고 한강예술공원 조성사업 쇼케이스(『환경과조경』 2017년 5월호 pp.72~75 참조)에서 그 일면을 확인하긴 했지만, 이번에 소개한 두 작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2월 초, 비평을 맡은 허대영 소장과 이해인 소장을 만나 현장을 답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미리 보내준 상당한 분량의 도면과 사진에서 짐작할 수 있었듯, 남다른 디테일을 얻어내기 위한 집요함이 느껴졌다. 이해인 소장은 귀한 다간형 자작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을 헤매고 다녔고, 통석 벤치의 면별로 다르게 적용한 마감 방식을 정확하게 얻어내기 위해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샘플을 어떻게든 구해 시공자에게 전달하고, 원하는 포장 패턴을 그대로 시공하기 위해 잘못된 사례의 경우의 수를 일일이 체크하며 도면을 만들었다. 그 노력을 증명하는 에피소드는 끝이 없었다. 이해인 소장은 설계 이후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해외 프로젝트에서 도면에 최대한 상세하게 의도를 표현하던 습관이 국내 프로젝트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칼럼 “1.5년 보고서”(『환경과조경』 2017년 6월호 p.13 참조)에서 “괜찮지 않을 때는 괜찮지 않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생 설계사무소가 겪는 어려움과 낮은 설계비 문제를 담담하게, 그러나 조곤조곤 지적했던 그녀다. 당시 이해인 소장의 이야기가 공허한 푸념으로 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이 꽤 돌파력 있게 보였기 때문이다. “설계를 할 때는 낮은 설계비 핑계를 대지 않고 최선을 다하되, 낮은 설계비가 직원들이나 컨설턴트의 공짜 노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비 책정은 최대한 꼼꼼하게, 가격 협상은 때론 공격적으로, 과중한 추가 업무에 대한 불평은 최대한 전문적으로 하려고 한다. … 낮은 설계비와 짧은 설계 기간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삽질을 줄여야 연구할 시간이 나온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HLD는 매주 지식 공유 세션을 갖고 있다.” HLD와 함께 작업했던 한 큐레이터는 쉽게 타협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 이해인 소장의 끈질김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공간의 완성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행을 뛰어넘는 ‘지속적인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조경가로서 이해인 소장의 행보를 눈여겨보게 한다. 그리고 만난 여자는 100여년 전의 인물들이다. 12월의 어느 토요일 저녁, 시네마 스케이프의 필자인 서영애 소장의 사무실에서 조선희 작가(『씨네21』 초대 편집장)의 장편 소설 『세 여자』(한겨레출판, 2017)의 작은 북 토크가 열렸다. 소설의 주인공인 허정숙과 주세죽, 그리고 고명자는 모두 실존 인물로, 192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한국 공산주의운동의 탄생부터 소멸까지를 함께한 혁명가다. 조선희 작가는 “‘소설’이 ‘역사’를 배반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상상력으로 빈틈을 메워가며 세여자를 복원해냈다. 나에게 한국 공산주의도 낯선 역사인데, 그 시대를 통과한 여자들의 존재는 더더욱 낯설다. 많은 이들이 그녀들의 동지이자 파트너였던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의 이름까지 들어야 비로소 관심의 단서를 잡아 낼 수 있지 않을까. 『세 여자』는 영웅 소설이 아니다. 사실 광복 이후 북한에서 김일성의 측근이 된 허정숙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여자는 외롭게 죽기도 했고, 지금은 가늠하기도 어려운 거대한 역사의 격랑 속에서 그녀들이 과연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그런데 조선희 작가가 여전히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고백하는 문장은 나에게도 긴 여운을 남긴다. “이런 사람들이 20세기 초반 이곳에 살았다. 혁명이 직업이고 역사가 직장이었던 사람들.” 존재가 전제되어야 드디어 여성이 포함된 역사의 이해가 시작되지 않을까. 허정숙은 여러 차례 이혼과 결혼을 반복하며 세간의 구설수에 올랐지만, “응징당하지 않은 못된 여자”였다는 점에서 시공의 거리감을 뚫고 현재에도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온다. 금기에 도전했던 화가 나혜석의 최후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떠올려보라. 조 작가는 허정숙이 김일성에게 숙청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 특정한 파벌에 속하지 않았던 점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다는 점을 꼽는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침묵으로써 말 통하는 동료의 자리를 얻으며,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을 쉽게 재단하곤 하지만, 소위 못된 여자가 추락하지 않는 소설의 엔딩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은 무슨 아이러니인가. 이달에 마지막으로 만난 이가 용산공원 기획전인 ‘균형 긴장 모색’ 전의 전수현 총괄 기획자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그녀는 여자로서 일하기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뜻밖의 질문에 답을 고르는 나에게 그녀는 건축 동네에서 여성 건축가 전시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설계사무소를 대표하는 소장뿐만 아니라 실장급의 작업까지도 소개한다는 것이다. 조경 분야에서도 여성 조경가를 조명하는 전시나 기사를 준비한다면 시너지가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주었다. 전문가의 세계에서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여성 스스로에게는 달가운 일일까?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문득 조선희 작가의 말이 다시 떠오른다. 그들이 현실의 벽 앞에서 지쳐 사라지기 전에 “여기 이런 조경가들이 있다”는 존재의 인식이 먼저 필요하지는 않을까?
[PRODUCT] 쾌적한 놀이 환경을 구현하는 아이안의 ‘미스트 시스템’
아이안의 미스트 시스템은 기존의 안개 분수와는 차별화된 분사 시스템이다. 한여름의 태양에 달궈진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놀이 기구에 화상을 입는 것을 방지하고, 야외 활동이 어려운 무더운 날에도 안전하고 쾌적한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미스트가 분사되는 모습을 활용해 흥미를 유발하는 놀이 기능도 개발할 수 있다. 미스트 시스템을 사용하면 3~5℃ 정도 주변 온도를 낮출 수 있으며,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차양막으로도 기능한다. 또한 분사 시 바로 기화되는 미세 안개는 목재, 금속 등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탈취와 미세 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분사량과 분사 시간을 풍속, 온도, 습도에 맞추어 제어할 수 있으며, 노즐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아 위생적이다. TEL. 02-2069-2422 E-mail. aiandesign@naver.com